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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16 '제빵왕 김탁구' 탁구는 설빙초를 먹지 않았다? (23)
- 2010.08.05 '제빵왕 김탁구' 구마준의 불합격, 빵이 차가운 이유 (18)
- 2010.07.29 '제빵왕 김탁구' 탁구가 빵을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 (16)
- 2010.07.22 '제빵왕 김탁구' 눈시울 적신 탁구의 마지막 추억만들기 (18)
누워있던 구일중이 섬뜩한 모습으로 서재안 한승재와 서인숙을 노려보는 모습을 보고는 심장이 멈출 정도로 놀랐습니다. 자경이가 구일중이 깨어났음을 알고 있었기에 자경이가 비밀을 듣게 되거나, 때마침 정원을 들어서고 있었던 마준이가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게 되지 않나 생각했었거든요. 물론 어릴 때부터 엿듣기 좋아하는 마준이도 이 광경을 모두 보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구일중이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 뒤늦은 감이 있지만, 거성가의 엄청난 비밀을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구마준이 안고 가기에는 수습할 길이 없었을테니 말입니다. 막차를 탄 신유경도 비밀을 알게 되었는데, 지난 글에서 두 사람의 결혼이 파멸을 향한 복수결혼식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정말 마준이와 신유경의 정신상태가 딱 그것이더군요. 갈데까지 가보자는 신유경의 서인숙에 대한 협박은 솔직히 어떤 목적이었는지 모르겠어요. 서인숙의 비밀을 알았으니, 나한테 목 빳빳이 쳐들고 무시하지 말라는 경고성 협박인지, 신유경식의 짓밟힌 자존심에 대한 복수인지, 서인숙이 그토록 거들먹 거리던 위대한 집안 거성가를 서인숙이 뻑하면 하는 말처럼 '천박한' 신유경이 접수하겠다는 선전포고였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신유경을 신혼 첫날부터 독수공방을 시키는 것을 보니, 이 추잡한 싸움이 끝난 후에 마음편하게 유경이 진흙탕에서 나오게 할 수 있게 하려는 작가의 배려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마준이는 비정상적이고, 이기적인 사랑때문에 결국 유경이마저도 차지하지는 못하나 싶기도 하고요.
기대되었던 탁구과 미순의 14년만의 상봉은 감동은 컸지만, 깡패들한테 둘러싸여 탁구가 너무 매를 많이 맞아서, 그 순간적인 감동이 줄어들었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부모자식간의 인지상정만은 지켜주는 깡패아저씨들마저도 인간미는 있더군요. 엄마와 아들을 인력으로 떼 낸 한승재같은 놈은, 주먹이나 쓰고 남 등이나 쳐먹는 깡패만도 못한 깡패 중에 최고 악질깡패입니다.
"내가 얼마나 더 맞으면 비켜줄래. 자그마치 14년이야. 열두살에 떨어져서 찾았던 어머니라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도 몰랐던 어머니, 우리 엄마 얼굴 좀 보게 해줘". 죽어라고 맞으면서도 한 대도 때리지 않았던 탁구, 탁구는 이번회 때렸던 깡패에게 예전에도 그랬어요. 마준이와 묶었던 끈을 풀고, 마준이에게는 절대 나오지 말라면서 맞아줬어요. 빵만드는 손으로 사람을 때릴 수는 없다면서 말이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 그때 그 깡패가 쬐금 착해졌더라고요. 아무리 주먹으로 먹고 사는 깡패지만, 부모자식간의 인지상정이 뭔지는 안다고 한승재에게 한 방 먹여버린 모습도 통쾌했고 말이지요.
한승재의 똘마니 깡패에게 미행당하고 있는 조진구가 구일중의 밀명을 완수하기 위해 가장 위험한 일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구일중이 말한 자료를 찾을 때까지는 조심하라는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가장 위험한 일이 마지막회를 두고 터질 듯합니다. 이사회와 관련해서 한승재의 치부를 입증할 결정적인 자료가 될 듯한데, 이번회 엔딩장면에서의 구일중에게 드리워진 불행의 그림자때문에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구마준, 소름끼친 악마의 얼굴
이번회를 보면서 제 눈에는 마준이가 유독 눈에 밟히도록 무섭고 아프게 들어왔습니다. 신유경에게 귓속말로 전하는 팔찌의 비밀, 자신의 출생의 비밀까지도 고백을 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악마의 모습이 따로 없을 정도로 섬뜩하고 무섭더군요. 싸이코패스를 보는 듯한 착각까지 들었어요. 속된 말로 실실 쪼갠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표정의 미소를 지어가며, 거성가의 무서운 비밀을 말하는 구마준, 그 순간만은 악마의 모습이었습니다. 표정연기와 섬뜩하면서도 비열한 듯한 눈빛연기가 빛을 발했고, 일취월장한 주원의 표정연기가 인상적으로 와닿았습니다.
그럼, 구일중이 쓰러지면 한승재와 서인숙은 어떤 행동을 취할까? 제 생각은 한승재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들쳐업고 구일중의 침대에 눕혀둘 것 같네요. 중요한 것은 이 광경을 목격한 마준이의 선택이겠지요. 14년전 그날처럼 식구들이 알게 신호를 줄 것인지, 아니면 아버지에게 살려줄 테니 비밀을 묻고 가라고, 홍여사에게 했던 것처럼 거래(?)를 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한승재의 말이 목에 가시처럼 와닿았는데, "12살 어린나이에 그런 비밀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을 수가 없어요" 라는 말이었어요. 한승재같은 나쁜 사람의 마음에도 마준이처럼 병적으로 독한 애가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나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누구의 피라고 말이지요. 악랄한 서인숙과 한승재 자신의 핏줄인데, 청출어람이라고 더한 악질이 나왔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마준이가 더 무서워졌는지도 모르겠어요. 할머니가 쓰러졌던 날에는 적어도 집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알리는 시도는 했는데, 큰 악마로 변해버린 지금의 마준이 상태로는 눈 질끔 감아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팔봉빵집에 불을 지르고 탁구에게 설빙초를 먹이려 했던 마준이라면, 구일중의 죽음이야 말로 모든 것을 독차지할 마지막 기회가 될테니까요.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마준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인데요, 마준이를 끝까지 악마로 그려갈지, 기회를 줄 지에 대한 것입니다. 마준이는 자신에게 더러운 피를 물려준 생물학적 부모 서인숙과 한승재를 파멸시키겠다는 목적은 성공한 듯 보입니다. 그래도 부모라고 제 입으로는 하지 못하고, 신유경을 이용해서 말이지요. 신유경의 팔찌에 대한 언급으로 서인숙과 한승재의 서재에서의 밀담이 있었고, 두 사람의 대화를 구일중이 다 듣게 돼버렸으니 말입니다. 구일중이 알게 하는 것까지 마준이가 짠 시나리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구일중이 알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마준이의 복수시나리오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겠지요. 이제 갈림길에서의 마준이의 선택만이 남았네요.
그럼에도 마준이에게 실낱같은 양심 한가닥은 기대를 걸게 합니다. 바로 유경이때문이에요. 마준이는 신혼 첫날부터 다른 여자와 놀아나는, 에고 이를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 지, 정말 삐리리리리야 라고 욕을 해주고 싶은 행동을 했었지요. 거성가의 며느리가 되겠다는 신유경의 목표는 이뤄지게 해줬으니, 지금부터는 자기 차례라며 팔찌의 비밀을 말했지요. 마준이는 자신을 상처투성이로 자라게 한 더러운 피를 준 서인숙과 한승재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찬 녀석입니다.
연거푸 외박한 마준이를 찾아가 신유경은 갈데까지 가보겠다고 합니다. 탁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착한 사람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라며, 그런 탁구가 아닌 마준이를 선택한 이유는 탁구에게 자신의 뒤틀린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였다고 말하지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지요.
"잠깐이었지만 결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너와의 행복을 꿈꿨다"고요, 진심일 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했다고 말이지요. 순간 마준이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그날밤 클럽에서 마준이 결혼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유경과 마준 자신을 위한 소박한 행복을 위한 돌파구를 찾으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마준이가 그날 밤 집으로 들어 온 것도, 유경이 말한 행복한 꿈을 잡아보고 싶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마음이라면, 마준이가 쓰러진(만약 쓰러진다면) 구일중을 살리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마준이를 위한 마지막 구원의 동아줄이 구일중이 아닐까 싶거든요. 부디 구원의 동아줄을 마준이가 꼭 잡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준이에 대해서는 정말 나쁜녀석이라 한치의 용서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저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다 보니, 구만리같은 인생을 살아내야 하는 마준이가 한편으로는 마음이 쓰이네요. 한승재와 서인숙은 법대로, 그리고 저지른 악행대로 처벌을 받더라도 말이지요.
<한승재는 구일중에 홍여사가 죽던날 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왜 쓰러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지요. 그리고 마준이가 서인숙과 자신 사이에 낳은 아들이라는 것까지도 제입으로 발설을 하고요. 그 때 구일중이 죽일듯이 한승재를 보며 일갈을 날립니다. "그 입닥쳐, 마준이는 나 구일중의 아들이야, 마준이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죽여 버리겠어"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밖에서 듣고 있던 마준이는 그제서야, 구일중이 자신이 한승재의 아들임을 알면서도 아들로 품어왔다는 것을 알게되고, 폭풍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준이의 마음에 있던 분노와 욕심을 벗어 버리고,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거죠. 구일중의 진짜 아들로, 탁구의 동생으로 말이지요>라는 내용이었어요.
마준이의 참회의 눈물이야말로 유일하게 마준이를 용서할 수 있는 길인데, 이런 식으로 전개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이런 생각을 쭉 해오고 있었답니다. 여하튼 구일중이 쓰러지게 된다면, 마준이가 꼭 살려 주었으면 좋겠네요.
이제 2회만을 남겨둔 제빵왕 김탁구, 그 결말이 어떻게 날 지 일주일이 길게 느껴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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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궁 2010.09.10 11:44
언제나 초록 누리님 글을 보면 느끼지만 참 예리한 분석입니다.
어제 마지막 장면의 구일중의 분노와 홍여사의 마지막 날 밤의 분노..그리고 그때마다 숨어서 지켜보던 마준이.. 말씀하신대로 마준이의 행보가 참으로 궁금해집니다.
그걸 그렇게 연결 시키시다니요..놀랍습니다.^^
마준이에게는 밝은 세계로 나올 수 있었던 여러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안타깝께도 어둠의 행로를 택하더군요. 저는 그런 인도자가 탁구 이기를 바랐었는데 2회분을 남겨 놓은 시점에서 그렇게 될 가망은 없어보이는군요.. 초록누리님 바람대로 구일중의 용서로 마준이 다시 태어나려나요? 그나저나 구일중은 참으로 무서운 사람입니다. 이렇게 연극까지 하면서 진실을 알고싶어 했다하니말예요.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않게 하는 드라마군요..^^
그런데 탁구가 마신 것이 설빙초였을까 에 대해서 몇 가지 의문과 함께 탁구가 먹은 것이 설빙초가 아니었을 가능성에 대한 단 1%의 희망을 가지고 싶어서 드라마의 정황들을 정리를 좀 해봤어요. 물론 확률은 반반이고, 작가의 손에 달렸겠지만 저는 탁구가 마신 것이 설빙초가 아니었을 거라는 것에 1%의 작은 희망과 99%의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우선 탁구가 설빙초를 먹지 않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해 줄 인물이 두 사람이 있는데요, 팔봉선생과 조진구에요. 마준이의 수상한 약병을 팔봉선생과 조진구가 예리하게 보고 있었거든요. 두 사람 모두 마준이가 탁구에 대해 열등감에 경쟁심이 병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요. 그리고 마준이 성품이 따뜻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팔봉선생이 감췄을 가능성: 팔봉선생의 경우는 예전에 마준이가 밀가루 반죽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려 탁구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운 것까지도 알고 있지요. 기억나실 겁니다. 마준이가 흘린 비싸 보이는 손수건때문에 들통났었던 일 말이에요. 또한 팔봉선생은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발효일지를 훔쳐보는 마준이도 보았고, 빵만 생각하는 탁구에게 마준이 결코 이기지 못한다는 말까지도 해줬었지요. 이는 팔봉선생이 마준이의 머리속을 훤히 읽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미순이 엄마가 세탁물에서 마준이의 약병을 발견해서 제빵실 식구들과 약에 대한 농담을 주고 받을 때, 마준이 나타나 약병을 가로채자 유난히 눈빛이 반짝이는 인물이 있었지요. 바로 조진구와 팔봉선생이었어요.
평생 발효일지를 써온 팔봉선생이 설빙초에 대한 것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마준이 왜 설빙초에 관심을 가졌는지도요. 바로 탁구의 후각에 대한 질투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리고 마준이 뒤에 감춘 약병을 보고 팔봉선생은 그 약이 설빙초라는 것을 짐작했을 가능성이에요.
하지만 확률적으로 팔봉선생이 그랬을 가능성은 조진구에 비해 낮은 편이에요. 팔봉선생은 제자들의 방에 들어간 일이 거의 없었고, 윗층에 올라간 일도 드물었던 것을 보면 마준이의 개인소지품을 훔쳐봤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늘 탁구에 대한 열등감에 잡혀 살고 있는 마준이가 어떤 나쁜 짓을 꾸미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전에 방지할 목적으로 마준이 물건을 검사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탁구의 수호천사 조진구가 바꿔치기를 했을 가능성입니다: 조진구는 마준이가 그 비밀약병을 들고 골똘히 고민하고 감추는 것을 세번을 봤었지요. 한번은 탁구가 마준에게 "나는 너하고 여기서 빵을 만드는 게 즐거워. 어쩌면 너랑 내가 우리 부모님이 못했던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라고 하자, 열등감이 더 폭발해 버린 마준이 "네까짓게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냄새없이는 빵도 못만드는 주제에..."라며 카세트를 찾으며 제빵실을 나와버렸던 때였어요. 1층 빵집에서 약병을 꺼내 손에 들고 있던 마준이를 들어오던 조진구가 봤었지요.
그리고 탁구방에서 마준이 물병을 들고 있던 수상스런 행동을 보고 물냄새를 맡아 보기도 하고, 혹시 몰라 물을 쏟아버리기도 했었지요. 마준이가 탁구에게 좋은 일을 할 것 같지는 않고, 이때부터 조진구는 마준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 보고 있었을 거예요.
탁구와 미순에 대한 것도 진구가 알고 있으니 마준이가 구일중의 아들이라면, 왜 그렇게 탁구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지도 눈치챘을 거라는 것이지요. 진구는 서태조라는 이름 때문에 확신을 하지는 못하지만, 구일중과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뒤이어 나온 장면은 미순이 탁구가 엄마를 찾으려고 한푼두푼 모은 통장을 깨서 한달 월급이 되는 키세트를 사왔다는 말을 해주며 "바보같은 녀석 아니냐"며 마준이를 괴롭게 하던 장면으로 이어졌지요. 마준이는 카세트와 약병을 책상서랍에 넣어버렸고요.
따라서 미순이가 탁구에게 먹인 것은 설빙초가 아니었을 거라는 거지요. 탁구가 쓰러지자 약을 사러 달려간 사람이 조진구였는데, 이 역시 조진구가 약을 바꿔치기 했을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했어요. 상황의 긴장감을 더해주기 위해서 말이지요.
무엇보다 설빙초를 감기약이라고 말한 것을 팔봉빵집 식구들이 모두 다 들었는데, 만약 탁구가 먹고 미각과 후각을 잃는 부작용을 보인다면 마준이는 팔봉빵집에서 있을 수 없습니다. 진구나 팔봉선생이 의심하는 마당에 그런 마준이가 팔봉빵집에서 머물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러면 드라마 스토리 전개상으로도 경합은 물론이거니와 팔봉빵집에서 빵을 배우는 과정에서 탁구와의 갈등을 보여줄 수가 없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구는 미각과 후각을 잃을 것이다
탁구가 설사 설빙초를 먹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탁구는 미각도 후각도 잃어버릴 수 있어요. 바로 탁구에게 깊어진 마음의 상처때문에 말이지요. 오직 탁구의 가슴에 담은 여자라고는 엄마와 유경이 밖에 없었는데, 2년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유경이 만날 생각으로 빵을 만들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마준이와 교제를 한다는 말에 탁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린 심정이에요.
탁구가 예전에 했던 말이 있었어요. 탁구는 아파도 아플 수조차 없었다고요. 엄마를 찾아야 했기때문에요. 바람개비 문신을 찾아 뒷골목 양아치들을 찾아다니며 싸우고 얻어터지고 피가나고 뼈가 부러져도 병원에도 가지 않았던 탁구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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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띵 2010.08.16 12:23
정말 탁월한 분석입니다. 작가 하셔도 되시겠어요~
극본 한번 써보시는건? ㅋㅋ
그런데 진구 형님이 설빙초의 용액을 바꿔치기 했다면
이전 말씀하신 설빙초의 요술병도 어느정도 아귀가 맞
지 않을까요? 용액의 양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점도
있지만 그래도 용액을 바꿔치기 했다는 것에 대한 충분
한 증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ㅋㅋ
감사함을 빵에 담는 탁구
경합날짜는 다가오고 탁구의 빵은 여전히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빵이 버석버석하고 딱딱한 이유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탁구입니다. 그런데 시장통에서 주먹밥을 건넸던 꼬마아이와 엄마가 탁구의 빵을 먹기 위해 팔봉빵집을 오지요. 꼬마아이 엄마로부터 샀던 보리 두되와 옥수수로 빵을 만들었지만, 딱딱해서 내놓지 못하는 탁구입니다.
제빵왕 김탁구의 시작을 알리는 1호빵 보리밥빵, 결과는 대성공입니다. 빵도 부드럽고 촉촉하고, 그리고 팔봉선생이 원했던 배부른 빵의 주제에도 통과하지요. 성공한 탁구가 미순을 덥썩 안았는데, 이를 어쩐다지요? 미순이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하나 봅니다. 탁구마음에 아직은 신유경 밖에 없는데 말이지요. 1호빵을 들고 유경이 만나자는 남산 시계탑 앞에서 하염없이 유경만을 기다리던 탁구, 그 시각 거성가에서 벌을 서듯 모욕을 당하고 있었던 유경, 그런 유경을 끌고 나간 마준, 이렇게 네 사람의 사랑의 화살표가 엇갈려 가고 있네요.
탁구는 서태조가 아닌 구마준이었음을 알고 데면데면해 졌던 마준에게도 자신의 1호빵을 건네지요. 습도를 맞춘 비결까지도 알려주는 탁구입니다. "경쟁자에게 왜 그런 것을 가르쳐 주냐?"며 묻는 마준에게 탁구가 말하지요. "경쟁입장이기 전에 나한테 도움을 준 친구니까"
주목되는 마준의 변화
마준이도 일취월장한 탁구의 빵맛을 보고 놀라지만, 자존심에 까칠한 성격을 버리지 못하고 퉁을 줄 뿐입니다. "겨우 빵같이 구워진 걸 가지고 그렇게 자랑하고 싶었냐?" 마준은 탁구의 빵이 맛있다는 말을 그렇게 돌려 말한 거예요. 자식, 자존심 좀 버리고 살갑게 굴면 어디가 덧나니?
그래도 마준이 요즘 많이 변했어요. 서인숙 앞에서 탁구의 정체가 들통나자 당황하고, 미안해 하는 표정이 보이더라고요. 2년동안 한번도 얘기할 생각이 안들었냐고 묻는 탁구에게 "부둥켜 안고 반가워해야 했니?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왜 갑자기 우리집에서 떠났냐고 지난 세월 하소연이라도 들어 줘야 했냐?"고 했을때, 저는 그게 어쩌면 마준이의 속마음이었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탁구가 거성가를 떠나기 전, 마준이도 조금은 변하고 있었거든요. 탁구의 엄마를 찾으러 함께 가겠다고 서인숙의 돈을 훔쳐 따라 나섰던 것도, 그리고 도둑 누명을 씌우면서도 마준은 탁구에게 죄책감같은 것을 느꼈을 거예요. 그런 죄책감도 없었다면, 마준이는 철저하게 나쁘게 태어난 성악설의 사례였을 수도 있겠지요.
1차경합, 구마준의 빵이 차가운 이유
드디어 다가온 경합일,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을 만들라는 팔봉선생의 주제에 통과한 사람은 두 사람입니다. 탁구와 양미순이었지요. 마준의 빵은 엄밀히 말하면, 보류상태인 일종의 대기합격이라고 생각됩니다. 2차경합까지 마준이의 빵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탈락시키겠다는 전제조건을 걸고, 팔봉선생이 일단 합격을 시켰지만 말이지요.
팔봉선생은 경합자들에게 자신의 빵을 일일이 설명하게 했는데, 마준은 자신의 빵을 설명할 때부터 이미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순과 탁구가 자신들이 만든 빵의 설명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거예요.
미순이 말했지요. "케익은 여러 사람이 나눠 먹는 나눔의 빵입니다. 사람들이 나누는 빵, 이 케익은 제가 만든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입니다".
그리고 탁구도 말했지요. "모두 다 넣고 싶었어요. 제가 배가 고팠을 때 주먹밥을 준 꼬마의 마음, 제가 빵을 만들 수 있도록 재료를 나눠 준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볼품없고 못생겼지만, 누군가에게 가장 배부른 빵이 될 거라 믿으면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영양가를 골고루 안배한 한눈에도 먹음직스러운 빵의 꽃, 패스츄리를 만든 마준은 이렇게 말했지요. "반죽을 할때 유지와 고구마 크림을 사이사이에 발라 열량 포만감을 보충했고, 마지막으로 고구마 맛탕과 땅콩을 넣어 열량이나 포만감에서 뒤쳐지지 않는 영양만점의 건강식으로 저만의 배부른 빵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마준이는 마준이 자신만을 위한 빵을 만들었던 것이지요. 마준이 자신만을 위해 만든 빵은 당연히 차가울 수 밖에 없고, 다른 사람을 위해 만든 탁구의 빵은 그 기운이 따뜻할 수 밖에 없지요. 그러니 당연히 팔봉선생의 주제에는 통과하지 못하고 대기합격을 받게 되었던 것이에요.
폭풍눈물 예고된 부자상봉
구일중은 탁구가 재복을 끌고 한승재를 만나러 올라가던 날 조진구를 알아봤지요. 구일중은 왜 거성식품에 진구가 나타났는지 궁금해 하지요. 진구는 탁구에 대한 말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지만, 구일중의 마음을 알 수가 없어서 구일중의 정확한 마음을 먼저 대답해 달라고 했지요. 진구는 12년을 엄마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바람개비 문신 하나를 찾아 헤매 온 탁구가, 아버지가 엄마와 헤어지게 한 장본인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받을 상처를 먼저 걱정했던 것이에요. 조진구라는 인물은 알면 알수록 너무나 진중하고 멋진 형님이에요. 탁구라면 목숨이라도 내놓고 지켜줄 것같은 듬직한 형같아요. 그리고 탁구의 존재를 구일중에게 알려주지요.
탁구에게 원망을 들어도, 미움을 받아도 좋습니다. 그저 자신의 아들 탁구를 만나고 싶은 구일중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찾고, 아들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천륜을 누가 말릴 수 있을까 싶어요. 탁구에게 엄마를 잃게 만든 비정한 아버지라고 욕을 들어도 다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구를 찾아 와 눈물로 아들을 찾는 구일중을 보니, 그동안 구일중이 얼마나 탁구를 보고 싶어했고, 또 미안해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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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보낸 사람, 한승재?
이번회 서인숙에게 보낸 편지의 주인공에 대한 새로운 복선 한가지가 드러났는데요, 서인숙의 내연남이자 구마준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한승재실장이 의심스러운 인물로 떠올랐지요. 살인자라는 편지에 이어 서인숙에게 보내진 편지는 "운명은 더 이상 당신의 편이 아닙니다" 라는 문구였어요. 여전히 저는 그 편지를 김미순이 보낸 것이라 생각하지만, 한승재가 보냈으리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요.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탁구
이번회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장면은 제빵실에서 마주친 구일중과 탁구였어요.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구일중, 아버지를 보고도 아버지라고 불러보지도 못하고, 고개숙여 눈물을 떨구고 만 탁구를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아직은 아버지 앞에 나서기에 떳떳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 탁구는, 아버지 대신 회장님이라는 말로 아버지를 불러 볼 뿐입니다. 얼굴을 닦으라며 내 준 손수건은 아버지의 체취가 담겼기에, 아버지의 사진같습니다.
경합을 연기해 달라는 탁구의 부탁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궁하면 변하고 번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가는 법이다. 탁구 네 자신을 믿어주거라"고 했던 뜬구름같은 말에 대한 답은 구일중에게서 나왔지요. 밀가루를 뒤집어 쓴 초보 수하생의 모습에 구일중은 자기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며, 쏟아진 재료를 함께 주워 줍니다. "빵크기에 맞춰서 굽는 시간과 밑불의 온도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초보일때는 그걸 맞추기가 영 쉽지 않거든".
이름이 뭐냐고 묻는 아버지, 탁구는 큰소리로 말하고 싶습니다. "제 이름은 김탁구입니다. 탁구를 잘해서 김탁구가 아니라, 높을탁 구할구를 써서 김탁구입니다... 아버지의 아들..."이라고요. 하지만 아버지가 지어 준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탁구입니다. 그냥 김군이라고 부르라고만 하지요.
"오늘 가르침 평생 잊지 않을 겁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 회장님"이라며, 끝내 아버지라는 말은 꾹 눌러 버리는 탁구입니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아버지를 볼 수 없는 탁구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만 뚝뚝 흘릴 뿐입니다.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아버지 냄새가 배여있는 손수건만 움켜쥐고, 아버지를 속으로 속으로 부를 뿐입니다. 에고 가여운 탁구, 현대판 홍길동이 따로 없어요ㅜㅜ.
아버지가 마지막에 해 주신 말이 "넌 내게 특별한 아들이다"였다는 탁구의 말에 마준이 마음이 쓰라려 옵니다. 자신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말, 하지만 마준이도 아버지가 준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합니다. 최선을 다하라며 어깨에 손을 얹어 주시던 아버지의 손, 그렇게 두 아이는 손수건과 어깨에 올려 준 손길에 배인 아버지를 느끼면 잠이 들지요.
드디어 팔봉선생의 시험1차 경합의 주제가 나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배 부른 빵이라??? 저도 답을 생각해 봤는데, 가능성이 있는 답은 탁구의 입을 통해서 나온 것 같아요. 배 고플때 먹는 빵이 배부른 빵이지 뭐야 라고 했었지요. 팔봉선생님을 쫄쫄 굶길 수도 없고... 라며 끝을 얼버무렸지만, 그게 답일 것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혼자서 조금 웃긴 상상도 해봤는데, 갑자기 쌀이 가득한 항아리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예전에 저희 할머니 말씀이 쌀항아리에 쌀이 가득한 것을 보면 안 먹어도 배부른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었거든요. 없고 배고프던 시절을 겪으셨을테니까요. 팔봉선생도 아마 그런 시절을 겪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아리 모양의 빵 속에 앙금이 가득한 빵이 답은 아닐까 요런 재미있는 생각을 했답니다ㅎㅎ.
탁구가 빵을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
15일간의 시간동안 이 주제를 풀어야 할 탁구, 마준, 미순, 그리고 재복은 각자의 방법으로 배부른 빵을 만드는 연습에 몰두합니다. 그리고 사건이 또 터졌지요. 밀가루에 누군가 소다를 섞어 망쳐버린 것이지요. 새벽에 빵 연습을 하러 나갔다가 소다봉지를 들고 있던 탁구를 본 마준이가 탁구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치고 받고 싸우기에 이르렀고요.
그리고 범인 역시 밝혀졌는데 짐작대로 재복이 짓이었어요. 한승재의 돈을 받은 재복이 탁구에게 살려달라고 하는데, 탁구가 거성빌딩으로 재복이를 끌고 가더라고요. 아마 탁구가 재복이를 용서하리라 생각되지만, 예고편에 한승재에게 "당신이 두려워 하는 것은 내가 회장님 앞에 나의 존재를 밝혀버리는 것 아닙니까?"라고, 큰소리치는 탁구를 보니 속도 시원했네요.
탁구는 진짜 아들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은 거예요. "너는 내게 특별한 아들이다"라고 했던 아버지의 말처럼, 특별한 아들이 되어서 멋지게, 싸나이답게 나타나고 싶은 거예요.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의 아들, 어무이의 아들 이고 싶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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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전히 오븐폭발 사건은 미스테리입니다. 고의로 가스를 누출시킨 범인이 진구의 입이나 한승재의 입을 통해서 나오지 않아서 아직까지 진구가 했을 것이라고는 단정지을 수 없는 의문점들이 있어서 말이지요. 왠지 진구가 했을 것같지는 않아 보이고, 한승재의 의뢰를 받은 다른 누군가의 짓같기도 해요.
아버지와의 추억, 빵과의 이별식
병원으로 업혀 간 탁구는 화상으로 각막이 손상되었을 수도 있다며,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하자는 미순이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겁이 나는 탁구에요. 혹시라도 영영 앞을 보지못하게 되었다고 할까봐, 엄마를 찾을 수 없게 될까봐서요.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을 가져보고, 언젠가 어무이와 아버지를 만나면 "저 이렇게 빵을 만들면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왔어요" 라고 조금은 떳떳하게 자신을 보여드리겠다는 희망을 가졌는데, 어쩌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돼버릴까봐 무서운 탁구입니다.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여는 팔봉빵집 식구들
하나 둘씩 일어나 탁구를 따라 온 팔봉빵집 식구들은 붕대를 감고 빵을 빚는 탁구의 이별식을 숨죽여 지켜보지요. 사고뭉치라고 투덜대던 이한위도, 한승재가 내미는 돈의 유혹에 흔들리는 진구도, 2년만에 인정서를 받겠다는 탁구에게 어림반푼어치 없는 소리한다던 인목도, 앞을 보지 못하면서도 감각만으로 빵을 빚는 탁구를 보며, 뭉클해집니다. 그리고 탁구를 향해 조금씩 열려가던 마음의 빗장이 활짝 열려 버립니다. "짜식, 진짜 빵을 만들고 있구나, 저거 진짜 물건이네". 그들은 탁구가 진짜 빵을 만들고 싶어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대마왕 인목, 정말 멋진 대장이에요. "반죽으로 빵 모양만 만든다고, 그게 빵이 아니다"라며 오븐에 빵을 구우라는 인목이에요. 도끼눈 이한위마저도 "빵이란 굽기까지가 다 끝나야 비로소 빵이라 할 수 있지" 라며 아무일 없었다는 듯 능청스럽게 탁구의 가방을 뺏어들고, 이렇게 이들은 탁구를 보듬고, 탁구의 가족이 되갑니다. 탁구가 가진 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이렇게 닫힌 문을 열어가며, 인간관계를 변화시켜 갑니다. 최고 감동과 눈물까지 선물해 준 장면이었습니다.
경합에 나가기 위해서는 진찰부터 받고 눈부터 치료하자며, 탁구에 대한 마음을 우회적으로 돌려 말하는 인목입니다. 경합이 아니라 탁구의 눈을 걱정하는 인목의 마음을 탁구가 모를 리가 없지요. 탁구를 응원하고 걱정하는 제빵실 식구들, 탁구는 그들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아니 냄새로도 다 맡아집니다.
서울로 정밀검사를 받으러 간 탁구, 같은 병원에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엄마 미순이 나타났는데요,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랍니까? 하필이면 붕대를 감고 있으니 엄마를 볼 수 없고, 김미순이 역시 12년만에 훌쩍 커버린 아들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지요. 그렇게 가까이 앉아 있었는데, 강한 핏줄의 이끌림에 서로 얼굴만 돌려 볼 뿐이었어요. 그래서 핏줄이라는 것이 무서운 것 같더라고요.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김미순의 치밀한 복수가 서인숙과 한승재를 향하고 있는데요, 미순이 거성식품의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을 보니, 곧 주주총회에서 짜잔 하고 모습을 드러낼 것같아 벌써부터 서인숙의 귀신을 본 듯한 표정까지 상상이 되더라고요. 미순이 사고를 당하기 전에 몸에 지니고 있었던 홍여사의 옥쌍가락지와 통장, 아마 그 통장에 들어있던 돈이 꽤 큰 액수였나 봅니다. 이런 일까지 예견했나 싶어서 죽은 홍여사 영정 사진을 볼 때마다 섬찟하더라는...;;
제빵실에서 탁구의 모습을 지켜보던 유경이 미순에게 탁구가 병원에서 돌아오면 전해달라며, '제빵왕 김탁구'가 새겨진 흰모자와 탁구에게 행운의 모자가 돼 줄거라는 쪽지를 전해주고는 발길을 돌려버리지요. 집에 돌아 온 유경의 눈에 들어온건 빗속에 내동댕이 쳐지고 있는 보잘것 없는 유경의 살림살이들이었어요. 못가진자의 설움,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운동권 여학생의 짓밟힌 외침처럼 무기력하게 버려지고 있을 뿐이에요. 마치 유경처럼 말이지요.
서인숙의 돈의 폭력 앞에 분노하는 유경입니다. 앞으로 유경의 변화가 흥미로운데, 돈의 힘앞에 무기력하게 거리로 내몰린 유경이 거성식품 빌딩앞에 서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거성식품을 삼켜버리겠다, 혹은 부숴 버리겠다는 야망이 보이더라고요.
붕대를 풀던 날, 탁구가 팔봉빵집 식구들에게 "덕분에 제가 다시 살았습니다" 라고 인사를 했지요. 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던 날, 탁구는 깨달았어요.'"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으면..', '더 이상 엄마를 찾을 수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제빵실 식구들이 탁구의 가족이 되었으니까요. 거친 세상을 혼자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이지요. "나한테는 여전히 내일이 있고, 그 내일 속에서 틀림없이 엄마를 찾을 수 있을테니까...아직 나는 어떤 희망도 버리고 싶지 않으니까...".
유경이 준 빵모자를 쓰며 제빵왕의 꿈을 다짐하는 탁구, 2년 후 유경이를 만나면 꼭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보여 주고 싶습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되라는 유경의 메시지는 탁구에게 모든 것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꿈이며 목표가 될 거에요.
새로운 가족들이 생겼고, 언젠가는 틀림없이 만날 거라고 믿는 엄마, 제빵왕이 되라며 무서운 명령을 내린 유경이까지, 탁구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으니까요. 앞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런 탁구를 보듬고 버리지 않는 팔봉빵집, 탁구에게는 진짜 집이 생겼습니다. 아무도 쫓아내지 않는, 나가려는 탁구를 바지가랑이가 찢어지도록 붙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집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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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천사 2010.07.22 10:25
어제는 정말 가슴 찡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보는 내내 눈물이 주룩주룩....
갈수록 정말 흥미를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먹을수록 빵맛에 빠져들듯..볼수록 탁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밝고 씩씩한 탁구를 볼때마다 드라마 속이 아닌 실제 현실의 인물처럼 느껴지궁..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생기네요. 앞으로 성장해 가는 탁구의 모습 정말 기대되네요. ^^:
초록누리님 하루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