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김탁구'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10.07.08 '제빵왕 김탁구' 윤시윤, 버럭질보다는 멜로가 걱정된다 (16)
  2. 2010.07.02 '제빵왕 김탁구' 구마준이 이름을 바꾼 이유 (12)
  3. 2010.07.01 '제빵왕 김탁구' 연기변신 시험대에 오른 윤시윤, 성공할까? (11)
  4. 2010.07.01 '나쁜남자' 심건욱의 유리가면은 누구를 보고 있을까? (19)
  5. 2010.06.26 '로드넘버원' 최민수의 절제된 카리스마, 드라마의 진짜 넘버원 (10)
2010. 7. 8. 07:21




다양한 인물들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얽혀있는 팔봉빵집이라는 공간은 제빵왕 김탁구의 질긴 악연과 그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해결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재미있는 곳입니다. 특히 팔봉선생이 던지는 예언같은 말들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작연필봉(맺은 인연은 반드시 만난다), 출호이자 반호이자야(시작된 곳으로 돌아온다), 탁구에 대한 죄책감에 고개를 떨구는 조진구(박성웅)에게 팔봉선생이 한 말이었지요. 미순의 행방불명으로부터 12년전, 그리고 탁구가 출생한 24년전의 풀리지 않은 앙금들이 한 세대를 거쳐 다음 세대에서 되물림하듯 팔봉빵집을 중심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믿고 싶었던 진구형이 12년간을 개처럼 길바닥을 누비며 찾아 다녔던 바람개비 문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탁구는 진구의 입에서 엄마 미순의 죽음을 알게 됩니다(바닷가에 떠내려 온 미순의 손가락이 꼼지락거린 것으로 봐서는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요). 
엄마를 납치하고 죽게 한 서인숙과 한승재에게 어떤 방법으로 복수를 할까, 몽둥이를 휘두르며 엄마를 그렇게 만든 장본인들을 그 자리에서 때려라도 죽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착하게 살지 않았구나, 너희 엄마가 너에게 바라는 것이 네가 착하게 세상을 살아가길 바랐던 것일거라"는 팔봉선생의 말에 대문앞에 주저 앉고 맙니다. "너는 내게 특별한 아들이다"라고 말해 주었던 아버지의 제빵실, 12년전 탁구를 향해 웃어주던 구일중의 말에 탁구는 몽둥이를 떨구고 돌아나와 버리지요.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은 탁구에게 희망과 인생의 좌표를 잃게 합니다. 갈 곳도 목표도 잃어버린 탁구 앞에 홀연히 나타난 신유경, 질긴 운명의 이어짐을 예견하듯 그들은 그렇게 다듬어지지 않은 채 상처투성이로 해후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에 팔이 부러지고 시설로 옮겨갔던 신유경은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운동권 여학생으로 등장했는데요, 탁구와 마준, 그리고 신유경의 재회가 우연처럼 동시에 이뤄졌지요. 거성식픔 창립주년 기념파티에 자림의 초대로 갔다가 구마준을 만난 유경은 마준에게 오랜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자존심과 질투를 살아나게 합니다.
거성식품 파티이니 당연히 자신을 만나러 왔을 거라고 생각한 마준이 "나 만나러 왔냐?"고 유경에게 묻지만, 유경은 탁구라고 대답해 주지요. 이어지는 유경의 말은 마준이의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자극하고 맙니다. "네가 이기고 싶어도 이기지 못했던 김탁구". 어린 마준이에게 탁구의 어린 시절 친구 신유경이라는 존재는 마준이에게 특별하게 각인되어 있는 또 하나의 상처입니다. "넌 절대로 탁구를 이기지 못해. 탁구에게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 라며 마준에게 정말 겁쟁이라고 눈 동그렇게 뜨고 또박또박 새겨주던 촌뜨기 계집애였지요. 이렇게 마준에게 되새겨지는 상처들은 마준이를 자극하고, 어떻게든 탁구를 쓰러뜨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마준이 뛰어넘고 싶은 것이 눈엣가시인 김탁구 자체인지, 마준이 극복하지 못한 출생에 대한 컴플렉스인지 모른체 마준이는 한승재와 서인숙의 모습을 닮아갑니다.
유경이 거성식품 파티에 갔던 이유는 혹시 탁구를 만날 수 있을까 해서 였는데, 유경은 자림을 통해 탁구가 거성가에서는 기억도 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유경의 험난함을 암시하듯 도도한 서인숙과도 눈도장을 찍었지요. 천하고 격없는 아이로 말이지요. 서인숙이 마준과 유경이 주고받는 눈길을 보고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유경이도 가만 두지 않을 것 같더군요. 유경이에게 앞으로 쏟아질 멸시들이 눈에 훤하더라고요. 유경의 변화에 따라 서인숙과 함께 탁구타도 연대가 형성될 지도 모르겠지만, 가진 자의 오만과 성숙하지 못한 천박한 금권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 서인숙이다 보니 구일중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빚어진 비뚫어진 욕망들임에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기는 제게는 조금 힘이 들어요.
딸아이에게 횡포를 부리는 남자에게 대들다가 봉변을 당할 뻔한 유경의 가방을 들고 뒤쫓아 간 탁구는 "죽여줄 수 있니? 나한테 이렇게 한 사람..?"이라며 뛰어 가버리는 유경의 말에 과거 청산에서 함께 살던 신유경임을 알게 됩니다. 유경이 떨어뜨린 모자를 찾아 유경의 학교를 알게 된 탁구는 유경의 뒤를 쫒고, 공교롭게도 유경이 간 곳은 거성식품의 창립기념파티였지요. 첫사랑이었던 유경이를 눈앞에 두고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는 탁구를 한승재의 똘마니들이 제지하고 탁구를 피범벅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봉고차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가던 탁구는 구사일생으로 봉고차를 탈출하고 유경의 써클룸에서 쓰러지고 맙니다. 때마침 써클룸에 온 유경은 "인천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꼬뿌 없이는 못마십니다" 라며 게다리 춤을 춰 주던 탁구와 재회하게 되었네요. 12년의 인연과 악연이 질긴 운명처럼 이어진 세 사람, 앞으로 전개될 사랑과 갈등, 그리고 파국의 과정들을 성인이 되어서 만난 후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됩니다.
탁구가 버린 몽둥이의 의미
제빵왕 김탁구를 보면서 흥미로운 점은 그 소재가 되는 빵이라는 점과 제빵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일 것입니다. 구일중, 서인숙, 한승재로부터 시작된 악연의 구조는 김탁구, 신유경, 구마준으로 이어지면서 과거 어른들의 잘못된 인연과 악행들이 빚어놓은 반죽이 빵으로 구워지지 못하고 다음 세대로 넘어왔지요. 각각이 가진 반죽의 성향들로 어떤 빵으로 구워질 지 그 해답이 뻔함에도, 이 드라마가 주는 매력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을 기대하는 심리와 맞닿아 있다는 점일 겁니다. 제빵왕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에서도 보이듯이 맨땅에서 일어서서 그 모습을 갖춰가는 왕의 모습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극중 탁구의 모습이 딱 그렇거든요. 

이번회 신유경역의 유진에 대한 인물을 알 수 있는 장면들도 많았고, 탁구와 마준, 그리고 유경이 삼각관계의 틀을 잡아갈 것이라는 것이 암시되었는데, 제가 극중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탁구의 몽둥이였어요. 12년 전 탁구가 거성가를 나간 후의 탁구의 모습은 탁구가 내려놓고 간 몽둥이처럼 거칠었던 삶을 상징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 김미순을 찾는 과정, 그리고 홀홀단신으로 어린 탁구가 거칠고 험난한 세상을 살아남는 방법이 뒷골목에서 몽둥이가 난무하는 세계였거든요.
탁구는 지금 도정작업을 거치기 전의 밀과 같습니다. 껍질이 벗겨지고 알맹이가 부숴지는 과정을 거쳐 고운 밀가루가 되고, 좋은 이스트와 만나 숙성되어 빵으로 탄생하기 까지 탁구가 제빵왕으로 탄생하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들이지요. 탁구의 첫 과정, 껍질을 벗는 아픔이 절절하게 그려졌던 제빵왕 9회는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했던 빵과 화해하고, 원망과 아픈 조각들과 화해하기 위한 첫발을 내댇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를 찾아 뒤골목을 전전하며 살며 탁구를 싸고 있었던 거친 껍질이 도정되었다는 것이지요. 극중 내려놓은 몽둥이처럼 말이지요.  
윤시윤, 버럭질보다는 멜로가 걱정된다
스스로의 진가를 찾아가게 될 제빵왕으로서의 김탁구의 첫 출발은 내려놓은 몽둥이에서부터 비롯됩니다. 그 첫 걸음을 대딛는 김탁구를 연기하는 윤시윤의 변신도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표정연기가 이번회 조금 들쑥 날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격앙된 감정을 표현하는 윤시윤이 구일중의 집에 들어가 서인숙과 한승재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비록 탁구의 생각에서 그첬지만, 그 장면에서 버럭 준혁학생의 모습이 살짝 묻어 나오기도 했는데요, 윤시윤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연기경력이 많지 않다는 점과 시트콤의 이미지는 윤시윤이 극복해야 할 숙제지만,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윤시윤이 감정을 폭발할 때 느껴지는 소년같은 느낌은 윤시윤의 비주얼이 가진 단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맑은 동안의 소년같은 윤시윤이 거친 남자를 표현할 때 나오기 쉬운 오류 중 하나가 다소 오버스러운 버럭질이거든요. 때문에 자칫 목소리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남자라기 보다는 소년같은 분위기가 돼 버린다는 단점이 있지요. 격앙된 버럭질보다는 한 톤정도만 낮게 목소리를 깔면 상상신에서 느껴졌던 아쉬움도 감소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버럭질보다는 오히려 유경(유진)과 양미순(이영아)과의 애정신이 더 걱정이 되네요. 양미순과는 미순의 캐릭터가 약간 왈가닥이라 윤시윤과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이번회 재회한 유경과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김탁구의 전반적인 캐릭터가 낙천적이고 다혈적이고 코믹한 부분도 있어서 이런 부분은 윤시윤에게는 장점인 요소들이지만, 감정연기를 많이 경험하지 않은 윤시윤에게 진지하고 무거운 멜로는 다소 부담스러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칫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면 어색한 시트콤분위기로 흐를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요.
애정관계보다는 탁구의 성장과정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다행이지만, 삼각 애정관계의 주축으로서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면 시청자의 감정몰입에서는 실패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주연으로서 연기 시험대에 오른 윤시윤은 이 작품을 통해 소년에서 남자로 변신할 좋은 기회를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 보여줄 이야기들이 김탁구의 성장과 함께 윤시윤의 연기성장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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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6
  1. 2010.07.08 07:3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최정 2010.07.08 07:40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 있는 드라마인데 정말 걱정되는것은 마준이 김탁구 이애들이 솔직히 아역들보다
    연기가 더 안되는것 같다는..
    전광렬이 있어서 그런가. 더욱더 비교된다는 잘보고 갑니다

  3. 마른 장작 2010.07.08 07:41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잘 봤습니다. 글 잘 쓰십니다.^^

  4. 신비한 데니 2010.07.08 07: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떻게 될지 조금 더 지켜보고 재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5. 임현철 2010.07.08 08:02 address edit & del reply

    몽둥이가 새로운 변신을 의미하는군요.

  6. 너돌양 2010.07.08 08: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이러면 안되는데 계속 유진만 보여요 ㅠㅠㅠㅠㅠㅠㅠㅠ

  7. 박정옥 2010.07.08 08:07 address edit & del reply

    정리잘하시네요.
    전 어제 편을 못봐서...
    빅파일가서 다운걸어놔야겠네요.
    전광렬 완전 멋있다는..
    잘보고가요

  8. 강 같은 평화 2010.07.08 08: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좋은 아침입니다.^^바로 이거였군요. 보면서 뭔가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이 글을 읽고나서 확실히 깨달았어요. 탁구가 조금만 차분해지면 좋겠어요.

    무척 공감이 되네요. 역시 초록님의 글 뭔가 다릅니다. 초록누리님과 빛무리님의 글을 읽으면 제가 뭔지 아리까리하던 것이 명확해 지네요. 재미있고 푹 빠져들구요. 대단하십니다. 부럽기만 하구요.^^

    제글 트랙 걸게요. 매번 감사드려요.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9. 카타리나 2010.07.08 08:50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거 하는날인것도 잊고 있었다 ㅎㅎㅎ

    다시 봐야겟네요

  10. 글쎄요 2010.07.08 08:56 address edit & del reply

    솔직히... 난 유진이 젤로 걱정되던데요... 글쓰신 분 처럼 윤시윤이 동안이라는 것도 조금 걸리기는 하구요....

  11. 털보작가 2010.07.08 10: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안봐서 분위기는 모르겠는데,
    이름이 재미있네요. 김탁구

  12. 옥이(김진옥) 2010.07.08 12: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못봒는데요...
    윤시윤....전 멋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13. 달려라꼴찌 2010.07.08 13:33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이 정말 기대됩니다.
    벌써부터 마음은 밤 10시네요 ^^

  14. c-one1 2010.07.08 14: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많이들 보시네요..^^ 저두 오늘부터 시청좀 해봐야겠네요..ㅋ

  15. wow 2010.07.08 17:01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어제 지하철에서 탁구가 유경이 보는 눈빛이 너무 좋더라구요~
    지붕킥에서도 세경과의 멜로가 꽤 괜찮았구요~ 아무튼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16. 윤시윤이 2010.07.10 18:56 address edit & del reply

    윤시윤이 생각보단 연기를 잘하더군요
    그런데 너무어리고 아무래도 신인이다보니 이역할이 좀 버거워 보여
    오버스러움이 묻어나서 조금은..

2010. 7. 2. 14:33




화려한 볼거리 보다는 스피디한 전개로 수목드라마의 강자 자리를 굳히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의 매력은 음모와 시련 앞에 굴하지 않는 김탁구의 뚝심있는 성장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역들의 좋은 연기를 이어 인기를 이어갈지 우려되었지만, 윤시윤의 변신도 성공적이고, 이번 8회를 통해 많은 것을 보여준 구마준(주원)의 까칠한 매력도 어린 구마준의 성품과 잘 연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팔봉선생의 선생의 시험에서 탁구와 마준이 합격함으로써 두 사람의 피할 수 없는 악연은 빵이라는 매개를 통해 엉키고 풀리고 할 듯 보입니다. 
팔봉선생의 시험에 합격한 탁구와 마준의 본격적인 제빵수업이 시작되었는데요, 팔봉선생의 사위인 인목의 탁구 길들이기는 가히 똥개 훈련의 수준입니다. 제빵의 기초와 실전까지 알고 있던 마준이는 입사하자마자 제빵실의 실장으로 일을 배우게 되었고, 탁구는 그야말로 허드렛일부터 시작하지요. 탁구의 첫수업은 체력전입니다. 밀가루 32포대를 마당에서 주방으로 몇번을 반복해서 날라야 했지요. 비틀비틀 탈진할 지경이 되어도 바람개비 문신남자를 찾기 전까지는 쓰러질 수 없는 탁구입니다.
바람개비 문신남자의 이름이 진구(박성웅)이니 앞으로는 진구라고 불러야 겠네요. 탁구를 보는 진구의 마음은 편하지 않습니다. 탁구가 찾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맙니다. 돌봐야 할 여동생때문에 사실을 밝히지 못하지요. 진구는 한 때 주먹을 쓰고 살았지만 지금은 마음을 고쳐 먹고 갱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요. 그런데 지난 12년전 미순을 납치했던 사실이 들통나면 또다시 큰집에 가야하기에 인목(박상면)이 탁구 앞에 나서려는 것을 극구 말려 버렸지요. 
"나는 36포대였다"며 물을 건네는 진구에게 탁구는 힘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려고 한다면서요. 탁구의 지난 12년은 오로지 엄마를 찾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조금이라도 건들거리는 남자들을 보면 엄마를 납치해 간 바람개비 문신이 아닐까 팔뚝을 올릴 기회만 찾았고, 매일이 지옥같았던 시간들은 오로지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살게 했어요. 그런데 밀가루포대를 옮기면서 탁구는 그런 잡념들이 다 사라진 듯 가벼움을 느낍니다. 탁구가 진구에게 자신이 살아온 날들이 밀가루 32포대보다 훨씬 무거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 12살 그 어린 시절에서 지금까지 탁구를 짓눌러왔던 증오와 엄마에 대한 걱정의 무게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되더라고요. 공부도 제대로 못했을 것이고, 늘어난 것은 싸움질 기술이었겠지요. 그럼에도 기특하게도 큰 사고 없이 잘 자라 준 게 고마울 정도에요. 
탁구는 형처럼 느껴지는 진구를 자신이 찾는 그 사람이라고 의심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인상 우락부락해 보이는 대마왕(박상면)과 도끼눈(이한위)라고 추측해 봅니다. 탁구의 생활이 거친 바닥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별명을 붙이는 것도 주먹쓰는 형님들에게 붙일 법한 별명을 붙여서 웃음도 나왔네요.

어머니 잃은 탁구의 오열
그런데 탁구의 존재가 한승재의 귀에 들어가고 말았지요. 깡패들이 들이닥친 팔봉빵집은 난장판이 돼버리고 맙니다. 전문 깍두기 아저씨들에게 시장뒷골목 주먹왕 탁구는 한주먹거리도 안되는지 퉁퉁 나가 떨어지고 맙니다. 애 하나 잡게 생겼어요. 미순의 비명과 우당탕 소리에 달려 온 진구가 탁구를 치는 손목을 낚아챘는데, 믿을 수없는 장면에 탁구의 동공이 축구공만하게 커져 버리지요. 12년간을 찾았던 바람개비 문신이 형같이 믿고 싶었던 진구였다니, 탁구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맙니다.
주저앉는 탁구를 보며 대마왕이 되었든 도끼눈이 되었든 마찬가지 감정이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12년을 빈손으로 이골목 저골목을 떠돌면서도 탁구를 살게 했던 그 모든 힘들이, 막상 그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나니 다 빠져 나가버리는 것 같습니다. 무릎 꿇고 눈물로 탁구에게 사죄하는 진구의 입에서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말들이 튀어 나옵니다. "절벽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내가 조금만 빨리 달려 너희 엄마를 잡아챘어도... 나를 용서하지마라, 정말 미안하다..."
더 이상 아무말도 들리지 않는 탁구는 미친듯이 오열하고 맙니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무이를 보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살아있다고 말만해 줘도 좋을 듯 싶습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을 보지 못한다고 해도 어무이만 어디선가 살아 있다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싶은 탁구입니다. * 윤시윤의 오열연기, 참 좋았어요. 저도 울었네요.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넋이 나간 탁구를 팔봉선생이 제빵실로 데리고 가 빵을 구워줍니다. 탁구는 엄마를 잃고, 아버지의 집을 나와 빵을 입에 댈 수가 없었어요. 빵냄새조차 맡기 싫었어요. 엄마를 빼앗가 간 아픈 기억들, 싫은 사람들의 기억때문에 말이지요. 그런 탁구에게 팔봉선생은 탁구의 마음에 가득찬 원망과 분노와 화해하라고 합니다. 팔봉선생은 어린 탁구의 그 똘망똘망하던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정직하고 강직하고 당당했던, 무엇보다 세상은 착하게 사는 사람이 이긴다는 엄마의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어린 탁구의 강직함을 말이지요.
회장님이 아버지인줄 몰랐던 탁구가 빵공장에서 빵을 훔쳤던 것을 알았던 미순은 꾸지람 대신 빵을 한접시 사줬지요. 세상 사람들이 도둑아이라고 손가락질 한대도, 미순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세상의 전부가 탁구였어요. "이 세상에 나한테는 니밖에 없다"라는 엄마의 말은 탁구에게는 꾸지람보다 무서운 말이었어요. 너 하나 보고 사는 엄마인데, 세상 모든 것들 중에 탁구 니가 전부인데, 엄마의 전부인 탁구 니가 도둑질을 하면 쓰겠냐는 회초리보다 더 아픈 꾸지람이었어요.
꾸역꾸역 빵을 먹는 탁구에게 목 막힌다고 물을 건네주었던 엄마처럼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물을 건네주지요. 착하게 사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돌아서던, 당당하고 강직했던 12년전의 소년이 이렇게 분노와 증오만으로 가득차 있느냐며 탁구의 마음을 따뜻하게 꾸짖으면서 말이지요.
탁구는 12년전의 엄마가 사주던 빵과 팔봉선생이 구워준 빵의 의미를 알고 있어요. 탁구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했던 것, 황홀할 정도로 고소하고 달달했던 빵굽는 냄새, 그것이 탁구를 행복하게 했던 것이라는 것을요. 탁구의 행복은 빵과 함께 하는 것이에요. 탁구는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어디에서인가 꼭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엄마를 찾으면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빵을 말이지요. 
그나저나 탁구를 눈 앞에서 만나지 못하고 돌아 선 구일중을 보니 이 부자지간도 참 어지간히 운이 없다 싶었네요. 꽁꽁 숨어서 뭔가 짠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구마준은 하루만에 구일중과 한승재에게 들켜버리고 말았는데 말이지요.

구마준이 극복하지 못한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
구마준이 팔봉선생 빵집에 취직하면서 자신을 서태조라고 소개하는 것이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물론 마준이 한승재나 서인숙, 혹은 구일중의 눈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출생에 대한 컴플렉스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마준이 엄마 서인숙에게 탁구가 금고에서 돈과 패물을 훔쳐달라고 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말했었지요. "강해질 거예요. 탁구보다 강해져서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을 거예요"라고요. 저는 구마준이 왜 서인숙의 성을 붙여 서태조라고 햇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물론 마준이는 함께 시험에 합격한 탁구를 알아보기 전 팔봉선생 빵집에 올때부터 자신을 서태조라고 소개했지만, 마준이 갑작이 급조한 이름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마준에게 탁구라는 존재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지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 구일중의 친자, 마준의 엄마 서인숙과 생물학적 아버지 한승재에 의해 쫓겨난 거지새끼, 무엇보다 어린 마준이는 받아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관심을 받은 아이, 처음으로 패배감이라는 기분나쁜 감정을 알려준 아이였어요.
12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마준이가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불에 데인 화상처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탁구는 한 번도 자신을 구일중의 성을 붙이지 않았어요. 마준이는 죽었다가 깨나도 구일중의 생물학적 아들이 될 수 없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더욱이나 마준이는 한승재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치욕적으로 싫습니다.
그런데 탁구는 자신을 늘 "우리 어무이의 아들" 이라며 김탁구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았지요. 강하지고 싶은 마준은 구일중의 아들이라는 이름이 주는 프리미엄을 떼내고 자기 힘으로 일어서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씨 성을 붙이는 것은 마준이는 한승재를 혐오하는 것 만큼 싫었을 것이었고요. 탁구가 탁구의 엄마 김미순의 성을 따랐듯이 마준이도 엄마 서인숙의 성을 따른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론 호적상으로 바뀔 이름도 아니지만, 마준이의 목표는 아버지 구일중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탁구가 집을 나간 후로도 마준이가 구일중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이름까지 거짓말로 바꿔가며 팔봉선생을 찾아 온 마준이가 넘고 싶었던 사람은 구일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탁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저는 탁구와 마준이의 갈등과 대립보다는 화해에 대한 관심이 더 큽니다. 과연 이 두사람이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극복하고 형제가 될 수 있을까가 궁금하거든요. 이번회 구마준을 보면서 또 그 가능성을 보기도 했는데요, 탁구가 자신의 개인이야기를 하자 마준이 흔들리는 것 같더라고요. 탁구에게 함께 지낼때 지켜야 할 것 세가지를 말하는 대목에서, 마준이 아직은 아주 나쁜 놈이 된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낀 대사가 있었어요. 개인사연을 떠들지 마라고 한 장면이에요. 탁구가 엄마를 찾느라고 국민학교도 못나왔다는 말을 할 때, 마준이의 얼굴에 잠깐 죄책감같은 것이 흘렀거든요. 그래서 탁구에게 모든 것을 밝혀 버릴까봐, 흔들릴까봐 애써 탁구의 마음을 차단하는 것 같더군요. 한승재에게도 탁구를 더이상 건드리지 말라며 없애도 자신이 없애고, 고꾸라뜨려도 자기가 한다고도 했고 말이지요. 한승재와 같은 방법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승부를 통해 마준의 성장해야 할텐데, 진짜 부모인 서인숙과 한승재에게서 못된 짓만 배웠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운명이 생각보다 질기다는 마준이 탁구와 어떻게 갈등하고 화해할지, 끝까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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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2
  1. 2010.07.02 15:0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강 같은 평화 2010.07.02 15: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에고 댓글 감사해서 넘어 왔더니 탁구 얘기가 올라와 있네여.ㅎㅎ 초록님 글을 읽고서야 왜 서태조 서씨로 했는지를 알았네요. 전혀 거기까지는 생각못했는데 역시 예리하세요.^^

    요즘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어찌보면 신데렐라 보다도 몰입도가 강한 것 같아요.ㅎㅎ
    저는 왜 그렇게 팔봉선생님이 멋지게 보이는지...그 글 트랙 걸었어요.감사합니다.^^

    그리고 어제 해투 정말 재밌어요. 그 부부 그냥 인정한다는 말밖에는.,..ㅎㅎ

    보시기를 강력 추천드릴게요.ㅎㅎ 초록님 항상 감사드려요. 댓글도 감사했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3. 너돌양 2010.07.02 15: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는 안보지만, 윤시윤 연기가 나날이 나아지고있는게 보입니다. 시트콤에서 약간 정극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했고, 너무 빨리 정극에 도전하는게 아닌가 우려였는데 다행히 잘해주고 있네요^ㅡ^

  4. 2010.07.02 15:4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pennpenn 2010.07.02 16: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구마준은 정말 불쌍한 아이더군요~
    출생의 비밀도 알았고, 부모의 비행도 알았으니 말입니다.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에게 더욱 실망한듯 해요~
    잘 읽었습니다.

  6. killerich 2010.07.02 16: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김탁구가 대세죠^^?.. 저도 좀 봐야하는데^^a..
    초록누리님 글보면..정말 땡기는데..^^;;
    즐거운 주말 되세요^^..

  7. Uplus 공식 블로그 2010.07.02 18: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정말 김탁구가 대세긴 대세네요~
    제 친구들 사이에서도 심심찮게 이야기 거리로 올라오고 있거든요 ㅎㅎ
    주말에 한번 봐야겠어요 :)

  8. 세민트 2010.07.02 20: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김탁구 너무 잼있었어요...ㅎㅎ
    다음주 수요일이 너무나 기달려지네요^^

  9. 행인 2010.07.02 20:24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넘 깔끔하게 잘 쓰셨어요~~아..저도 김탁구 진짜 재밌게 보고있어요.
    탁구도 마준이도 점점 기대됩니다. 탁구도 안쓰럽지만 마준이 캐릭터가 참..안타깝다는 ㅠ

  10. *저녁노을* 2010.07.02 22: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노을이두 재밌게 보고 있어요. 두청년의 삶...어떻게 풀어갈 지 궁금해집니다.
    잘 보고 가요.ㅎㅎ

  11. 하얀 비 2010.07.02 22: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솔직히 아직 한번도 시청한 적이 없지만, 빵 절도 에피소드에서 어머니와 아들의 보이지 않는 감정선을 잘 살려낸 것도 같네요. 주말에 한번 몰아서 봐야겠군요.

  12. 김치덮밥 2010.07.07 00: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 잘 봤습니다.!!

2010. 7. 1. 14:53




단숨에 12년을 뛰어 넘은 제빵왕 김탁구는 아역들의 교체로 인한 공백느낌이 컸는데요, 팔봉선생 장항선을 비롯한 팔봉선생의 빵집 등장인물들인 박상면, 이한위, 박성웅 등의 감초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어색함의 자리를 조금은 메꿔 준 느낌입니다. 지난회 잠깐의 등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윤시윤이 아역배우가 보여준 훌륭한 연기를 잘 이어줄까 걱정반 기대반이었는데, 기대이상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많은 대사가 없었던 구마준은 성인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줄지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태이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별 특색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기대가 되었던 구자경(최자혜) 역시 첫회라 그런지 기대했던 분위기는 나오지 않았던 것 같고요.
과거의 악연들이 또다시 빵이라는 매개를 통해 얽히고 설켜 들것이 예감되는 제빵왕 김탁구가 새롭게 이야기를 전개할 곳은 팔봉빵집이라는 다소 촌스러워 보이는 수제빵집입니다. 괴팍하고 성격있어 보이는 팔봉선생은 탁구의 아버지 구일중의 스승이기도 했거니와, 12년전 탁구와 한 번 인연을 맺은 적이 있었지요. 엄마를 데리고 간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겠다며, "세상은 착한 사람이 이기는 것 맞지요" 라고 똘망똘망하게 눈을 빛내던 어린 탁구가 24살 청년이 되어 팔봉선생 앞에 나타났으니 인연도 보통 인연은 아니지 싶습니다. 
팔봉빵집을 향해 모여드는 인과관계의 설정이 다소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탁구는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기 위해, 구마준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빵을 배우겠다며 이름까지 속이고 팔봉선생 빵집으로 들어 와 12년전의 악연은 운명처럼 이어가게 생겼습니다. 탁구에 대해 수소문을 하고 다니는 구일중도 탁구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한데, 과거나 현재나 그를 그림자처럼 감시하고 있는 한승재의 눈을 피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탁구의 지난 12년은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아 헤매온 시간이었어요. 엄마의 행방을 알 수 있을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시장바닥이며 뒷골목이며 양아치들의 팔뚝은 다 검사하고 다니는 탁구입니다. 시장통에서 탁구에게 된통 깨진 똘마니들때문에 화가 난 한 조무래기들의 두목인 듯한 남자가 바람개비 문신으로 탁구를 유인했지만, 탁구 앞에 무릎을 꿇고 개박살이 나버리지요. 깡패 두목으로부터 바람개비 문신을 한 감옥 형님에 대한 말을 들은 탁구는 인천의 팔봉빵집을 찾아가고 힘만 무식하게 세다는 팔봉선생의 아들 박상면에 의해 힘도 못쓰고 쫓겨나오고 말지요. 하루밤을 꼬박 세워 빵집 앞을 떠나지 않는 탁구에게 다가온 큰 우산의 주인공은 탁구의 운명을 제빵의 세계로 이끌 팔봉선생이었지요.
제가 성인연기자로 바뀐 이 드라마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 중의 한사람이 팔봉선생 장항선인데요, 구일중의 오늘을 있게 한 빵의 신이라 칭할 만한 포스가 느껴지기도 하고, 빵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어 보이더라고요. 탁구에게 천재적인 후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냄새가 아닌 빵굽는 노하우를 전수해 갈 앞으로의 이야기가 자못 흥미로운데요, 구마준과의 대립 못지 않게 드라마의 큰 줄기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탁구가 팔봉선생을 알아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팔봉선생은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는 탁구를 금방 알아봅니다. 여기서 하루, 이틀, 아니 한달이 걸려도 기필코 빵집에 들어가고 말겠다는 탁구를 내려보며, 조금은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저 안에는 무식하게 함만 센 놈이 있어서 네가 들어가 난동을 부리면 뼈도 못추릴 거다" 라며 탁구를 떠보지요. 알고 보니 박상면이 팔봉선생의 아들이더라고요. 재미있는 양반이에요.
"뼈 하나쯤 으스러지는 게 무슨 대수입니까? 목숨이 으스러진다 해도 기필코 들어가고 말겁니다" 라고 탈진해 곧 쓰러지기 일보직전에도 집념을 굽히지 않는 탁구를 위해 팔봉선생은 길을 하나 열어 주지요. "네가 들어가는 방법 두 가지쯤 알고 있는데, 한 가지는 빵을 사러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빵을 배우러 들어가는 것이다" 팔봉선생은 한 번 보았던 탁구에게 천재적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몇 겹으로 싸여진 치즈냄새를 맡았던 신통방통한 개코를 가진 녀석, 팔봉선생에게 탁구의 비상한 후각은 수제자로 키우고 싶은 욕심을 가지게 합니다.
매듭은 풀라고 있는 법,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와의 매듭은 아무리 탁구를 막는다고 해도 불가항력일 것이라는 것을 팔봉선생은 알았을 듯 싶더군요. 탁구는 그렇게 자라왔어요. 12년을 엄마를 데려 간 바람개비 문신남자를 찾기 위해 개처럼 길바닥을 쑤시고 다녀왔듯이 앞으로 12년, 아니 더한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아이라는 것을 팔봉선생은 탁구의 눈빛을 보고 알았으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양아치처럼 자라왔지만, 탁구를 보니 유머감각도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성격이 낙천적으로 보이는 것이 제빵왕 김탁구의 무거운 분위기를 업시켜주는 역할까지 할 것으로 보여, 윤시윤의 연기변신이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터프하고 박력있는 모습까지, 윤시윤의 좋은 연기가 아역의 뒤를 이어 드라마의 인기를 이어갈지 기대가 크네요. 하이킥에서의 앳된 학생 역할때문에 윤시윤의 성인역할이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일단은 성깔있는 남성미로 앳된 모습은 탈피한 듯 싶습니다. 윤시윤의 입장에서는 엄마에 대한 무식스러울 정도의 단순한 감정선과는 별도로 애정신까지 펼쳐야 하고, 복잡한 거성가와의 싸움도 벌여야 하는데, 깊이있는 내면연기까지 소화해 낼지 기대가 큰데요, 윤시윤에게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터프함이 눈에 힘만 주고, 소리만 높이는 것으로 완벽할 수는 없겠지요. 다행스러운 점은 김탁구라는 인물에게서 보이는 낙천적인 코믹함이 윤시윤의 2%부족한 듯한 터프함을 메꿔주고 있다는 것이에요. 오히려 김탁구의 매력을 살려줄 카드가 될 듯도 싶고 말이지요. 코믹이 과하면 시트콤 분위기가 난다는 것이 시트콤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겠지만, 첫 회 윤시윤이 모습을 보아서는 잘 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저는 풀리지 않는 구일중의 눈빛이 마음에 걸립니다. 서인숙이 해외여행에서 돌아와 자림이가 건넨 주민등록 등본을 보고 흥분해서 구일중에게 따지는 장면이 있었지요. 호적에 탁구에게 지어 준 이름 구형준이 올라있는 것을 보고 말이지요. 서인숙이 "마준이가 있잖아요. 우리 마준이 만으로는 안돼요?" 라고 묻는데 순간 구일중의 너무나 차분한 분위기로 급변해 버리더군요. 그 표정을 보며 구일중이 마준이가 자신의 핏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구일중이 서인숙과 끝을 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한승재를 경계하는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의 관계를 다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비밀에 대해서는 너무나 친절할 정도로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점인데, 구일중의 심정만은 여전히 성벽에 들러 싸여있는 듯해서 저는 구일중이라는 인물에게도 자꾸 호기심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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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1
  1. 달려라꼴찌 2010.07.01 15:07 address edit & del reply

    탁구 엄마는 과연 죽었을까요? 어디선가 살아있을 것 같기는 한데 말이죠 흠...

  2.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7.01 16: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구일중의 심중이 너무 궁금합니다 .
    구마준의 일을 알고나 있는지, 왜 빵집은 감추려고만 하는지
    왜 왜왜 12년의 세월을 그냥 떠돌이로 지내게 했는지
    의문에 의문이 쌓여요 ㅎ:)

  3. 세민트 2010.07.01 18: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너무 잼있었어요...오늘이 너무 기대되네요^^

  4. 두아들맘 2010.07.01 21:2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요 개인적으로 준혁학생이 좋아서.. 잘됐음 좋겠다.. 응원했는데.. 그리고 아역들 연기도 잘하고 반응들도 좋아서 오히려 성인이 등장했을때 안좋은 말들 나오는거 아닐까 했는데 괜찮던데요^^ 전 첨엔 나쁜남자 보다가 우연히 재방송 보고 완전 팬됐어요 게다가 나오는 배우분들 하나하나 괜찮지않으신 분들도 없고... 재밌습니다 저두 지금 기다리고있네요 오늘방송

  5. 김곰 2010.07.01 21:51 address edit & del reply

    하 정말 한 회를 글로 읽어도 흥미진진하네요 ^^
    오늘이 기대됩니다 ^^ 감사합니다

  6. sdfsdf 2010.07.01 22:51 address edit & del reply

    아역이 연기를 더 잘한거같아요ㅠㅠㅠㅠㅠㅠ내용은재밌는데....

  7. 샌님 2010.07.01 23:37 address edit & del reply

    아역들이 계속했음하는 바램이ㅋ
    성인들연기력이 아역배우들을 못따라가니원...ㅉㅉ

  8. 진짜 2010.07.01 23:47 address edit & del reply

    소리좀 빽빽 지르지 말았으면 좋겠음..연기력이 잘하다니 탁구랑 마준이 연기가 넘 어색하던데...
    이 둘만 다른사람이였다면 좋았을거 같음...탁구는 혼자서 겉돌고 있고..상황과 안맞는 캐릭터 성격도 이상하고 필요이상으로 소리만 지르고..
    얘만 나오면 몰입이 안되던데...나도 아역이 계속 했으면 좋겠다...ㅜㅜ

  9. 다다 2010.07.01 23:55 address edit & del reply

    박상면이 팔봉선생의 아들이 아니고 사위입니당^^

  10. 광팬 2010.07.02 09:00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김탁구 한 회도 못봤는데..포스팅 글을 읽고 나니.. 정말 더 보고싶네요^^
    빅파일 쿠폰으로 다운받아봐야겠어요! 최신드라마도 고화질로 바로바로 업뎃되고,
    최신미드나 일드도 많더라구요^^ ㅋ
    아이폰으로 바로 받아볼 수 있게 최적화된 자료들도 있던데.. ㅋㅋ 아이폰용으로 받아봐야징~

  11. 강 같은 평화 2010.07.02 11: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는 팔봉선생에게 감동받아 글썼어요. 트랙 걸게요. 매번 감사드려요.^^


    초록님 댓글도 잘 보았습니다. 해투 어젠 그 부부가 한몫했어요. 인정!!^^ 멋진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ㅎㅎ

2010. 7. 1. 14:14




오랜 결방으로 마치 필름이 끊어진 것처럼 스토리 흐름이 어느 지점에서 뚝 끊긴 듯한 느낌을 연결해 가느라 조금은 힘들었던 나쁜남자, 심건욱의 우수에 찬 눈빛으로 겨우 그 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유리가면을 구하러 간 재인과 홍태성을 데리러 간 건욱, 두 사람이 마주한 것은 비틀거리는 진짜 홍태성의 모습이었습니다. 애정결핍의 만신창이 홍태성이 늘상 일본으로 날아간 이유를 이번 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우동집을 하는 생모가 일본에 있었던 이유였더군요. 한 때 해신그룹의 아들이었다가 파양된 심건욱이나 진짜인지 가짜인지 조차 모호한 홍태성은 해신그룹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 날개가 부러져 버린 가련한 영혼들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찢겨진 상처를 보듬어 줄 운명의 여자가 공교롭게도 같은 여자라는 것이 두 사람의 악연이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세 사람은 마치 돌고도는 순환열차처럼 감정의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중요한 스토리의 하나로 유리가면이 등장했는데요, 나쁜남자 스토리의 한 복선이 되는 유리가면은 세 사람의 감정 술래잡기를 위한 중요한 장치라고 보여집니다. 신여사의 갤러리 오픈 기념전시회의 한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류선생과 건욱의 대화를 들으면서 유리가면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심건욱의 감정을 대변하는 소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류선생이 건욱과 함께 간 곳은 일본의 한 공원묘지였지요. 류선생이 건욱에게 유리가면을 건네 준 것은 건욱이 유리가면을 만든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유리가면을 사기 위해 나타난 두 사람 재인과 태성, 두 사람 중 누구에게 팔겠느냐는 질문을 하자 류선생이 건욱에게 반문합니다. "유리가면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나? 가면은 얼굴을 가려야 하는데 유리가면은 투명하잖아"
건욱은 재인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풍경화를 그리고 싶은 것은 그것을 간직하고 싶어서라고요. 유리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면 간직하고 싶은 것을 유리로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게 가면이라면 누군가의 얼굴?" 건욱의 말에 류선생은 건욱에게 유리가면을 내어주기로 하고, 그 가면의 주인에게 먼저 작품을 보여주러 갔지요. 일본의 한 공원묘지로 말이지요. 류선생에게 숨겨진 사연은 말로 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겠더군요. 류선생이 유리가면을 꺼내 쓰자 꽃다발을 들고 나타난 남자, 그리고 묘지에 안치된 주인공, 이들의 삼각관계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어요.
류선생의 유리가면은 공원묘지에 안치된 어느 여인의 얼굴이었고, 그 여자를 짝사랑했던 류선생은 심혈을 다해 그녀의 얼굴을 가면으로 만들어서라도 그 여자가 보았던 세상을 가지려 했지만, 그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보고 말더군요. 류선생이 유리가면을 쓰자 귀신처럼 등장한 꽃다발을 든 남자를 향했으니 말이지요.
이번 회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 나쁜남자 심건욱의 유리가면이었어요. 심건욱을 둘러싼 세 여자 중 심건욱이 보고 싶은 세상은 누구일까 궁금해서 말이지요. 류선생으로부터 유리가면을 받은 가면을 보며 건욱이 떠올리는 얼굴은 문재인이었지요. 
재인을 바라보는 건욱의 마음이 사랑인지, 홍태성에 대한 복수를 위한 희생양인지 건욱에게도 시청자에게도 혼란스럽습니다. 어렴풋이 건욱이 재인을 다른 감정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에요. 일본 악팔이 양아치와 싸우면서 상처를 입고 호텔로 들어서는 두 사람을 보고 재인이 태성을 부축했지요. 물론 태성이 티나게 다리를 절었기 때문이었지만, 그 짧은 순간에 교차되는 심건욱의 눈빛은 알 수 없는 허탈과 질투같은 감정에 씁쓸하게 슬픈 미소만 지어보일 뿐이었지요. 홀로 상처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던 건욱의 방에 온 재인은 건욱의 상처를 또 보지 못했고요. 일본에서 만난 홍태성이 진짜 해신그룹의 아들임을 알게 된 재인이 왜 말 안했느냐며 따질 뿐이었지요. 
해신그룹의 숨겨진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홍태성이라고 착각하고 어설프게 작업을 걸었던 재인, 그래서 재인에게 건욱은 오히려 편한 존재입니다. 한 번 팔린 쪽팔림에 무장해제돼 버린 듯한 편안함은 건욱을 쉽게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지요. 또한 우연처럼 이어졌던 제주도에서의 인질촬영과 되돌아 온 만년필은 재인에게 건욱은 우연일 수만은 없는 남자입니다.
재인 앞에 운명처럼 던져진 진짜 홍태성은 사실 심건욱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배에서의 사고, 류선생의 유리가면을 사기 위한 과정들은 심건욱에 의해 만들어진 시나리오였기 때문이지요. 홍태성 앞에 재인을 던져 둔 심건욱의 심리에 처음으로 질투의 감정이 묻어나오기 시작합니다.
건욱의 인생은 그가 해신그룹에 의해 버려지고 복수를 준비하면서 모든 것이 영화의 시나리오처럼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자신을 홍태성으로 착각하고 들이대던 재인에게서 건욱은 자신의 시나리오의 위험성을 감지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욱의 시나리오에는 진짜 사랑이 없었지요. 그런데 재인에게서는 그것이 진짜 감정이 되어 심장을 쿡쿡 찔러대는 것이 느껴집니다. 재인의 걱정없는 미소를 보면 이대로 '컷'을 외치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건욱은 어차피 재인도 홍태성을 알게 되었겠지만, 자신이 작업하려 했던 일을 말하지 말아달라고 가버리자 복부에 입은 상처가 욱신거려옴을 느낍니다. 건욱은 재인에게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하고 맙니다. 어쩌면 건욱도 재인에게 자기의 상처를 봐달라고 한번쯤은 기대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문재인, 가진 것은 없지만 똑똑하고 나름대로 열정적으로 자기 일을 사랑하는 반쯤 속물인 여자의 진짜 모습은 건욱에게나 태성에게나 매력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온천에서 동생 원인과의 전화통화를 듣는 두 남자는 재인의 소탈함에 미소를 짓지요. 습기차면 핸드폰 바꿔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고방식을 가진 이 여자는 지치고 고단한 영혼들에게는 한줄기 햇살처럼 따사롭습니다. 
건욱의 유리가면은 재인을 향하고 있지만, 건욱은 자신의 유리가면에 색칠을 덧입히겠지요. 악몽처럼 되살아나는 어린시절의 상처, 해신그룹에 대한 복수를 멈추지 않을 듯 보이니 말입니다. 재인을 바라보는 건욱의 눈빛은 그래서 늘 아련함이 느껴집니다. 
류선생이 했던 대사 중에 영화같은 대사가 있었는데요, 저는 그 대사가 나쁜남자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하는 사람 눈에는 그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밖에 안보여. 그 사람의 세상엔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 있는 거지... 가면조차도... 결국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만 바라보고 있었던 거야"
신열처럼 들끓는 첫사랑에 빠진 모네, 위험한 사랑에 치명적으로 중독되어 가고 있는 태라, 다초점렌즈처럼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재인이 눈에 들어오는 건욱, 사랑의 상처 자리에 새롭게 들어 온 사람에 눈뜨는 태성, 건욱과 함께 있으면 무장해제된 듯 다 보여주고 싶은 재인, 이들은 모두가 자신만의 유리가면을 쓰고 사랑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사랑한 사람만 보는... 건욱의 시나리오에 의해서든 운명과도 같은 만남이 되었든 말이지요. 
*드라마 나쁜남자는 스토리의 난해함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스토리가 조각이 나있다는 느낌입니다. 퍼즐맞추기라는 독특한 형식때문이기는 하지만, 저는 솔직히 스토리보다는 김남길의 화보같은 매력이 더 멋있습니다. 동시간대의 로드넘버원과 제빵왕김탁구 모두 매력적인 드라마라 어느 하나 외면하기가 힘든데요, 심리 퍼즐드라마 나쁜남자가 받는 사랑은 김남길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나쁜남자에서의 김남길은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그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거든요.
대사가 없더라도 표정 하나만으로도 심리를 읽게 하는 김남길은 표정과 눈빛 자체만으로도 대사를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까지 합니다. 스토리가 좀더 탄탄하고 편집의 난해함이 없다면, 더 매력적인 드라마로 완성도도 높을 것 같은데, 드라마가 지나치게 난해함에 치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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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9
  1. 김지철 2010.07.01 07: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보진 못하지만 김남길에 대한 이야기는 주변에서 매우 많이 듣는답니다.
    대단한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를 끝으로 한동안 볼 수 없다니 안타깝지만 더욱 멋있어져 돌아오겠죠.^^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 신비한 데니 2010.07.01 07: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멋지긴 멋지네요.. ㅠㅠ
    부러워요 ㅠㅠ

  3. 최정 2010.07.01 08:41 address edit & del reply

    내가 김남길이 반만 닮아서도 미국진출인데...ㅎㅎㅎ잘보고가요~

  4. 펨께 2010.07.01 09:41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요즘 수고 많이시지요.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5. 카타리나^^ 2010.07.01 09: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드라마를 안봐서 뭔 내용인지 모르겠어요 ㅜㅡ

  6. 2010.07.01 12:4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2010.07.01 13:0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8. 근이 2010.07.01 13:46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잘읽었습니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편집의 난해함만 없다면... 이말 정말 공감..너무나 매력적인 드라마인데.. 조금만 보완하면 더 좋을것 같아요.. 김남길의 심건욱.. 그냥 존재만으로도 빛이나더군요..

  9. sksks 2010.07.01 13:53 address edit & del reply

    님 글을 읽으니 뭔가 훨씬 명확한 하늘을 보는 느낌입니다. 만약 이 드라마를 김남길이 하지 않았다면,,,심건욱이란 다층적인 인물을 표현해내기 쉽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일단 김남길의 눈빛 연기를 유심히 보면서 드라마를 쫒아가고 있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10. ^^ 2010.07.01 13:5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이 드라마를 봅니다.
    조금만 더 매끄럽게 다듬으면 훨씬 더 재밌을거 같은데 말이죠.

  11. 2010.07.01 13:56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김남길 때문에 보고 있는데..
    김남길의 눈빛 연기는 배우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것 같네요.

    이 리뷰 읽으니 이 드라마에 대해 좀 더 이해하게 된 듯해요 ㅠㅠ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좀 더 친절해졌으면하는 바람이...

  12. 2010.07.01 14:03 address edit & del reply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김남길씨의 섬세하고 설득력 있는 연기력에 저도 중독되었습니다!
    시청자들을 자신에게 중독시키는 매력이 있는 배우인것 같아요.

  13. 나쁜남자 2010.07.01 14:17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덕분에 드라마가 더 잘 이해되네요 ^^
    드라마가 앞으로는 리뷰가 아닌 드라마 자체 힘만으로도 시청자를 이해시켜야 할텐데..
    그점이 너무 아쉽습니다

    그래도 김남길의 심건욱을 보는 것만으도 충분히 나쁜남자는 볼만한 드라마 인듯 해요 ㅎ

  14. 하늘 2010.07.01 14:21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 감사합니다 6회는 저같이 드라마 많이보는 사람도 도통 이해안되는 부분이 많더군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바쁘게 다음 다음 장면이 이어지는데 왜저러나 싶을 정도로 많은 장면 보여주기 시합하나? 이런생각,,근데 초록님 글 읽으면 그제서야 아하 그렇구나 싶네요,,김재욱 , 한가인 씬은 솔직히 지루합니다,, 김남길 씬에서 그나마 정신차리고 좀 집중하라하면 쏜쌀같이 다음 장면으로 이동,,,에휴,, 좀 느긋하게 길게 잡아주면 시청자들이 좋아할텐데,, 김남길의 눈빛연기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위에 호텔에서 저장면,, 두사람 바라보는 저장면 .......등등,,,

  15. 하늘 2010.07.01 14:25 address edit & del reply

    그리고 초록 누리님 언제나 좋은 리뷰 드라마 보고 이해못한 부분 이해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여기저기 훝어봤더니 따님 사진도 있던데 참 이쁘더군요 ,, 우리딸이랑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항상 행복하세요,,,

  16. @@ 2010.07.01 14:5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조금만 줄거리가 탄탄하면 대박쳤을 듯 해요. 결방이 너무 아쉽지만(시청률도--;;) 김남길쌔씨 매력 때문에 끝까지 볼거랍니다

  17. 냥아냐옹 2010.07.01 15:14 address edit & del reply

    "남길은 표정과 눈빛 자체만으로도 대사를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까지 합니다" ←완전 공감입니다!!!

  18. 손가락 어딨어요? 2010.07.02 01:59 address edit & del reply

    추천을 100개라도 해드리고 싶은데...손가락이 안보이네요..
    나쁜남자 너무 재밌고....배우 김남길...대단해요.
    벌써 2년후가 기대됩니다.

  19. 친구세라 2010.07.02 16:56 address edit & del reply

    네 굉장히 난해한 편인것 같아요.
    그래서 매력적이었다가 또 아니었다가
    오락가락하게 되곤 말죠.

    그래도 초록누리님의 글 덕분에
    6회의 난해함은 많이 해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얼른 7회도 보고 리뷰 봐야져~♡ㅎㅎ

2010. 6. 26. 09:11




민족의 비극 6.25전쟁 60주년 대작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 로드넘버원은 1, 2회만으로는 섣불리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빈수레가 요란했다는 표현은 심하고 수레가 반쯤만 채워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소지섭, 김하늘, 윤계상, 최민수, 손창민 등 이름만으로도 충무로의 모든 스타들은 총 출동했다 싶을 정도의 화려한 캐스팅은 내용을 떠나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고는 어디서부터 줄기를 잡아야 할 지, 드라마의 전개가 다소 산만스럽고 깊이있는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쟁? 사랑? 휴머니즘? 이 세가지의 질문을 써 두고 답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1,2회에서 그나마 건진 것은 휴머니즘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명불허전 최민수가 중심을 잡아주었고요. 솔직히 소지섭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김하늘과의 애정신을 중심으로 이 드라마를 시청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감정몰입이 되지 않았어요. 제 첫 느낌은 여주인공에 대한 환상은 첫회에서부터 무참히 깨지더니 2회에서는 더욱 심하게 망가지기 시작하더군요. 소지섭과 윤계상의 삼각관계마저 공감을 주기 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설득을 시키려한다는 느낌이 강했고요. 집안 종의 아들 이장우와 주인집 아가씨 김수연의 사랑, 6.70년대 드라마의 단골 테마이기에 신선함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 과정 역시도 다분히 억지스러웠고, 논두렁에서 "사랑해" "뭐라고?"라며 고래 고래 소리만 지르는 두 주인공들에게서 달콤하고 환상적인 로맨스는 깨지고 말았네요. 40년대 말 당시에 어느 과년한 처녀가 "사랑해"라는 말을 했었을 것이며, 아무리 시골이라고 하지만 사람들 눈을 피해야 할 신분적인 한계에 있는 두 사람이 거리낌없이 애정행각을 한다는 자체가, 2000년대 두 남녀를 1940년대 어느 시기에 옷만 촌스럽게 입혀서 둔 느낌이더군요. 제가 고지식해서인지 당시로서 아무리 신여성이라 할지라도 뭔가 어색했다는 느낌이었어요. 드라마 속 여주인공, 특히 이루어지기 힘든 사이일수록 애틋함과 환상같은것이 있어야 하는데 남자시청자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수연을 세상에 오직 하나인 사람으로 보는 장우의 감정에 몰입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다는 느낌입니다. 
처녀 의사가 주민이 맡긴 아이에게 빈젖꼭지를 물리는 장면을 보고는 솔직히 허걱 싶었습니다. 어떤 의도로 김수연이라는 인물을 그리려 했는지는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기에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김하늘의 가슴노출에 시선을 끌고자 했다는 얄팍한 생각을 먼저 읽어서인지 크게 공감되지는 않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한 신태호(윤계상)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여하튼 삼각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극적인 계기는 마련했어야 했으니 그냥 넘어갈 수 밖에 없겠지만, 기마전을 치루는 부대 장병들 옆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의사 김수연(김하늘)의 허벅지가 보일락말락 치마가 펄럭거리는 모습 역시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고요.
더욱 아쉬운 것은 담배창고로 수연을 찾아 간 소지섭의 오버연기입니다. 전쟁이라는 상황은 인간을 극도의 공포와 흥분상태, 혹은 긴장상태로 이끌겠지요.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앞에서까지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 것은 전쟁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애닯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곧 죽어갈 듯한 동지를 붙들고 죽지말라고 시종일관 절규하는 모습같아 보였어요. 그래서 감정선은 읽히지 않고, 흥분상태의 소지섭의 동그랗게 뜬 눈만 남기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그 장면이 마치 연극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드라마라는 틀에 맞지 않게 감정표현이나 몸짓이 과장되고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소지섭보다는 심하지 않지만 이 부분에서는 윤계상 역시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두 배우 모두 내면연기를 지나치게 보여주려다 보니 그 욕심이 티가 나고 과장스러워 보였어요.
로드넘버원을 보면서 제가 특히 기대를 걸었던 인물이 소지섭이었는데, 소지섭이 연기에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마디로 소지섭은 감정의 과잉상태에요. 포탄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한적한 산속 창고에서조차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대고, 감정을 있는대로 끌어내느라, 목소리는 입안에서 윙윙 한바퀴를 돌리다 시원스럽게 터지지 못하고 웅얼거리듯 뱉어지고 맙니다. 지리산에서 빨치산을 토벌하며 살기 위해 치뤘던 살인에 대한 무서운 기억이 공포라기 보다는 분노의 표정으로 김하늘의 가슴팍에 안겨 울 때는 지리산 빨치산 토벌대에 참가했었다는 것을 억지로 세뇌시켜 가며 이해해야 했습니다. 이장우의 인간적인 고뇌와 김수연 하나를 그리며 2년을 버텨왔다는 것이 가슴 절절하게 와닿아야 하는데, 마치 이해해 달라고 설득을 시키려는 듯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노래로 표현하자면 한시간을 소프라노 솔로 독창만 듣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소간지 소지섭의 부드러운 모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로드넘버원에서 소지섭은 전쟁물이라는 것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인간의 말초적인 감정만을 보여주려고 과욕을 부리는 듯한 느낌이에요. 포탄이 터지는 전쟁신에서야 마초적인 매력을 폭발시켜야 겠지만, 김수연과의 애정신에서조차 마치 전쟁에 나간 용사같아 보이니, 두 사람의 사랑에 감정몰입을 하기는 분위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력없는 캐릭터는 소지섭과 사랑의 라이벌인 신태호 소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김수연과 결혼을 약속하기 까지 신태호가 김수연에게 미치도록 빠져들만한 추억들이 생략돼 버려서, 신태호의 김수연에 대한 감정은 사랑인지, 집착인지, 남로당원이라는 배신감에 대한 적개심인지조차 모호합니다. 거의 풀숲으로 뒹굴기 일보직전의 뜨거운 키스를 퍼붓고 있던 김수연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는 행동도 썩 쿨하지 않았지만, 김수연이 자신에게 했던 약속들이 진심이었는지 확인하겠다는 심리는, 신태호의 김수연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뜨겁고 진심이었는지에 대한 공감이 부족해서인지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오히려 편집증적이라는 생각까지 들게합니다. 세 사람의 사랑이 이렇게 감정선들이 토막나서 비약적인 전개를 하다보니 '사랑'이야기는 아직 매력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로드넘버원에서 빛나는 존재가 있어서 즐거웠고, 이 드라마가 끝나때까지 이 인물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할 것 같은 캐릭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터프가이 최민수입니다. 최민수라는 이름이 가진 대명사 터프함은 극도로 절제하면서 무장해제된 듯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윤삼수 중대장 최민수의 존재는 단연 로드넘버원의 주인공입니다. 
인간이 극한의 공포를 느낄 때 중 하나가 참호 속에서 총소리를 들을 때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곁에 있던 동료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에서는 공포와 분노로 극도의 흥분상태와 같은 감정을 겪는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는 이런 인간의 극한적인 감정들속에서 전우애와 사랑, 그리고 전쟁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기록하게 될 것이고, 다시는 어떤 이유로도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게 되겠지요. 이 함축적인 메시지는 전쟁의 포화속에 흐르는 가장 큰 감동인 휴머니즘을 통해서 전달될 것이고요. 그 휴머니즘을 최민수가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민수가 연기하는 윤삼수 중대장은 이 드라마의 핵심인 휴머니즘의 결정체라고 단언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빛납니다. 그 눈빛, 말투, 표정, 목소리톤까지 전쟁에 직면한 군인과 전장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이 하나로 합체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리더로서 존경하고 싶은 매력적인 캐릭터에요. 최민수의 깊이있는 연기력때문에 그 진가가 더욱 빛나고 있고요.
제가 가장 감동적으로 봤던 것은 영천면 주민을 피난시키며 최전방에서 아군과 주민의 피난 시간을 벌기 위해 2중대가 남겠다고 자원한 후, 마을 주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장면이었어요.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다"라며 반발하는 중대원에게 전방을 사수하기 위해 남을 것인지, 후퇴하는 본대를 따를 것인지 선택권을 주는 중대장, 그의 진심에 중대원들은 하나가 되어 영천교를 최대한 사수하겠다는 투지를 보이지요. 탱크를 밀고 내려 온 북한군에 대치하겠다는 것은 곧 죽음과 싸우겠다는 의지였지요. 
마을 주민들을 향해 "우리가 제일 북쪽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안전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군인으로서 여러분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동안 이장님과 여러분이 베풀어 주신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라며 최민수가 주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장면에서는 감정이 뭉클해져서 함께 거수경례를 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 장면에서 눈여겨 봤던 것은 최민수가 잠시 목이 매여 쉰 목소리가 튀어 나오는 부분이었어요. 그 장면은 결코 만들어 낸 목소리가 아니었어요. 고향산천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마을 주민들, 농번기에는 논두렁에서 함께 막걸리에 새참을 먹으며 함께 농사를 짓고, 동고동락했던 가족같은 사람들과 헤어지는 마음을 여과없이 보여준 장면이었고, 군인으로서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같은 것까지 포함되어 있던 목매임이었고, 윤삼수 중대장에게 흐르는 휴머니즘이 가슴으로 전달되었던 명장면이었습니다.
최민수는 연기변신을 하지 않는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게는 변신이라는 단어는 의미가 없어요. 최민수는 어떤 작품이 되었든 그 작품 인물에 캐스팅된 순간 바로 그 인물이 되어 버립니다. 제가 연기자들에 대한 글을 쓰면서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단어가 빙의입니다. 딱 한번 쓰고 싶었던 적이 추노에서 대길 역할의 장혁이었는데, 쓸 기회가 없었어요. 장혁 이후 요 근래 드라마에서 캐릭터에 빙의되었다는 말을 쓰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윤삼수 중대장 역할의 최민수입니다.
그래서 글 제목으로 빙의라는 말을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그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민수는 윤삼수에 빙의되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습니다. 소지섭과 윤계상이 이장우와 신태호에게 빙의되려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면, 최민수는 그냥 윤삼수 중대장 같았거든요.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인간적인 웃음. 웃을 때마다 그 사람의 모든 발자취가 드러나 보이는 눈가의 주름들, 그리고 심장을 벌렁거리게 하는 따발총 소리의 공포속에서도 사람을 진정시켜 주는, 거칠지만 인간미가 느껴지는 목소리는 이 드라마를 관통하고 있는 휴머니즘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삶의 연륜이 묻어 나오기에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카리스마가 빛나는 배우 최민수, 그는 130억의 대작임에도 곳곳에 부실함이 눈에 띄는 로드넘버원의 퀄리티를 높여주고 있는 드라마의 진짜 넘버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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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6 10:0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0.06.26 10:3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2010.06.26 11:0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탁발 2010.06.26 11: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연기도 농사같은 것 같습니다.
    배우가 얼마나 땀과 눈물을 흘리냐에 따라
    열매가 잘 영글기고 하고, 누가 보기에도 좋은 결과가 나타나네요.
    최민수에 대한 초록누리님의 이야기 참 좋습니다. ^^

  5. 옥이(김진옥) 2010.06.26 12: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최민수씨의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하지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화이팅!! 2010.06.26 18:58 address edit & del

      최민수씨 지난번 나왔던 특집드라마..
      정말 보는내내 그 아버지역할에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납니다.

      글쎄요..같은 전쟁드라마 전우는 그닥 보고싶지않은데..
      그래도 로드넘버원은 최민수씨 나오길래 본방은 못보더라도 재방은 챙겨봤습니다.

      최민수하면 어쩌면...잔머리하고는 거리가 먼..
      그래서 볼때마다 안타깝고 한편으론 걸맞지않게 귀엽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ㅎㅎ

      암튼 욱하는 면도 있지만 꾸밈없는 모습이 좋아요...
      화이팅입니다...

  6. 2010.06.26 14:04 address edit & del reply

    저랑 똑같이 보신듯. 소지섭은 표정과 목소리가 거북하다싶을정도였고 윤계상은 좋았구요 최민수씨는 정말 그냥 편하게 진짜군인아저씨를 보듯이 봤습니다.

  7. 민들레의자세 2010.06.26 17:57 address edit & del reply

    최민수가 이 드라마로 재기에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무릎팍도사에 나와서 고현정이 말하길 최민수는 세상을 너무 어렵게 산다고 했지요
    "오빠 쉽게 가자" 이 말이 머릿속에 맴도네요.

    그동안의 좋지 않은 일들은 잊고 이 드라마로 보기 좋게 홈런을 날리기 바랍니다.

  8. 줌(Zoom) 2010.06.26 18: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시간이 없어서 이 드라마는 아직 못보고 있습니다. 글을 읽어보니 느낌이 팍팍 오는걸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9. 혼자밥먹는여자 2010.06.27 15:50 address edit & del reply

    담배창고에서의 소지섭의 연기, 저도 처음에는 너무 과장되다고 생각하며 보았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빨치산토벌을 위해 2년이상 단지 살기위해서 피아의 구별없이 죽고 죽이는 전장에서 방금 돌아왔다는 것, 그리고 다시 전쟁이라는 상황을 생각하니 이해 못할바도 아니더군요. 또한 사전제작이다보니 클라이막스 장면들을 다 촬영한 후 이미 감정이 100% 잡혀있는 상황에서의 초반 장면이어서 그랬나도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