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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5 '강력반' 위엄 뺀 송일국의 변신, 숨길 수 없는 연기력 (21)
2011.03.15 11:06




송일국이라는 이름에는 제왕 혹은 장군의 포스가 따라 다니지요. 그간 송일국이 출연했던 대부분의 작품에서 송일국이 연기한 캐릭터가 만든 이미지때문일 겁니다. 시청률 실패작이었던 신불사 역시도 시대만 달라졌을 뿐, 제왕의 카리스마가 넘쳤던 작품이었지만, 송일국의 연기력도 연출과 대본의 허접함을 메꿀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송일국이 허름한 밀리터리 룩에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강력반에 첫 등장을 했을때, 저는 옳거니 했습니다.
배우란 모름지기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그 배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굳어진 이미지에 변신을 꾀할 수 있는 빠른 길이었기에, 송일국에게 새로운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개인적으로 빡세라고 불리는 박세혁 형사로 변신한 송일국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진가가 나타나고 있는 꽤 매력적인 인물이라 생각되더군요. 시청자의 드라마 취향이 다르겠지만, 강력반의 빠른 호흡과 다양한 사건들을 단편영화처럼 촘촘히 엮어가는 형식이 마음에 들고, 긴장감과 몰입도면에서 싸인에 이어 높은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싸인과 쌍둥이같은 강력반, 흥미로운 사건은 계속된다
강력반은 사건을 전개하고 인간관계의 얽힘이 싸인과 무늬만 다른 쌍둥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비슷합니다. 싸인과 강력반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통해 사회부조리와 부패를 드러내고 해부한다는 점에서는, 그 태생이 같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싸인이 국과수의 사체부검실에 들어온 시신을 중심으로 사건들을 드라마 속에 풀어 나갔다면, 강력반은 사건 자체가 모티브가 되어 스토리를 풀어나간다는 것이겠죠. 싸인은 국과수 부검실이었다면, 강력반은 범죄가 일어난 현장이 무대가 됩니다. 
5년전 딸 해인이를 잃고 복수와 죽음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려는 형사 박세혁(송일국)은 집착증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지만, 집착증의 실체가 부성애와 사건에 대한 의문점이기에, 그 캐릭터마저 설득력있게 다가옵니다. 임신중인 약혼녀를 잃은 이동석(이민우)의 실체가 보석절도범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 그리고 장일도(이종혁)가 진짜 총을 쏜 이유에 대한 비밀이 있음을 암시하는 순간, 드라마는 개인적인 원한이나 보석절도라는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거대한 집단 혹은 권력형 범죄로 의혹을 품게 합니다. 5년전 장일도에 의해 죽은 유명철 사건은 드라마 강력반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되겠지요. 이 점에서는 싸인에서 서윤형 사건이 시작점이자, 종결점이었다는 것과 같은 모양새입니다.
큰 줄기가 되는 5년전 사건에 하나씩 터지는 사건들을 퍼즐조각처럼 맞춰가는 형식 역시 싸인을 연상시키지만, 싸인처럼 싸이코 패스에 의한 무차별 살인사건들과는 달리, 이유와 목적이 분명한 사건들이라는 점에서는 범죄심리를 동원한 추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싸인에 비하면 친절한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강력반은 범인을 애써 감추지 않습니다. 미스터리 형식이라는 심리수사극을 탈피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시원하게 한다고 할까요?

성형외과 의사 죽인 범인은 누구?
이번 성형외과 의사 살해사건도 용의자를 대거 등장 시켰지만, 진범일 가능성이 큰 범인을 짐작케 하는 단서들을 곳곳에 던져주었습니다. 성형부작용으로 얼굴이 망가져 버린 오영주, 더구나 그녀의 집에는 죽은 김석규의 사진과 강성철 성형외과 의사 사진에 난도질을 한 흔적이 있었고, 범인으로 의심할만 증거를 보여 주었지만, 진범이 아닐 가능성이 90%입니다. 그보다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고 있다는 남동생이 더 의심이 가는 상황이죠.
제가 생각하는 진범은 김석규의 친구이자 스타 설희와 모종의 삼각관계에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강성철입니다. 기획사 SU 엔터테인먼트 민사장과 공모했을 것이라는 짐작도 들지만, 병원처치실에 누워있던 김석규를 두 눈 뜬 상태에서 커터칼로 난자질을 한 것은 전문가의 소행이라는 짐작이 들게 했죠. 김석규는 얼굴 전체에 성형시술을 받았고,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르렀지만, 그는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상태에서 자신의 얼굴에 칼질을 해대는 것을 속수무책 당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설희는 범인이 수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화를 걸었던 나비의 주인공이었지만, 조민주(송지효)에 의해 찍힌 사진으로, 사건 당일 병원에 왔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남겼지만, 수술실에 있었던 정체불명의 살인범은 아니었죠. 범인은 강성철일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강성철은 박세혁(송일국)과 만난 자리에서도 허점을 누설해 버렸지요. 당일 알리바이가 있다며, 자신의 집 빌라 출입구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하라고 한 것이었죠. 이말은 오히려 CCTV의 조작가능성에 무게를 두게합니다. 또한 죽은 김석규의 병원구조와 마취제가 있던 위치들까지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는 것은 면식범이었으며, 병원업무를 알고 있는 전문인이었을 가능성이 크고요.
결정적으로 강성철이 범인일 가능성이 큰 이유는 형사에게 오영주를 고의적으로 누설했다는 점입니다. 커터칼로 난자를 했다는 말에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강성철의 병원에서 난동을 피운적이 있었다는 말로 오영주를 범인으로 몰고 가려했다는 점이죠. 오영주의 인생이 망가진 것에 대해 성형외과 의사를 죽일 살인의 동기는 충분했을 테니 말이지요.
이번회 궁금했던 박선영이 우아한 모습으로 등장을 했는데요, 납골당에 해인을 찾아 온 것으로 보아 박세혁의 전부인이지 해인의 엄마인 듯 하더군요. 재단 이사장 허은영이라는 인물로 정일도(이정혁)와 미국에서 친분이 있었다는 말을 들으니, 삼각관계의 기류도 느껴지더군요. 물론 한쪽에서는 다른 애정전선이 무르익을 기미가 보이고 있지만, 박선영의 등장이 드라마에 변수를 줄 지도 기대가 되네요. 
저는 송송커플의 알콩달콩 어리숙한 모습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튼 이 커플도 꽤 달달하게 마음을 설레이게 할 것 같더라고요. 기획사 사장과 강성철, 연예인 설희가 만난 장면을 찍다가 쫓기던 조민주가 길가에 버려진 세탁기에 숨어있다가 전화를 받고 온 박세혁을 보자 긴장이 풀린 장면이 있었는데, 무심한 듯 거친 남자 박세혁이 짐짝처럼 송지효를 어깨에 걸치고 엉덩짝을 톡톡 두드리는 에피소드도 꽤 달달했답니다.
송일국의 변신, 숨길 수 없는 연기력의 진가 보여주다 
송일국의 변신이 큰 화제가 되지는 않은 것 같지만, 강력반에서 송일국은 여러가지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깽판치는 반항아 형사에서 날라리같은 형사, 언제라도 수 틀리면 사표를 내던질 각오가 된 듯한 무대뽀 형사 모습까지 거친 야성미를 품어내고 있는데, 간간이 나오는 유머감각도 매력적입니다. 남태식 형사(성지루)와의 환상호흡은 드라마를 감칠맛있게 살려주고, 장일도(이종혁)와의 대립에서는 날 선 감정들을 드러내며, 마치 분노에 포효하는 들짐승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송일국의 연기를 보며 감성적으로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 부분이, 지긋이 누르는 듯 보여주는 딸 해인에 대한 그리움 부분이에요. 오버스럽게 분노하지도, 오버스럽게 애달파하지도 않는 깊은 슬픔과 그리움이 배인 눈물 한줄기는 송일국의 또 다른 감성연기를 발견하게 합니다. 그간 송일국이 자식에 대한 절망적일 정도의 깊은 그리움과 슬픔을 표현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된 송일국이 낯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콧날이 시큰해지게 부성애를 보여주더군요. 5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매번 딸 해인을 찾아가 눈물을 한웅큼 쏟아내는 박세혁, 가슴에 묻은 딸아이에 그리움을 연기자가 아닌 진짜 아빠의 모습이 전해지는 슬픔에, 시청자도 함께 그리워하게끔 하는 것이 송일국 연기의 진가지요. 
강인한 카리스마만 보여왔던 송일국에게서 송지효와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은 한대 쥐어박고 싶은 차가움은 있지만, 봄바람 같은 따스함을 느끼게도 하고 묘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감정적인 기복들을 너무나 매끄럽게 연결하기에, 빡세라는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마저도 한 흐름으로 연결되고 있고요. 드라마를 보다보면 연기자의 감춰진 내면들이 들어날 때, 그 캐릭터가 보여준 모습이 극과 극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요. 마치 징검다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말입니다.
그런데 송일국은 그 징검다리 사이사이에 작은 돌들을 연결해 놓은 것처럼, 섬세한 감성코드들로 매끄럽게 연결을 시키고 있습니다. 송일국 연기의 장점은 감정기복이 심한 캐릭터라 할지라도 그 연결 매듬새의 간격을 넓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멀리서보면 징검다리처럼 보이지만, 촘촘히 연결된 돌다리처럼 말이지요. 왕과 장군의 위엄대신 까칠하고 반항적인 터프가이 형사로 돌아 온 송일국, 그 동안 선 굵은 연기속에 묻혀있었던 섬세한 내면 연기를 강력반에서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감성적인 코드와 유머까지도 적절하게 보여주며, 그 캐릭터가 둘쑥날쑥하게 하지 않게 하는 균형감각은 송일국의 큰 장점이자 숨길 수 없는 연기력입니다.
드라마 싸인이 그랬듯이 한 편 한 편 단편영화처럼 구성해가고 있는 강력반, 이 드라마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동적이라는 점입니다. 테이블에 앉아 입씨름하고 머리굴리며 감정싸움을 하는 드라마가 아닌, 몸으로 뛰는 드라마라는 것이죠. 한 사건이 해결되고 다른 사건으로 넘어가는 간격도 짧아서, 지루하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드라마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싫어하는 취향이라면, 강력반에 흥미를 갖는 것도 월화 저녁시간을 즐기는 방법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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