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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주는 비로소 갇힌 세상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왔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 발걸음을 움직이듯이, 들리지 않는 암흑의 세계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봉우리의 목소리를 따라 걸어 나왔습니다. 소리를 잃었다는 충격에 스스로를 어둠 속에 가두고, 어머니 태현숙과 수호천사 장준하의 보호를 받은 철가면이, 스스로의 힘으로 감옥을 나온 것입니다. 철가면 속에 숨기고 있던 흉측한 화상을 세상에 공개하면서 말이지요.
어쩌면 이것이 준하가 원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 저는 끝까지 준하를 놓지 않고 있답니다. 준하가 동주에게, 어머니가 버리면 내 16년이 다 무너질 것 같다며, 그때는 동주에게 자신의 수호천사가 돼달라고 했지요. 수호천사 차동주를 만들기 위해, 동주를 강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동주 역시 준하에게 화를 내고 있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아요. 동주는 망가져 가는 준하때문에 슬플 뿐입니다. 이제는 자기차례라고 생각하는 동주입니다. 어머니에게서, 최진철에게서 준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되기 위해 동주는 강해져야 합니다. 자신의 비밀때문에 준하형 등 뒤에서 보호받지 않아야 하기에, 스스로 어둠 속에서 걸어나온 것이지요. 그것이 준하가 자신의 수호천사가 되기 위해서 힘을 키우라고 한 것에 대한 동주의 답이었습니다.
차동주를 세상밖으로 나오게 한 것은 장준하였습니다. 유치한 장난처럼 보였겠지만, 준하는 에너지셀 신제품 쇼장에서 어둠 속에 차동주를 두고 문을 닫았지요. 준하의 행동을 저는 준하가 동주에게 내미는 손이라고 생각했어요. 준하는 기댈 곳이 필요했거든요. 봉우리도 어깨를 내주지 않고, 차가운 어머니는 복수로 눈이 멀었고, 최진철은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한 우경을 지키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장준하를 바라봐 주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준하는 동주에게 손을 내밀어 봅니다. 형이 필요하다고, 형이 함께 있어달라고 준하의 손을 잡아주길 기다려 봅니다.
그 순간 준하는 알지요. 동주가 정말로 준하를 버리려 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동주에게도 필요없어졌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래서 더 화가 나고, 혼자가 되었다고 느끼는 준하입니다. 준하없이도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동주였습니다. 태현숙이 충격을 받고 준하에게 말리라고 해도, 준하는 그런 동주가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가슴 한구석에 쏴 하고 밀려오는 공허함을 동시에 느낍니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이름없는 아이, 다시 버려지는 느낌입니다.
그런 준하를 아버지 봉영규가 부릅니다. 밥 먹으러 오라고, 집은 안창피하니까...마루(준하)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 봉영규는 준하의 마지막 구원이지만, 어떻게 바보아버지라고 버렸는데 이제서야 외롭다고, 배고프다고 밥달라고 찾아갈 수가 있을까요? 사람이기를 포기했던 봉마루로서 치뤄야 하는 죄값이라고 생각하는 준하입니다. 심하게 허기가 지는 준하입니다. 아버지의 봉영규의 밥을 너무나 간절히 먹고 싶은 준하입니다. 하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아니야. 근데 봉영규가 봉마루 아버지야. 어머니가 그랬어. 너 아주 갓난애기였을 때, 이 애기가 네 아들이라 그랬어. 그니까 내가 네 아버지야. 마루야, 미안해... 딱 한 번만 집에 와. 집은 안창피하니까...밥 맛있게 해줄게...". 꼭 한 번만 오라며, 애써 웃음짓는 봉영규는 그렇게 죄인처럼 계단을 올라갑니다. 너무 미안해서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죄송해서, 얼굴조차 마주하기 미안한 봉영규, 마루를 버릴 수 없다고, 쉰을 훌쩍 넘겨 내일 모레 환갑인 아버지는 절뚝절뚝 힘겹게 올라갑니다.
장준하는 유난히 초콜렛을 좋아합니다. 준하는 초코아이스크림만 먹고, 초코우유만 마시지요. 마음이 써서 그래요.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가 쓰고 허하기 때문이에요. 버림받았다는 준하의 트라우마는 늘 누군가의 사랑에 목말라했지요. 가까이서도 늘 마음의 거리를 뒀던 어머니, 어머니의 눈은 다정했지만, 손은 차가웠습니다. 아무리 잘해도 차동주가 될 수 없었던 준하는, 아주 가끔 동주가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었을 지도 몰라요. 그러면 태현숙이 온전히 장준하의 어머니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요. 그때마다 준하에게 동주는 야구볼을 던졌습니다. 징그럽게 안고 몸으로 말했습니다. 형을 사랑한다고....
동주가 말했지요. 형은 하늘을 보면서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요. 의대공부와 MBA공부 둘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요. 그때까지 동주도 준하도 몰랐어요. 장준하를 위한 인생은 없었다는 것을요. 어머니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두 가지가 되는 사람이 되라면 두가지, 아니 세 가지 네 가지도 해야 했던 준하였지요. 준하가 어머니 뜻대로 잘해주면, 어머니는 상을 줬습니다. 초코아이스크림을 사줬습니다.
그러나 태현숙을 차지할 수는 없었지요. 태현숙은 차동주의 어머니였을 뿐이었습니다. 가끔씩 차갑게 쏘아보는 태현숙의 시선, 등을 두드려 주길 주저하는 손, 좋은 밥 좋은 옷으로도 채워지지 않은 그 허기를, 준하는 초코아이스크림과 초코우유로 잠시잠깐 위로를 받았습니다. 가슴 한 구석이 쓰고 아려올 때마다, 초콜렛은 준하의 허허로움을 달래줬습니다. 준하가 초코우유만 마시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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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1.06.21 18:25
14살짜리아이를 ..물론 본인이 동의 했다고 해도 맘대로 외국에 데려가서 16년동안 데리고 산건 죄 아닌가요?? 물론 악인의 아들이라해도... 경찰서에 있는 아버지땜에 도와달라고 찾아갔던집 후원자였던 태현숙이 자기 아들하자고... 그리곤 데리고 가버리고.. 왜 마루가 자기 가족을 버렸다고 모는 지 ㅠㅠㅠ 14살때는 다들 한두번쯤 가출도 하고 싶고 내 원래 부모는 재벌이길 바라기도 하지 않나요. 정말 14살짜리 아이한테 그 선택이 니가 한거라고 죄인을 만드는 건 쫌 아닌것 같죠...불쌍한 마루 ㅠㅠㅠㅠ 초등학교 5,6학년 정도의 아이를 뭘 사주겠다던가.. 돈을 주겠다고 데려가는 유괴범이랑 다를 게 없어 보이는 데..아무도 그 죄를 거론하지는 않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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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비 2011.06.22 01:19 신고
음...내마들을 항상 보는게 아니라 보다 말다 그래서 장준하의 심리를 이해하기 어려웠었어요. 역시 초록누리님 글을 보이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는...음...보면서 안타까운건 장준하 혼자 복잡하다는 거에요. 동주나 우리가 밝은 곳에 서서 준하를 오라고 손짓하지만 갈 수 없는 준하의 마음이 너무 안타깝네요. 잠깐잠깐 보았을 때는 약간 과한건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이글이 많은 도움이 되네요. ㅎㅎ 암튼 간만에 놀러와서 글 남겨요. 전에도 종종 왔었는데 ..ㅎㅎ; 매일오던때랑은 다르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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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Dissertation 2011.06.22 21:21
이 게시물에이 정보를 만나서 반가워, 난 같은 찾고 있지만 적절한 자원이 아니었 고맙습니다 이제 내 연구 찾던 링크를 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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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 2011.06.23 14:29
진짜 준하곁엔 봉영규밖에 없네요..사실, 준하가 봉영규를 버린것도아니지요. 봉영규가 감옥에 들어간걸 빼내주려고 태현숙에게 찾아간 거니....
봉영규가 감옥에 들어간걸 외면하고 그냥 내버려뒀더라면, 최진철이 14살인 봉마루를 데려가 번듯하게 키워줬을지도..눈치보며 크지않아도 됐을지도 몰라요..운명이 그런가봅니다. 봉마루이자 장준하는 다른사람에겐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것들이 갈구해도 아무리 노력해도 얻기 힘들어요..
차동주에겐 당연한듯이 쉽게 주어지는것들이,봉마루에겐 힘듭니다. 귀먼 장애가 있어도 정작 어두운건 봉마루,장준하죠..너무도 슬픈 캐릭터더라구요.
봉영규의 밥도 감동스럽지만...봉마루가 진짜 갈구하는 어머니사랑..을 느낄수있는 존재가 곁에 있어주면 좋겠어요. 솔직히 전 할머니가 제일 원망스럽네요. 이 모든게, 봉마루가 친부모가 누군지 몰랐기에 시작되었으니까요.
김신애란 여자도 처음부터 그렇게 삐뚤어진건 아니라고봅니다. '돈때문에 사랑을 버리겠다는거야?'라고 최진철에게 항의한적이 있었으니까요..14살에 그때라도 마루가 친부모를 알게됐더라면 고칠기회가 있었을지도모르는데..라는 생각도 자꾸만 들더군요.
최진철로 인해 태회장이 사망하고, 우경이 최진철의 손에 넘어가고, 동주의 귀가 들리지 않게 된 상황은 준하와 동주, 그리고 태현숙을 가족으로 뭉치게 했습니다. 보통 가정에서의 남자형제들보다 더 끈끈한 형제애가 형성된 것은, 동주의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특수한 상황때문이었습니다. 동주의 귀는 준하에게는 태현숙과 동주와의 결속이 깨지지 않을 이유가 되었지요. 복수에 전면으로 나설 수 없었던 태현숙이었기에, 동주를 도와 우경을 되찾는 수호천사가 필요했고, 준하는 적어도 태현숙에게 버림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모르고 지은 죄는 죄가 아니지만, 알고 지은 죄는 용서할 수 없죠"
최진철이 손을 써서 구치소에서 풀려난 준하, 방파제에서 아버지 최진철을 만나 태현숙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내지요. 제 생각으로는 최진철에게 믿음을 심어주려는 생각반, 태현숙에 대한 증오반이 섞여있는 듯보이더군요. 스스럼없이 아버지라 부르며 도와달라고 했지만, 최진철의 뒤에서 조소하듯 쏘아보는 장준하의 눈빛은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최진철 아들이 억울하게 살아온 30년을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주겠다는 말에, 준하는 가장 소중한 것을 달라고 하지요. 최진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우경이라는 돈이었습니다. 준하가 그토록 바랐던 화목한 가정도 아니었고, 자신의 생물학적인 어머니 김신애도 아니었지요.
"더럽고 천박하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 이해시키는 것보다, 그 손가락 부러뜨리는 게 빠를 것 같다"며 태현숙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장준하, 자식이 태어난 것을 몰랐다는 최진철의 말을 잇는 준하의 대답은 너무나 섬뜩해서, 예전의 장준하, 봉마루로 돌아올 수 있을까 심히 걱정스럽기까지 합니다. 최진철과 태현숙, 김신애의 파멸이 아닌, 준하 자신까지 포함해서 공멸하는 길을 택한 것 같아서, 드라마에 비극이라는 먹구름을 드리웁니다. "모르고 지은 죄는 죄가 아니죠. 실수지... 하지만 알고 지은 죄는 용서할 수가 없죠. 절대로"
아무도 마루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머니 태현숙도 아버지 최진철도 김신애도 봉우리도 차동주도... 14년전 가족을 버렸던 그날의 봉마루 자신의 모습과 마주합니다. 새어머니를 죽게했다는 죄책감, 가족들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힘없는 소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가족을 가진 불우한 환경의 소년, 마루는 14년전 혼자 힘들게 마주했던 상황과 다시 맞닥뜨립니다. 이번에는 태현숙이 내미는 손을 거절했습니다. 아버지 최진철의 손을 잡았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손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흔들 차례입니다.
저는 마루가 변화하는 것을 보며, 보여주는 것이 다는 아니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루에게는 태현숙과 최진철, 김신애에 대한 배신감과 증오심보다는 동주에 대한 사랑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평생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는, 감옥보다 답답한 지옥에 갇혀사는 동주의 귀는 마루에게는 아킬레스건입니다. 태현숙이 세상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싶은 것과는 다른 이유가 마루에게는 있습니다. 동주의 귀는 태현숙에게는 최진철에 대한 복수의 가장 큰 이유였지만, 마루에게는 측은지심이었습니다. 말문을 닫아버리고 혼자만의 세계에 스스로를 가뒀던 동주는 마루가 던져 준 캐치볼 하나로 세상을 향해 걸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입술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안되면 될 때까지, "한 번 더, 한 번 더".
마루가 무섭게 변해가는 본심 끝에는 동주의 수호천사라는 이유가 자리한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최진철이나 태현숙, 김신애에 대한 분노가 복수가 되었든 증오심이 되었든 마루의 진심이지만, 한편에는 강한 동주를 만들기 위한 마루의 심리전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거든요.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때문에 동주는 보호만 받아 왔었지요. 태현숙과 자신으로부터 말이지요. 그래서 스스로 강해지라고 일부러 벼랑으로 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자가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일부러 벼랑에서 떨어뜨리듯이 말이지요.
마루의 분노가 이해되기가 가장 불쌍한 인물이지만, 태현숙이라는 인물은 정말 이해하고 싶으면서도 그 천박한 복수심때문에 감싸주기는 힘들더군요. 최진철, 김신애와 더불어 가장 나쁜 사람입니다. 동주에 대한 모정 역시도, 그 이기적인 모습때문에 다 이해를 해 주기는 힘듭니다. 자식이 평생 들리지 않는 장애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할 수만 있다면 대신 귀를 잃고 싶을 겁니다. 그것이 세상 어머니들의 마음이겠지요.
그러나 태현숙은 자기자식 소중한 것만 아는 이기적인 엄마입니다. 낮은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천박한 귀족의식은 최진철이 그녀를 떠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마치 황금띠를 두른 사람들처럼, 태회장과 태현숙은 자기 핏줄에 대한 집착이 컸지요. 남자로서 피붙이 하나를 가지고 싶은 바람마저도 혼전각서로 막아버렸던 태회장이었습니다. 자식까지 갖지 못하게 하는 대단한 우경을 먹어버리겠다는 최진철의 야욕은, 어쩌면 당연한 반발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린 동주에게 아버지로서 대했던 마음은 최진철의 진심이었습니다. 태현숙과 태회장에게 잘보이고 싶은 마음보다 앞섰던 부성애였습니다. 동주가 그날 일을 보지 않았더라면, 동주를 무서워하지 않고 끝까지 자식으로 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이 지은 죄를 봐버린 동주에게 최진철은 기억을 하든 못하든 움츠러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불안감이 동주를 그날 이후 내칠 수 밖에 없게 합니다. 그리고 친아들이 있다는 사실은 최진철에게는 우경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할 목표가 되기도 했지요.
어머니와 동주는 마루가 가족을 버렸다는 죄책감을 잊게 해주는 존재들이었습니다. 세상에 유일한 단 한 사람, 마루의 어머니라고 생각했던 태현숙이 16년간 가면을 썼다는 사실에, 마루의 16년간의 행복도 산산히 부서져 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 것을 봅니다.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태현숙의 아들도, 동주의 형도, 뒷바라지 해주고 싶은 똑똑한 아이도, 세상에서 처음으로 본 가장 불쌍한 아이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생부 최진철을 무너뜨리기 위한 탄알에 불과했습니다.
그렇지만 비밀장부로 마루를 친부의 손으로 검찰에 넘기게 하고, 동주가 평생 들리지 않는 감옥에서 사는데, 너는 그깟 몇년쯤을 못견디느냐고 으름장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지요. 마루가 한 일도 아닌데, 부모가 지은 죄를 자식이니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태현숙의 사고방식은 한참 잘못되었습니다. 최진철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준하때문에, 태현숙은 꼭지가 돌아버리는 것 같더군요.
마루가 그런 태현숙의 무서움을 알면서도 곁에 머물렀던 이유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때문이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행복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태현숙은 그런 가난한 어린 소년이 눈물로 애원했던 동아줄마저 위선으로 내려줬습니다. 아무한테나 들러붙는 버러지 최진철과 김신애, 너의 친부모와 그 피가 얼마나 다른 지 볼까? 라는 심산으로 말이지요. 마루가 스스럼없이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에 "거봐, 똑같이 더럽고 천박한 피야"라고, 16년동안 보여주었던 어머니의 모습을 아무런 감정없이 버리지요. 하루를 품어도 애틋한 정이 생기는 것이거늘, 하물며 16년간을 키운 자식을 한순간에 원수의 아들로 대해 버리는 태현숙, 너무나 무섭고 독해서 그런 어머니를 가진 차동주마저도 불쌍합니다. 준하로도 모자라, 동주까지 마음에 증오심만 키우게 할까봐서 말이지요. 마루 앞에 나타난 태현숙이 동주의 바람대로 빌었다면, 아마 마루의 증오도 멈췄을지도 모릅니다. 마루에게 가장 소중했던 것은 우경의 돈이나 회장자리가 아니라, 어머니와 동주였으니까요. 버림받는 것이 가장 무서웠던 마루는 또다시 버려지고 만 것이지요.
*정신없이 쓰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여기까지 참고 읽고 내려오신 독자님들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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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이맨 2011.06.16 15:22
아마 나중에는 마지막 수호천사로 될거같애요..그런데 진짜 22화에서 봉우리 너무하더군요. 좀 이해가 안되는게 16년간 그토록 '마루오빠,마루오빠'만 찾던 애가 차동주만 바라본다는게 설득력이 떨어지더라구요..감옥에 들어간게 최진철때문이라면,설사 싫어도 저같으면 빨리 빼내오려고 최진철과 김신애고모에게 봉마루가 장준하다라고 밝힐것같거든요.
그 반대라면모를까...내마들러브라인은 그래서 긴장감이나 공감이 안갑니다. 일단,공감이 가야 거부감이 안생기는데 애초부터 갑자기 봉우리가 차동주만 좋아하는것도 중간과정이나 이유가없고..이게 대본의문제인지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둘다인듯..ㅠㅜ
장준하와 차동주의 형제애와 핏줄과 핏줄안섞인 가족간의 복잡한 관계는 흥미롭기도하고 몰입을 이끌어내는데도말이죠...
장준하-봉마루가 나중에 파멸에 이르지는 말았으면좋겠어요...그리고,최소한 차동주를 응원하는 봉우리처럼 마루에게도 1명쯤은 위안이 되는 여자캐릭이 있었으면좋겠네요...3각관계는 이미 끝나버린거같고요. 더해봤자 집착인데 그럼 마루캐릭터가 끝장이 난달까?그동안 공들인 봉마루가 설 곳이 없어져버리는거니까요../좋은글잘보고갑니다. -
꾸이맨 2011.06.16 15:28
근데, '임실장'이란 스파이겸 지원군을 가지고 있는 태현숙이 지금은 한발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있는것같은데요...주가조작거래장부를 건넨게 임실장이라는걸 안다면 마루가 눈치채는것도 시간문제인거같은데 언제쯤 밝혀질까요?
드라마 결말이 '태현숙,최진철'이 모두 파멸하고 마루와 동주는 화해하고...아마 제일 해피엔딩하게 끝낸다면, 마루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게 될거같은데...앞이 안 보이는군요...
22화대본을 봤는데, 태현숙이 마루면회갔을때, '수감복입은 마루를 본순간 갑자기 울컥'하고, 마루가 '어머니'라고 불렀을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지만 얼른 닦는다'....
->이런 설명이 있더라고요. 자기아들동주생각할땐 다시 증오를 떠올리지만,
소유욕이 대단한 여잔데 아무리 연기라고해도 16년간 아들처럼 키워왔는데 정작 관계가 벌어지면 괴로운사람은 태현숙이 제일이지않을까싶기도합니다.
소중한건 품에 있을땐 못 깨닫고,잃고나서야 깨닫는법이니....
그러나 검찰에 연행되는 자신을 무표정으로 쳐다보고 떠나버리는 태현숙을 보며, 또다시 버림받았다는 트라우마는 분노로 변해버리고 말지요. 준하의 분노가 저는 이해가 되더군요. 준하가 할머니에게 왜 자기만 나쁜 놈을 만들었느냐고 울며 말했었지요.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느냐면서요. "좋은 밥 먹고 좋은 옷 입고 살면서도, 가족 버리고 온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는 죄책감때문에, 나도 그렇게 버려질까봐 얼마나 무섭고 외로워야 했는데...". 그런데 16년간 어머니였던 분이 쇠고랑을 차고 아들이 검찰에 연행되는 것을 보고도 가버립니다. 또다시 버림받는 처절한 상처를 입는 준하입니다.
면회를 온 태현숙에게 "데려와... 나 이렇게 만든 최진철 데려와!"라고 무섭게 노려보는 장준하의 섬뜩한 변화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듭니다.
동주에게 맡기고 미국으로 갈 생각을 했지만, 어머니는 준하를 놔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최진철에 대한 복수가 먼저였지요. 주가조작장부를 최진철에게 넘기고 자신의 손으로 아들을 넘기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요. 준하도 모르게 태현숙이 준비한 비밀장부는 결국 준하를 돌게 만듭니다. 검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눈하나 깜짝않고 바라보는 어머니 태현숙은 이미 어머니가 아니었습니다. 야망을 위해 무슨짓이든 서슴지 않았던 생물학적 아버지 최진철과 다름없는 또 다른 괴물이었습니다.
아무리 잘해도 차동주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태현숙에게 입속의 혀처럼 무조건 어머니의 말만 듣는 착한 아들이 되려고 얼마나 누르고 참고 살아야 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최진철에게 복수하려고 키워진 사냥개 장준하, 낳고 버린 부모, 봉영규의 호적에 올린 할머니, 사냥개로 키운 어머니, 준하의 삶을 자기들 마음대로 저당잡고 이리저리 휘두른 사람들이 증오스럽습니다.
준하는 사실 그들의 복수극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지요. 가족을 버린 것은 평생을 씻지 못할 죄책감으로 살게했지만, 동주의 귀를 멀게 한 것도, 최진철과 김신애의 아들로 태어난 것도 준하가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요. 준하를 그렇게 만든 것은 최진철과 김신애, 그리고 태현숙입니다. 그네들의 싸움에 자기들 멋대로 사냥개로 이용하고, 황태자로 세우려하고 으르렁거립니다. 자신의 삶을 멋대로 난도질해 버린 그들때문에 준하는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예고편을 보니 준하가 동주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겠다고 차갑게 대하는 모습도 나오고, 최진철과 부자지간을 확인하는 장면도 나오더군요. 태현숙은 준하를 최진철보다 무서운 놈이라고 동주에게 준하를 믿지 말라고 하고, 장준하의 전혀 다른 모습때문에 드라마가 이상하게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되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은 준하가 왠지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준하는 눈물을 숨길 수 없는 사람이에요. 어려서도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막말을 하고 늘 짜증내고 화만 내는 마루였지만, 진심에는 눈물도 흘리고 웃을 줄도 아는 아이였지요.
새어머니 큰미숙씨가 시계를 찾으러 공장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을 알고, 가슴으로 울기도 하고 아버지를 위해서는 태현숙에게 무릎을 꿇고 도와달라고 빌기도 했었지요. 정신을 놔버린 할머니를 보고는 또 마음이 약해져서 할머니에 대한 원망을 풀어버리기도 하는 인물이기도 하고요.16년을 사냥개로 키웠다지만 아들의 귀를 멀게 한 최진철에 대한 태현숙의 증오심을 이해해주고 싶기도 할 것같고요. 봉영규에게 자식 봉마루와 봉우리가 전부이듯 태현숙에게도 차동주가 전부일 수 밖에 없는 것처럼요. 차동주가 될 수 없는 것이 슬프고 질투도 났지만, 어머니의 모든 것이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함께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던 시간만큼은 복수를 향해 달려가는 태현숙이 아니라, 준하의 어머니였다는 것을 준하는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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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asha 2011.06.12 14:22
그러게요..
너무 아픈 드라마가 되지 않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래봅니다..
마루가 이겨내야할것들이 많긴 하겟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을줄 아는 아이로 컸다면..
아마도..
하고 간절한 기대를 걸어보네요.. -
tkdnfhs 2011.06.13 02:45
포스팅 내용 좋네요. 준하가 무섭게 독을 품으면서도 계속해서 손을 내밀고 우리도 동주도 돌아서고 나면 동그랗게 어쩔 바를 모르는 준하의 눈이,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 줄도 모르고 망가지는 아이같아 애처로웠습니다. 오늘 일요일 회까지 보고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었어요.
증오이거나 사랑이면 좋은데 뒤섞인 애증, 이런 상태에서 이들 관계가 이토록 악화된다면 해결과정에서 둘 중 누구 하나는 심각하게 손상될 수밖에 없겠어요. 참회와 용서 화해가 이어진다 해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생기지 않을까요.. 동주의 장애와 비슷한, 이무리 통탄해도 돌아올 수 없는 손상이요. 이미 심리적으로 만신창이가 된 준하가 정말 많이 다칠 것 같은데 죽음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
화랑이 2011.06.13 15:19
누리님 저도 아무 잘못없는 준하가 입은 상처와 아픔 분노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복수가 준하 자신을 위해서라도 오래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남궁민의
눈빛은 이병헌씨이후로 인상깊은 연기가 될 것 같아요. 잘읽고 갑니다.^^ -
하나 2011.06.15 00:29
아직 다 밝혀지지않은게 2가지있는거같아요..1가지는 태현숙의 눈과귀역활을 하는 '스파이' 최진철 옆에 붙어다니는 비서실장의 존재이고 일은 그 사람이 다하고 최진철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고하죠. 이 사람이 제거되지않는한 '태현숙'이 한발 더 유리한 고지에 서있는게 아닌가하고요
1가지는 장준하(=봉마루)가 태현숙을 찾아가 아들이 된 진짜 이유..물론 부잣집에 가고싶고 그런 어머니를 가지고싶었겠지만 근본적인 이윤 봉영규를 구하기 위해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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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는 여러번 봐도 또 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남궁민분량이 늘어나고 김재원과 호흡씬이 늘어나니 더 재밌어요.태현숙과 최진철-남궁민씬도 전율이였구요. 그동안 봉우리와 러브씬에 감질맛나는 지루함이 있었거든요... -
하나 2011.06.15 00:35
1가지 궁금한건.....'사람은 자기가 가진게 뭔지 깨닫지못하다가, 잃고나서야 비로소 깨닫는다'는 말이 있지요. 태현숙이 준하를 잃고 나서 그 빈자리를 과연 깨닫지못할까요? 이게 궁금하고요...
쭉 이대로 갔음좋겠어요....솔직히 황정음은 연기실력이 많이 늘었다싶지만, 중반이후가 가도록 좀 너무 패턴이 너무 똑같으니 질려요. 눈 동그랗게 뜨고 '소리 고래고래 악쓰면서 '지르고,몸을 과장되게 흔들거나 발 동동구르는....조금 절제미가 필요할거같아요.
눈에 항상 힘주면서 동그랗게 뜨거나 표졍을 인위적으로 짓는데 자연스럽게 속에서 우러나는 식으로...목소리도 조금 절제하고 톤도 낮춤 더 좋을텐데 볼수록 아쉽습니다. 러브라인은 비중 줄여야 시청률이 좋아지지않을까합니다.
내마들 20%넘었을때가 있는데 그때는 극초반 장준하가 '우리야 미안해.....'라고 뒤에서 외칠때쯤? 그때가 최고 높았는데 그 이후 너무 '차동주-봉우리-장준하'러브라인에 좀 늘어지는거같았는데 저번주말은 최고였어요...
형제대결이나 장준하-태현숙-최진철...이 얽히고 섥히는걸 보여주는게 더 재밌는거같아요.
16년간 어머니와 동주때문에, 아니 가족이 생겨서 행복했던 준하였습니다.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어머니와 동주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혼자 남겨지는 것이 무서워서였습니다. 버림받을까봐 어머니가 무슨 짓을 시켜도 거역하지 않고 따랐습니다. 처음으로 가지게 된 가족, 무슨 일이 있어도 동생 차동주의 평생 수호천사가 돼주기로 했습니다.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가난한 가족들을 버리고 얻은 행복, 어머니와 동주에게서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 마루는 철저하게 장준하가 되었습니다.
검찰에서 소환을 했고, 결정적인 자료를 제공한 사람은 다름아닌 어머니 태현숙입니다. W인베스트먼트의 주식거래장부를 넘긴 것이 태현숙이었으니 말입니다. 자신의 뒷통수를 친 것이 그토록 찾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자식에게 비수를 꽂은 것을 최진철 스스로 보게 하려는 복수의 마지막 단계, 그녀는 끝내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식처럼 사랑한 장준하가 아닌 복수를 택한 것이지요. 처음부터 계획해 온 것대로 말이지요. 태현숙이 16년간을 준비하고 기다렸던 순간입니다.
이 날을 위해 태현숙은 준하를 동주보다 더 아끼고 키웠으면서도, 마지막까지 하나는 주지 않았지요.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버리는 부모의 마음이에요. 그렇다고 태현숙이 준하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어요. 입 속의 혀처럼 다정한 준하가 사랑스러웠고, 누구보다 동주와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준비가 되어있는 준하를 볼 때마다 갈등도 많았겠지요. 그러나 최진철에 대한 복수심을 준하에 대한 사랑이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장준하는 동주가 아니었던 겁니다. 준하가 동주한테 딱하나 부러운 것이 무엇이라고 말하지 못했던 '친아들이 아닌 것' 처럼 말이지요.
마루도 그렇게 16년전 태현숙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습니다. "한 번만 도와주세요. 이번이 처음이고 마지막이에요. 저희 아버지 좀 도와주세요. 죄송해요. 도와주세요". 마루는 처음으로 아버지를 위해 무릎을 꿇었습니다. 내가 왜 저런 바보아들이냐고 화내고 창피해 했던 마루는, 공장의 화재로 재산손실을 입혔다고 최진철이 아버지를 유치장에 가둬버리자, 처음으로 아버지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한 번만 도와달라고 말이지요.
아버지 봉영규가 차동주에게 한 번만 도와달라고, 마루가 창피해 하지않게 집에서 보게 해달라고 눈물을 흘립니다. 아버지는 애원하고 또 애원합니다. 마루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흘릴뿐입니다. 친자식을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부모는 마루를 죽고 싶을 정도로 수치스럽게 하는데, 봉영규는 아들이 창피해 한다고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고, 얼굴조차 바라보지 못합니다.
동주 역시 새아버지 최진철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어머니 못지 않습니다. 할아버지의 산소호흡기를 직접 빼는 것을 목격한 동주는, 그 충격으로 사다리에서 떨어져 청력까지 잃게 되었습니다. 동주에게 정적의 세상을 살게 한 최진철을 동주도 용서하지 못합니다. 다만 어머니와 방법이 다를 뿐, 누구보다 최진철의 파멸을 보고 싶은 동주입니다.
무엇보다 봉마루가 행복한 이유는 봉영규가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은 사람, 그 사람이 마루의 아버지입니다. 마루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마루를 위해 웃고, 마루를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 "제가 잘못했어요" 라고 무릎을 꿇어주는 아버지, 아버지 봉영규는 마루의 수호천사였습니다. 아무리 피를 이은 친아버지가 아니라고 부정해도, 봉영규에게 마루는 죽을 때까지 아들입니다. 마루가 아버지가 아니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봉영규에게 아들이면 되니까요. 어머니가 영규를 기억하지 못해도, 봉영규가 어머니를 아니까 괜찮듯이 말이지요.
마루를 위해 매일 퍼놓는 따뜻한 밥, 미숙씨가 가르쳐 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을 마루에게 꼭 한 그릇 먹이고 싶은 마루의 진짜 수호천사 봉영규, 차동주를 붙들고 우는 봉영규의 눈물에 시청자도 함께 울었을 거예요. 어찌나 가슴이 아프고 짠하던지요. 봉영규의 정신연령은 어린아이라지만, 아버지로서의 사랑은 그 나이를 헤아릴 수 없었고, 사랑연령은 무한대였습니다.
이 모든 상처들이 아물고 나면, 봉마루가 되었든 장준하가 되었든, 아버지가 차려주는 밥상을 꼭 받았으면 싶습니다. 16년간 찬밥만 먹었던 봉영규가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마루가 아버지 봉영규의 수호천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버지 봉영규는 바보가 아니라 착한 사람, 남들과 조금 다르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일 뿐이라고요. 남들보다 느리게 크는 사람, 가족들이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아주 천천히 알았듯이, 아버지도 아주 천천히 느리게 크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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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마마 2011.06.11 08:04
아~ 마따~
제가 왜이리 주말이 기다려지나~했드만~
요녀석 "내 마음이 들리니"때문이었나봐요~ ^^:;;
어서빨리 밤이 되었음 좋겠다~ ㅋㅋ
울 누리님~
이번 주말도 무지무지 행복한 시간 되셔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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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asha 2011.06.11 14:20
오랜만에 내들마 리뷰를 쓰셨네요..
많이 기다렸는걸요..
님의 리뷰에서 또다른 드라마의 면을 봅니다..
언제나 동주편에서 동주만 바라보고 잇어 이런 마루의 면을 빼먹고 봤네요..
드라마보다 더 멋진 리뷰를 쓰시는 초록누리님..
감사합니다..
아직 남아있는 내들마 리뷰도 꼭 써 주셨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우리에게 향하는 마음이 멈춰지지가 않는 장준하
머리는 안된다고 하는데 준하의 마음은 고개를 젓습니다. 봉우리는 봉마루의 동생이라고 하는데, 감정은 장준하라고 우깁니다. 동주만을 바라보는 봉우리가 보이는데, 애써 못본척 합니다. 에너지셀에 온 봉우리, 동주때문에 루즈를 바르는 것을 알면서도, 안본척 하려 하지요. "나 어제 안 취했어. 멀쩡해". 손바닥 키스를 한 것이 술때문이 아니었다고, 우리를 안고 울었던 것이 사실은 봉우리 너를 좋아한다고 고백한 것이었다고, 돌려 말해보는 장준하지요. "참, 다신 나한테 오빠 닮았다고 하지마. 나 오빠 아니다"라며, 못까지 박으면서 말이지요.
동주에게도 우리를 좋아한다고, 앞으로도 티내고 좋아할 거라고 말을 해 버리지요. 준하가 우리를 좋아하는 것을 늦게 알아서 미안한 동주, 다가서지도 못하고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준하형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아서 미안하다고, 미안합니다 라고 혼잣말을 하듯 사고를 낼 뻔한 사람에게 말하는 차동주입니다. 형이 불편할까봐 우리에게 신경써주는 것도 조심하는 동주지요(생각하는 것이나 마음깊이가 태평양입니다).
"내가 너 생각을 못했다. 우리랑 같이 있을 때 네 생각 못해서 미안해. 나 앞으로 우리 만날 때 너 생각 못할 것 같으니까 너도 그렇게 해..." 아직은 장준하가 더 좋다는 동주에게 왜 그렇게 모질게 말을 하는 거야, 장준하! 이성으로 통제하기가 가장 힘든 감정이 사랑이라는데, 사랑이 시작된 준하에게 이성을 찾으라고 말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너무 직설적인 표현에 띠융했답니다;;.
마루오빠와 차동주를 지키기 위한 봉우리의 선택
장준하 선생님이 봉마루라는 것을 알고도 차동주는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장준하로 사는 것을 마루오빠가 원했기 때문이겠지요. 되고 싶었던 의사선생님도 되고, 돈도 많이 벌고, 뭐든 다 할 수 있으니까요. 왜 오빠가 차동주의 엄마를 따라 미국으로 가버렸는지, 봉우리는 이제서야 알 것도 같습니다. 마루오빠는 집이 싫었어요. 가난이 싫었고, 바보라고 놀림받는 아빠가 싫었고, 욕쟁이 할머니가 싫었어요.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바보 봉영규의 아들일 수 밖에 없었고, 성격 못된 고모의 숨겨진 아들이었습니다. 그런 곳에서 탈출하고 싶었겠지요. 그렇게 마루오빠의 가출을 이해하고 싶은 우리는, 봉마루가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하필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 엄마를 죽게 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의 아들이라니...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형이 양아버지의 아들이고, 그 양아버지는 친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차동주는 봉마루로 살고 싶지않은 장준하를 위해, 우리에게도 사실을 말해주지 않고, 그런 거였구나..."차동주, 나 세상에서 제일 나쁜 봉우리되도 미워하면 안돼..." 마루오빠 모른척하는 나쁜 우리되도 미워하면 안돼. 전하지 못하는 우리의 말은 동주의 가슴에 진동으로 울릴 뿐입니다. "봉우리, 지금처럼 내 옆에 있어..."진동으로도 전해지지 못하는 동주의 방백은 마음으로만 들릴 뿐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오빠 봉마루를 만나는 우리, 오늘이 지나면 그는 봉마루가 아닌 장준하 선생님입니다. 영원히...그래야 마루오빠와 차동주를 지킬 수 있으니까요. 아빠와 할머니에게서 최진철이 마루오빠를 빼앗아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테니까요. 마루오빠도 차동주도 다쳐서는 안되니까요.
시한폭탄 장준하의 비극암시, 생부 최진철과 로미오와 줄리엣?
예고편을 보니 장준하가 최진철과 김신애의 관계를 눈치채는 것 같더군요. 그건 최진철이 생부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과도 같은데, 준하가 생부에게 칼을 들이댈 수 있을지...준하가 자신의 생부를 알게 된다면 얼마나 충격이 클 지 짐작조차 안갑니다. 준하의 출생비밀과 선택은 언제고 터질 드라마의 시한폭탄이지요. 준하가 "최진철과 서로 발목을 잡았으니 죽어도 함께 죽겠다" 고 하자, 동주가 농담처럼 "최진철 사랑하냐? 그래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도 되려고?" 했었지요. 그말이 오버랩되어 불행이 예고된 것같아 불안해집니다.
이 모든 계획은 태현숙에게서 나온 것이지만, 최진철이나 태현숙이나 인간성을 따지면 막상막하입니다. 준하에게 신애와 최진철의 관계를 알리지 말아달라며, 여자로서의 비참함을 가식의 눈물로 호소하는 것을 보니, 그녀의 최진철에 대한 증오는 이해되지만, 가장 크게 상처를 입을 사람은 정작 동주와 준하가 될 듯해서, 그녀의 잔인한 복수방법이 무섭기만 합니다.
화해할 수 없는 태현숙과 최진철의 키는 장준하가 쥐고 있겠지요. 자기에게는 어머니와 동주밖에 없다며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했던 장준하, 형과 자기 사이를 누구도 갈라놓지 못한다고, 그것이 어머니라 할지라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던 차동주, 준하와 동주의 형제애에 사랑과 출생의 비밀까지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터지려 하고 있습니다. 파편에 봉우리와 봉영규, 그리고 차동주와 장준하가 다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나미숙에게 숨겨진 사연, 그녀의 정체?
추측 덧붙이기: 이 부분은 상상이니, 재미로 읽으시고 가볍게 패스하셔도 됩니다.
나미숙의 정체도 점점 재미를 더하고 있는데요, 평범하지는 않은 사연을 가진 듯하더라고요. 큰미숙씨와 쌍둥이처럼 닮은 것도 석연치 않지만, 그녀의 뜬구름잡는 듯한 말과 행동은 봉우리와의 관계에 대한 암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미숙이 봉우리에게 나이가 몇살이냐고 물었다가, 스물다섯이라는 말을 듣고는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었지요. 스물다섯이라는 숫자에 눈물을 흘린 사연이 무엇일까요? 이번 회에는 선글라스를 벗은 나미숙을 보고, 봉우리가 우리 엄마랑 진짜 닮...았다고 말하려 하자, 자기 앞에서 '엄'소리도 하지말라며 소름끼친다는 말도 했지요.
나미숙(김여진)의 화끈하면서도 도통한 듯한 화법이 매력적인데요, 이번회 김신애(강문영)를 쥐락펴락하는 것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해지더군요. 내가 누군지 알고 그러느냐는 김신애에게 "첩......첩산중"이라나요? 아주 딱 맞는 말이더라고요. 회장직속 라인이라며, 낯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회장빽(그래봐야 뒤에서는 세컨드라는 말이나 듣는 주제에..)을 들이밀자, "아이라인이나 똑바로 그려, 짝짝이야".ㅎㅎ 박수 짝짝쳐 주고 싶을 정도로 한방 시원하게 먹이더라고요.
그녀에게 속깊은 사연이 있을 것 같은데 맛보기만 보여주는 것같아 아직은 감질맛만 나지만, 뭔가 큰 한 방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제가 상상해 본 봉우리와의 관계라든지, 죽은 큰미숙씨와의 관계라든지, 아무튼 그녀의 사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답니다. 봉영규는 왜 나미숙을 찌그러진 찹쌀떡에 비유를 했을까요? 죽은 미숙씨와는 다르게 화장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우리도 엄마랑 똑같이 생겼다고 했는데 말이지요.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고 큰소리치는 나미숙이 봉영규에게는 꽁지를 내리는 것같기도 하고, 왠지 봉영규와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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