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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납치하고 죽게 한 서인숙과 한승재에게 어떤 방법으로 복수를 할까, 몽둥이를 휘두르며 엄마를 그렇게 만든 장본인들을 그 자리에서 때려라도 죽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착하게 살지 않았구나, 너희 엄마가 너에게 바라는 것이 네가 착하게 세상을 살아가길 바랐던 것일거라"는 팔봉선생의 말에 대문앞에 주저 앉고 맙니다. "너는 내게 특별한 아들이다"라고 말해 주었던 아버지의 제빵실, 12년전 탁구를 향해 웃어주던 구일중의 말에 탁구는 몽둥이를 떨구고 돌아나와 버리지요.
거성식품 파티이니 당연히 자신을 만나러 왔을 거라고 생각한 마준이 "나 만나러 왔냐?"고 유경에게 묻지만, 유경은 탁구라고 대답해 주지요. 이어지는 유경의 말은 마준이의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자극하고 맙니다. "네가 이기고 싶어도 이기지 못했던 김탁구". 어린 마준이에게 탁구의 어린 시절 친구 신유경이라는 존재는 마준이에게 특별하게 각인되어 있는 또 하나의 상처입니다. "넌 절대로 탁구를 이기지 못해. 탁구에게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 라며 마준에게 정말 겁쟁이라고 눈 동그렇게 뜨고 또박또박 새겨주던 촌뜨기 계집애였지요. 이렇게 마준에게 되새겨지는 상처들은 마준이를 자극하고, 어떻게든 탁구를 쓰러뜨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마준이 뛰어넘고 싶은 것이 눈엣가시인 김탁구 자체인지, 마준이 극복하지 못한 출생에 대한 컴플렉스인지 모른체 마준이는 한승재와 서인숙의 모습을 닮아갑니다.
봉고차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가던 탁구는 구사일생으로 봉고차를 탈출하고 유경의 써클룸에서 쓰러지고 맙니다. 때마침 써클룸에 온 유경은 "인천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꼬뿌 없이는 못마십니다" 라며 게다리 춤을 춰 주던 탁구와 재회하게 되었네요. 12년의 인연과 악연이 질긴 운명처럼 이어진 세 사람, 앞으로 전개될 사랑과 갈등, 그리고 파국의 과정들을 성인이 되어서 만난 후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됩니다.
제빵왕 김탁구를 보면서 흥미로운 점은 그 소재가 되는 빵이라는 점과 제빵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일 것입니다. 구일중, 서인숙, 한승재로부터 시작된 악연의 구조는 김탁구, 신유경, 구마준으로 이어지면서 과거 어른들의 잘못된 인연과 악행들이 빚어놓은 반죽이 빵으로 구워지지 못하고 다음 세대로 넘어왔지요. 각각이 가진 반죽의 성향들로 어떤 빵으로 구워질 지 그 해답이 뻔함에도, 이 드라마가 주는 매력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을 기대하는 심리와 맞닿아 있다는 점일 겁니다. 제빵왕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에서도 보이듯이 맨땅에서 일어서서 그 모습을 갖춰가는 왕의 모습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극중 탁구의 모습이 딱 그렇거든요.
이번회 신유경역의 유진에 대한 인물을 알 수 있는 장면들도 많았고, 탁구와 마준, 그리고 유경이 삼각관계의 틀을 잡아갈 것이라는 것이 암시되었는데, 제가 극중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탁구의 몽둥이였어요. 12년 전 탁구가 거성가를 나간 후의 탁구의 모습은 탁구가 내려놓고 간 몽둥이처럼 거칠었던 삶을 상징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 김미순을 찾는 과정, 그리고 홀홀단신으로 어린 탁구가 거칠고 험난한 세상을 살아남는 방법이 뒷골목에서 몽둥이가 난무하는 세계였거든요.
탁구는 지금 도정작업을 거치기 전의 밀과 같습니다. 껍질이 벗겨지고 알맹이가 부숴지는 과정을 거쳐 고운 밀가루가 되고, 좋은 이스트와 만나 숙성되어 빵으로 탄생하기 까지 탁구가 제빵왕으로 탄생하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들이지요. 탁구의 첫 과정, 껍질을 벗는 아픔이 절절하게 그려졌던 제빵왕 9회는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했던 빵과 화해하고, 원망과 아픈 조각들과 화해하기 위한 첫발을 내댇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를 찾아 뒤골목을 전전하며 살며 탁구를 싸고 있었던 거친 껍질이 도정되었다는 것이지요. 극중 내려놓은 몽둥이처럼 말이지요.
스스로의 진가를 찾아가게 될 제빵왕으로서의 김탁구의 첫 출발은 내려놓은 몽둥이에서부터 비롯됩니다. 그 첫 걸음을 대딛는 김탁구를 연기하는 윤시윤의 변신도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표정연기가 이번회 조금 들쑥 날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격앙된 감정을 표현하는 윤시윤이 구일중의 집에 들어가 서인숙과 한승재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비록 탁구의 생각에서 그첬지만, 그 장면에서 버럭 준혁학생의 모습이 살짝 묻어 나오기도 했는데요, 윤시윤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연기경력이 많지 않다는 점과 시트콤의 이미지는 윤시윤이 극복해야 할 숙제지만,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윤시윤이 감정을 폭발할 때 느껴지는 소년같은 느낌은 윤시윤의 비주얼이 가진 단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맑은 동안의 소년같은 윤시윤이 거친 남자를 표현할 때 나오기 쉬운 오류 중 하나가 다소 오버스러운 버럭질이거든요. 때문에 자칫 목소리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남자라기 보다는 소년같은 분위기가 돼 버린다는 단점이 있지요. 격앙된 버럭질보다는 한 톤정도만 낮게 목소리를 깔면 상상신에서 느껴졌던 아쉬움도 감소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정관계보다는 탁구의 성장과정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다행이지만, 삼각 애정관계의 주축으로서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면 시청자의 감정몰입에서는 실패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주연으로서 연기 시험대에 오른 윤시윤은 이 작품을 통해 소년에서 남자로 변신할 좋은 기회를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 보여줄 이야기들이 김탁구의 성장과 함께 윤시윤의 연기성장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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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 문신남자의 이름이 진구(박성웅)이니 앞으로는 진구라고 불러야 겠네요. 탁구를 보는 진구의 마음은 편하지 않습니다. 탁구가 찾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맙니다. 돌봐야 할 여동생때문에 사실을 밝히지 못하지요. 진구는 한 때 주먹을 쓰고 살았지만 지금은 마음을 고쳐 먹고 갱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요. 그런데 지난 12년전 미순을 납치했던 사실이 들통나면 또다시 큰집에 가야하기에 인목(박상면)이 탁구 앞에 나서려는 것을 극구 말려 버렸지요.
탁구는 형처럼 느껴지는 진구를 자신이 찾는 그 사람이라고 의심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인상 우락부락해 보이는 대마왕(박상면)과 도끼눈(이한위)라고 추측해 봅니다. 탁구의 생활이 거친 바닥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별명을 붙이는 것도 주먹쓰는 형님들에게 붙일 법한 별명을 붙여서 웃음도 나왔네요.
어머니 잃은 탁구의 오열
그런데 탁구의 존재가 한승재의 귀에 들어가고 말았지요. 깡패들이 들이닥친 팔봉빵집은 난장판이 돼버리고 맙니다. 전문 깍두기 아저씨들에게 시장뒷골목 주먹왕 탁구는 한주먹거리도 안되는지 퉁퉁 나가 떨어지고 맙니다. 애 하나 잡게 생겼어요. 미순의 비명과 우당탕 소리에 달려 온 진구가 탁구를 치는 손목을 낚아챘는데, 믿을 수없는 장면에 탁구의 동공이 축구공만하게 커져 버리지요. 12년간을 찾았던 바람개비 문신이 형같이 믿고 싶었던 진구였다니, 탁구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맙니다.
더 이상 아무말도 들리지 않는 탁구는 미친듯이 오열하고 맙니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무이를 보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살아있다고 말만해 줘도 좋을 듯 싶습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을 보지 못한다고 해도 어무이만 어디선가 살아 있다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싶은 탁구입니다. * 윤시윤의 오열연기, 참 좋았어요. 저도 울었네요.
회장님이 아버지인줄 몰랐던 탁구가 빵공장에서 빵을 훔쳤던 것을 알았던 미순은 꾸지람 대신 빵을 한접시 사줬지요. 세상 사람들이 도둑아이라고 손가락질 한대도, 미순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세상의 전부가 탁구였어요. "이 세상에 나한테는 니밖에 없다"라는 엄마의 말은 탁구에게는 꾸지람보다 무서운 말이었어요. 너 하나 보고 사는 엄마인데, 세상 모든 것들 중에 탁구 니가 전부인데, 엄마의 전부인 탁구 니가 도둑질을 하면 쓰겠냐는 회초리보다 더 아픈 꾸지람이었어요.
탁구는 12년전의 엄마가 사주던 빵과 팔봉선생이 구워준 빵의 의미를 알고 있어요. 탁구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했던 것, 황홀할 정도로 고소하고 달달했던 빵굽는 냄새, 그것이 탁구를 행복하게 했던 것이라는 것을요. 탁구의 행복은 빵과 함께 하는 것이에요. 탁구는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어디에서인가 꼭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엄마를 찾으면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빵을 말이지요.
그나저나 탁구를 눈 앞에서 만나지 못하고 돌아 선 구일중을 보니 이 부자지간도 참 어지간히 운이 없다 싶었네요. 꽁꽁 숨어서 뭔가 짠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구마준은 하루만에 구일중과 한승재에게 들켜버리고 말았는데 말이지요.
구마준이 극복하지 못한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
구마준이 팔봉선생 빵집에 취직하면서 자신을 서태조라고 소개하는 것이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물론 마준이 한승재나 서인숙, 혹은 구일중의 눈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출생에 대한 컴플렉스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마준이 엄마 서인숙에게 탁구가 금고에서 돈과 패물을 훔쳐달라고 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말했었지요. "강해질 거예요. 탁구보다 강해져서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을 거예요"라고요. 저는 구마준이 왜 서인숙의 성을 붙여 서태조라고 햇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물론 마준이는 함께 시험에 합격한 탁구를 알아보기 전 팔봉선생 빵집에 올때부터 자신을 서태조라고 소개했지만, 마준이 갑작이 급조한 이름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마준에게 탁구라는 존재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지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 구일중의 친자, 마준의 엄마 서인숙과 생물학적 아버지 한승재에 의해 쫓겨난 거지새끼, 무엇보다 어린 마준이는 받아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관심을 받은 아이, 처음으로 패배감이라는 기분나쁜 감정을 알려준 아이였어요.
그런데 탁구는 자신을 늘 "우리 어무이의 아들" 이라며 김탁구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았지요. 강하지고 싶은 마준은 구일중의 아들이라는 이름이 주는 프리미엄을 떼내고 자기 힘으로 일어서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씨 성을 붙이는 것은 마준이는 한승재를 혐오하는 것 만큼 싫었을 것이었고요. 탁구가 탁구의 엄마 김미순의 성을 따랐듯이 마준이도 엄마 서인숙의 성을 따른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론 호적상으로 바뀔 이름도 아니지만, 마준이의 목표는 아버지 구일중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탁구가 집을 나간 후로도 마준이가 구일중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이름까지 거짓말로 바꿔가며 팔봉선생을 찾아 온 마준이가 넘고 싶었던 사람은 구일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탁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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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같은 평화 2010.07.02 15:14 신고
초록누리님 에고 댓글 감사해서 넘어 왔더니 탁구 얘기가 올라와 있네여.ㅎㅎ 초록님 글을 읽고서야 왜 서태조 서씨로 했는지를 알았네요. 전혀 거기까지는 생각못했는데 역시 예리하세요.^^
요즘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어찌보면 신데렐라 보다도 몰입도가 강한 것 같아요.ㅎㅎ
저는 왜 그렇게 팔봉선생님이 멋지게 보이는지...그 글 트랙 걸었어요.감사합니다.^^
그리고 어제 해투 정말 재밌어요. 그 부부 그냥 인정한다는 말밖에는.,..ㅎㅎ
보시기를 강력 추천드릴게요.ㅎㅎ 초록님 항상 감사드려요. 댓글도 감사했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
Uplus 공식 블로그 2010.07.02 18:01 신고
오 정말 김탁구가 대세긴 대세네요~
제 친구들 사이에서도 심심찮게 이야기 거리로 올라오고 있거든요 ㅎㅎ
주말에 한번 봐야겠어요 :)
팔봉빵집을 향해 모여드는 인과관계의 설정이 다소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탁구는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기 위해, 구마준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빵을 배우겠다며 이름까지 속이고 팔봉선생 빵집으로 들어 와 12년전의 악연은 운명처럼 이어가게 생겼습니다. 탁구에 대해 수소문을 하고 다니는 구일중도 탁구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한데, 과거나 현재나 그를 그림자처럼 감시하고 있는 한승재의 눈을 피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제가 성인연기자로 바뀐 이 드라마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 중의 한사람이 팔봉선생 장항선인데요, 구일중의 오늘을 있게 한 빵의 신이라 칭할 만한 포스가 느껴지기도 하고, 빵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어 보이더라고요. 탁구에게 천재적인 후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냄새가 아닌 빵굽는 노하우를 전수해 갈 앞으로의 이야기가 자못 흥미로운데요, 구마준과의 대립 못지 않게 드라마의 큰 줄기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뼈 하나쯤 으스러지는 게 무슨 대수입니까? 목숨이 으스러진다 해도 기필코 들어가고 말겁니다" 라고 탈진해 곧 쓰러지기 일보직전에도 집념을 굽히지 않는 탁구를 위해 팔봉선생은 길을 하나 열어 주지요. "네가 들어가는 방법 두 가지쯤 알고 있는데, 한 가지는 빵을 사러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빵을 배우러 들어가는 것이다" 팔봉선생은 한 번 보았던 탁구에게 천재적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몇 겹으로 싸여진 치즈냄새를 맡았던 신통방통한 개코를 가진 녀석, 팔봉선생에게 탁구의 비상한 후각은 수제자로 키우고 싶은 욕심을 가지게 합니다.
매듭은 풀라고 있는 법,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와의 매듭은 아무리 탁구를 막는다고 해도 불가항력일 것이라는 것을 팔봉선생은 알았을 듯 싶더군요. 탁구는 그렇게 자라왔어요. 12년을 엄마를 데려 간 바람개비 문신남자를 찾기 위해 개처럼 길바닥을 쑤시고 다녀왔듯이 앞으로 12년, 아니 더한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아이라는 것을 팔봉선생은 탁구의 눈빛을 보고 알았으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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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일중(전광렬)이 미순(전미선)을 겁탈해서 아이를 가지게 한 것은 한 순간 남자의 욕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서인숙(전인화)이 한승재(정성모)를 유혹하는 장면은 욕망이 낳은 불행의 씨앗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두 사람 모두 불륜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렵지만, 인숙의 부도덕은 그 출발이 시어머니로부터 아들을 낳지 못하는 며느리로 인정받지 못하는 분노와 거성가에 대한 야망까지 숨겨져 있었기에 섬뜩할 정도입니다. 오랜만에 안방에서 만나게 된 전인화가 악역이라서 조금 놀랐네요.
아버지가 거성식품 구일중 회장임을 알게 된 탁구가 거성가로 옮기면서 불륜의 씨들이 왕좌를 놓고 대결하게 되는 뻔한 스토리는 결국 진짜왕자와 가짜왕자와의 싸움이야기입니다. 혈통주의라는 드라마의 한계를 시작부터 안고 출발하게 된 것이지요. 어린 탁구와 어린 마준의 성품이 명품과 짝퉁처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것을 통해 승자는 벌써부터 갈려있다고 봐야 겠지요. 더구나 탁구에게 빵 굽는 냄새만으로도 그 종류를 알아맞추는 특출난 후각까지 갖추고 있다는 설정으로 피는 못 속인다는 것을 다소 촌스럽게 여겨질 정도로 엮어 놓았습니다.
2회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이 드라마에는 곳곳에 막장급으로 재미있는 설정들이 넘쳐나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요, 그 큰 이유 하나가 중년 4인방의 복잡한 애정관계입니다. 제가 유심히 보는 인물은 구일중과 한승재라는 인물이에요. 사랑하는 여자를 친구이자 모시고 있는 회사 주인에게 빼앗기고도 곁을 떠나지 않았던 한승재는, 첫사랑이었던 인숙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배신과 야욕의 인물로 추락하고 마는 인물입니다. 인숙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 마준을 거성가의 주인자리에 앉히기 위해 더 몸을 낮추는 욕망 덩어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의 정부인 서인숙과 공모해서 말이지요. 친구와의 우정, 고아인 자신을 거둬준 은혜까지 버릴 정도로 남의 여자가 돼 버린 옛 애인 인숙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지, 오직 자신의 피가 흐르는 마준이를 거성의 주인으로 만들기 위해 배신과 파멸의 길을 선택한 것인지, 한승재는 김탁구의 인생에 직간접적으로 여러 의미를 가집니다.
피는 못 속인다는 다소 진부한 혈통주의가 흐르는 드라마이지만, 어린 탁구 역할을 하는 오재무의 당돌한 듯 당당한 캐릭터와 뛰어난 연기는, 비뚫어진 욕망으로 일그러져 가는 캐릭터들 속에서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듯합니다. 어린 나이인데 말주변도 좋고, 생각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너무 어른스러워서, 초등학생이라기 보다는 위인전에서 읽은 위인들의 범상치 않은 어린시절을 보는 듯 살짝 과장스러워 보이지만, 김탁구 역의 오재무군의 연기는 좋은 가마에서 잘 구어진 도자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장래 좋은 연기자로 클 수 있을 훌륭한 아역배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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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브랜드 2010.06.12 07:43 신고
예전에는 아역배우들이 그저 성인배우들을 서포트하는 정도에 그쳤는데 요즘은 극중 사실감을 더하기위한 역할이 커짐으로..아역배우들의 연기도 점점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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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누리 2010.06.12 11:51 신고
구일중이 김미순을 좋아하지 않은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한 번 관계가 있고 부터는 미순과 좋은 시간을 가진 것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인숙의 성격보다는 온순하고 순종적인 미순이에게 위안같은 것을 느꼈을 듯싶어요.
그래도 음...뭐랄까 부인이 출산한 날 술먹고 보모와 하루밤을 지낸 것은 제게는 좀 충격적이었답니다.
큰일났다...아,,,아니네요...생각해보니 우리 선수들 남아공에 있는데..잠시 축구 어떡하나 걱정을 했네요. 거리 응원전 나설 붉은 악마들이 비에 젖겠네요. 축구 경기 시간에는 비 그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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