'정병도 죽음'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2.17 '싸인' 자살기도한 윤지훈의 고뇌와 수상한 노인 양택조의 정체 (23)
  2. 2011.02.11 '싸인' 윤지훈의 충격적 거짓증언? 또다른 반전의 시작이다 (33)
  3. 2011.02.10 '싸인' 정병도의 유언, 자살인가 타살인가? (28)
2011.02.17 10:41




정차영을 죽이고 동반자살한 이철원의 테트로도톡신 독살은 기막힌 반전이었습니다. 독에 중독되어 죽어가는 김정태(정차영)의 연기가 마치 진짜같아서 섬뜩하기까지 했습니다. 살인마 정차영을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독살해 버림으로써 법보다 주먹으로 응징해 버렸습니다. 가끔은 법보다는 주먹이 통쾌할 때가 있는데, 정차영의 죽음이 그런 경우같습니다. 싸인 13회에서는 또다시 두 건의 살인사건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는데요, 이번회는 마치 공포스릴러물을 보는 듯 등덜미가 서늘해지더군요.
서윤형을 죽였다고 거짓 자백을 하고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수정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윤지훈이 내려간 한 시골마을에서 노인의 사체가 발견되었다가 사라지는 해괴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고다경이 발견한 사체는 민박집의 주인남자로 추정되는데요, 살인범일 가능성이 높은(?) 양택조의 섬뜩한 표정이 귀신보다 무서웠지요. 정차영과 동반자살을 해버린 이철원의 반전에 이어, 양택조의 섬찟한 눈빛에 간이 콩알만해졌네요.
윤지훈의 자살을 막은 죽은 정병도 원장
정차영에 의한 한영그룹 연구실 직원들의 의문사가 안티몬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증언한 윤지훈, 그는 위증을 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진실에 대한 의혹을 포기했다는 자책감을 떨칠 수는 없었습니다. 그것이 스승 정병도의 명예를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고백하는 윤지훈, 그가 포기한 것은 진실에 대한 의혹이었지만 범인은 아니었지요. 정차영을 잡기 위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던 윤지훈은 다섯번째 희생자가 복어독, 즉 테트로도톡신에 의해 사망했음을 알았지만, 한 발 늦고 맙니다.
윤지훈의 고뇌가 가장 잘 드러났던 옥상에서의 자살기도신은 극적 긴장감으로 애써 포장하지는 않았지만, 윤지훈의 심리를 가장 잘 나타냈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정차영과 이철원이 자신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 윤지훈, 스스로 지키지 못한 양심과 진실 앞에 윤지훈은 자살을 하려고 했지요. 빌딩 옥상에서 윤지훈을 붙들었던 것은 스승 정병도였습니다. "지훈아, 한없이 너를 사랑한다"는 스승님의 목소리가 윤지훈의 자살을 막았지요. 스승 정병도는 죽음으로 명예를 지키고자 했고, 사랑으로 윤지훈을 지켰던 것이지요. 자책감에 법의관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윤지훈은, 아버지를 모신 추모원에 가서 슬픈 고백을 하며 흐느낍니다.
스승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안티몬에 의한 독살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했던 윤지훈은 자책감에 사직서를 내고, 정병도의 생전에 함께 다니던 시골마을로 내려가 버립니다. 민박집에서 뒤쫓아 온 고다경이 윤지훈과 한방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 김칫국 제대로 마신 고다경과 돌부처 윤지훈이 깨알 웃음 한방을 터뜨려 주었지요. 아직 준비가 안됐다며 키스를 기다리며 수줍게 눈을 감는 고다경에게 "좀 비켜, 세수 좀 하러가게" 라며, 수건을 확 채서 나가버리는 윤지훈, 쥐구멍에 숨고 싶은 마음으로 쓰러지는 고다경때문에 웃음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웃음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드라마는 빠르게 공포물로 전환했지요. 동네 한바퀴 돌고 오겠다며 나가는 고다경의 등뒤로 양택조의 눈빛이 순간에 변해 버렸는데, 도대체 이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괴기한 기운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고다경을 보고 시선을 피하던 여자아이가 민박집을 기웃거리다가, 고다경을 따라오라는 듯 이상한 폐가로 인도해서 갔지요. 그곳에는 의문의 노인의 시체가 있었고, 고다경이 윤지훈과 함께 현장에 갔을 때는 누군가에 의해 시체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맙니다.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하지만, 휴대폰은 터지지 않고, 민박집의 전화도 끊겨있었지요. 자동차는 누군가에 의해 펑크가 나있고,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 외부에 알려지기를 꺼려하는 누군가의 소행, 문제는 사라진 시체를 확보하는 일입니다. 폐가를 뒤지는 윤지훈과 고다경, 그리고 정체모를 꼬마 여자아이의 수상한 행동은 추리물처럼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긴박감 넘치는 전개는 공포 추리물을 보는 듯, 시청자에게 또 하나의 사건을 던졌습니다. 동시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서윤형 사건으로 드라마 싸인은 마지막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무엇인가 미적지근하게 사건이 종결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요, 이번 한영그룹 2대에 걸쳐 내려온 연쇄살인의 경우가 그러했습니다. 윤지훈은 아버지가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밝힐 방법이 없었고, 아니 스승 정병도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안티몬에 의한 중독사에 대한 진실규명은 포기함으로써, 거짓증언은 하지 않았지만 진실을 밝히겠다는 법의관으로서 오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 정차영을 잡으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지요.
자신의 증언으로 죽음을 불러왔다는 자책감에 자살을 하고 싶어할 정도로 고뇌를 하기도 했지만, 그 역시 인간임을 보여주면서, 드라마와 윤지훈이라는 캐릭터를 현실적으로도 보이게 했습니다. 정병도 원장이 "법의관도 사람인지라, 때로는 실수도 하고, 아주 가끔은 가서는 안될 길을 갈 때도 있다"고 말했듯이, 드라마는 윤지훈을 완벽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잘못 그리지도 않습니다. 안티몬에 의한 독살은 치사량과 사례가 없었기에 증거불충분으로 법정에서도 패소할 가능성이 컸고, 윤지훈의 증언이 틀리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박신양의 감정연기는 정밀화
이번 사건의 의미는 국과수에 실려온 시체가 아닌, 한 시골마을에서의 의문사로 시선을 넓혔는데요, 드라마 싸인이 던질 사회적 메시지가 무엇일지, 그리고 장농을 연 고다경이 발견한 것은 무엇일까요? 고다경의 비명과 함께 싸인 13회가 끝났는데요, 추리물의 기법을 의학드라마에 도입한 장항준감독과 김은희 작가, 그리고 스릴감있는 연출은 드라마 싸인을 영화처럼 감상하게 만듭니다. 완벽하게 윤지훈이라는 캐릭터가 되어 드라마에 몰입하게 하는 박신양의 연기는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습니다. 
박신양의 명품연기는 사람의 밑바닥을 훑으며 울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박신양의 눈물을 보고서 또 느꼈는데요, 이번회 윤지훈이 추모원에 가서 흘리는 눈물을 보는데, 오열이 아닌 흐느낌에 담긴 박신양의 연기가 가슴을 저리게 하더군요. 어린 애처럼 우는 박신양, "잘할려고 그랬는데, 나 법의관 안할래요. 국과수도 싫고, 법의관도 싫어요. 나 안할래요. 힘들어요. 전 법의관 자격없는 놈이에요. 아무 것도 안할래요"라며, 목소리를 죽였다가 호흡을 끊었다가 이어주는 감정선은, 남자가 흐느끼면서 내뱉는 대사라고 할 수 없음에도 기가 막히게 살려냅니다. 사실 대사 자체는 여성스러운 말투였는데도, 박신양의 흐느낌에는 특별한 애절함이 나오더군요. 쥐어 짜내는 흐느낌이 아니었는데도, 윤지훈의 절망감과 인간적인 고뇌를 담백하게 끌어내는 힘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밝혀주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어린아이처럼 우는 박신양, 박신양이 연기를 잘한다는 것이 이런 세세한 감정전달에서도 느껴지더군요.
자살을 생각하고 빌딩 옥상으로 올라 간 윤지훈의 담담한 표정도, 눈물이나 일그러지는 고통의 표정없이도 오히려 강렬하게 전달했지요. 성큼 발을 옥상 난관으로 내딛는 윤지훈을 보며, 그간 봐왔던 윤지훈의 대쪽같은 성격과 부합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저하는 발을 보였더라면, 자살시도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시청자들의 간을 조마조마하게 하는 트릭은 보였겠지만, 윤지훈이라는 캐릭터와는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고요. 이렇게 캐릭터의 행동선, 감정선 하나하나까지 정밀화처럼 풀어놓는 것이 박신양 연기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수상한 노인, 양택조의 정체는?
양택조의 소름끼치는 표정만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며, 양택조를 민박집 김씨의 살인범으로 추리를 할 수 있었지만, 저는 여기에도 반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유는 대방리라는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 의문스러운 분위기때문입니다. 드라마가 악간의 추리기법을 넣었기에 저도 한가지 추리를 하며, 드라마 싸인 더보기를 할까 합니다. 맞든지 틀리든지 드라마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는 것은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기때문에 말이지요.
살인범의 분위기를 풍겼던 양택조는 윤지훈이 특별한 친분관계의 표시를 하지않는 것으로 보아, 외부에서 들어온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왠지 그 마을 토박이 같지는 않아보이기도 했고, 토박이였다면 마을 주민을 무엇인가로 협박하는 권력을 가진 인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복선으로 깔린 여자아이가 왠지 두려움과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요. 민박집에 있는 윤지훈과 고다경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는데 밖에서 기웃거리기만 했고요. 고다경을 보고는 유인하듯이 도망친 것도 수상스러웠고요. 문제는 이 마을에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입니다.
저는 처음 윤지훈이 마을을 찾아와 서있었던 큰 저수지가 신경이 쓰였습니다. 저수지는 농가에서는 농업용수의 원천입니다. 저수지의 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가의 생명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주변경관을 수려하게 하는 자연재산이기도 합니다. 윤지훈이 보고 있던 저수지 규모가 꽤 컸었는데, 저수지를 보며 순간 대기업의 골프장 특혜논란이 빚어졌던 저수지 용도폐기문제들이 떠올랐습니다. 저수지를 매립하고, 골프장을 짓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동의서가 필요한데, 민박집 김씨는 정병도 원장과 윤지훈과도 오래도록 알고 지냈던 것으로 보아, 저수지 용도폐지를 앞장서서 반대한 인물을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눈에 띈 장면이 고다경이 시체를 찾기 위해 들어간 방에 앉은다리 책상이 있었는데요, 꼬마아이의 물건인듯 보이는 색연필도 보였지만 그 뒤에 이상하게 약병들이 많이 놓여있었다는 것이 깨림칙하더군요. 영양제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다양한 약병들도 이상했고, 시골에서 그렇게 종류별로 영양제를 두고 복용하지는 않았을 듯도 싶었고요. 아마 그 집의 주인이 치료제로 복용한 약들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그 말은 그 마을 주민에게 신체적으로 이상징후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저수지의 오염이 문제가 되었을 수도 있고, 식수가 문제일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이 마을에서 의문의 죽음은 민박집 김씨뿐만이 아니라, 정체모를 소녀의 가족도 희생자 중 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럼 왜 이런 일들이 이 마을에 벌어지는 걸까요? 바로 마을이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이라는 공포를 조장해서 마을을 떠나게 하거나, 동의서를 얻어내기 위해서였겠지요. 만약 제 추리가 맞다면, 그 마을 주위애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재벌의 음모가 숨어있는 것이고, 의문의 양택조는 재벌의 하수인일 가능성이 크겠지요. 돈에 매수된 마을 주민일 수도 있겠고요. 이 비밀을 알고 있는 소녀가 외부에서 온 고다경과 윤지훈에게 알리려고 했던 것이고 말이지요.
재벌의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로 주변 농가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말이 들립니다. 잔디를 조성하기 위해 대량의 농약과 살충제가 살포되어 근처 농가의 상수원이 오염되고, 근처 주민들은 피부질환이나 복통등의 합병증이 있다는 기사도 자주 접할 수 있는 뉴스들이죠. 
그리고 하나 더 연결고리를 만들자면, 골프장은 여권의 대권후보인 강중혁 의원과 관련되었을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서윤형의 진범 강서연이 등장하면서 서윤형 사건이 재등장했는데요, 싸인에서 선보였던 첫사건이자 마지막 사건이 될 서윤형의 의문사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강중혁 의원 역시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는데, 드라마상 강중혁을 사방팔방으로 조일 수 있는 아귀 맞는 카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에게 자연은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재앙을 돌려주고 있습니다. 환경파괴와 무분별한 개발이 누구를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지, 싸인이 보내는 강렬한 사회적 메시지도 될 것 같고요.

한영그룹의 연쇄살인에는 마지막 반전을 보여준 이철원을 통해 인간이 돈에 얼마나 나약하고, 이기적인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드라마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했는지는 전달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는 다른 사건으로 시선을 옮겨갑니다. 남겨진 이야기들은 어차피 산자들이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기 때문이죠. 드라마 싸인은 죽은 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지, 산 자들의 숙제까지 풀어주지 않습니다. 다만 굵직한 메시지만 던질 뿐입니다.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덧붙인 추리는 드라마를 보면서 떠올린 개인적인 생각들이지만, 죽은 자의 몸에 남긴 흔적을 통해, 이렇게 다양하게 산 자들의 숙제 등을 생각들을 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멋진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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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23
  1. 이전 댓글 더보기
  2. Shain 2011.02.17 11: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양택조씨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 들었는데 다시 화면에서 보게 되서 반갑네요
    수상한 노인 역할에 제격이십니다..
    복잡한 양심과 사랑과 미스터리가..
    에피소드별로 잘 섞여 나오는군요

  3. 2011.02.17 11:5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2011.02.17 11:5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옥이 2011.02.17 12:02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드라마 맞습니다 ㅎㅎ
    제가 가끔 보거든요 .~~
    재미있던데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6. 사자비 2011.02.17 12: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ㅜ.ㅜ 요즘 채널권을 뺏겨서 싸인을 못봐요..재방을 봐야 하는 처지;;

  7. HJ 2011.02.17 12:35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도 기대되는 재미있는 드라마와 초록누리님의 멋진 리뷰.. 잘어울리는 한쌍입니다.~
    ㅎㅎ

  8. HS다비드 2011.02.17 13: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왠지 모르게 양택조 어르신이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조금은 들더라고요^^

    의외의 반전이 있을지도...

    아무튼 갑자기 호러물이 된 것 같아서 무서웠습니다 어제..^^

  9. 2011.02.17 14: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방문이 더 늦었네요 다음뷰가 미쳤나봐요 어제는 추천뷰 오류 나더니 오늘은 최신글이 바로 안보이네요....싸인이나 마프나 점점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일어가는듯 합니다. 수목드라마가 예전에는 황금 시간대로 최고 드라마 시간이였는데 요즘은 제일 애물단지 시간대가 된 거 같아요
    잘보고 갑니다.

  10. 햇살가득한날 2011.02.17 15: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나중에 꼭 정주행해야하는 드라마인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11. PAVLO_Manager 2011.02.17 15:42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 정밀한 리뷰가 가능하시다니...
    초록누리님의 내공에 감탄합니다...ㅎㅎㅎ
    어떻게 드라마를 보고 이렇게까지 추리를 하시는지
    놀랍습니다 ㅎㅎ그분석력이 부럽기도 하고요~~

  12. 파란약속 2011.02.17 16:01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 1회랑 2회만 보고 시간 없어서 못봤는데 재밌을거 같네요 ㅎㅎ

  13. 파란약속 2011.02.17 16:01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 1회랑 2회만 보고 시간 없어서 못봤는데 재밌을거 같네요 ㅎㅎ

  14. 심평원 2011.02.17 16:17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바빠서 좀 못챙겨봣는데...
    분위기를 봐도 점점 더 재밌어 지는 것 같아요..
    오늘 저녁에 꼭 봐야겠어요 ^^

  15. enkay 2011.02.17 16:36 address edit & del reply

    추리 진짜 멋집니다. 잘 봤습니다~~

  16. ㅇiㅇrrㄱi 2011.02.17 17: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ㅠㅠㅠ
    어젠, 볼 수 있었음에도 다른 일을 핑계삼아 그냥 넘겨버렸어요. 다른 채널에서의 교육관련 방송 탓에 감히 와이프님의 채널권을 변경케 하기가 어려웠다는...ㅡㅡ;
    이젠 한회만 건너뛰어도 엄청나게 많은 사건들 탓에 따라가기가 버거울 듯 싶네요.
    요약본 참고삼아 오늘은 꼭 본방사수...!!!

  17. carol 2011.02.18 04:2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이제 겨우 8회를 봤어요
    윤지훈이 자살을 할려고 한다니..놀랍네요
    더 기대가 되는데요?
    좋은 밤 되세요

  18. 카타리나^^ 2011.02.18 10: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은 초반만 보고 안봐서
    이제 내용을 모르겠어요 ㅜㅜ

  19. 원래버핏 2011.02.18 13: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 핏버래원 2011.02.23 13:52 address edit & del reply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 외부에 알려지기를 꺼려하는 누군가의 소행, 문제는 사라진 시체를 확보하는 일입니다. 폐가를 뒤지는 윤다훈과 고다경, <<-윤다훈은 누구........

    • 초록누리 2011.02.23 14:42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ㅎ그러게요. 윤다훈이 왜 거기있었을까요?ㅎ
      오타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1. Mickey Mouse Clubhouse Games 2012.01.31 15:00 address edit & del reply

    제 학생을위한 유용한 것입니다 훌륭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2011.02.11 11:43




*오늘 글은 드라마속 내용에 전하는 메세지가 너무 많아서 깁니다. 긴 글 읽는 것 싫어하시는 분은 클릭하지 마세요 ^^;; 저는 지쳐서 잠시 쓰러져있는 중입니다..
윤지훈이 검찰시민위원회에서 한태주의 사인을 안티몬 중독이 아닌 급성내인사이며, 사망의 종류를 자연사로 규정하며 시청자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렸지만, 저는 드라마가 끝나고 소리없는 살인범 안티몬을 드라마로 끌어낸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드라마에 중독된다는 것은 약물중독보다 헤어나기 어렵게 합니다. 드라마 싸인에 중독되어 한시간을 몰입하고 난 후에 느끼는 생각이에요. 약물에 중독된 경우가 없으니, 제가 좋아하는 커피중독으로 단어를 바꿔야 겠네요. 드라마 싸인을 보며 느끼는 것처럼, 단어 한마디로도 사건을 정반대의 결과로 이끌기도 하기에, 신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싸인 12회에서 윤지훈 선생이 검찰시민위원회에 나와 증언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드러난 20년 전의 비밀, 소리없는 범인 안티몬
너무나 촘촘하게 엮여있는 사회부조리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할 정도로 드라마 속에 암시된 꼬집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故 김성재의 의문사부터 연쇄살인범, 미군총기사건, 재벌의 불법증여까지 굵직한 이슈들을 다른 시각으로 파헤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이 드라마는, 단순히 재미와 흥미, 박신양과 전광렬이라는 배우의 연기력 이상의 의미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재벌의 불법증여에 대한 문제를 안티몬이라는 독극물 살해로 접근했지만, 정말 얘기하고 싶은 것은 줄줄이 죽어나간 한영그룹 간부진들의 의문사가 아니었습니다. 소리없는 범인 안티몬이라는 중금속에 관한 문제와 재벌의 변칙 자금운영에 관한 것입니다.
스승이자 아버지였고 인생의 멘토 정병도의 죽음에 오열하는 윤지훈, 정병도의 집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이명한의 넥타이핀이었습니다. 정병도 원장이 죽기전에 이명한이 찾아왔었다는 것을 알게 된 윤지훈은 이명한에게 20년전의 일을 물어보지요. 정병도의 자살을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죠. 극중 "법의관이라는 직업은 자살하기 가장 힘든 직업입니다"라는 대사가 나왔지요. 자살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알기 때문이라는 대사가 이어졌는데, 그냥 넘길 수 없는 대사였습니다. 자살이라는 선택을 한 최진실, 최진영 남매도 생각났고, 삶의 무게가 버거워 죽음을 선택한 생각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말입니다.
"때로는 들춰서는 안되는 비밀이 있다고 했었지 않았느냐"며, 정병도의 죽음과 20년전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두려워 하는 이명한, 그에게는 존경했던 선배 정병도에 대한 명예와 국과수의 신뢰가 걸린 문제이기에, 열혈 법의관 윤지훈을 막아설 수 밖에 없었지요. 20년전 열악한 국과수를 신념과 소신으로 지켜가던 동료가 과로사로 죽은 것을 본 이명한이, 미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정병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밝혀졌지요. 고작 연금 몇푼이나 주어지는 법의관의 처우는 대한민국의 법의학 종사자의 현실이었고, 이명한 눈에 비친 미래였습니다. 죽은 자가 말하는 진실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밤을 세우고, 과로로 쓰러져가면서도 부검실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진실이 승리한다는 희망과 학문에 대한 소신과 직업에 대한 미래였습니다. 그러나 이명한의 눈에 비친 미래는 과로사로 죽은 동료 강지현의 모습처럼 암울하고 열악할 환경뿐이었습니다.
이명한과 죽은 강지현 법의관이 떠난 국과수, 한 시신이 검시실로 오게 되지요. 아버지가 가족을 버렸다는 원망과 슬픔에 고개를 떨구고 분노의 눈길을 보내던 소년, 윤지훈과 정병도가 처음 만나던 날입니다. 정병도는 당시 어린 윤지훈에게 아버지가 가족을 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자살이 아닌 실족사로 결론을 내려주었지요. 아버지의 손가락에 피멍이 들고, 지문이 없어질 정도의 상처가 났던 것을 보여주며, 아버지는 자살을 한 것이 아니라 살려고 했었다고, 윤지훈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실족하게 된 이유는 독극물에 의한 것이었지만, 자살이 아니었다는 것은 밝혀 주었지요. 아버지가 자살을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듣게 된 윤지훈이 법의관이 되겠다고 장래희망을 품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그런 정병도원장이 20년전 아버지와 아버지의 동료들의 죽음을 조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윤지훈은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지요. 20년전 아버지의 동료였던 여직원 박희정의 사체를 본 윤지훈은 독극물에 의한 타살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안티몬이라는 독극물을 찾아내게 됩니다. 이명한 역시도 20년전의 사건을 알고 있었고, 그 댓가로 정병도 원장이 거래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이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은 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이명한이 다섯명의 대기업 의문사자들을 죽음을 조사했느냐, 윤지훈 아버지의 시신이 오기전 피해자들의 부검을 통해 안티몬 독극물을 이명한도 알고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정병도 원장이 한영그룹 전 회장으로부터 사인을 조작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 댓가가 오늘의 국과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부차적인 충격이었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부검결과가 조작되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던 스승 정병도에 대한 충격이 더 컸지요. 
"국과수 시스템의 기초가 됐던 게 바로 권력이야". 이명한이 왜 그토록 권력에 집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었고,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전광렬의 연기가 압권이었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은 권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실체가 시청자의 온몸을, 마치 뱀이 휘감고 숨조차 쉬지 못하게 하는 중압감을 느끼게까지 했으니까요. 전광렬의 섬뜩한 연기의 힘입니다. 아무튼 드라마 싸인 속의 전광렬과 박신양의 용광로같은 연기는 싸인 속의 또 다른 스토리입니다.
스승님의 명예와 국과수의 신뢰, 하지만 윤지훈이 택한 것은 진실이었습니다. 윤지훈의 대답은 드라마 싸인에 흐르는 핵심이며 명언이었습니다. "정병도 원장의 신뢰와 명예, 국과수의 신뢰와 명예도 진실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전 모든 걸 밝히겠습니다". 윤지훈의 굽히지 않는 소신에 박수를 보냈고, 이명한의 그 위기감에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 장면이습니다.
스승의 편지에 오열하는 윤지훈, "한없이 사랑한다"
검찰시민위원회의 심문이 열리는 날, 윤지훈에게 한통의 편지가 도착했지요. 죽은 정병도 원장의 편지였습니다.
"20년전 널 처음 만났던 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었고, 가장 악몽같은 날이었다. 그날은 내가 처음으로 부검을 조작한 날이었다. 치졸한 변명이지만 난 국과수를 포기할 수 없었다. 너와 함께 보낸 20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런 못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나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나는 내 명예를 천금처럼 여기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단 한번의 실수로 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걸 그냥 놔둘 수 없었다. 내 비밀을 묻을 수 있는, 그리고 너에게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이해해다오. 미안하다. 그리고 한없이 사랑한다"
편지를 읽으며 정병도 원장과 찍은 사진을 부둥켜 안고 오열하는 박신양의 연기가, 처절하리 만큼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던 장면이었습니다. 슬픔이 아닌, 아픔과 절망을 느끼게 하는 박신양의 명품오열 연기였다고 평하고 싶더군요. 박신양의 연기가 대단하다고 하는 이유는 그 장면을 해석하는 눈물의 종류를 스토리이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검찰시민위원회의 판결여부로 검찰에 기소한다는 방침에 피고석에 앉은 정차영, 김정태의 연기는 미친존재감을 뿜으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고조시켰지요. 그 뻔뻔함과 두들겨 패주고 싶을 정도로 능글스러운 잔인성이 김정태의 표정에 독사처럼 살아 움직이더군요. 김길태를 부검한 고다경이 안티몬에 대한 중독사였음을 진술하고, 뒤이어 윤지훈이 시민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지요. 윤지훈의 증언은 법정에 찬물을 끼얹으며, 충격에 빠지게 해버렸습니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 이명한 원장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반전을 위한 윤지훈의 증언, 그는 진실을 놓지 않을 것이다
저도 한동안 윤지훈의 증언에 멍하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으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진실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소신법의관 양심법의관 윤지훈이, 스승의 명예를 위해 거짓 증언을 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한태주의 시신에서 안티몬이 검출됐습니다. 그러나 죽은 한태주에게서 검출된 안티몬은 치사량에 이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증언을 하는 윤지훈의 눈은 시선을 고정시키지 못하고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봤던 소신과 패기에 찬 모습이 아니라, 버벅대고 있었고, 확신에 찬 목소리가 아니었지요.
정말 충격반전이었습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이어지는 윤지훈의 증언을 들으며, 저는 윤지훈에게서 또다른 반전의 예고를 봤습니다. "안티몬의 체내 치사량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게 없습니다. 126mg/L 때문에 한태주가 죽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한태주의 사인은 안티몬 중독사가 아니라, 급성내인사, 사망의 종류는 자연사입니다". 윤지훈의 증언은 거짓이 아니었어요. 사례가 없고, 치사량을 정확히 모르기때문에, 지금까지의 사례에 따른 객관적이고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증언을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가 현재까지 알고 있는 법의학의 기준에서 말이지요. 

윤지훈이 스승 정병도의 명예를 지키고자 굴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윤지훈이 준비하는 반전은 따로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과수의 명예와 스승의 명예 모두를 지키고, 진실까지 규명할 수 있는 카드를 윤지훈은 복안으로 마련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와 감독의 거시적인 사회적 시각이 보였습니다. 윤지훈의 증언에서 놓쳐서는 안될 핵심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치사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아직 국내에서는 안티몬에 의한 중독사 케이스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차영이 윤지훈에게 한 말이 있었지요. "살아있는 인간에게 직접 독을 먹여 본 적 있어? 그 사람의 모든 체질을 고려한 정확한 치사량, 생체실험을 절대 할 수 없다는 게 니네 법의학의 맹점이야".
정병도 원장과 국과수의 명예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말이 이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치사량을 모른다는 것이죠. 그리고 안티몬이라는 중금속이 인체내에서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사례도 없었다는 겁니다. 20년전의 정병도 원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의 열악한 시스템으로는 검출조차 불가능했을 지도 모를 일이였죠. 안티몬이 추출되었다고 하더라도, 치사량의 기준에 대한 연구가 없었기에 정병도 원장이 안티몬에 의한 중독사라고 판명할 수도 없을 상황이기도 했고요. 당시 국과수의 시스템은 타살임을 밝힐 수 있을 만한 설비도, 인원도 없었지요. 물론 사인조작을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병도가 조작한 것은 타살이 아닌 의문사라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병도 원장이 사인을 조작했다는 것이 아닌, 과거 20년전과 현재 한영그룹 직원들의 연이은 돌연사에서 검출된 안티몬이라는 중금속 독극물입니다. 윤지훈이 한영그룹 정차영을 조여 갈 카드이기도 합니다. 안티몬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윤지훈의 앞으로의 과제이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이기도 하겠지요. 이 사건을 여기서 종결짓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안티몬은 정차영이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것이었다고 했지요. 안티몬 가루가 정차영의 방에서 압수되는 장면도 나왔고요. 안티몬이라는 것이 왜 한영그룹 회장 손에 있었을까요? 그리고 20년전 죽은 다섯명의 한영그룹 사람들은 일반부서가 아닌 연구팀 소속이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다섯명의 희생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안티몬은 통신장비, 반도체, 에나멜, 고무경화제, 유리, 패트병, 플라스틱제조 등에 사용되는 중금속이라고 합니다. 원소기호나 복잡한 화학성분들은 이해하기 귀찮아서 패스했습니다. 제가 눈여겨 본 것은 반도체, 플라스틱, 페인트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중금속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20년전에 죽은 희생자 박희정의 사체가 부패없이 보존되고 있었다는 것은 안티몬 성분이 체내에 쌓여있을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 지도 보여주는 예입니다.
예전에 라면을 많이 끓여먹는 친구에게 제가 우스개 소리로 "너 죽으면 썩지도 않겠다"라는 말을 했던 것이 순간 뇌리에 스치더군요. 인스턴트 식품에 들어가는 방부제때문에 썩지않을 것이라는 악담 비슷한 농담을 했는데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는 겁니다. 

과일쥬스 패트병 음료에서 안티몬 독성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던 적이 있었죠. 장난감에서도 뇌를 손상시키는 안티몬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뉴스도 생각납니다. 선대 회장이 안티몬에 대해 어떻게 알았을까요? 보아하니 그 집안이 깡패집단같아서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여튼 불법증여를 알게 된 직원들이 한영그룹의 연구실 소속이었다는 것을 유추해서 보면, 한영그룹의 어떤 제품을 만드는 것에 안티몬이 사용되었고, 연구실에서는 안티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연구를 했고 보고를 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안티몬은 한영그룹 연구실에서 나온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선대회장이 자신의 불법주식증여를 문제삼는 직원들을 살해했고, 아들 정차영에게도 무슨 좋은 가문의 비법이라고, 전수를 했던 것입니다. 
윤지훈이 이런 극악무도한 놈을 놓아줄까요? 자신의 눈앞에서 생체실험을 했다는 정신병자같은 소리까지 한 놈인데다, 다섯번째 희생자 배성진의 죽음을 눈앞에서 봤는데 말입니다. 20년전에 딸이 무슨 이유로 왜 죽었는지조차 알지못한 아버지의 한맺힌 눈빛을 봤던 윤지훈인데 말입니다.

정차영에게 안티몬을 준 사람은 누구?
윤지훈이 가진 반전의 카드는 다섯번째 희생자 배성진의 사체입니다. 배성진의 경우는 다른 희생자들에 비해 안티몬을 다량 먹여 독살했지요. 정차영이 자신의 방에서 나가는 배성진을 보며, 죽음의 카운트다운까지 했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공통점들을 들어 재수사를 요구하겠지요. 산악회 회원중 남은 한명 이철원도 카드입니다. 정차영이 이철원을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기에, 이철원을 이용해서 결정적 증거를 잡을 수도 있고요. 현장에서 잡는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정차영이 무죄로 방면되는 꼴은 저는 죽어도 못보겠습니다.ㅜㅜ
그런데 한가지 의문스러운 점은 정차영이 안티몬을 누구로부터 받았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우선 의심가는 인물은 마지막 남은 이철원입니다. 이철원은 정우진 검사에게 소환되어 왔을때 처음에는 진술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그리고 한태주가 임신중이었다는 말에 심경변화를 일으키며, 정차영과 관련된 불법증여문제를 알고 있었고, 그를 협박에 돈을 뜯어냈다고 자백했지요. 이철원 역시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정차영에게 문제의 안티몬을 건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간이 돈에 얼마나 나약하고 간사한 지를 이번 사건을 통해서 다시금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처음 불법증여 관련파일을 발견했을 때,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되었지만, 인간이 돈 앞에 얼마나 유약하고 무력하고 유혹당하기 쉬운 지를 보는 것이 씁쓸합니다.
다른 한 용의자는 죽은 정차영의 부친입니다. 독극물 살해수법과 함께 안티몬까지 건넸을 수도 있었겠지요. 이 부분까지 밝혀진다면, 윤지훈은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한 20년전 다섯명의 의문사에 대한 진실까지도 밝힐 수 있을 것이고, 명백한 타살이었음도 빍힐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박희정의 아버지에게는 진실을 알려 주었으면 싶더군요. 20년간을 왜 죽었는지도 모른채, 딸의 시신을 숨기고 있었던 노부의 한이라도 풀어줬으면 싶어서 말이지요.

정병도 원장의 사인조작부분은 당시 안티몬이 국내에 알려진 독극물이 아니었다는 점, 사인의 케이스로 한번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정병도 원장의 명예까지 실추시키지는 않을 듯합니다. 사실이 그랬고요. 20년전 국과수의 실험장비와 시스템으로서는 안티몬 성분에 대한 치사량과 사인까지 밝힐 수 없는 노후한 설비를 가지고 있었기에, 정병도 원장이 밝혀내지 못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여기서 정병도 원장의 명예도 지켜줄 수 있고, 국과수의 신뢰도 무너지는 정도까지는 아니죠. 오히려 국과수의 첨단설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론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강한 반전까지 들어있는 것이지요. 500억 지원이 아니라 더 큰 금액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명분까지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부족한 인력과 시스템으로 억울한 죽음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권력으로 국과수를 지키려고 하는 이명한과 진실로 국과수를 지키려고 하는 윤지훈, 싸움 방식의 다른 점이기도 합니다. 권력이 아닌 진실이 이긴다는 것을, 우리가 드라마 속 윤지훈을 통해 확인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윤지훈은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스승의 죽음에 아파했고 슬퍼했을 뿐입니다. 진실만큼 강한 희망은 없으며, '진실'이 국과수의 존립이유이며, 힘이며, 미래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윤지훈입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윤지훈이 이 말을 놓지 않기를 바라고 또 믿고 싶습니다.
안티몬의 치사량이 얼마인지, 윤지훈은 과학적 진실을 향해 움직이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티몬의 출처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 한영그룹이 불법 증여 이상으로 저지르고 있는 범죄까지도 말입니다. 드라마 싸인은 안티몬이라는 독극물을 통해 인체내 중금속 중독의 심각성까지 사회적으로 시선을 확대시킵니다. 중금속에 노출되어 있는 사업장들, 얼마나 많습니까? 심한 경우는 보호장비 하나 없이 작업을 하고 있는 사업장도 많습니다.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비자에게 중금속에 노출시키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기업윤리의식도 우리가 감시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까지,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명한이 말했지요. 소리없는 범인, 안티몬이라고요. 어디 안티몬뿐이겠습니까? 우리를 조금씩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 물질들이 말입니다. 무엇에 대한 경각심을 말하고 있는지 너무나 강하게 와닿습니다.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 그리고 드라마 싸인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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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33
  1. 이전 댓글 더보기
  2. 2011.02.11 13:0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HJ 2011.02.11 13:09 address edit & del reply

    아. 그러게요 누구한테 받았을까..는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재미있는 다음 주가 기다려지네요..

  4. 안나푸르나516 2011.02.11 13: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보고 여기서 포스팅 보면 100% 네요^^
    자세한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5. HS다비드 2011.02.11 15: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설마 정말 이렇게 끝나진 않겠죠?

    다른 반전이 있길 바랍니다..

    저도 보다가 좀 답답했었거든요..ㅠㅠ 윤지훈이 그럴줄은 몰랐으니까요..ㅠㅠ

  6. *저녁노을* 2011.02.11 15: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진실을 밝히는데 또 다른 카드가 있으리란 생각 노을이도 하고 있어요. 배신감들긴 했어도 또 다른 속셈있으리라 여깁니다.

    리뷰 잘 보고 가요.ㅎㅎ

  7. 굄돌 2011.02.11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이 긴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초록님도 잠자는 시간이 부족하지요?
    요즘 이런 저런 일들로 하루 몇 시간씩 밖에 못자고 버텼더니
    걸으면서도 눈이 감기려고 한답니다.

    • 짱똘이찌니 2011.02.11 15:41 address edit & del

      연예 리뷰 쓰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이리 꼼꼼하게 사진에 내용까지 첨부해서
      의견까지 넣고~
      전 못해요 못해~ --;;

  8. 짱똘이찌니 2011.02.11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가장 즐겨 보는 드라마가 싸인인데
    어제 완전 충격이었어요~
    박신양이 거짓 증언을 하다니.. ㅠㅠ
    빨리 다음주가 되었음... 왜 거짓을 했는지..
    정말 반전이 있으면 좋겠네용..

  9. 장화신은 메이나 2011.02.11 16: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길지만 넘 좋은 글이네요!
    당연히 반전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싸인의 대본과 연출의 탄탄함을 믿으니까요.
    더불어 박신양씨도 믿고 있습니다^^ㅋ
    정말 맘졸이며 보는 드라마라 매일 기대하고 있어요~
    초록누리님 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10. 洞帆 2011.02.11 17: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흥미 진진 재미나군요^^
    잘보고 갑니다~~ㅎㅎ

  11. 펨께 2011.02.11 17:32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글을 읽으니 지금이라도 이 드라마를
    챙겨봐야할 것 같습니다.
    올리신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2. ㅇiㅇrrㄱi 2011.02.11 18: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완벽한 설명입니다... 어제 그 피곤한 운전중에도 열심히 귀로 듣다가...
    마지막 10여분 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바람에 짐 옮기고 어쩌고 하다 못봤거든요.
    그 놓친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요...ㅠㅠ
    감사히 읽고 궁금증 다 풀고 갑니다...!

  13. 정확하심 2011.02.11 20:03 address edit & del reply

    당연합니다. 이대로 안티몬을 증거로 기소해봐야 다시 풀려나게 될 게 뻔하고 진실은 더욱 감춰지게 될 것을 경계한 천재 법의관의 전략이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안티몬의 출처,유통 경로.. 대표이사의 아빠까지 모두 파헤쳐야 하기 때문에 한발 물린 겁니다ㅋ

  14. 발향기 2011.02.12 04: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완벽하십니다. 너무 완벽하셔셔.. 같은 주제의 리뷰를 못올리겠어요~ㅎㅎ

  15. 갓쉰동 2011.02.12 07: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비 지원을 받기 위한 윤지훈의 술수(?) 일수도 있겠군요...

  16. 생각하는 돼지 2011.02.12 09: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내용도 내용이지만...썩지 않는 시체...좀 오싹합니다 ~~~

  17. 제로드™ 2011.02.12 14: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이 대단한 파고를 몰고 다니는 군요~.

    대문바뀐 것을 처음 보았는데, 산뜻하게 바뀌었군요.
    혹시 선물 받으신 건가요? ^^

  18. 버드나무그늘 2011.02.12 16: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보면서 깜짝 놀랐었어요.

  19. 칼스버그 2011.02.13 16: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재미있게 보는 싸인인데요.
    분명 통쾌한 반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초록누리님의 글을 보니 이 드라마 줄거리가 완전 쏙쏙 들어오는 듯 하네요...

  20. gucci hangbags 2011.09.09 13:31 address edit & del reply

    장비 지원을 받기 위한 윤지훈의 술수(?) 일수도 있겠군요...

  21. replica burberry 2011.09.09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장비 지원을 받기 위한 윤지훈의 술수(?) 일수도 있겠군요...

2011.02.10 08:26




국과수로 실려 온 사체에는 개인의 구구절절한 사연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폐부를 몸에 남은 싸인으로 메시지를 전합니다. 산자의 입을 통해 전달받는 것보다 통렬한 고발입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사건일까 궁금하게 하는 드라마 싸인, 이번 사건은 20년전 국과수에서 있었던 대기업 간부들의 의문사 조작사건으로 정병도 원장의 과거로 시선을 돌렸지만, 단발적으로 보인 모습은 얼마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맷값재벌 사건을 드라마에서 단죄하려는 모습까지 복합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야구방망이 한대에 100만원씩 계산해서 화물연대 소속 탱크로리 운전기사를 때리고, 2천만원을 준 만행을 저지른 가해자 최철원이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며칠전에 뉴스로 접했는데요, 드라마 싸인에 나온 한영그룹의 정차영 사장을 보니 아주 판박이더구만요. 최이한 경사에게 수표를 뿌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 얼굴짝을 아주 불이 나도록 때려주고 싶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살인죄가 적용되는 범죄자이니만큼 죄값을 톡톡히 치르겠지만 말입니다. 이명한(전광렬)의 말이 생각납니다. 우리 사회에는 죽어야 마땅한 쓰레기들이라는 말입니다.
맷값재벌의 통렬한 고발, 후련하다
드라마 싸인이 대담하게 우리 사회의 썩은 환부를 정면으로 그려가는 것을 보면서, 소름끼치게 무서우면서도 드라마에서나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서 보고 나면 속이 후련해요. 현실도 이렇게 속이 후련하게 진실과 정의가 이기는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병도 원장이 목숨과 함께 가져가 버린 20년전의 진실, 그것은 약자라서 지키지 못하는 강자의 횡포에 대한 굴복이었습니다. 이명한 원장이 왜 권력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정병도 원장의 죽음을 통해 간접적으로 말하기도 했지요.
윤지훈의 아버지가 다녔던 한영그룹 중견간부들의 연이은 사망사건, 공통분모에 정차영 이사가 연루되어있음이 드러났지요. 사망하기 전에 하나같이 정차영을 만났다는 다이어리의 약속일정이 실마리가 되겠지만, 그놈 낯짝을 보니 그냥 당할 놈은 아닌 듯하더군요. 사인은 예고편에도 나왔듯이 독극물에 의한 사망으로 판명이 나지만,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어떻게 죽었느냐, 즉 독극물 사인이 아닌, 왜 죽였느냐의 메시지입니다.
또한 현재의 사건은 20년전 정차영의 부친이 저질렀던 사건과 같은 이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주식지분으로 간부의 반발에 부딪히자 목숨을 앗아 버린 것이지요. 사고사를 위장해서 말입니다. 재벌의 불법적 재산축재 범죄행위였습니다. 재벌의 불법 상속과 증여, 은닉, 자금세탁, 해외로 빼돌리기 등등 생각나는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세세한 것까지 드라마에서 대사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재벌의 불법적 재산축적문제까지 드라마는 사회고발적 시선으로 메시지를 확대합니다. 드라마 싸인이 진정 드러내고 도려내고 고발하고 싶은 부분들이죠. 돈으로 진실까지 사버리고, 은폐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썩은 폐부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20년전 한영그룹의 간부 5명이 자연사 혹은 사고사를 가장한 의문사를 당했는데, 왜 국과수가 그 사실을 은폐했느냐 입니다. 20년전 사체를 부검한 담당 부검관이 정병도 원장이었음을 알게 된 윤지훈, 자신의 아버지의 사인을 밝혀준 정병도를 아버지처럼 여겼던 윤지훈이 충격을 받고 정병도 원장에게 향하지요. 같은 시각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인터뷰한 주인혁을 만난 고다경과, 사건파일을 통해 20년전에도 같은 의문사가 있었음을 알게 된 최이한과 정우진 검사도 정병도의 집을 향합니다. 네사람의 눈앞에 벌어진 충격적인 장면은 정병도 원장의 죽음이었습니다.
정병도와 이명한의 20년전 이야기
윤지훈의 전화를 받고 지훈을 기다리던 정병도 원장에게 먼저 모습을 나타난 인물은 뜻밖에도 이명한 원장이었습니다. 윤지훈이 20년전 한영그룹의 의문사를 조사하고 있음을 알게 된 이명한이 정병도의 입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국과수의 존폐가 걸린 문제, 무엇보다 아버지처럼 따르던 정병도 원장의 치부를 윤지훈이 감당하지 못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었지요. 윤지훈이 정병도 원장집에서 함께 살때 사용하던 지훈의 방에서 목맨 채로 발견된 정병도 원장, 애타게 선생님을 부르는 윤지훈의 절망스러운 흐느낌으로, 정병도 원장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눈 앞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본 듯한 박신양의 연기는 정말 말이 필요없더군요.
정병도 원장이 신념과 소신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명한이 권력을 가지고자 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에, 우리는 사회부조리보다는 국과수의 과거 열악한 환경과 마주해야 합니다. 거액의 뒷돈이 오간 사체부검, 정병도가 소신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국과수를 다른 방식으로 지키고자 한 오늘의 이명한의 모습이 숨겨져 있습니다. 재벌의 금권 앞에 과거 국과수는 힘없는 기구였을 뿐이었고, 국과수 부검의들의 직업적 사명관마저 흔들리게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지요. 실제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국과수 법의학자들을 만나 사전조사를 했는데, 투철한 사명관과 직업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더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요. 한번도 국과수와 법의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이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되는 국과수라는 기구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기 보다는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망자의 몸을 다룬다는 일 자체가 소신과 사명감이 없다면 힘든 일이기에, 그들의 수고로움과 직업적 고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병도 원장의 죽음을 보며 이명한이 권력형 인간이 된 이유와 정병도 원장이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명한이 권력이 필요했던 한 가지 이유는 20년전 정병도의 부검소견서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검소견서는 두 개였습니다. 윤지훈이 국기기록원에서 열람한 부검소견서는 정병도 원장이 국과수의 '무엇'-저는 자존심과 소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과 바꾼 돈의 기록물이었습니다. 한영그룹에서 나온 큰 돈은 정병도 원장이 국과수의 열악한 설비투자에 사용했겠지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이명한이 보관하고 있는 진짜 부검소견서입니다. 이명한이 왜 진짜 부검소견서를 보관하고 있을까 에 대한 해답은 이명한만이 알고 있겠지만, 저는 국과수의 자존심과 소신이 굴복하는 것을 본 이명한이 절치부심의 증거로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하지 않겠다는, 그래서 힘을 가지겠다는 다짐같은 것이기도 하고요.
정병도의 유서, "우리는 과학적 진실만을 추구한다"
롤모델이었던 선배의 권력과 금권에 의한 굴복을 본 이명한이 권력을 가지려고 한 이유는, 굴복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법의관의 양심을 버린 한 번의 굴욕으로 아끼는 후배가 변질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정병도 원장, 20년 후 같은 사건을 마주하며 그가 선택한 것은 용서와 이해를 구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윤지훈에게만은 진실을 알리고 싶어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병도 원장이 죽음을 택할 정도로, 사랑하고 걱정한 사람은 윤지훈이었습니다.
정병도 원장은 죽음을 선택하면서 윤지훈에게 한 줄의 유서를 남겼지요. 지훈이 사용했던 방 대들보에 적힌 "우리는 오직 진실만 추구한다"는 국과수의 모토였습니다. 정병도 원장이 마지막 가는 길을 윤지훈의 방으로 택한 이유는 윤지훈에게 유서를 남기고 싶어서였겠지요. 정병도 원장이 윤지훈에게 남긴 유언은 진실만 보고 가는 국과수를 지키라는 말이었습니다. 그가 한 번의 실수로 평생 자신을 부끄럽게 만든 일을 되풀이 하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고, 법의관이 되겠다는 윤지훈에게 처음에도 그랬듯이 마지막까지도 진실에 귀를 기울이라는 가르침을 남기며 떠난 것이지요. 
권력과 야합하는 이명한에게도 그만의 명분은 존재합니다. 국과수를 지키겠다는 명분, 국과수의 위신을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대외적인 명분을 내세우는 이명한과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국과수를 지키는 것이라는 윤지훈과의 대립은, 정병도원장의 죽음을 통해 더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습니다.
"어려운 부탁인데 들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명한이 정병도를 살해하지는 않았겠지요. 자살을 종용했을 것이고, 정병도는 진실을 안고 사라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정병도 원장의 죽음, 자살일까요, 타살일까요? 너무나 많은 대답들이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자살이었음에도 타살이었고, 타살이었음에도 자살이었으니 말입니다. 그 키를 쥐고 있는 이명한 원장, 그가 정의의 편에 있는가, 불의의 편에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놓쳐서는 안되는 것은 '진실'이라는 한가지 입니다. 
20년전과 똑같은 상황을 마주한 이명한과 윤지훈, 두 사람은 어떤 길을 택할까요? 정병도 원장이 윤지훈에게 유언으로 전달한 글귀가 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훈이 20년전에 써둔 글귀, 국과수의 모토 "우리는 오직 과학적 진실만을 추구한다". 모든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말이 생각나더군요. 아버지 대에서 저지른 업보를 되물림하고 있는 정차영, 그가 아버지가 20년전에 저지른 죄값까지 단죄받기를 바랍니다. 정병도의 죽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가 큽니다. 잊지말아야 할 것은 권력형 타살도, 권력형 자살도 더이상은 나오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20년 후 똑같이 발생하는 대기업 간부들의 의문사, 윤지훈이 맞딱뜨리게 될 20년 전의 진실과 현재의 진실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요? 스승 정병도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두 인물, 윤지훈과 이명한은 결국 한지점에서 만날 수 밖에 없습니다. 진실의 시작점입니다. 죽은자의 말을 듣느냐 산자의 말을 듣느냐의 갈림길이자, 국과수의 존립이유 지점이 되겠지요. 한 인간의 죽음을 통해 우리사회의 부조리한 단면들,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는 싸인, 드라마를 통해 던지는 굵직한 메시지는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재미, 그 이상의 의미를 던집니다. 갈수록 흥미에 의미를 더하는 드라마 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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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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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2.10 09: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안다★ 2011.02.10 09: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역시 차분하고 정돈된 리뷰..너무너무 좋습니다~
    대문 스킨도 초록누리님의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리고요...^^
    싱그러운 기분으로 잘 읽고 갑니다~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4. 2011.02.10 09: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뿐만 아니고 실제로도 사람을 패고 매값이라면서 돈을 던지고 가는 재벌들이 우리 현실에도 있죠 씁쓸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5. 카타리나^^ 2011.02.10 09: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앗...이거슨...두어번 보다가 못본 드라마 ㅎㅎ

  6. 화랑 2011.02.10 10: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진실에 귀를 기울이고 진실을 지켜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 힘든 세상이지요. 그것을 할 수 있다고 싸인은 그리고 윤지훈은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고요. 그렇기에 더 싸인을 기대하고 사람들이 보는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현실에 안 되는 것을 대리만족하고 싶은 것 같거든요.

  7. 짱똘이찌니 2011.02.10 10:06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이거 보느라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어요.
    요즘 이거 보는 낙으로 삽니다. ㅎㅎㅎ
    씨크릿 끝나구욤!! ^^

  8. landbank 2011.02.10 10: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이거 참 재미있더군요
    연기잘하시는 분들도 많고 너무 재밌어요 ㅋ
    잘보고 갑니다

  9. 옥이(김진옥) 2011.02.10 10: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을 가끔보는데..
    어제는 못 봤는데..
    아.. 재방이라도 봐야 할 것 같아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10. ♣에버그린♣ 2011.02.10 10: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싸인을 이상하게 못보다가 재방을 봤는데 ..오!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11. 2011.02.10 11:0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2. 박씨아저씨 2011.02.10 11:30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몇번 보았는데~~
    정말 정의는 무엇인가~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박신양이 멋지던데요~~~

  13. 티비의 세상구경 2011.02.10 11: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권력과 야합한 이명한도 나름 명분이 있네요
    절대악 절대선보다는 이런 시나리오가 저는
    더 흥미롭더라구요 ^^;

  14. 콤군 2011.02.10 11: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잘 봤습니다.
    장문의 글이군요. 전 이렇게 긴 글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못쓰겠던데..
    대단하십니다 :D

  15. 햇살가득한날 2011.02.10 13: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중에 끝나면 정주행할꺼예요~ 이런건 이어봐야 제맛일듯 ㅎㅎ 잘 보고 갑니다^^

  16. Shain 2011.02.10 14: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의를 추구하는 드라마가 나온다는 건
    간절히 그런 상황을 바랄 만큼...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난다는 뜻이겠죠
    최근 최철원도 그렇고 여러 사건이 워낙 많이 일어나서
    드라마 호응도가 높아지는 듯 하네요

  17. HS다비드 2011.02.10 16: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이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듯합니다^^

    솔직히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라서.. 싸인을 통해서라도 대리만족하고 싶네요^^

  18. 유쾌한하루 2011.02.10 18:12 address edit & del reply

    젊은시절 이명한의 모습에서 윤지훈의 모습이 겹쳐지더라구요
    환하게 웃는 이명한의 모습이 왠지 짠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이 변했을까..궁금해지고 안쓰러워지네요
    오늘도 무척 기대하고있습니다.

  19. carol 2011.02.11 01:23 address edit & del reply

    흥미진진한 드라마 입니다
    저는 지금 4회가지 밖에 못보았지만..
    초록누리님의 글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보고..
    더 이해가 쉽고..흥미진진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20. 탐진강 2011.02.11 01: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여전히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게 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독재시대 박종철 고문사건의 진실의 정의로운 의사의 진실 폭로로 시작됐지요.

  21. 칼스버그 2011.02.11 08:38 address edit & del reply

    본방은 못보고 항상 재방을 보는 싸인...
    어제는 윤지훈의 굴욕이 있었다고 하던데...
    이번 주말에 필히 봐야할 것 같습니다..
    멋진 하루 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