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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6 '추노' 마지막회 깜짝반전, 송태하의 죽음암시? (81)
  2. 2010.03.12 '추노' 무거운 사랑에 가벼워진 혁명 (27)
2010.03.26 08:17




예상은 했지만 추노 마지막회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봐야 했네요. 드라마가 끝났다는 실감도 들지 않고 계속 눈에 대길이와 업복이의 모습이 어른거리는게 죽음이 아니라 죽음으로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강렬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대길이 쏜 화살이 제 심장을 관통하는 것 같았고, 초복이와 은실이 바라보던 떠오르는 태양이 제 가슴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궁궐로 총을 들고 간 업복이 때문에 울고 추노에서 가장 사랑 받았던 대길이의 죽음때문에 울고, 마지막에 최장군과 왕손이 농사짓는 깜짝 서비스에 결국은 웃음으로 마무리되었던 추노였습니다. 한동안 추노의 긴 여운을 내려놓지 못할 것 같습니다. 추노의 주인공들과 함께 뛰고 쫓겼던 시간, 그리고 길게 여운으로 남겨 준 태양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대길의 모습은 오래도록 인상깊은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추노 최종회는 주인공들 각각과 이별하는 회차이니만큼 엔딩장면도 각각의 의미를 담아 보여주었지요. 가장 많이 울렸던 업복이 공형진의 죽음은 추노가 던지는 메시지와 함께 별도로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글이 길어질 것 같아서요.

나의 언년아, 나의 사랑아
우선 가장 떠나 보내기 힘들었던 대길이의 죽음부터 정리해야 겠네요. 대길을 뒤를 추격하는 관군들을 향해 송태하가 멋지게 활을 날려 방어해주고 함께 갈대밭을 뛰어가는 모습은 우정을 넘어서 시대를 함께 달리는 모습이었어요. 씨익~ 미소까지 주고 받는 두 사람이 향하는 곳은 짝귀와 만나기로 한 장소는 용인 조비산이에요.
"언제부터인가 둘이 같이 달리고 있는 것 아나?" 라고 송태하가 물었지요. 도망노비 송태하를 쫓았던 대길이 언년이가 함께 있음을 알게 된 이후로는 두 사람의 목적이 같아져 버린 것이지요. 언년이와 언년이 가슴에 안긴 원손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대길이와 송태하는 언년이를 사이에 두고 같은 운명을 가진 공동운명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대길이와 함께 하는 동안 송태하는 대길이를 깊게 이해하게 되었지요. 자신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 무게보다 언년이라는 여인의 무게가 대길이라는 남자에게는 더 컸다는 것을요. 그런 의미에서 송태하가 대길이에게 "그대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사람의 인연도 다 운명이 아니던가" 라며 속내를 털어 놓는 장면은 송태하의 진중함이 와 닿았어요. 
"대길아, 언니랑 산적질이나 하며 한평생 희롱하다 가자. 세상도 잊고 언년이도 잊고 따라와"라는 짝귀에게 "내 갈길은 내 가야지..." 라며 발길을 돌리는 대길이었지요. 대길이가 발길을 향한 곳은 이제 조선을 떠나면 평생 보지 못할 수도 있는 청나라 먼 곳으로 떠나는 언년이의 뒤였어요.
자석에 이끌린 듯 언년이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혹시나 도련님의 모습이 보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때문이었겠지요. 비록 송태하의 부인이 되었지만, 언년이도 10년을 품어 온 도련님에 대한 정리를 한 순간에 끊을 수는 없었을 거예요.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고, 마음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처지가 언년이의 사랑 색깔이에요. 너무 슬퍼서 한처럼 가슴시린.... 그런데 드라마에서 언년이의 그런 세심한 감정표현이 부족한 것은 두고 두고 아쉬운 부분이네요.
모퉁이 갈대밭에서 나온 대길이를 보고 언년이 어떤 마음으로 웃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언년이도 마지막 조선을 떠나면서 도련님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지요. 송태하는 마치 예상했다는 것처럼 웃는데 대길이 표정은 '에이 쪽팔려' 하는 표정이더라고요. 시선도 피해 버리고요. 아무튼 극 중간중간 웃겨주는 대길이 때문에 일희일비하며 미친 사람처럼 드라마를 보게 하니, 장혁의 귀여운 모습, 애처러운 모습, 남자다운 모습, 짐승처럼 포효하즌 모습, 그리고 길바닥 마초같은 모습때문에 추노를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지금 아니면 대길이라는 캐릭터가 좋았노라고 고백을 못할 것 같아서 주책스럽지만 속마음을 써봤습니다. 본론으로 다시 들어가죠.
안성천으로 가는 중간에 송태하가 원손을 데리고 용골대 수하와 얘기를 나눈다며 잠시 자리를 피해 주었지요. 대길에게 언년이에게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라고 일부러 자리를 내주었는데, 대길이는 잘 살아야 된다며 이제는 도련님이라 부르지 않아도 된다고 너의 도령같은 것 아니라고 언년이에게 차갑게 말을 해버리지요. 나를 잊고 잘 살아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하는 대길이에요.
"난 말이다. 난 말이다" 그리고는 뒷말을 바로 잊지 못하고 울컥해지는 대길이 "네가 정말 그리워서 찾아 해맨게 아니야. 그저 도망노비 찾아 다닌 것 뿐이다"라고 말해 버립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라는 언년이의 말에 헛웃음 짓고는 대길은 배를 구할테니 그리 전하라며 자리를 뜨고 말지요. 이렇게 가슴 아픈 사랑 고백이 또 어디 있을까 싶어요. "네가 정말 그리워서 해매고 다녔다" 는 말을 언년이 알아 들었는지 못알아 들었는지, 극중 언년이에게 묻고 싶을 정도에요. 아마 언년이도 알아 들었겠지요.
강나루에서 송태하 일행을 기다리던 대길은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도 오지 않자 불길한 마음에 뛰어가지요. 언년이에게 주고 싶었던 꽃신을 남겨둔 채로요. 대길이가 달려간 곳에는 황철웅이 송태하와 언년이를 공격하고 있었고, 언년이도 송태하도 부상을 입고 있는 현장을 보게 되었지요. 대길의 눈에 불꽃이 일고 대길은 미친듯이 황철웅과 결투를 하지요.
"내가 여기 왜 왔을까? 니 놈 부인이랑 니놈 아들 싹다 죽일 참이냐? 니놈은 그저 잘 살면 되는 거야. 살아서 좋은 세상 만들어야지...그래야 다시는 우리같은 사람 나오지 않지" 라며 송태하에게 어서 떠나라고 말하는 대길, 눈물이 흘러서 차마 그 장면을 보고 있기가 힘들 정도였어요.
"언년아... 꼭 살아라... 니가 살아야 나도 산다. 어여 가거라" 라며 대길이 황철웅을 향해 달려 들고 언년이는 송태하를 부축해 떠나지요. "또다시 도련님을 두고 이렇게 떠납니다. 저를 용서하지 마세요. 도련님 죄송합니다". 전하지 못하는 언년의 방백이 이어졌지요. 결국은 엇갈릴 수 밖에 없었던 운명, 살아서는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두 사람에게 정해진 운명이었나 봅니다. 
황철웅이 대길에게 묻지요.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요. 대길이 황철웅에게 "저 놈이 목숨 한 번 살려 줬거든, 그리고 이 지랄같은 세상을 바꾸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하자 황철웅은 검을 내리고 맙니다. 송태하에게 가졌던 자존심의 상처는 송태하에게 병자호란때 목숨을 빚지고, 송태하가 세상을 바꾸려 할 때 황철웅은 배신의 칼을 들었던, 그래서 결코 송태하를 이기지 못했던 황철웅의 2인자의 패배의식을 떠올리게 합니다.
황철웅이 마지막에 대길이를 막지 않았던 것은 결국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기 때문이었어요. 끝까지 자존심에 자신이 이겼다고 하지만, 황철웅은 처참하게 부숴진 자신의 모습을 그제서야 알게 된 거에요. 그의 부인 이선영의 일그러진 모습은 황철웅 자신의 모습이었어요. 황철웅이 부인 이선영 무릎에 머리를 떨구고 울었던 것은 황철웅이 굴절되었던 자신의 모습에 대한 자각이었어요. 황철웅은 아마 송태하의 뜻을 이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 나레이션을 황철웅의 목소리로 했는데, 그는 살아 남아서 바꾸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송태하가 죽음으로 바꾸려 했다면 황철웅은 살아남은 자로서의 역사 한 모퉁이 작은 돌멩이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봤습니다.
몰려오는 관군을 향해 뛰는 대길이 방백으로 했던 말은 잊혀지지 않을 대길의 명대사였어요.
"언년아, 언년아, 잘 살아라. 너의 그 사람 그리고 너의 아들과.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 다시 만날 때 어찌 살았는지 얘기해 주렴... 나의 언년아...나의 사랑아...."
관군을 뚫고 피투성이가 된 대길은 설화의 무릎에서 숨을 거두고 말지요. 이렇게 좋은 날, 노래나 불러 달라고 했던 말은 대길의 마지막 유언이 되고, 설화의 구슬픈 타령을 들으며 대길이는 사랑하는 사람만 쫓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까지 다 바쳐 뜨겁게 사랑하다 가버렸네요. 봉분도 없이, 돌무덤에 설화가 지어 준 옷은 대길이 무덤의 비석이 되고, 천지호 언니 무덤도 새로 만들어 주지 못하고, 이천에 사 놓은 땅에서 옆에는 최장군, 길목에는 왕손이랑 오손도손 살기로 했는데, 언년이 데리고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700냥 빚만 지고 떠났어요. 왕손이 최장군 집값은 다 지불하고 정작 대길이 자신의 집은 잔금도 못치루고.... 마지막까지 이렇게 멋지게 떠날 줄은 몰랐어요. 평생 언년이만 쫓다 사랑도 이루지 못하고 가버린 대길이, 이승에서 못 이룬 사랑 이 다음에 다시 환생하거든 꼭 이뤘으면 싶어요. 

감독의 깜짝반전, 송태하의 죽음
그런데 제가 글 제목으로 송태하가 죽었을 거라는 것이 감독이 연출한 깜짝반전일 것이라고 추측했는데요, 아마 드라마에서는 송태하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송태하는 죽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송태하가 관군과 황철웅을 상대하면서 꽤 깊숙이 찔리는 장면이 나왔어요. 황철웅이 이겼다며 송태하 뒤를 쫓지 말라고 했던 장면과도 연결이 되는데요, 황철웅처럼 칼을 쓰는 무사는 송태하를 베었을 때 치명적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황철웅의 마지막 목표는 송태하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황철웅이 마지막에 대길이에게 칼을 들지 않았던 것은 칼로는 이겼지만, 송태하나 대길이가 바라는 세상에 대한 의지와 열망에 졌기 때문이었어요. 송태하나 이대길은 가고자 하는 길이 있었지만, 황철웅은 길이 없었지요. 오직 송태하를 쓰러뜨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목표도 없었던 황철웅은 송태하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모든 것이 허무한 것임을 알게 된 거에요.
송태하의 죽음이 암시된 부분은 언년과의 마지막 대화 부분이었어요. 언년이에게 자신의 뜻을 따라 주겠느냐며 청나라로 가지 않겠다고 말했지요. 이 땅에 빚을 너무 많이 져서 이 땅을 떠날 수가 없을 것 같다고요. 언년이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자 송태하도 "고맙습니다, 부인. 그리 말씀해 주셔서. 금방 회복될 겁니다. 다 나으면 좋은 세상 만들어야지요. 혜원이, 언년이 두 이름으로 살지 않아도 될 그런..."이라며 다시 일어서서 언년의 부축을 받고 걸어가는 장면이 있었지요.
그런데 그 장면에서 송태하와 언년이는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요. 부상의 고통이 아닌 죽음을 알고 언년에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처럼 보였어요. 곽정환 감독이 배우들도 대본에도 없는 깜짝 반전이 있다고 인터뷰를 했다는데, 그것은 연출로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저는 그 깜짝반전이 송태하의 죽음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곽감독의 의중이 제 생각과 같을지는 모르겠지만, 송태하는 마지막에 이대길과 마음으로 친구가 되었어요. 대길이이게 언년이가 없는 세상은 죽음이라는 것도 마음으로 읽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용골대 수하를 데리고 가서 나눈 이야기도 아마 언년을 두고 간다는 말을 미리 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대길에게 굳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며 함께 하리라 믿는다고 안성천을 강조한 것도 언년을 두고 떠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언년이 다시는 홀로 두고 가지 말라는 말에도 송태하가 대답을 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황철웅에게 칼을 맞은 이후 대길이 내가 여기 왜 왔을까? 라면서 어서 가라고 할 때도 송태하가 부상 와중에도 웃음 비슷한 표정을 지었는데요, 송태하는 아마 언년이가 그 자리에 없었다면 결코 대길을 혼자 두고 도망가지는 않았을 거예요. 대길에게 빚을 지고 미안했던 마음, 그것은 언년이의 남편이 되었다는 것도 있었지만, 언년이를 지켜주지 못하는 것은 더 미안한 일이 되는 것이었죠.  
감독은 마지막 회에서 대길이와 송태하를 언년이를 사이에 둔 공동운명체 친구로 만들어 주었던 것 같아요. 물론 복선적인 연출이었지만요. 대길이나 송태하나 결국 언년이는 꿈이었어요. 저는 감독이 왠지 평생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그 여자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것에 대해 송태하의 의리를 복선으로 보여주려 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송태하의 죽음으로 대길에 대한 송태하의 우정과 사랑을 존중해 준 의리같은 트릭을 숨겨 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송태하가 황철웅을 대길이 혼자 상대하게 하고 그 자리를 뜬 이유는 대길이의 목숨이었던 언년을 지켜주고 싶었던 대길에 대한 우정이었고, 자신의 부인 혜원을 지키고자 했던 사랑이었고, 원손 석견을 보호하는 마지막 소현세자에 대한 충절심이었습니다. 송태하 역시 죽어가면서 언년이와 원손을 지켜낸 것이지요. 송태하의 죽음암시, 이게 바로 곽정환 감독이 말한 연기자들도 모르는 깜짝반전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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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6 Comment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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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생각은 2010.03.26 19:37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가는 부분도 있구요. 그런데 제 생각엔 송태하 안죽었을 듯 싶네요. 송태하란 캐릭터는 극중에서 계속 변화해 왔죠. 처음엔 신분의 차이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죠. 세상을 바꾼다는 송태하의 말과 세상을 바꾸겠다는 대길이, 언년이의 말의 뜻이 처음엔 달랐던 것처럼. 하지만 둘 덕분에 송태하는 변화하게 되죠. 그리고 그것은 마음의 빚을 졌다는 말로 드러나고요. 물론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지만 생각의 변화가 가장 큰 빚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여러가지가 합쳐져 청에 가지 않겠다 한 것이구요. 도망이 아니라 남아서 바꾸겠다는 것이죠. 대사로에 의해 죽지 않을거라는 것을 보여준 듯 싶네요. 또한 황철웅이 송태하 때문에 자격지심에 옳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행해왔던 일들이 대길이의 한마디에 무너져내린 것처럼 송태하 또한 대길이에 의해 쏘아 올려린 내일을 위한 화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절대로 안죽었을거라 생각되구요. 스토리가 나뉘긴 하지만 반짝이 아버지가 불끈 주먹을 쥐는 장면 또한 마찬가지구요. 업복이와 대길이는 죽었지만, 그들의 생각은 이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라이거 2010.03.26 20:04 address edit & del reply

    송태하의 죽음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보는 사람의 상상력에 달린 문제 입니다. 당신은 송태하가 죽었다고 상상할수 있지만,,,황철웅이 굳이 송태하를 쫓지 말라 한 것은 그또한 뭔가 깨달은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그래서 그가 그토록 싫어하는 마누라 무릎팍에서 울지 않았습니까? 좋게 상상 하고 싶으면 좋게 나쁘게 생각하고 싶으면 나쁘게 생각할수 있는 여지를 남겼는데 죽음으로 몰아가는건 반대쪽 사람들의 상상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생각 같네요

  4. 아하하하하 2010.03.26 20:27 address edit & del reply

    작가가 상당히 고단수야, 처음엔 그 분이 기생인줄 알았는데, 젊은 기생이 오면서 그 의혹을 없애주지요. 또한 그 분은 이경식의 끄나풀이라는 걸 알려주고...

  5. 아하하하하 2010.03.26 20:30 address edit & del reply

    또 한가지 작가는 추노가 끝난뒤에도 논쟁을 하라고 주연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 생각하게 만들어버렸다.

  6. 멋진리뷰 2010.03.26 20:58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멋진 리뷰입니다..
    전 송태하가 죽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유는 님의 글에 나와있네요.
    어제 정말 눈물이 나는 장면이 많더군요.
    관군들에게 둘려싸여 땅에 엎드린 업복이를 보며 주먹을 불끈지는 노비를 보며 눈물이..
    대길의 대사를 보면서 눈물이..
    송태하와 언년이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눈물이..
    그리고 황철웅이 이선영의 품에 안겨 울때 눈물이..
    정말 추노는 잊지못할 명품 드라마입니다

  7. sunny 2010.03.26 21:41 address edit & del reply

    송태하는 죽지 않았습니다. 칼로 상처가 난 곳은 오른쪽입니다. 왼쪽이었다면 죽었겠지요. 언년과 태하가 서로 운 것은 모든 신분을 넘어서(태하는 항상 자기 부인은 혜원이일 뿐이다를 외쳐왔던 사람입니다.) 서로를 받아드렸기 때문이죠...서로 서방님, 부인을 당당하게 외쳤거든요.

    제 개인적으로 마지막 반전은 황철웅이었다 생각합니다. 살인귀에 가까웠던 황철웅이 그렇게 툭~털고 일어나 송태하도 보내주고 자기에게도 대길이 사랑만큼 강한 사랑을 주는 부인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은 거죠. 그것이 반전이라고 생각합니다.

  8. 부자의탄생 2010.03.26 22:00 address edit & del reply

    송태하버전:
    난 그저 목걸이의 의미를 알고 싶을 뿐이다.
    그대는 목걸이의 의미를 아는가?

    대길이버전:
    그깟 목걸이 따위야 동대문 바닥에 널렸어 노비양반~
    참 지랄~같은 세상이야.

    최장군버전
    이보게, 목걸이는 어디서 구했는가?
    그나저나 왕손이를 보았는가?

    업복이버전
    그 목걸이 내가 주었다가 길바닥에 버렸드래요
    뭐 비싸지도 않게 보인다니
    초복아 내 니한테 다이아는 못해줘도 총은 줄수있다니

  9. 흠,, 2010.03.26 23:26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의 결말이 열린 결말구조로 흐르니 문학비평과도 유사한 다양한 시선이 존재할 수 있어 좋습니다. 송태하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 수없죠. 저도 마지막신에서 송태하가 죽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으니까요. 그럼에도 세사람은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피흘리고 찢긴 상처에 흔들리면서도..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그 힘겨운 걸음걸이의 끝이 죽음일지 삶일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걸어가는 것, 아니 걸어갈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운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위에서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인간 군상의 몸부림은 아닐는지요. 그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죽음 위를 혹은 죽음 옆을 걸어가는 것..
    세부적인 디테일이나 등장인물의 대사에 담긴 뜻을 암시니 복선이니 하면서 너무 섬세하게 읽어내려고 하는 것도 딴에는 경계해야할 것 같네요. 선이 굵은 이 작품에서 그런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예컨대, 설화에게 짝귀가 그러죠. "쟤들은 말이 다 짧아." 그럼, 설화도 죽는다는 암시일까요?;; 그건 아니겠지요.

  10. jd 2010.03.27 00:39 address edit & del reply

    언년이가 송태하에게 이제 홀로 두고 가지마라고 하고 송태하가 아무말도 안 하고 송태하가 그냥 미소로 대답은 했는데 전 다르게 해석해봤습니다.
    송태하로서는 둘이 얘기하라고 자리까지 비켜줬는데 자기부인 혜원이가 끝까지 홀로두고 가지마라 즉 언제나 같이 하겠다라는 말로 송태하한테 의리를 보여주려고 하는 부인의 마음을 알기에 미소로 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홀로 두고 가지마라는 말은 혜원이가 묻고자 함이 아니라 그냥 송태하한테 마음을 전한거라 생각합니다.

  11. 각자상상 2010.03.27 00:48 address edit & del reply

    명확하게 송태하의 죽음을 나타내지 않은 것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송태하가 사느냐 죽느냐는 극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기때문에

    업복이 역시 사형을 당하겠지만 죽는 장면은 안나온다.

    시청자의 판단에 맡긴다는 것이다.

  12. 미자라지 2010.03.27 01: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끝나면 한번에 다 보고싶네요...
    첨부터 안봤는데 다들 재밌다고 추천해서..^^

  13. 뭐니 뭐니 해도 2010.03.27 01:35 address edit & del reply

    우뤼 의 업복이 가 잡혀서 아무 표정도 없이 누워 있을때 잡혀도 그건 진게 아니었던 그 표정
    겁먹지도 않고 아무 것도 없는 그 표정.....

    너무 좋았어요

    배우를 한번더 들여다 보게 되죠

    추노하면 서 처음부터 업복이가 가장 끌리고 가장 정이가고 가장 재미있었음....

  14. 지나가다... 2010.03.27 01:3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두 송태하가 죽진 않았을거 같습니다. 마지막 맨트에서 그 무엇이냐 이름이 생각 안나는데 왕의 손자가 사면됐다는 맨트가 있는거 보면 ... 그 상황에서 아이 혼자 살아남았다고 보긴 좀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 그냥 제 생각이...

  15. 나그네 2010.03.27 02:03 address edit & del reply

    다른부분은 공감이 가는데 송태하 죽음 암시라는 부분은 영 헛다리인듯.

  16. 얼음공주 2010.03.27 02:17 address edit & del reply

    다른해석은 몰라도 송태하가 죽었다고는 절대 생각할수 없겠는데요.
    송태하와 언년은 열린결말로 마무리짓긴 했지만 대길이도 언년이에게 네가 잘살아야 다시는 우리같은 사람들 안나온다면서 언년이에게 잘살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하며 유언을 남겼고, 그밖의 모든 정황으로 봐서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송태하랑 언년이가 죽으면 대길이의 죽음이 개죽음인거나 마찬가지고 그럼 한성별곡보다 더 심한 비극으로 끝나는건데 추노는 제작진들이 새드엔딩으로 끝내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던거 같습니다.

    갠적으론 황철웅을 죽이지 않고 살려둔게 최고의 반전인듯...
    살인귀 황철웅이 후반부에 부인이랑 어머니 대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긴 했었지만 갠적으론 황철웅 부인 이선영이 아버지에 남편까지 잃는 설정으로 만들기엔 넘 불쌍해서 남편만이라도 남겨놓은게 아닐지 싶었습니다.

    그나저나 조선비와 좌의정을 업복이가 죽인설정을 좀 쌩뚱맞았지만 업복의난은 정말 멋졌습니다.
    23회의 엔딩을 장식한 업복-초복의 키스신도 여명의 눈동자 철조망 키스신에 버금갈만큼 애절했던듯...
    이젠 추노 끝났으니 한동안은 볼 드라마가 없어졌네요.
    (신데렐라 언니는 예고편에서부터 막장냄새가 나서 땡기지 않으니 말입니다- _-)

  17. 2010.03.27 08:4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8. 지나가다 2010.03.27 08:50 address edit & del reply

    송태하는 죽지 않았다고 생각돼요. 상처가 깊긴 하겠으나 송태하가 죽으면 대길이의 희생이 아무 의미없고 대길이가 태양을 향해 활을 쏜 것이 희망을 의미하듯 송태하는 언년이와 석견과 나란히 걸어감으로써 희망을 보여 주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황철웅이 끝까지 송태하를 쫓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빚 진 목숨을 한번 살려주는 의미였겠죠.

  19. 체리 2010.03.27 14:10 address edit & del reply

    세사람의 인연과 운명이 참 애닳았던것 같고, 전 송태하가 죽지않았다고 생각해요. 많은빚을 졌기에 반드시 살아남아 좋은세상을 만드는 희망의 일부분이 되야하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엔딩이 이토록 가슴을 울리는것은 원래의 송태하라면 그 순간에 절대로 떠나지 않았을테지만 님 말처럼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충절을 다하고, 이제 벗이되어버린 대길에 대한 미안함과 의리, 모두를 지켰으니까요. 반드시 살아야할 이유입니다. 만일 태하가 그 자릴 뜨지않고 같이 싸웠다면 그야말고 네사람은 개죽음이며, 대길의 사랑은 스토거 적인것이 되어버리니까요. 세사람의 사랑 모두를 보듬는 좋은 결말이었어요.

  20. 브롱 2010.03.27 17:40 address edit & del reply

    예전에 최장군, 왕손이가 죽었던 (혹은 죽었다고 보여지던, 대본상 죽어야 했던) 장면에선 무슨 억지를 부려서라도 살아있다고 단정하던 분들이 많더니, 확실하게 살아서 걸어가는 송태하의 마지막 장면이 있었음에도 죽었을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연출자분께서 어떤 의미로 송태하가 죽을듯 하다가 다시 일어나 혜원과 함께 걸어가는 장면으로 마무리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극중 크게 세명의 중심 인물중에 대길, 업복은 죽었으니 마지막 중심 인물인 송태하는 살아있어야 희망이 없던 그 시대에 좋은 세상을 향한, 느리지만 단절되지 않고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업복도 확실히 죽는 장면은 아니었으니 죽지는 않았을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 좌의정 포함 대략 일곱명의 관원을 죽였으니 재판을 받아서 능지처참을 당하던지 아님 그자리에서 즉결 심판으로 죽임을 당했던지 했겠지요. )

    개인적으로 대길이 살아남는것을 기대했지만, 드라마가 시청자가 원하는대로만 진행된다면 그에반해 완성도가 떨어질 수가 있으니 최대한 작가분과 연출자 분께서 의도하는대로 대길의 죽음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21. 추노 2010.03.27 20:15 address edit & del reply

    어떻게 해석하냐 나름이죠 결말은....
    그리고 황철웅이 왜 관군들에게 자신이 이겼다 했을까요?
    졌다했다면 관군들은 송태하를 추적하고 결국 붙잡고 말겁니다. 그걸 막은게 황철웅이고
    대길이가 했던 세상은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마라. <-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부인과 좌의정그밖의 많은사람들을 미워한 자신을 떠올리며 흔들리죠.... 이미 대길이가 황철웅을 안죽이고 살린이유도 그와는 말이 통했다는걸 또 짝귀가 한말이 복선이라는분이 있는대 결국 끝에 송태하는 높임말을 씁니다. 복선이라해도 결국 산다는 복선입니다.

2010.03.12 07:43




애초부터 길바닥 사극 추노에 혁명이라는 거창한 구호는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제목 그대로 조선의 피폐한 역사 속에 도망노비가 속출하고, 그 노비를 쫓는 인간사냥꾼 추노꾼이라는 재미있는 소재가 드라마 줄기였고, 부수적인 양념으로 소현세자와 그 아들 원손 석견을 끼어넣어 혁명이라는 곁가지를 만들어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큰 줄기는 대길이와 언년이의 쫓고 쫓기는 안타까운 사랑이겠지요. 대길이와 언년이의 사랑, 그 사연 하나만으로도 추노라는 소재는 성공적인 사극멜로드라마지요. 그러나 혁명을 얘기하기에는 의미가 퇴색해 버렸습니다. 혁명보다는 사랑에 그 무게중심이 쏠렸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에서 혁명과 사랑 중 어느 것에 비중을 두었다하여 드라마가 수작이다 혹은 졸작이라고 평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거리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드마라 추노는 사랑에 무게중심이 쏠려도 긴장감과 추노 특유의 코믹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으니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추노에서 그리고자 했던 혁명이라는 부분의 무게가 가벼워졌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에요.

드라마 추노에서 말하고자 하는 혁명은 실패입니다. 원손 석견을 왕위에 세우고자 하는 것을 혁명의 당위성으로 잡았다는 것이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이고, 혁명의 중심인물로 세운 송태하를 영웅적인 인물로 그리지 못했다는 점이 두번째 실패 요인입니다. 
우선 원손을 혁명의 당위성으로 잡았다는 것이 혁명이 실패한 첫째 이유라고 했는데요, 원손을 왕위에 세우려고 한다는 것은 정통성이라는 명분싸움에서는 합당한 혁명의 논리가 되겠지만, 드라마 추노에서는 그 외의 것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어린아기가 세자가 되고 다음 보위에 내정된 것은 조선 왕조사에서 수없이 있었던 일이기에 새로울 것은 없는 일입니다. 원손 석견이 중요한 이유는 그가 인조의 적장자인 소현세자의 아들이라는 점이겠지요. 소현세자가 청의 볼모로 잡혀가서 8년만에 조선에 돌아와 두달만에 의문의 죽음을 당했기에, 그리고 독살이라 의심되는 부분때문에 석견을 왕위에 옹립한다는 것은 타도의 대상이 그 의문의 중심에 있는 패륜적인 왕 인조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조선비와 송태하의 혁명론에 대한 탁상공론으로 그친 혁명만이 있었을 뿐 그들이 그리는 세상에 대한 그림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조선비와 송태하를 대변하는 사대부들의 한계만을 노출시킨 채 방법론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그들의 혁명은 설득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반정을 위한 거사는 황철웅이라는 희대의 슈퍼맨으로부터 봉쇄당했고, 임영호나 20회 말미에 예고로 보여준 곽한섬이 만난 이재준 대감 역시 임영호의 역할정도 밖에는 그려주지 못할 것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송태하가 스승이라 따르는 임영호는 이름만 드높았을 뿐 어떤 사고를 가진 인물인지 드라마에서 드러내 준 것이 없기에 그를 따르는 유생들과 송태하와 부하들은 임영호 팬클럽 회원쯤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드라마 추노의 혁명관의 실패는 임영호라는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없었기에 오는 혼란일 것입니다. 앞으로 등장하게 될 이재준 대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고요.
그럼 임영호가 준비했다는 시대적인 소임을 누구를 통해서 보여줬어야 했느냐? 바로 송태하였어요. 그런데 송태하는 드라마 20회가 진행되는 동안 구체적으로 세상에 대한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한 인물에 불과했습니다. 원손을 지키고 소현세자의 유지를 받드는 충절심있는 한때의 장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이제는 신분에 대한 각성까지 해야 하니 숙제가 많은 인물이지요.
가장 영웅적으로 그려졌어야 할 송태하가 가장 답답한 캐릭터로 나오고 있으니, 도망노비나 쫓는 추노꾼 이대길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지요. 언년이에게 약속한 앙반 상놈 없는 평등세상을 만들겠다는 대사 하나로도 이대길은 가장 혁명적인 인물이 돼버렸고, 정작 새로운 세상을 세우겠다, 역사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그럴싸한 말만 늘어놓았던 송태하는 원손과 언년이를 데리고 조선팔도를 도망치는 신세만 되고 말았어요. 
언제부터인가 저는 송태하에 대한 기대는 많이 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송태하가 꿈꾸는 세상을 이루기에는 그의 힘이 너무 미약했고, 그가 세우고자 하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드라마에서 계속 미적거리며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끝까지 송태하가 그리는 세상에 대한 그림은 완성되지 못할지도 모르겠어요. 그 이유는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린 송태하의 상황때문이겠지요. 부하장수들을 다 잃었고, 조선비는 변절해서 동지들 이름을 팔아버렸고, 송태하 혼자서 칼을 들고 궁궐로 쳐들어 갈 수도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지금 잠시 몸을 의탁한 월악산 산채의 녹림거사들에게 함께 싸우자고 할 수도 없는 일일테고요. 저라도 안싸우지요. 이유없이 죽을 자리를 찾아 가겠냐고요. 차라리 숨어서 가늘고 길게 사는 게 백번 나아보이니까요.
송태하는 드라마에서 가늘고 길게 살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지요. 혁명을 꿈꿀 때 부터 그는 굵고 짧게 사는 운명을 택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대길이나 천지호, 짝귀같은 인물은 늘 칼부림이 난무한 저잣거리에서 살고 있음에도 아이러니하게도 가늘고 길게 살자가 인생 모토인 것도 같습니다.
20회에서 호기심 많은 언년이는 송태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했지요. 대길이랑은 왜 같이 다니게 된 거냐? 여기에 얼마나 머무실 요량이냐? 청에서 무엇을 배우셨는냐? 승하하신 저하는 어떤 생각을 하셨느냐? 등등... 언년이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차게 물어봤지만 송태하는 이번회에도 답을 내주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멋드러지게 칼을 꺼내 뭔가 결심한 듯 폼만 잡다 말았어요. 이러니 시청자가 한 번 예상해보라는 질문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제작진이 송태하의 갈 길을 송태하의 입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에 근 10여회를 뜸을 들이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에 제가 송태하라면, 아니 작가라면 어떤 방향으로 송태하의 앞길을 그릴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는 송태하의 생각이 그 테두리가 작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처음 원손을 왕위에 세우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큰 테두리의 혁명이 아니라, 그가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을 지키는 것도 송태하 나름의 각성이고 혁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 중심에는 원손과 부인 언년이가 있겠지만요.
송태하가 중요한 단서를 흘렸는데요, 대길이에게 혼자 떠날 것이라며 부인과 원손을 부탁한다는 말을 했지요. 대길이 왜 자신을 죽이지 않았느냐는 말에 "난 한번도 우리 백성을 죽인 일이 없다" 라며 조선 최고의 무사, 애민정신이 투철한 장군의 모습을 비추기도 했습니다. 평생 도망칠 수도 숨어살 수도 없으니 끝을 봐야겠다며 월악산 산채를 나가겠다는 말을 대길이에게도 언년이에게도 했어요. 송태하가 가는 곳은 아마 현 세자인 봉림대군을 만나 타협점을 찾거나 수원에서 거사를 위해 만나기로 한 다른 동지를 만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런데 송태하의 말이 크게 달라진 곳이 두군데가 있었어요. 하나는 대길이 앞에서 내 부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감옥에서나 그 이전에는 항상 "내 부인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라는 식으로 말을 했는데 그냥 부인이라는 호칭을 썼다는 점이에요. 대길이와 언년이와의 관계를 알게 된 연유이기도 하겠고, 대길이에 대한 감정적 배려일 수도 있겠지만, 거리감도 느껴지더군요. 자신이 지금 하려는 일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을 때를 대비한 말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내 부인이라는 말로 언년이는 자신의 여인이라고 굳이 강조하지 않음으로써 대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는 것같기도 하고요. 물론 억지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두번째는 원손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송태하가 주장해 왔던 것은 처음에는 원손의 왕위 옹립이었어요. 그리고 다시 원손의 복귀, 그리고 원손의 사면이라는 식으로 송태하의 입장이 계속 바뀌고 있었지요. 동굴에서 언년이에게는 원손을 왕위에 올릴 것이라고 했고, 조선비와의 대립에서는 왕위가 아닌 복권을, 그리고 대길과 함께 교수대에서 처형될 위기에 처한 이후에 용골대와 만나서는 봉림대군에게 원손의 사면을 주청하겠다는 의중을 폈습니다. 그런데 이번회에서 송태하는 언년에게 "마마님이 숨어사는 왕족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씩씩하고 굳건하게 자라주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다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는 송태하의 생각이 정리되었다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송태하는 더이상 원손을 내세운 혁명이라는 기치를 걸지 않겠다는 것을 표방한 것이니까요. 이는 송태하가 언년이 노비였음을 알고 난 이후 자신이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각성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태하는 왕을 새로 세우겠다는 혁명가에서 백성을 지키는 혁명가로 거듭나고, 그 현장에서 죽고자 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송태하가 언년이에게 기다려달라고 하면서 했던 말이 있었어요. 백성의 고충을 깨닫고자 했으나, 반상의 경계가 없고 노비가 없는 세상은 그려보지 않았으며, 노비가 되어서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걸리든 옳은 생각을 세울 때까지 기다려 주겠느냐고 말이지요. 
송태하는 그것에 대한 답을 찾은 듯 보입니다. 원손을 왕위에 세운다느니 썩은 정치를 갈아엎겠다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자신이 노비로 떨어져 살아본 그 민초들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월악산에 모여든 막바지 인생들, 그 민초들 역시 자신이 보듬고 가야 할 백성이고, 자신이 꿈꾸는 세상의 범주에 넣어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송태하가 마지막에 칼을 빼든 장면이 있었는데요, 저는 그 칼을 사람 그림자 없는 월악산 속 요새까지 숨어들어야 했던 바닥인생들을 지켜주기 위해 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봉림대군을 만나기 위해서든지 곽한섬이나 다른 누구를 만나러 산채를 나가든, 황철웅으로 부터 월악산이 공격을 받게 되면, 송태하는 아마 미친 듯이 칼춤을 출 것입니다. 원손도, 언년이도 아닌 자신이 한번도 백성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월악산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지요. 송태하의 혁명관이 완성되는 것이 바로 월악산 산채 주민들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송태하를 중심으로 한 혁명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고, 드마마의 무게 중심도 언년이와 대길이, 그리고 송태하, 설화의 사랑으로 초이 맞춰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애초에 추노에 혁명이 곁가지로 끼어들어간 셈이니 뭐라고 할 수 는 없겠지만, 왠지 그 사랑이 더 무겁게만 느껴지네요. 남의 여자가 된 언년이를 여전히 놓지 못하는 대길이, 10년을 자신을 찾기 위해 개차반 추노꾼이 되어 팔도를 뒤지고 다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언년이 고민도 커지겠지요. 두 사람의 모든 사연을 알게 된 송태하, 그리고 대길에게 용감무쌍하게 들이대는 설화까지 사랑은 점점 무거워지고, 그 사랑의 무게에 짓눌린 탓인지 혁명의 이야기는 가벼워져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재미없어진 것도 아니고, 월악산 산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가 울고 웃게 하니, 그렇게 숨어서라도 오손도손 평화롭게 살았으면 싶어요. 힘들겠지만요. 허풍쟁이 월악산 짝귀와 급코믹해진 최장군때문에라도, 추노는 끝까지 놓치고 싶지않은 매력적인 드라마입니다.
세상을 뒤집는 것도 혁명이지만 자기로부터의 혁명도 혁명이랄 수 있겠지요. 대길이의 혁명의 시작과 끝은 언년이에 대한 사랑에 있지만, 송태하의 혁명의 시작과 끝은 백성에 있을 것 같습니다. 노비라는 밑바닥 삶을 경험한 그가 가장 밑바닥 민초들을 위해 칼을 든다는 각성이야말로 송태하다운 혁명의 완성이 아닐까요? 혁명에 대한 그림이 큰지 작은지, 성공이냐 좌절이냐 하는 것들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해요. 누구를 위해 칼을 들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작은 혁명에 대한 모습이라도 드라마 추노에서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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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27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둔필승총 2010.03.12 09:28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랑과 혁명....
    별개인 거 같으면서도 다 한 울타리에 녹아있는 거겠죠.
    행복한 금요일되세요. 누리님~~

  3. 너돌양 2010.03.12 09: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혁명이야기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하기 어렵죠^^;;;;

  4. pennpenn 2010.03.12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전개하는 솜씨에 감탄을 하며
    정독하고 갑니다. 주말 잘 보내게요~

  5. *저녁노을* 2010.03.12 10: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혁명...세상을 바꾼다는 것도, 자기를 바꾼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요.
    잘 보고 갑니다.

  6. DJ야루 2010.03.12 10: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렇네요. 긴장감과 혁명 관련된 내용이 사랑이라는 주제 앞에서 많이 줄어든 느낌이 드네요.
    그래도 추노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 눈을 땔수가 없어요ㅋㅋㅋ

  7. PinkWink 2010.03.12 10: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요즘.. 추노가 너무 무거워보여요...
    코믹한 요소는 많지만...
    그들의 대화가 대길과 태하말고도..
    인물들 한명한명의 삶이 너무 무거워...
    드라마를 보면서도 저 사람 한명을 주인공으로 또 다른 드라마를 만들어도 되겠다... 싶어요...

  8.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3.12 11: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이제 4회만 남겨 놓고 있네요.
    앞으로의 얘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대충 감이 잡힙니다.
    잘 읽고 가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9. 라이너스™ 2010.03.12 12: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갑니다.
    점심 맛있게드세요^^

  10. 옥이 2010.03.12 12:47 address edit & del reply

    송태하가 이제 노비에 대해 혁명을 생각하고 있으니 다행이지요...
    그래두...추노는 군데군데 사람냄새가 나서 좋은것 같아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11. 할말은 한다 2010.03.12 12: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한주 마무리 잘하시고 주말잘 보내세요^^

  12. 2010.03.12 12:5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3. 셀러오 2010.03.12 13: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헉! 추노가 이제 4회만 남겨두고 있다구요? 자꾸 공형진 커플 씬에 흐르는 청승맞은 배경음악도 불안하고, 송태하의 슬픈 눈빛도 불안하고, 대길이 막장으로 몸을 불싸를 것 같아 불안하고.. 추노는 왠지 너무나 슬프게 끝날 것 같아요.

  14. KEN.C 2010.03.12 13:49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어제 끝부분만 살짝 봤는데, 무지 재밌더군요.
    역시 디테일한 리뷰와 함께 보니 재미가 배가 되네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

  15. Uplus 공식 블로그 2010.03.12 14: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맞아요~ 좋은 리뷰를 읽고싶은 이유는 드라마가 더 재미있게 보이기 때문인 거 같네요^^

  16. LiveREX 2010.03.12 15: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시고 주말 맞이하세요 ^^

  17. 추노팬 2010.03.12 15:35 address edit & del reply

    대길이와 언년이의 사랑이 이 드라마의 주제와 연결되는 거 아닌가 싶네요.
    그 둘의 사랑이야말로 거창한 이상보다
    더 이루기 힘든 것이니까요.
    유교적 질서를 다 무너뜨려야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이잖아요?
    그 둘은 지금도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있기에 더 그렇구요.
    언년이는 송태하의 아내로 양반집 부녀자 행세를 하지만
    사실 속내가 그렇지만은 않을 거 같거든요.
    그 둘이 유교적 속박을 뛰어넘는 사랑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겠지요.
    이 드라마가 대길과 언년의 사랑이야기에서 시작되고
    또 대길이는 언년이때문에 추노가 되었고
    그녀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대길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송태하가 죽어야 가능한 이야기이겠지만은요.

    • 노비낙인 2010.03.15 12:16 address edit & del

      정작 얼굴에 노비낙인이 새겨진 노비 업복과 초복..은 죽게될것같은데...업복이얼굴에 노비낙인이새겨지게하고 잡혀온 도망노비들의 피눈물을 머금은 이천의 집과 전답..언년에대한사랑으로 노비들을 고통스런삶으로 다시 몰아넣은 대길과 혜원이 행복해진다면..세상을바꾸는 씨앗이 아닌 세상에 대한 씁쓸함을 느끼게되는게아닌가요?수단방법가리지말고 타인의 피눈물을흘리게하더라도 개인의행복,목표만 이루면된다는걸보여주기위함이 추노가 보여주고자하는게아닐텐데여..(여자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자신이 기억하는사람은 사랑하는여인을위해 세상을바꾸겠단 용기를가졌던사람인데 정작 그의 삶과해온일은 정반대되는 삶과 일을 해왔거든여?추노꾼이란것을알게됐을때..추노꾼자체에 혜원이가 문제의식이 전혀없다면..나혼자만 잘먹고잘살면 그만이란건지..남에게 어떤일을해왔든..(자신땜에 추노꾼이된것을 가슴아프게생각하는것과는별개로)대길이는 혜원을 사랑하기때문에 계집종 언년이.보단 송태하의아내 김혜원으로 살아가길바라지 되돌릴려고하지않을것같기도..

  18. 핑구야 날자 2010.03.12 17: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 갑니다.. 장혁의 연기력에 많이 반하고 있어요

  19. 불탄 2010.03.12 22: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쩜 이렇게 드라마의 줄거리나 스샷에 몰두하게 만드는지요?
    아마도 제목에서부터 많은 신경을 쓰셨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너무나 멋진 포스트, 잘 읽어보았습니다.

  20. 빨간來福 2010.03.13 05: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모의 경우와는 무게중심이 다른가 보네요. 다모는 혁명쪽에 더욱 힘을 실었던 생각이 납니다.

  21. 2010.03.13 12:0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