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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21 '하이킥' 세경, 행복하고 슬펐던 짝사랑 끝내다 (65)
그런데 드라마가 끝나고 엔딩신이 나오면서 저는 세경이 드디어 짝사랑을 털어 내려고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보석과 현경의 눈싸움을 지켜보는 노부부의 정다운 모습아래 자막으로 찰리 채플린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는 말이 현경과 보석 뿐만이 아니라, 세경에게도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세경이 지훈의 낙서 아래에 "세경이도 다녀가요" 라고 적었던 것 역시 세경이 자신의 짝사랑을 지훈의 과거 추억 시간 속에 두고 간다는 의미로 보였어요.
지훈은 세경을 데리고 간 곳은 학교다닐 때 자주 갔던 욕쟁이 할머니네 국밥집이에요. 지훈이 여자를 처음으로 데리고 갔는지 욕쟁이 할머니는 장가갔느냐고 물어보지요. 두 사람 모두 아니라고 하니 욕쟁이 할머니는 뼈있는 말을 합니다. "썩을놈. 마누라도 아닌데 왜 데리고 다니면서 사람 헛갈리게 해?"
욕쟁이 할머니가 헛갈리는 게 아니라, 세경의 마음을 헛갈리게 하느냐?는 꾸지람처럼 들리더라고요. 오랜 세월 젊은이들을 많이 봐 온 할머니의 눈에는 지훈이만 담고 있는 세경의 촉촉한 눈빛만 보고도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혜안같은 게 있거든요.
"추억이 사는 기쁨의 절반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늘도 추억이잖아" 라는 지훈의 말에 세경의 얼굴이 착잡해집니다. 세경의 마음은 이 시간이 추억이 아니라 영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더구나 지훈과 함께 있는 시간이니까요.
저는 여기서 세경에게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봤어요. 짝사랑만큼이나 썼던 커피, 어쩌면 세경에게 커피는 짝사랑같은 슬픔이었을 지도 몰라요. 그런데 이번 회에서 세경이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슬퍼 보이지 않았어요. 커피가 더 이상 쓰지 않은 것처럼 슬픈 짝사랑도 끝난 것 처럼요.
지훈이 자주 앉았던 구석진 자리에서 세경도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지요. 그러다 문득 벽에 "지훈이 다녀가다" 라는 낙서를 보게 된 세경은 "세경이도 다녀가요" 라고 쓰고는 지훈의 낙서와 자신의 낙서 사이에 조그맣게 하트를 그려 넣습니다.
세경이 지훈과 간 곳은 지훈의 과거 속 시간들이었지요. 세경에게 지훈은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이고요. 세경은 지훈이 지금은 자신을 일하는 가정부이자 동생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세경이 지훈의 마음을 알기에 혼자 바라보는 것이 더 아팠을 거고요. 하지만 마음에 들어 온 사람을 내려 놓는다는 것이 힘들지요.
그런데 이번 회에서 세경이 지훈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경이도 다녀가요" 라고 지훈의 과거 속에 세경은 자그만한 하트로 고백하고, 자신의 짝사랑도 두고 나옵니다. 없어져 버릴 지훈의 과거 추억의 한 장소에 자신의 짝사랑도 내려놓고 온 거지요.
세경의 짝사랑을 끝낼 것이라는 암시는 처음 사골국에서도 보여 주었어요. "우리집 가정부, 너에게 중요한 일을 하라" 는 지훈의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세경이 사골국을 뜨다 손에 부어 버렸던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준혁이 찬 물수건으로 데인 자리를 식혀 주었지요. 준혁이 찬 물수건으로 데인 손을 식혀주는 장면과 엔딩장면에서 "세경이도 다녀가요" 라는 낙서는 세경의 심경변화에 있어 중요한 장치에요. 그리고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마셨던 커피도요.
저는 세경이 짝사랑을 그만 정리했으면 좋겠어요. 짝사랑때문에 세경이 아파하고 답답하게 그려지고 있는 게 싫거든요. 그래서 지훈의 추억의 장소에서 세경이 짝사랑을 끝냈다고 생각하고 싶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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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2010.01.21 23:33
어떤 분 글에서 지훈이 세경을 좋아하는데 서툴러서 모를뿐이고 이건 성격파탄자이거나, 너무 몰라서 그런 거라는 뜻을...그리고 지훈 세경이 연결될거라는 글을 읽고 발끈~했었어요. 그건 아니잖아요,,, 정음이랑 이쁘게 잘사귀고 있는데 그걸 불장난이라 하며, 사실 지훈은 세경을 챙겨주고싶고 좋아하고 신경쓰는데 그걸 자신이 모를뿐이라는 말을 하더군요..그렇지 않고는 지훈은 개xx라고,,,저도 지훈씨팬이라 그건 아닐텐데 이건 뭥미..세경에겐 사랑하는 사람의 짙은 유혹에피소드 였거든요
근데 님의 글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그래야 하구요. 님의 말을 들으니 감탄 그리고 참 잘 정리하셨다~맞다~~생각들면서 제 생각도 정리됩니다 ^^-
청승세경 2010.01.22 00:25
ㅋㅋㅋ 님도 그글 보셨구나. 여기저기 트랙백은 잘도 하고 다니던데요...저도 그런 흑백논리의 글을 보고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겁이나서인지 댓글은 그 사람 이웃만 쓰게 되어있더군요..
어쩌다 그 사람 글 볼때마다 세경이가 떠올랐어요. 고집스럽고 답답하고..
방송을 발로 보나봐요..지훈이가 정음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그리고 지훈이가 세경이 좋아해서 질투비슷한 감정이 있다던가 뭐라던가..
어떤 스타일인지 감이 팍오더군요...
참 매력없는 사람이죠이~~~
잘 사귀는 사람 헤어지게 해서 지훈이 세경이한테 넘어가면 퍽이나 만족스럽겠네요..ㅋㅋㅋㅋ 암튼 블로그 글 구경하다 그 사람 글만 읽으면 정말 이건 뭥미??? ㅋ -
그분 블로그 가지 마세요...ㅎㅎ 2010.01.22 00:45
보면서 해석도 너무 자의적이고, 특정캐릭터에 대한 비난과 공격으로 점철된..(지난 글들도 읽어보면 느끼실겁니다..)날이갈수록 점점 더 심해져서 이제는 저는 안가는데..보다보면 정신건강에 정말 해로워요..
다른분들은 다른 캐릭터 모두에게도 어느정도 애정을 갖고 쓰시는게 보이고 그런글 읽다보면 맘도 따뜻해지고 그런가?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 이분은 캐릭터에 대한 자체 분석(혹은 공격)을 초월해서 다른 블로거분들 해석까지 따다가 조목조목 반박하시면서 공격하는걸 즐기시죠..정음이 같은 캐릭터는 망해야 한다는게 본인의 신조라는 댓글도 종종 다시고^^..
본인이 사람들의 정음이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그저 이쁘게만 보는 시각) 고쳐놨다고 하시는 것 보고 오만함이 느껴져서 실소를 흘렸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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