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7.15 '스캔들' 조윤희, 몰입방해 하는 오버연기와 짜증나게 하는 캐릭터 (4)
  2. 2013.06.30 '스캔들' 조재현-박상민,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두 얼굴의 아버지 (3)
2013.07.15 09:18




"너는 내가 만든 지옥에서, 나는 네가 만든 지옥에서 살아보자", 하명근에게 25년은 지옥이었고, 천국이었습니다. 아들 건영을 잃은 지옥, 아들 은중을 얻은 천국, '심판은 나중에 죽어서 받겠습니다. 은중이를 제 부모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하은중으로 키운 죄,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잠시만... 제가 사는 동안만... 제 아들이기를 허락해 주십시오. 제게 지옥이자 천국인 은중이, 제 아들 은중이를...'

하명근(조재현)의 아들 건영이 건물붕괴로 사망하고, 태하건설 장태하(박상민)와 윤화영(신은경)의 아들 장은중이 유괴된 1988년, 그리고 3년후 하명근은 입학통지서를 받지못하는 은중을 보며 괴로운 심경에 은중을 부모에게 돌려주리라 마음먹었지만, 은중과의 운명은 예기치 못한 일로 틀어지고 말았지요.

공놀이를 하다 담너머로 떨어진 축구공을 가지러 나온 은중 또래의 아이, 그 아이의 이름이 장은중이라는 말에 은중의 손을 잡고 돌아오고 말았죠. 그리고 3년만에 처음으로 하명근이 웃었습니다. 은중을 향해 내민 하명근의 손, 은중이의 고사리같은 손을 잡는 순간 하명근은 결심합니다. 은중의 아버지가 되겠다고, 이 아이는 하늘이, 아니, 하늘나라에서 건영이 보내준 건영이라고... 은중과는 피가 아닌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라고...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 22년이 흘러 2013년, 진짜 장은중(김재원)은 종로경찰서 강력계 형사가 되었고, 가짜 장은중 금만복(기태영)은 어머니 윤화영 밑에서 인권변호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차량도난사고와 은중의 공무차를 박고 도주한 혐의로 공항에서 체포된 이복누나 장주하(김규리)로 인해 종로경찰서에서 22년만에 조우하게 됩니다.  

이름이 같은 두 남자의 우연 혹은 필연같은 만남... 태하건설 장태하와 하명근의 질긴 악연은 그들의 아들들에게서 다시 시작된 셈입니다. 이 인연 혹은 악연이 제자리를 찾기 위함인지, 글쎄요 싶게도 전 제자리를 찾아 가는 것이 꺼림찍하기만 합니다. 하명근의 아들 하은중이 훨씬 인간적이고 행복해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강수건설 현장에서의 한 장면이 너무 깊게 뇌리에 박혀서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때 이미 부자간의 운명은 장태하 스스로 갈라버린 것이 아니었나 싶어서 말이죠. 건축자재 더미가 떨어지자 장태하는 곁에 서있던 여덟살 꼬마아이를 보호하기는 커녕 혼자 물러서 버렸습니다. 그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은 꿈에도 모른체 말이죠. 자기 핏줄은 사람을 죽여서라도 지키고 보호하고 싶어하는 장태하 역시도 세상 대부분 남자들이 가지는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지기는 했지만, 인간같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위험한 은중을 향해 몸을 날려 은중을 보호했던 하명근, 치료비하라고 수표를 건네고는 자리를 떠버리는 장태하, 사고현장에서의 대조적인 아비의 모습은 지금의 하은중의 선택을 가늠하게 합니다. 

 

우연히 병원에서 만난 윤화영, 하명근은 25년전 경찰서에서 아들을 잃고 울고 있었던 은중의 생모를 기억하고 그녀 뒤를 쫓았지요. 신발이 벗겨진 어린 아이에게 신을 신겨주며 엄마곁에서 떨어지지 말라는 그녀는, 한동안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있다가 힘없이 병원을 나섭니다. 약봉지가 떨어진 것도 모른체... 윤화영의 약봉지에는 정신건강의학과라고 쓰여있었고, 하명근은 그녀를 통해 자신을 봅니다. 약없이는 잘 수 없는 그의 고통, 윤화영 역시도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죠.  

약봉지를 전하러 윤화영 사무실까지 간 하명근은 윤화영이 보고 있던 팩스의 한 몽타주, 그것은 은중이 얼굴과 흡사했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하명근은 황급히 나와버리지요.

'장은중 어린이 30대 추정 모습' 몽타주는 윤화영이 여전히 아들을 찾고 있음을 말하고 있었죠. 그 때 집앞에서 봤던 장은중이라는 아이를 보고 걸음을 돌려버렸던 하명근은 그제서야 알지요. 은중의 어머니가 25년을 아들을 기다리며 잠못들고 찾고 있었다는 것을, 아들을 잃어버린 생모의 고통을... 25년을 돌려주지 못하고 아들로 키우면서, 괴로움과 죄책감의 지옥에서 하루도 마음 편히 자지 못했던 하명근, 약에 의지해야만 잘 수 있었던 하명근처럼 은중의 생모 역시도 그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안그러겠어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지만, 부모 가슴에 묻은 자식은 피눈물이 되어 흐르는 것임을...

조재현, 박상민, 신은경, 얄미운 고주란 역의 김혜리(22년이 흘러도 여전히 너무 젊은 모습에 크헉하게는 했지만;;)까지 스캔들은 억지스러운 우연의 설정이 군데군데 있지만,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그 연기만으로도 몰입하게 만듭니다.

특히나 조재현의 섬세한 내면연기, 아이를 잃은 어머니 신은경의 소름끼치는 다양한 모습들, 박상민의 두 가지 얼굴(자식들에게는 너무나 인자하고 다정한 아버지지만 사업에 있어서는 피도 눈물도 양심도 없는 양아치같은)은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터프한 강력계 형사로 이미지 변신을 한 김재원, 과감한 액션과 시크한 표정으로 미소천사 김재원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하은중이라는 캐릭터를 잘 보여주더군요.

 

그런데 악질흉악범을 쫓는 하은중과 부딪치면서 그 인연의 첫시작을 보여준 우아미 역의 조윤희는 우아미라는 캐릭터의 문제는 물론, 조윤희의 오버심한 연기때문에 드라마 전체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어 버리더군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복덩어리 수혜주 방이숙, 그 때까지만 해도 섬머슴아같은 캐릭터가 참 신선하고 좋았는데, 케이블 채널 드라마 '나인'에서 전 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방이숙에 이은 똑같은 바가지 헤어스타일, 비슷한 연기로 인해 방이숙이라는 캐릭터가 늘 오버랩됐거든요.  

그런데 스캔들에서는 펌으로 변신을 주기는 했지만 답답한 같은 헤어스타일에(날도 더운데 답답한 앞머리라도 좀 어떻게 해줬으면 싶겠더만), 역시나 비슷한 표정, 거기에 방말숙(오연서)과 짬뽕된 듯한 그 심한 오버연기는 느긋하게 참고 보기엔 조재현이나 박상민, 신은경이 진중하게 잡아간 드라마 분위기를 깨도 너무 깨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상대배우와의 호흡이 느껴지지 않는,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한마디로 정신사납더군요.

고주란 역의 김혜리는 천박함이라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우아미 조윤희는 억척도, 순박도 아닌데다, 해맑거나 순수해 보이지도 않고, 4차원 음유시인이라기 보다는 맹한 괴짜로도 분류하기 난해한 캐릭터로 만들고 있는 느낌이랄까...

 

지난 5회 하은중과 처음 만난 에피소드를 보면서 전 병원서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임신이 연기인줄만 알았습니다. 의사가 임신 5개월째라는 말을 하는 것에 헉! 충격이었거든요. 하은중과 부딪친 충격으로 배가 아프다고, 아기가 잘못됐으면 어쩌냐 마냐 했을때도 그녀가 임신중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하은중이 경찰이라는 것을 알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생쇼 연기를 하는 줄 알았죠. 배가 아프다고 주저않은 우아미를 일으켰을때, 눈만 감고 너무도 예쁘게 서있길래 우아하게 기절한 척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했죠. 

다행히 태아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찰결과를 듣고 나와서는, 하은중에게 병원비는 물론 불룩한 배를 과장되게 쓰다듬으며 아가가 키위주스를 먹고 싶어한다며 징징대는 모습은 그만 짜증 확 돋구게 하더군요.

생판 처음 본 남자에게 키위주스, 그것도 골드키위 주스로 주문해 달라는 그 뻔뻔하고 염치없는 모습, 우아미라는 캐릭터를 애초에 어떻게 그리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4차원도 아니고 '(점).5'차원의 우아미는 정말이지, 그녀의 어떤 모습을 사랑해 달라고 하는지 도통 이해불가입니다. 억지스러운 캐릭터 설정도 문제가 있지만, 조윤희의 쨍쨍한 목소리와 과장된 표정연기는 난데없이 날아온 축구공에 유리창이 깨지는 듯, 그동안 드라마에 몰입해있던 분위기를 한순간 깨버리네요. 

포장마차가 불법인데도, 리어카를 부쉈다고 배상청구를 해야겠다고 법률회보에 나온 인권변호사 장은중(기태영)을 찾아가서 보여준 행동은 그야말로 진상이었죠. 그를 찾아간 이유는 무료변론을 해줬다는 이유인데, 천하법인 사무실에 가서도 예의는 물말아 잡쉈고, 염치는 달나라로 보냈고, 정신은 안드로메다에 간 지 한참된 듯 보이더군요.

테이블에 놓여있는 비스켓을 소리나게 우걱우걱 씹으며 장은중에게 리어카가 부숴진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오렌지 주스까지 한잔 더 달라고, 또 뱃속의 아이를 들먹이는데, 요상한 임산부 캐릭터에다 조윤희의 넉살연기로도 봐주기 힘든 오버연기는 보기 거북스럽더군요. 

결혼식날 남편 공기찬을 잃는 사고로 우아미의 성격도 좀 어떻게 다운은 되겠지만, 조윤희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좀더 해야 할 듯 싶네요. 연기내공있는 배우들이 잘 차려놓고 있는 밥상에 찬물끼얹는 냉수가 될까 우려스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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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30 11:29




무겁습니다. 오랜 시간 가슴에 묻어두었던 분노가 용광로처럼 서서히 끓어오르게 합니다. 그 참혹한 인재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삼풍백화점 붕괴와 성수대교 붕괴 등은 명백한 인재였습니다. 부실공사가 만든... 그러나 아무도 그 후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가슴에 묻어둘 뿐...

슬픔 위에 지어진 새로운 건물과 다리는 아스라히 저물어가는 석양에 늘 그렇듯이 참사의 아픔만을 홀로 되새기고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이 드라마는 시간 속에 묻혀져 버리고 있는 참혹한 인재의 뒷얘기를 들려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캔들(부제: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은 첫방부터 말 그대로 충격과 부도덕의 얼굴로 시작되었습니다. 25년을 친아버지로 알고 있었던 아버지가 자신을 유괴한 유괴범이었다니, 아버지를 향해 겨누는 총구, 그리고 한 발의 총성.... 

시간은 한참을 거슬러 25년전 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1988년으로 옮겨갑니다.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홀아비 형사 하명근(조재현), 고된 형사일에도 그를 웃게 하고 매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장난꾸러기 착한 아들 건영과 갓난쟁이 수영이 때문이었습니다.  

그에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는 태하프라자의 부실공사로 인한 붕괴로부터 시작되었죠. 태하건설 사장 장태하(박상민)는 설계변경으로 옥상위의 냉각탑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입주를 시킵니다. 불행하게도 하명근의 아들 건영이 다니는 태하유치원이 그 건물에 있었고, 삽시간에 무너져내린 건물더미에 아들이 매몰되는(?) 사고를 당합니다.

올림픽 전야제 준비로 온 국민의 시선이 올림픽에 쏠려있던 그날, 전야제 불꽃놀이에 데리고 가겠다며, 유치원에서 꼼짝말고 기다리고 있으라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철썩같이 지키려 했던 건영, 아버지의 약속때문에 건물안으로 다시 들어갔던 건영은 붕괴된 돌덩이에 깔리고 말았군요.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의 출발은 태하건설 사장 장태하로부터 비롯된 인재였습니다. 사제폭탄을 설치해 폭탄테러로 위장해 버리는 그의 뻔뻔함에 치를 떨게 만들더군요. 붕괴가 되고 있는 시간에도, 인명구조보다는 태하건설의 붕괴만을 염려했던 인간말종 장태하에게 올림픽은 불운을 행운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그런 놈에게 전화위복이라는 말은 언감생심 어울리지 않는 말임에도, 태하프라자의 붕괴는 태하건설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듯 하군요. 폭탄테러로 위장해 동정을 사고, 그 동정 위에 각종 건설수주를 받을 수 있었던 그는, 아파트, 빌딩 등 태하건설이라는 이름을 빽빽히 세울 수 있었을테니 말이죠. 

장태하의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행각은 그 죄값을 아들 장은중을 잃는 것으로 치르는 듯 합니다. 결혼 후 별거중이던 장태하는 아내 윤화영(신은경)이 자신의 아이를 낳고도 5년간을 비밀로 숨겨키우게 할 정도로 가정생활도 순탄치 않습니다. 윤화영 아버지 윤천하의 천하건설을 손에 넣고, 장인을 감옥에 가게 만들고 죽게 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별거중이면서도 이혼은 해주지 않은 장태하, 그의 아킬레스건은 아내 윤화영에 대한 열등감인 듯도 보이더군요. 온전히 가질 수 없는 여자에 대한 자격지심같은.... 장태하는 윤화영과의 결혼전부터 알고 지내던 배우 고주란(김혜리)과의 사이에 딸 주하가 있음에도 호적에도 올리지 않고 있더군요.  

장인 윤천하를 좋아했지만 자기 아버지는 아니기에 비리사실을 찔렀다는 그의 말을 빌어보면, 그는 자신의 핏줄 이외에는 누구도 믿지 않는 인물임을 짐작케 합니다.

고주란은 장태하와의 은밀한 장면을 윤화영에게 건네 이혼을 시키고 본처자리에 들어안고 싶어하지만, 윤화영은 아빠를 그리는 아들 장은중을 보며, 장태하를 견뎌보기로 결심하고 아들이 있다는 것을 장태하에게 알리는 듯 보이더군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심정이었을까요? 아니면 똘망똘망한 건영이와 비슷하게 생긴 장은중을 보는 순간, 은중이가 건영이로 보였던 것이었을까요? 어떤 연유로 어린 장은중을 유괴해 길렀는지 모르지만, 아들을 앗아간 부도덕한 기업인 장태하의 아들을 유괴해 자신의 아들로 키워온 하명근, 형사라는 신분에도 그는 유괴범이라는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아버지가 돼버립니다.   

아버지가 자신을 유괴한 유괴범이었다는 사실에 사격장에서 총을 들고 나가 아버지에게 총을 겨누는 하은중(김재원),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듯이,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듯 희미한 미소로 아들을 바라보는 하명근, 왜 그에게서 이런 아픈 연민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은중의 출생의 비밀을 만든 유괴범이었는데도 말이죠.

아마도 아들을 잃은 아버지 하명근의 아픔과 분노에 심히 공감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굵게 패인 잔주름만큼이나 그가 장은중을 유괴해 아들로 키워왔던 25년 세월의 사연은 단순한 것만은 아니었음을 읽게 합니다. 분노나 복수심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는, 아들 하은중을 길러온 부정은 그의 복수심도 잊어버리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첫방 눈길을 끈 조재현과 박상민, 두 배우의 열연은 드라마의 군데군데 보이는 옥에 티마저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게 만들더군요. 어린 건영의 장난으로 수갑이 채워진채로 양치하고 화장실에서 볼일도 함께 보는 모습은 아마도 길게 이어질 슬픔의 극대화를 위한 것이었겠지만, 수갑이 채워진 채로 어떻게 옷을 갈아입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었던 옥에 티;;

 

개성강한 두 연기자의 연기대결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는데, 햇살미소 살인미소의 김재원이 형사라는 설정에 다소 놀랐습니다. 푸근해지는 미소 한 방으로 나른나른해지게 만들었던 로맨스물의 주인공역을 주로 해왔던 김재원이 터프한 면모가 느껴지는 형사라는 점에서 그의 연기변신에 기대를 갖게 만드네요. 결혼으로 품절남이 됐지만, 스캔들 촬영때문에 신혼여행도 미루고 작품에 임하고 있는 김재원, 첫 오프닝만으로도 그간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싹 씻어내 버리더군요.

 

조재현과 박상민은 선이 굵은 연기자들입니다. 두배우의 열연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블랙홀같은 존재감을 보이더군요. 조재현은 악역이라고 해도 표정연기로 내면의 풍부한 감성을 표현하는 연기자죠. 유괴한 아들을 25년간 어떤 마음으로 키워왔을지, 조재현의 진한 씁쓸함이 묻어나는 페이스만으로도 탁월한 캐스팅입니다.  

박상민의 악역은 말이 필요없죠. 조재현이 선 굵은 속에서도 섬세한 표현에 탁월하다면, 박상민은 굵음 자체입니다. 장태하라는 인물은 비열하다기 보다는 거칠고 폭압적입니다. 장태하라는 쓰레기만도 못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박상민을 보면서 전 두려움을 먼저 느꼈습니다. 욕이 나오기보다는 너무 무서웠거든요. 마치 눈 앞에서 흉물스런 연장을 들고 위협당하는 듯 소름이 쫙 돋더군요.

장태하에게 연민이라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주고 싶지 않지만, 박상민의 악역연기는 소름끼치는 공포로 엄습해 올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드라마에서 흔히 보여지는 거대권력에 대한 공포는 아니었습니다. 강한 양아치에 대한 공포감이었습니다. 골프채를 휘두르는 그의 광기는, 굴삭기를 직접 몰고 철거민을 위협하는 살기어린 눈빛은, 위압적이고 행동 자체로 그 자리에서 주저앉게 만들 무기력을 느끼게 했으니 말이죠. 

경찰차를 부순 행위로 현장범으로 체포되어서도 당당하기만 한 그의 자신감은 권력의 힘이라기 보다는, 겁없는 양아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저항하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말이죠. 아마도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욕만 먹을 박상민이지만, 악인연기는 정말 갑이군요!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두 얼굴의 아버지, 극중 생부인 장태하와 길러준 아버지 하명근에게 모두 해당됩니다. 아마도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될 듯합니다. 생부 장태하의 아들이기를 택할지, 길러준 아버지 하명근의 아들이기를 택할지를 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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