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왕'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10.21 '선덕여왕' 설원공이 미실에게 준 빨간서첩의 비밀은? (94)
  2. 2009.10.08 '선덕여왕' "어머니, 이제는 제가 어머니를 버리겠습니다" (80)
  3. 2009.09.09 '선덕여왕' 신라 국호의 의미, 세번째 답은 '국사' (56)
  4. 2009.08.04 '선덕여왕' 시청자 사로잡은 비담 김남길로 무협지쓰다 (18)
2009.10.21 06:58




다음주 미실의 난을 예고하며 선덕여왕은 그 정점을 찍게 될 8부능선에 접어들었습니다. 미실의 죽음으로 이어질 다음주가 덕만공주의 여왕 즉위를 위한 최대 고비가 되겠네요. 마지막을 향한 미실의 최후 선택은 정변, 즉 난이었지요. 그런데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뚜벅뚜벅 걸어간 미실의 계획은 무엇이었을까?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지고 싶다는 미실의 생애 마지막 불꽃놀이에, 미실은 무엇을 감춰두고 떠나려고 하는 걸까? 미실이 마지막으로 그려둔 지도는 무엇일까? 아마 비담에 관한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일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일까요? 저는 그 힌트를 이번 44회 설원랑이 전달해 준 빨간 서첩보에서 찾아 봤습니다. 이는 물론 제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할 뿐이지만요.
미실이 준비한 계획을 말하기 앞서 간단한 선덕여왕 44회 리뷰부터 하겠습니다. 화백회의 의결과정을 다수결로 하자는 덕만공주의 발의는 보기좋게 부결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예상한 일이었지만요. 한 수씩 건네 받았다는 미실의 말에도 덕만공주는 의기양양해 하지요. 왜냐면 표면상으로는 덕만공주에게 지지가 몰표로 이어올 것으로 내다봤거든요. 안건은 부결되었지만, 조세감면안과 화백회의 만장일치제의 폐해를 여론화시키면서 군소귀족들과 백성들의 마음이야 덕만공주에게로 기울 것은 자명한 일이거든요. 미실은 덕만공주의 이런 계산까지 앞서 내다봅니다. 미실의 지지기반이 이탈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결국 형국은 미실이 쥐구멍으로 몰린 양상이 되버렸지요.
하지만 미실은 크게 당황하지 않아요. 덕만이 군소 귀족세력과 백성의 지지를 얻었다면, 미실은 올가미를 얻었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미실이 덕만에게 한 수씩 주고 받았다고 했을 거에요. 그리고 미실은 덕만공주를 옭아 맬 확실한 덫을 준비합니다. 덕만공주도 보통내기가 아닌데 유인을 하려면 강한 것이어야 겠지요. 그런데 덕만공주가 아주 좋은 힌트를 던져줬지요. 바로 미실이 쥐고 있는 화백회의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화백회의 구멍을 교묘히 이용하는 것이었지요. 미실은 덕만공주에게 미리 언질도 해줍니다. 덕만공주의 정무참여 거부안을 화백회의에 안건으로 발의할 수도 있다고요. 그리고 미실은 한번 뱉으면 반드시 시행한다는 듯 진짜로 발의를 해버리지요.
그런데 덕만공주의 정무권 박탈 안건을 관철하기 위해 미실은 교묘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덕만공주 편인 김서현공과 용춘공에게 몽혼약을 먹여 깊은 수면에 빠지게 한 다음,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미실측 대등들만이 단독처리하겠다는 심산이었지요. 물론 이 계획은 성공한 듯 보였지만, 알천랑과 유신랑이 이끄는 시위부(공주근위대)의 무력진입으로 무사히 김서현공과 용춘공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하고 덕만공주의 정무박탈 안건은 일단 부결이 됩니다.
덕만공주나 춘추, 알천랑, 유신랑은 다행이다 싶어 가슴을 쓸어내렸겠지만, 한 사람 회심의 미소를 짓는 사람이 바로 미실이었지요. 이 모든것이 미실의 치밀한 계획하에 이뤄진 것이었으니까요. 미실은 거사를 앞두고 설원공에게 은밀히 지시를 합니다. "비천하고 비열하고, 누구나 알면 그 천박함에 치를 떨 수 있는 것을 꾸미라"는 것이었지요.
44회를 보면서 다시 한번 선덕여왕 드라마의 치밀함에 혀를 내둘렀네요. 미실이 설원공에게 지시한 비열하고 치졸한 방법이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는 말이에요. 미실이 의도한 것은 칼의 명분이에요. 그런데 대의명분 없이 무턱대고 칼을 뺄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덕만공주가 너무 좋은 힌트를 주었지요. 바로 화백회의 만장일치제의 문제였지요. 영리한 미실은 덕만공주에게 그대로 반사~하며 한방 먹여버린 것이지요. 상대가 칼을 빼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미끼가 덕만공주의 정무권한 박탈 안건이었고, 비열한 방법으로 김서현공과 용춘공의 발을 의도적으로 묶어 버린 것이지요. 또한 미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일, 상대가 먼저 칼을 빼도록 유도하는 일까지 성공을 합니다. 공주호위대인 시위부가 무장을 하고 화백회의장에 들어왔다는 것은 덕만에게 역모의 누명을 씌울 수도 있는 올가미였던 거지요. 방식은 3류였지만 미실 머리는 인정. 

알천랑과 유신랑이 이끄는 시위부가 화백회의장에 무장진입을 했다는 것은 병부에게 병사를 동원하는 대의명분을 실어줍니다. 물론 다 의도한 것이었지만요. 설원공은 유신랑과 알천랑이 "죽여주십사"고 나올 것도 다 계산을 해 두고 궁수를 배치해서 활을 쏘게 한 치밀한 준비를 했지요. 결국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드라마에서는 석품랑이 먼저 칼을 빼들기는 했지만 미실의 마지막이 될 '미실의 난' 그 서막을 알리는 북이 울렸습니다. 둥~둥~
그리고 군사를 대동한 불나방 미실이 불꽃을 향해 덤벼드는 것으로, 선덕여왕은 질풍노도의 항해길에 올랐습니다. 다음주에 치열한 미실의 마지막 불꽃놀이가 진행될텐데 한 주가 몹시도 길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럼 이글의 제목으로 잡은 빨간 서첩보의 정체에 대한 수수께끼로 돌아가서 제 개인적인 추측을 덧붙여 볼까해요.요즘 들어 누각에 앉아있는 미실의 평화로운 모습이 유독 많이 나오고 있는데, 참으로 자태가 아름답고 고혹적이십니다. 미실의 상념을 깨고 동생 미생랑이 다가와 묻지요.
"누님, 꼭 하셔야 겠습니까? 누님답지 않아 보여요. 당대의 평가가 욕은 들을지라도 역사 속에서는 빛날거에요. 헌데 이 일은 그 모든 것을 허물어 버릴 수 있을 겁니다. 누님은 이치에 맞지않은 일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미실은 불현듯 사다함의 얘기를 꺼냅니다. 딱 한번 이에 맞지 않은 일을 했다고요. "사다함과 연모를 했고,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가려 했었습니다. 그것은 나와 맞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 이후로는이에 맞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비슷한 마음입니다. 이 미실도 이를 버리고 꿈을 쫓아갈 겁니다. 부서지더라도,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질 것입니다" 에휴,,,너무나 멋진 명대사였답니다. 미실은 죽기전에 너무 멋진 대사를 남기고 가네요.

미실의 이 말속에서는 저는 두가지 속 뜻을 찾았어요. 비담에 대한 모정과 끝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위해 마지막으로 불사르고 싶은 집착...다 가진 미실이었지만 그녀는 사랑을 갖지 못한 여인이었어요. 사다함의 죽음으로 그녀에게 순수한 사랑은 끝이었지요. 권력과 야심을 위한 사랑을 했을 뿐이에요. 사다함과의 사랑 역시 이루지 못했듯이,버린 아들 비담에 대한 사랑도 그녀에게는 질긴 미련으로 남아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다함을 쫓아 이득을 버리고 도망쳤던 그때처럼, 한번도 사랑을 베풀어주지 못했던 아들 비담을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던져주고 가고 싶은 모성,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미실과 미생의 대화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다음 장면에서 유심히 보게 된 것은 설원공이 내민 빨간서첩보였어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뭐길래 설원공이 "왜 지금 이것을 가져오라고 했냐"고 물었고 "새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을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혼자서 추측을 해봤답니다. 미실이 그랬지요. "그것을 남긴 것은 애초에 설원공을 얻고 설원공의 불안을 달래려 함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제 불안을 달래려 합니다. 우리가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설원공이 "허면..?."하고 물으니 난데없이 미실이 "네, 비담입니다. 오늘 밤은 밤은 참으로 깁니다. 그날 밤처럼요"라며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났지요.
첫번째로 문제의 빨간서첩보에 대해 추측한 것은 사다함이 미실에게 남겼을 연서는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사다함의 마음이 담긴 연서를 그 동생 설원공에게 넘겨 주면서 설원공의 마음을 잡고, 한편으로는 "사다함을 잊겠습니다" 하고 설원공에게 미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그런데 왠지 약해요. 또한 '그날 밤처럼 오늘 밤도 길다'는 말을 생각해 보니 확률은 적어보여요.
그러면 그날 밤은 언제를 말하는 것이었을까요??? 저는 진흥제의 승하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봤어요. 진흥제가 승하할 때, 미실이 빼돌린 것이 바로 진흥제의 유언장이었지요. 미실이 유언장을 감추고 진지제를 옹립했고, 진지제는 비담, 즉 형종을 낳아줬는데도 배은망덕하게도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황후에 올려주지 않았어요. 그러자 미실이 유언장이 조작이었음을 밝히며, 화랑들의 낭장결의로 진지제를 폐위시켜 버렸지요. 그리고 즉위한 인물이 동륜태자의 아들 진평왕(백정) 이에요. 물론 진지왕 사이에 낳은 비담은 버려졌고요. 
진흥제가 남겼다는 유언장의 진위를 아는 사람은 미실과 이일에 깊숙이 관련된 설원랑이었을텐데 갑자기 궁금해지는 거에요. 과연 진흥제가 후사로 지목한 왕자가 동륜태자였을까? 금륜왕자였을까? 혹시 진흥제가 진지왕(금륜태자)을 후사로 책봉한다는 유언장을 남기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만약에 그랬다면 정말 금륜태자(진지제)만 불쌍하게 된 것이겠지만. 아무튼 그 진지왕의 아들이 바로 미실과 사이에 낳은 비담이잖아요.
미실은 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죽기전에 한가지 꼭 아들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겠지요. 그것이 비담의 출생의 비밀을 밝혀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진지왕을 후계로 삼으라는 유언이 공개가 된다면, 폐위된 진지왕은 성골신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그 혈육인 비담은 황실의 일원으로 인정이 되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가장 정통성있는 후계자 순위에 설 수 있을 것이기도 하고요.
황후가 되겠다는 야욕으로 버려 버린 아들 비담, 자신을 너무나도 쏙 빼닮은 비담, 큰 꿈을 가지고 덕만공주를 택했다는 비담을 위해 찬란히 부서지고 싶어하지 않았을까요? 오래된 유언장의 진실을 밝히면서요. 이는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정말 빨간서첩보에는 뭐가 들어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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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8 06:04




선덕여왕 40회에서는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화두로 떠올랐지요. 진평제의 병세, 덕만공주의 혼인, 춘추의 혼인, 그리고 춘추공의 골품제 부정발언까지...뭐니해도 앞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은 춘추공의 "골품제는 천한 제도입니다"라는 경천동지할 만한 발언이겠지요. 이번 글을 준비하면서 춘추공(유승호)의 골품제 부정발언에 대한 진의에 대한 글을 올릴까 했는데, 그보다 앞서 미실에 대한 비담의 얘기부터 먼저 올리는게 순서겠다 싶네요. 춘추공의 발언에 대해 미리 한마디 하자면 골품제에 대한 발언은 귀족계급이 재편성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주 선덕여왕 리뷰글에서 정리할 생각입니다.

이번 글에서 언급하고 싶은 내용은 비담이 어머니 미실에 대한 감정을 정리했다는 부분입니다. 시청자들에게는 상종가의 인기와 관심을 받고 있는 비담이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비담처럼 불쌍한 사람도 없어요. 비담의 표정을 보노라면 요즘 다소 맥이 빠져 있는 느낌입니다. 비담의 강렬함에 환호했던 시청자들에게는 그런 비담의 모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드라마 속 비담의 표정은 보이지 않게 차이가 있어요. 요즘 들어 비담은 네가지의 표정을 보여줍니다. 덕만공주와 있을때는 공손함과 연모의 마음을 담은 눈빛, 춘추와 함께하고 있을 때는 탐색과 호기심 천국, 미실과 있을 때는 비난과 원망을 섞어 으르렁 대는 표정, 그리고 혼자있을 때는 야심을 도모하는 매와 같은 표정들로 바뀌고 있지요. 아, 새로 떠오른 캐릭터 복잡한 염종과 있을 때는 조직의 형님같은 모습도 보여주고 있기도 하네요. 미세한 차이지만 비담역할을 하고 있는 김남길은 나름대로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에 비담에게서 뜻밖의 표정을 보게됩니다. 비담과 미실의 대화에서 나온 장면이었는데, 이에 대한 얘기를 하기 앞서 신라 황실의 중차대한 문제부터 짚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지금 신라에는 핵폭탄이 떨어졌어요. 진평왕이 심장병에 걸려 목숨이 기약이 없고, 황실에는 아직 후계자도 세우지 못했으니, 황실후계자리를 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요. 진평왕이 대소신하를 모아 후계자를 위한 부마 선발을 하겠다는데, 성골 남자는 없으니 1순위 후보들인 진골귀족을 추천하라고 하였지요.
그런데 덕만공주가 혼인을 하지 않고 스스로 왕이 되겠다고 선언을 해버립니다. 한번도 듣도 보도 못한 여왕이 되겠다고 했으니 조정은 이 해괴망측한 일을 두고 시끌법썩 난리가 나버렸지요. 그리고 이 문제를 화백회의에서 논의해 달라는데 진평왕을 비롯해 미실까지 뭐 이런 황당무계한 말이 있나 싶어 어안이 벙벙해져 버립니다. 특히 미실의 충격이 가장 크지요. 미실을 달래주기 위해 설원공이 함께 있어주고자 하는데도 혼자있고 싶다며 물리는 걸 보니 미실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닌가 봅니다.

미실은 그제서야 덕만공주가 했던 말의 진의를 생각해 봅니다. 덕만공주가 나라의 꿈, 백성의 꿈, 부강한 신라의 희망을 노래하겠다는 허울좋은 말을 해대길래, 정치라는게 그런 환상을 꾸는 것이 아니라고 코웃음을 쳐주었는데, 정작 덕만공주가 되고자 하는 것이 왕이었다니 놀랍지요. 미실 자신은 한번도 나라의 주인이 될 생각을 못했기에, 아니 나라의 주인이 아니었기에 꿈조차 꾸지못하고, 그저 황후가 되고자 했고, 황후라는 위치에서 권력을 손에 쥐고 떡고물을 적당히 뿌려주면서 귀족들과 백성을 통치하려고 했는데, 덕만공주의 꿈은 자신의 꿈과는 한참이나 앞서 있음 알게 되지요. 미실은 성골로 태어나지 못해 꿈의 한계 속에 갇혀버린 자신의 팔자가 뼈에 사무치도록 또다시 원망스러워 졌겠지요.
"희망과 꿈을 꾸는 백성들은 신라를 부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저는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 그런 신라를 만들 것입니다"라고 또박또박 새겨준 덕만공주의 말을 상기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데 비담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기를 하고 있지요.
 
예측불허 돌발행동을 일삼는 덕만공주도 버거운데, 요즘 버린 자식 비담까지 은근히 미실에게 깐죽대니 미실은 죽을 맛이에요. 더구나 설원공이 비담과 덕만공주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덕만공주의 배필로 비담이 어떻겠냐고 묻는데, 제대로 키웠으면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겠지만 이제와 쏟아버린 물을 주워담을 수도 없고 아깝지요. 미실은 비담에게는 꽤 인간적인 모습 한가지는 있더군요. 진지왕의 피를 물려받은 진골이면서 자신의 아들이니 덕만공주와 맺어주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궁합이지만, 설원공이 미실에게 의중을 떠보자 안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버린 자식입니다. 이제와... 않겠습니다"라면서요.
미실이 이제와... 하면서 잠시 말을 삼키듯 뜸을 들이는데, 아마 미실은 "버렸는데 이제와 무슨 염치로 에미라고 나설 수 있겠습니까?" 이런 말을 삼켰으리라 생각해요. 비담이 버린 자식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도 있었겠지요. 정치라는게, 아햡이라는 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자식이다 보니, 그것도 핏덩이 어린 자식을 버렸는데 양심에 걸려, 차마 그렇게까지 몰염치하게 계산하지는 못하는구나 싶더라고요. 
미실을 기다리고 있던 비담이 미실 염장을 지르지요. 그러잖아도 덕만공주가 말했던 꿈이니 뭐니 하는 말을 생각하며 심기가 불편했는데 비담까지 가세를 하지요. "(어머니,)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애초에 꿈의 크기가 달랐으니..." 라고요. 이제는 머리에 쥐가 날 판인데 그놈의 꿈 크기가 달랐다는 게 무슨 의미냐고 묻자, 비담은 잔뜩이나 비꼬는 표정을 짓는데 뜻밖의 행동을 하더군요. 비록 자기를 버린 어머니지만 새주라는 지위에 있는 미실을 대놓고 위아래로 흝으면서 대놓고 조소를 해버렸거든요. 제 개인적으로는 조금 충격적인 장면이었어요. 신라를 좌지우지 하는 권력 중심에 있는 미실의 새주라는 지위를 고려하고서도 안될 행동이었지만, 아무리 버렸다지만 한번도 어머니라고 불러보지는 못했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어머니에게 그런 행동은 너무 예상밖이었거든요. 비담의 분노가 저리도 가슴 모질게 컸던 것이었을까 싶어서 한편으로는 측은함도 있었지만, 비담이 무서워 지기도 했어요.

비담의 이와 같은 행동과 대사는 이제는 어머니 미실을 버리겠다는 결심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비담은 이전에 미실과 만났을 때는 주로 비난과 원망을 담은 말들을 던졌지요. 예를 들면 39회에서 황실서고에서 미실을 만났을 때, 미실이 비담에게 "공주의 명으로 춘추의 훈육을 맡았나 보구나"라고 관심을 보여주자 비담은 싸늘하게 미실을 원망하는 듯한 말을 남겼지요. " 제가 춘추공에게 오히려 배우고 있지요. 황실의 여러가지에 대해서 제겐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거든요. 태어나서 지금까지..."라고요.
이는 비담이 미실에게 왜 버리셨냐고 따지는 말보다 무서운 말이었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담은 그때까지도 어머니 미실이 자기를 봐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태어나자 마자 버려졌기에 배우지 못했는데, 장성해서 나타났는데 지금도 품어줄 생각이 없느냐'는 원망섞인 비난도 섞여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번 40회에서 비담과 미실이 주고 받은 대화를 통해, 비담이 어머니 미실을 버리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새주께서는 어찌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허나 저의 덕만공주께서는 궁에 들어오기 전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와서 왕을 선언하셨습니다."라고 하는데 미실은 순간 서운했나 봐요. 비담이 굳이 힘을 줘서 저의 덕만공주라 표현하니 말이에요. 이에 비담은 "제가 선택한 저의 덕만공주"라고 다시 확인시켜주고는 싸늘한 표정으로 목례를 하며 돌아서 버렸지요.   
돌아서 가는 비담과 미실의 표정은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담은 미실에게 덕만공주를 선택했다는 말로 미실, 어머니 당신을 버리겠다는 표현을 한 것이지요. 비담에게 미실은 자신의 야심을 펼칠 발판으로 삼을만한 강한 배경이 될 수 있는 힘을 가진 인물이에요. 비담을 진지왕과 미실의 아들임을 인정하고 공표하게 함으로써 진골신분도 되찾는다면, 비담 마음속에 움트는 야심에도 한발짝 쉽게 나갈 수 있었을 텐데, 그 길을 버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덕만공주가 빈손으로 궁에 들어와 왕을 선언했다고 미실에게 한 말은 자신에 대한 말이지요. 어머니 당신이 버린 자식 역시 아무 것도 없이 맨손으로 궁에 들어왔다고요. 그리고 야심을 키워가고 있다고요.
비담이 미실을 위아래로 훑는 표정행동은 미실의 골품과 황후집착증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이 섞여있는 것이에요. 골품과 황후 자리때문에 자신을 버린 어미였으니까요. "색공으로도 얻지 못한 황후자리, 색공의 실패작 이 비담이 맨손으로 궁에 들어와 당신의 목을 어떤 식으로 조여갈지 이제 두고 보세요"라고 경고를 하는 듯한 비담이 그래서 무서워졌는지 모르겠어요. 
"어머니, 당신이 스스로 왕이 되겠다는 상상이나 했었더라면 저를 버리셨겠어요? 어머니가 덕만공주의 그릇이었다면 저를 버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당신의 그릇이 작은 것입니다. 저는 황후의 꿈밖에 꾸지 못했던 비정한 당신이 아닌, 덕만공주가 꾸는 큰 꿈을 같이 꾸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큰 꿈을 꾸겠습니다. 그 꿈을 함께 꿀 사람이 지금은 덕만공주입니다. 제 꿈을 위해 이제는 제가 당신을 버리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저의 덕만공주라는 말은 이런 말이 함축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춘추가 덕만과 미실사이에서 애애모호하게 줄타기를 하듯 비담은 이제 새로운 줄을 만났습니다. 춘추라는 의뭉스러운 천재를 말입니다. 비담은 덕만공주와 춘추 사이에서 분명히 정치적 성장을 하게 될 것입니다. 덕만에게서는 애민정치와 신라 통치 이념의 방향을, 춘추에게서는 신라의 큰 지도를 꿰뚫는 깊이를 배우겠지요. 그럼에도 늘 비담을 예의주시하게 되는 이유는 비담의 난이라는 역사적 사실때문인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비담이 변화해 가는지 지켜봐야 겠지만 비담이 선덕여왕 재임 당시 상대등의 지위에 올라갔다는 사실은 비담의 난에 묻혀버리기에는 공헌 또한 컸으리라는 짐작만 해봅니다.
덕만공주의 꿈과 비담의 꿈이 현재로서는 경계선이 모호하지만, 분명한 것은 비담이 어머니 미실과는 등을 졌다는 것이지요. 물론 자신을 버린 비정한 어머니에게 등은 돌렸지만, 어머니를 향한 감정의 자리 한뼘쯤은 남아있겠지요. 미실도 그러하듯이요. 비담에게 어머니는 그리움이자 동시에 트라우마에요. 비담의 신분이 언제 공개적인 수면 위로 떠오를 지는 모르지만 드라마에서 한 번쯤은 어머니와 아들로서의 두사람의 갈등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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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80
2009.09.09 09:13




드라마 '선덕여왕' 32회는 과거와 현재(당시 신라)를 넘나드는 수수께끼 놀이 같은 것이었지요. 15대 풍월주 선발 비재에는 유신랑과 보종랑이 참가를 했는데, 드라마를 보다보니 시청자들도 함께 비재에 참가하고 있는 듯합니다. 풍월주 비재는 돌아온 국선 문노공께서 맡아주셨는데 문제출제를 쉽게 내주지 않아요. 사지선답형도 아니고 주관식 문제도 아니고, 더구나 논술문제도 아니었던 두번째 비재는 신라 국호가 가진 의미 세 가지를 알아오라는 것입니다. 첫번째 두번째 의미는 유신랑측이나 보종측도 쉽게 찾았지요. 워낙 주위에 쪽집개 과외로 단련되신 분들이 많으니 신라(新羅)라는 한자풀이에서 조금 난이도를 높여서 의미를 부여하면 되니까요.
저도 이왕 비재에 참가했으니 의미를 좀 살펴볼까요.
첫번째 의미는 신라의 자연적 환경에서 답을 찾습니다(서라벌, 즉 쇠벌이라는 의미는 철의 밭이라는 뜻이지요). 당시 신라 낙동강 유역은 질좋은 철의 산지였고, 이 금속문화를 잘 이용 발전해 온 나라가 가야국이었지요. 철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은 당연히 농기구와 무기입니다. 즉 답은 농기구와 무기 제작기술을 높여 안으로는 '농업생산력을 높이고 밖으로는 강한 무기를 만들어 무력증진에 힘써라'입니다.
두번째 의미는 사람에서 찾았지요. 여기서 힌트는 역시 신라라는 한자어입니다. 그물 라(羅)라는 의미는 여러가지 재료들로 그물을 엮는다는 것인데, 이를 사람세계로 넓혀보면 '두루두루 니편 내편 가리지 말고 똑똑한 인재를 잘 활용하자' 이런 뜻이 되겠지요. 좀 유식하게 답을 표현하면 신진세력을 흡수해서 신흥세력을 키우고 신라를 강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진흥대제가 신흥세력의 활용을 가장 잘 보여주었는데요, 성공적인(?) 인물이 설원공, 문노, 미실이었지요. 재주가 비상하여 써줬더니 박힌 돌 빼고 통째로 삼키려는 미실같은 변종도 나오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세번째 답은 오리무중 첩첩산중으로 들어가버립니다. 세번째 답은 지증왕의 유훈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지증왕도 이미 세상에는 없고, 지증왕의 유훈을 알고 있었던 진흥대제도 아시다시피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교직에 몸담고 계시니 저희가 알리가 있나요. 당시 세번째 유훈을 알고 있었던 이들이 이사부와 역사편찬을 했던 거칠부였는데 이 분들도 다 고인들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의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미실과 세종이랍니다. 미실과 세종은 세번째 의미와 깊숙이 관련되어 있어서, 세번째 의미의 사회적 파장과 자신들의 못된 짓이 들통날까봐 입에 자물쇠를 채워버립니다. 심지어는 보종에게 문제를 풀려해도 풀어서도 안된다고 못을 박지요. 어떤 비밀이기에 승부욕 강한 미실도 풀어서는 안된다고 했을까 사뭇 궁금합니다.
미실측이야 어찌하고 있든 유신랑은 15대 풍월주가 되어야 하고 덕만공주도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문노에게 뭔가 보여줘야 하니 답을 찾아야 합니다. 세번째 의미를 알기위해 유신랑과 알천랑은 진흥대제가 거칠부에게 명하여 편찬하게 했던 국사가 보존되어 있는 서고에 갔다가 지증왕대의 국사중 1권이 소실되어 다시 편찬하게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신라라는 국호의 세번째 의미는 이때 고의였든, 미실의 말대로 실수였든 빠져버렸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국사를 편찬한 거칠부가 문노공의 장인이었다는 점과 쌍둥이 출생과 함께 우연치고는 요상스럽게도 같은 날 이승을 하직하게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거칠부라는 인물 탐구에 들어간 덕만공주와 유신랑은 난이도 중 최고 심화과정에 들어갑니다. '거칠부가 진흥대제의 명에 따라 국사를 편찬했던 벼슬아치였고 장수였다' 이런 것은 기본과정에 나와있는 내용이거든요. 심화과정 학습에서 덕만공주와 유신랑은 거칠부가 문자마방진과 세필에 남다른 관심과 재주가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덕만공주와 유신랑은 이를 토대로 거칠부가 마지막으로 남긴 서찰을 살핍니다. 그 서찰은 문노가 진평왕에게 전해주었던 것인데, 덕만은 서찰이 전해진 그 시각 "응애응애" 첫울음도 크게 터뜨리지 못하고 소화 품에 안겨 궁밖으로 버려졌고요. 엉덩이나 한대 때려줬는지 모르겠네요. 태어날 때 엉덩이를 때려서 몽고반점이 생긴다고 하던데... 물론 우스개 소리입니다. 수수께끼 푸느라 머리가 너무 아파서 그냥 긴장 좀 풀고 싶어 쓴 말입니다.
거칠부의 마지막 편지를 마방진으로 풀어보니 소엽도를 살피라는 답이 나왔지요. 그러고 보니 덕만공주의 소엽도가 드라마 '선덕여왕' 비급 1호였나봅니다.  예고편에 보니 소엽도에는 깨알보다 작은 글씨로 덕업일신(德業日新)이라 새겨져 있던데, 아마 화랑세기에 나오는 신라국호 덕업일신 망라사방(德業日新 網羅四方)이라는 국호를 말하는 모양입니다. 덕업일신 망라사방이라 함은 간단히 '왕의 업적을 날로 새로이 하고 사방으로 뻗쳐나간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우리는 그 해답의 실마리를 풀어가야 합니다. 세번째 의미 말입니다. 
그럼 이 세번째 의미가 대체 뭐길래 진흥대제는 후손에게 알려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게 하려 했으며, 미실은 왜 그 의미를 감추려고 했는지 알아봐야 겠네요. 많은 분들이 31회때부터 짐작했던 대로 신라 국호 세번째 의미는 삼국통일이겠지요. 그런데 미실은 왜 이를 없애면서까지 역사를 왜곡하려고 했을까? 그야 물론 자신의 세력이 약화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지요. 미실은 에고이스트입니다. 자기애가 강해 '내가 아니면 누구도 해서는 안되고, 내가 할 수 없으면 다른 사람도 해서는 안돼'라는 편협한 사고방식의 소유자였지요. 진지왕을 보위에 올렸다가 애까지 낳았는데 황후를 시켜주지 않자 다시 폐위를 시키면서 '내 말 안들으면 험한 꼴 당한다'는 것을 젊은 화랑들을 앞세워 보여준 황후집착증 환자였고요.

진지왕을 폐하고 미실은 진평왕을 보위에 올립니다. 사실 진흥대제가 후계자로 지목한 사람이 진평왕이었는데, 미실이 음모를 꾸미는 바람에 진평왕은 다소 늦게 왕관을 쓰기는 했지반 황제자리는 애초에 진평왕 것이었지요. 미실은 '황제자리는 이 손안에 있소이다' 하면서 진평왕을 위협했으니 진평왕은 이때부터 미실 눈치에서 벗어나기는 힘들게 됩니다. 그리고 황후 자리를 향해 희망찬 발걸음을 내딛으려는 순간, 즉 미실을 황후로 봉한다는 화백회의 만장일치 통과를 앞두고 미실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립니다. 미실이 쥐도새도 모르게 수장시키려했던 마야부인(현재의 마야황후 윤유선)이 나타났거든요. 결국 미실에게 황후자리는 너무 먼 그대가 돼버렸구요. 이때부터 미실의 삐딱선 타기가 더욱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내가 못먹는 것 남도 줄 수 없다는 못된 심보와 자신의 권력이 몰락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던 것이지요.

세번째 국호의 의미는 거칠부가 기록한 국사(國史)라는 사서(史書) 자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답은 왕권강화를 통한 삼국의 통일입니다. 삼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불가피 하게 백제, 고구려와 전쟁을 치뤄야 하고, 전쟁을 하려면 최고통수권 즉 왕권이 강화되어야 하지요. 이는 결국 귀족세력의 약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귀족세력을 기반으로 한 미실에게는 타격이 클 것입니다. 황제도 되지 못하고(미실은 황제를 꿈꾸지는 않았지요, 미실 생각의 한계인지 덕만이 앞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황후도 되지 못하는 에고이스트 미실에게는 귀족을 등에 업은 지지기반까지 빼앗길 판인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일이었지요. 그러니 거칠부도 역사의 뒤안길에 묻어버리고 역사도 슬쩍 빼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게 된 것이었지요.  
그런데 저는 이 글의 제목에서 세번째 답은 '국사(國史)'라고 했습니다. '국사'는 드라마에서 언급되었다시피 진흥대제가 거칠부에게 신라 지증대제의 유업을 후손에 전해, 당시에는 이루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후손이 이룰 수 있도록 전하는 신라의 꿈에 관한 신라 사서였습니다. 그리고 진흥대제는 그 사서의 이름을 '국사'라 칭하도록 명합니다. 왜 국사일까? 마땅히 한나라의 역사서, 즉 사기는 국호를 쓰는 통상적인 예를 보아 '신라사' 라고 했어야 할 것 같은데 진흥대제는 '국사'라 하라고 명했습니다.
당시 한반도는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대립하였고 삼국은 상호 적대 전쟁국이었습니다. 진흥대제가 고구려, 백제를 의식하지 않고 통틀어 국사라고 이름지으라 한 것은 지증왕의 유업이 곧 삼국의 통일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지증왕, 진흥왕이 감히 꿈꿀 수 없었던 꿈은 삼국통일이었지만, 진흥왕은 국사라는 명칭에 그 꿈을 담아놓은 것이었지요. 신라사가 아닌 삼국통일국의 의미인 국사라 칭하면서 말입니다. 미래의 통일삼국의 역사서, 그 서막을 염원하는 의미가 바로 국사라는 이름에 담겨있는 것이지요.
사족이지만 전 신라의 삼국통일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덕만공주, 즉 미래의 선덕여왕은 백제, 고구려의 침공에서 몇번이나 당나라에 원군을 요청했고, 나당연합군에 의해 삼국통일이 이룩되면서 삼국통일의 의미는 엄밀히 말해 자주적 통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는 바람에 고구려의 그 광활한 영토(대동강, 즉 평앙이북)들이 당나라에 예속되는 결과를 가져왔으니까요. 이는 당시 신라의 힘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후일 이런 역사는 또 다시 되풀이됩니다. 독도가 자기땅이라고 망발을 일삼는 일본 역시 언제부터 그 목소리를 높여왔는지를 보면, 국가의 자주적인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독도에 대한 망언은 결코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우리 영토에 대한 위협이며, 일제강점기 당시의 그들의 지배논리를 여전히 펴고 있다는 증거이지요.(독도는 우리땅!!) 
후일 신라의 삼국통일은 비록 부분적 영토통일이었지만,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통일국가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차후에 벌어지는 문제이니 여기서는 깊게 들어가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과연 이 세번째 의미는 어떤 식으로 공개될 것이며, 미실의 다음 수 또한 궁금합니다. 이제부터 덕만공주와 김유신은 이 세번째 의미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군주의 대업, 신라의 대업을 위해 꿈을 꾸어 가겠지요. 삼국통일의 꿈을 향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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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4 08:29




그간 출생의 비밀에서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있던 선덕여왕이 덕만의 존재가 미실을 비롯해 진평왕까지 알게 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급물살을 만나기는 했는데 이게 아직 방향은 안보입니다.
덕만의 비밀이 활짝(아, 시원합니다. 여기까지 오기 장장 20회가 걸렸습니다) 드러나면서 급물살에 드디어 오랜 궁금증을 깨고 시청자들을 위한 깜짝 비밀병기 두가지가  등장했습니다. 오랜 출타를 마치고 돌아 온 문노와 미실의 버려진 아들 비담의 등장입니다.

덕만의 행방을 쫓아 미실과 을제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숨겨진 쌍동이를 찾는 미실과 세상밖으로 덕만의 존재를 감추기 위한 을제의 추격전이 숨막히게 전개되었지요. 그런데 덕만을 찾는 미실과 을제를 보니 왜 미실이 덕만을 찾으려하는지, 그리고 을제의 황실을 위한 명분이라는 게 납득이 가지않아서 덕만이 왜 숨겨져야 하고 왜 드러나야 하는지 이유조차 혼란스러워졌다는 생각입니다. 진평왕의 춘추로 짐작건데 진평왕과 왕비는 더이상 후손을 생산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미 "어출쌍생이면 성골남진"이라는 예언이 맞았는데 이제서야 쌍둥이 출생을 감춘다고 달라질 것도 없어보이니 말입니다. 어차피 천명이나 덕만이 혼례를 함으로써 누군가는 황실을 계승할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말이지요.

21회는 덕만이 나머지 한쪽 쌍둥이였음이 밝혀지면서 한마디로 이쪽저쪽 모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라 바빴지만 정작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비담이었습니다. 동굴에서 어기적 거리며 나오다가 덕만에게 윙크를 날려줄 때 벌써 눈치챘는데 비담의 역할이 앞으로 비중있게 다뤄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아무래도 어정쩡하게 캐릭터설정에 실패하고만 유신랑 엄태웅을 대체할 만한 강한 포스가 필요했겠지요. 알천랑도 있지만 알천랑의 배역을 크게 늘릴 수 없는 한계가 있으니 비담의 역할이 중요한 게지요. 비담의 화려한 등장과 함께 슬쩍 묻혀 나온이가 문노였습니다. 문노의 등장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맥빠진 등장이었지만 문노는 역질이 도는 민가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었군요. 덕만이 앞으로 백성과 소통해야 할 무대를 문노를 통해서 만들어놨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회 선덕여왕의 화제는 단연 비담 김남길입니다. 화랑 꽃남들의 뒤를 이어 비담의 등장은 강렬함 자체였습니다. 야성이 뚝뚝 묻어나는 원초적인 야성남의 등장에 구멍 술술 뚫린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채널을 고정하고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으니까요.
비담의 등장은 한편의 무협지를 연상케 했습니다. 동굴에서 어슬렁 거리면서 나타나 덕만에게 윙크 한방 날려주고 사라지는 예의없는 이 청년은 사실 대단한 무공의 소유자입니다. 기연에 의해 무공을 전수받으며 괴짜사부(물론 여기서는 문노가 되겠지요) 밑에서 별별 잔심부름을 해가며 무공을 연마해 왔지요. 괴짜사부는 무예뿐만 아니라 의술에도 뛰어난 숨은 화타이지요. 비담은 천둥벌거숭이처럼 자라면서 어느날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은둔한 절대무공의 소유자 문노를 만나 그 수하에서 수련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비담은 괴짜 스승의 채식명령에도 슬쩍슬쩍 동네 똘마니들을 통해 고기를 얻어오라고 시키지요. 몰래 먹은 것도 문노 귀신은 다 알고 매질을 하니 그의 후각은 신의 경지이지요. 하긴 절대 무공을 감춘 은자이니 십리를 떨어져서도 육고기 냄새를 맡을 수 있지요. 그럼에도 비담은 고기 특히 닭고기를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혈기왕성한 청년이니 단백질 보충은 필수이지요.
그런데 어느날 낯선 사내들이 비담의 닭고기를 뭉개버립니다. 바로 덕만을 잡으러 온 김서현 장군의 수하들입니다. 뭉개진 닭고기를 본 비담은 뚜껑이 열려버리고 내친김에 그 사내들을 아작을 내버립니다. 사부가 함부로 쓰지말라고 했을 법한 무공을 동원해서 볏짚단 가지고 놀 듯 가벼이 쓰러뜨려 버리지요. 절대고수의 내공을 전수받은 숨은 고수니까요. 그리고 본의아니게 덕만을 구해내고 이런 과정에서 덕만과 유신과 자연스레 엮이면서 그는 강호, 여기서는 신라의 정치무대에 등장하는 것이지요. 무협지에서 흔히 보는 숨은 절대고수들이 본의아니게 강호에 입성하게 되는 세속과의 인연이 늘 이런 식으로 이뤄지거든요.

그런데 선덕여왕은 왜 이런 무협소설의 주인공처럼 비담을 등장시켰을까? 그것은 딜레마에 빠져있는 주인공 김유신의 캐릭터 공백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김유신의 포스가 살아나지 않고 있고, 덕만과 애정라인으로 엮어볼려 해도 무리가 있고, 천명과의 삼각관계 또한 시청자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하는 설정이다 보니 새로운 히로인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다음편에 등장한다는 유승호는 정 반대의 세련된 귀공자의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아무래도 거친 야성미를 가진 꽃남도 필요했던 것이지요.
'어머니 미실로부터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축복받지 못한 인물', '진지왕이라는 신라 황족의 피가 흐르는 인물', '스승은 문노' . 이런 극적이고 화려한 배경을 가진 비담이 자신처럼 축복받지 못한 운명을 가진 덕만을 만나면서 그 동질감과 어머니 미실에 대한 분노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 것인지 궁금합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비담(김남길)이 덕만, 김유신과 엮이면서 향후 미실을 압박해 갈 미실의 트라우마가 되어갈 것으로 보이니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등장한 그에게 거는 기대 또한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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