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에 해당되는 글 30건

  1. 2010.04.18 '하이킥 결말 처참했다', 신세경의 고백을 보고 (49)
  2. 2010.03.23 '추노' 상반된 세상, 진정한 우두머리는 누구인가? (16)
  3. 2010.03.17 '하이킥' 세경을 흔든 준혁의 슬픈 고백, "누나 좋아해요" (19)
  4. 2010.03.16 '하이킥' 세경-신애, 몰상식한 꾸질이 자매 만들어야 했나? (43)
  5. 2010.03.13 '하이킥' 세경, 지훈-정음 갈등의 들러리? (56)
2010.04.18 07:18




우연히 인터넷 뉴스를 보다 신세경이 한 프로그램에서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이 처음에는 마음에 와 닿았는데 돌이켜보니 처참했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보고, 뭐랄까 반가운 고백을 들은 것 같았어요. 사실 결말부분에 대해 신세경이 죽음으로 가자는 의견을 함께 했다는 기사를 보고 굉장히 실망했고 충격 또한 컸었어요. 신세경은 제 아들과 한살 차이밖에 나지 않아 제게는 딸같은 나이인데, 그런 결말을 생각했다는 데에 당혹스러웠거든요. 저는 어떤 이유로든 죽음에 대해 미화하거나, 작품을 위해 억지 죽음을 넣는 드라마에 대해서는 좋게 보지 않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죽음이 삶을 넘어서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은 지금도 감독의 충격적인 결말을 위한 강박관념이 낳은 어거지 죽음이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두 번다시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결말이에요. 제게는요.
세경과 지훈의 죽음은 추노에서 주인공 대길의 죽음과는 다른 죽음이에요. 많은 사랑을 받은 대길의 죽음은 설득력과 당위성이 있는 죽음이었고,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칠만한 가치 또한 있었지요. 대길의 죽음은 언년이에 대한 사랑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무게까지 짊어지고 간 죽음이었기에, 죽어도 죽지 않은 여운과 감동이 남았었지요. 업복이의 최후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추노가 끝나고 이다해와 오지호의 인터뷰를 보니 극 결말에 자신들도 죽고 싶었었다고 하더군요. 주인공들의 죽음은 그만큼 강렬한 여운을 남기기에 그런 욕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 다 죽을 수 있는 상황들이었어요. 황철웅과 관군들에 의해 쫒기는 상황이었고, 삶보다는 죽음이 더 가까웠던 절박한 상황이었지요. 그럼에도 작가는 희망을 남주고 싶은 이유로 대길에 의해 이들을 지키게 했어요. 

그런데 세경과 지훈의 죽음은 거창하게 각성이라는 말로 포장은 했지만, 죽음으로 이어질만한 숭고한 사랑도 아니었고,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그런 무게를 가진 사랑도 아니었어요. 더구나 지훈이 각성했다고 까지 붙일만큼의 뒤늦은 깨달음도 아니었고요.
하이킥 결말의 문제는 각성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준에다 죽음을 끼워넣었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차라리 황당스럽게도 공항가는 길에 빗길사고로 죽어버렸다는 식의 설정이었다면, 충격까지는 아니고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재수없는 사고사를 당해 버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런 결말 역시 납득이 가지는 않았겠지만, 적어도 각성이라는 말로 시청자를 우롱했다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신세경의 뒤늦게 생각해보니 지붕킥의 결말이 처참했다고 고백한 것에 반갑다고 한 것은, 제 아들같은 나이의 젊은 여배우가 드라마라는 이유로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자기 감정에만 빠져 죽음을 합리화시키려 했던 자신을 돌아봤음에 반가웠어요. 또한 신세경이 지붕뚫고 하이킥의 전체적인 부분을 돌이켜 봤다는 것에 반가웠어요. 신세경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적도, 그리고 신세경이 왜 그렇게 생각을 했는지 더 자세한 내용은 기사에 나오지 않았기에 모르겠지만, 신세경도 극중 동생 신애와 아버지, 그리고 지훈이의 가족들 등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극중 세경이의 성장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을 테고요. 또 하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받았을 충격에 대해서도 시청자의 입장이 되어서도 생각해 봤을 거라 짐작됩니다. 
제가 아는 이웃 중에 하이킥의 결말을 본 이후 충격에 그 후 드라마 리뷰글을 더 이상 올리기 싫어졌다는 분도 있고, 하이킥 팬 중에는 그동안 받아 두었던 파일들을 전부 삭제해버렸다는 분들도 있더군요. 모든 분들이 결말에 허무감과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이킥의 충격적인 결말에 대한 후유증이 컸다는 것은 그만큼 하이킥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와 파급효과가 컸음을 반증하는 예일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드라마가 가지는 의미는 단순한 영상물의 재미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 드라마를 보며 막장이다 명품이다 라는 식의 평가를 하겠어요? 그것은 드라마가 우리 이야기를 담고 있고,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기에 공감을 끌어내고, 또한 일종의 사회의식의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하이킥은 시트콤이라는 형식을 빈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었고, 때로는 신랄하게 문제점을 꼬집어 주기도 했어요. 88세대들의 문제점이나 권력의 방송장악,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과 부에 대한 편견까지 해학적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하이킥에 열렬히 호응했던 이유는 가난한 세경이의 모습이 나이든 어머니들의 젊은 날의 초상이었고, 세경의 성장과 행복을 통해 희망적인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정음의 모습이 오늘날 88세대들을 대변하는 캐릭터이기도 했기에 취업의 높은 장벽때문에 좌절하는 젊은이의 모습도 봤고요.
제가 특히 세경과 지훈의 죽음으로 감독에게 충격받았던 것은 과연 세경이 죽음을 통해 사랑을 이룬다고 행복한 것일까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어요. 행복의 기준이 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사랑이 행복의 기준이 되는 사람도 있겠고, 돈이 행복의 기준인 사람도 있습니다. 건강, 명예, 자식들의 출세 등등 저마다 행복의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극중 세경의 행복 우선 순위는 뭐였을까요? 처음 하이킥의 제작의도에서 밝힌 것은 세경의 성장이었어요. 그리고 세경은 서울생활에 적응해 가면서 의탁할 곳 없는 동생과 다행스럽게 순재옹네 집에서 가정부 생활을 하며 적은 월급이지만, 그돈으로 신애 뒷바라지할 적금도, 그리고 못다한 공부를 계속할 꿈도 키우고 있었어요. 지훈에 대한 지독한 짝사랑으로 세경이 힘들기도 했지만, 세경은 봄이 오면 아버지와 함께 가족들이 모여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기대도 가지고 있었어요.
이런 세경의 강한 모습에 세경의 행복을 열렬히 응원했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지훈이 못돼 보이기도 했었지요. 저도 처음에는 지훈이와 세경이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지훈이 정음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고,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에 굳이 사랑하는 사람을 세경의 시선에서 떼놓으려고 하는 것이 무리다 싶어 지훈과 정음을 지지해 주기로 방향을 틀었어요. 왜냐면, 세경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에서 지훈과 세경의 러브라인을 지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훈의 입장에서는 정음과 사귀는 것이 행복한데 지훈에게 세경을 봐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내가 좋아하는 세경이라는 애가 지훈이 너를 지독히 좋아한다, 그러니 너도 세경이를 좋아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훈과 정음라인 속에서도 지훈이 속으로는 세경을 좋아했는데, 깨닫지 못했다고 설정한 것은 감독만의 컨셉이었을 뿐, 시청자가 납득하고 복선을 알아볼 거라고 생각한 것은 감독의 착각이었고, 억지였어요. 시청자는 감독의 전작들에 비춘 결말들의 예에 비추어 예상했을 뿐입니다. 감독의 전작들을 세포분석하듯이 파헤치는 시청자들이야 감독의 성향을 알아서 그런 예측들을 하겠지만. 처음으로 김병욱 감독의 작품을 본 시청자거나, 아무런 분석없이 던져주는 대로 보는 시청자들이 감독의 성향까지 분석해가며 하이킥을 봤을까요? 그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 이유로 말도 안되는 결말에 분노하고 다시는 김피디의 작품을 보지 않겠다고 보이코트까지 선언하는 하이킥 시청자들도 있었겠지요.

신세경의 충격고백, 의미가 큰 이유
주인공이었던 신세경이 하이킥 결말에 대해 돌이켜보니 처참했다고 한 고백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세경이 죽음으로 가자는 결말을 제의했든, 감독의 의견에 따랐든 신세경이 결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을 때, 저는 배우 신세경 개인에 대해서 안티가 되고 싶어졌어요. 어떻게 20살밖에 안된 여배우의 생각이 이뤄지지 못할 사랑에 대해 죽음이라는 소아기적인 발상을 할 수 있었을까 충격이었거든요. 따지고 보면 지훈과 세경이 죽음으로 맞설만큼 이뤄지지 못할 상황도 아니었어요. 까놓고 지훈이 세경을 좋아하고 있었다고, 그 우습지도 않은 각성을 했다면, 세경을 데리고 도망이라도 쳤을 수 있을 것이고, 가족들에게 당당히 폭탄선언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물론 지훈이 각성했기 때문에 일부러 자동차 사고를 내고 세경과 동반죽음을 택한 것은 아니었어요. 
문제는 김병욱 감독이 지훈의 각성과 죽음을 동일시하는 결말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그 부분을 보고, 그리고 세경에게 달러를 넣어 둔 데미안 책을 보며, 감독의 소년적인 감수성에 놀랐을 뿐이에요. 젊은 시절,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것이 헤세에게서 보여지는 허무주의 혹은 나르시즘일 겁니다. 저는 감독이 여전히 젊은 시절의 감수성에서 머물러 있구나 라는 생각에 실망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나이들어서도 그 감수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순수하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하이킥 결말에 대해 감독에게서 보여지는 허무주의와 죽음을 미화하면서 까지 세경에 대한 지독한 감독의 짝사랑을 볼 수 있었다는 글도 올렸는데, 여하튼 충격만을 위한 결말에 대한 김감독의 외골수적인 고집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감하지 못하겠네요.

그런 점에서 신세경이 늦게나마 하이킥 결말에 대해 처참했다고 말한 기사를 접하고 신세경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덜어낸 것 같습니다. 신세경의 하이킥 결말에 대한 고백은 김병욱 피디도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김피디 작품의 결말이 하나같이 죽음이 나오지 않은 것들이 없었고, 충격만을 위한 것이라는 것에 끔찍하기도 했었는데, 그 중 지붕뚫고 하이킥이 가장 끔찍했었거든요. 김피디는 감독으로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세경의 고백에 귀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감독의 손을 떠나 방송으로 내보내는 순간부터는 시청자와 함께 하는 것이지, 감독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감독들은 자신의 작품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주고, 기억에 남게 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하지만 충격적인 결말로 기억에 남게 하려는 것에서는 이제 졸업했으면 싶습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은 마지막회 충격적인 결말이 아니었어도, 그전 에피소드들 만으로도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어요. 마지막회는 보기 좋은 케이크에 초가 아니라, 칼이 꽂혀져서 기억하고 싶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 버렸지만요.
드라마에서 죽음으로 결말을 내는 것은 많이 있고, 흔한 장치들입니다. 하지만 하이킥의 경우는 죽을만한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사랑의 자각이라는 문학적 감수성을 죽음의 무게와 동일선상에 놓아 버렸기에 위험하기까지 한 결말이었습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죽음이 삶의 가치를 넘어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자각이었든 진실한 사랑이었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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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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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ay(오월이) 2010.04.18 21:2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랑 정 반대편에 서 계시지만, 굳건하게 현실속에 발을 디딘 모습이 좋아서 댓글을 남깁니다. ^^ 세상은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니까요!

  3. 지나가는 2010.04.18 21:26 address edit & del reply

    하이킥의 결말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사람들만
    인터넷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듯 하네요~
    시청자의 입맛대로 구성하는 작품이 있으면
    제작자 입맛대로 구성하는 작품도 있으면 안될까요??
    머랄까..
    사랑이 크기 때문에 억지를 쓰는 느낌..
    비난은 약간 무리수인듯^^
    저는 상당히 괜찮은 결말이라 생각했기에^^

    • 외롬 2010.04.18 23:13 address edit & del

      부정하고싶어도 대다수가 부정적으로밖에 않보인다는데 할말이 있나여? 꼬집는데 않아프다는 사람이 어디 있나여?
      뭐 하이킥 관계자인지는 모르겠지만

  4. 예능 2010.04.18 21:33 address edit & del reply

    예능프로 결방하니까 낚시꾼들 조용하구나 계속 결방해라 쓰레기같은 낚시꾼들

  5. g 2010.04.18 23:04 address edit & del reply

    마치 열씨미 일하는 땅위의 개미들을 발로 장난처럼 밟으며 즐기는 악동같더군요, 시트콤은정말 유쾌했는데 이건 완전 반인륜적인 결말같네요 지붕킥이란 제목만 들어도 이젠 고개 젖는 사람까지 있다니 말이죠 ㅋ 이런건 정말 존속살인이나 근친처럼 차마 눈돌리기힘든 범죄처럼 시트콤이란 장르를 같다 붙이기 힘든 결말입니다. 이젠 지붕킥 작가나 연출자가 비호감이느껴집니다

  6. g 2010.04.18 23:08 address edit & del reply

    참고로 세경이랑 신애 아빠와 재회하면서 풋풋하게 끝날줄알았는데 왜 쓰잘대기없는 반전을 만들라고 잘나가는 시트콤에 꾸정물을 흘려서 애청자들 눈까지 칙칙하게 버려놨을가

  7. 흐음 2010.04.18 23:26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감독의 소년적인 감수성에 실망했다는 점은 정말 동감합니다!!!
    당황스러웠어요 저도 어린시절엔 특히나 그랬었죠
    비극을 좋아하고 더 높은 작품성에 대한 경외가 있었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해피엔드가 언제가 가볍고 우스운 건 아니었어요 ㅋ
    어렵고 우울해야지만 멋진 작품성을 가지는 것도 아니지요 20대 초중반쯤 되니
    그런 것들이 슬슬 알아지더라구요 ㅋ
    노희경작가의 책을 샀더니 그런 부분이 있더군요 자기도 그랬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안 그러신 듯 했어요 지난날의 치기어림에 민망해하면서 글을 쓰셨더랬죠
    그래서 김병욱 감독의 다른 센스를 좋아하지만 엔딩을 구상했을 그 모습에 어찌나 ㅋ
    어이없고 웃기던지.. 글 잘 읽고 갑니다 ㅎ

  8. hhh2046 2010.04.18 23:34 address edit & del reply

    산골소녀외 다른 인물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품을까 했던 시청자들에게
    멋지게 하이킥해주시고 시트콤 자체를 끔찍하게 만들어버렸죠
    신세경양이 좋은 배우이고 앞으로 더 커갈 배우임은 확실하나...
    사실 종방연 인터뷰나 여러차례 인터뷰를 봤을때
    어느 분의 말씀따나 자신 캐릭에 대한 애정도가 부족해보이더군요
    아니면 여운을 남길 결말을 남겨 배우로써 남을 커리에만 집중했거나...
    신세경이란 배우는 자신이 맡은 세경이가 오로지 사랑에만 목메서
    가족간의 행복을 모두 잊은채로 죽음을 맡기전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게
    세경이만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다니 씁쓸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이 달라졌는진 모르지만
    전 솔직히 한동안 일었던 파장 때문에 결말에 대해서 다시금 인터뷰한건 아닐까 하고 생각되네요
    어쨌거나 시청자들에게 파문을 던졌던 결말이니까요

  9. 23 2010.04.19 03:30 address edit & del reply

    한가지 걸리는게
    결말도 결말이지만

    세경이 직접 그 결말을 제시 했다는 찌라시 기사 한줄 때문에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가서 세경을 비난한건 참 보기 좋지 않았어요
    인터뷰를 통해 세경입에서 직접 나온 말도 아니었고
    출처불분명한 기사 한줄에 사람들은 세경을 '혼자 주목을 받으려하는 이기적인 배우'로 각인 했죠.

    세경은 그당시 극중 '세경'에 몰입중이었고, 또 완벽한 몰입을 위해서 주어진 상황을 스스로 정당화
    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건 혼자 돋보이려는 이기심이 아닌, 배우로써의 책임감이었죠.

    찌라시 기사 때문에 마녀사냥하듯 (초록누리님께서 그랬다는게 아닙니다) 우르르 달려가서
    비난하다가 이제와서 그녀를 용서하네 마네 하는것 보기가 씁쓸하네요.

  10. 다른 생각 2010.04.19 04:07 address edit & del reply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말에 분노합니다.
    저도 결말이 씁쓸하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에서는 최선이었다고 보는 쪽입니다.
    감독이나 작가는 등장인물의 아주 세세한 부분을 설정하게 됩니다.
    성격에서 과거의 삶, 그리고 예측가능한 미래까지 ...

    세경이의 미래는 정말 암울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세경이 이민을 가지 않는다면 야주 약간의 긍정적 변화를 가질 가능성은 있어요.
    하지만 그녀는 낯선 땅으로 이민을 선택하지요.
    거기서 그녀의 미래는 이미 결정되어진거죠.
    이민후에 그녀가 선택할수 있는 직업은 지금보다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을수 없지요.
    아버지를 위해서 동생을 위해서 그녀는 점차 더 나락에 떨어지는 희생의 길을 택한 겁니다.
    그녀에게 지훈과의 동행은 자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입니다.
    감독은 그 순간에서 멈춰주고 싶었던 거죠.

    지훈이라는 인물은 강한 것 같지만 실제론 소심하죠.
    그는 결코 세상의 편견을 무시하고 세경을 선택할 정도의 인물이 아니예요.
    이기적인 아버지와 속물적이고 과격한 누나에게 대항할 힘이 그에겐 없어요.
    락커 등 그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려고 했을 때마다 누나에 의해서 나가 떨어졌던 인물이죠.
    그도 세경처럼 자기가 원하는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내면의 고독을 끌어앉고 있던 존재이고 그런 면에서 세경에게 공명과 각성을 한거죠.
    그의 세경에 대한 배려와 관심은 세속적인 사랑과는 다른거지요.
    지훈이 정음을 사랑한 것은 사실이고 정음의 현실을 알게된 그가 정음을 버리고 세경과 새로운 인생을 살 만큼 모질지도 모험적이지도 않아요.
    그런 선택을 하는 순간, 순재는 물론이고 정음에게도 날을 새웠던 현경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는 자명하죠.
    한마디로 그때부터 신파조의 막장 드라마가 되는겁니다.
    사고가 안났다면 그는 세경을 어설프게 바래다 주고 다시 복잡한 마음에 정음에게 갔을 겁니다.
    그러면 세경을 제외하고는 조금은 해피엔딩이겠죠.

    몇일전 지훈이 세경에게 자기가 붙잡으면 가지 않을거냐고 묻지만 그녀는 아니라고 하죠.
    겨울은 이미 지나고 다 결정된 미래였습니다.
    거기서 선택할 세경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어쩔수 없이 그 차안입니다.
    개인적으로 차 사고가 났다는 뉴스 장면을 삭제하고 그냥 좀더 모호하게 보여줬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랬다면 시청자들은 각자의 도피처로 향하겠죠.
    둘만의 도주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거고 그러면서 지훈의 정음에 대한 배신을 비난하기도 하겠죠.
    pd는 그런 쉬운 도피는 허용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씁쓸합니다.

  11. عبدلله 2010.04.19 06:04 address edit & del reply

    ((( 사귀게 된 와 함께 이슬람 )))

    http://www.acquainted-with-islam.blogspot.com/

  12. 1234 2010.04.19 06:1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개인적으로 하이킥 씁쓸하고 뭔가 찝찝한 결말이라 싫긴한데......
    위를 보니 다수 혹은 대다수가 그렇다고 하면 그게 옳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사람들이 있어서
    더 씁쓸하네요..........
    다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이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다른생각일 뿐입니다
    그것을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서 다르다고 틀린것이라 말하는 건 정말 웃긴일이죠.........
    그냥 보고 가려다가 어이없어서 한마디 남기고갑니다.....

    • 저역시 2010.04.19 08:49 address edit & del

      감독이나 배우가 욕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냥 저런 특이한 결말 좋아하는 사람도 있네-. 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극에 너무 몰입해서 현실과 드라마를 혼동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이젠 그런 태도를 버릴 때도 됐는데. (악역 맡은 배우한테 실제로 길거리에서 쌍욕퍼붓는;)

  13. hhhh 2010.04.19 13:58 address edit & del reply

    생각보다 우리 삶은 허술하고 취약합니다. 튼튼하고 합리적이기를 바란다고 하여 다른 사람도 그러기를 바라고, TV 드라마가 대중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반드시 그러하여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워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최선의 현실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틀에 갇혀있는 그들이 벽과 지붕을 뚫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실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14. Americano Enthusiast 2010.04.19 22: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즐겁고 유쾌하게 매일 챙겨 본 시트콤에 꼭 해피엔딩이 아닌 새드엔딩을 했어야만 했던가 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언제나 처럼 기억속에 유쾌한 작품으로 남았으면 했을텐데 결말은 여태 즐거움을 주었던 모든것들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거마냥 느껴졌었거든요... 김감독님의 작품은 늘 재미있었는데 유독 결말만 자꾸 우울한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신세경양의 의견이 개입되어있긴 했지만, 그래도 다음 작품은 꼭 해피엔딩이길...

  15. 에휴 2010.04.20 06:50 address edit & del reply

    시트콤은 무조건 웃겨야 하나 이런 말따위는 이제 안했으면 좋겠네요..

    천안함사고를 보니 죽음에는 개연성이, 네 없죠..내 가족이 아니어도 이렇게 가슴 아프고 눈물나는데..고작 불쌍한 애 소원 들어준다고 행복한 순간에 죽음으로 시간을 멈추게 한다는 발상..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참....기분나빴던 시트콤..

  16. 하하하 2010.04.20 13:01 address edit & del reply

    죽음을 통해 사랑을 이룬다는 것은 수많은 극의 주제입니다. 단적으로 그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이 십대 청년과 소녀의 만남이죠.

    로미오가 18살, 줄리엣이 15살정도이구요.

    음, 사실상 엘리트 의사 청년과 고등학교도 못나온 산골소녀의 사랑은 이정도가 해피엔딩 아니냐는 세태 풍자라고 생각했습니다.

  17. 하하하 2010.04.20 13:07 address edit & del reply

    그리고 세경이가 머리도 똑똑하고, 운동도 잘한다고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

    스토리 중간에 어떤 교사가 세경의 운동실력을 보고 장학생으로 스카웃 했던 에피소드 있죠?

    그게 현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옛날이었다면 달려라 하늬나 마동탁처럼 성공할수 있었겠지만

    그 교사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라 아무 결정권이 없어서 세경은 또 고등학교에 못다니게 되었죠.

    그게 현실인겁니다. 청년세대한테는 스펙을 통한 현실 잘 지적하면서 왜 드라마 시트콤이 현실지적하면 화내시는지 허허허.

  18. Grace* 2010.04.20 13: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합니다.

  19. 지나가다 2010.05.01 09:32 address edit & del reply

    극중 세경의 상황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세요.
    세경의 가족이 세경이한테 어떤 의미인지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은 세경이 한테 한편으로 무엇보다 큰 짐입니다.

    세경의 가족안에서의 역할은 엄마.
    자신의 꿈을 희생해서 신애를 키우는 존재...

    세경이는 검정고시도 보고 싶고 사랑도 하고 싶지만...
    가족과 같이 있을 수 있고.... 또 신애를 위해서 그 꿈을 다 포기하고 한국을 떠나는
    선택을 합니다.

    혼자라면 똑똑한 세경이는 자기 꿈을 이룰수도 있겠지만...
    세경이는 그 가족안에서 엄마잖아요...

    배우 신세경이 슬픈 엔딩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바란것은 그 역할을 정말 잘 이해했기 때문이겠죠. 이를 비난한 사람들이 정말 한심할 뿐...

  20. 참 나 2010.05.06 20:45 address edit & del reply

    배우들한테 애드립도 허용하지 않고..

    작가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자기 독단대로 결말내 버리는 감독이..

    고작 신인급 연기자인 20살짜리 여자아이 의견을 반영해서 결말을 냈다고?

    이건 전적으로 아집에 사로잡힌 독선적인 감독의 책임일뿐..

    배우가 무슨 죄?

  21. 뒤늦게 하이킥을 본 2013.01.14 05:19 address edit & del reply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감정을 이입하여 보았던 극중 인물의 해피엔딩이나 성장을 바라게 돼죠.
    그래서 지뚫킥의 엔딩이 충격적이었다는 것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감독이 단순히 문학적 허무주의 빠져 사랑의 각성이라는 명목 하에 죽음이라는 엔딩을 제시한 것일까요?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죽음'이라는 장치를 사용한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엔딩이었다고 봅니다.
    단순히 허무주의에 젖어 허세를 부려 지어낸 처참한 결말이라기보단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 아니었을까요? 그들의 죽음이 현실적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일단 지세 커플의 해피엔딩은 내용 전개상 생뚱맞아 보입니다. 당연히 사랑의 도피를 하거나, 아니면 둘 다 엄연한 성인이니 주변의 반대 따위 무릅쓰는 등 현실적인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결말이 여태 보여준 캐릭터들의 설정이나 인물 관계도 속에서는 오히려 전혀 개연성이 없어 보입니다. 해피엔딩이 아니라도 죽음은 너무 가혹하다는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게 되었으나 오히려 그런 결말 때문에 오히려 시청자들을 '현실'로 이끄는 장치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었던 세경의 가슴아픈 사랑을 '몇년 후'와 같이 뻔한 장면을 보여주어 현실을 뼈저리게 실감하며 견뎌야 했던 성인식과도 같은 사랑을 추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제시했다면 그닥 인상깊은 결말은 아니었을 겁니다. 오히려 그들의 사랑을 죽음과 시간의 정지라는 비현실적(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상으로 이끌며 그곳에서만 자신들의 마음을 부정하거나 숨기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이 실제로는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세경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죽음이라는 장치로 영속화시키며 극적인 아름다움을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물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요. 지훈세경이 지훈의 대학 근처로 시간여행을 떠나듯 데이트를 했던 곳의 카페 역시, 지훈세경이 들렀을 때가 카페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세경은 없어지기 하루 전의, 지훈의 기억이 담긴 카페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죠. 당장 다음날이면 없어질 카페에서, 과거의 지훈과 현재의 지훈과 함께하며 다시 보지 못할 마지막 지훈의 추억(지훈이 왔다갔다는 메시지) 옆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그 장면에서 마지막 결말까지 이어지는 플로우가 전혀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저 뿐일까요?
    단순히 결말에 대해 감독이 충격을 주려는 의도였거나 문학적 감수성을 죽음과 동일시했다는 것, 그리고 감독이나 배우가 자기 감정에 빠져 죽음에 대해 유아기적 발상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이 좀 터무니없어보여 한 자 뒤늦게라도 남기고 갑니다.

2010.03.23 13:33




숨가쁘게 달려 달려 한양까지 온 대길과 송태하, 이들이 먼거리를 돌아와 다시 한양으로 온 이유는 봉림대군을 만나 원손의 안위를 부탁하고자 였어요. "역모를 꾀하려고 하느냐" 며 차갑게 돌아섰지만, 봉림대군이 발걸음도 무거울 것입니다. 자신의 자리에 가장 위협적인 조카를 살릴 수도 인정상 죽일 수도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지요. 너무나 당연한 권력의 논리이고, 왕가의 인정일 것입니다. 훗날을 위해 왕위를 넘볼 수 있는 여지는 그 싹을 제거해 버리는 게 피바람을 막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이번 글은 저잣거리와 궁궐의 인정에 대한 추노 속 다른 세상이야기를 말해 볼까 합니다. 봉림대군과 인조, 그리고 짝귀와 용골대의 대화를 들으면서, 궁궐과 저잣거리의 인정이 그 우두머리에서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왕실의 피, 가장 잔인한 가족
조정 대신들사이에서 원손 석견의 일로 왈가왈부하자 인조는 엄포를 놓습니다. 앞으로 더 이상 원손의 일을 입에 담지 말라고요. 그리고 인조는 봉림대군의 처소를 찾았지요. 역모가 발각되어 다행이라는 봉림대군이 말에 인조는 자신에 대한 역모가 아닌 세자, 즉 봉림에 대한 역모였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네 자리 네가 지켜라" 라는 뜻이였겠지요. 조정에서 더 이상 원손의 일을 거론하지 말라고 했던 인조는 봉림에게 정통성에 관한 논란은 없을 것이라며 봉림을 후사에 세우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합니다, 앞으로 석견이 어떻게 될 것 이냐는 말에도 그의 휘(이름)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역모라고 일축해 버립니다. 그 아이를 가엾게 여기는 것은 인정이 과한 것이라며 "사가의 인정은 평온함을 부르지만 왕가의 인정은 피를 부르는 경우가 과반이다" 라고 말하지요.
우리 역사에서 왕실의 피를 불렀던 일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조선 건국과 함께 왕자의 난으로 이어진 피바람은 끊임없이 있어왔고, 인조 역시 광해군을 몰아내고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물이니, 용상이라는 자리가 단순히 선왕의 유지로 받들어지는 약속의 자리가 아님을 잘 알고 있겠지요.
원손 석견의 안위를 부탁하려는 송태하를 만난 자리에서도 봉림은 그 뜻을 분명히 전합니다. 원손으로 왕위에 올리고자함이 아니라, 원손과 함께 새 세상을 이루겠다는 것 자체가 역모라고 일축해 버렸지요. 원손의 사면은 어명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고, 세자로서 석견의 안위에 대해 어떤 약속도 해 줄 수 없다고 거절의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봉림대군으로서도 어린 석견의 목숨을 취하는 것은 인정상 힘들기에 청으로 가는 것이 어떠하느냐는 제안을 하지만, 이는 어린 석견에 대한 동정심으로서의 제안이지 복권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요. 원손의 복권은 세자 책봉 논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왕위라는 자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혈통의 자리도 아니고, 생명의 위협과 수틀리면 왕도 바꿔버리는 무서운 신하들의 감시대상입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자리지만 한순간에 독살을 당할 수도 있고, 폐위될 수도 있는 불안한 자리지요.
자식도 죽여버리고, 손자도 죽이려는 무서운 곳이 궁궐이라는 곳이지요. 대길이의 말이 떠오릅니다. "나랏님네들은 백성을 자식처럼 떠받드네 하면서도 신경 안 써", 혈통도 왕좌를 위해서는 칼을 들이대는데 하물며 백성이라고 별반 차이는 없을 겁니다. 
그러고 보면 백성의 힘이 가장 무서운 것인데도, 이 힘이 결집되어 있지 않은 개개인의 것일 경우에는 권력 앞에 한없이 작고 보잘 것 없다는 게 아이러니합니다. 그래서 권력자들이 광장을 싫어하고 백성들이 모이는 것을 늘 경계하나 봅니다. 뭉치면 왕권보다 강한 힘이 백성의 뜻이니까요.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을 성군은 금과옥조로 폭군은 불온사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모습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탐욕의 세상, 도구일 뿐인 자식
죄의정 이경식은 자신의 곳간을 위해 사위를 살인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추노 속 또 하나의 권력의 실체 우두머리입니다. 그는 탐욕을 위해서 왕마저도 그의 손아귀에 놓고 저울질하는 무서운 인물이지요.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는 소현세자를 이용하기도 하고, 전쟁을 도발하여 이익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좌의정 이경식은 단순한 권력의 주구 역할이 아닌 조선의 경제권을 장악하려는 실리주의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목적은 용상도 아니고 한 정파를 이루고자 함에 있지도 않습니다. 부가 곧 권력임을 깨우친 현대판 독점재벌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좌의정의 개가 되어 그의 뜻대로 움직이는 수하 박종수나 황철웅에게 좌의정이 가지는 자기 사람에 대한 애정은 이용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에 좌우합니다. 

저잣거리,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갚는다
저잣거리 패거리들은 크게 세부류입니다. 천지호 패거리, 대길패거리, 그리고 후반부에 등장한 월악산 짝귀패거리지요. 대길패거리에서 나이상으로는 최장군이 어른이지만, 실질적인 우두머리는 대길이라고 봐야 겠지요. 각 패거리의 우두머리인 대길이, 천지호, 짝귀는 비록 거느리는 무리는 적지만, 그네들 야차의 세상에서는 왕들이라고 편의상 분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 소그룹의 왕들이 자기 수하를 챙기는 모습은 왕가의 피를 넘어선 끈끈함이 넘쳐 납니다. 추노에서 가장 악랄하고 인정사정 없는 개차반으로 묘사되었던 인물을 꼽는다면, 엽전 두냥을 입에 넣고 이승을 하직한 천지호였지요. 제주에서 수하 만득이와 한양으로 올려 보낸 수하들이 죽은 것을 보고는 눈이 뒤집혀 버린 천지호는 황철웅에 대한 복수로 추노질과 삶의 욕구까지 끊어 버립니다. 어찌보면 가장 목숨에 대해 질길 것 같았던 인물이 천지호였어요. 그런 천지호도 수하를 잃고서는 동생들을 죽인 황철웅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대길이를 구하려 들었다가 화살을 맞고 비명에 가버렸습니다.
대길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송태하가 최장군과 왕손이를 죽인 것으로 알았을 때 그 분노는 하늘을 찔렀고, 형제같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달걀을 꾸역꾸역 밀어넣으며, 마치 달걀이 목에 걸려 숨을 못쉬고 죽어 버리길 바라는 것같은 심정으로 먹는 장면이 있었어요.
송태하와 결투를 하면서, 그리고 송태하를 붙잡아 좌의정 이경식의 손에 넘겨주면서까지 대길이가 송태하에게 물엇던 것은 최장군과 왕손이를 어떻게 했느냐 였어요. 감옥에 붙잡혀 들어가 황철웅이 "네놈이나 네놈 동패들이나 하나같이 눈빛이 불량하구나" 라고 말했지요. 모든 것을 꾸민 것이 황철웅임을 알았을 때 대길이 이를 갈며 말했지요. "네놈 죽는 날 나 거기 서 있을 거다" 라고요. 그 분노는 황철웅의 손에 들린 달군 인두보다 뜨겁고 강렬했어요.
이번회 짝귀의 대사에서도 천지호가 이를 바득바득 갈았던 것과 같은 복수심이 끓어 넘칠 것이라는 것을 감지했어요. 산채 주위를 경계하던 수하들이 죽어 나간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아직 황철웅이 죽인 것은 모르지만, 원손을 납치하기 위해 잡입한 용골대를 붙들어 처음 질문한 것이 "밑에 있던 우리 애들 니가 죽였냐?" 였어요. 용골대는 우린 아니라고 대답했고, 짝귀가 그럼 누구냐고 물었는데 황철웅이 수하들을 죽인 것을 알게 될 날도 머지 않았겠지요.

현실과 마음 속 유토피아
천지호나 대길이처럼 짝귀 역시 자기 수하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보호자로서의 우두머리가 지녀야 할 마음을 잃지 않습니다. 거느린 식솔이 많든 적든, 피가 섞였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지켜줄 사람들, 내가 거둔 가족이라는 것이 중요할 뿐입니다. 
그에 반해 인조, 봉림대군, 소현세자, 석견은 같은 피가 흐르는 혈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거느리는 가족은 의미가 다릅니다. 한쪽에서는 살점을 내줘도 아깝지 않고, 목숨을 내놓고도 원수를 갚으려고 하는 반면, 왕가라는 가족은 견제의 대상이고 정치적인 대상이며, 왕좌를 위해서라면 자식이고 손자고 죽여버리는 냉혹한 가족일 뿐입니다. 자신의 훗날을 위협하는 조카에게도 마찬가지지요. 봉림대군이 석견을 두고 떠올렸던 것은 세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종을 폐위하고 유배시킨 비정한 숙부였지요. 봉림으로서는 원손에 대한 사사로운 인정은 있겠지만, 세조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조선 궁궐에서는 먼나라 속담일 뿐이고, 저자에서는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통하는 세상이에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인 것같아요. 말로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며 표밭을 누비고 다닐 때는 간이며 쓸개까지 다 빼줄 듯하다, 번쩍거리는 뱃지를 달고 난 후에는 난 모르쇠로 돌아서는 모습과 닮아 있어 씁쓸합니다. 
왕가의 피나 좌의정 이경식이라는 인물의 탐욕을 보면서 역사라는 이름 앞에 일개 이름없는 백성의 존재가 얼마나 작고 희미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그에 비하면 대길이 패거리나 짝귀패거리에 둥지를 튼 인생들은 세상의 눈에서는 하찮고 천대받은 인생들이지만, 그 작은 세상안에서는 귀한 존재들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천지호가 동생들을 죽인 황철웅에 대한 복수심에 눈에 광기를 띠는 것이나, 대길이 최장군과 왕손이를 죽였다고 생각한 황철웅에게 쌍심지를 켜는 모습에서 우두머리의 진정성을 읽게 됩니다. 정작 살펴야 할 백성의 안위에는 관심이 없고 용상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조나, 곳간을 채우기 위해 권모술수를 쓰는 좌의정의 사람이 아닌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누구의 사람일까요? 선거철 한표 행사로 금뱃지를 달게 해 주는 정치인들, 보다 높은 곳에 있는 분... 대길이나 짝귀 산채의 사람 중 누구의 사람이라고 말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들의 우두머리가 대길이나 짝귀처럼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지켜주는 사람이었으면 한다는 것이겠지요. 

추노 속에 보여지는 가장 작은 세상이 가장 든든해 보이고, 그 속에 깃들어 살고 싶은 것은 왜일까요? 버림받고 궁핍하고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세상인데도 가장 따뜻해 보이니 말입니다. 아마 힘들고 고된 우리 현실을 보며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개개인 한 사람이 귀하게 여겨지고, 희망이 살아있는 것을 보고 싶은 마음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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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6
  1. 라이너스™ 2010.03.23 13: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오후되세요^^

    • 동이추노진실 2010.03.23 14:26 address edit & del

      추노는 오늘 이시대에도 살아 있습니다.
      조선시대는 계급사회였지만,

      지금 돈이 계급을 결정하는 것이죠.

      양반과 노예구조는 현재 재벌가진자와 서민으로 대변됩니다.


      그런데 이런 계급신분구조를 고착화시킨 조선왕조을 개창한 이성개를 얼마나 아십니까,




      여러분, 조선왕조를 개국한 이성계가 귀화외국인이란 사실이 밝혀져,
      현재 국사학계가 발칵 뒤집어 졌답니다.

      중국인으로 확실시 되고 있죠.



      위 제필명을 누르시면, 모든 진실이 다 나옵니다.


      조선 세조, 예종, 성종때
      우리의 1만년 역사, 황제국 역사책을 모조리 수거하여 없애버립니다.

      감추는 자는 목을 치겠다고 하죠.

      명나라의 지시로 말입니다.

      그래서 단군은 신화가 되었고, 반도의 역사만 남은 것이죠.


      이성개의 조선정권의 이러한 만행에 기초하여
      일제조선총독부는 다시 우리역사를 조작날조합니다.

      해방후 친일파 사학자들이 이를 이어받아 만든거죠.
      더욱 기가 막힌것은 이 명박의 친일 뉴라이트는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

      일제시대는 한국근대화의 원천이라고 찬양합니다.

      조선시대 말기 서양선교사가 찍은 거북선 실체사진은

      역사사진방에 있습니다.

  2. 못된준코 2010.03.23 13: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에서....죽음이 너무 많이 나와서 좀 서글프긴 하지만...
    뭔가 좀.....감동의 결말이 나왔으면....

  3. 악랄가츠 2010.03.23 15: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느새 마지막 주네요! ㄷㄷㄷ
    어떻게 마무리 될 지, 기대되네요! ㅎㅎㅎ
    근데... 본방사수를 못해요! ㅜㅜ

  4. 드렁큰CY 2010.03.23 15:12 address edit & del reply

    근데... 산채에 잡인 사람은 용골대가 아니라 용골대 부하 아닌가요?

  5. Phoebe Chung 2010.03.23 15: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구구... 저는 원손이 커서 봉림대군이 됐는 줄 알았네요. ㅎㅎㅎ...
    에구 머리야...^^
    조선 왕조 실록 같은 대하 드라마보다 옛날 백성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가 더 구수하고 재미난것 처럼 말이지요.^^

  6. 뽀글 2010.03.23 15:56 address edit & del reply

    보면 볼수록 추노의 세상과 우리내 지금 현실과 다를것이 없는거 같아요..ㅠ

  7. pennpenn 2010.03.23 16:20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이제 내일 모레만 남았군요~

  8. 이곳간 2010.03.23 18:01 address edit & del reply

    참 씁슬하지요... 현실에서나 드라마에서나 권력잡은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요..

  9. 성심원 2010.03.23 18:42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이렇게 영화처럼 평가해주시는 님덕분에 더욱 재미나게 감상하는군요.
    초록누리님의 그런 해박한 지식은 선천적인가요 아님 불굴의 노력 ㅎㅎㅎ.
    아무튼 감사합니다...

  10. 핑구야 날자 2010.03.23 19: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눈빛 연기가 보면볼수록 가슴에 꽂힌다니까요,,,

  11. *저녁노을* 2010.03.23 20: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갑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나 보네요.

  12. 깜신 2010.03.23 22:08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고 갑니다.
    드라마를 한번 더 보는 재미가 초록누리님 글엔 언제나 있죠 ^^

  13. 2010.03.23 22:10 address edit & del reply

    "붉은 황제"라는 소설을 시간이 있으면 한번 읽어보세요. 소설이지만 계급이나 사회제도에 관해 잘 고찰한 소설인 것 같습니다.

  14. PinkWink 2010.03.24 06: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2회남은건가요????
    궁금하네요... 많은 것이.... 에구....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15. 극중 이경식에 대해 2010.03.27 11:05 address edit & del reply

    제 생각엔 이경식이 재물, 권력을 탐한 이유는 자신의 자식을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극중 이경식이 그토록 재물을 쌓고, 송태하(혁명가)를 그토록 잡으려고 함은 후에 자신이 죽은 뒤에도 자신의 하나 뿐인 딸을 위함이고, 그 쌓은 재물을 써서 딸을 지킬 사람은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야 될 사위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며, 마지막 자기 사위의 모습으로 볼 때 자신의 뜻을 이뤘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제 말의 결론은, 이경식은 단순히 물욕을 탐한 것이 아니라 부정에 따른 것이라 본다는 것입니다. 사족으로, 그냥 이런 해석도 있다고 봐주십시오...

2010.03.17 06:09




이제 고등학교 3학년, 첫사랑의 설레임에 사랑하는 그녀의 눈빛만 봐도 얼굴이 붉어지고, 그녀의 미소만 봐도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풋풋하고 순수한 나이 준혁. 제가 지붕뚫고 하이킥 종영을 앞두고 가장 궁금해 하고 가슴 졸이며 보고 있는 인물이라면 바로 그 가슴터져 버릴 것 같은 첫사랑, 그것도 짝사랑을 하고 있는 준혁이에요. 세경이 이민을 간다는 사실을 준혁이 어떻게 감당할까 걱정도 되고, 무엇보다 너무 순수하고 맑아서 첫사랑의 상처가 오래도록 준혁의 어린 마음을 헤집을까 봐서 마음이 아파서 말이에요. 세경이 지훈을 짝사랑할 때 역시,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는 세경이가 현실이라는 차가운 잣대에 희망보다는 절망에 깊은 상처를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짝사랑을 일찍 털어내 주었으면 하고 바랬어요. 더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지훈이었으니까요.
세경의 이민소식은 하이킥 시청자들을 놀래키기도 했지만, 가장 놀란 사람이라면 준혁이겠지요. 지훈은 몰래 본 세경의 편지를 통해 이미 알았고, 뒤늦게 세경의 마음을 알고 "가지마라" 며 알 듯 모를 듯 뜨뜨미지근하게 붙잡아보려 했지만, 세경의 마음은 흔들림이 없었어요. 세경도 지훈이 진지하게 가지마라고 했던 말이 문득문득 떠오르지만, 아빠를 따라 먼 남태평양 어느 나라로 떠나야 하는 것은 세경 혼자서만 결정을 내릴 수는 없는 문제지요. 아빠와 함께 살 생각에 부풀어 있는 신애도 있고, 무엇보다 두 딸과 함께 살고 싶어할 아빠의 마음도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드디어 누구보다 충격이 클 준혁이도 세경이 이민을 가려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시험이 얼마남지 않은 세경을 위해 준혁은 그동안 공부했던 중요한 부분만 모아 준혁만의 노트를 만들어서 세경에게 전해 줍니다. 이름하여 "용꼬리 용용" 준혁표 정리노트에요. 2탄도 곧 만들어 주겠다는 말에 세경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준혁이 공부할 것도 많을텐데 세경이에게 신경써주는 준혁의 마음이 고맙고, 준혁이 자신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세경도 모르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 준혁학생에게 이민을 가야한다는 말을 해야하는 세경이 마음도 심란합니다. 
 아빠와 만날 생각에 부풀어 있는 신애가 해리네 가족들에게 언제 알릴 거냐고 묻지요. 세경은 식구들에게 얘기하기 전에 먼저 얘기할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준혁에게는 먼저 알려주고 싶어 했지요.
준혁이 모의고사가 끝나는 날 세경은 하루만 놀아달라고 준혁에게 놀이동산을 가자고 합니다. 준혁과 추억도 만들고, 준혁에게 이민간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지요. 놀이동산에 가자는 세경의 말에 준혁은 말도 버벅댈 정도로 기쁘고 놀랍기만 합니다.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준혁이 놀이동산에 가기 어려워서 그러는 줄 아는 세경이 "안되냐" 고 묻자, "돼요. 꼭 돼요" 라는 준혁의 대답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이미 세경의 이민을 알고 있기때문에 "꼭 된다"는 준혁의 대답이 어찌나 안쓰러워지던지요. 세경과 놀이동산에 간다는 것이 너무 기쁜 준혁은 해리에게 뽀뽀를 하며, "사랑한다 내동생" 이라면 훙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에요. 세상을 다 얻은 것마냥 즐거워 하는 준혁이는 이미 지붕을 뚫고 하늘까지 날아올라 간 심정이었겠지요. 세호는 고백할 타이밍이라며 세경에게 무조건 고백하라고 하고요.
욕실에서 고백하는 연습까지 하는 준혁, "누나 좋아해요(부끄럽게)" "누나, 제가 누나 좋아하는 것 아세요?(개구지게)" "누나 사랑합니다(귀엽게)" "세경아 좋아한다. 좋아한다구(터프하게)". 에고, 이 설레이는 어린 청춘의 마음을 어찌 봐야 하는지, 거울을 보며 고백연습을 하는 준혁이 사랑스러운데, 이 풋풋하고 순수한 준혁이의 사랑을 어찌해야 할지, 준혁이 받을 충격때문에 마음만 아파지고, 세경을 가지말라고 자꾸 붙들어지고 싶어요. 제가 세경을 책임질 수도 없는데 말이지요. 
놀이공원에 간 세경과 준혁의 즐거운 데이트, 동물모자도 씌워주고 사진도 찍고 깍꿍 숨바꼭질 놀이도 하고, 세경도 준혁도 마음에 돌덩이같은 고백숙제가 있지만, 봄볕 한아름 안은 작은 연인들의 모습이 참 예쁩니다. 세경은 준혁과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려고 애써 즐겁게 웃는데, 마음은 무겁습니다. 준혁이에게 이민을 간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지요. 세경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준혁은 싫어하는 바이킹을 타고 멀미까지 하지요. 세경 누나가 해보고 싶은 것은 토가 나올지라도 참고 하려는 준혁이에요.
준혁이 바이킹을 타고 멀미가 나서 힘들어 하자 세경이 제일 무서운 것을 타자는데 회전목마였어요. 어렸을 때 놀이동산이나 대공원가면 가장 타보고 싶은 것이 바로 이 회전목마였던 것 같아요. 세경이도 어려서부터 회전목마를 타고 싶었다며, 말타기 시합하자며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습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타고 자신을 향해 웃는 세경을 보며 준혁은 오늘은 꼭 고백하겠다며 마음을 다져봅니다. 준혁은 준혁대로 세경에게 고백할 타이밍만 찾고 있는데, 여전히 입이 떨어지지가 않지요.
그리고 정말 힘든 시간이 와버렸습니다. 세경이 먼저 말을 했지요. "아빠를 따라 이민 걸거에요. 다음 주에 가요"
준혁은 둔중한 물체에 얻어 맞는 듯 말도 못하고, 하늘은 빙빙 돌고 땅이 꺼진 듯, 발을 대딛어도 허공을 향해 내딛는 듯 합니다. 좋아한다고 고백할려고 했는데, 누나가 이민을 간다고 하니 준혁의 마음은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듯 멍해져 버립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주먹을 움켜쥐고 말없이 앉아있는 준혁, 애써 눈물을 참아보지만 준혁의 슬픈 눈을 세경도 착잡한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묵묵히 집을 행해 걷던 준혁은 발걸음을 멈추고 말지요. 놀이동산에서 오면서 청천벽력같았던 세경 누나의 말을 들은 순간부터 준혁의 마음에는 오직 한가지 밖에 없었을 거예요. "누나가 이민을 간단다. 누나와 헤어져야 한다" 는 받아들이기 힘든, 아니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이었겠지요.
준혁은 세경을 뒤에서 안고 뒤늦은 고백을 합니다. "가지마요. 나 누나 좋아해요. 그니까 가지마요" 
준혁의 고백을 듣는 순간 제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감정은 뭐래요? 세경이 놀란 것보다 제가 더 가슴이 두근거려서 애절하게 눈물을 흘리는 준혁의 고백에 저도 마음이 무겁고 아파오네요. 세경이 아빠를 따라 이민을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은 준혁이 말대로 가지말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해 지더라고요. 준혁이 일찍 고백했든, 세경이 준혁의 마음을 일찍 알아챘든 세경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겠지만, 좋아한다고 고백하려는 날, 이민을 가겠다고 통보하는 세경이와 준혁이의 엇갈린 고백타이밍에 인생도 사랑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또 절감하게 되네요.
저는 준혁이와 세경이의 러브라인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해 왔어요. 지금은 이렇게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순수한 사랑을 그대로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켜보고 있어요. 준혁이 마음이 변하지 않고, 세경이 준혁을 바라봐 줄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세경을 위해 설거지도 하고, 세호를 불러 로봇청소기로 둔갑시키고, 늘 알게 모르게 세경의 편이 되어주었던 준혁이가 나이는 어리지만, 바라보게만 하고 힘들게 했던 지훈보다는 세경을 웃게 해줘서 참 좋았어요. 준혁과 세경을 보며 비록 드라마지만 동화속 예쁜 작은연인들의 모습같아 흐뭇해진 적도 많았고요.
준혁이 고등학생이고 아직은 책임감있는 성인이 아니라는 현실의 벽앞에서 준혁이 얼른얼른 자라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준혁이 마음에 큰 충격이 오게 되니, 세경이 지훈삼촌을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보다 마음이 아파옵니다.

두 남자, 지훈이와 준혁이 세경을 가지마라고 했는데, 저는 지훈보다는 준혁의 가지마라는 말이 더 남자다웠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훈은 가지마라며 세경이 검정고시를 계속하고 세경이 미래를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로 세경을 붙잡으려 했지요. 지훈이가 세경을 좋아했는지 아니었는지 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동생처럼 아껴주었다는 것에 더 무게를 싣고 싶어요. 만약 지훈이 세경이를 뒤늦게 좋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말로 세경을 붙잡으려 했다면, 아마 지훈이에게 크게 실망했을 거예요. 정음에 대한 지훈의 마음은 진심이었거든요.
준혁이는 세경에게 가지마라는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줬어요. 좋아하니까 헤어지기 싫다고. 안타까운 타이밍에 고백한 준혁의 마음이었지만, 세경도 준혁의 고백에 흔들릴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준혁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을 세경이도 아니고요. 이민을 가고 안가고의 흔들림이 아니라, 지훈에 대한 마음을 덜어낸 자리에 준혁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시간이 많이 흐르고 세경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준혁이가 여전히 세경을 좋아하고 있을지,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을지 역시 미지수지만, 오래도록 편지나 이메일로 두 사람 연락하고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게 되네요.

어떻게 하이킥 결말이 날지 모르겠지만, 몇 년후 세경이 한국으로 대학에 편입하고, 그 사이 준혁은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생이 되어 세경과 캠퍼스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해보고, 아빠가 한국에서 일하게 되어 이민이 취소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고, 아니면 더 오랜 시간이 흘러 세경이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어 한국에 돌아와 우연히 준혁이 일하는 회사에서 재회한다든지 하는 상상도 해보고, 정말 별 상상을 다해보게 하네요. 하이킥 애정라인은 끝까지 이렇게 애간장을 태우게 하니 철통보안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그 결말이 궁금합니다.
그동안 묵묵히 세경을 바라보고 있던 준혁을 보며 저는 사랑이 나이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부족한 실력이지만 좋아하는 누나의 공부를 위해 과외선생님이 돼주고, 늘 자신의 마음보다는 세경의 입장에서 바라 본 준혁이가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사랑을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준혁이가 커서 어른이 되면 세경이를 진심으로 위해 주겠구나 하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준혁이가 세경이와의 이별을 통해 어른이 되는 성장통을 겪겠지만, 준혁이와 세경이가 탄 회전목마처럼 어느 날 지구 한바퀴를 돌아 같은 자리에서 다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준혁이가 세경이에게 벚꽃피면 윤중로에 벚꽃놀이 가자고 했는데, 이 다음에 준혁이 세경이가 몸도 마음도 어른이 되어 벚꽃길을 거닐며, 진짜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봤으면 싶기도 하고요. 준혁이는 앞으로도 오래동안 같은 자리에서 세경이를 기다리며 사랑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누구를 책임질 수 없는 나이, 좋아한다는 고백마저 너무나 절박하고 슬프게 해야 했던 준혁이, 너무 순수해서 계속 지켜보고 싶었던 짝사랑이기에 "누나 좋아하니까 가지마요" 라며 붙잡는 준혁이의 슬픈고백에 가슴이 더 아려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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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9
  1. 꼬기님 2010.03.17 07:01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하이킥 통 못봤는데..대신 잘 보고 가용 ㅋㅋ
    으..아빠따라 가지 말지~

  2. 유쾌한 인문학 2010.03.17 07: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이민가는구나...

  3. mami5 2010.03.17 07: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러면 이민 못갈 것 같으네요..^^

  4. 독일 2010.03.17 07:22 address edit & del reply

    아마도..많은 분들이 준혁이의 꾸밈없고 순수한 눈물에 감정이입이 되었을거에요..
    준세라인이라고 하나요? 사실 전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준혁이의 계산없는 진실된 마음에 저역시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냥 다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5. 새라새 2010.03.17 07: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누나 사랑해 그 준혁의 한마디에 제 속이 후련하더군요..
    아마 세경도 어느정도 알고 잊었을것 같은데..과연???
    앞으로 삼각관계(?) 형성이 될것 같은데.....

  6. 2010.03.17 07:3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예또보 2010.03.17 08: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아마 모두 행복한 결말을 보여 주겠지요 ^^

  8. 2010.03.17 08:1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펨께 2010.03.17 08:20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를 보니 가슴이 짠해오는 것 같아요.
    해피 엔딩으로 끝났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10. 핑구야 날자 2010.03.17 08: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준혁이의 풋풋하고 진실한 사랑에 가슴이 파팍.,..

  11.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3.17 08: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준혁이랑 잘 되길 더 기도했었어야 했었는데 ㅠ
    우어엉~ 우리 준혁은 어쩐데요 !
    세경의 맘 씀씀이도 이쁘고, 준혁의 첫사랑도 아름답고~~
    진짜.. 몇년후라고 쓱 미래 한번 비춰 주면 좋겠네요 :)

  12. killerich 2010.03.17 09: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헤어짐의 반복이죠...인생이란^^..

  13. pennpenn 2010.03.17 09: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모임 때뭄에 보지 못했는데
    눈물샘을 자극하네요~

  14. ★입질의 추억★ 2010.03.17 09: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어제 보고 살짝 눈물이 핑 돌았답니다.
    준혁군의 달라진 연기력을 보고 저도 모르게 몰입했어요 ^^;
    오늘 하이킥에 대한 포스팅 여러개를 봤는데
    같은 내용 But 다른 포스팅~ 다른 개성을 보고 갑니다 ^^
    오늘 하루도 힘차게 보내세요^^

  15. 흰소를타고 2010.03.17 09: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왠지 다음 시트콤에서 까메오로 출연시켜서 에필로그를 알 수 있게 할 것 같은데요?
    에.. 아닐까요?? ^^;;

  16. 오러 2010.03.17 10:5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짠한이야기인데요..
    이민가지 말았으면.. 옛날 첫사랑 생각납니다.ㅎㅎ

  17. 111 2010.03.17 11:14 address edit & del reply

    준혁과 세경은 연결된다네요. 대학같이 다니게 되었다구..

  18. 또웃음 2010.03.17 12: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준혁의 고백이 너무 가슴 아팠어요.
    가지마요. 가지마요. 라고 할 때 눈물이 핑 돌더군요.
    차라리 놀이공원에 가지 말고 얘기 하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T.T

  19. KEN.C 2010.03.17 13:38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안녕하세요? ^^
    며칠만이네요. 믹시가 개찌질이라 저도 좀 자제를 했어요. ㅎㅎㅎ
    이제 지붕킥 거의 끝날 때 됐나요? 리뷰 항상 잘 보고 갑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

2010.03.16 07:06




지붕뚫고 하이킥이 종영을 며칠 앞두고 그동안 얽힌 관계의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122회 에피소드는 자옥샘과 현경의 불편한 관계를 훈훈한 모녀관계로, 자옥샘을 진정 가족으로, 그리고 현경이 엄마로 받아들이는 에피소드가 방송되었지요. 또한 세경이가 지훈에 대한 미련을 세경의 의지로 정리하는 모습도 보여 주었습니다. 세경의 마음을 뒤늦게 알아 챈 지훈이 "가지마라" 며 세경을 흔들기도 했지만, 세경은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자신을 탓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식으로 세경의 마음을 확실하게 보여 주었지요. 세경은 아빠와 함께 신애랑 셋이 함께 사는 것으로 마음을 잡았고, 세경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입니다.
지훈이 그렇게 울며 찾았던 빨간 목도리를 다시 찾았는데 "왜 그렇게 덤덤하게 받았느냐" 고 물었지요. 세경은 "겨울이 다 가서" 라는 말로 지훈이에게 향했던 마음이 끝났음을 확인시켜 주었어요. 지훈의 빨간목도리는 세경에게 닥친 시련과 함께 했던 물건이었어요. 힘든 시기 세경에게 한자락 위안을 주었고, 가슴을 설레게 했던 첫사랑의 열병과도 같았지요. 세경에게 겨울이 끝났다는 것은 아빠와 신애 그렇게 가족이 함께 모여 살 수 있게 된 희망과 동시에 짝사랑으로 아팠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어요.
지훈에게 당당하게 이별을 고하는 세경의 모습이 더 이상 혼자 가슴 아파하는 약한 세경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세경이 몇뼘은 자란 것 같아 기분이 좋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자신의 마음을 이제서야 알아 봐 준 지훈을 좀더 근사하게 뻥 차버리기를 바라기도 했지만, 그런 모습은 세경이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정음이 같은 성격이었다면 아마 마음에 없는 독설이라도 퍼부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종영을 앞두고 무엇보다 훈훈한 모습은 현경과 자옥샘이 진심으로 엄마와 딸이 되었다는 것이에요. 해리의 스파이더맨 놀이때문에 빚어진 일이었지만, 해리가 베란다에서 떨어졌다는 말에 신발조차 제대로 신지 않고, 양말만 신은 채 병원까지 온 자옥의 모습을 보고, 현경은 자옥샘을 진심으로 해리의 할머니, 자신의 엄마로 받아들이지요. 하이킥의 우울한 결말들이 나도는 가운데 순재옹과 자옥샘의 노년의 행복만은 지켜주길 바랐는데 제작진이 좋은 결말로 이끌어 줘서 고마울 정도입니다.
종영을 앞두고 하이킥의 캐릭터들의 변화에 대해 설왕설래 말이 많지만, 저는 세경과 신애의 꿋꿋한 성장기는 드라마 기획의도대로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짝사랑의 슬픔을 털어내고 밝아진 세경의 모습은 예전의 청승세경보다는 훨씬 보기 좋으니까요. 세경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분수에 어긋난 사치와 철딱서니 없었던 정음도 많이 변했어요. 하이킥에서 세경도 정음도 해리도 꾸준히 변하는 에피들을 지속적으로 보여 줬어요.
세경이 얼마남지 않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밝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성장해 가주길 바라는 마음이 대부분 시청자가 세경에게 보내는 응원이었어요. 세경은 그렇게 변해왔고 성장했어요. 이민이라는 새로운 변수 앞에서도 세경은 당당했고, 강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지훈이 가지마라며 세경에게 검정고시 계속 준비해서 너의 미래를 위한 시간을 보상받으라는 말에 세경도 충분히 흔들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세경은 자신의 결정이 훗날 후회될 결정이라 해도 누구의 탓도 아닌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임을 분명히 했지요.
준혁의 마음에 대해서도 세경은 상처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과외하자며 이층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져 넘어진 준혁이 끝까지 폼생폼사로 아무렇지 않은 듯 하려하는 모습이 세경도 싫지는 않았을 거예요. 준혁의 마음을 알면서 어떤식으로 세경이 준혁에게 이별을 고하게 될지, 아니면 훗날을 기약할 지는 모르겠지만, 삼촌과 과외할 거냐는 말에 세경은 준혁학생과 공부하는게 더 재미있다며 용꼬리 용용, 허벌나게 쉽다는 준혁의 말을 인용하면서 준혁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지요. 준혁이 삼촌에게 자격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세경이도 다 알고 있겠지요. 세경이 이민을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저로서는 감수성 예민한 준혁이 걱정되지만, 준혁도 세경도 이별과 새로운 만남의 반복 속에서 클 것이고, 또 앞으로도 성장해 갈 거라고 생각해요.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준비라고도 하잖아요.

정음 역시 마찬가지에요. 취직하려고 다단계 판매회사에 들어가서 엎드려 뻗처하며 벌서던 일, 그 이후 정음이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나름 열공하는 모습, 정음 집이 갑작스럽게 망했다는 설정은 과장적이었지만, 사치와 허영을 버리고 철들어가는 모습은 정음 집이 망해서 갑작스럽게 변한 것만은 아니었지요. 물론 큰 충격이긴 했지만 그 전부터 정음은 조금씩 변해 왔거든요.
해리도 순식간에 착한 해리로 변한 것은 아니었어요. 물론 해리는 착한 해리까지는 아직은 안됐지요. 하루아침메 바뀔 수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해리는 신애의 생일에 저금통을 들고 나가 케익을 사오기도 했고, 뜨거운 코코아를 쏟은 실수때문에 저금통을 들고 세경에게 병원에 가라며 미안함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생활모습에서도 예전보다 신애와 조금씩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왔어요. 초창기에만 해도 해리는 신애가 쇼파에 앉아 TV를 보는 것도 못하게 했을 정도였는데, 요즘은 나란히 앉아 TV를 보거든요.
또한 해리가 신애와 세경을 보는 표정도 예전의 '미워 죽겠다' 표정만은 아니에요. 해리가 변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어린 아이들의 표정은 가장 직설적으로 나타내는 감정표현이잖아요. 해리가 신애의 이민 소식에 가장 슬퍼하고 충격을 받을 것 같은데, 아마 해리도 신애의 부재에서 오는 허전함에서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될 거라 생각해요. 신애와의 이별이 해리에게 큰 성장통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나름대로 하이킥 속의 주인공들은 성장해 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번 회 세경이와 신애의 마지막 서울나들이를 보면서 갑자기 세경과 신애의 캐릭터를 해리의 말대로 꾸질꾸질 자매로 바꿔야 했는지 조금 섭섭하더군요. 세경과 신애는 이민수속을 밟으며 남은 돈으로 서울나들이를 계획하지요. 그런데 사진값무터 여권발급비용, 뷔페비용, 남산 케이블카, 한강유람선 승선비 등등 모두 예산했던 비용과는 차질을 빚었지요. 
뷔페에 가서 초등학생 신애를 7살 어린아이라고 속이고 들어가, 어른 두세배 음식을 배터지게 먹으며 좋아하는 모습까지는 시트콤 속의 재미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남산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 공짜로 탈 수 있는 방법으로 신애를 47개월 어린아이가 되게 하지 않나, 한강유람선을 타기 위해서 세경이 신애를 업고 36개월 미만의 애기로 만들고, 혀를 짧게 "째짤(세살)" 하고 연습을 시키는 장면에서는 세경이와 신애가 구질해 보여서 그저 웃기에는 화가 나더군요.
언제 한국에 오게 될 지 모르는 신애를 위해서 동생의 소원을 들어 주는 것까지는 언니로서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좋은 마음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세경이는 그동안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속이지 않고, 그야말로 심지 굳고 착한 세경이었어요. 반듯했고, 너무 고지식해서 거짓말도 못하는...그런데 뷔페에서 싸게 음식을 먹기 위해, 케이블카를 공짜로 타기 위해 어린 동생 신애와 벌인 연극은 그렇게까지 속이면서 해야 했나 싶더군요. 그동안 보여 주었던 강직하고 정직한 세경이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급 속상해졌습니다.
지훈이가 주는 핸드폰도 공짜로 받기 싫어서 목도리를 떠 주고, 핸드폰 요금까지 다 정산하려 했던 세경이었는데, 순식간에 눈 하나 깜짝않고 거짓말을 하고, 신애에게 혀짧은 소리를 하라고 하고, 무릎을 구부려서 키를 작게 보이게 하라는 세경이를 보니 꾸질해 보여서 아쉬웠어요.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저녁에는 편의점 알바를 하는 소녀가장 황정음의 반듯한 모습에 반해, 막판에 세경이를 몰염치한 아이로 변질 시켜가는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왕 이민갈 생각이라면 들고 있는 적금이라도 깨서 다음에 거짓말 하지않고 당당하게 서울나들이를 하자고 했으면, 훨씬 세경 신애 자매다웠을텐데, 덩치가 또래보다 큰 초등학생 신애를 세살배기 아이로 둔갑까지 시켜서 한강유람선을 꼭 태워야 했나요? 동생을 위한 세경이의 시트콤적인 망가짐도 좋지만, 종영을 두고 아무리 가난한 세경이라지만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꾸질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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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43
  1. 이전 댓글 더보기
  2. 할말은 한다 2010.03.16 11: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젠 보지 못해서 내용을 몰랐는데 님 글로 대신해 보네요~
    꽃샘추위.황사까지~건강 유의하세요^^

  3. ann 2010.03.16 11:17 address edit & del reply

    사실 신세경 캐릭터상 맞지는 않았죠...

    세개중에 한개만 하고...아 예산이 20만원이었으니까 한개만 포기해도 두개정도는 제대로 할수있을듯...

    아니면 돈이 없어서 우연히 본 조각배에 대신 타다가 경비아저씨한데 혼난다던가...

    아무튼 세경이 정직이 훼손된 점에 대해서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4. 지나다가 2010.03.16 11:19 address edit & del reply

    꾸질꾸질이라기 보다는 살인적인 물가의 현실을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5. 아쉽 2010.03.16 11:26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시트콤은 시트콤으로 봤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덩치가 큰 11살짜리 아이를 36개월로 속였을때 벌어지는 상황쯤 되어야 재밌는 에피소드도 나오겠죠. 상식적으로만 스토리를 전개한다면, 그건 그냥 드라마지 시트콤은 아닐것 같은데요.
    더구나, 시트콤보다 더 말도안되는 드라마가 판을 치고 있는 요즘에는 더.. 그렇겟죠.

  6. 2010.03.16 11:4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2010.03.16 11:54 address edit & del reply

    세경이 한 일은 소위 '아줌마스런' 짓이죠. 하이킥이 한국 아줌마들에게 주는 면죄부가 아닐까요? 그 짠한 마음을 이해한다는...

  8. 현실비판인데.. 2010.03.16 12:06 address edit & del reply

    갱제타령하면서 물가잡는다고 개뻥쳤지만물가도 못 잡는 무능한 쥐새기들을 까는건데..
    왜 이걸 꾸질자매라고 보시는지들???
    세경이 아무 근거도 없이 처음 예산을 짜지는 않았겠죠
    그런데 그걸 너무 넘어버린겁니다
    소득은 줄고 심지어 해고에 투잡에 시달리지만 애들 교육비도 빠듯한 현실..

    하이킥은 적어도 그 초심을 잃지는 않았어요
    현실은 시트콤보다 더 황당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조는 퍼부어도 2조는 아깝다잖아요..

    교감샘이 신발도 안 신고 해리보러 온거 보세요
    대비되지 않나요? 진심도 그렇다고 도움도 안되면서
    빵꾸똥꾸나 문제삼는 진짜 빵꾸똥꾸들에게 한방 날린겁니다

  9. 화압 2010.03.16 12:26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람은 누구나 변하게 되기 마련이니, 그 모습을 보여준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제나 진실성있고 거짓말 하지 않으며 미련할 정도였던 세경이가 이제는 세상 사는 법을 배운게 아닌가 싶더군요. 한결같은 사람은 어떻게 보면 고집센 사람이기도 하지요. 자신의 믿음만이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 그런 고집스러움이요. 조금의 요행에 눈 뜨게된 언뜻 보면 아줌마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세경이의 모습이었지만, 현실성이 뭍어나오면서 우직한 신세경이란 캐릭터가 세상을 알아가고 타협해가며 요령을 알아가는 모습에 더욱더 캐릭터의 생명력과 진실성을 느꼈습니다. 저는요.

  10. 꾸질 한게 그리 나쁜가요? 2010.03.16 12:29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그냥 우리들 어렸을때...미워할수 없던 우리 어머니들의 거짓말이 생각나서 웃었어요 없는주제에 없으면 참고 가만히 있으라는게...님의 말씀인지는 모르겠어요 그게 그렇게 꾸질꾸질한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엄마도 남에게 손한번 안내미는 자존심 강한분이셨지만 없는살림에 어쩌다 외출나갔다가 한두번쯤 있었던 일이라 훗날 커서 미워할수 없는 .....그런 추억이었어요 또한 없지만 마지막에 그정도는 꼭해주고 싶어하는 그 애틋한 마음이 읽혀져서 ...미워할순없던데요..
    세경이 여기서 곧이곧대로정직을 내세운다면 돈이 없다는 이유로 신애에겐 늘 유람선이나 뷔페나...어릴적 기억엔 없어서 못간 추억하나가 살짝 아리게 기억되었겠지요..그렇게까지 하길 원하셧다면 뭐...
    정직이라는 잣대를 굳이 대보고 싶다면 그렇게 말할수도 있겠지만....

    한번쯤 정상참작해주고 싶은 사안이 있지않나요. 그리고 열심히 일해서 남은돈으로 동생 에게 마지막 서울의 추억을 만들어 주기위해서 잠깐 뻔뻔해질수 있었던 거지요....세경이도 그렇게 보여서 전 그리 꾸질이란 이미지보다는 공감이 갔는데요............더구나 세경이는 산속에 살아서 청소년기를 다 보냈기에 우리 어머니의 세대 모습이 있을수 밖에 없는 캐릭터 인걸요.........그모습을 꾸질하다 나무라신다면.......그냥 본인 느낌대로 보셔야지만.......저에겐 서민경제 생각했던것보다 나가보면 혀를 내두루는 실제 경제와의 차이가 실감이 더나는 에피였어요 열심히 일하고 아껴왔던 세경신애자매가 이런 트릭없이도 케이블카 유람선 뷔페를 마지막서울의추억으로 누릴 권리는 충분히 있어야하는데....현실이 안되는거죠 그리고 살아남기위해서울 도시에서 ^^ 박스에서 자던 우릐의 세경자매 캐릭이 갑자기 바뀐건 아닌것같아요..^^

  11. 2010.03.16 12:3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2. 생각. 2010.03.16 12:59 address edit & del reply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우시면...

  13. 레오 2010.03.16 14:24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좀 웃고 넘어가면 안되는 에피소드일까요? 세경이의 억척스러움이 강조된??^^

  14. 2010.03.16 14:2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5. 빨간來福 2010.03.16 14: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거의막바지군요. 대개는 아름답게 끝내게 마련인데, 거침킥에선 사랑하는 사이 갈라놓고 뭐 좀 찜찜하게 끝났잖아요. 아마도 조금의 비틀림은 있지 않을까 하는....

  16. 이곳간 2010.03.16 14:52 address edit & del reply

    저 홍천댁이윤영에서 이곳간으로 닉넴 바꿨어요^^ 하이킥 끝나가니까 어쨌든 전 좀 아쉬워요... 이루어지지 않은 러브라인이 아쉽기도 하구요..

  17. 새라새 2010.03.16 14: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어제 봤는데 정말 구질구질이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제 지붕도 막바지에 막나가는것 같아요...에~~효

  18. 2010.03.16 17:1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9. 어린쥐™ 2010.03.16 18: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히려 입체적인 인물로 발전한 결과라 볼 수도 있지 않을 까요? 부잣집 도련님의 푼돈(?)의 호의조차도 (물론 이성적인 느낌을 느꼈기 때문인이유가 크지만,) 받아 넘기지 못했던 것은 그만큼 닫힌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자신이 처한 식모라는 상황이라던가, 동생의 보호자라는 역할이라던가, 그런것들이 과도하게 주위에 대해서 경계하도록 만들었고, 술에 잔뜩 취하거나 머리 꼭대기 까지 화가 차오른 상황이 아니라면 드러나지 않았던 감정들이 이제는 능동적으로 드러나고 있죠.

  20. 세경은 2010.03.18 11:16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가 생각하듯 크게 거창하게 정직한 서민을 대표하는게 아니에요 머리도 좋고 능력도있겠지만 형편상 중졸을한 도우미하는가난한 아가씨죠 거기에 어린동생의 가장이고 가진게 없을땐 특히나 좋아하는사람에겐 더욱더 자존심을 챙기게 되는거죠 정음이가 오히려 집이 망해가니까 남친이나 친구들에게 빈대붙지 못하는것처럼 말이죠 물질적인 가난이란 그런겁니다 헌데 그걸 구질하게 보느냐 그냥 에피로 보느냐는 보는사람의 관점이구 그런 세경에게 서울의 마지막 추억으로 구질?하게 동생 나이를 속여야 하는상황이 오니............한번쯤 눈감고 ..저지를수 있었던 일이죠
    어쩌면 한국에 마지막일수도 있는 동생을 위해...

  21. 빈털이 2010.03.18 22:11 address edit & del reply

    뭐 꾸질이라구? 꾸질이가 뭔데?
    돈이 없으면 어쩔 수가 없는거야. 나도 7살에 여탕 갈 때는 36개월 꼬맹이가 돼야 했었어

2010.03.13 10:29




지붕뚫고 하이킥 121회, 다시 찾은 세경의 빨간 목도리와 지훈이 세경에게 이민 "가지마라" 며 묘한 분위기를 보여주었던 에피소드는 낚시가 심해도 한참 심했습니다. 세경의 짝사랑을 다시 들춰서 여론몰이를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닐테고, 세경이와 지훈이를 엮어줄 의도는 더더욱 아닐테니까요. 이번회에서 제작진은 종영을 위한 재미있지 않은, 잘못하다간 욕만 실컷 먹을 깜짝 반전을 내놓았습니다. 지훈이 그동안 세경이 자신을 짝사랑해 온 것을 알게 되고, 문제의 지긋지긋한 빨간 목도리를 다시 등장시켰다는 점이에요. 지훈이 세경에게 준 빨간 목도리는 아마 실이 삭아서 너덜너덜 해졌을 것 같은데도 참 오래도록 사용하네요.
물론 제작진이 세경과 지훈을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연결시키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훈이 정음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힘들어 하고 있는 마당에 갑자기 세경에게 뿅~하는 그런 일이야 없겠지요. 아무리 시트콤이고 젊은 사람들 사랑도 인스턴트식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지만, 그런 무리수은 두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의 발단은 세경아빠로부터 편지가 온 것에서 비롯되었지요. 세경아빠가 세경 신애 자매에게 이민을 하자는 편지를 보내 온 것이에요. 병원으로 수학 공부를 하러 가는 길에 세경이 아빠로부터 편지를 받고, 그 편지를 신애에게 읽어주다 세경이 이상하게 멍해진 것을 본 지훈이 세경의 편지를 몰래 보게 되었어요. 이민가자는 아빠의 편지였어요.
현경의 심부름으로 지훈의 병원에 간 세경은 지훈의 학교 근처에서 샀던 LP판을 "그동안 저한테 주신 것들 감사드려요" 라는 카드와 함께 지훈의 책상위에 놓고 나왔지요. 마침 지훈은 분실한 USB를 찾으러 갔다가, 분실물센터에서 세경의 빨간 목도리를 발견했지요. 세경에게 잃어버린 것이 맞느냐고 물으니, 세경이 맞다며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지훈이 한참 동안이나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세경이 두고 간 LP판을 들으며 지훈은 세경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집에 가사도우미로 와서 다시 만나게 된 일, 그리고 학교근처에서 세경과 음악을 듣던 일, 세경이 목도리를 잃어버렸다고 울던 모습까지 회상을 하지요. 지훈이는 그제서야 세경에게 빨간 목도리가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었어요. "죄송해요, 아저씨가 사 주셨는데 간수도 못하고..." 라며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슬프게 울었던 세경의 모습을 떠올렸던 것이에요. 지훈도 사랑을 해봤기에 어떤 사람에게서 받은 물건이 그 사람에게 마음이 있을 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어요.
저녁에 주방에 있는 세경에게 지훈이 "이민갈거니?" 라며 편지를 봤다고 말하지요. 그리고 "가지마라" 라며 세경을 놀라게 했는데요, 지훈의 가지마라는 말은 여러가지 해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지훈이와 세경이 잘되기를 바랬던 분들은 애정라인의 부활에 기대를 걸수도 있겠고, 지훈과 정음라인이 잘 되길 바랐던 분들은 허탈함과 배신감도 느낄 것이고요. 물론 화살은 지훈이에게로 쏟아지겠지요. 정음이랑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에서 부터 세경이를 책임질거냐에 이르기까지 두 여자를 가지고 어장관리하냐, 사랑이 그렇게 쉽게 움직일 수가 있는거냐? 등등....

그런데 제작진이 지훈에게 쏟아질 공격들을 예상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또한 지금 상황에서 세경과 지훈을 묶는 것이 억지설정이라는 것도 알 거라고 생각됩니다. 세경이에게 이민가지 말라고 한 것은 저는 지훈이 이제서야 세경의 마음을 알았다느니, 진즉 세경의 마음을 몰라주고 힘들게 해서 미안해서 였다느니, 아님 이제부터 핑크빛 무드가 모락모락 피우게 될거라느니 등의 암시와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디.
지훈이는 세경이 지금까지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혼자 힘으로도 살아가고 있는 것을 꺾지 말라는 듯 보입니다. 무엇보다 6개월이나 되는 시간동안 가족처럼, 동생처럼 지켜봤던 세경이를 떠나 보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겠지요. 아는 친구들에게 "이민갈지도 몰라" 라고 하면, "어머 잘됐다, 얼른 가라"며 반색할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어요. 헤어짐이 섭섭해서 가지마라고 말하는 게 먼저이지 않나 싶어요. 지훈의 감정도 그런 종류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세경이가 검정고시로 학업을 계속하려고 하는데 한국에서 계속 공부를 하지 그러느냐는 권유로 했을 수도 있고요.
저는 세경이 신애와 함께 아빠에게로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주인집 식구들과 함께 밥먹는 것조차 편하게 하지 못하는 세경에게 순재옹네 집은 가족같지만 세경의 편한 집은 아니에요. 진짜 가족이 아니거든요. 또한 세경은 이미 지훈에 대한 짝사랑을 털어냈어요. 지훈과 정음의 결별로 그 틈새에 세경의 짝사랑을 넣었다고 한다면, 이는 세경이의 감정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 밖에는 의미가 없어요. 그렇게 아파하고 힘들게 내려 놓았던 짝사랑을 지훈이의 "가지마라" 라는 의미와 함께 흔들어 댄다면, 세경이를 또 다시 아프게 하는 것일 거예요. 제작진도 이를 모르지 않을테고요. 
지훈이가 세경이를 마음에 담은 적도 없는데, 단지 세경이가 자기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이제서야 눈돌려 세경에게 관심을 가진다면, 그야말로 지훈이는 사랑의 '사'자도 할 자격이 없는 가벼운 사람밖에는 되지 않을 거에요. 또한 세경이처럼 심지도 강한 여자가 정음과 지훈이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아직 세경이는 정음이 지훈에게 이별을 통보한지도 모르고 있지요) '얼씨구나 아저씨~'하고 반색할 세경이도 아닐 테고요. 
만약에, 혹시라도 제작진이 정말로 지훈이가 세경에 대한 사랑을 깨달았다는니 하는 식의 애정라인을 위한 에피소드였다면, 이는 도저히 이해가지 않을 억지설정일 것입니다. 누구보다 세경이가 지훈이 마음을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고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지훈이 세경에 대한 마음이 있다는 식으로 세경을 흔들었다가, 다시 정음과 지훈이의 사랑을 확인하고 화해하게 한다면, 그것은 용서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세경이를 더 이상 혼란스럽게 하지 말았으면 싶네요. 또 세경을 지훈과 정음의 화해를 위한 들러리로 세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음과 지훈이를 화해시키지 않은 것보다 세경이를 두 번 힘들게 하는 것은 더 참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세경이는 아플만큼 아팠어요. 지훈이 때문에 더 이상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지붕뜷고 하이킥이 설득력없는 황당한 결말로 요상스러운 하이킥으로 남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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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56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소나무 2010.03.13 22:45 address edit & del reply

    세경이가 어디 쫓겨나거나 안좋은 일로 가는게 아니고, 아빠가 와서 같이 살기위해 떠나는겁니다. 단순히 세경이가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 지훈이가 가지말라는 말을 오지랖넓게 하진 못하겠죠..그 이상의 감정이 분명 있습니다.

  3. 걸어서 하늘까지 2010.03.13 22: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세경과는 결코 다시 연결을 하는 식은 아무리 시트콤이라고 하지만 설득력이 없을 뿐더러 지금가지의 감동이나 재미, 그리고 제작진들에 대한 신뢰마저 추락시키는 결과가 될 것 같아요.

  4. 그대는 어디에 2010.03.13 23:10 address edit & del reply

    지세가 결국 연인이 될것 같네요. 지정은 더 빨리 끝났어야하는데 인기를 끌다보니, 시청률의 도구로 이용한듯도 하구요.

  5. 동감입니다. 2010.03.13 23:39 address edit & del reply

    동감입니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지훈의 말이 세경이를 좋아해서 붙잡는 말이 아님을 알텐데..
    많은 분들이 지훈케릭을 욕하더군요. 어찌되었거나, 지훈이가 세경이란 존재를 뒤늦게나마 자각해주어서 고맙구요. 이제 세경이는 어깨의 짐들 다 내려놓고, 그나이의 여느 아가씨들 처럼 평범하게 행복해졌으면 좋겠네요..

  6. 2010.03.13 23:44 address edit & del reply

    혹시 지훈이 세경에게 빠져든다고해서 억지설정이라고 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지훈의 마음이 혹시 바뀐다면 욕을 먹어야 하거나 돌을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어쨌든 정음과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근데요 '욕을 먹어야 할 상황=억지라거나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죠.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적어도 지훈과 세경의 관계에서는요.
    둘이 길을 가다 눈 맞은 것도 아니고, 전혀 아무 일도 없다가 뜬금없이 그런 것도 아니고요. 개연성에 대한 작은 에피소드들은 그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7. 셀러오 2010.03.14 00: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한류님과 비슷하게 느끼는데요~ ^^
    드라마야 재미로 보면 그뿐이지만 가끔 용두사미되는 드라마들 보면 참 안타깝죠. 정말 굵고 짧게 사전제작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ㅋ 말이 안되지만요.^^ 혼란스러운 하이키의 러브라인 앞으로는 또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네요 ^^

  8. 지훈이는 2010.03.14 00:51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현실적인 남자더군요. 드라마 속에서는 순정파 남자가 대세이지만, 현실 속에서는 지훈이 같은 남자가 더 많죠. 애인과 헤어지고, 바로 다른 사람에게 눈 돌리고, 때로는 결혼해 버리기도 하고....기다릴 줄도 모르고 인내심도 부족하죠.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자기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더 선호해요. 이런 경우, 남자가 아닌, 상대 여자가 욕을 먹게 된다는 거...남자는 덤덤하고, 여자는 좋아하는게 눈에 보이니, 화살이 여자에게 돌아가는 거죠. 제발 세경이를 이렇게 만들지는 말았으면 좋겠네요. 세경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리고, 진심으로 너 만을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라. 주인공인 세경이가 이용당하는 꼴을 어찌 보냐구!

  9. 제 생각엔 2010.03.14 01:45 address edit & del reply

    지세라인이 맺어지는 것으로 끝난다고 해서 결코 비현실적이진 않을 것 같네요...비난 받을 일일 수는 있겠으나...둘이 당장 이어지지는 않고 시간을 좀 흐른 뒤 시작하는 것을 암시하는 정도로 끝난다면 더욱 개연성이 있지 않을까요...

  10. 불쌍한세경 2010.03.14 04:41 address edit & del reply

    솔직히 세경이가 정음이보다 100배는 더 불쌍하지 않나요? 이제 행복해져야 할 사람은 세경이에요. 정음이는 부모님 두 분 모두 살아계시고 부양해야됄 동생이 있는겄도 아니고 남의집 식모살이 해본적도 없고...10번잘못하고 1번 잘하면 잘한것만 보인다는데 그꼴이네요. 집 망했다고 동정표받고..지금까지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하다가 정신차릴 기회가 생긴거죠. 세경이가 지훈이 뻥 차고 이민가서 성공해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

  11. Subjective 2010.03.14 05:08 address edit & del reply

    누군가 내 주위에서 묵묵히 나를 응원해주고, 마음써주며 바라봐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나도.. 흔들릴것 같은데.. 그런마음이 비현실적이란 말인가???

  12. 반전이라면... 2010.03.14 06:45 address edit & del reply

    지붕킥을 시작할 때, 제작진은 세경의 성장을 이야기했던 것 같네요. 문학작품에서 등장인물의 '성장'이란 용어는 보통 그 인물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자아를 찾게되고 자신 안의 문제를 해결한 후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하게 되는 과정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그 인물이 겪게되는 우여곡절의 큰 축이 또한 이성과의 교제, 즉 사랑과 실연의 과정이지요. 생각해보면 세경을 중심으로 이 극을 볼 때, 세경이 지훈, 혹은 준혁과 연결되는 것은 동화적 결말일 뿐, 진정한 성장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세경의 스토리는 약간은 오래된 이야기들, 우리의 어머니 혹은 이모 세대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들 중에 '성공시대'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평화시장 미싱공에서 혹은 식모살이 신세에서' 독학으로 공부하고 미국으로 유학가서 미국의 모모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모모씨의 이야기...이런 것일 겁니다. 왠지 저는 처음부터 세경이가 결국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가게되어 학업을 계속하고 말 그대로 15년 후, 멋진 캐리어 우먼 또는 피아노 연주자, 혹은 운동선수(?)로 금의환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후반부에 살짝 등장하는 뜬금없는 "줄리엔의 그녀 " 에피( 제작진이 세경의 외국 생활의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한 또 다른 장치, 말그대로 키다리 아저씨로서의 줄리엔의 역할이 신애가 아닌 세경에게로 전이되도록)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하간, 제작진이 구상하는 반전이 제가 생각하는 대로 흐른다면, 아마도 '가지마라'라는 지훈의 말에, '아니요'라고 말하고 도미하여 성공하는 세경으로 결론나지 않을까요? 예전에 좋은 조건으로 일하는 집을 옮길 수 있는 상황에서 지훈의 '가지마라'는 한 마디에 마음을 접었던 세경이었지만, 그녀의 말대로 지훈이 '이제는 편해진' 세경이기 때문에, 그때와는 다른 대답이 나올 듯 보입니다. 사족으로 지훈과 세경의 첫 만남은 '신데렐라'의 모티브가 강하게 깔려 있는데, 신데렐라와 다르게 신발 주인이 직접 신발을 찾으러 왕자님의 집으로 찾아가고, 신발 주인은 왕자님의 사랑을 얻은 것이 아니라 왕자님의 집에서 일자리를 얻었다는 것도 지붕킥이 보여주는 동화 비틀기의 모습이라고 봤을 때, 당당하게 혼자 일어서는 한 여성의 성장을 보여주려는 스토리라인이라고 보여집니다. 아무튼, 지훈의 '가지마라'라는 말은 극의 전환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키가 될 듯 합니다. 그동안 참 모질게도 세경을 괴롭힌 지붕킥이라면, 분명 달콤한 안주보다는 고통 속에서 자아를 찾아서 한 걸음 나아가는 세경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해봅니다.

    • 동감 2010.03.14 22:58 address edit & del

      완전 동감이에요.

  13. ★입질의 추억★ 2010.03.14 08: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하이킥 진행방식 보면 뿔날려고 합니다 씩씩~;;
    그냥 시청자들의 심리를 흔들어놓거나 주목을 받기위한 정도로 마무리 되길 바래요

  14. 몽리넷 2010.03.14 10: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벌써 121회 씩이나.. 이거 이제 끝날때가 다된건가요~

  15. 탐진강 2010.03.14 15: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은 하이킥이 좀 이상해졌다고 말하는 사름들이 많더군요

  16. 홍천댁이윤영 2010.03.14 15:44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정말 얼마 안남았는 데 얘기가 좀 이상시럽게 가는 것 같기는 해요..

  17. 베짱이세실 2010.03.15 02: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블로거들은 완전 뿔났죠. 저도 이거 뭐야, 하면서 솔직히 오늘(월요일) 에피가 너무 기다려져요. ㅜㅜ 지훈의 가지마라, 는 물론 낚시겠죠?;;;;

  18. pennpenn 2010.03.15 07: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금요일저녁 모임으로 지붕킥을 보자 못하렸는데
    이런 일이 있었군요~ 잘 읽었습니다.

  19. 2010.03.15 07:3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 blue paper 2010.03.15 08: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주변에서도 이제 지붕킥은 갈데까지 갔다는 평이 주류를 ;;;;
    세경이 이제 그만 힘들었으면 ;;;

  21. 2010.03.15 10: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