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웅 이성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6.05 '구가의 서' 이승기 백허그 눈물고백, 구가의 서 해답에 다가서다 (8)
  2. 2013.04.23 '구가의 서' 이승기의 변신, 분장을 뛰어넘는 반인반수 연기 (3)
2013.06.05 11:16




자홍명이란 이름으로 조선으로 돌아온 윤서화(윤세아), 한밤중에 거처에 숨어든 귀여운 도둑이 자신이 버린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슬픔과 그리움, 회한과 모정으로 범벅된 슬픈 눈의 윤서화, 신수로 변하는 아들을 봐야하는 그녀의 심경은 이루말할 수 없이 복잡할 것입니다.

태서의 노비문서로 윤서화의 얼굴을 집요하게 확인하고자 하는 조관웅에게 '봐라, 이 썩바리같은 놈아, 나 윤서화다'라고 과감하게 얼굴을 공개한 윤서화, 자신은 자홍명일 뿐이라고 시치미를 뗐지만, 조관웅은 그녀가 윤서화라는 것을 눈치챘지요.

반인반수의 모습을 윤서화로 하여금 직접 보게 하는 조관웅, 간악하기 그지없는 조관웅, '최강치 이놈이 네 아들이다, 잘봐라'라는 듯 윤서화를 바라보더군요. 조관웅 이놈을 어찌 죽여야 속이 후련할까요?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도 못하고, 강치가 지도를 훔친 도둑임을 인정한다면 사랑했던 월령에 이어 아들까지 원수놈 손에 넘기는 꼴이 되겠지요. 쇠사슬에 묶여 고통스러워 하는 아들 최강치, '왜 몰랐을까... 월령과 그리도 닮았는데...'. 과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쇠사슬에 포박된 월령도 그러했습니다. 뒷걸음쳐 도망치게 만든 신수로 변해 폭주했었지요.  

복숭아를 좋아한다니 세상의 복숭아는 다 따버린듯 커다란 자루에서 복숭아를 내어놓고, 꽃을 좋아하는 자신에게 한다발 꽃을 안겨주며 웃던 월령, 백년객관의 3대요리를 꼭 드셔보라며 해맑게 웃던 귀여운 도둑, 닮았습니다. 그와 쏙 빼닮았습니다.

지도를 훔쳐간 도둑이 아들이라는 사실에 경악하는 윤서화,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과 만약 살아만 있다면 반드시 아들을 찾으리라는 마음 하나로 살아왔던 윤서화였습니다. 살아있어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윤서화입니다.

그리고 가슴이 미어지게 아픕니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인간으로 자라주기를 그토록 바라고 기도했건만, 아들에게는 신수 월령의 피가 흐르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 자는 제방에 든 도둑이 아니므니다"해야 할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도둑으로 인정을 하게 된다면 강치는 물론 좌수사 이순신 장군에게 화를 입히게 될 일로 연결될테니 말입니다.

백년객관에 여울을 만나러 찾아온 진짜 청조때문에 강치가 함정에 빠진 것을 알게 되겠지요. 무형도관 담평준 이하 사제들이 백년객관으로 강치를 구하러 갈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또 한번 내 도관의 사제를 무고한 일로 엮는다면 내 검으로 벨 것'이라고 조관웅에게 엄포를 놨던 담평준, 조관웅의 낯짝에 소금 한바가지를 끼얹고 강치를 데리고 왔으면 싶습니다만.

 

어머니 윤서화와의 긴장넘쳤던 첫 만남, 그리고 윤서화가 그가 자신이 낳은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윤서화의 행보가 중요해졌습니다. 강치가 아들임을 알게 된 윤서화가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이 더 커지면서 결국 강치와 이순신 좌수사를 돕는 큰 조력자가 되리라 예상은 되지만, 실상 큰 문제는 월령에게 있습니다.  

지난 회 월령의 슬픈 고백의 눈물에 가슴이 먹먹했는데, 악귀로 변하지 않게 하고 있었던 기억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듯 해서 말이지요. 월령을 감싸는 검은 기운, 그리고 변하는 월령의 검은 핏줄들, 그는 진짜 악귀가 돼버린 듯 하니 말입니다. 소정에 대한 기억도 깜빡이기 시작했던 그가 강치가 아들이라는 것도 잊고 이제는 자신이 소멸되기 위함이 아니라, 오직 소멸이 목적인 악귀로 변해 무차별적 잔인한 폭주로 이어지게 될 듯 보이더군요.  

다크 월령, 그래도 이 남자 너무 가여워서 전 쭉 애정을 가지고 그의 마지막 구원을 응원하렵니다. 월령의 폭주를 멈출 인물이 다름 아닌 윤서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 짐작은 되지만, 그것이 윤서화의 희생으로 이어질 듯한 비극이 감지됩니다. 

 

20년 전에는 월령을 버렸던 윤서화였지만, 월령과 강치 둘 모두를 구하기 위해 월령의 산사나무 단도로 자신을 찌르게 할 듯 싶어서 말입니다. 월령을 천년악귀가 되는 것을 막을 유일한 길이라고 소정법사가 말해줬던 것을 기억하고 말이죠. 그것이 자신을 사랑해서 죽음을 택해버린 월령에 대한 윤서화의 사랑이며, 사랑을 믿지 못하고 나약하기만 했던 자신에 대한 사죄의 길이라 생각하겠지요.  

 

강치에게도 큰 슬픔이 찾아왔지요. 자신의 아버지 구월령을 벤 사람이 여울의 아버지 담평준 사부님이었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무표정으로 무형도관으로 돌아온 강치에게 검을 내미는 담평준, 왜 강치의 아비를 베었는지 담담하게 이유를 말해주었지요. 배신당한 것은 구월령이었다는 것까지도 말이지요. "네 아비도 너처럼 인간이 되고 싶어했다 들었다. 그래서 구가의 서를 얻기 위해 100일 치성을 드리다 신수의 모습을 네 어미에게 보이고 말았지. 네 어미는 겁에 질렸고,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가눌 수 없는 슬픔, 칼을 빼는 강치, "제 가족의 비극은 이 칼 끝에서 시작된 거 아닙니까?", 강치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 그 눈물에는 담평준에 대한 원망과 분노, 가족을 잃은 슬픔, 아버지 월령에 대한 연민이 담겨있었습니다. 그 눈물이 복수의 눈물이 될까 두려웠지만, 설마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강치가 사랑하는 여울의 아버지이자 사부님에게 칼을 들이대지는 않으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헉, 숨차게 달려온 여울 앞에 선 강치의 두 손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 설마 뭔일을 내버린겨? 차갑게 지나쳐버리는 담여울, 썰물처럼 텅빈 듯한 공허함에 멍해진 강치의 귀에 빙빙 맴도는 월령의 말에 가슴 철렁 내려앉게 했습니다. 

"날 믿거라. 인간을 믿어봤자 돌아오는 건 배신 뿐이다", 아버지 월령의 말이 떠오르는 강치에게 한가득 슬픔이 고여옵니다. 뒤에 이어질 강치의 심장 덜컹거리게 만든 백허그를 위한 연출임은 알았지만, 그래도 놀랬잖아요! 

강치는 20년 전 부모세대의 악연을 검을 두동강이로 부러뜨려 끊어버렸습니다. 자신의 손이 베이는 아픔을 겪으면서 말이지요. "20년전에 무슨 일이 있었든 그건 우리들이 태어나기도 전 어른들끼리의 일입니다. 그러니 그 과거를 우리들에게 까지 연결짓지 말아주십시요. 어른들끼리 일어난 일은 어른들끼리 알아서 해결하시라구요!", 우왕, 강치 넘 멋져. 강치 짱이다! 상남자 강치, 정말 의젓한 어른이 되었구나~~ 

강치의 눈물은 용서였습니다. 악연을 악연으로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강치의 눈물은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었습니다. 사람이 되고 싶어했으나 사랑하는 여인에게 배신당한 아버지, 신수라는 사실에 사랑했던 것조차 잊어버린 어머니의 나약함에 대한 연민...

강치의 눈물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지 말라는 여울의 믿음, 여울에 대한 굳건한 사랑... 

 

강치의 손에 흐르는 피로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강치를 오해했던 여울, 두동강이 난 칼을 보고 놀라 뛰어나가지요. 강치를 오해했던 미안함, 강치에게 사실을 말할 수 없었던 마음이 엉켜 강치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하지요. 

여울이 그랬던 것처럼 강치도 여울을 차갑게 스쳐지나가 버립니다. 정말 끝인가.... 백짓장처럼 하얘진 여울을 덥썩 안는 강치, 오매! 심장이 벌렁거려서 비명질렀다, 강치야~

 

"다시는 그러지마. 나한테 비밀 같은 것 만들지마... 두 번 다시 내 앞에서 그렇게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가 버리지 마..." 

이어지는 강치의 고백, "널 좋아해. 너를 아주 많이 좋아해...".

'믿지말거라'/'믿고 싶습니다'.

'넌 절대로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다'/'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신수의 피를 물려준 당신이 한 때는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인간을 믿지 못하게 된 당신이 이해도 됩니다. 배신당할까 저도 두렵고 무섭습니다. 그런데 여울이를 잃는 것이 더 두렵고 무섭습니다. 여울이가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쳐 갈때, 슬펐습니다. 아니 무서웠습니다.

설령 배신을 당하고 또 당한다고 할지라도 믿고 싶습니다. 내 사람 여울이만은 날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그래서 이 사람과 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서...

살아가면서 아프고 병들고 언젠가 죽게 되겠지요. 그래도 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녀와 함께 살고 싶으니까요.  

배신도 당하겠지요. 사람들때문에 상처도 받겠지요. 그래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 그게 내 꿈이니까요. 사람의 형상을 가졌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저도 압니다. 사람다웠던 사람 박무솔 어르신,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으냐고 손을 내밀어준 이순신 좌수사, 닮고 싶습니다. 사람답게 산, 살고 있는 그들처럼 살고 싶습니다'.

 

사람이 된다는 것, 강치는 알게 모르게 배우고 있습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겉의 형상이 아니라 그 마음에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구가의 서'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있는 최강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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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8
  1. 2013.06.05 12: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만두만두 2013.06.05 12:27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회는 봤는데 마지막 장면 연기자 세명의 연기가 잊혀지지않습니다
    사악한 조관웅, 신수가 안되려는 강치, 아들이라 말 할수 없는 서화의 연기가 이렇게 어울릴줄이야.......
    이승기가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인정 안할 수가 없네요 이성재는 말 할 것도 없고 윤세아의 표정연기에 밀리지 않는 이승기의 몸부림도 저를 다음주 까지 못기다리게 하네요
    한국은 현충일때문에 내일부터 연휴가 많네요
    누리님도 이번주 잘 보내시고 다음주에 글보러 올께요 상어는 구가의서 끝나고 볼려고 합니다

    • dream 2013.06.05 16:55 address edit & del

      그치요 만두님 세 사람의 연기가....후덜덜덜~

      초록누리님 해피앤딩을 강력하게 원하는데
      여운 길게 남기지 말고 깔끔하게~ 개운하게~
      하지만 글에서처럼 서화의 희생은 불가피해 보여서... ㅠ.ㅠ

  3. 나비잠 2013.06.05 13:07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열심히 댓글 썼는데 다 지워지고..오늘은 새글에 글 올려요. 안녕하세요^^ 누리님!
    어제 지나친줄 알았던 강치가 뒤에서 여울이 안을 때 저도 심장이 내려앉는줄 알았어요.연출가,작가,연기자 모두 대단해요. 김탁구에서는 재미는 있었지만... 막장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구가의서는 작가가 같은분일까 싶을정도로 대사와 드라마의 중심내용이 정말 좋아요. 만두님글대로 마지막 장면도 정말 인상적이였어요. 다음주..또 기대됩니다.

  4. 룰루♬ 2013.06.05 15:13 address edit & del reply

    구가의서는 월-일.까지 드라마 매일 해줬으면~^ㅁ^ㅋㅋㅋ

    18회 엔딩장면 강치엄마 애끓는 표정 압권
    나까지 마음아펐어요.ㅠㅡㅠ
    같이 따라 울컥 애달프고 슬펐어요~
    예고좀 해주징!!ㅎㅎ
    18회 소정법사가 담평준에게
    찾아갔던 장면 생략되어서 담주에 나오려나 싶기둥 하구 이제 6회분 남았지만..종합선물세트 구가의서 월요일!
    요즘 구가의서랑 누리님 리뷰 보는. 재미로
    지내요 ㅎㅎ~

  5. dream 2013.06.05 17:05 address edit & del reply

    구가의서~ 18회만 같아라~~ 외치고 싶어요~
    구가의서는 문서가 아닐거 같은 예감이 팍팍 들어요^^

    믿고 싶어하는 마음이 믿음을 주고
    함께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함께 하게 될거라는....
    우리도 그러잖아요
    사랑하니까 믿듯이, 믿어서 사랑하는게 아니듯이 말이죠
    강치의 여울에 대한 사랑이, 여울의 강치에 대한 사랑이 답을 줄거 같죠?

    믿음이란 것이, 신의란 것이 말로는 쉬이 설명하기 어려운거 같아요
    구가의서에서 또 다시 믿음으로 마음의 중심을 볼 줄아는 눈을 가르쳐주네요
    이래저래 챙겨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 만두만두 2013.06.05 21:35 address edit & del

      드림님 글보니까 드라마 신의 생각나요 사람의 믿음 나약하지만 그걸 계속 극복하면서 굳건해지는 과정이 많이 와닿네요
      드림님 말씀대로 보기 잘했다고생각이 드네요
      근데 저는 강치 여울보다 서화 월령 커플이 너무 좋아요
      1,2회때가 잊혀지지 않네요

  6. 소망찬 2013.06.05 17:28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백허그는 강치의 회상 속엣말과 함께 진한 울림과 감동을 주더군요..인간을 믿지말거라..믿고싶습니다..끝까지 그들과 함께 살고싶습니다..촣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

2013.04.23 14:12




"잊지 말거라, 넌 내게 아들과 똑같아... 우리 태서와 청조를 지켜다오", 평생 모실 하나뿐인 주인이자 아버지와 같았던 박무솔(엄효섭)이 강치를 향해 파고들어오는 칼에 대신 찔려 죽음을 맞이하자, 최강치의 반인반수의 본성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액막이 팔찌의 봉인도 막지못한 강치의 분노, 박무솔에 대한 강치의 애정과 존경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강치를 지켜준 박무솔, 그의 훌륭한 인품만큼 큰 아버지의 사랑을 죽음으로 보여주었지요. 그래서인지 드라마지만 박무솔을 잃은 슬픔이 크네요ㅠㅠ.

연한 초록빛의 눈으로 변한 최강치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렸고, 그 눈빛을 조관웅도 보게 되었죠. 강치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 강치의 운명이 첩첩산중이겠군요.   

불길한 기운이 백년객관을 감돌자 소정법사(김희원)는 강치의 존재가 드러날 위기에 처해질 것임을 예감합니다. 그의 친구이자 강치의 아버지인 구월령에게도 다가왔던 사람이 되는 치성의 마지막 시험관문처럼 말입니다.

 

구월령이 그랬듯이 강치 역시 겨우 열 하루를 남기고 20년의 공든탑이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지죠. 해가 지기전에 백년객관을 나와 다음날까지 들어가지 말라는 소정법사의 아리송한 말을 무시하고 백년객관으로 들어가는 강치, 그날은 청조의 혼사를 앞두고 함진아비가 들어오는 날이었기에 착잡한 마음을 가눌길 없었던 강치도 먼발치에서 그 모습을 보려했었지요.

강치도 청조도 서로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아버지와도 같은 박무솔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강치도 아니었고, 청조 역시 가족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말이죠. 서로의 가슴에 묻고 살 수 밖에 없는 이름 청조와 강치, 그러나 그들의 이별은 혼례로 끝나지 않습니다. 더 큰 비극이 두 사람을 슬픈 운명으로 던져버렸지요. 독사같은 놈 조관웅(이성재)의 음모로 말이죠.

윤서화의 집안을 역모로 몰아 멸문지화를 당하게 했던 조관웅, 박무솔에게도 역모의 누명을 씌워 백년객관을 한입에 꿀꺽하게 생겼습니다. 이놈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아직 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남도 일대의 상권을 잡고, 왜인들과 손잡고, 그 재력으로 뭔가를 할 꿍심이 있는 듯하더군요. 말 그대로 진짜 반역을 꿈꾸는 놈같으니 말입니다.

정명가도, 즉 명을 치러 가게 길을 내달라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해 온 풍신수길의 의도를 파악한 이순신 장군, 모함으로 백의종군을 하면서도 오직 조선의 바다를 지키기 위한 우국충정의 마음밖에 없었던 불멸의 영웅, 한산섬 수루에 홀로 앉아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을 장군을 상상하면 애국심이 불끈불끈합니다. 군자금의 용도를 묻는 박무솔에게 거북선의 단면도를 펼쳐 보이는데, 드라마인데도 거북선의 탄생을 보는 듯 감개무량함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성웅 이순신 장군과 박무솔의 만남은 진한 감동이었습니다. 지하 비밀방에 가득한 은자를 조선의 백성과 바다를 지키기 위한 군자금에 쓰라고 내어주는 박무솔, 그들에게 나라의 안위는 개인의 이익 위에 있었습니다. 드라마 캐릭터지만 무한 존경의 마음을 바치옵니다. 물론 우리의 이순신 장군님께는 평생 무한 존경의 마음이지만요.

 

강치와 이순신 장군의 실질적인 첫만남은 뜨헉하게 만들었지요. 저잣거리에서 봉출 일당이 빼앗은 고리대금을 상인들에게 나눠주는 강치를 흐뭇하게 봤던 이순신 장군에게 박무솔은 강치를 두고 아들이나 다름없는 아이라고 소개하지요. "뚝심도 있고, 책임감도 강하고, 무엇보다 선한 의지를 가진 아이라면서 말이지요. 기회가 된다면 좌수사의 휘하에 거둬 큰 재목으로 써달라"는 말에, 박무솔만을 모신다는 무한 존경심을 드러내서 시청자와 박무솔을 뻘쭘하게 만든 못말리는 강치였습니다. 

"싫습니다. 저는 아무데도 안갑니다. 나리(박무솔) 말고 다른 사람은 절대로 모시지 않을 겁니다. 태서를 도와 객관의 마름직을 이어받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은 관심없습니다. 그러니 저한테 괜한 눈독들이지 마십시오". 이런이런~~ 솔직해도 무식하게 솔직하고 충직스러운 놈을 봤나?ㅎㅎ 그런 강치라서 더 좋다!

 

강치를 눈여겨 본 인물이 또 있었지요. 담여울의 아버지 담평준(조성하)이었습니다. 담평준 역시 강치의 정체를 알고 있는 눈치더군요. 여울의 호위무사 곤에게(이 녀석도 여울에게 마음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질투하는 모습이 귀엽더이다) 무슨 이상한 변화가 있으면 즉시 알리라는 것을 보면 말이죠.

 

호사다마라고 했던가요, 청조 혼례를 앞두고 함이 들어오는 날, 백년객관에 큰 마가 끼어 반인반수의 슬픈 전설을 이을 다음 전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납폐가 탁자 위에서 떨어지면서 다가오는 불길한 예감, 들이닥친 포졸들, 그리고 조관웅이 음흉한 속셈을 드러냈지요.  

간밤에 보낸 자객을 잡은 것을 따지러 간 태서, 그래도 참판까지 지낸 분이라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했던 박무솔의 뒤통수를 이리 야비하게 치다니, 정말 끓는 기름에 튀겨 버리고 싶더군요(저의 생각을 잔인하게 만드는 이성재의 나쁜 놈 연기, 역시 굿입니다). 박무솔을 정여립의 대동계 일당으로 몰아 역모죄를 씌우는 조관웅이었죠. 이놈은 역모 전문가인가 봅니다.

 

역모씌우기 전문가 조관웅에게 한방 먹이는 최강치, 그 호기와 한 자 한 자 콕콕 찝어 바른말만 하는 강치의 말에 속이 후련하더군요.

"역모죄? 놀고들 계시네. 쌔빠지게 번돈으로 나라에 꼬박꼬박 세전 바쳐가며, 배고픈 사람들 까지 굽어살핀 우리 나리가 역모죄면, 당신들은 뭐요? 나라가 거둔 세전으로 꼬박꼬박 녹이나 받아 처먹어 가며, 하는 일도 없이 기왓집 방구석에 개폼잡고 들어앉아 개권세나 부리고, 선량한 상인들 상대로 심심하면 잡질이나 하는 당신들은 뭐요? 놀고 먹는 심심죄요?", 놀고 먹는 심심죄인들 요즘도 심심찮게 보는 위인들이죠. 아무튼 맑지 못한 윗물들은 예나 지금이나 쩝입니다. 강치야~ 시원하게 말 잘했다, 궁디톡톡. 

그나저나 박무솔을 역모죄로 엮어 백년객관을 차지하려는 조관웅의 악질적인 음모에 박무솔이 죽음을 당하고 말았으니 슬픔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조관웅의 수상쩍은 행적을 눈치채고 있는 좌수사 이순신 장군과 담평준이었지만, 조관웅이 한 발 빨랐습니다.

누구보다 강치에게 따뜻했던 아버지와 같은 분을 잃은 강치의 슬픔과 분노는 20년의 봉인을 풀고 나올 정도로 큰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었고, 회오리처럼 터져나온 강한 분노는 봉인된 반인반수의 야성을 표출할 정도였습니다. 

청조와 태서를 지켜달라는 박무솔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목숨도 내어놓을 강치, 그 지킴이 사랑은 아마도 강치가 자신의 정체를 안 후의 혼란에도, 그를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구가의 서'에 담긴 주제가 되겠지요

최강치도 어쩌면 수천년의 무한한 삶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천년의 영원한 삶대신 유한한 인간의 삶과 사랑을 선택한 아버지 구월령처럼, 강치 역시 유한하기에 아름다운 인간의 삶을 택하겠지요.

"저한테 나리와 백년객관보다 더 큰 세상은 없습니다"라고 했던 최강치, 박무솔의 죽음과 함께 그의 세상을 잃어버렸습니다. 태서와 청조를 지키는 것, 박무솔 어른의 유언을 지키는 것, 그것이 그에게 세상을 준 박무솔 어른에 대한 보은이겠지요. 강치에게서  가장 큰 세상을 앗아가 버린 조관웅, 그에게서 백년객관을 다시 찾아와 태서와 청조에게 돌려줘야 하는 강치입니다.

 

강치에게 희망적인 것은 담여울(수지)이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윤서화는 구월령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신수라는 정체때문에 배신한 실수를 저질렀지만, 담여울의 선택은 윤서화와는 다를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인간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던 구월령을 죽여버린 담평준의 마음에 남아있을 듯한 회한 또한, 담여울의 선택에 변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희망을 가져보게도 하고 말이죠.

 

좌수사 이순신 장군에게 아들과 다름없는 아이라고 소개를 해주고, 조관웅에게는 곤장 2백대를 강치 대신 맞겠다고 했던 박무솔이었습니다. 칼에 찔려 숨져가면서도 강치에게 다치지 않았느냐고 묻는 그는 진짜 강치의 아버지였습니다. 자식을 위해 목숨을 대신 내어주고 가면서도, 자식의 안전만을 걱정하는 아버지였습니다.

사람이라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가난한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박무솔의 인성을 보고 자란 최강치, 박무솔은 강치에게 아버지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아버지이자 하늘을 잃어버린 최강치, 그의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강치의 분노는 백년객관이라는 세상을 넘어 조선이라는 더 큰 세상에 눈을 뜨게 만들겠지요. 자신이 반인반수라는 정체성을 알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강치 역시도 구월령의 뒤를 따를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요. 숙명처럼 풀어야 할 악의 축 조관웅으로부터 지켜야 할 사람들, 그들이 곧 청조와 태서, 그리고 앞으로 사랑하게 될 운명적인 사랑 담여울이자, 조선이 될 테니까요.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이승기의 연기는 사실 멜로나 액션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반인반수라는 판타지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할지가 내심 궁금했는데, 기대이상의 감정표현에 또 놀라게 되는 이승기 연기의 발전이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장면을 찍기전에 이승기가 많은 고민을 했을 듯 하더군요. 박무솔의 죽음을 본 슬픔과 분노를 반인반수의 야성과 어떻게 혼합해서 보여줘야 할 것인지를 두고 말이죠. 

사람과 짐승, 두 존재의 정체성이 혼돈된 캐릭터의 감정을 표출하기란 사실 쉬울 것 같으면서도 생각처럼 쉬운 연기는 아니지요. 이런 경우 많은 부분, 분장의 효과를 보기도 합니다.

런데 제가 놀라웠던 것은 초록빛으로 변한 이승기의 눈동자때문은 아니었어요. 박무솔의 마지막을 지켜보며서 흐르는 굵은 눈물줄기, 그 슬픈 감정을 포효하는 분노보다 더 무섭고 섬뜩하게 표현한, 조관웅(이성재)에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대사처리와 표정이었습니다.

"죽여버리겠어". 마치 짐승이 '크르릉'하며 성대를 울리는 소리처럼 들리게 표현하더군요. 짐승들의 감정표현, 사람으로 말하자면 화를 내는 모습을 유심히 보면, 처음부터 컹컹 짓거나 포효하거나 달려들지 않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크르렁 소리를 내서 상대를 노려 보는 것이 첫 반응입니다. 이 모습을 승기가 제대로 표현하더군요. 초록눈빛으로 변하지 않았더라도 짐승의 모습이 보였던 이승기의 반인반수 괴물연기, 분장을 뛰어넘은 훌륭한 연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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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3
  1. 2013.04.23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dream 2013.04.23 17:15 address edit & del reply

    박무솔이 죽인 범인으로 강치가 누명을 쓸까봐
    그 장면이 나올까봐 얼마나 마음 졸이며 봤는지 몰라요
    근데...그토록 더 진한 감동이 있을 줄이야... ㅠ.ㅠ

    이순신과 박무솔의 만남은 정말 감동이었어요
    가슴에서 무언가가 울컥하더라고요
    금고방을 보여줄때는 멋지다를 연발하면서 봤지요

    마지막 장면은 정말이지...말이 필요없는 장면이었어요
    박무솔의 강치에 대한 마음과 그런 박무솔의 마음을 고스란히 받으며 자랐을 강치..
    그랬기에 강치는 박무솔이 이순신을 따르라는 말에 싫다 할만하더라고요
    그런 강치였기에 박무솔의 죽음은, 그것도 자신을 대신하여 죽은 것이니...
    그 분노가 클 밖에요...그걸 너무나 잘 표현하고 전달되도록 연기한 승기에게 박수. 짝짝짝

    그리고 그냥 나레이션으로만 등장 할 줄 알았던 이순신이...
    이 드라마에 이토록 깊숙히 나타날 줄이야...우와 대박이에요...

    기대할 만하고, 본방사수 할만한 드라마라 기분이 참 좋으네요^^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셔야 리뷰 잘 쓰실거라는거 아시죠?
    몸 관리 정말 잘 하셔야 해요 초록누리님~^^ 화이링~!!!!

  3. 만두만두 2013.04.23 21:01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못봐서 누리님 이제 리뷰보고 드라마 봤어요
    이번회 구가의서를 보고 느낀점은 조화가 잘된 작품이라고 느꼈네요
    탄탄한 대본과 자연스런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이 잘 어울려졌네요 이번회 박무솔의 연기는 인상깊었어요
    쪽대본만 아니면 구가의서 탄탄대로네요(쪽대본하니까 신의 생각나네요)
    이번 이승기 연기는 안티들도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
    이승기의 구가의서 점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