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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5 '하이킥' 빵꾸똥꾸 해리의 크리스마스가 특별한 이유 (15)
2009.12.25 06:19




지붕뚫고 하이킥 75화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희망메시지를 담은 종합편이었어요. 특히 해리에게는 잊지 못할 날이 될 것같아요. 하루로 끝나버릴 수도 있겠지만 해리에게도 친구가 생긴 날이었고, 꾸질이마스가 아닌 진짜 크리스마스가 되었던 날이었으니까요.
모두가 들떠있는 크리스마스 이브, 순재네 가족들과 자옥네 동거인들은 약속잡기에 부산합니다. 황혼의 로맨스 커플 순재와 자옥은 와인바를 향하고, 보석은 현경에게 호텔 스위트룸과 뷔페티켓을 들고와 오붓한 부부 이벤트를 준비했지요.
친척들로부터 온 선물을 펼쳐보는 해리식구들을 보며 신애는 기분이 꿀꿀합니다. 누구 하나 신애에게 선물을 주는 사람도 없고, 더구나 순재 할아버지가 싫어해서 트리조차 없는 주인집의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신애를 맥빠지게 했지요. 신애의 마음을 안 세경은 재활용품을 가져와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기로 합니다. 신애와 세경이 트리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본 해리는 쓰레기마스 트리라며 "메리 꾸질이마스" 라고 심통을 부리고 나가지만, 해리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싶어해요.
아빠 보석이 들어 오자 해리는 반색을 하며 "우리도 크리스마스 트리 만들자"고 하는데 보석은 "나중에 나중에" 하며 들어가 버리지요. 아무도 없는 거실을 둘러 보는 해리의 모습은 오늘의 일그러진 가정의 모습을 비추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보석의 "나중에"라는 말은 부모들이 아무 생각없이 하루에도 몇번씩 아이들에게 하는 거짓말의 대명사에요. 어쩌면 "안돼" 보다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오래가게 하는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대를 가지게 해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까맣게 잊어버리게 만드는 "나중에"는 사실 저도 아이들 키우면서 많이 했던 습관성 거짓말 같아서 뜨끔하더군요. 나중에 해준다고 하고서는 지킨게 10%도 안된 것 같거든요.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인 신애와 세경은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희망과 소망을 주렁주렁 단 트리를 완성합니다. 그런데 전구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요. 준혁이 와서 고장난 전구를 고쳐보지만 불은 켜지지 않지요. 그냥 두라는 세경의 만류에도 오기가 발동된 준혁은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고장난 전구를 고치는데, 요술처럼 전구불이 들어왔어요. 오! 필승 코리아! 준혁은 불이 들어 왔다며 기뻐서 누나를 부르는데, 이 소리를 들은 해리는 신애방으로 가서 불켜진 자그마한 트리를 보게 됩니다. 반짝이는 트리를 본 해리의 마음에도 크리스마스의 해피바이러스가 퍼지고 해리는 지금까지 봤던 웃음 중 최고로 예쁘게 웃었어요.
크리스마스 트리앞에 둘러 앉은 세경 방에 해리가 인형을 들고 옵니다. 머뭇거리며 "야, 신신애, 너 내 인형가지고 같이 놀래?" 하는데 신애는 믿지 못하는 눈치에요. 해리를 따라 나가 신애가 "너 내가 니것 만지는 것 싫어했잖아?" 하는데 해리는 겸연쩍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지요.
"크리스마스잖아, 이 빵꾸똥꾸야" 
해리에게도 꾸질이마스가 아니라 진짜 크리스마스가 된거지요. 자존심 강한 해리가 신애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는 건네지 못했지만, 해리에게도 오늘만큼은 함께 놀 친구가 있어서 행복한 날이거든요.

해리가 신애에게 했던 꾸질이마스는 어쩌면 해리 자신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보석이 트리는 나중에 만들자며 들어가 버린 후 넓다란 거실에 혼자 남겨진 해리의 모습은 해리가 왜 빵꾸똥꾸 해리가 되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에요. 해리는 크리스마스에도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였으니까요. 그래서 해리의 크리스마스는 매번 꾸질이마스였을 거에요. 크리스마스에 친척들과 가족들로부터 비싼 선물도 받고, 어느 해에는 가족들과 외식도 했겠지만, 해리가 바라는 것은 크리스마스의 비싼 선물이 아니었을 겁니다.
해리가 원한 크리스마스는 자기와 함께 놀아주는 사람이 있는 크리스마스였을 거에요. 신애와 세경이 머리를 맞대고 작은 트리를 만드는 모습, 가족들과 함께 왁자지껄 모여 해리도 그런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었을 겁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것뿐만이 아니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는 것을 해리는 봐 오지를 못했거든요. 음식점에 가도 메뉴때문에 싸우는 가족들, 여행지를 선택하는 데도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동서남북 제각각 자기 의견만 주장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해리 눈에 비친 가족이에요. 
물론 드라마라 억지설정이기는 하지요. 크리스마스에 어린 아이를 집에 혼자두고, 호텔 스위트룸으로 단둘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러 나간 보석 현경부부는 보기 드문 특별한(?) 부모일테니까요. 그럼에도 크리스마스에 홀로 남겨진 해리는 특별한 아이처럼 보이지가 않아요.
해리 눈에 비친 가족은 우리사회의 모습이기도 해요. 늘 자기 주장만 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정치인들이나 노사문제, 교육문제 등등 우리사회는 마치 순재네 가족같은 분열된 모습이지요. 그런 해리가 신애네 꾸질이트리를 보면서 마음을 여는 모습은 하이킥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크리스마스 희망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놀래? 크리스마스잖아" 라고 했던 것처럼요. 
시트콤 하나 보면서 사회의 화합과 희망까지 거창하게 연결짓는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지붕뚫고 하이킥은 결코 웃으며 에피소드나 즐기라는 식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 안에 녹아있는 메시지들이 가볍게 웃고 넘기기에는 너무나 의미있는 주제들이거든요. 빵꾸똥꾸의 용어를 두고 방통위에서 금지를 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만큼이나 이 드라마는 강한 의미들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번 75화 크리스마스의 각양각색 모습 역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어요. 물질적으로 풍요하지만 관심과 사랑이 부족한 해리,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희망적임을 보여주는 신애와 세경, 황혼에도 찾아 오는 순재와 자옥의 로맨스, 그리고 줄리엔이라는 외국인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세상, 가난한 연인 광수와 인나, 그리고 티격태격 사랑을 시작한 지훈과 정음의 청춘 크리스마스, 각기 다른 사람을 짝사랑하는 세경과 준혁의 동병상련 크리스마스 이야기까지 우리들 모두의 모습이 담겨 있었어요.
준혁에게 세경이가 전구가 다 켜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같은 느낌이 든다고 얘기하는 장면은, 지붕뚫고 하이킥 제작진이 크리스마스를 통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희망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인생에도 그런 순간이 올까요?"
"그럼요. 꼭 올거에요" 
세경도 아빠와 함께 가족이 모여 사는 날이 오겠지요. 공부도 다시 하고, 그래서 세경이 꿈꾸는 미래의 멋진 커리어 우먼 꿈도 이루고요.
드라마가 세경의 입을 통해 전하고 싶은 크리스마스 희망메시지는 초록불, 빨간불, 파란불, 노란불 모두 함께 켜지는 그런 세상, 함께 하는 세상에 대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 사회, 정치권, 노사, 외국인 노동자 등등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화합하는 세상말이에요.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해리네 거실에도 크리스마스 트리도 만들어지고 반짝거렸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텅빈 거실이 아니라, 온 가족이 모여 웃음꽃을 피우는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언젠가 해리도 외롭지 않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겠지요. 신애의 찌질이 크리스마스 트리가 해리에게 진짜 크리스마스가 되게 한 징검다리가 되었듯이, 우리 사회의 수많은 고장난 전구들이 고쳐져, 아름다운 불이 켜지는 세상을 간절히 바래봅니다. 
그런 세상이 올까요? 그런 날이 꼭 올거에요.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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