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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30 '천일의 약속' 수애, 너무나 잔인해서 슬펐던 절규 (12)
- 2011.11.29 '천일의 약속' 수애의 임신가능성, 사실로? (21)
- 2011.11.15 '천일의 약속' 김해숙, 시청자의 마음을 휘어잡는 배우 (19)
오미연의 오열이 시청자를 울게 했다면, 김해숙과 이미숙의 전쟁은 뭐랄까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했지요. 강수정의 입장에서도 통쾌했고, 오현아의 입장에서도 시원한 속풀이를 해준 듯하더군요. 누가 옳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솔직한 심정을 너무나 직설적으로 내뱉는 바람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설마 오현아가 서연이 있는 자리에서 치매 운운했을까 싶었는데, 그 몰상식과 무경우, 비인간적인 모습에 기겁해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오현아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옹호하게도 하니, 그저 이미숙의 연기에 감탄하게 합니다.
고모의 그 망연자실할 슬픔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서연은, 미친 사람처럼 웃고 또 웃다가 결국에는 제풀에 쓰러져 울고 맙니다. "서연이는, 아내는 '뇌는 바보라 가짜 웃음도 진짜로 착각하기 때문에 웃다보면 행복해 진다'고 헛웃음을 웃기 시작했다. 그러나 운다. 서럽게 운다. 괜찮아 서연아, 괜찮아...내가 고작 할 수 있는 건 이 공허한 말...아내는 괜찮지 않다. 서연이는 좌절하고 있다", 지형의 나레이션에 드러나는 감정이 읽혀져 더슬프게 했지요. 문득문득 서연을 바라보는 지형의 눈빛에 담긴 서글픔, 절망감, 안타까움이 전달되어서 말이지요.
오미연이 문권(박유환)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장면도 슬펐지만, 며칠 후 도루묵을 사서 서연의 집에 찾아가서 보여준 모습은, 오열보다 더 가슴을 찢어지게 하더군요. 죄송하다는 서연에게 "암만 그래야지"라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생선을 손질하는 오미연을 보며, 헛손질로 칼에 손이 베이면 어떡하나 걱정스럽게 쳐다보게 만듭니다. 무슨 정신으로 칼을 들 수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서연에게 조금 반가운 소식이 있다면 시아버지 박창주(임채무)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날이 추워 바깥운동이 힘들어질 서연을 위해 런닝머신을 보내달라며, 강수정에게 온 지형의 문자를 확인하고는, 시치미를 떼고 강수정에게 문자가 왔다고 알려주더군요. 얼른 런닝머신을 보내주라는 그런 무언의 속정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회사도 그만두고 하루가 무료한 서연은 문권과 산책을 나가지요. 문권에게 하는 "끝까지 잘 살라"는 말이 가시처럼 아프게 하더군요. 정해진 시간은 없다지만 그래도 평균수명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마저 못채우고 가야하는 서연이기에 동생에게 꽉채워서 살라는 말을 했던 것이지요. 때마침 걸려온 지형의 전화, 지형의 어머니가 함께 식사하자고 초대를 했다고 하지요. 좋아하는 척하는 서연, 이제는 시어머니가 된 강수정, 그 분에게는 늘 죄스러운 서연입니다. 부모의 마음을 알면서도 지형을 떠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지형의 발목을 잡아버린 못된 자신이기에 죄송스럽지요.
뒤따라 온 영수에게는 품위있는 모습에 속지말라며 이중 삼중 오중 다중인격자라고 까지 퍼부어 대지요. 분이 풀리지 않은 오현아, "겉으로는 걱정하고 위로해 주는 척하고는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고 있었냐?"고 강수정에게 대놓고 삿대질입니다. 오현아, 그 성질 죽이고 있느라 얼마나 답답했을꼬...
강수정이 "내 며느리랑 밥먹는 것까지 허락받아야 하느냐"며 일침을 가하지만, 물러설 오현아가 아니었지요. 해서는 안될 말까지 뱉어버리고 말지요. "백배사죄가 멤버스 클럽으로 치매며느리 불러들여 밥먹이고 있는거야?". 끙,,,오현아의 입을 어쩌면 좋을까 싶었네요. 아무리 터진 입이라고 해도 할말 못할말 있는데 말이지요.
보다못한 지형이 "향기가 어떻게 어머니한테서 태어났는지 쭉 의문이었다"고, 휘발유통을 짊어지고 불섶으로 뛰어들었지요. 곡해하는 오현아와 노영수, 어머니를 모욕한다고 노영수는 지형의 멱살을 잡고, 오현아는 치매하고 바람나, 우리 집에 침뱉고 결혼까지 한 니놈이 정상이냐고 눈 뒤집어 까고, 이런 막장된장 젠장 아수라장이 따로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순식간에 룸에 있던 사람들 놀라버리고, 강수정 마지막 불꽃째림 들어가지요. "감히? 너 뭔데...". 아무튼 이런 난리전쟁통이 따로 없었네요. 서연 앞에서 치매 치매 하는데 정말 저러다 뭐가 터져도 터지겠다 싶었는데, 그것을 보는 강수정의 눈에 실핏줄이 터져버린 듯하더군요. 그동안 감정절제를 잘해 오던 강수정이 그런 막말 앞에 분노한 것은 당연했고, 친구 아니라 친구 할애비래도 욕먹을 감이었죠.
그렇다고 오현아도 틀린 말 한 것은 아니었지요. 결혼날짜 잡아두고 결혼한다고 청첩장 다 돌렸는데, 하루아침에 버림받은 딸래미가 돼버렸으니, 체면을 떠나 향기가 받은 상처를 어떻게 보상받겠냐고요. 딸 가진 엄마입장에서야 게거품 물고 지형의 머리채를 끌고 다녔대도 받을 만한 벌이었고 말이지요.
상식이나 인간미, 경우를 따지자면 오현아의 행동은 정말 몰상식의 결정판이었는데도, 희안하게 오현아를 또 두둔하게 합니다. 극중 오현아는 딸 향기보다 철없는 엄마이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외모가꾸기가 세상관심사인 듯한 인물이죠. 전형적인 졸부 상류층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교육을 제대로 받았나 싶을 정도로 40년지기 친구 강수정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그런데 오현아는 얄밉지가 않죠. 오히려 속을 시원하게 합니다. 오죽했으면 드라마에서 정상인 인물은 오현아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올까 싶을 정도로, 가장 현실감있는 캐릭터입니다. 김해숙이 닮고 싶은 지성인의 모습으로 드라마의 무게중심을 잡는다면, 이미숙은 시청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속시원하게 뱉어주며 대리만족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요?
오현아라는 캐릭터는 자칫 오버하면 푼수가 돼버리고, 천하의 몹쓸 인간이 될 수도 있고, 무식하면 용감한 무식녀가 될 수도 있을 캐릭터죠. 허영기 많은 사모님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런데도 이미숙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한 선에서 오현아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게 합니다.
오현아의 "감히 니가 나한테...." 말을 다 채우기도 전에 강수정의 눈에서 백만볼트 전류가 흘러나왔던 장면입니다. "감히" 너 뭔데!", 짧고 매서운 강수정의 표정을 보고는 이미숙은 아주 짧은 시간, 공포 내지는 두려움, 후회같은 것을 보여주더군요.
그런데 이미숙의 순간 겁먹은 듯한 표정을 보니, '강수정 얘 나랑 끝내겠구나' 하는 그런 두려움 비슷한 감정과 치매환자에게 '아차'하고,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더군요. 많은 분량의 출연이 아님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현아라는 캐릭터를 연구하는 듯한 이미숙, 잘난 자존심을 쉽게 굽히지는 않겠지만, 친구를 잃는다는 순간의 감정과 실수까지, 프로는 단 1초의 순간도 방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던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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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마, 아무도 웃지마. 비웃지마", 자신을 바보 취합하지 말라며, 서연은 참았던 감정을 폭발하고 말았는데요, 지형과의 행복한 시간도 어느 날에는 아득히 먼 과거, 아니 기억도 하지 못할 추억들이 될 뿐이고, 자신은 부정할 수 없는 치매환자라는 사실에, 서연은 극도의 신경과민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게지요. 날마다 행복하다고, 억지로 강요하고 있던 것들이 제어되지 못하고 나와 버린 것이죠.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냐, 내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냐"라는 노래가사가 있지요. 서연의 상황이 그런 것 같습니다. 억지로 살아내는 것, 이미 알고 있는 끝을 향해, 마치 알지 못한 듯, 보지 못한 듯 기를 쓰고 살아가는 것말입니다.
서연의 신경질에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고 오히려 문권을 다독이는 지형이었지요. "당황해서 그래, 한 번씩 거칠어 지는 것도 증세 중 하나래. 이해해". 서연의 신경질과 우울증이 아기를 낳겠다고 약을 끊어서 심해진 것이라는 말에도, "덕분에 뭐든 열심히 먹어주니까 고마운 일 아니냐"고 위로하는 지형이었습니다. 울고 있는 서연, 눈에 띄게 심해가는 사연의 증세에 미소로 괜찮다고 말해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지형입니다.
박지형의 바라만 보는 사랑, 그래서 애처롭다
이런 일들이 앞으로 비일비재해 질텐데 지형이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저는 아픈 서연보다는 서연을 참아내는 지형이 더 안쓰럽고 불쌍해서 미치겠습니다. 지형의 어머니 강수정이 어떻게 허락할 수 있었는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지성이 감탄스럽고 존경스러웠는데, 그런 길을 가려는 지형이 이제보니 가장 강한 사람이었더군요.
놀라웠던 것은 지형의 태도였습니다. 흥분하지 않는 놀라운 감정절제력이었습니다. 지형이 순간적인 감정으로, 혹은 초인간적인 사랑의 힘으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되고 있는 여자의 곁에 머물겠다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 사랑이 맹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지형의 차분한 표정으로 표현해 주더군요.
그런데 지형은 보다 중요한 참아주는 것을 잘하더군요. 그리고 모른척 해주는 것을 잘한다는 겁니다. 환자를 흥분시키지 않는 것, 지형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이겠지요. 버럭 서연을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 지기 시작했는데, 지형이 같이 버럭대지 않은 것은 참 다행이다 싶을 정도입니다. 서연은 자신이 아픈 환자니까, 이런 응석정도는 이해해 달라는 듯 내키는 대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지형은 좀처럼 감정을 폭발하는 일이 드물었지요.
진짜 즐거운 표정이라기 보다는 부자연스러워 보였는데, 작가도 이런 것을 느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모의 입을 통해 변명을 해주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목욕탕에서 고모의 신을 신으려는 서연에게 퉁을 주니 서연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일부러 크게 깔깔 웃더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서연의 웃음은 지형과의 과거 시절 회상씬에서도 유독 부자연스러워서, 되도록이면 수애는 웃음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미소짓는 모습이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아마 수애가 가진 분위기때문인 듯도 합니다.
모든 치매환자가 서연과 같은 유사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지극히 얌전해 지거나 사람을 겁내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포악해지기도 하고, 케이스마다 다르다고 하더군요. 말이 어눌해지고 행동이 느려지는 것은 비슷하지만 말입니다. 서연의 경우는 거칠어지는 케이스인 듯 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터지는 서연의 신경질이 이해는 되지만,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굳이 버럭 화를 내거나 머리를 쥐어뜯지 않아도 더 아리게 전할 수도 있는데, 분노폭발만이 다는 아닌 듯해서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알츠하이머 환자라며, 편집장에게 사표를 내고 돌아서서 눈물이 고였던 장면은, 오히려 다 많은 감정들을 전달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서연의 입장에서는 당연하겠지만, 서연은 자기고통이 버거워 지형의 사랑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어 보이지요.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 뜨거운 법이니까요. 그런데도 서연에게 조금 욕심을 내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서연 자신의 고통 못지않게, 지켜보는 지형의 고통 또한 크다는 것을 서연도 봐줬으면 하는 것이랍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은 더 가슴으로 전해지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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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걸작 2011.12.06 14:04 신고
제일 윗 머릿말부터 구구절절 저와 너무 같은 생각이십니다.
사실 사람들은 유쾌하고 발랄한 드라마를 좋아하지 무겁고 암울한 드라마를 싫어합니다.
저는 특히 지지리 궁상떨며 사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고 매번 질질 짜는 드라마를
되도록 멀리합니다. 성격상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이라 우울하고 스트레스도 쌓이거든요.
말씀처럼 저도 송창의의 등장이 너무 고맙게 느껴집니다.
너무 부담스럽고 버거운 드라마가 조금은 발랄해진 느낌입니다.
차라리 이미숙이 나오는 신이 가장 좋을 때가 많다니까요.
아무튼 오늘도 감사히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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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는 역시 영원한 또라이다 2011.12.07 02:24
딱 한마디만 할게여!~..
미친 서연? 자기가 자기를 컨트롤 못하는 시츄를 보면서 참,, 가지가지한다? 라고 결론냅니다, ..
자기의 그런 결과를 우리 시청자나 당사자나 다 알것이라는거..그쵸? 그럼 조용히 시골에 내려가서 남은 인생을 반추하면서 살아야지,, 뭐야?
자기가 선택한 시간을 놓고 성질내고 또라이 짓 하는것 보면서 시청자를 ? 아니 나를 기분 드럽게 만드는것이더라고여?,,
그래서 난 결혼 하지마,,하지마, 했는데.. 당연한 귀결을 억지로 봐야하는게 영?.......
기분 드럽냉,,,잉,,
얼릉 끝내주기만 기다린다,, 근데 마누라가 환장해서 보니 참,,억지로 나도 보냉,,잉 ㅎㅎㅎㅎㅎ
천일의 약속을 단순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륜마저도 미화한 통속멜로극이라 하기에는 그 사랑에 대한 진지한 물음은 통속과 진부, 신파를 거부하는 힘을 가집니다. 알츠하이머로 죽어가는 여인,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겠느냐?고 묻는 작가의 질문은 잔인하기 까지 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서연은 누구보다 삶에 대한 집착이 클 것입니다. 그런데 서연이 자신의 생명을 포기해가면서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 드라마라는 것을 감안하고 더욱이나 김수현 작가의 생명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결코 가볍게 그리지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데도 혹시나 했던 일이 사실로 드러났을 때의 당혹감이란, 극중 강수정의 대사처럼 "이를 어쩌나"라는 말밖에 안나오게 하더군요. 임신 8주진단을 받은 서연, 결국에는 서연이 아이를 낳겠다고 고집을 피울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지형이 서연을 볼 수있을 시간, 그리고 서연의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에 가슴에 바위덩어리가 얹힌 느낌입니다.
서울로 올라 온 서연과 지형은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임신임을 확인하고, 담당의사와 면담하지만 약물부작용으로 기형아 출산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이를 낳으려면 약을 중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서연의 임신에 기뻐하고, 당연히 낳아야 한다고 했던 지형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지형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하지요.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을때 서연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지형이 감당해야 할 것이 너무 크다고 거부했지만, 서연은 아이의 심장박동소리를 듣고는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하면서, 지형과 서연의 갈등은 서로의 생각을 너무나 잘알기에 더욱 힘들게 하지요.
세상천지에 서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지형,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고도 어떻게 살아있는 아이를 지울 수 있느냐며, 잔인한 사람보다는 바보엄마이고 싶다는 서연, 나오는 것은 한숨이고 꺼지는 것은 땅이라더니, 지금 제 심정이 딱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뇌종양에 걸린 임산부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왔더군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스테이시 크림이라는 여자는 지난 3월에 임신을 하고, 7월에 두경부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크림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결국 의식을 잃어 심장박동이 멈춘 상황에서 제왕절개로 딸아이를 출산했고, 겨우 의식을 회복하고 아이를 한 번 안아보고는 3일후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기를 안아볼 수있도록 오래살고 싶다며, 혹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이를 부탁한다는 문자를 오빠에게 남겼다고 하는데, 그 기사를 읽는 순간 극중 이서연이 생각나더군요.
모성이라는 것,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존재가 부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연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아니면 포기를 해야 옳은 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낳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신앙때문만은 아니에요. 생명만큼 존귀한 것도 없다는 당연한 말때문만도 아니에요. 서연과 지형을 위해서 입니다. 서연이 떠나고 난후 지형이 서연이 분신으로 남긴 아이를 끝까지 돌보며,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신파적인 이유때문도 아니에요.
'서연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이 모성애다' vs '모성애가 있다면 아이가 자라면서 받을 힘겨움을 생각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입니다. 헌데 잘 생각해보자고요. 없는 아이에 대한 모성애가 과연 있는 것이며, 아이를 죽이는 것을 모성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 여기서 서연의 모성애는 인류 여성의 보편적인 모성애와는 별개에요. 만약 아이를 지워버린다면, 그것은 지형에게 짐을 떠안기고 싶지않은 미안함때문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아이에 대한 모성애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 기형아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은 두려움이고, 그 아이가 받을 고통에 대한 걱정이며, 생명을 지웠다는 엄밀히 말하자면 죄책감입니다.
모성애는 서연이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에라야 모성애며, 아이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단까지 감행하게 하는 힘이 모성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김수현 작가가 설마 그렇게 잔인하게 지형과 서연에게 슬픔을 안겨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으면서 읽은 놀라운 사실은 임신초기에 모르고 먹은 감기약 등으로 인해 유산을 쉽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불법 인공임신중절예방 종합대책’ 자료에 의하면, 연간 34만 건의 임신중절 중 12.6%가 약물복용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 걱정이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유명한 산부인과에서 임산부 200여명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임신 중 약물을 복용한 경우 임산부 약 50%가 주위에서 중절을 권유했고, 임산부 43%가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는 겁니다.
지형을 위해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던 서연이 아이 심장박동소리를 듣고는 마음을 그리 쉽게 바꿀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있어요. 저 역시 여자이고, 출산의 경험이 있는 엄마이기에, 초음파로 아이의 심장박동수를 들었던 그 순간, 내 안에 생명체가 살아있다는 경외감과 기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경험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의 사랑의 열매라느니 하는 그런 생각은 들지도 않았어요. 신비롭고 신기한 생각이 더 먼저 들었거든요. 서연이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었을 때도 그랬겠지 싶습니다. 임신을 원하지 않았던, 원했던, 생명이 살아있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제 경우는 뭐랄까, 심장이 두근거리며 쿵하고 울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던데, 임신을 경험했던 다른 분들은 어땠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천일의 약속 14회를 보면서 저는 엉뚱한 장면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서연과 지형이 서연의 목숨과 아이를 두고 갈등하는 장면도 아니었고, 뜬금없게도 신혼여행가서 찍은 사진을 보고서였습니다. 저 사진들이, 어느 순간 지형만이 그리워할 서연의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 쓸쓸한 슬픔에 눈물이 나오는 겁니다.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이었지만, 그래서 더욱 슬픈 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서연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태어날 권리를 주는 모습때문이었어요. 그것도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가면서 말입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자를 사랑하는 지형의 사랑,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면서 까지 아이를 지키는 사랑, 결코 쉬운 선택도, 감당하기 쉬운 사랑도 아니지요. 그래서 비현실적이라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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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 2011.11.30 10:54
잠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늦가을...바다는 쓸쓸함을 준비하고 있었고...
숲속 낙엽은 마지막으로 제 할일을 하고있다는듯 부지런히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상처를 치유하는 빨간 약이 될수도 있더군요...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이라는 책을 기억합니다.
유대인의 피를 받고 태어났으나 히브리어도 알지 못하는 헝가리출신 15세 소년 죄지르에게 다가온 나치수용소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생과 사의 극한 고통을 마주한 지독한 운명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은 죄지르에게 나치수용소의 참상을 증언해주길 바랬지만
소년은 뜻밖에 말을 하지요.
그것 또한 우리가 걷고 있는 운명의 한 계단이었을 뿐이며, 힘든 수용소의
생활에서도 잠시 허리를 펴고 보았던 햇살 속에서 느꼈던 '행복같은 느낌...'은
잔인한 운명으로는 설명되어지지 않는 다른 무엇이었다고 합니다.
수용소로의 압송과 생과사가 갈리는 목욕탕인줄 알고 들어갔던 가스실에서도 잠시의
설레임은 있었을 것이기에...어떤 순간에서도 인간이 느껴지는 자유로운 느낌은 빼앗을수
없었음을 담담히 이야기 합니다. 우린 그저 삶의 한가운데서 순간순간의 계단을 걷고
있을뿐이라고 말합니다.
지독한 운명 가운데서도 행복한 순간은 있을진저...
우린 그런 시간의 계단을 터벅터벅 마주하고 걸어갈수 밖에요...
서연도...지형도...우리 모두가 그런거 아닐런지요...
댓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늘 애써주시는 누리님께 드리는 답장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
여왕의걸작 2011.11.30 11:23 신고
초록누리님은 가슴이 너무 따뜻한 사람입니다.
글속 곳곳에 배여있는 따뜻한 성품.. 울컥하네요.
저는 이성적으로 봤을 때 아이 또한 서연처럼 엄마를 잃은 채 살아야 합니다.
마치 김수현 작가가 완전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며 서연을 위해서 이상적으로
드라마를 그려가려는 듯해요.
지형은 하루라도 서연의 모습을 더 보고싶어하죠.
그래서 부모와 향기에 대한 도리와 인간적인 도리를 저버리며
서연에게만 가슴으로 다가갔어요.
그런데 그의 모습을 하루라도 더 보고싶어 모든 것을 포기한 남자에게
너무 단호하게 아이를 낳겠다니..? 넘치는 당당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머리 아픕니다.
모성애와 생명의 존귀함을 생각하면 출산은 옳은 선택이겠지만
저는 현실적으로 너무나 버겁습니다.
하필이면 행복할 자격이 있는 우리 서연에게 이런 아픔을.. 이런 선택을..ㅜㅜ -
건강천사 2011.11.30 21:52
이런 경우 난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해봅니다.
역시나....
두통약생각이 나네요...^^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궁금해지네요
11월의 마지막 밤, 행복한 시간되세요 -
모과 2011.11.30 23:41
정말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현실에서 그렇게 못하니까 드라마를 보고
각자 내 경우라면 수애같은 사랑을 받고 싶을 겁니다.
그러나 향기에 대한 책임과 의리가 없습니다.
아마도 수애가 아이를 낳고 치매로 고생하다 죽고
향기가 다시 서형과 맺어질 것 같네요.
저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치매이고
저도 어떻게 될지 몰라서 치매의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수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저는 이번 학기부터 시나리오 작법을 배울겁니다.
조금 배우고 보니 드라마가 다른 각도로 보이네요.^^ -
carol 2011.12.02 01:23
제가 좋아 하는 수애가 나와서 관심있게 봅니다
수애가 너무나 예쁘죠?
상상도 안되는 고난에 빠진 수애의 연기에
감동 입니다
초록 누리님~~
오랫만에 뵙지요?
늘 좋은 일들만 있기를 기원 합니다
치매환자라는 것이 서연에게는 한시도 잊혀지지 않는 악몽인데, 애써 행복한 척 연기했다는 서연이었습니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고도 지형에게 힌트를 달라고 태연한 척하지만, 힘든 지형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연의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그사람을 더 아프게 할까 말이지요.
그동안 남자주인공 김래원에게 쏟아진 비호감의 비난이 무엇때문인지를 작가가 염두하고 있지 않은 듯해서 아쉽더군요. 사실 여자로서 서연이 가장 미안해야 할 사람이 향기일텐데, 그렇게 냉정하게 말하는 서연의 속마음을 역설적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서연이 자신의 행복만 생각하자고 정말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아리송하기 까지 했네요.
지형과 서연의 결혼식이 다음날로 다가오자 강수정은 남편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향기네에게도 그 사실을 알렸지요. 오현아(이미숙)이 그것보라며, 딴 여자가 있어서 그런 것이었다고, 새됐다고 친구도 끝이고 ,지형의 아버지에게는 병원 그만두라고 까지 분노합니다. 오현아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날 일이었고, 뒷통수를 맞아도 그렇게 더럽게 맞았는지, 분통터질 일이겠지요.
그런데도 복창터지는 향기의 반응에 오현아는 거의 게거품을 물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표정이었지요. 서연이 치매환자라는 사실에 충격받은 향기, 향기 엄마가 그 자식 또라이라며, 정신 나간 놈이라고 욕을 하는데도 착한 향기는 두 사람이 가엽다고 눈물을 쏟고 앉아 있으니 말입니다. 천사강림!
뭐랄까 주인공들이 주변사람들과 드라마속 상황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감정선의 끊김같은 것이 느껴져서 말입니다. 속감정까지 꼭 일일이 표현해야 하느냐는 반문도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감정이란 게, 그렇게 흑백으로 선이 그어지는 것은 아닌 듯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새벽에 서연이 잠깐씩 행복한 순간에 행복한 척 연기를 한다는 나레이션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눈칫밥 먹는 설움 안주려고 딴에는 명희보다 잘해줬지만, 그래도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그 어린 것한테 집안 일을 시켜야 했노라고, 서연남매에 대한 미안함과 딸자식 시집보내는 듯한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고모(오미연)였지요.
천일의 약속에 흐르는 사랑을 그야말로 명품연기로 설득시키는 강수정 역의 김해숙은 또 어떻고요. 서연이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강수정에게 전화를 걸자, 강수정은 오히려 서연을 다독였지요. "내 아이의 선택인데 어쩌겠어. 서연이한테 섭섭한 마음 없어"라면서 말이지요.
지형에게 당부하는 말을 듣고는, 지형과 함께 울고 말았네요. 축하한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며, "그렇지만 너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지금 마음 그대로 변치말고 그 아이 슬프게 만들지마. 같이 시간 많이 보내주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끝없이 사랑해". 끝없이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면, 서연도 지형도 힘들어서 안된다며, 지형에게 마음 굳건히 가지라는 말은 숭고하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예고편을 보니 서연에게 큰 문제가 발생한듯 보이더군요.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지만, 서연의 몸에 무슨 문제가 생긴 듯한데, 서연은 약 부작용이라고 하고, 지형이 약때문이라고 화를 내는 모습도 나왔지요. 신혼여행에 가서는 서연이 화장실에서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나오는 모습도 보였고요.
서연이 알츠하이머이고 계속해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임신이라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만약 서연이 임신을 할 수도 있다면, 정말 머리가 무거워지네요. 아이를 위해서 서연이 자신의 목숨을 연장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지형은 그런 서연을 극구 말리려고 할테고, 어느 생명이 더 중요한가의 문제까지 연결될 듯해서 말입니다. 만약 이런 설정이 들어있다면 김수현 작가, 사람 피를 말리실 작정을 한 모양이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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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마마 2011.11.29 10:28
김래원씨를 위해서는 임심한 것이 행복한 일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임신으로인해 더욱 슬퍼질것도 같고~
무튼 오늘 내용도 무지무지 기대됩니다~ ^^
울 누리님~
따뜻~한 하루 되셔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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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판단의글.. 2011.11.29 16:48
움 이래서 사람마다 관점이 다른 모양인가봅니다. 너무 피상적으로만 보시는 거 같네요. 수애가 향기를 두고서 한 대사 하나하나에는, 그 상황과 수애의 성격을 종합해봤을 때, 그 문자그대로의 피상적인 뜻으로만 받아들이면 안되죠. 복잡오묘한 심정과 감정을 극중인물의 성격과 성향대로 잘 풀어냈다고 전 생각했어요. 아직 극중인물에 대해 깊이 파악이 안되신 것 같아요. 이 드라마의 극중인물들이 평범하고 범상한 성격과 성향을 지닌 것 같진 않아요. 그들을 그런 일반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면 안될 듯... 한마디 더 하자면, 극중 김래원과 수애의 상황을 알고 눈물을 흘리는 향기는, 그냥 단순히 천사같은 착한 성격 때문이 아니라, 김래원을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죠..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하게 되면, 그렇게 되죠.. 자신이 갖지 못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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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넘 웃긴다 잉 허허허 2011.11.29 18:10
임신,, 이러니 시청자가 막장이라는 소리를 하는거다,잉 허허허허 치매 환자가 임신 설정? 그만좀 하징,,잉 아이구 지겨워...그느무 임신타령.. 만약에 진짜로 임신이라면 이거는 범죄다, 잉 범죄.. 작가도 드라마 주인공들도 참 가지가지 하는 시츄!~ 잉. 허허허허,, 임신은 모든게 정상적일떼 국가로부터 국민번호를 받는 엄숙한 법적인 기준인것이다,잉 그 아이가 정상적으로 태어나면 맨먼저 법적인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부터 모든 법의 기준과 잣대로 보호와 책임이라는 평생 가지고가는 일들 말이다,잉 오바한다고? 그럼 아무대나 까질러놓으면 그걸 누가 책임지나? 잉 허허허허, 난 이래서 드라마 임신설정이 짜증나, 잉 두사람이 상황을 공감하고 임신을 미리미리방지하고자 피임하는 건설적인 설정이 꼭 필요한데 이느무 한국 드라마는 오히려 반대여,,잉 무책임한 임신 설정,, 그만좀하자, 작가들이여,,잉, 허허허허..참 가지가지 황당 허접 설정? 허허허 제발 임신이라는 설정은 그만좀하자, 그리고 그런 비슷한 설정으로 전개하는거보면 참, 작가도 시청자를 너무 간본다,잉 허허허허,,지금이 조선기대도 아니고 뭐야,, 작가는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설정시나리오라면 이드라마 정말 허접드라마 된다,잉, 허허허허 허긴 작가 지맘대로인데 뭘,, 그런데 내가 돈내고 보는 테레비라는걸 작가는 알아야하는데,,잉 시청요는 내가낸다는거, 시청자는 좋은 프로그램만 볼 권리가 있다는거,잉, 허허허허 넘 간보면 짜증나는데..잉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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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2011.11.30 01:42
얼마전 유선을 끊으면서 티비를 못보지만..오다 가다보면 어디나 틀어져 있는 덕에 이드라마를 좀 봤어요. 역시 좋은 대단한 작가인것 같다. 연기자들 연기도 참 좋다 하며..
전체적으로 다 본건 아니지만 오늘 쓰신 부분중에 제가 본 장면인데 저랑 조금 다르게 보신 것같아 몇자 적어보네요^^&
댓글 다신 분들 중에 같이 공감하신 분도 계셔서..수애 대사중에 행복을 연기한다는 말은 말 그대로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한 척한다는 해석보다는 그 앞대사중에 인생을 연극(?)의 역활에 빗대어 말한 부분의 연장선상에서 행복한 역활을 하는 역에 해당한다는 뜻이지 싶은데요..??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남의 이야기 하듯하는 수애의 대화법이 조금은 익숙해져가는 중이라.. -
지나가다가... 2011.11.30 01:58
참 그리고 결혼식이 우울모드가 아니라고 하셨는데...왜 전 참 우울모드다 싶었을까요?
김래원의 톤 다운된 저음에서...그리고 미소가 없는 그 표정까지 참 만감이 들게 만들던데...ㅠㅠ!
또 이미숙의 연기는 여기 글 읽고 드라마를 나중에 봤는데...(여기저기서 조금씩 부분부분을 보아서..ㅜㅜ!) 님 글 보면서 엄청날 것같은 씬이었는데...뭐 그냥 지금까지 그랬던 이미숙씨 연기라 더 특별히 힘주어 도드라지는 부분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연기는 너무 잘하시지만...님 글의 느낌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서...
사람마다 감정이 공감되는 부분이 조금씩 다르기는 한것 같네요...^^ -
글쎄요 2011.11.30 08:15
저는 좀 생각이 다르답니다^^ 지형과 서연의 결혼식 장면에서 저도 뭔가 우울하고 눈물 콧물바다를 생각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랬을거 같아요. 하지만 서연과 지형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이장면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거 같은데요. 결혼식 하객들은 두사람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고 결혼식을 올리는지 알지 못합니다. 자존심이 강한 서연이라면 결혼식에서 두사람의 히스토리가 알려지는게 ,,, 부모의 허락을 받지 못한 결혼식이란게 티 나는게 싫어서라도 행복한 모습만 보이려고 했을거 같습니다. .... 신혼여행지로 가는 자동차에서 서연의 독백이 있었죠. 음~~'사실은 아까부터 죽이고 싶게 기분이 나쁘다. 나와 이 남자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라고 했는거 같은데.. 암트 그런 속마음을 보면 겉으로 애써 행복한척하지만 속으로는 죄책감같은 자멸감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걸 알수 있죠. 이것이 서연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거 같아요. 지형은 그토록 원하던 서연의 곁에 있을수 있으니... 부모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니 그럴수 있을거 같습니다. 작가도 아쉬웠던지 손대표?(지형의 친구 알렉스)가 수정에게 보고 전화를 하면서 지형이 눈물 비쳤다는 말로 어느정도 무게 중심은 잡은거 같아요^^ 서연의 임신은 전개상 좀 엉뚱한거 같기는 해요. 진부하기도 하고~~ 하지만 소재는 진부하지만 시청자들을 더욱 눈물 바다로 빠지게 만들 좋은 매개체가 되겠네요. 극중 서연과 지형이 나을지 말지 갈등하는 걸 보니.....
내 머리속 지우개와는 또다른 감성으로 잘 보고 있습니다. ^^
"결혼하자"는 지형의 프로포즈, 수백번도 상상해 봤던 말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수천번도 더 대답을 준비해 봤던 서연이었지요. "싫어", "까짓 것 하자". 천사와 악마가 서연을 하루에도 수천번씩 서연의 속에서 싸웠고, 힘들게 그 사람을 내려놨지만, 결혼을 깼다는 말에 서연도 흔들렸습니다. 알츠하이머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몰랐더라면, 운명이라고, 드라마 속에 나오는 운명적이 사랑이라고 모른 척 받아들였을 지도 모릅니다. 지형이 늪으로 빠져드는 것은 참을 수 없기에, 빈껍데기가 되어가는 자신을 짐짝처럼 지형에게 맡기기 싫어서, 서연은 그를 향해 달려가는 마음을 애써 붙잡고 있었지요.
서연에게 시간이란 조금씩 조금씩 보이지 않게 갉아먹는 낡은 옷장 속 좀벌레와 같습니다. 지형의 프로포즈를 받고 흔들리고 싶은 마음을 잠재우고 싶어 와인을 찾으며 화를 내는 서연, 술을 잔뜩 마시고 일어나면 그냥 갑작스런 쓰나미가 일었던 것처럼, 순식간에 바보가 되어 아무 것도 기억못한 채로 눈을 뜨고 싶은 서연이었지요. 지형도 잊어버리고, 결혼하자는 그의 말에 슬픔도 기쁨도 기대도 느끼지 못하는 바보가 되어, 그를 놓아주고 싶은 서연입니다.
병원으로 향하는 고모부를 바라보는 서연의 텅빈 눈이 그런 바람을 표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연의 머리에서 커지고 있는 것이 고모부의 발바닥에서 자라고 있는 티눈과 같은 것이라면, 파내버리기만 하면 그만인 티눈같은 그런 가시라면 얼마나 좋을까....그런 간절함....
중년의 김해숙, 그녀에게는 시청자를 끄는 힘이 있죠.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와 설득력있는 눈빛으로도 대사 이상의 감정을 전달해낸다는 점이지요. 평범한 대사도 김해숙이라는 배우에게서 나오면 힘을 가지고, 마음을 흔들고, 감성을 일깨우고, 마치 언제나 옳은 말을 해주는 어머니를 느끼게 합니다.
김수현작가의 전작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자신이 낳지는 않았지만, 동성애자 아들을 그녀의 가슴으로 품는 모습으로 눈시울을 적셨지요. 몸으로 낳지는 않았지만 가슴으로 품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가슴으로 자식을 낳는 어머니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향기를 버린 아들 지형에게 "향기한테 이게 무슨 못할 짓이야. 향기는 너밖에 없는데, 향기 전부는 넌데, 그 죄를 어떻게 다 받을려고 그래. 마음 찢어놓은 상처는 눈에 안보인다고 죄 아닌 줄 알아?"라는 대사는 나쁜 놈이라고 소리지르고, 따귀를 때리고, 흥분하는 것보다 훨씬 아프고 무게있고 무섭게 다가옵니다. 향기에 대한 연민, 미안함, 아들에 대한 야속함, 인간적인 실망감을 이처럼 송곳처럼 날카롭게 찌르는 말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결혼식을 깨버리자 마자 서연과 결혼을 하겠다는 지형의 결정에 강수정은 실망이 크고, 절대로 안된다고 못을 박지요. 시간을 조금 번 다음에 결혼을 하든, 아버지를 설득을 시키든 하자는 것이었지요. 시간이 아깝다는 지형의 말에 서연이 임신을 했다고 오해하는 강수정은 서연을 만나 임신여부를 확인하지요. 지금 당장 결혼식을 하는 것이 무리라는 말을 하려던 강수정은 차라리 듣지않았으면 좋을 말을 듣게 되지요. "저 알츠하이머 환자에요".
향기와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서연에 대한 사랑을 속이고 싶지않음이었고, 서둘러 결혼을 하려는 이유가 이서연의 알츠하이머때문이란 것을 알게 된 강수정, 아무리 아들 지형의 사랑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려고 해도, 아들이 시한부 인생을, 그것도 망각의 병을 앓고 죽어가는 여자를 지키겠다는 것에 찬성을 해줄 부모는 많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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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2011.11.15 16:49
저는 김해숙씨를 너무 좋아해서
그녀의 영화,드라마를 다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천일의 약속에서는 보톡스 맞은 얼굴이
너무 어색해서 .....설정일까요?
부유한 집안의 여성들이 무척 많이 한다던데
그게 저는 실망입니다.
연기는 할말이 없을 정도로 잘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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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USWANNABE 2011.11.15 17:54
김해숙씨 너무 좋아해요. 연기도 너무 잘하시고, 감성이 풍부하신 배우인 것 같아요.
친정엄마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마치 친 엄마마냥 느껴져요. ㅎㅎ
앞으로 드라마에서 어떻게 나오실지 계속 지켜봐야겠어요. ^^ -
김해숙씨 2011.11.15 20:46
연기가 너~~어무 대단하신 분이죠. 부모님 전상서란 드라마에서도 그랬고. 정혜선씨와 더불어 어쩜 저렇게 연기가 아닌것 같은 연기를 할까..란 놀라움이 문득문득 들게되는 그런 분들. 이런분들이 연말에 무슨무슨 상 좀 많이 받으셨음 좋겠어요.
블로거님, 음란퇴폐광고 댓글 좀 지워주시죠. 공공장소(?)에 저런 광고 버젓이 여기저기. 공해네요. 무슨생각들을 하고 사는 인간들인지;; -
굄돌 2011.11.16 08:21
오늘은 아직 글을 올리지 않으셨나 봐요.
어제 다녀 갔는데 인사도 못 남겼어요.
누가 김치 담으라고 배추 열 포기 현관 앞에 가져다 놓은지
나흘이나 지났는데 오늘에사 절이려고 해요.
그 사람은 좋은 맘으로 가져왔을 텐데
제 사정이 이 모양이다 보니...
헬레나님 좀 가까이에 있으면 한 두쪽이라도 드릴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