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에 해당되는 글 30건

  1. 2010.01.27 하이킥, 세경이 장롱 위로 올라간 사연 (25)
  2. 2010.01.26 '하이킥' 유치 자옥vs분노 해리의 대결, 왜? (31)
  3. 2010.01.22 '하이킥' 준혁의 노란목도리 의미와 세경이 편지를 읽었다는 증거 (48)
  4. 2010.01.21 '하이킥' 세경, 행복하고 슬펐던 짝사랑 끝내다 (65)
  5. 2010.01.20 '하이킥' 도를 넘어선 선정적 장면, 불편하고 낯뜨거웠다 (173)
2010.01.27 06:28




하이킥 95화는 지훈과 정음의 몰래데이트와 금언령이 내려 진 보석때문에 말고문 당하는 세경의 에피소드를 보여주었는데요, 특히 보석과 세경의 에피소드는 웃음도 컸지만, 보석이 이 시대 아버지들의 모습처럼 보여 안쓰럽기도 했어요. 지훈과 정음의 관계가 밝혀지는 것이 초읽기에 들어 간 듯한데, 지난 회 보석에게 들통난 두사람은 보석의 순간 기억상실증으로 넘어가나 싶더니 자옥으로 인해 위기에 처했어요. 하지만 이번에도 미꾸라지 빠져 나가듯 용케 들키지 않았네요. 아마 곧 들통날 것 같지만 숨바꼭질 연애를 하는 두 사람을 보니 이해가 가면서도 답답해요.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이쯤해서 밝혔으면 싶네요. 계속 비밀로 감추려면 지훈이나 정음 주머니에 까만 비닐 봉투는 필수품같아 보여요. 얼른 자수해서 광명 찾으시길..ㅎㅎㅎ
퇴근한 순재옹 화가 잔뜩 나 있지요. 보석이 경쟁회사에 입찰기밀을 흘리는 바람에 회사에 큰 손해가 있었다네요. 보석이 경위에 대해 설명하려는데 순재옹은 들으려 하지 않지요. 앞으로 회사에서건 집에서건 입도 뻥긋하지 말라고 금언령을 내렸지요. 보석이 한마디라도 하면 신고하라고 가족들에게 엄포까지 놓습니다. 심지어 하품도 못하게 하는 순재옹이에요. 금언령에 처해 진 보석은 난관이 한 두가지가 아니에요. 화장실에 휴지가 떨어졌는데도 해리에게 부탁하니 할아버지에게 고자질해 버리지요. 착한 세경이 몰래 화장지를 두고 가서 위기는 면했지만, 보석은 속이 답답해 죽을 지경이에요. 
세경은 할아버지한테 신고 안할테니 자기에게는 말해도 된다고 하지요. 이 한 번의 호의 내지는 말실수가 세경을 잡습니다. 보석의 집요한 귓속말이 시작된 거예요. 보석은 집에서 말 받아 주는 사람이 없으니, 하루종일 세경의 꽁무니만 졸졸 따라 다니며 하루 있었던 일부터 예전에 순재옹에게 섭섭했던 일, 회사에서 억울했던 일을 미주알 고주알 귓속말로 세경을 고문합니다. 청소하는 세경 옆에 찰싹 붙어서 귓속말을 해대고, 빨래하는 욕실까지 와서 세경을 귀찮게 하지요. 세경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요. 그런데 세경이 감기 기운이 있어서 몸이 으슬으슬하고 머리도 우지끈 아파 오지요. 보석의 귓속말 수다를 하루종일 받아 주려니 지치기도 했을 거예요.  
하루밤이 지났어요. 세경이 아침준비하러 나오니, 보석이 삼년만에 만난 님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 합니다. 일찍 일어나 세경에게 얘기하려고 세경 방문만 바라보고 있었나 봐요. 귓속말은 다시 시작되었고, 세경은 감기 기운이 더 심해지지요. 세경 얼굴에 '나 아파요' 라고 쓰여 있는데도요. 보석이 해 줄 얘기는 어제밤 꿈이래요. 그것도 대하드라마.. 으악..얼마나 고문을 당했는지 나오지 않았지만 안봐도 비디오 안들어도 오디오에요.
감기 몸살이 더 심해진 세경이 누워 쉬고 싶은데, 휴대폰 문자메시지 알람 소리가 들렸지요. 보석의 문자였어요. 회사에서 3박4일을 해도 모자랄 일이 있었다네요. 5분안에 도착해서 말해 줄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요. 보다 못한 신애가 보석 아저씨 들어오면 시간 끌테니 2층에서 숨어 있으라고 하지요. 죽을 힘을 다해 보석을 피하는 세경은 얼마나 아픈지 한 계단을 오르기도 힘이 드나 봐요. 신애도 크게 도움이 못돼요. 배에서 신호가 와서 화장실이 더 급했거든요.

보석과 세경의 숨바꼭질이 시작되었지요. 보석은 세경이 안 보이니 궁금해서, 아니 얘기하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에요. 집안 구석 구석 다 찾아 봐도 세경의 머리카락 하나도 안보이지요. 세경은 지훈방 장롱 위에 숨었지요. 장롱 위에 숨은 세경 모습에 빵빵 터졌어요.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에요. 지훈에 들어 선 보석이 막 나가려는 찰나 세경이 그만 기침을 하고 말았어요. 보석의 얼굴은 웃음 꽃이 피고 세경은 죽을 맛이지요. 장롱위 청소를 하러 왔다고 둘러대기는 했지만, 세경과 보석의 대조적인 얼굴을 보는데 거의 숨이 꼴까닥 넘어갈 정도로 웃었네요. 세경에게 진짜 할말 많다며 얼른 내려오라는 보석의 말에 웃음 한 번 더 터졌고요.  
보석은 세경에게 감기약까지 사다 먹여 가며 긴 일과를 보고 했어요. 이젠 세경이 도저히 들어 줄 수가 없었나 봐요. 세경의 손에 휴대폰이 들리고 할아버지에게 문자 날라갑니다. "신고합니다" 세경의 신고가 무사히 접수되서 보석의 귓속말 고문이 끝났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세경은 말 한마디 잘못했다 된통 당했네요. "저한테는 말해도 돼요" 라는 말 한마디가 천 마디로 돌아올 줄 세경이 상상이나 했겠어요?  이래저래 아픈 세경이의 고문관이 된 보석이었지만, 안됐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어요. 지난 번 스쿠터 타고 하늘을 날았던 이후로 급격히 친해 진 모습이 좋아 보이기도 하고, 그나마 세경이라도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어서 보석이 미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현경과 달리 보석은 사근사근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보석에게 금언령은 순재옹에게 방구 금지령보다 더 참기 힘든 일이었을 거예요.
이번회 에피소드를 보며 남자분들 많이 공감하셨을 것 같아요. 저는 금언령 내려진 보석을 보며 두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아버지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집에서는 찬밥 신세지요. 아이들은 학원에 가 있거나 방문 닫고 지들 방에서 할 일 하기 바쁘고, 회사일을 아내에게 일일이 보고할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아버지들은 집에 오면 점점 말수가 줄어들지요. 나중에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을 트기도 힘들어져요. 이렇듯 집에서 아버지 자리가 작아지는 것에 대한 얘기를 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하나는 금언령이 내려진 보석을 통해 할 말 제대로 못하고 사는 우리 시대의 침묵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음에 안든다고 프로그램이 없어지기도 하고, 진행자가 중도 하차한 경우도 겪고 있는 현실이에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거 믿을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금언령 내려진 보석을 통해 이런 우리 사회의 단면을 곱씹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듣기 싫은 말이라도 보약을 마다하면 쓰나요? 제발 좀 들으시고 말 좀 하고 삽시다....'야'는 이렇고 '여'는 그렇다는 말 정도는 서로 듣고 말하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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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06:36




지붕뚫고 하이킥 94화는 해리와 자옥의 빵꾸똥꾸, 빵꾸빵꾸빵꾸 똥꾸똥꾸똥꾸 대결을 통해 해리와 자옥선생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이 암시되었는데요, 해리와 자옥의 에피소드는 앞으로 해리에게 강적이 나타남과 동시에 해리가 변화해 갈 중요한 장치로 미리 복선을 깔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버릇없는 해리를 제압할 사람으로 자옥선생만한 적임자가 없어 보이네요. 지난 번 세호때문에 벌어진 미인형 월드컵과 자옥의 해리 길들이기 서막이라고 할 수 있을 빵꾸똥꾸 대결은 해리의 교육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에피소드 였어요. 
지난 편 에피소드에서 자옥이 해리에게 당근을 주었다면, 이번 회에서는 기본적인 예의범절에서는 해리보다 강한 빵꾸똥꾸를 날리면서 채찍을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호의 춤추는 모습에 반한 해리에게 첫사랑같은 두근거림이 시작되었지요. 하지만 정음을 좋아하는 세호때문에 해리는 자기가 못생겨서 관심을 주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지요. 해리만한 나이에 남자들이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를 예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일거예요. 그런 해리의 심리를 가장 잘 알고 있을 자옥은 너무나 지혜롭게 해리를 가장 예쁜 아이로 만들어 주었어요. 물론 최종 우승자는 자옥선생이었지만...
이번 회에서는 자옥은 해리에게 채찍을 주었어요. 중요한 것은 이번에도 자옥이 해리의 눈높이 선상을 이탈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할아버지 순재옹이나 보석, 현경은 해리가 버릇없이 굴거나 빵꾸똥꾸를 외칠 때 방관하거나, 하지말라고 나무라는 것이 전부였어요. 그런데 자옥은 뜻밖의 반응을 보이지요. 자옥은 해리가 입속에서 아몬드를 빼서 주는 행동이나 "할머니 빵꾸똥꾸" 라는 말에 훈계하지 않았어요. 꾸지람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옥이 해리에게 한 것은 똑같이 화나하고 불쾌해 하는 의미의 반사였어요. 
해리는 자신의 입이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입속에서 나온 아몬드가 더럽지 않아요.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기 때문이지요. 자옥은 해리에게 같은 방법으로 아몬드를 먹어 보라고 입속에서 아몬드를 빼서 줍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관심없는 해리는 입속에서 꺼내 주는 아몬드를 보고 자옥보다도 더 기겁했을 거예요. 
자옥은 해리에게 자신이 느꼈을 불쾌감을 해리에게 그대로 대입시킴으로써 해리에게도 다른 사람이 느낄 불쾌감을 가르쳐 준 것이지요. 같은 맥락에서 해리의 빵꾸똥꾸에서는 심지어 해리보다 강한 폭탄을 날리면서 "반사!" 라는 요즘 아이들의 인터넷 용어까지 사용해요. 철저히 해리의 눈높이 수준에서 복수해 준 것이지요. 만약 자옥이 이 상황에서 빵꾸똥꾸를 외치는 해리를 붙들고 "해리야... 어른한테 그런 나쁜 말을 쓰면 못써요. 그런면 나쁜 어린이에요..." 어쩌구 저쩌구 일장훈계를 늘어 놓았다면, 해리에게는 소 귀에 경읽기 였을 거예요. 하지만 자옥은 더 강하게 해리에게 직격탄을 날리지요. 마치 친구끼리 말싸움 하듯이요. 분노한 해리가 "할머니 내 방에서 나가" 라고 해도 자옥은 "니가 나가" 라며 오히려 큰소리 칩니다. 해리의 "나가!" 에 더 큰 소리로 "나가!!!!!"해 버리니 해리가 더 놀라고 꽁지를 내려 버리지요.
해리의 새로운 강적으로 등장한 자옥선생은 해리의 눈높이에서 해리를 봐 줄 어른이 생겼다는 반가운 복선이에요. 친구 신애가 있지만, 해리에게는 동갑친구 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보듬어 주는 어른친구도 필요해요. 신애에게 세경이라는 어른친구가 있다는 게 해리는 늘 부럽지요. 사이좋은 두 자매에게 해리가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신애에 대한 질투와 부러움때문이에요. 
보일러 고장으로 하루 피신 온 자옥네 식구들이 왔을 때, 현경이 자옥선생과 같은 방을 쓰겠다고 하자 할머니와 함께 방을 쓰겠다며 의기양양하게 팔짱을 끼는 모습이 있었어요. 신애는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해리는 자기에게도 자기와 친구 먹을 수 있는 어른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을 거예요. 해리는 자기에게도 어른 친구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은 거지요. 신애에게 세경이와 줄레엔이 있듯이요. 
엄마와 아빠가 잘해준다고 하지만, 해리에게도 필요한 어른 친구가 아니라, 늘 위에서 내려다 보는 부모일 뿐이에요. 쓸데없는 소리말라며 툭하면 핀잔 주는 가족들과 달리 자옥은 관심과 반응을 보여 주었지요. 미인형 월드컵에서는 자기편이 되어서 관심을 가져주었고, 빵꾸똥꾸 대결에서는 해리와 같은 수준에서의 반응을 보여 주었어요. 
해리가 빵꾸똥꾸라고 욕을 하면 가족들은 하지말라는 말밖에는 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자옥은 같은 방법으로 해리에게 욕을 해줍니다. 해리도 다른 사람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자옥이 가르쳐 준 거예요. 분을 삭이지 못한 해리가 소리를 지르며 씩씩거리기는 했지만, 역으로 자신이 들었을 때 불쾌감을 느꼈기에 더 화가 났던 거예요. 아직은 해리가 다 깨닫지 못했겠지만, 해리도 다른 사람의 불쾌감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기는 했을 것 같아요.    
해리같은 아이는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캐릭터지요.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면 사회성이 결핍될 수 있는 독선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고 무조건 나무라고 혼을 내면 반항아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지요. 해리는 분명 고쳐야 할 성격이 많은 아이에요. 순재옹이나 보석, 현경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부분도 있고요.
그런 해리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교육자인 자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도 있고, 교육방면으로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의심가는 부분도 가끔씩 있지만, 자옥은 해리에게 당근과 채찍을 줄 때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선생님이에요. 

아동심리학에 관한 책들을 보면 직접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지적하고 있는데요, 자옥의 빵꾸똥꾸는 직접교육의 한 방식이라고 보여집니다. 부모나 어른들이 흔히 어린 아이들이 뜨거운 주전자를 만지려 할때 대부분이 "앗! 뜨거워.. 이거 만지면 아야해" 라고 무조건 못하게 하지요. 반면 적당히 뜨거운 주전자에 손을 대주며 뜨겁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요.
자옥이 이번회에서 해리와 똑같이 입에서 빼낸 아몬드를 먹어보라고 내민 것이나, 해리에게 빵꾸똥꾸라고 더 심하게 응수를 해 준 것은 해리가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한 방법이었어요. 어른답지 못한 유치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옥의 유치함은 해리에게는 좋은 교육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리에게 어른들이 지금까지 그런 방식으로 보여주지는 않았거든요. 혼내거나 말리거나 무관심하거나 였지요.
하지만 자옥은 가장 유치한 방법으로 해리를 자극했어요. 딱 해리의 눈높이에서요. 왜 나쁜지를 어른의 입장에서 가르쳐 주려하기 보다는 해리가 직접 느끼게 한 거지요. 자옥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말이에요. 당분간은 해리를 화나게 할 자옥의 채찍이겠지만, 해리는 정말 좋은 친구이자 할머니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옥선생의 빵꾸똥꾸는 해리에게는 분명 좋은 약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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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2 07:06




지붕뚫고 하이킥 93회는 지겨운(?) 목도리 에피소드를 다시 보여 주었어요. 지훈의 빨간 목도리와 준혁의 파란 목도리가 나올 때부터 저는 노란 목도리가 꼭 나올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지난 번에 올린 글 <세경의 눈물, 잔인하고 미웠다>에서 빨간 목도리와 파란 목도리를 신호등에 빗대어 진행과 스탑의 의미로 풀었었거든요. 그런데 신호등에 색깔이 하나 더 있죠? 네, 노란색이에요. 노란색 신호등이 켜지면 운전자는 두가지 선택을 두고 고민합니다. 멈출까? 그냥 지나갈까? 신호등 노란불의 상황을 제작진은 세경의 목도리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가고 있다는데 놀라울 뿐이에요. 그럼 준혁이 이번 93회에 준 노란색 목도리의 의미를 줄거리 정리하고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주방에서 수학문제를 풀고 있던 세경이 준혁에게 막힌 부분을 물어 보지만 준혁은 풀지를 못해요. 위층에 가서 참고서를 보고 가르쳐주겠다는데 지훈이 들어왔지요. 지훈은 일사천리로 세경에게 가르쳐 주고, 그런 삼촌의 모습에 한없이 초라해지는 준혁이에요. 좋아하는 세경누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데, 삼촌에게 밀리니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에요. 사실 세경이 삼촌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 준혁이 삼촌에게 컴플렉스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알아버렸으니 힘들지요.
수학문제를 풀어 준 지훈은 세경에게 빨간 목도리를 다시 내밀어요. 찾았다면서요. 지훈은 세경이 뭐든 공짜로 받지 않는 성격임을 알기에 그런 거짓말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세경은 금세 알아보지요. 지훈이가 줬다는 이유만으로 아마 목도리 바늘 땀수까지, 무늬까지 외웠을 세경이니까요. 더구나 세경인 뜨개질도 할 줄 아니 뜨개질 무늬가 다르다는 것을 모를리 없지요. 지훈도 할 수 없이 추워 보여서 샀다며 그냥 쓰라고 거의 협박 내지는 사정조로 얘기하지요. 세경은 고맙다며 지훈의 목도리를 받았어요. 세경이 목도리를 받는 것이 감격스럽기까지 하다며 농을 건네는 지훈이에요. 이렇게 뭐 하나 주기가 힘들어요. 아마 지훈인 '세경의 고지식함도 참..' 이런 생각을 하며 돌아섰을 거예요.
지훈의 목도리를 받는 세경의 마음은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지난 글에서 세경이 짝사랑을 끝냈다 혹은 끝내려고 한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맞는 것처럼 보였어요. 세경이 목도리를 한참동안 봤는데 얼굴 표정이 아파하는 것 보다는 담담함에 가까운 표정을 짓더군요. 이번에는 세경이 크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받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위해 매번 속옷을 챙겨다 주는 지훈이 고마움을 표현 하는 것이고, 예전에 지훈이 가족 아니면 공짜로 주는 것 안 받느냐고, 마음을 받는 것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생각났을 것 같기도 해요.

수학문제 때문에 자존심 상했던 준혁은 기타때문에 또 한번 삼촌때문에 비교당해요. 물론 세경이 의도적으로 비교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세경 앞에서 멋지게 보이고 싶었던 준혁은 얼굴이 벌개지고 땀까지 삐질삐질 흘리며 기타를 쳤지만, 세경은 지루하다는 듯 하품을 했지요. 게다가 "삼촌은 기타 잘 치시나봐요" 라고 간접적으로 준혁의 기타실력이 그저 그렇다는 듯이 말을 해버리지요. 또 다시 구겨질 대로 구겨진 자존심에 준혁은 기타를 쓰레기통에 버려 버리지요.
세호와 집에 오는 길에 준혁은 마트에 가는 세경과 마주쳤지요. 그런데 목도리도 없이 나가는 세경의 목이 허전해 보이지요. 준혁은 세경에게 줄 목도리를 사러 가게에 들어 가고, 세호는 눈치없이 빨간 목도리를 권하지요. 세호에게 버럭 화를 내며 "됐어, 빨간 목도리 안해" 하는데 준혁은 빨간목도리라면 지긋지긋 얄미울 거예요. 아마 준혁이는 평생 빨간 목도리는 사주지도, 하지도 않을 것 같아요.ㅎㅎ 준혁이 집어 든 목도리는 겨자색이었어요. 노란색에 가까우니 편의상 노란색이라고 하지요.

목도리를 사들고 온 준혁은 고민합니다. 괜히 고백했다가 혼자 바보될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훈을 좋아하고 있는 걸 아는데 세경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 줄 것 같지도 않고, 괜히 사이만 서먹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저런 고민을 하지만 준혁은 용기를 내서 편지를 써서 세경의 방에 목도리와 함께 넣어 놓고 왔지요. "누나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다 이 편지를 써요. 저 누나 좋아해요" 하지만 금세 후회가 되지요. 세경의 방으로 다시 간 준혁은 편지를 가져와 태워 버렸어요. 아직은... 아직은 때가 아닌 걸 준혁도 알고 있어요.
다음날 세경이 준혁에게 자신이 준 노란목도리를 돌려 주었어요. 고맙지만 목도리 있다고요. 지훈이 어제밤에 그 징글맞은 빨간 목도리를 사다 줬으니까요. 준혁은 삼촌이 목도리를 다시 사줬다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지만, 곧 알게 되겠지요. 제작진은 준혁이 그걸 보며 괴로워 하는 에피소드 하나를 다시 만들겠지요. 벌써부터 준혁이 힘든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니 제작진 미워욤.
지훈이 다시 빨간색 목도리를 사다 준 걸 알게 된 준혁은 그걸 목에 두르고 있는 세경을 보고 힘들어 하는 내용을 다룰 수도 있을 거고, 아니면 세경이 지훈의 빨간 목도리와 준혁의 노란 목도리 사이에서 갈등하다 노란색 목도리를 두르고, 그걸 본 준혁이 얏호!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 거고요.  

준혁이 자기가 가져다 놓은 걸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세경은 그냥 그런 것 같았다며 목도리를 자꾸 돌려 주려고 하지요. 준혁도 화가 나서 안 가질 거면 버려 버리게 주라고 합니다. 준혁의 말에 세경도 그냥 가지겠다고 고맙다며 일단 받았어요. 세경이 지훈의 목도리를 할 지 준혁의 목도리를 할 지는 이제 봐야겠지만, 저는 준혁의 노란 목도리가 두 사람의 애정라인에 상징적인 의미를 숨겼다고 생각해요.

준혁의 노란 목도리의 의미
준혁의 노란색 목도리는 신호등의 노란불과 비슷한 의미가 있어요. 노란불이 깜빡이는 것은 결정의 과정을 의미해요. 진행하느냐? 멈추느냐? 노란불이 점멸하는 동안 우리는 고민합니다. 멈출까? 그냥 갈까?
준혁의 노란색 목도리는 그 고민의 과정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준혁과 세경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준혁에게 기다림의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듯이 세경에게도 짝사랑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준혁의 노란 목도리를 통해 제작진은 두 사람을 같은 노란불에 세웠어요. 빨간불, 초록불이라는 멈춤과 진행의 선택의 여지밖에 없는 선상에 놓기에는 두 사람에게 모두에게 장애물이 많지요. 준혁은 고등학생인데다 아직 성인도 아니고, 세경이 역시 짝사랑도 정리해햐 하고 공부도 계속 해야 해요. 현실적으로도 드라마에서도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구체화시켜 버리기에는 무리가 있지요.
그래서 저는 제작진이 준혁의 노란 목도리를 노란 신호등의 의미처럼 잠시 시간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느낌은 아주 긍정적이에요. 두 사람이 왠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 같아서요. 특히 세경이 뒤돌아서 가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세경이 지훈과 정음 사이에 끼어드는 것도 저는 좋아보이지 않아요. 정음과 지훈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가고 있는데, 두 사람을 갈라놓은 필요는 없어 보여요. 예쁘게 사랑하는 두 사람도 보기 좋거든요. 또한 세경이 지훈을 해바라기 하고 있는 모습도 더 이상 보기 싫고요. 지훈도 참사랑을 알았느니 하면서 세경에게 눈돌리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세경은 준혁의 고백편지를 읽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느낌이 좋다고 말한 것은 세경이 준혁의 마음을 이제 알았다는 거예요. 준혁에게 목도리를 돌려 주려 했던 이유가 공짜로 받지 않으려는 성격때문만은 아니에요. 세경은 준혁이 썼던 편지를 분명히 읽었어요. 그 결정적인 자료가 화면에 나왔어요. 
캡쳐 첫 장면은 준혁이가 편지를 처음에 놓았던 것이고, 두번째는 준혁이 다시 편지를 갔을 때 놓여있던 편지에요. 편지가 놓여있는 각도와 봉투 입구 모양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죠?
그런데 세경이 왜 편지를 보고도 다시 뒀을까요?  
세경이도 잠시 생각했겠지요. 준혁의 고백편지를 보고... 그리고 다시 제자리에 뒀을거에요. 준혁이가 편지를 가지러 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혹시 그런 경우 없나요? 누군가에게 고백편지 쓰고는 후회돼서 우체통이 원망스럽거나 우체부 아저씨가 우편물 수거하는 것을 기다렸던 경험... 아니 그 편지가 전달 안되기를 바랬던 마음... 그런 경험 아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세경도 어쩌면 거기까지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어요. 준혁의 마음을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세경도 준혁이 어색하고 무안해 할까봐 배려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편지를 그대로 두었지 않았을까요?

세경이 처음에 목도리를 돌려 주려고 했던 것은 준혁의 마음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했을 거예요. 무 자르듯 지훈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는 못했을테니까요. 결국은 세경이 준혁의 노란목도리를 받았는데요, 세경이 준혁의 목도리를 택할지 지훈의 목도리를 택할지 작가의 펜에 달렸겠지만, 분명한 것은 준혁도 세경도 '사랑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이라는 거지요... 노란불이 깜빡이고 있는 횡단보도를 말이지요. 저는 이왕 발을 뗐으니 함께 건넜으면 좋겠네요. 준혁이는 학생의 신분으로서. 세경이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예비학생으로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준혁과 세경의 순수한 사랑, 그 마음 그대로 가지고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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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1 07:36




지붕뚫고 하이킥 92회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의견이 많겠지만, 저는 세경의 짝사랑 정리편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많은 분들이 세경의 짝사랑을 아프게 그렸다는 생각도 했을 거고, 지훈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세경을 잠시 행복하게 해주었다는 생각도 했을 거예요. 저 역시 비슷한 생각으로 세경의 감정선을 따라 가며 봤어요.
그런데 드라마가 끝나고 엔딩신이 나오면서 저는 세경이 드디어 짝사랑을 털어 내려고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보석과 현경의 눈싸움을 지켜보는 노부부의 정다운 모습아래 자막으로 찰리 채플린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는 말이 현경과 보석 뿐만이 아니라, 세경에게도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세경이 지훈의 낙서 아래에 "세경이도 다녀가요" 라고 적었던 것 역시 세경이 자신의 짝사랑을 지훈의 과거 추억 시간 속에 두고 간다는 의미로 보였어요.
이번 에피소드는 지훈의 과거 속에 들어간 세경의 추억만들기편이었어요. 순재의 심부름으로 지훈의 학교 근처에 간 세경이 우연히 지훈과 만나게 되지요. 지훈도 모교 은사님을 뵈러 근처에 왔었고요. 지훈은 세경이게 밥이나 먹자고 하지만 세경은 가봐야 한다고 해요. 함께 있으면 세경이 힘들어지니까요. 돌아서 가다 세경은 용기를 내서 밥먹을 시간이 있다고 합니다.
지훈은 세경을 데리고 간 곳은 학교다닐 때 자주 갔던 욕쟁이 할머니네 국밥집이에요. 지훈이 여자를 처음으로 데리고 갔는지 욕쟁이 할머니는 장가갔느냐고 물어보지요. 두 사람 모두 아니라고 하니 욕쟁이 할머니는 뼈있는 말을 합니다. "썩을놈. 마누라도 아닌데 왜 데리고 다니면서 사람 헛갈리게 해?"
욕쟁이 할머니가 헛갈리는 게 아니라, 세경의 마음을 헛갈리게 하느냐?는 꾸지람처럼 들리더라고요. 오랜 세월 젊은이들을 많이 봐 온 할머니의 눈에는 지훈이만 담고 있는 세경의 촉촉한 눈빛만 보고도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혜안같은 게 있거든요.
욕쟁이할머니 국밥집을 나온 지훈이 학교 주변이 몇 년 사이 많이 변했다고 하니 세경은 지훈의 그 시절이 궁금합니다. 지훈은 그저 평범하게 조용히 놀았다고 하는데, 세경이 조용히 놀았다는 게 어떤 것인지 궁금해 하지요. 오래된 LP판 레코드 가게로 세경을 데리고 간 지훈은 세경이 우연히 집어든 LP판이 자신이 자주 들었던 앨범이라고 합니다. 구석진 곳에 앉아 노래를 듣는 지훈을 세경은 한참이나 뚫어지게 쳐다 봅니다. 마치 오래전에 그렇게 혼자 조용히 음악듣던 지훈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요.
레코드 가게를 나온 지훈은 한 군데 꼭 들러보고 싶은 곳이 있다며 세경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지훈이 데려 간 곳은 곧 문을 닫을 허름한 음악카페였어요. 무의식적으로 커피 두 잔을 시킨 지훈은 세경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을 생각해 내고 다른 것을 마시겠냐고 하지만, 세경도 커피를 마시겠다고 해요. 지훈에게는 그 오래된 카페가 학교 시절 추억의 절반이 있는 곳이었나 봅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들러 본 카페는 지훈에게 새록새록 추억이 떠오르게 합니다. 
"추억이 사는 기쁨의 절반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늘도 추억이잖아" 라는 지훈의 말에 세경의 얼굴이 착잡해집니다. 세경의 마음은 이 시간이 추억이 아니라 영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더구나 지훈과 함께 있는 시간이니까요.
교수님의 전화를 받은 지훈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오늘 같이 있어 줘서 고맙다" 라며 너무나 덤덤하게요. 지훈이 나간 후 세경은 혼자 커피를 마시지요. 그런데 세경에게 더 이상 커피가 쓰지 않아요. 지난 번에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제는 얼굴도 찌푸리지 않고 마십니다.
저는 여기서 세경에게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봤어요. 짝사랑만큼이나 썼던 커피, 어쩌면 세경에게 커피는 짝사랑같은 슬픔이었을 지도 몰라요. 그런데 이번 회에서 세경이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슬퍼 보이지 않았어요. 커피가 더 이상 쓰지 않은 것처럼 슬픈 짝사랑도 끝난 것 처럼요. 
지훈이 자주 앉았던 구석진 자리에서 세경도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지요. 그러다 문득 벽에 "지훈이 다녀가다" 라는 낙서를 보게 된 세경은 "세경이도 다녀가요" 라고 쓰고는 지훈의 낙서와 자신의 낙서 사이에 조그맣게 하트를 그려 넣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세경의 감정선을 한참동안 생각해 봤어요. 그러다가 세경이 짝사랑을 끝냈다는, 혹은 끝내겠다는 암시가 세경의 낙서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경이 지훈과 간 곳은 지훈의 과거 속 시간들이었지요. 세경에게 지훈은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이고요. 세경은 지훈이 지금은 자신을 일하는 가정부이자 동생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세경이 지훈의 마음을 알기에 혼자 바라보는 것이 더 아팠을 거고요. 하지만 마음에 들어 온 사람을 내려 놓는다는 것이 힘들지요.
그런데 이번 회에서 세경이 지훈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경이도 다녀가요" 라고 지훈의 과거 속에 세경은 자그만한 하트로 고백하고, 자신의 짝사랑도 두고 나옵니다. 없어져 버릴 지훈의 과거 추억의 한 장소에 자신의 짝사랑도 내려놓고 온 거지요.
휴대폰을 잃어 버린 세경은 욕쟁이 할머니 국밥집에서 휴대폰을 찾으러 가고 할머니는 세경에게 속끓이지 말라며 "인연이면 되지말라 그래도 되고, 인연이 아니면 해도 안되는 것이 인생이다" 라고 말해줬지요. 세경은 카페를 다시 찾아 갑니다. 지훈이 좋아했다는 오래된 LP판을 들고요. 그리고 지훈이 앉았던 옆자리에 앉아 흘러간 노래를 듣지요. 세경은 지훈의 낙서 밑에 쓴 자신의 낙서를 마치 과거 한 시간 속의 추억처럼 덤덤히 바라 봅니다. 세경의 표정은 참 편해 보였어요. 마치 오래 전에 가슴앓이를 내려놓은 것처럼요. 

세경의 짝사랑을 끝낼 것이라는 암시는 처음 사골국에서도 보여 주었어요. "우리집 가정부, 너에게 중요한 일을 하라" 는 지훈의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세경이 사골국을 뜨다 손에 부어 버렸던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준혁이 찬 물수건으로 데인 자리를 식혀 주었지요. 준혁이 찬 물수건으로 데인 손을 식혀주는 장면과 엔딩장면에서 "세경이도 다녀가요" 라는 낙서는 세경의 심경변화에 있어 중요한 장치에요. 그리고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마셨던 커피도요. 
첫사랑, 특히 짝사랑은 화상처럼 뜨겁고 쓰라린 것이지요. 화상을 입으면 가장 먼저 하는 처방이 환부를 식혀주는 것이에요. 준혁이 사골국에 데인 손에 찬 물수건을 대 준것은 세경의 화상처럼 아프고 쓰라렸던 짝사랑의 상처를 식혀주는 상징적인 의미에요. 준혁과의 러브라인에 핑크빛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세경에게 지훈이 사 준 커피가 더이상 쓰지 않았던 것처럼, 세경의 짝사랑도 이제는 아프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경이 쓴 낙서는 세경이 짝사랑을 끝냈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이제 곧 없어질 카페에 세경도 자신의 짝사랑을 내려놓았던 것이지요. 추억처럼요. 혼자만의 짝사랑처럼 그렇게 몰래 지훈의 과거 속에 하트로 사랑을 고백하는 것으로요.
그리고 한참동안이나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요, 그 때 세경의 얼굴은 지훈때문에 아픈 모습이 아니라, 과거를 회상하듯 편안한 모습이었어요.  노래가사처럼 때로는 지훈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고, 그것때문에 슬펐던 세경은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흘려 보냅니다.
저는 세경이 짝사랑을 그만 정리했으면 좋겠어요. 짝사랑때문에 세경이 아파하고 답답하게 그려지고 있는 게 싫거든요. 그래서 지훈의 추억의 장소에서 세경이 짝사랑을 끝냈다고 생각하고 싶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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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0 06:58




지붕뚫고 하이킥 91회는 정보석의 뱀 노이로제와 정음과 인나의 남자친구 마음 확인하기 내기게임에 관한 에피소드였어요. 예고편에 "우리 여기까지만 하죠" 라는 지훈의 대사는 물론 떡밥에 불과했고, 제작진이 의도한대로 지훈 훈남만들기는 감동적으로 성공했지요. 하지만 인나의 꽃뱀작전은 혹시 아이들이 볼까 무서울 정도로 보는 내내 불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영화로도 나온 패러디였지만 굳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클로즈업시키면서까지 눈길을 끌려 했는지 심히 제작진에게 유감입니다.
지붕뚫고 하이킥 91화 정음과 인나의 에피소드는 공부하고 있는 정음에게 커피를 가지고 온 인나의 대사에서 시작되었지요. 지훈과 데이트 없냐는 말에 연락도 없는 걸 보니 수술있나 보다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지만, 인나는 남자친구를 너무 풀어주는 것 아니냐고, 방심하면 다른 여자에게 눈길준다며 자신의 남자친구 광수와 비교합니다. 급기야 두 사람은 상대 남자친구를 꼬시기 내기에 들어갔지요.
지훈을 만나러 가는 정음과 동행한 인나는 노래방에 가자고 제안하고 정음은 자리를 피해 줍니다. 정음은 집에 있는 광수를 꼬시러 갔지요. 미니스커트에 등이 훤히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은 인나는 끈적이는 눈빛을 보내며 소위 육탄공세를 펼칠 기세였지요. 인나의 노래 중간에 지훈이 일어서면서 남은 노래는 다음에 꼭 들려 주라며 자리를 뜹니다. 인나의 1차 육탄유혹은 실패합니다.
한편 백수 광수를 꼬시러 간 정음은 지저분한 모습으로 TV를 보고 있는 광수에게 추근대기 시작하지요. 집에 우리 둘 뿐이라며 들이대지요. 심지어는 광수에게 귀를 파달라고 광수 무릎에 눕기까지 해요. 정음의 이상한 행동에 광수는 화들짝 놀라서 술마셨냐며 잠이나 자라고 자리를 피하지요. 정음이 역시 광수 꼬시기는 실패했지요. 광수를 꼬시는 정음의 억지 코맹맹이 애교작전은 그동안 정음이 보여 준 상큼하고 귀여운 모습을 반감시키는 어설픈 연기 같더군요. 물론 마음이 없는 사람이기에 일부러 그런 설정으로 갔을 지도 모르겠지만요.
정음의 광수꼬시기 2차 작전은 굴전이에요. 광수오빠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하니 "혹시 전에 약탔냐?" 는 광수의 말에 웃음 한방 터집니다. 정음은 인나 때문에 그동안 얘기 못했다며 연기에 들어가지요. "더 이상 오빠에 대한 내 감정을 감추다가는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아. 오빠에 대한 마음을 지우려고 했는데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닌가 보다" 며 순진한 광수총각을 와락 껴안고 식염수까지 넣어가며 눈물연기에 몰입하지요. 광수는 인나에게 비밀로 해주겠지만 마음을 받지 못하겠다며 나가라고 밀어내 버리지요. 정음의 눈물고백마저 실패로 끝났지요.
인나의 2차 육탄작전은 좀더 과감해 지기 시작했어요. 섹시한 차림으로 병원을 찾아간 인나는 지훈에게 정음이에 대해 상의할 게 있다며 지훈을 불러내고, 인나는 상의를 벗고 과감하게 지훈에게 들이댑니다. 지훈에게 귓속말로 "안주 하나만 시켜도 돼요, 노가리 먹어도 되죠?" 라는 데서는 웃음도 나왔지만, 사실 장면이 민망하고, 끈적거리는 말투때문에 웃어야 할지 인상을 찌푸려야 할지 곤혹스럽기만 했어요.
"인나씨 춤추는 것 보고 짐작은 했는데 오늘 만나니까 확실해 졌다"며 인나의 핸드폰을 달라는 지훈은 인나의 핸드폰에 "저 아무래도 인나씨한테 흔들리는 것 같아요" 라는 메세지를 입력해 줍니다. 물론 이 모든 내막을 짐작하고 있었던 지훈이 정음을 열받게 하려는 것이었지요.
정음을 불러 낸 지훈은 "여기까지만 하고 그만 하자,  사람 속이는게 재미있냐?"며 정음을 한방 먹이지요. 하긴 그간 정음의 유학 소동에서도 그렇고, 베스트 프렌드인 인나의 갑작스러운 행동을 보고, 지훈도 진작에 눈치챘었던 게지요. 창피해서 도망가려는 정음을 붙잡아 "누가 도망이라도 간대요? 왜 그렇게 사람을 의심해요? 그냥 나 믿어요" 라며, 정음을 꼭 껴안아 주는 지훈은 정말 멋졌지요. 이런 훈남을 의심하는 정음이 바보스럽기도 하고요.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의 감정을 자꾸 확인하고 싶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줘도 돌아서면 또 듣고 싶고,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고 하지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정음은 인나의 말에 흔들렸다기 보다는 아마도 지훈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을 거에요. 연애하다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로 툭탁거리면서 자꾸 확인하고 싶은 게 사랑에 빠진 여자들 마음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번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면서 불편했습니다. 인나와 정음이 비록 내기였지만, 남자를 유혹하는 방법으로 택한 것은 각각 섹시함과 애교였어요. 인나는 자극적인 춤과 과다 노출된 몸을 무기로 삼았고, 정음은 애교와 눈물이라는 무기를 썼지요. 친구의 남자 친구를 유혹한다는 것은 두 사람의 극중 내기였으니, 그 도덕성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간다 치더라도, 몸으로 유혹하려는 인나의 설정은 시트콤이라고 하기에는 삼류 꽃뱀 컨셉이 아니었나 싶네요. 특히 인나가 지훈에게 들이대는 장면에서는 심히 불편하고 민망하기 그지 없었어요. 시트콤에서 그렇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을 굳이 넣었어야 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술집에서 지훈을 꼬시는 인나의 반라에 가까운 노출이 시트콤에서 꼭 필요했었나 묻고 싶네요.
하이킥은 일일 비타민제 같은 가족들과 시청하기에 부담없는 유쾌한 시트콤이에요. 세경, 준혁, 지훈, 정음 네 사람의 애정라인의 꽈배기를 가슴 졸이며 지켜 보기도 하지만, 하이킥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는 그 담백성과 건강함에 있다고 생각해요. 시트콤이라는 특성상 과장된 웃음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지만, 선정적인 노출만은 웃음 소재로 사용하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이킥이 여타 애정물을 다룬 드라마와 다른 점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얘기들을 코믹하면서도 부담없이 풀어간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이번 회 인나의 노래방 장면과 술집에서의 장면은 과다한 노출 뿐만이 아니라, 에로물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물론 인나의 도발적이고 섹시한 연기 자체는 좋았어요. 하지만 지붕뜷고 하이킥마저 이런 노출눈요기에 무리수를 둘 필요가 있나 싶어요.
인나가 지훈의 귀에 대고 "안주시켜도 되냐, 노가리 먹어도 되냐?" 는 대사는 사실 반전의 웃음장치였지만, 그 대사 자체가 지나치게 끈적여서 마치 성인 에로영화의 뉘앙스를 풍기기 까지 해서 낯뜨거울 정도였어요. 또한 클로즈업시킨 화면 역시 에로물의 한 장면같아 보이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차라리 인나가 정음의 코맹맹이 애교대사를 쳤다면, 선정성은 반감시키고 웃음은 컸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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