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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8.02 '각시탈' 주원, 못하는 게 없는 이 남자 키스도 잘하네 (4)
- 2012.07.19 각시탈: 소름끼치는 키쇼카이의 정체, 정한론은 현재진행형 (5)
조선인의 희망이었던 각시탈의 산화는 삼천리 방방곡곡을 통곡의 울음바다로 만들었을 듯 합니다. 암울한 시대, 조선인들에게 각시탈은 위안이었고 희망이었습니다. 그런 각시탈이 경성역에서 슌지의 총을 맞고, 스스로 자폭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담사리와 함께 가겠다며 두루마기를 벗어제친 조단장을 필두로, 오동년(이경실), 득수로 이어지는 백의항의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것은, 백의가 상징하는 조선독립에 대한 의지, 항일저항의식의 뜨거움때문이었을 겁니다. 슌지의 총탄을 맞은 오동년, 생사가 걱정되네요. 감칠맛나는 조연으로 서커스단에 생기를 불어놓은 이경실이었는데, 죽음으로 하차하면 서운할 듯합니다.
담사리의 처형장에 나타나 밧줄을 끊어준 각시탈, 다행히(?죄송) 강토는 아닌 듯 싶습니다. 주원과는 차이가 나는 하관과 목주름때문에 강토 대신 나타난 각시탈이라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요, 온몸에 다이너마이트를 감고 공개적으로 죽음을 택했다는 것이 의미심장했지요.
강토 대신 나타난 각시탈은 적파동지와 함께 있던 독립군 동지인 듯 싶습니다. 비주얼이 차이가 나기는 했지만, 엔젤클럽을 관두고 낙향해서 고기나 잡고 살겠다는 뽀글머리 종업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대역이라고 해도 너무 비주얼에 차이가 나는 것같아 가능성 1%, 아무래도 적파동지랑 함께 있던 독립투사였을 가능성이 더 커보이죠.
담사리가 그랬지요. 계란으로 바위치기같아 보이지만 세월이 흘러 바위는 모래알이 될 것이고, 그 모래를 병아리가 밟게 될 것이라고 말이죠. 독립군 대장 담사리가 앞으로도 조선독립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기에 강토는 꼭 구하고 싶었습니다. 강토 자신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강토와 같은 생각을 했을 인물이 담사리 휘하에 있는 독립군 동지였을 듯합니다. 조선인들의 희망, 암울한 조선인들에게 횃불이 되고 있는 각시탈을 독립군 동지들도 반드시 살리고 싶어했겠지요. 각시탈의 생존은 일제에 대한 조선인들의 저항과 독립에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이었으니 말이죠.
목단이 강토가 각시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애정라인도 급물살을 타게 되었는데요, 강토와 목단이 애틋한 키스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게 되었지요. 독립군 잡아먹은 식인귀, 왜놈 앞잡이 이강토가 그렇게 그리워했던 영이 도련님이었다는 사실에 목단은 주저앉았습니다. 아버지와 자신을 구해준 조선의 희망 각시탈이 도련님일 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는데, 도련님이 왜놈 경찰이나 하고 있었다니 실망을 넘어 분노했던 목단이었습니다.
라라(채홍주)에게 잡혀간 목단을 구하러 온 각시탈, 처음으로 그가 다급하게 소리쳤습니다. "어서 도망가", 초조하게 기다리던 목단 앞에 각시탈을 태운 말이 나타났지요. 피투성이가 된 각시탈, 그의 손에 꼭 쥐고 있는 단도, 그리고 목단은 숨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벗긴 탈속의 얼굴, 각시탈이 이강토였다니...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제국경찰 이강토가 어떻게 각시탈일 수 있었는지, 꿈에도 알지 못했습니다.
의식을 잃고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던 목단의 단도, 드디어 만났습니다. 살아만 있으라고, 살아만 있으면 꼭 찾겠다고 약속하며 자신에게 가장 소중했던 칼을 주었던 도련님을 말이죠. 몰라봐서 미안하다는 말도, 각시탈이라는 것도 모르고 증오만 했다는 말도, 눈물이 되어 흘러내릴 뿐입니다.
강토라는 캐릭터를 완성해 가는 주원을 보면 소리없이 강하다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요즘들어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 주원의 대사톤에 실린 감정의 굵기와 깊이입니다.
형과 어머니,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각시탈을 썼던 강토, 이제 조선인을 위해 각시탈을 벗지 않겠다고 합니다. 알아주는 이 아무도 없더라도 힘겨운 길을 가려고 하는 강토와, 열 길 물속이라도 뜨거운 불구덩이라도 그 길에 함께 하겠다는 목단입니다.
키스신을 보면 대부분은 달달함을 느끼든지, 열정적인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데, 주원과 진세연의 키스신은 사랑과는 또 다른 감정이 전해졌는데요,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아름다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개가 남자배우가 키스신을 주도하다보니 주원을 통해 전달되는 분위기를 눈여겨 봤는데요, 주원은 사랑한다는 열렬한 고백이나 확인과는 다른 분위기를 전달하더군요. 강토와 목단의 눈물은 일제강점기 치열하게 살아내야 하는 조선의 눈물이 함께 흐르고 있었지요. 강토와 목단의 키스신은 남녀의 사랑 이상의 복잡한 감정선들이 전해졌습니다. 각시탈인줄도 모르고 증오의 말을 쏟아부었던 목단에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기도 했고, 목단과 자신을 위로하는 키스이기도 했고, 목단에게 그동안 말해주지 못해 답답했던 각시탈의 정체에 대한 홀가분함이기도 했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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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는 욱일승천기를 찢지 않은 각시탈에게 불만이 나오기도 했는데, 저는 다른 시각으로 봤습니다. 일한합방 축하 현수막을 칼로 베어버린 장면은, 욱일승천기를 벤 것 이상의 큰 의미를 담았기 때문입니다. 욱일승천기를 찢는 것보다 합방축하 현수막을 찢는 장면으로, 합방을 부정한다는 항일정신을 더 상징적이고,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베일에 싸여있던 키쇼카이의 목적이 드러나면서는 더더욱이나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와닿기도 했고요.
언젠가는 슌지 앞에서도 탈을 벗을 강토지만, 슌지는 실수를 했습니다. 각시탈은 탈을 벗고 나타난 적이 없었죠. 각시탈의 단벌의상인 백의를 입고 말입니다. 백의착용금지령을 내린 일제, 이시용을 보니 뼈를 오득오득 소리가 나게 씹어주고 싶더군요.
어디선가 읽었는데, 백의민족은 단군의 자손을 뜻하는 의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더군요. 단군의 제사를 지내는 민족이라는 해석이었는데, 여튼 각시탈에서도 백의금지령이 내려지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일제가 내린 백의금지령은 그 이전에 내려졌던 것과는 의도가 다른 것이었습니다. 빨래하기가 힘들고 위생에 문제가 있다는 예시를 하기도 했지만, 사실 따지고 들어가보면 일제가 백의에 일종의 노이로제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구한말 단발령이 내려지자 각지에서 의병들이 들고 일어났죠. 그때 의병들이 흰옷을 입고 집결을 했다고 합니다. 백의는 일제에 대한 저항, 항거의 상징이었던 것입니다.
메이지 유신으로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은 당시 두 개의 정치세력으로 나뉘어 세력다툼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조슈 번 지역 출신들의 조슈파(드라마에서는 콘노국장과 총독이 이 세력에 해당되죠)와 지방 사무라이로 중앙에서 축출된 강경파입니다(우에노 키쇼카이 회장과 기무라 타로 같은 사무라이)였습니다.
지난 글에서 키쇼카이의 정체에 대해 추측을 해봤을 뿐인데 너무 비슷해서, 경성천도설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다시 옮겨보겠습니다. 키쇼카이 회장 우에노(전국환)은 1870년대부터 주장된 사무라이 강경파들의 정한론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입니다. 무서우 것은 그의 입에서 경성천도 계획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성천도설은 1930년대, 일본의 군국주의자 도요카와 젠요란 자가 주장했던 것입니다. 도요카와 젠요는 일본 수도 도쿄가 너무 동쪽에 치우쳐 있어서, 만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수도를 조선의 경성(서울)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경성천도와 관련, 구체적으로 800만명의 일본인을 조선으로 이주하게 하고, 조선인 800만명을 일본으로 이주시켜 조선을 영구적으로 종속시키려는 계획을 짰던 인물입니다. 대동아 공영권에 대한 야심이면서, 지진, 해일 등으로 불안한 일본의 수도를 한반도로 옮기기 까지 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800만명 일본인을 조선으로 이주시키고자 했던 경성천도 계획은 도요카와 젠요라는 미친놈의 망상, 키쇼카이로 상징되는 군국주의의 정체였던 것입니다. 키쇼카이는 여전히 살아있는 망령조직이며,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그 단적인 예입니다. 일본군국주의가 무서운 이유는 그 속에 조선을 정벌하자고 했던 정한론이 뿌리깊이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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굄돌 2012.07.20 07:39
어제 왔다가 글도 못 읽고 추천도 못하고 그냥 나갔네요.
목요일이 가장 수업이 많고 힘든 날인데
요즘들어 잠도 부족하고 시간도 유난히 쫓겨
죽을 둥 살 둥 살고 있어요.
그래도 죽으면 안되겠죠?
고마워요, 헬레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