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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 제가 가장 감명깊게, 그리고 의미있게 보았던 장면들만 간추리면서, 제빵왕 김탁구 리뷰도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1. 서인숙으로부터 마준의 홀로서기
이 드라마가 뻔한 신파로 급포장하려고 했다면, 마지막 서인숙의 회한의 눈물로 마무리를 했겠지만, 그녀는 여전히 거성가라는 겉포장만 화려한 텅빈 집의 안주인이라는 자리를 끝내 내려놓지 못하지요. 그렇게 살아왔고, 그것이 서인숙을 지탱해 왔던 힘이었기에, 마지막까지 서인숙은 서인숙으로 남았습니다. 가장 불쌍한 사람으로 말이지요. 서인숙이 마지막 결말에서 유경과 화해하고, 탁구에게도 사죄하며 하하호호했더라면, 제빵왕 김탁구가 신파결말이 돼버렸을 겁니다. 완성도를 해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던 것도, 갈등드라마에서 좋은 결말의 예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됩니다.
한승재에 대한 마무리 역시도 깔끔했습니다. 마준의 친부라는 이유로 권선징악의 테두리에서 이탈할까봐 가장 조마조마했던 인물이었거든요. 아들인 마준이의 손으로 비리장부를 넘기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게 한 점도 한승재라는 인두겁을 쓴 나쁜 인간의 가장 비참한 최후를 위한 단죄였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기도 했지만,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마준이가 한승재에게 마지막 인사라며 면회가서 말했지요. "단 한 번만이라도 당신이(아버지가) 나한테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면 그 기억 하나만으로도 좀 더 살기가 수월했을텐데... 그랬다면 당신을 용서하기가 훨씬 더 쉬웠을텐데... 내가 옆에서 다 지켜보고 있는데 좀만 더 잘 살지...". 처음으로 나온 생부 한승재에 대한 연민과 애증이 묻어나왔던 구마준의 심경고백이었습니다.
30회까지 진행되는 동안 신인연기자 주원의 연기력이 드라마 속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데, 한승재(정성모)와의 면회장면에서는 감정신과 표정연기가 특히 많이 성숙했고, 깊어졌다는 생각이 든 장면이었습니다. 주원이라는 배우의 성장이 기대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제가 뽑은 마지막회 가장 마음 아프면서도, 많은 여운이 남았던 장면이었습니다.
마준이에게만은 2인자의 설움을 주지 않겠다는 잘못된 욕심은 결국 아들의 외면이라는 결과만을 가져왔을 뿐이었습니다. 마준이가 한승재를 면회가서 한승재의 잘못이 빚은 결과를 깨우치게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마준이가 돌아가고 나서 오열하는 한승재의 모습은, 진심으로 자식 앞에 부끄러운 아버지로서 반성의 눈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아마 죄값을 다 치르고 나온 후에는 한승재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살지 않을까 싶더군요. 아무리 세상의 눈이 무섭다고 하지만, 자식의 눈만큼 무서운 것이 또 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거성식품의 차기대표를 정하는 이사회, 거성식품의 전문경영인으로서 자경이가 구일중의 뒤를 이을 것이라 예측했었기에, 탁구의 대표직 고사는 사실 큰 반전은 아니었어요. 드라마를 보면서 어느정도 예상되었던 것이었고요. 이사회에서의 탁구와 마준이의 훈훈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모습도 보기 좋았는데, 최고의 장면은 세 사람의 포옹신이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화해하고, 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모습이 한 장면에 압축되었는데, 자경이가 두 형제 탁구와 마준이를 안는 장면이었어요. 핏줄로 치자면 자경이가 유일하게 두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버지가 같은 탁구와 자경, 어머니가 같은 마준이와 자경, 그래서 이 아이들은 세상이 열두번이 변해도 형제이고, 가족일 수 밖에 없고 말이지요.
마지막에 탁구에게 말실수처럼이라도 형이라고 불러 주었다면 싶었는데, 마준이 그 녀석은 여전히 자신이 탁구와 피를 나눈 진짜 형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더군요. 탁구에게도 진짜 형제가 아니라고, 고백해 버리고 말이지요. 탁구는 그 말의 깊은 뜻은 몰랐겠지만, 만약 알았더라도 탁구에게 마준이가 동생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겠지요. 탁구에게는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 구일중의 그늘 아래 있는 이유만으로 형제요, 누나들이었으니까요.
4. 사랑을 시작하는 청춘들, 해피엔딩이었나?
마준이와 유경이 진짜 부부로 사랑을 시작해가는 동안 탁구의 사랑도 시작되었지요. 옥떨메 양미순에게 "난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다. 그 살아갈 날들은 네 추억이 훨씬 더 많아질거야"며, 고백을 했지요. 탁구답게 프러포즈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러나 진정성있게 했던 고백이었어요. 알콩달콩 소꿉장난 하듯이 탁구와 미순도 작은 연인들처럼 사랑을 시작하고, 추억을 만들어 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드라마 속에서 울고 웃고 함께 성장해 온 인물들은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드라마에 흐른 작가의 메시지는 탁구가 온갖 난관에도 웃을 수 있었던 이유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냈지만, 제빵왕 김탁구 강은경작가는 결말을 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준이가 탁구에게 왜 웃을 수 있냐고 물었지요. "살아야 하니까. 살아있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끝나지 않잖아. 오늘 잘됐다고 혹은 잘 안됐다고 내인생 끝나는 것도 아니니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결국 다 지나가는 거니까".
5. 드라마의 여운, 탁구의 진심과 사람
오랜만에 본 좋은 드라마의 여운이 바로 이 메시지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드라마에 시종일관 흘렀던 것은 권선징악, 사필귀정이라는 것이었지만, 드라마가 끝난 지금 제게는 '진심'이라는 말과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팔봉선생의 말이 더 깊게 남습니다. 지난회 처음으로 마준이의 방에 걸려있던 거성식품의 사훈을 눈여겨 봤었습니다. 오랫동안 드라마를 보면서도 신경을 쓰지 않았었는데, 사훈이 "성실하고 정직하게 정확하게"더군요.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돈을 위해, 또 누군가는 최고의 빵맛을 위해, 또 누군가는 가족의 배부름을 위해 빵을 굽고 있겠지요. 그리고 또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을 굽고 있을 것같기도 하고요. 팔봉선생과 구일중, 그리고 탁구가 담았던 빵의 진심, 형이상학적이라고만 느껴졌던 빵쟁이의 철학, 그것을 빵에 담아 굽는 제빵사들이 우리 주변에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마지막회 리뷰글에 항상 하는 말이지만, 배우들과 제작진 수고 많으셨습니다. 전광렬, 전인화, 정성모, 박상면, 장항선, 이한위, 전미선 등 중년연기자들의 튼튼한 연기는 제빵왕 김탁구를 지탱해 온 가장 큰 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발견한 주원이라는 배우는 제빵왕에서 건진 수확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주얼도 좋고,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처음 긴장돼 보였던 표정과 대사처리도 많은 성장을 보인 좋은 배우였습니다.
또한 시트콤에서의 코믹이미지를 벗은 윤시윤에게는 새로운 연기도약이라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듯 싶습니다. 정극에 도전하는 윤시윤의 연기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김탁구라는 인물은 오히려 윤시윤에게 큰 행운을 준 듯 싶습니다. 김탁구라는 거친 야생마의 이미지와 순박함, 하나 밖에 모르는 돌진형의 캐릭터는 윤시윤의 기교부리지 않는 연기와 오히려 잘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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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리뷰 2010.09.17 10:31
개인적으로 마지막회는 구일중 회장의 협박부터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한승재로부터 두 아들을 지키기 위한 구일중 회장의 협박..
구마준의 친부가 누구던간에 구마준은 구일중 회장은 구마준을 아들로 여기고 있지 않았을까요?
마준이가 탁구한테 피가 섞이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칙칙하게 옭아매고 있는 '혈연'이 아닌 '친구'로서 당당하게 서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한번 형은 영원한 형이라니,
동생에게 형은 꼭 넘고 싶어지는 첫번째 관문이거늘...
어쨌거나, 유경이의 캐릭터가 조금 아쉽지만 망가지기 전에 멈춰서 다행입니다.
타인에 의한 삶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게 된 것,
그것이 진정 해피엔딩이 아닐까요? -
푸디 2010.09.17 16:26
마지막회에 관한 제일 공감가는 글이네요. 특히 신유경의 복수...옥의 티라는데 완전공감. 인터뷰를 읽으니 작가분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인것 같더라구요. 작가 말대로 조금은 촌스러울지 몰라도 역시 이렇게 확실한 권선징악 구도와 희망을 주는 스토리가 깊은 무언가를 자극하며 빨려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전 마준이와 한실장의 면회 장면이 제일 눈물이 나더군요. 으흐 담주부터 이제 금단현상...
구일중의 치밀한 올가미 작전에 말려든 한승재는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자네 한 몸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 어찌 해 볼 수 있겠냐?"며, 자네의 시대는 끝났다고 밀쳐버리고 나갔지요. 예상대로 이 모습을 숨어서 지켜 보고 있었던 마준이가 구일중을 부축해 주었네요. 그리고 마준이에게 남겨두었던 한가닥 용서의 동아줄을 이번에는 마준이 잡은 것 같아 한시름 놓기도 했습니다.
드라마가 낳은 최고의 악역 한승재
한승재와 서인숙과 싸잡아서 벌을 주고 싶은 마준이었지만, 매회 방황하는 모습과 흔들리는 모습에 용서하고 싶다, 아니다를 반복해 왔던 시청자에게 마준이에게만은 용서와 화해의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 내심 반갑기도 합니다.
한 회분량만을 남기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는 여전히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습니다. 곪은 상처들을 치료하고 봉합해 가는 과정은, 그 상처가 아프고 깊었던 만큼 간단하고 쉽지 않습니다. 권선징악과 사필귀정이라는 큰 테두리에서 이탈하지 않았던 이 드라마는, 마지막에 어물쩡 화해와 용서라는 이름으로 나쁜 놈이 갑자기 착해져 버리는 맥빠지는 전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끝까지 매력적이에요. 한승재의 일관성있는 악역이 마음에 듭니다. 결말이 요상스런 신파로 끝나버릴 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찢어죽이고 싶은 나쁜 놈이네요.
한승재 역의 정성모와 묵직한 구일중 역의 전광렬의 명품연기가 드라마를 탄탄하게 받쳐주며, 전인화, 전미선, 박상면, 타계한 팔봉선생 역의 장항선 등 드라마의 무게를 잡아 준 중년연기자들에게 박수를 아끼고 싶지 않네요.
긍정의 힘, 빵쟁이의 정직한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탁구가 봉합의 과정 중심에 서있다는 것이 든든하기는 하지만, 탁구 혼자만의 힘으로는 거성가의 상처를 꿰매기에는 힘이 부족할 듯 싶더군요. 다행히 큰누나 자경이가 힘을 실어주어서 한결 수월해지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마준의 눈물고백, "아버지 죄송합니다. 저같은 게 태어나 버려서"
14년만에 털어놓는 마준이의 고백은 가슴이 먹먹해 질정도로 처연하고 불쌍한 고백이었습니다. "죄송해요. 그때 제가 조금만 더 기운이 있었어도, 제가 조금만 더 상황판단이 빨랐어도, 할머니 어쩌면 돌아가시지 않았을 거에요. 그 때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버지 서재문을 두드리는 것 뿐이었어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준의 고백은 구일중의 심장이 멎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지요. "또 죄송합니다, 아버지. 저 같은 게 태어나 버려서...". 마준이의 눈물고백을 듣는 구일중의 표정이 복잡해 보였는데, 추측해 왔던대로 마준이 친자가 알고 있었음이 분명해 보이더군요.
한승재에게 구일중이 그랬지요. "자넨 내 아내를 마음에 품었잖은가? 평생 난 그저 지켜봐야만 했네. 내 아내인 탓에, 내 친구인 탓에..." 자신의 입으로 아내와 친구의 불륜을 그렇게 힘들게 뱉어내고 말았던 구일중이었지요. 그런 구일중에게 마준이가 "저같은 게 태어나 버려서 죄송하다"는 말을 했을 때, 심장이 내려앉는 듯 말을 잇지 못하더군요.
탁구의 등장으로 거성가를 빼앗길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반항하고, 반발이 더 심해졌다는 생각만했는데, 마준이가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이, 한승재와 서인숙이 어머니가 돌아가신던 날 밤 저질렀던 진실보다 더 큰 충격입니다. 그래서 한승재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며 말했지요. 검찰출두가 아니면 외국으로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요. "그게 내 두 아들을 자네한테서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라고 말이지요.
한승재로부터 탁구는 생명 혹은 탁구가 가야할 인생을 지켜주는 일이라면, 마준이의 경우는 한승재에게 아들로 내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저는 해석을 했어요. 구일중은 끝까지 마준이를 아들로 품으려고 하고 있는 것이지요. 한승재의 이기적인 부성애와는 대조적이었던 구일중의 차고 넘치는 큰 부성애였습니다. 낳은 정도 기른 정도 부모와 자식으로 살아온 26년의 정을 마준이의 생부라해도 끊을 수는 없는 것이지요.
"둘 중 하나만 선택하게, 거성인가? 자네 아들인가?" 탁구의 위험을 알리며, 제빵왕 김탁구 대단원을 내릴 마지막 사건 하나를 던지며,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한승재의 악행이 치가 떨리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여자도, 아들마저도 어느 것 하나 가지지 못하는 한승재이기에, 드라마속 인물중 가장 불쌍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준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껍데기뿐이라고 했지만, 한승재처럼 껍데기만을 붙들고 살아온 인간은 또 없어 보여서 말이지요.
끝나지 않은 3차경합, 행복한 빵을 만드는 뺑쟁이의 길을 향해
이번회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탁구와 마준이가 처음으로 마음을 터놓는 장면이었습니다. 결혼을 한 마준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클럽을 전전하며 방탕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탁구가, 클럽으로 찾아가 마준이를 끌고 나왔지요. 마준이를 데려간 곳은 팔봉빵집이었어요. 스승님의 마지막 경합주제 앞에 마준이를 세운 탁구, 탁구가 마준이에게 일깨운 것은 스승님의 마준이에 대한 사랑과 빵쟁이의 길이었어요.
팔봉선생이 마지막으로 자신을 당부하고 갔다는 말에 마준이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지요. 탁구도 함께 울고, 아마 시청자도 이 장면에서 울컥했을 겁니다. 팔봉빵집으로 끌려 온 마준이 탁구에게 물었지요. 힘든 일을 겪고, 다 뺏겼으면서도 왜 계속 웃을 수 있는 거냐고요. 탁구가 마준이에게 했던 말은 팔봉선생의 말씀과 같은 말이었어요. "살아야 하니까. 살아있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끝난게 아니니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결국 다 지나가는 거니까".
저는 마준이가 탁구의 손을 잡았다고 생각했어요. 마준이와 탁구에게 내린 팔봉선생의 3차경합 주제의 빵은 아마 탁구와 마준이가 죽는 날까지 가져가야 할 과제일 거에요. 왜냐면 빵쟁이라는 이름을 걸고 살아가는 동안 계속 만들어 갈 모든 빵들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이기 때문이지요. 빵쟁이의 길이고 말이지요. 결국 빵으로 화해하고 빵으로 길을 찾아 가는 두 녀석은 이렇게 아프고, 슬프고, 즐겁고, 힘들었던 성장통을 극복한 것이지요. 결국 다 지나가는 일들처럼 말이지요.
위험에 처한 탁구, 마준이가 구한다
진구를 잡으려던 한승재는 이중으로 쳐 둔 구일중의 올가미에 걸리고 말았는데요, 한승재 역시도 또 하나의 반전카드를 내밀었지요. 40년 친구라서 그런지 서로의 수를 다 읽고 있는 듯 싶더군요. 탁구에게 닥쳐오는 불행은 이것으로 마지막이었으면 싶은데(아마 그렇게 되겠지요), 탁구는 무사할 수 있을까 걱정이 큰데요, 저는 마준이가 탁구를 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구일중의 분노에 찬 말, "그게 내 두 아들을 자네한테서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저는 이 말을 분명히 마준이도 들었을 거라고 생각되더군요.
문제는 어떻게 구하느냐는 것이겠지요. 개인적으로는 마준이 처음으로 한승재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하는 것을 상상해 봤어요. 탁구를 살려 달라고 말이지요. 무엇이든 자기를 위해서는 한다고 했으니, 탁구도 풀어달라고 사정할 것 같더군요. 자기를 위한다는 모든 일들을 제발 멈춰 달라고 말이지요.
구일중이 마준이를 끝까지 품었듯이, 마준이의 아버지 역시 누가 뭐래도 구일중일 수 밖에 없고, 탁구는 마준이의 하나 뿐인 형, 그것도 함께 평생을 두고 경쟁자로 동반자로 행복한 빵을 만들기 위한 동무잖아요. 마준이 한승재에게 자신을 위한다면 자신이 행복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둬달라고, 또 부탁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예전에 신유경의 아버지 사건으로도 같은 부탁을 했던 마준이었지요.
대형사고란 거성의 후계자를 안하겠다는 폭탄발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승재와 서인숙에게 이같은 좋은 복수도 없을테니 말입니다. 한승재는 그래도 생부이니 직접 치지는 못할 것이고, 생부임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자신에게 아버지는 구일중 한 분이라고 한승재에게 대못을 박아 버리는 것입니다.
신제품 빵을 만든 것을 비밀에 부치고 있는 마준이가 한승재를 위해 만든 빵이 아니라고 했는데, 누구를 위한 빵인지 궁금한데요, 아마도 거성이라는 울타리에 있는 가족을 위한 빵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마준이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하는 빵, 마준이를 끝까지 보듬으려 하는 탁구와 아버지, 그리고 아내 신유경을 위한 빵말입니다. 신유경의 분위기가 호러과로 변해 버려서 해피엔딩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신유경이 행운의 모자를 쓰고 떠나는 결말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제 곧 결말이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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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2010.09.16 13:10
제발 마준이가 구해주고요 나쁜짓한 사람들은 사법처리 받게 해주세요 애들이 보면 안될만큼 폭력배동원의 무법천지가 세상의 질서가 아니고 법이란게 있다는걸 보여 주길 바랍니다 어떤 처벌도없다면 약한사람들을 괴롭혀도 불법을 저질러도 멀쩡한 세상으로아이들은 잘못알것같아요
아버지 구일중을 지키겠다고 거성가로 들어간 탁구, 결말을 위해 드라마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긴 시간 돌아서 모든 문제의 발단이었던 탁구가 거성가로 돌아 온 이유와 서인숙과 한승재의 비밀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일보직전으로 헝클어진 조각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이 모든 일이 구일중의 치밀한 계획이었다는 사실이 암시되어 충격적입니다. 기둥뿌리 썩어가는 것도 모르던 구일중이 바보가 아니었고, 위험한 도박임에도 구일중은 모든 것을 걸어야 했습니다. 거성을 지키느냐 뺏기느냐라는 도식적인 양분법으로 구일중의 연극을 분석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이면에 있는 구일중의 보다 복잡한 심정을 읽었습니다.
뇌출혈까지도 구일중의 치밀한 계획의 일부였는지는 모호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견하고 준비했던 일들이었지요. 뇌출혈을 스스로 조작했다고는 보여지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구일중의 목숨이 협박받고 있었던 것만은 분명한 일이었기 때문이지요. 뇌출혈은 구일중에게 암암리에 닥쳐오던 신변의 위협과 별도로 일어난 일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구일중은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했고, 그것이 탁구에게 전해진 위임장이었지요.
탁구가 내민 구일중의 위임장은 거성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지요. 서인숙과 한승재는 38%라는 거대 지주의 자격을 가진 탁구로 인해 마준이의 입지를 지키지 못할까 걱정이고, 마준이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은 구일중에 대한 원망과 분노만을 키울 뿐입니다. "그만하라고 사정하고 애원할 때까지, 그자식을 밟고 또 밟아 버릴 거예요. 당신이 그렇게 사랑하는 그놈을 내가 어디까지 고꾸라 뜨리는지 두고 보세요".
이사회에서 차기 후계자로 입지를 굳히려는 마준은 이사진들의 표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컨설팅, 마케팅, 재정전문가들과 거성의 사업계획을 착실히 준비합니다. 탁구는 탁구대로 자신의 방법으로 이사회 준비를 하지요. 산더미같은 서류들, 어려운 경영용어들을 탁구는 알지 못합니다. 말 그대로 까막눈이지요. 못된 마준이 녀석이 이사진 임원들에게 말했듯이, 국민학교 중퇴에 길거리에서 깡패로 굴러먹다, 한 2년 팔봉빵집에서 빵을 만들어 봤던 것이 탁구의 이력 전부니까요. 그런 쓰레기같은 녀석과 저울질을 할 거냐던 마준이, 정말 날이 갈수록 하나도 변함없는 쓰레기 사고방식을 가졌으니, 이 녀석에 대한 실오라기 같은 애정이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없어지네요.;;;
결말을 향할수록 오락가락하는 마준이와 신유경의 분별력없는 캐릭터는 애정을 주기가 힘이 듭니다. 마준이는 시청자의 동정심을 위한 인간적 고뇌를 보이는 듯하다, 상처 한번 받으면 악마캐릭터로 돌아가고, 신유경은 거성식품으로 돌아와야 할 명분도 자존심도 팽개치고, 비서실에 떡하니 출근을 하니, 이해불가 불쌍한 캐릭터로 전락해 버린 듯 합니다.
마준이가 채워준 서인숙의 비밀팔찌는 고작 신유경과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협박용에 불과했으니, 그 사건의 중대함마저 마준이의 비뚤어지고, 이기적인 사랑놀음에 의미가 퇴색해 버린 듯 합니다. 결국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엄마, 입 닥치세요"의 협박용 소품정도 밖에 안됐으니 말입니다. 서인숙의 뉘우침을 위한 실오라기같은 희망이었는데, 마준이의 이기적인 사랑을 위한 도구였다니 실망스럽네요.
그래서 이제는 대놓고 구일중과 탁구의 거성을 응원하고 싶네요. 마준이와 서인숙, 그리고 한승재의 기형패밀리의 손에 거성식품을 맡기느니, 탁구가 거성식품을 이어받을 뜻이 없다면, 기업을 통째로 사회에 환원하라는 충고까지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하고 있는 자경이가 있다고 하지만, 상속의 의미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더 공부나 했으면 싶고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새파랗게 젊은 경영인들이 '핏줄입네' 하고 경영일선에 뛰어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거든요.
단 1%의 지분도 자신에게 주지 않은 구일중에 대한 분노와 서운함이 마준이의 마성에 더욱 부채질을 했지만, 구일중으로서는 당연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구일중이 계획한 시나리오였다는 것에도 그 근거가 있지만,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1%의 지분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마준이에 대한 애정문제와는 별개로 봐야 합니다. 구일중이 탁구에게 모든 지분과 권한에 대한 위임장을 준 것은 서인숙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함이에요. 단 1%가 아쉬운 마당에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1%의 지분도 마준이에게 넘어가게 해서는 안될 일이지요. 구일중은 마준이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 없었을 겁니다. 핏줄이다 아니다를 떠나 마준이의 품성이 회사를 경영할 자질이 되지 못한다는 구일중의 판단때문이었겠지요.
지금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구일중의 싸움은 핏줄의 싸움이 아닌 회사경영에 관한 싸움이에요. 구일중이 서인숙측으로 회사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구일중 다음으로 최대지주인 서인숙의 지분을 받을 사람이 마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지분을 줄 수는 없었을테니까요. 혹시라도 유산상속이었다면, 저는 구일중이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탁구에게 주는 서류를 작성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탁구의 마준을 이기는 방법 '김탁구답게'
탁구가 찾은 답은 미순의 화이팅에서 얻은 것처럼 단순합니다. "나답게, 김탁구답게"입니다. 탁구는 경영을 모릅니다. 거성을 죽이고 살리는 것도 서류가 아닌 빵에 있다는 것 밖에는 몰라요. 빵만드는 회사니까요. 탁구가 거성을 배우는 방법은 복잡한 서류들을 통해서가 아니었어요. 거성식품의 빵이었지요. 지난 3년간 잘 팔린 빵과 안 팔린 빵의 맛과 문제점, 소비자들의 반응은 거성 식품의 빵이 말해주는 거에요. 탁구는 그것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지요. 빵을 통해 문제를 보는 것, 그것이 탁구의 방법이에요. 탁구는 빵밖에 모르니까요.
구일중이 연극을 꾸민 이유
그럼, 이런 연극을 한 구일중의 의도는 뭘까요? 몇 가지의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서인숙의 기형패밀리에게서 거성을 지키기 위함이었을테고, 거성가에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함일테지요. 또 다른 이유는 탁구를 정식으로 거성가의 장남으로 당당하게 공개하는 것이었어요. 탁구에 대한 존재는 거성가의 임원진들도 이제서야 알았을 정도로 호적상에 올려진 이름일 뿐이었지요. 구일중이 김미순에게도 탁구에게도 그런 말을 했었지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겠다고요.
구일중은 탁구와 미순의 불행했던 14년이 자신이 탁구의 자리를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탁구가 거성가에 왔을때, 서인숙이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일이 탁구를 호적에 올리는 일이었어요. 탁구를 거성가에서 살게 하는 것은 받아들이겠지만, 호적에 올리는 것만은 안된다고요. 탁구를 호적에 올리는 일에 미적거리던 시기에 홍여사의 죽음이 있었고, 유경의 전보를 받은 탁구가 청산으로 마준이와 가출을 한 일이 있었지요. 그 후 탁구는 거성가를 나가 버렸고요. 탁구가 거성가를 다시 뒤흔들게 된 계기는 자림이가 떼 온 호적등본 때문이었어요. 이것을 본 서인숙은 그때부터 거성의 후계자 문제를 집요하게 거론하면서,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라는 압력을 넣게 되었지요.
구일중의 입장에서 비록 기른 정은 있지만, 싹퉁머리도 없는 놈에게 거성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차라리 여자아이지만 자경이에게 물려주거나, 언젠가 찾을 지도 모를 탁구를 염두하고 있었을테고요. 드라마를 떠나 현실적으로도 구일중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그런 결정이 이해도 되고 말이지요. 사실 드라마이기 때문에 마준이도 동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인물이라면 마준이 같은 못된 녀석을 얼마나 동정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키워준 은공도 모르는 싸갈통머리 없는 녀석이라고 욕이나 먹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무엇보다 탁구의 빵이 탁구를 말해주는 결정적인 것이었고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나눌 줄 아는 마음, 따뜻한 기운이 나는 빵,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빵냄새가 나는 탁구의 빵말이지요. 빵을 대하는 탁구의 마음이 거성의 이사회도 움직일 것이라 생각했을 구일중입니다. 그리고 탁구 스스로를 통해 구일중의 장남임을 입증하게 하지요. 탁구가 구워낸 투박하고 못생긴 빵처럼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없이 살았지만, '나는 높을 탁, 구할 구자를 쓰는 빵을 굽는 김탁구, 구일중의 아들입니다'라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서인숙과 한승재의 악행을 밝히기 위해서 연극이 필요했지요. 뒤로는 구일중의 밀사인 조진구를 움직이게 하고 있고요. 한승재가 주먹쓰는 진구에게 시킬 수 있는 일은 구일중, 김탁구, 혹은 김미순을 제거하라는 명령일 것입니다. 이사회에서 탁구로 인해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는 일이 틀어진다면, 한승재와 서인숙은 분명 이 세 사람중에 누군가를 제거하려 들 것이고, 이 일은 한승재가 진구에게 시킬 가능성이 크지요. 서인숙과 한승재의 덜미를 잡기 위한 위험한 도박, 진구형님이 하게 될 일이 무엇인지도 이제 곧 드러나겠네요. 무서운 구일중이기는 하지만 욕을 하고 싶지는 않군요. 워낙 한승재, 서인숙, 그리고 마준이가 나쁜 X들이라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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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세라 2010.09.02 13:27
마준이와 유경이 캐릭터가
널띄기 하는것 같아요.
종잡을 수 없다고나 할까요 ;ㅁ;
한승재와 서인숙과 더불어 말이죠.
악역도 좀 매력적으로 이해되게
그려주셨으면 좋을텐데
작가님께서 그쪽으론 영 아니신 것 같아요 ;
물론 은근 반전이나 이런 건 좀 있으신 분
같긴 해요. 그덕분에 이제까지 나름 드라마를
놓아버리게는 안하시는..
스토리들을 이리저리 복선등등으로
벌려 놓은 것은 많으신데
그게 잘 수습이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는것 같은데
뭐 일단 드라마는 꽤 남았으니
더 지켜봐야겠죠~
탁구의 나답게~ 김탁구답게~♬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저도 보면서
나도 나답게 살아야지~ 두주먹 불끈 했어요!ㅎㅎ
오늘 드뎌 탁구와 미순 모자의 상봉이 이루어 지는 건가요?
오랜만에 탁구로 본방사수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고,
누리님 리뷰까지 바로 읽을 수 있으니
더 좋네요~^^
근데, 정말 팔지의 용도가 고작 결혼 허락용이라면
너무 허무한 것 같아요;
그 팔지만도 마준이가 몇번씩 꺼냈다 넣었다
얼마나 만지작 거리고 고뇌하고 했는데 말이죠 ;ㅁ;
참 저도 거성을 전문 경영인이 경영했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에서라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눈물 속에 치뤄진 팔봉선생의 발인식은 그의 자리가 얼마나 컸었는지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탁구와 마준이, 그리고 팔봉빵집 식구들과 함께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팔봉선생을 보내 드리는 제빵사들의 팔봉선생에 대한 경의와 조의가 뭉클했었네요.
이번 회, 구일중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것 같은 불안감이 터져 버렸는데요,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지요. 하긴 쓰러지지 않는다는 게 이상할 정도였지요. 아내 서인숙이 어머니의 죽음과 관계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의문, 30년을 오른팔로 의지했던 한승재의 음모와 배신, 탁구엄마 미순의 거성가를 향한 복수의 움직임, 마준이와 탁구의 갈등, 스승님의 죽음 등등 혼자 감내하기에는 너무 버겁다 싶을 정도로, 구일중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일들이 많았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정작 마준이에게는 마준이 것이 없었어요. 탁구때문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빼앗겨 버렸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어머니로부터 말이지요. 서인숙의 거성가에 대한 야욕은 마준이의 청춘도, 꿈도, 사랑마저도 짓밟아 왔어요. 오로지 거성가의 후계자에 걸맞는 옷만을 강요했던 서인숙이었지요. 진심으로 신유경을 사랑하게 된 마준이는 이제 어머니가 맞춰주는 옷을 벗으려 합니다. 마준이가 숨쉴 수 있는 단 한 사람 신유경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지요. 할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서인숙의 팔찌는 마준이의 마지막 서인숙으로부터의 탈출 열쇠입니다. 효력을 발휘할지 또다른 비극만을 낳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팔봉선생의 편지를 읽은 마준이는 비로소 스승님에 대한 뼈에 사무치는 죄스러움과 사랑에 오열하고 말지요. 같은 시각 팔봉빵집에서 탁구가 스승님의 3차경합 과제를 보고 스승님을 부르며 오열하고 있었듯이 말이지요.
제빵왕김탁구의 반전이라 할 수 있을 구일중의 뇌출혈은 용서와 화해를 향한 수순이겠지만, 저는 조금 실망하기도 했답니다. 뭐랄까? 이 모든 책임을 지고 봉합해야 할 구일중이라는 인물이 쓰러져 버렸으니, 탁구의 사람을 움직이는 힘으로 통한 감동은 주겠지만, 무책임한 아버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쓸까 걱정이 되어서 말이지요. 마치 사고친 사람따로, 수습하는 사람따로인 모습같아서 말입니다.
여튼 구일중이 빨리 쾌유되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지난번 교통사고에서 지나치게 겸손한(?) 부상을 입어서, 이번에는 아예 신체 한쪽이 마비될 수도 있을 후유증을 줄 것 같은데, 거성식품이 걱정입니다. 서인숙보다는 한승재의 야욕이 더 무서워서 말이지요. 구일중이 쓰러진 와중에 집의 금고를 뒤져 구일중의 지분들 서류를 찾아내는 모습을 보니, 정말 인두겁을 쓴 버러지보다 못한 짐승같더군요. 그러게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한승재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같아 보입니다. 에이, 나쁜놈, 퉤퉤퉤입니다.
탁구를 위해서라도 그만 멈춰달라는 구일중의 말에 미순은 서인숙의 팔을 놓아줍니다. 미순이 드디어 탁구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어엿한 청년이 되어 훌륭한 제빵사가 되었다며 구일중도 울먹이고, 미순은 탁구가 살아있다는 말에 주저앉아 가슴을 뜯을 뿐입니다. 그저 살아있다는 말에 감사할 뿐인 미순이지요.
탁구가 거성가로 간 이유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팔봉선생이 죽기전에 마지막 경합과제를 내고 갔는데요, 저도 이 주제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결국 이 드라마의 주제는 용서와 화해, 사랑과 행복으로 봉합되어야 할테니까요. 물론 서인숙과 한승재의 악행은 응당한 댓가는 치뤄야 할 것이지만요. 일단 반성부터 빡세게 시키고, 그 다음에 용서를 하든지 끌어안든지 하고 싶거든요. 이런 나쁜 인간들은 말이지요.
팔봉선생이 탁구와 마준이에게 내 준 3차경합의 답은 이미 드라마에 나와 있었어요. 처음부터 말이지요. 우선 3차경합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탁구가 거성가에 입성한 대형 사건부터 먼저 짚고 가야겠습니다. 3차경합의 주제와 탁구가 거성가로 간 이유가 결국 같은 답이기 때문이에요.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의 지분과 재산서류, 그리고 편지를 읽고 고민합니다. 어느 날, 회장님이 힘없는 모습으로 찾아왔었지요. 탁구가 거성가에 필요하다고 말이지요. 누구를 믿어야 할지, 주위에 아무도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면서요.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이 외롭고 고독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 이유가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까지도요.
탁구를 해하려는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마준의 질투를 탁구는 지금까지 위협적으로 받아왔고 느껴왔어요. 그 거성가에서 탁구를 유일하게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구일중이 소위 따돌림당하고 있다는 것을 탁구가 모를리 없어요. 탁구는 아버지를 더 이상 힘들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자신으로 인해 거성의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고, 아버지 구일중에게 원망의 화살이 돌아가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탁구는 아버지가 "너는 내게 특별한 아들이다"라고 말해준 것만으로도 족했던 아이였지요. 아버지와 함께 살든, 살지 않든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까요.
탁구가 구일중의 아들이라는 것을 공표하는 것은 거성가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족임을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생각을 했어요. 탁구는 주주총회니, 이사회니, 후계자니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요. 탁구는 거성식품이 아버지가 일군 회사라는 것밖에는 몰라요. 그런 아버지의 모든 것을 누군가가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에 분노하고, 구일중의 거성을 지키기 위해 14년만에 거성의 대궐같은 집에 입성을 한 것이지요.
탁구가 거성가의 장남이라고 밝히면서 거성가의 가족이라는 것을 공표했다고 했는데요, 여기서 팔봉선생의 3차경합의 주제가 함께 연결되는 거라 생각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뭘까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빵이라고 생각해요. 일차적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가족이에요. 사랑하는 가족이 먹을 빵, 굽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이나 행복한 빵이지요. 탁구가 마지막으로 팔봉선생이 구워주었다는 빵을 아침식사로 팔봉빵집 식구들에게 내밀었을 때, 모두 행복해 했던 것처럼요.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권선징악, 사필귀정, 결자해지 등등...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팔봉선생의 철학인 '사람과 가족'에 있을 겁니다. 가족을 위한 마음으로 빵을 구우라는 것 말이지요. 탁구에게 마준이를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라며 끝까지 품으라고 했던 팔봉선생의 유언, 구일중이 껍데기뿐이지만 그래도 지켜야 한다고 했던 가족 말입니다. 그 마음으로 탁구와 마준이가 함께 상처를 봉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빵쟁이가 지녀야 할 장인의 자세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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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김진옥) 2010.08.27 11:11 신고
우와~~ 누리님...대단하세요...
어쩜 드라마 못봤는데 상세히 글을 흥미롭게 써주셔서 잘 읽고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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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순이 2010.08.27 13:02
전 어제 제빵사들이 울면서 늦어서 미안하다고 했을때, 미순이가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울었을때와 3차 경합의 과제를 받고 오열하는 탁구와 마준이를 보면서 울컥 했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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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2010.08.27 14:10
항시 누리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는 1인입니다.
리뷰를 보면 드라마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갖게 만드는 것 같아요^^
좋은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
건강천사 2010.08.27 17:26
>>ㅣ야..
완전 장남 탁구 멋져버립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ㅎ
뇌경색은 갑자기 왜 걸려서 ㅠ. 그렇게 건강천사가 입이 닳도록
운동하고 잘 먹으라고 했는데 흑흑...
다음 리뷰 완전 기대하고 있을께요 :) -
HJ 2010.08.28 02:21
친구들과 모여서 함께 봤는데요.. 정말 숨도 못 쉴 정도 였어요..예전에 대결구도의 드라마에 빵이나 명장이나 권선징악이나 연기력이나 모두 합처 놓은니 정말 재밌더라구요.. 다음편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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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세라 2010.08.28 17:41
미순이가 울 때 저도 부모님 생각이
나면서 함께 있을 때 잘해드려야겠다.
뭐 이런 생각이 들면서 엉엉 울었네요..
마준이가 생각의 변화가 어느정도 왔는지
알쏭달쏭 했는데,
부디 변화를 이루고..
이 드라마는 특히 마준이는
좀 꼭 변화하고 행복해 졌으면 좋겠어요.
유경이도요.. 너무 불쌍~
탁구도.. 나중엔 미순이랑.
함께 빵집 열고 엄마 모시고
행복했음 좋겠구요..
거성이고 뭐고.. 그런건 미련두지 말구요.
뭐 어떻게 풀어가실진 작가님 마음이지만요..
암튼 이번주 꽤 괜찮았던 탁구네요..
누리님의 상세한 리뷰도 잘 읽고 갑니다^^ -
여기클릭 2010.08.28 19:45
저는 여러분들께 애인대행 첫경험을 경험한 사람으로 몆자올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는27세되는 회사원 입니다.
지금까지 여자친구 하나없이 이나이 먹도록 직장생활만 해왔읍니다.
주말이면 컴퓨터 앞에만 앉아지내곤 했읍니다.
우연히 애인대행이란 곳을찿아 들어 가 보았읍니다.
그중에 바나나만남이란곳을 찾았읍니다.
회원으로 등록해서 프로필을 열람 해보니까 이쁜 여자분들 사진이 많이 등록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쪽지를 몆번 주고받다가 전번까지 가르쳐 주더라 고요.
서로 연락을 몇번하다가 그래서 지금은 동생 오빠 사이로 주말에 등산도 같이하고
영화도 같이보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요
여러분도 http://sef.jpn.ch 들어가셔서 좋은인연 한번 만들어 보세요.
구일중은 마준에게 차갑기만 했을까?
저는 여전히 구일중이 마준이가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설사 구일중이 모른다고 할지라도 구일중이 마준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해요. 마준이는 26년을 구일중의 곁에서 아버지의 것을 누리고 산 것도 맞고, 탁구는 단 몇개월만을 아버지 집에서 아버지 외에 다른 거성가 식구들을 따가운 눈총 속에서 살다 헤어졌기에 구일중이 탁구를 보는 눈이 더 애틋할 겁니다. 어느 부모가 그러하지 않겠어요. 마준이에게는 아버지로서 물질적인 것은 풍족하게 뒷받침 해줬지만, 정을 한 번도 주지 않은 매정한 아버지라는 시선도 일부분은 구일중을 탓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정을 주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고 단순히 구일중을 차가운 아버지 혹은 악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구일중이 마준이를 따뜻하게 대해준 적이 거의 없었어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딱 한번 팔봉빵집에서 마준이를 보고 최선을 다하라며 어깨에 손을 얹어주던 날, 처음으로 마준이에게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날 탁구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도 못하고, 구일중의 손수건을 받아들고 가슴에 품고 아버지를 느꼈던 날이었지요.
유부남이 집에서 일하는 여자와 부절한 관계를 맺고 아이까지 낳았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용서받지 못할 죄까지는 아니지만(당시 시대상황이라는 것에서도 이해가 가는 부분도 많고요), 도덕적인 비난을 죽을 때까지 구일중이 지고 가야 할 업보일 것이고, 십자가일 것입니다. 서인숙의 말처럼 그 재앙의 씨앗인 탁구로 인해 악연과 악행을 낳았으니까요. 그러나 여기서는 이 부분은 접고 단지 아버지 구일중의 모습만 살펴보고자 합니다.
잘못된 자식을 회초리로 다스리는 것도 부모다
구일중과 마준이의 직접적인 대화가 처음 나온 부분은 탁구와 마준이 미순이 아프다는 유경의 전보를 받고 청산에 함께 다녀왔던 날로 기억됩니다. 마준이가 서인숙의 패물과 현금을 훔쳐서 나갔다가 깡패들에게 빼앗기고, 탁구랑 한승재를 따라 서울로 돌아왔었지요. 집에 돌아 온 마준이와 탁구를 보고 서인숙이 대뜸 탁구에게 "내 돈 훔쳐서 어디다 썼니? 네 애미한테 줬냐?" 라며, 탁구를 도둑취급부터 했었지요. 이 때 마준이 놀랍게도 자기가 훔쳤다고 술술 고백을 했었어요.
구일중이 마준이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든 몰랐든, 마준이의 말은 실망이었을 겁니다. 만약 마준이 탁구가 훔쳐달라고 시켰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지도 몰라요. 마준이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의 싹정도는 보였을테니까요. 탁구가 그런 일을 시키지 않았을 거라는 것은 구일중은 알고 있습니다. 청산공장에서 빵을 훔쳤다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고물을 팔아서 빵값을 갚으러 왔던 아이였으니까요.
다음 일요일 구일중의 작업실에 나타난 인물은 탁구가 아닌 마준이었지요. 당일 탁구는 한승재의 협박으로 집을 떠나 원양어선에 팔려갈 뻔한 날이었고요. 그리고 14년이 흘러 구일중은 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가슴에 돌덩이처럼 얹고 살던 혈육 탁구를 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구일중이 아닌 마준이었어요. 마준이는 자신이 구일중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때문에 더욱더 구일중의 인정을 받으려 했고, 매사에 일등을 하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겁니다. 드라마에서는 생략되었지만 공부도 더 열심히 했을 것이고, 빵도 정말 피똥싸듯이 열심히 배웠을 거예요. 그런데도 구일중은 마준이가 탐탁스럽지 않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마준이의 캐릭터를 통해 나타난 것과 같이 지나친 경쟁심과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때문이었을 거예요. 서인숙의 말을 통해 보면 여자문제도 많았던 것 같고요.
자, 그럼 우리가 아버지의 입장이 되어서 마준이를 한 번 보자고요. 탁구의 존재를 2년이나 숨기면서 탁구를 이기면 그 때 말하려 했다는 마준이에게 구일중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무한 이기주의와 경쟁심에 무조건 최고가 되려고 하는 아들을 볼 때, 그것도 어머니는 다르지만 형인데, "내 자식 목표의식이 투철하구나"라고 엉덩이 톡톡 두드려주고 싶을까요? 아니면 사람 되라고 엉덩이 팡팡 때려 줘야 할까요?
저는 후자입니다. 극중 구일중의 캐릭터 역시도 후자 쪽이었을 겁니다.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는 마준이는 아버지의 꾸짖음은 무조건 탁구때문이었다고 생각했고, 거성가에서 탁구가 잊혀져 갈 즈음에는 아버지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 혹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피해망상증만 키웠지요. 아무리 무심한 아버지라 할지라도 같이 살면서 마준이의 품성이 어떠하다는 것쯤은 구일중은 알고 있는 것들이에요. 그러니 구일중은 마준이에게 더 차갑고 냉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 시대 아버지들은 "우리 머리 맞대고서 대화로 해결해 보자" 보다는 꾸지람이 되었든, 회초리가 되었든, 자식에게 엄한 아버지들이 대부분이었을 테니까요.
만약 자신의 친아들이 아니라면, 아마 얼굴을 맞대는 일이 죽기보다 싫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치지 않은 이유는 가정을 지키고, 무엇보다 서인숙의 명예를 지켜주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구일중 자신 역시 같은 죄를 저질렀기에 서인숙만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요. 애정없이 사는 부부라 할지라도 배우자의 불륜으로 가정을 쉽게 깨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들이 있지요. 사회적인 체면도 있을 것이고, 자림이와 자경이 문제도 있을 것이고 말이지요.
구일중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고요. 자그마치 2년이었어요. 마준이가 탁구와 팔봉빵집에 있었던 시간이 말이지요. 서인숙이 알았었더라면 숨길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마준이는 왜 숨겨야 했는지 구일중으로서는 도무지 용서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탁구와의 경합에서 이긴 다음에 말하려 했다는 말을 듣고는 더 기가 찼을 거예요.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지만 탁구의 존재를 숨기고, 더군다나 경합에서 이긴 다음에 말하려 했다니, 구일중은 마준이의 비뚤어진 경쟁심이 천륜마저 깨고 있다는 것에 자식이지만 실망을 금하지 못했을 겁니다. 혹이라도 마준이 친자가 아닌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속에서 피눈물이 맺혔을 거예요.
아버지로서의 구일중을 깊게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은 또 있어요. 2차경합에서 이스트없이 빵을 만들기 위해 거성식품의 발효연구실을 이용하는 마준과 구일중이 마주쳤던 날이었지요. "뒤에서 내 회사사람 이용해서 반칙으로 경합하려고 했어? 너의 승부가 이런 식으로 탁구를 이기겠다는 거였어? 정말 실망이구나. 이기더라도 네 힘으로 이기고, 떨어지더라도 네 실력으로 떨어지도록 해".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구일중이 가장 기초집단인 가정에서의 교육자여야 할 부모의 올바른 모습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상대가 탁구아니라 그 누구라 할지라도, 반칙을 이용하는 아들을 자식의 앞날을 생각하는 아버지라면, 반드시 꾸짖었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반칙이 아닌 너의 힘으로 이루라고 말해주는 아버지가 자식을 생각하는 아버지일까요? 아니면 반칙을 묵과해 버리는 아버지가 자식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걸까요?
마준이에게 정을 주지 않는 모습만을 보면서 구일중을 무정한 아버지라고 평하기를 주저하지 않지요. 저 역시 이부분 어느정도는 공감해요. 하지만 성품이 삐딱한 아들을 무조건 감싸는 아버지를 좋은 아버지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마준이의 처한 상황을 마준이의 입장에서 보면, 구일중의 차가움이 더 느껴질 수도, 그리고 정을 받지 못한 마준이가 불쌍하다고 보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마준이를 보면 사랑을 받는 것도 자기 하기 달렸다는 말처럼, 성격적으로 사랑받지 못할 성향들이 너무나 강합니다. 서인숙이 무조건 감싸는 것을 보고 서인숙이 마준이의 장래를 위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 한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준이의 잘못을 냉정하게 꾸짖는 아버지 구일중에 대해서는, '그래도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려고 하는 아버지구나' 라는 평가보다는 정을 주지 않는 차가운 아버지로만 몰아세우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구일중이 팔봉선생으로부터 빵을 배우고 빵공장을 세웠던 이유는, 배고픈 사람이 없게 만들고 싶었던 구휼의 마음이 컸었지요. 전쟁후 가난한 시절, 친구가 배를 곯아 죽은 것을 봐야했고, 구일중이 양산빵을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배고픈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도 애국의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었지요. 그 거성의 이념을 구일중은 마준이보다는 탁구가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봤을 겁니다. 친자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말이지요.
"아버지가 차갑게 대하니, 비뚤어질테다"라는 사고방식은 마준이의 열등감에서 나오는 변명에 불과합니다. 어려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해도,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자아라는 개념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모습이에요. 게다가 탁구를 해하려는 것도 모자라, 방화에 절도까지 범법행위마저 서슴지 않았으니, 갈 때까지 가버린 마준입니다. 이렇게 만든 것이 아버지 구일중의 차가움때문에 기인했다고 보는 것은 마준이를 위한 자기합리화의 구실에 불과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서인숙과 한승재에게 마준이의 출생비밀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두 사람에게 입도 뻥끗 못하게 할지도 모르고요. "탁구도 마준이도 나, 구일중의 자식이다. 마준이의 비밀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라. 내 아들 마준이가 알게 한다면 한승재 널 죽여버릴 것이다"이러면서요. 물론 밖에서 마준이 이 대화를 듣고 눈물을 한가득 머금겠지요. 그리고 구일중이 바라는 인간다운 사람으로 거듭난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만약 파멸을 향해 간다면 서인숙, 한승재와 함께 드러누울 자리 열심히 삽질해야 겠지요. 그보다는 콩밥 열심히 먹을 준비부터 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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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천사 2010.08.21 10:15
저는 구일중씨 캐릭 덕분에
드라마가 무게 중심을 잡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선과 악이 너무 분명해서 가볍게 여길 부분도
멋진 연기자들과 캐릭성격이 무게를 더해주는 것 같달까요
초록누리님의 글 덕분에 전광렬씨의 멋진 연기도 빛났는데
아버지로의 극중 캐릭를 더 살려주는 것 같습니다 ~ -
에구궁 2010.08.21 13:45
올려주신 글에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그런데 구일중이 악인은 아니었어도 좋은 아버지는 결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한다해도 말입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늘 엄하고 일방적인 아버지였지요.
어릴적 빵만드는거 따위 싫다고해도 억지로 공장에 데리고 다니던 아버지였지요.
엄마인 서인숙에게 늘 차갑고 늘 통보만하는 아버지가 구일중이었지요.
게다가 엄마아닌 다른 여자와 아이도 낳았으니까요.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아버지가 아이들 눈에는 어찌 비춰졌을까요?
부모님이 서로 사랑하고 화목한 집안에서는 형제끼리도 서로 사랑하며 나아가 사람을 귀히 여기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저는 그래서 구일중이 여러 사람을 배불리 먹일 빵을 만들기 위해 양산빵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할때 좀 뜨악 하더군요 자기 가족들 조차 제대로 배부르게(? 모두들 사랑에 굶주렸지요) 해주지 못하고선 어찌 다른 사람을 배부르게 할 빵을 만들까? 하고요.
자신의 기업 이념을 자기 가족들에게 조차 이해 못 시키고 어찌 기업을 키우겠다는건지요?
사랑은 마음속으로만 한다고 해서 사랑이 아닙니다. 표현해야 사랑이지요.
그런면에서 구일중은 좋은 아버지 ..훌륭한 기업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행인 2010.08.21 14:57
공감가는 글이로군요 ^.^ 가끔 구일중을 매정한 아버지와 악인으로 몰아가는 글들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졌거든요. 본인이 낳지않은 자식이라서 사랑을 주지않았다는 건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구마준 뿐만 아니라 구자경,자림한테도 그렇게 살가운 모습을 보인 적은 없으니까요. 오히려 채찍질하는 모습에서 구마준에 대한 애정이 그래도 있구나란걸 늘 느꼈는데 말이죠. 그만한 재력이니 남의 자식이라도 키울 수 있는것 아니냐라는 말들도 많았지만 거기에 대해서 전 키울 능력이 있는것과 키울 결심을 하는건 별개라고 생각한답니다 ^.^
엄청난 비밀을 알아버리고 컴플렉스에 사로잡힌 마준이가 물론 불쌍하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마준이에게 사실은 따뜻한 사랑을 주고 있다는걸 모르는 마준이가 더 불쌍하게 느껴져요. 목요일 방송분에서도 팔봉선생이 쓰러지기전 대화에서 팔봉선생이 자기를 싫어해서 그간 꾸짖었다고 생각하죠. 구일중에게도, 탁구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있는것 같죠..언제쯤 깨달을까요. 지금 마준이의 행보가 점점 마음에 들진않지만, 결국에는 다 좋게 끝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