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의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3.18 '추노' 좌의정 이경식 손아귀에 놀아난 혁명 (16)
  2. 2010.02.25 '추노' 왕손이와 최장군 살아있다? (70)
2010.03.18 09:21




추노 21회를 보며 이 드라마가 벌여놓은 것이 너무 많아 정리하기가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합니다. 이번 회 보여 준 내용은 언년과 대길, 송태하 그리고 설화의 일방적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애절한 사랑과 송태하의 하나남은 부하 곽한섬의 죽음을 큰 축으로 다뤘습니다. 특별한 대사없이 주구장창 열심히 달리는 황철웅도 간간히 존재감을 드러냈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무엇보다 이번회 주목을 해야 할 인물이 좌의정이었어요. 베일에 싸여있던 좌의정의 음모를 직접적인 설명으로 보여주었지요. 좌의정과 그 수하 박종수의 대화를 통해 좌의정이 꿍꿍이를 드러낸 것이지요. 노비당도 결국 좌의정의 탐욕을 위해 이용당하고 있는 살인도구일 뿐이라는 것도 여실히 밝혀졌지요. 저는 좌의정이 노비당 그분의 배후 인물이 아니기를 여러 의미에서 바랐지만, 희망과 권력의 갭이 너무 컸네요. 노비당 그분이 자발적인 각성에 의해 움직이는 가장 낮은 자들의 분노였기를 바랐지만 그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드러난 좌의정의 속셈은 권력도, 왕권에 대한 도전도 아닌 부의 탐욕이었습니다. 청과의 전쟁을 유도해 그동안 모아 온 물소뿔을 매수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자 함이었지요. 좌의정의 말을 빌어 보겠습니다.
"원손을 보위에 올리려 역모가 일어난 터, 원손은 살아 있어도 산 목숨이 아니시지... 이로써 조정은 우리 목소리만 낭자하게 될 것이야. 그 후로는 마지막 한 가지만 남게 되시지. 대대적인 호적정리로 노비들을 모아 북방으로 올려 보내셔야지. 본격적으로 청과의 전쟁이 시작되면 그때 물소뿔을 푼다"
좌의정의 음모는 인조의 어심을 읽어 청을 징치코자 함도, 원손의 복위를 통한 반정을 저지하려 함도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배를 채우려는 탐욕을 위해 이 모든 일을 꾸민 것이에요. 띠웅~ 그동안 추노에 담겨진 메세지를 찾고자 나름대로 드라마를 연구하다시피 분석해 왔던 저는 헛수고 했나 싶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좌의정을 보며 드라마 추노에 흘렀던 민초들의 항거, 혹은 좌절된 희망에 대한 길바닥 사극의 기획의도 자체가 실종된 것은 아닌가 하는 심한 허무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결국 우리 모두는 좌의정 이경식의 손아귀에 놀아난 꼴 밖에는 안됐으니까요.
추노가 시작된 발단부터 집어보기로 하지요. 물론 대길이 언년이를 찾는 것은 언년에 대한 대길의 지독한 사랑, 그 개인적인 의미였으니 일단 제껴두기로 하지요. 언년이가 송태하와 엮이면서 대길이도 원손이라는 정치적인 상황에 휩쓸리기는 했지만요.
우선 혁명을 담당했던 한 축 송태하에서부터 얘기를 시작하는 게 순서겠군요.
송태하가 마방관노로 떨어지게 된 것은 황철웅의 간계에 의한 것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죽고 없어진 임영호를 제거하기 위한 좌의정의 술책이었지요. 송태하의 목숨을 담보로 임영호의 정계은퇴라는 목적을 좌의정은 성공했고, 고속승진을 거듭한 끝에 현재 좌의정이라는 자리를 꿰찼지요.
좌의정의 다음 단계는 원손의 제거였어요. 어린 원손을 빌미로 반정의 씨앗을 제거한다는 것은 애초에 없었고, 소현세자의 세력을 제거한다는 의미가 큰 것이었지요. 즉 조정에 반청세력들만 남기겠다는 뜻이었어요. 좌의정이 계획하고 있는 일은 청과의 전쟁이었으니 말이지요. 원손을 따르는 세력, 엄밀히 말하자면 소현세자의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좌의정은 제주도의 참상을 그린 그림을 유포했지요. 소현세자의 잔당들을 색출하기 위한 좌의정의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동굴에 불을 지피고 여우를 잡 듯 말이에요. 어린 석견이 상주가 된 모습을 본 유생과 선비들은 비분강개하여, 원손을 왕위에 올리고 썩은 정치를 혁파하겠다는 혁명의 기치를 내세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송태하의 도주가 있었고, 좌의정은 조선 최고의 추노꾼 대길에게 송태하를 추쇄하는 일을 맡겼지요. 한편으로는 사위 황철웅에게도 송태하와 원손을 처리하라는 명을 내렸고요. 유생들의 수장이었던 조선비를 회유해 변절케하고, 남은 세력과 수원의 이재준 대감까지 명단을 입수하고, 이번 회 이재준 대감을 제거하는 데 성공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곽한섬이 비명에 가버렸네요. 곽한섬의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을 저승에서는 이뤄주는 CG로 궁녀 장필순과 함께 고이 하늘나라로 모셔 주었습니다. 곽한섬과 장필순의 사랑에 대한 보답이었는지, 충직한 곽한섬에 대한 예우였는지 생뚱맞게 환시를 통해 가는 길 고이 모셔 주어서 감동적이었다고 해야하는지, 판타지스러웠다고 해야 하는지 잘모르겠습니다만. 
좌의정은 전쟁을 통해 조선의 영토를 확장시키겠다 혹은 임금에게 삼전도의 치욕을 안겨 준 청에 분노함도 아닌, 자신의 배를 채울 꿍꿍이만 했었던 것 뿐이었어요. 악의 축 중심인물의 꿍꿍이가 자신의 곳간에 있었다니, 그리고 우리는 좌의정 곳간때문에 조선팔도는 물론 제주도까지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나 싶습니다. 추노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임금의 옥좌도 당파싸움도 세자자리도 아닌 좌의정 곳간이었습니다. 좌의정을 보니 아프카니스탄에서의 전쟁이나 이라크 침공 등 전쟁을 통해 무기판매로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나라가 생각나더군요. 
결국은 인간의 탐욕이란 끝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좌의정의 탐욕에서 비롯된 쫓고 쫓기는 얘기에 희망이니 혁명이니 세 세상이니 하는 꿈을 주인공들과 함께 꾸었나 싶어 허망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작가가 말한 88만원 세대의 암울한 현실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재벌들을 위해 개미처럼 일하지만, 고용불안으로 늘 생계의 위험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결국 배부르는 것은 거대 재벌이고, 서민들의 생활은 팍팍하기만 한... 
좌의정의 손아귀에 놀아난 송태하의 혁명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시작이 좌의정에게서 비롯되었기 때문이에요. 좌의정이 짜 준 판에 송태하가 들어가 일단 원손을 구하고 보자며 칼춤부터 췄으니, 송태하가 혁명관을 세우기도 힘들었고, 송태하와 부하들이 준비한 거사 역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변절한 조선비가 오히려 영리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인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大를 희생하고 小를 건졌는지, 小를 희생하고 大를 건졌는지 그것은 역사가 판단할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추노의 한 축을 움직였던 송태하의 혁명의 시작이 좌의정 이경식의 탐욕에서 비롯되었고, 그 끝 역시 좌의정에 의해 좌절된다는 것은 씁쓸하지 않을 수 없네요. 노비를 해방시켜 북방으로 올려 보낸다는 좌의정의 계획은 무모한 무리수로 까지 보입니다. 판을 이 정도로 짤 정도의 권력이라면 군권을 장악해서 북진을 추진할 수도 있을텐데, 노비들을 신분해방시켜 북벌의 도구로 쓰겠다는 것은 늙은이 망발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물소뿔을 팔기 위해 노비들의 호적정리까지 단행하겠다니 좌의정이 어찌보면 신분해방의 선봉장으로 봐야 하는지, 사리사욕에 눈 먼 저승길 가까운 노인네의 탐욕으로 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추노 속 송태하를 축으로 한 희망은 좌의정의 농간에 놀아나 앞뒤 분간없이 일을 진행하다 이재준 대감과 곽한섬의 죽음과 함께 소리 한번 내지르지 못하고 좌절되었고, 남은 희망은 대길이의 사랑에 걸어볼까 합니다. 양반 상놈 없는 세상을 꿈꿌던 대길은 그나마 좌의정의 탐욕과는 관계없이 희망을 노래했던 파랑새였으니 말입니다. 언년이에 대한 사랑 하나로 새 세상을 꿈꿨던 가장 혁명적인 인물이었으니까요.
파랑새들의 터전 월악산 산채, 그곳이 제가 마지막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추노의 희망입니다. 삶의 가장 저변에 있는 밑바닥 인생들의 평화가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쥐도 구멍을 내 주고 쫓는다고 하지요. 조선의 인구 절반이 도망노비로 전락해 가는 암울한 시대, 삶의 팍팍함을 더 이상 참지 못해 도망가야 했던 그들이 숨어들 곳 하나는 남겨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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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6
  1. 라이너스™ 2010.03.18 09: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 2010.03.18 09:3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흰소를타고 2010.03.18 09: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요즘이랑 너무 비슷한데요
    발버둥쳐봐야.. -_-

  4. killerich 2010.03.18 10:22 address edit & del reply

    참..씁쓸하죠..?..드라마나 현실이나..

  5. 털보아찌 2010.03.18 10: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보니까,
    월악산 산채가 그래도 얼마나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더군요.

  6. 둔필승총 2010.03.18 11:14 address edit & del reply

    인간의 탐욕, 이거 정말 무시무시한 재앙입니다.
    오늘도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7. @run_r 2010.03.18 11: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어제 월악산 산채를 황철웅이 비켜가는것을 보고 추노 최후의 마지막 씬은 월악산 산채로 추정되더군요. 월악산 산채가 토벌대상으로 피날레가 장식될지, 마지막 살아남은 자들의 안식처로 장식될지는 모르지만.. 송태하는 산통깨진마당에 비굴하게 살아남는 캐릭터는 아닐듯하고 송태하 열폭 신위를 보여주고 좌의정무리들 처단후 피통 50% 다운, 황철웅 과 한판, 피통고갈로 사망, 이 과정에서 황철웅 피통 50% 다운, 은혜는 못갚아도 원수는 갚아야지하며 대길 황철웅 처단, 송태하 대길 손을잡고 원손과 언년이 부탁.. 대길 산채로 귀환.. 이 과정에서 변수가.. 업복이 대길을 저격, 언년이 망연자실, 모두 망연자실, 남은자들 산채에서 새 희망을 꿈꾸며..엔딩..

  8. 너돌양 2010.03.18 12: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사를 보면 일단 비극으로 예측할 수 있는 드라마였죠. 허나 이건 가상이다보니 좀 좋은 결말이 나왔음 하네요ㅠㅠㅠㅠㅠㅠ

  9. 달려라꼴찌 2010.03.18 12:40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보면서 무언가 속이 후련해지는 감동이 있어야 하는데...
    줄곳 시청하면서 가슴이 답답한 것이...ㅠㅜ

  10. nyy 2010.03.18 12:46 address edit & del reply

    역설적인 표현인진 모르겠으나... 좌의정의 사리사욕이 때문인진 몰라도.
    결국 좌의정의 뜻(?) 은 다음임금인 효종에게 까지 전달되는게 아닌가 하네요
    북벌... 좌의정은 서인정권의 수장급이니... 서인의 반청주의에 작가가
    반감을 가진게 아닌가합니다. 아니면 일부러 그런식으로 몰아가는건지도 모르게군요
    악인으로 보여야 할테니.. (개인적 욕심을 채우는 부분이 없었다면 좌의정은 완전
    애국자에 만고의 충신이 되어버리니까요;;)

    추노의 다음이야기는 송시열과 효종의 북벌에 관한 드라마가 이어진다면
    참 역사공부하기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추노 드라마는 http://go.idomin.com/508 <<-- 이분이 예상하신것과
    똑같은 방향으로 결국 흘러가지만요..
    모든것은 단지 물소뿔장사... -_ -;;

  11.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3.18 15: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씁쓸합니다.
    어찌 끝을 맺으려고 하는 겐지,,

  12. 라라라 2010.03.18 23:12 address edit & del reply

    매수 아니고 매도요
    매수는 사는거
    매도는 파는거

  13. 라라라 2010.03.18 23:13 address edit & del reply

    그동안 모아온 물소뿔을 매수해
    그동안 모아온 물소뿔을 매도해가 맞는 말입니다^^

  14. ... 2010.03.19 07:47 address edit & del reply

    극중 간간히 물소뿔과 관련된 양반들이 죽어나간다는 소리가 들렸는데...
    업복이가 결국은 좌의정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는게 밝혀졌군요.

  15. PinkWink 2010.03.19 09: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렇죠.... 좀 남은 방영기간에 비하면 많은 일을 벌렸다는 인상이 강하긴 합니다.
    혹시 남은 2회동안 아쌀하게 정리가 될지도...^^

    그나저나.. 좌의정어르신은 너무 머리도 좋고... 냉정하면서 완벽한것 같아요...
    무서운 적이라는...ㅜ.ㅜ

  16. 헐럴러 2010.03.19 18:25 address edit & del reply

    제작진이 음모론에 바탕을 두고 좌의정 캐릭터를 만든듯 해요.
    음모론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좌 이든 우 이든 모두 어떤 세력에 의해 놀아나고 있다.
    라는 것이니까요.

2010.02.25 12:59




추노 15회를 보고 적잖이 실망을 했었어요. 지난 회 가장 궁금했던 왕손이와 최장군의 죽음에 대한 속시원한 답은 주지 않고 대신 대길이와 언년이의 만남을 큰 줄기로 삼았었지요. 송태하의 등장으로 허무하게 짧게 끝나버린 10년만의 해후였지만, 차갑게 변한 대길과 다른 사내의 아내가 돼 버린 언년의 가혹한 운명만이 예고되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추노 관련 기사를 보니 아직 왕손이와 최장군의 생사여부는 제작진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나 봅니다. 죽었다고 단정지은 분들의 글들도 있는데 저는 왕손이와 최장군이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결정적인 증거가 예고편에 보여줬던 왕손이와 최장군의 모습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말하기 전에 우선 황철웅이 좌의정에게 왕손이와 최장군을 보낸 꿍꿍이가 무엇일지 부터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왕손이와 최장군을 보낸 것은 황철웅의 좌의정에 대한 경고장입니다. 등을 돌렸다는 무언의 협박이면서, 무예로서도 최고이니 무시하지 말라는 협박도 포함된 메시지였을 거고요. 물론 한 사람만 보내도 되었겠지만, 일단 왕손이와 최장군의 인기가 하늘 높은데 그런 방법으로 두 사람 다 살려내는 것은 눈감아 주고 싶네요. 아무튼 황철웅이 좌의정에게 칼을 들이 댄 첫 신호탄을 최장군과 왕손이를 보냄으로 쐈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최장군과 왕손이를 살려서 좌의정에게 보냈을 거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지난 글 황철웅이 대길패거리를 공격한 이유에서 언급을 했었는데, 황철웅은 좌의정이 대길패거리를 고용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최장군이나 왕손이를 족쳤더라도 좌의정이 시켰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황철웅은 송태하를 쫓는 대길패거리와 임영호 집에서 맞딱뜨렸을 때 이미 좌의정이 보낸 살수들이었음을 알았을 거예요.
그런데 그들을 살려서 좌의정에게 보낸 이유는 좌의정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함입니다. "장인이 보낸 추노꾼들을 내가 묵사발을 내서 보냅니다" 라는 무언의 압력인 셈이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조정에서는 송태하가 도망친 일, 그리고 제주의 원손을 빼돌렸다는 일로 시끄러울 수 있을 겁니다. 반정의 기미가 감지되기에 인조로서도 불안할 것이고요. 인조의 입지가 좁아지게 될 가능성이 큰 사건이지요. 아들 소현세자의 석연치 않은 죽음과 며느리 강빈에게 사약을 내린 일들로 인조는 패륜을 저지른 군주라는 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소현세자의 남은 혈육 석견을 왕으로 추대하려는 반정의 가능성으로 인조로서는 좌불안석일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인조는 광해군을 몰아내고 반정으로 왕위에 올랐으니, 석견을 내세운 반정의 무리를 경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래서 인조는 은연 중에 석견을 제거하라는 뉘앙스를 흘렸지요. 이를 좌의정이 읽었고 황철웅을 살수로 보내 처리하도록 시켰던 것이고요. 이는 좌의정과 인조 그리고 황철웅 정도만 알고 있는 극비사항입니다. 다들 직접적인 말로도 표현을 삼갈 정도로 말이지요.
예컨데 인조가 "제주의 일은 어떻게 되었는가? 라고 물었을 때 좌의정은 "용한 의원을 내려 보냈습니다" 라는 식의 은유적인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여기서 의원은 살수를 말함이지요.
좌의정이 황철웅을 관직에서 파하고 감옥에까지 넣으면서 황철웅에게 송태하와 원손을 제거하라는 명을 내린 이유는 그 비밀성에 있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최측근이라 할 지라도 이런 추잡한 정황은 일은 입에 담지 않았던 좌의정입니다. 은밀함이 요구되었기에 사위인 황철웅에게 시켰었고요. 그 일만 성공하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자네 것이 될 것"이라는 달콤한 유혹과 함께 말이지요.

그런데 제주에서 송태하와 원손을 제거하는 일에 실패한 황철웅을 좌의정은 내쳤습니다. 자신의 야욕을 위한 살인도구로 밖에 생각하지 않은 좌의정에게 황철웅은 배신감과 잔인함을 더욱 느끼지요. 그리고 자신에게 결코 모든 것을 내어 줄 좌의정이 아니라는 점도 황철웅은 알고 있습니다.
좌의정이 추노꾼을 고용해 송태하를 제거하라고 시킨 일이 알려지면 좌의정에게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언젠가 좌의정 곁에서 손비비며 딸랑대는 측근이 송태하가 도망쳤다는 것을 보고하며, 송태하를 추노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을 때 좌의정은 의외의 대답을 했습니다. 정치는 고요하게 해야 한다며, "송태하 일은 그 쪽 관청에서 알아서 하시겠지" 하고는 말을 끊어 버렸었거든요.
그리고는 뒤로는 은밀히 대길이 패거리를 고용해서 추노하라고 일을 시킬 만큼 비밀리에 움직였어요. 황철웅은 좌의정의 치부인 증거품으로 최장군과 왕손이를 보낸 것이지요.
황철웅은 최장군과 왕손을 보냄으로써 좌의정과는 결별을, 인조에게는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일거양득이 이점을 노렸을 수도 있습니다. 황철웅은 송태하와 원선 석견을 기필코 제거하려 들 것입니다. 인조가 이 일을 보고 받는다면 황철웅으로서는 출세길을 보장 받을 수도 있겠지요. 인조의 눈엣가시이자 아킬레스건인 반정의 씨앗을 제거해줬다는 것은 인조로서는 고마운 일일 겁니다. 그래서 은밀히 좌의정에게 원손을 죽이라는 명도 내렸던 인조였지요. 황철웅의 정치적인 야심을 펼 수도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는 일이 되는 것이지요. 좌의정을 등에 업은 출세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 권력의 핵심부로 들어갈 기회를 잡았다는 만족감도 클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왕손이와 최장군이 살아있을 거라는 생각은 예고편의 함정에 있습니다. 관졸이 좌의정에게 시체를 가져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요. 좌의정이 시체들이신가? 라고 물었을 때 그저 "좌의정 대감에게 보내라고 했습니다" 라는 말만 나왔지요.
그런데 그보다 직접적인 증거는 왕손이와 최장군이 누워있던 장면입니다. 왕손이와 최장군이 거적대기에 덮여 수레에 실려 왔는데요, 두 사람의 얼굴에 가마니가 씌워져 있지 않았었어요. 
일반적으로 시체를 운반할 때는 발은 나와도 얼굴은 가리잖아요? 그런데 얼굴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이 시체는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좌의정 앞에서 관졸들이 시체 얼굴을 드러내는 불경스러운 일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좌의정이 가마니를 치워봐라 하기 전에는 시체 얼굴을 보여주지는 않았을 거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치명적으로 상처는 입었겠지만 살아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왕손이와 최장군의 증언을 들어야 할 이유가 있는 좌의정으로서는 두 사람을 살려낼 것으로 보이고요. 추측 글이기는 하지만, 가마니가 얼굴에 씌워져 있지 않은 걸로 미루어 살아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6회에서 사망신고서 나와 버리면 저는 아마 돌고 말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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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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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푸른별 2010.02.25 17:53 address edit & del reply

    와...............초록누리님 분석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이 글이 맞든 안맞든 제가 추노 보면서 놓친 부분들을 이해가게끔 해주셨어요..
    초록누리님 글은 언제봐도 감탄하게 됩니다..최고!^^

  3. 성리학은 쓰레기 2010.02.25 18:57 address edit & del reply

    살아있다면 리얼리티가 상당히 떨어지겠군요
    무슨 갑옷을 입어서 살았다? 검을 쓰는 자가 사람 피부를 베었을 때와 갑옷을 베었을 때 그 느낌을 모를까요? 그리고 양반 입장에서 추노꾼이야 부리는 하수인에 불과하지만 노비 입장에선 양반의 개로 보이겠지요... 그들이 한짓은 비참하게 죽어도 싸다고 생각됩니다

  4. 풉.. 2010.02.25 20:09 address edit & del reply

    죽은 사람을 살리는 블로거들 대단합니다. 푸하하

  5. 살지는 않을듯.. 2010.02.25 21:0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럼 송태하 부하들도 살아야된다는게 말이됨..

    황철웅이 일부러 살려줄려고 벤것도 아닐텐데..

  6. 탐진강 2010.02.25 21: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추노가 좀 재미가 줄어든 것 같습니다.
    잠깐 틀었다 돌려버리네요ㅠ

  7. 살듯? 2010.02.25 23:23 address edit & del reply

    둘이 아직 하차설이 잇긴하지만 아직 하차는 안햇대요.살거같은대요?ㅋㅋㅋㅋ

  8. g 2010.02.25 23:49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리 어떤 논리적 근거로다 살았다고 단정 짖지못하는이유는 일단 피가 보였고 기절했다면 목숨이 붙어있다한들 그 장시간동안 정신못차리고 오래 잠들어 있질못함 출혈로... 그리고 수레에 끌려 좌이정에게 가는동안 몇날몇일이 걸리는 거리일테고..(당시에 ktx가 있었다면 모를까--) 살았으면 좋겠지만 죽었다ㅣ고 봅니다..

  9. 나 천지호야~ 2010.02.25 23:56 address edit & del reply

    죽었어요~~
    죽었다고요~~~~~
    ㅎ아줌씨 말귀 참 어둡네~~ㅋ
    죽었다고요~~

  10. dd 2010.02.26 00:16 address edit & del reply

    죽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찝찝함이 몰려오네요..ㅎ

  11. @.@ 2010.02.26 00:22 address edit & del reply

    가장 무난한 전개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탈출할 기회가 있기 전까지는 죽은 척하고 있을 뿐이고, 시체인 줄 알고 내다 버리던 지 어디엔가 묻을려고 할 때 묻으려고 하는 자들을 죽이고 어딘가로 피신해 있겠지요. 드라마 한 두번 보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보이는 것 가지고 뭐들 그렇게 갑론을박들이신지...

  12. 답답한 글 2010.02.26 01:05 address edit & del reply

    먼저 연출자의 성향...한성별곡에서 주연들까지 깡그리 죽었습니다.

    또..거적대기 싼 시체까지 보여주던데 안죽었다고 얘기하는 건 좀 어불성설이죠.

    왕손이를 질질 끌고 산까지 간데다

    최장군은 한칼에 베었습니다. 그 사람이 한칼에 베어 살아난 사람 없었습니다.

    둘이 죽어야 대길의 원한이 극에 사무쳐 오늘처럼 송태하에게 물불 가리지않고

    덤비게 된 겁니다.

    아무리 아쉬워도 둘은 죽었습니다.

  13. 123 2010.02.26 03:11 address edit & del reply

    죽은 자식 불알만지듯 간 사람을 안죽었다고
    하는게 뭔 의미겠소
    스토리라인 흘러가듯이 곱게 보내주시오...

  14. 수우º 2010.02.26 03: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는 추노를 봐야 할 시간인가 봐요 ^^ 아.... 리뷰들 볼때마다 볼까 요런다는 ㅎㅎ

  15. 편집FD 2010.02.26 07:58 address edit & del reply

    우선 극중 최장군과 왕손이는 신규케릭터 박기웅씨의 도움으로 두 명 모두 살아남습니다. 극중 대길이와 송태하는 포청에서 고문을 당하지만 노비(김형진 외)들의 도움의 손길로 무사 구출 됩니다. 여기까지만..

  16. 최장군1 2010.02.26 09:01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살아있어야됨 솔직히 죽으면 정말 최피디 싫어할꺼임

  17. 황철웅 2010.02.26 09:19 address edit & del reply

    분명 살아있음... 어제 극중 수레에 실려온 왕손이와 최장군이 실려왔을때
    포졸들이 "어떻게 처리할까요?"라고 물었을때
    좌의정이 하는 말 "어떻게 하긴 법대로 하셔야지..."
    즉 살아 있음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요?!
    시체를 법대로 처리할 이유가 없잖아요??

  18. 날아라뽀 2010.02.26 10: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두사람의 생사가 너무 궁금하네요^^
    초록누리님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19. 조기사 2010.02.26 10:37 address edit & del reply

    안죽은게 확실할겁니다.
    1. 보통 죽으면 나오는 인터뷰나 조연배우 둘의 하차기사가 나오지 않았음
    2. 죽었는지 안죽었는지 모호하게 처리했다는 자체가 안죽었다는 반증

  20. 호떡조 2010.02.26 11:30 address edit & del reply

    대단하십니다 철저한 분석과 예리한 통찰력에 깊은 존경을 드리며 저또한 그 기대를 저버리고 죽인다면 돌아버릴 것 같은 분위기에 동감합니다 아울러 초록누리님 작가로 나가도 성공하실 것 같습니다

  21. PinkWink 2010.03.02 03: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최장군이 살아있어야 아기주모가 행복할텐데 말이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