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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가 끝나고 이다해와 오지호의 인터뷰를 보니 극 결말에 자신들도 죽고 싶었었다고 하더군요. 주인공들의 죽음은 그만큼 강렬한 여운을 남기기에 그런 욕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 다 죽을 수 있는 상황들이었어요. 황철웅과 관군들에 의해 쫒기는 상황이었고, 삶보다는 죽음이 더 가까웠던 절박한 상황이었지요. 그럼에도 작가는 희망을 남주고 싶은 이유로 대길에 의해 이들을 지키게 했어요.
그런데 세경과 지훈의 죽음은 거창하게 각성이라는 말로 포장은 했지만, 죽음으로 이어질만한 숭고한 사랑도 아니었고,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그런 무게를 가진 사랑도 아니었어요. 더구나 지훈이 각성했다고 까지 붙일만큼의 뒤늦은 깨달음도 아니었고요.
하이킥 결말의 문제는 각성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준에다 죽음을 끼워넣었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차라리 황당스럽게도 공항가는 길에 빗길사고로 죽어버렸다는 식의 설정이었다면, 충격까지는 아니고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재수없는 사고사를 당해 버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런 결말 역시 납득이 가지는 않았겠지만, 적어도 각성이라는 말로 시청자를 우롱했다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제가 아는 이웃 중에 하이킥의 결말을 본 이후 충격에 그 후 드라마 리뷰글을 더 이상 올리기 싫어졌다는 분도 있고, 하이킥 팬 중에는 그동안 받아 두었던 파일들을 전부 삭제해버렸다는 분들도 있더군요. 모든 분들이 결말에 허무감과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이킥의 충격적인 결말에 대한 후유증이 컸다는 것은 그만큼 하이킥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와 파급효과가 컸음을 반증하는 예일 것입니다.
그런데 극중 세경의 행복 우선 순위는 뭐였을까요? 처음 하이킥의 제작의도에서 밝힌 것은 세경의 성장이었어요. 그리고 세경은 서울생활에 적응해 가면서 의탁할 곳 없는 동생과 다행스럽게 순재옹네 집에서 가정부 생활을 하며 적은 월급이지만, 그돈으로 신애 뒷바라지할 적금도, 그리고 못다한 공부를 계속할 꿈도 키우고 있었어요. 지훈에 대한 지독한 짝사랑으로 세경이 힘들기도 했지만, 세경은 봄이 오면 아버지와 함께 가족들이 모여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기대도 가지고 있었어요.
이런 세경의 강한 모습에 세경의 행복을 열렬히 응원했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지훈이 못돼 보이기도 했었지요. 저도 처음에는 지훈이와 세경이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지훈이 정음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고,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에 굳이 사랑하는 사람을 세경의 시선에서 떼놓으려고 하는 것이 무리다 싶어 지훈과 정음을 지지해 주기로 방향을 틀었어요. 왜냐면, 세경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에서 지훈과 세경의 러브라인을 지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훈의 입장에서는 정음과 사귀는 것이 행복한데 지훈에게 세경을 봐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내가 좋아하는 세경이라는 애가 지훈이 너를 지독히 좋아한다, 그러니 너도 세경이를 좋아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신세경의 충격고백, 의미가 큰 이유
주인공이었던 신세경이 하이킥 결말에 대해 돌이켜보니 처참했다고 한 고백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세경이 죽음으로 가자는 결말을 제의했든, 감독의 의견에 따랐든 신세경이 결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을 때, 저는 배우 신세경 개인에 대해서 안티가 되고 싶어졌어요. 어떻게 20살밖에 안된 여배우의 생각이 이뤄지지 못할 사랑에 대해 죽음이라는 소아기적인 발상을 할 수 있었을까 충격이었거든요. 따지고 보면 지훈과 세경이 죽음으로 맞설만큼 이뤄지지 못할 상황도 아니었어요. 까놓고 지훈이 세경을 좋아하고 있었다고, 그 우습지도 않은 각성을 했다면, 세경을 데리고 도망이라도 쳤을 수 있을 것이고, 가족들에게 당당히 폭탄선언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물론 지훈이 각성했기 때문에 일부러 자동차 사고를 내고 세경과 동반죽음을 택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 점에서 신세경이 늦게나마 하이킥 결말에 대해 처참했다고 말한 기사를 접하고 신세경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덜어낸 것 같습니다. 신세경의 하이킥 결말에 대한 고백은 김병욱 피디도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김피디 작품의 결말이 하나같이 죽음이 나오지 않은 것들이 없었고, 충격만을 위한 것이라는 것에 끔찍하기도 했었는데, 그 중 지붕뚫고 하이킥이 가장 끔찍했었거든요. 김피디는 감독으로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세경의 고백에 귀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 죽음으로 결말을 내는 것은 많이 있고, 흔한 장치들입니다. 하지만 하이킥의 경우는 죽을만한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사랑의 자각이라는 문학적 감수성을 죽음의 무게와 동일선상에 놓아 버렸기에 위험하기까지 한 결말이었습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죽음이 삶의 가치를 넘어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자각이었든 진실한 사랑이었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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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2010.04.18 21:26
하이킥의 결말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사람들만
인터넷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듯 하네요~
시청자의 입맛대로 구성하는 작품이 있으면
제작자 입맛대로 구성하는 작품도 있으면 안될까요??
머랄까..
사랑이 크기 때문에 억지를 쓰는 느낌..
비난은 약간 무리수인듯^^
저는 상당히 괜찮은 결말이라 생각했기에^^ -
흐음 2010.04.18 23:26
저도 감독의 소년적인 감수성에 실망했다는 점은 정말 동감합니다!!!
당황스러웠어요 저도 어린시절엔 특히나 그랬었죠
비극을 좋아하고 더 높은 작품성에 대한 경외가 있었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해피엔드가 언제가 가볍고 우스운 건 아니었어요 ㅋ
어렵고 우울해야지만 멋진 작품성을 가지는 것도 아니지요 20대 초중반쯤 되니
그런 것들이 슬슬 알아지더라구요 ㅋ
노희경작가의 책을 샀더니 그런 부분이 있더군요 자기도 그랬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안 그러신 듯 했어요 지난날의 치기어림에 민망해하면서 글을 쓰셨더랬죠
그래서 김병욱 감독의 다른 센스를 좋아하지만 엔딩을 구상했을 그 모습에 어찌나 ㅋ
어이없고 웃기던지.. 글 잘 읽고 갑니다 ㅎ -
hhh2046 2010.04.18 23:34
산골소녀외 다른 인물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품을까 했던 시청자들에게
멋지게 하이킥해주시고 시트콤 자체를 끔찍하게 만들어버렸죠
신세경양이 좋은 배우이고 앞으로 더 커갈 배우임은 확실하나...
사실 종방연 인터뷰나 여러차례 인터뷰를 봤을때
어느 분의 말씀따나 자신 캐릭에 대한 애정도가 부족해보이더군요
아니면 여운을 남길 결말을 남겨 배우로써 남을 커리에만 집중했거나...
신세경이란 배우는 자신이 맡은 세경이가 오로지 사랑에만 목메서
가족간의 행복을 모두 잊은채로 죽음을 맡기전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게
세경이만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다니 씁쓸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이 달라졌는진 모르지만
전 솔직히 한동안 일었던 파장 때문에 결말에 대해서 다시금 인터뷰한건 아닐까 하고 생각되네요
어쨌거나 시청자들에게 파문을 던졌던 결말이니까요 -
23 2010.04.19 03:30
한가지 걸리는게
결말도 결말이지만
세경이 직접 그 결말을 제시 했다는 찌라시 기사 한줄 때문에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가서 세경을 비난한건 참 보기 좋지 않았어요
인터뷰를 통해 세경입에서 직접 나온 말도 아니었고
출처불분명한 기사 한줄에 사람들은 세경을 '혼자 주목을 받으려하는 이기적인 배우'로 각인 했죠.
세경은 그당시 극중 '세경'에 몰입중이었고, 또 완벽한 몰입을 위해서 주어진 상황을 스스로 정당화
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건 혼자 돋보이려는 이기심이 아닌, 배우로써의 책임감이었죠.
찌라시 기사 때문에 마녀사냥하듯 (초록누리님께서 그랬다는게 아닙니다) 우르르 달려가서
비난하다가 이제와서 그녀를 용서하네 마네 하는것 보기가 씁쓸하네요. -
다른 생각 2010.04.19 04:07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말에 분노합니다.
저도 결말이 씁쓸하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에서는 최선이었다고 보는 쪽입니다.
감독이나 작가는 등장인물의 아주 세세한 부분을 설정하게 됩니다.
성격에서 과거의 삶, 그리고 예측가능한 미래까지 ...
세경이의 미래는 정말 암울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세경이 이민을 가지 않는다면 야주 약간의 긍정적 변화를 가질 가능성은 있어요.
하지만 그녀는 낯선 땅으로 이민을 선택하지요.
거기서 그녀의 미래는 이미 결정되어진거죠.
이민후에 그녀가 선택할수 있는 직업은 지금보다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을수 없지요.
아버지를 위해서 동생을 위해서 그녀는 점차 더 나락에 떨어지는 희생의 길을 택한 겁니다.
그녀에게 지훈과의 동행은 자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입니다.
감독은 그 순간에서 멈춰주고 싶었던 거죠.
지훈이라는 인물은 강한 것 같지만 실제론 소심하죠.
그는 결코 세상의 편견을 무시하고 세경을 선택할 정도의 인물이 아니예요.
이기적인 아버지와 속물적이고 과격한 누나에게 대항할 힘이 그에겐 없어요.
락커 등 그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려고 했을 때마다 누나에 의해서 나가 떨어졌던 인물이죠.
그도 세경처럼 자기가 원하는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내면의 고독을 끌어앉고 있던 존재이고 그런 면에서 세경에게 공명과 각성을 한거죠.
그의 세경에 대한 배려와 관심은 세속적인 사랑과는 다른거지요.
지훈이 정음을 사랑한 것은 사실이고 정음의 현실을 알게된 그가 정음을 버리고 세경과 새로운 인생을 살 만큼 모질지도 모험적이지도 않아요.
그런 선택을 하는 순간, 순재는 물론이고 정음에게도 날을 새웠던 현경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는 자명하죠.
한마디로 그때부터 신파조의 막장 드라마가 되는겁니다.
사고가 안났다면 그는 세경을 어설프게 바래다 주고 다시 복잡한 마음에 정음에게 갔을 겁니다.
그러면 세경을 제외하고는 조금은 해피엔딩이겠죠.
몇일전 지훈이 세경에게 자기가 붙잡으면 가지 않을거냐고 묻지만 그녀는 아니라고 하죠.
겨울은 이미 지나고 다 결정된 미래였습니다.
거기서 선택할 세경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어쩔수 없이 그 차안입니다.
개인적으로 차 사고가 났다는 뉴스 장면을 삭제하고 그냥 좀더 모호하게 보여줬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랬다면 시청자들은 각자의 도피처로 향하겠죠.
둘만의 도주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거고 그러면서 지훈의 정음에 대한 배신을 비난하기도 하겠죠.
pd는 그런 쉬운 도피는 허용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씁쓸합니다. -
1234 2010.04.19 06:13
저도 개인적으로 하이킥 씁쓸하고 뭔가 찝찝한 결말이라 싫긴한데......
위를 보니 다수 혹은 대다수가 그렇다고 하면 그게 옳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사람들이 있어서
더 씁쓸하네요..........
다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이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다른생각일 뿐입니다
그것을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서 다르다고 틀린것이라 말하는 건 정말 웃긴일이죠.........
그냥 보고 가려다가 어이없어서 한마디 남기고갑니다..... -
Americano Enthusiast 2010.04.19 22:14 신고
즐겁고 유쾌하게 매일 챙겨 본 시트콤에 꼭 해피엔딩이 아닌 새드엔딩을 했어야만 했던가 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언제나 처럼 기억속에 유쾌한 작품으로 남았으면 했을텐데 결말은 여태 즐거움을 주었던 모든것들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거마냥 느껴졌었거든요... 김감독님의 작품은 늘 재미있었는데 유독 결말만 자꾸 우울한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신세경양의 의견이 개입되어있긴 했지만, 그래도 다음 작품은 꼭 해피엔딩이길...
-
지나가다 2010.05.01 09:32
극중 세경의 상황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세요.
세경의 가족이 세경이한테 어떤 의미인지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은 세경이 한테 한편으로 무엇보다 큰 짐입니다.
세경의 가족안에서의 역할은 엄마.
자신의 꿈을 희생해서 신애를 키우는 존재...
세경이는 검정고시도 보고 싶고 사랑도 하고 싶지만...
가족과 같이 있을 수 있고.... 또 신애를 위해서 그 꿈을 다 포기하고 한국을 떠나는
선택을 합니다.
혼자라면 똑똑한 세경이는 자기 꿈을 이룰수도 있겠지만...
세경이는 그 가족안에서 엄마잖아요...
배우 신세경이 슬픈 엔딩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바란것은 그 역할을 정말 잘 이해했기 때문이겠죠. 이를 비난한 사람들이 정말 한심할 뿐... -
뒤늦게 하이킥을 본 2013.01.14 05:19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감정을 이입하여 보았던 극중 인물의 해피엔딩이나 성장을 바라게 돼죠.
그래서 지뚫킥의 엔딩이 충격적이었다는 것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감독이 단순히 문학적 허무주의 빠져 사랑의 각성이라는 명목 하에 죽음이라는 엔딩을 제시한 것일까요?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죽음'이라는 장치를 사용한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엔딩이었다고 봅니다.
단순히 허무주의에 젖어 허세를 부려 지어낸 처참한 결말이라기보단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 아니었을까요? 그들의 죽음이 현실적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일단 지세 커플의 해피엔딩은 내용 전개상 생뚱맞아 보입니다. 당연히 사랑의 도피를 하거나, 아니면 둘 다 엄연한 성인이니 주변의 반대 따위 무릅쓰는 등 현실적인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결말이 여태 보여준 캐릭터들의 설정이나 인물 관계도 속에서는 오히려 전혀 개연성이 없어 보입니다. 해피엔딩이 아니라도 죽음은 너무 가혹하다는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게 되었으나 오히려 그런 결말 때문에 오히려 시청자들을 '현실'로 이끄는 장치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었던 세경의 가슴아픈 사랑을 '몇년 후'와 같이 뻔한 장면을 보여주어 현실을 뼈저리게 실감하며 견뎌야 했던 성인식과도 같은 사랑을 추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제시했다면 그닥 인상깊은 결말은 아니었을 겁니다. 오히려 그들의 사랑을 죽음과 시간의 정지라는 비현실적(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상으로 이끌며 그곳에서만 자신들의 마음을 부정하거나 숨기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이 실제로는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세경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죽음이라는 장치로 영속화시키며 극적인 아름다움을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물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요. 지훈세경이 지훈의 대학 근처로 시간여행을 떠나듯 데이트를 했던 곳의 카페 역시, 지훈세경이 들렀을 때가 카페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세경은 없어지기 하루 전의, 지훈의 기억이 담긴 카페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죠. 당장 다음날이면 없어질 카페에서, 과거의 지훈과 현재의 지훈과 함께하며 다시 보지 못할 마지막 지훈의 추억(지훈이 왔다갔다는 메시지) 옆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그 장면에서 마지막 결말까지 이어지는 플로우가 전혀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저 뿐일까요?
단순히 결말에 대해 감독이 충격을 주려는 의도였거나 문학적 감수성을 죽음과 동일시했다는 것, 그리고 감독이나 배우가 자기 감정에 빠져 죽음에 대해 유아기적 발상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이 좀 터무니없어보여 한 자 뒤늦게라도 남기고 갑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번회 주목을 해야 할 인물이 좌의정이었어요. 베일에 싸여있던 좌의정의 음모를 직접적인 설명으로 보여주었지요. 좌의정과 그 수하 박종수의 대화를 통해 좌의정이 꿍꿍이를 드러낸 것이지요. 노비당도 결국 좌의정의 탐욕을 위해 이용당하고 있는 살인도구일 뿐이라는 것도 여실히 밝혀졌지요. 저는 좌의정이 노비당 그분의 배후 인물이 아니기를 여러 의미에서 바랐지만, 희망과 권력의 갭이 너무 컸네요. 노비당 그분이 자발적인 각성에 의해 움직이는 가장 낮은 자들의 분노였기를 바랐지만 그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원손을 보위에 올리려 역모가 일어난 터, 원손은 살아 있어도 산 목숨이 아니시지... 이로써 조정은 우리 목소리만 낭자하게 될 것이야. 그 후로는 마지막 한 가지만 남게 되시지. 대대적인 호적정리로 노비들을 모아 북방으로 올려 보내셔야지. 본격적으로 청과의 전쟁이 시작되면 그때 물소뿔을 푼다"
좌의정의 음모는 인조의 어심을 읽어 청을 징치코자 함도, 원손의 복위를 통한 반정을 저지하려 함도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배를 채우려는 탐욕을 위해 이 모든 일을 꾸민 것이에요. 띠웅~ 그동안 추노에 담겨진 메세지를 찾고자 나름대로 드라마를 연구하다시피 분석해 왔던 저는 헛수고 했나 싶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좌의정을 보며 드라마 추노에 흘렀던 민초들의 항거, 혹은 좌절된 희망에 대한 길바닥 사극의 기획의도 자체가 실종된 것은 아닌가 하는 심한 허무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결국 우리 모두는 좌의정 이경식의 손아귀에 놀아난 꼴 밖에는 안됐으니까요.
우선 혁명을 담당했던 한 축 송태하에서부터 얘기를 시작하는 게 순서겠군요.
송태하가 마방관노로 떨어지게 된 것은 황철웅의 간계에 의한 것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죽고 없어진 임영호를 제거하기 위한 좌의정의 술책이었지요. 송태하의 목숨을 담보로 임영호의 정계은퇴라는 목적을 좌의정은 성공했고, 고속승진을 거듭한 끝에 현재 좌의정이라는 자리를 꿰찼지요.
좌의정의 다음 단계는 원손의 제거였어요. 어린 원손을 빌미로 반정의 씨앗을 제거한다는 것은 애초에 없었고, 소현세자의 세력을 제거한다는 의미가 큰 것이었지요. 즉 조정에 반청세력들만 남기겠다는 뜻이었어요. 좌의정이 계획하고 있는 일은 청과의 전쟁이었으니 말이지요. 원손을 따르는 세력, 엄밀히 말하자면 소현세자의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좌의정은 제주도의 참상을 그린 그림을 유포했지요. 소현세자의 잔당들을 색출하기 위한 좌의정의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동굴에 불을 지피고 여우를 잡 듯 말이에요. 어린 석견이 상주가 된 모습을 본 유생과 선비들은 비분강개하여, 원손을 왕위에 올리고 썩은 정치를 혁파하겠다는 혁명의 기치를 내세웠습니다.
결국은 인간의 탐욕이란 끝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좌의정의 탐욕에서 비롯된 쫓고 쫓기는 얘기에 희망이니 혁명이니 세 세상이니 하는 꿈을 주인공들과 함께 꾸었나 싶어 허망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작가가 말한 88만원 세대의 암울한 현실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재벌들을 위해 개미처럼 일하지만, 고용불안으로 늘 생계의 위험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결국 배부르는 것은 거대 재벌이고, 서민들의 생활은 팍팍하기만 한...
아무튼 추노의 한 축을 움직였던 송태하의 혁명의 시작이 좌의정 이경식의 탐욕에서 비롯되었고, 그 끝 역시 좌의정에 의해 좌절된다는 것은 씁쓸하지 않을 수 없네요. 노비를 해방시켜 북방으로 올려 보낸다는 좌의정의 계획은 무모한 무리수로 까지 보입니다. 판을 이 정도로 짤 정도의 권력이라면 군권을 장악해서 북진을 추진할 수도 있을텐데, 노비들을 신분해방시켜 북벌의 도구로 쓰겠다는 것은 늙은이 망발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물소뿔을 팔기 위해 노비들의 호적정리까지 단행하겠다니 좌의정이 어찌보면 신분해방의 선봉장으로 봐야 하는지, 사리사욕에 눈 먼 저승길 가까운 노인네의 탐욕으로 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파랑새들의 터전 월악산 산채, 그곳이 제가 마지막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추노의 희망입니다. 삶의 가장 저변에 있는 밑바닥 인생들의 평화가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쥐도 구멍을 내 주고 쫓는다고 하지요. 조선의 인구 절반이 도망노비로 전락해 가는 암울한 시대, 삶의 팍팍함을 더 이상 참지 못해 도망가야 했던 그들이 숨어들 곳 하나는 남겨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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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_r 2010.03.18 11:58 신고
음 어제 월악산 산채를 황철웅이 비켜가는것을 보고 추노 최후의 마지막 씬은 월악산 산채로 추정되더군요. 월악산 산채가 토벌대상으로 피날레가 장식될지, 마지막 살아남은 자들의 안식처로 장식될지는 모르지만.. 송태하는 산통깨진마당에 비굴하게 살아남는 캐릭터는 아닐듯하고 송태하 열폭 신위를 보여주고 좌의정무리들 처단후 피통 50% 다운, 황철웅 과 한판, 피통고갈로 사망, 이 과정에서 황철웅 피통 50% 다운, 은혜는 못갚아도 원수는 갚아야지하며 대길 황철웅 처단, 송태하 대길 손을잡고 원손과 언년이 부탁.. 대길 산채로 귀환.. 이 과정에서 변수가.. 업복이 대길을 저격, 언년이 망연자실, 모두 망연자실, 남은자들 산채에서 새 희망을 꿈꾸며..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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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y 2010.03.18 12:46
역설적인 표현인진 모르겠으나... 좌의정의 사리사욕이 때문인진 몰라도.
결국 좌의정의 뜻(?) 은 다음임금인 효종에게 까지 전달되는게 아닌가 하네요
북벌... 좌의정은 서인정권의 수장급이니... 서인의 반청주의에 작가가
반감을 가진게 아닌가합니다. 아니면 일부러 그런식으로 몰아가는건지도 모르게군요
악인으로 보여야 할테니.. (개인적 욕심을 채우는 부분이 없었다면 좌의정은 완전
애국자에 만고의 충신이 되어버리니까요;;)
추노의 다음이야기는 송시열과 효종의 북벌에 관한 드라마가 이어진다면
참 역사공부하기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추노 드라마는 http://go.idomin.com/508 <<-- 이분이 예상하신것과
똑같은 방향으로 결국 흘러가지만요..
모든것은 단지 물소뿔장사... -_ -;;
질문 1. 언년이를 구하기 위해 관아로 갔을때 사또를 인질로 잡았었던 장면이 있었는데요, 뒤따라온 송태하가 관졸들과 싸우고 있을 때, 공중제비돌기로 멋지게 언년이 앞으로 빙글 돌아 다가섰었지요. 그때 언년이의 턱을 들어 언년이와 눈을 마주치고는 다시 싸우러 갔었지요. 그 때 언년이에게 왜 그런 행동을 하셨나요?
송태하랑 한 판 붙었는데, 죽더라도 죽을 힘을 다해 싸워보고 죽겠다고 생각했소. 그냥 칼 맞고 죽어버리면 내가 너무 쪽팔리잖소. 헌데 송태하가 한수씩 접어 주더라고. 그 놈 소문대로 조선팔도에서 칼로는 당할 자가 없다고 하던데 칼 제법 쓰더구만. 그런데 그 송태하라는 놈이 언년이가 우리집 종이었다는 말을 듣더니 무너지더라고. 이성보다는 감정의 주먹을 날리니 나도 주먹으로는 송태하를 이겨볼 수도 있겠더라고. 솔직히 칼로 끝까지 갔으면 내가 베였을게요. 송태하 속은 잘 모르겠지만 순순히 붙잡혀 주더라고.
그런데 알다시피 4살배기 애새끼를 봤느냐며 나까지 감옥에 쑤셔넣어 버렸어. 모른다고 발뺌하니 뭐 천지호 패거리를 죽였다느니 해가면서 교수형에 처해 버린다고 하더구만.
질문 2. 언년이와 송태하, 그리고 원손마마랑 빈집에 숨어있을 때, 언년이가 송태하에게 한때는 언년이라는 종이었고, 그 언년이는 죽었고 김혜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고백을 할때 자리를 피해버렸지요.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김혜원이라는 이름자만 쓰며 멍하니 앉아 있었지요. 그때 심정은 어땠나요?
질문 3. 월악산 산채 짝귀를 찾아가 짝귀한테 막무가내로 얻어 터졌는데, 왜 뒷짐지고 맞기만 했나요?
그리고 짝귀언니와 나랑 한양에 퍼진 소문은 앙숙처럼 나있지만, 짝귀언니와는 비밀리에 주고 받은 약속도 있고 사실 친한 사이야. 짝귀언니 겉은 개차반이지만 속은 여리고 착하거든. 시대를 잘못 만나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무관벼슬이라도 했을 게요. 우리 최장군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들처럼 칼 쓰고 주먹쓰는 놈들은 상대 기술이 녹슬었는지도 그런 식으로 서로 확인하기도 해.
질문 4. 최장군과 왕손이 만났을 때 심정은 어땠나요?
최장군과 왕손이는 내 피붙이 같은 형제들이야. 내 살점을 떼줘도 아깝지 않을 내 가족들이라고. 최장군이랑 왕손이가 죽은 줄 알았는데, 귀신인가 싶었지. 송태하가 최장군과 왕손이를 죽인 줄 알고 덤벼들어 어찌어찌 송태하를 압구정 높으신 양반한테 넘겨 버렸는데, 그게 최장군과 왕손이에 대한 복수였어. 차마 언년이 남편이라 죽이지는 못하겠더라구. 언년이 남편을 내 손으로 죽이고 싶지는 않더라고. 그놈을 죽이든 살리든 내 알 바 아니잖아?
이천에 땅이 몇천평이 있으면 뭐해? 함께 살고 싶었던 언년이도, 최장군도, 왕손이도 없는데... 내 모든 희망이 물거품이 돼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눈앞에 왕손이랑 최장군이 살아있는 것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더라고. 최장군 어께를 만져보고 얼굴을 꼬집어 보고서야 진짜 살아 있다는게 실감이 나더라고. 내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흘린 눈물 중에 가장 기뻐서 흘린 눈물어었소. 어제도 자면서 이놈들 진짜 살았나 싶어서 왕손이 볼도 비벼보고, 최장군 손도 슬쩍 잡아봤어. 둘다 세상 모르고 골아 떨어져서 몰랐겠지만...
질문 5. 대길이 오라버니를 찾아 설화가 월악산까지 왔는데, 설화에 대한 감정은 어떤 건가요?
아까는 언년이 보는데서 설화를 안아주기까지 했어. 나 이렇게 다른 여자한테 마음 있다. 그러니 더이상 나 신경쓰지 말고 자책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라고, 언년이 마음 잡으라고 애써 연기도 했는데, 설화 꼬맹이한테 미안하고 내가 못된 놈이지.
질문 6. 송태하가 돌아와서 언년이와 원손마마를 데리고 가면 그 다음에 뭘 하고 살건가요?
그 자식 아무래도 죽을 자리 보고 덤비는 것 같은데, 나야 도망치고 쫓고 숨고 사는 데는 추노질 몇년에 도가 텄지만, 송태하라는 놈은 그런 재주도 없어 보이고... 숨어 살라고 하는데도 굳이 끝장을 보겠다니, 느낌이 쎄해. 송태하랑 원손마마인가를 찾겠다고 팔도 검둥개들이 쫙 깔렸는데 앞 뒤 분간없이 나대니 큰일이야. 지놈 걱정하는 것이 아니고 언년이가 걱정이 돼서 말이오.
송태하가 올 때까지는 지켜 줘야지. 이대길 내 인생도 참 드럽다. 언년이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텐데... 보고 또 보고 내 눈 속에 박히도록 봐 둘 게요. 이제는 언년이 몽타쥬를 그려다닐 수도 없고, 지나가는 놈들한테 "이 여인을 본 적이 있는가?" 라고 물을 필요도 없어졌으니 내 눈 속에다 심어둘라고. 그렇게 할 시간을 주니 송태하 그놈한테 고맙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송태하가 돌아오면 미련없이 다 두고 앗쌀하게 떠날거야. 가는 길에 돌로 가매장했던 불쌍한 우리 천지호 언니, 배산임수에다 햇볕 잘 드는 양지바른 명당자리 잡아서 다시 묻어 줘야지. 발꼬락 긁어달라던 그 개차반 천지호 말이오.
사람들이 혁명이니, 새 세상이니, 새 임금이니 떠드는데 솔직히 난 관심없어. 혁명이 별거야? 새 세상이 뭐 금은보화 주렁주렁 매달리는 나무가 있는 별천지냐고? 살기 힘들다고 도망치는 놈 없고, 그런 놈 잡으러 다니는 나같은 놈 없고, 양반 상놈 구분없이 그냥 사람답게, 사랑하는 사람과 떳떳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면 그게 제일 좋은 세상인거야. 궁궐안 나랏님이나 양반들이야 지네들 밥그릇 싸움하느라 우리한테 신경쓸 겨를이 있어? 그런데 이 지랄맞은 세상은 그것도 허락이 안돼. 난 그렇게 생각해. 나 같은 생각하는 놈 열명이 생기고, 백명, 만명 수백만명이 생기면 그게 바로 새 세상이라고.
그리고. 이것은 일급비밀인데, 이천에 가게 되면 나라를 세울 거야. 이천 이 아무개 땅은 양반도 상놈도 노비도 없는 곳이라더라. 이런 말이 나오는 나라를 세울 거라고. 세경도 많이 주고, 내 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겉으로야 내 땅 부쳐먹는 일꾼들이지만, 나는 다 같은 사람으로 대할 거야. 내 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한 사람도 배 곯지 않고, 살기 힘들다고 도망하는 놈도 한나도 없고, 신분이 다르다고 사랑도 못하는 그런 지랄맞은 세상은 안되게 할 거야. 소문은 내지 마. 잘못하면 포청에 끌려 가서 사상불온자로 찍혀서 진짜로 죽을 수도 있어. 어디가서 말하면 쥐도새도 모르게 죽여 버릴거야. 그러니 어디가서 입 함부로 놀리지 말라고. 쉿!
질문 7. 이건 좀 어려운 질문인데요, 언년이를 아직도 사랑하나요?
나 이대길이야. 난 안 죽어. 그러니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언년이도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해. 언년이의 죽음은 곧 대길이의 죽음이니까. 아직도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대답이 되었나?
*대길이를 만나 가상인터뷰를 했는데, 몇 개 질문하고 싶은 것이 더 있었는데 참았어요. 대길이 또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더라고요. 사실 제가 가장 인터뷰하고 싶은 인물이 황철웅인데, 이분은 시간도 안내줄 뿐더러 입 잘못 놀렸다가는 칼맞을 것 같아서 무서워서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다음에 황철웅 인터뷰도 꼭 성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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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역사추적 2010.03.13 19:17
그나마 저 산속에서 대길이 의인이라는 것이
드러나서 망정이지,
단순 추노꾼이었다면 조폭드라마와 다를께 없었을듯...
추노는 오늘 이시대에도 살아 있습니다.
조선시대는 계급사회였지만,
지금 돈이 계급을 결정하는 것이죠.
양반과 노예구조는 현재 재벌가진자와 서민으로 대변됩니다.
그런데 이런 계급신분구조를 고착화시킨 조선왕조을 개창한 이성개를 얼마나 아십니까,
조선왕조를 개국한 이성계가 귀화외국인이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중국인으로 확실시 되고 있죠.
위 제필명을 누르시면, 모든 진실이 다 나옵니다.
조선 세조, 예종, 성종때
우리의 1만년 역사, 황제국 역사책을 모조리 수거하여 없애버립니다.
감추는 자는 목을 치겠다고 하죠.
명나라의 지시로 말입니다.
그래서 단군은 신화가 되었고, 반도의 역사만 남은 것이죠.
이성개의 조선정권의 이러한 만행에 기초하여
일제조선총독부는 다시 우리역사를 조작날조합니다.
해방후 친일파 사학자들이 이를 이어받아 만든거죠.
더욱 기가 막힌것은 이 명박의 친일 뉴라이트는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
일제시대는 한국근대화의 원천이라고 찬양합니다.
조선시대 말기 서양선교사가 찍은 거북선 실체사진은
역사사진방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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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줄기는 대길이와 언년이의 쫓고 쫓기는 안타까운 사랑이겠지요. 대길이와 언년이의 사랑, 그 사연 하나만으로도 추노라는 소재는 성공적인 사극멜로드라마지요. 그러나 혁명을 얘기하기에는 의미가 퇴색해 버렸습니다. 혁명보다는 사랑에 그 무게중심이 쏠렸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추노에서 말하고자 하는 혁명은 실패입니다. 원손 석견을 왕위에 세우고자 하는 것을 혁명의 당위성으로 잡았다는 것이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이고, 혁명의 중심인물로 세운 송태하를 영웅적인 인물로 그리지 못했다는 점이 두번째 실패 요인입니다.
우선 원손을 혁명의 당위성으로 잡았다는 것이 혁명이 실패한 첫째 이유라고 했는데요, 원손을 왕위에 세우려고 한다는 것은 정통성이라는 명분싸움에서는 합당한 혁명의 논리가 되겠지만, 드라마 추노에서는 그 외의 것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어린아기가 세자가 되고 다음 보위에 내정된 것은 조선 왕조사에서 수없이 있었던 일이기에 새로울 것은 없는 일입니다. 원손 석견이 중요한 이유는 그가 인조의 적장자인 소현세자의 아들이라는 점이겠지요. 소현세자가 청의 볼모로 잡혀가서 8년만에 조선에 돌아와 두달만에 의문의 죽음을 당했기에, 그리고 독살이라 의심되는 부분때문에 석견을 왕위에 옹립한다는 것은 타도의 대상이 그 의문의 중심에 있는 패륜적인 왕 인조라고 볼 수 있겠지요.
송태하가 스승이라 따르는 임영호는 이름만 드높았을 뿐 어떤 사고를 가진 인물인지 드라마에서 드러내 준 것이 없기에 그를 따르는 유생들과 송태하와 부하들은 임영호 팬클럽 회원쯤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드라마 추노의 혁명관의 실패는 임영호라는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없었기에 오는 혼란일 것입니다. 앞으로 등장하게 될 이재준 대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고요.
가장 영웅적으로 그려졌어야 할 송태하가 가장 답답한 캐릭터로 나오고 있으니, 도망노비나 쫓는 추노꾼 이대길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지요. 언년이에게 약속한 앙반 상놈 없는 평등세상을 만들겠다는 대사 하나로도 이대길은 가장 혁명적인 인물이 돼버렸고, 정작 새로운 세상을 세우겠다, 역사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그럴싸한 말만 늘어놓았던 송태하는 원손과 언년이를 데리고 조선팔도를 도망치는 신세만 되고 말았어요.
20회에서 호기심 많은 언년이는 송태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했지요. 대길이랑은 왜 같이 다니게 된 거냐? 여기에 얼마나 머무실 요량이냐? 청에서 무엇을 배우셨는냐? 승하하신 저하는 어떤 생각을 하셨느냐? 등등... 언년이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차게 물어봤지만 송태하는 이번회에도 답을 내주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멋드러지게 칼을 꺼내 뭔가 결심한 듯 폼만 잡다 말았어요. 이러니 시청자가 한 번 예상해보라는 질문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제작진이 송태하의 갈 길을 송태하의 입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에 근 10여회를 뜸을 들이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에 제가 송태하라면, 아니 작가라면 어떤 방향으로 송태하의 앞길을 그릴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는 송태하의 생각이 그 테두리가 작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처음 원손을 왕위에 세우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큰 테두리의 혁명이 아니라, 그가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을 지키는 것도 송태하 나름의 각성이고 혁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 중심에는 원손과 부인 언년이가 있겠지만요.
그런데 송태하의 말이 크게 달라진 곳이 두군데가 있었어요. 하나는 대길이 앞에서 내 부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감옥에서나 그 이전에는 항상 "내 부인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라는 식으로 말을 했는데 그냥 부인이라는 호칭을 썼다는 점이에요. 대길이와 언년이와의 관계를 알게 된 연유이기도 하겠고, 대길이에 대한 감정적 배려일 수도 있겠지만, 거리감도 느껴지더군요. 자신이 지금 하려는 일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을 때를 대비한 말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내 부인이라는 말로 언년이는 자신의 여인이라고 굳이 강조하지 않음으로써 대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는 것같기도 하고요. 물론 억지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는 송태하의 생각이 정리되었다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송태하는 더이상 원손을 내세운 혁명이라는 기치를 걸지 않겠다는 것을 표방한 것이니까요. 이는 송태하가 언년이 노비였음을 알고 난 이후 자신이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각성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태하는 왕을 새로 세우겠다는 혁명가에서 백성을 지키는 혁명가로 거듭나고, 그 현장에서 죽고자 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송태하는 그것에 대한 답을 찾은 듯 보입니다. 원손을 왕위에 세운다느니 썩은 정치를 갈아엎겠다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자신이 노비로 떨어져 살아본 그 민초들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월악산에 모여든 막바지 인생들, 그 민초들 역시 자신이 보듬고 가야 할 백성이고, 자신이 꿈꾸는 세상의 범주에 넣어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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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에서 온 여자 2010.03.12 11:00 신고
추노 이제 4회만 남겨 놓고 있네요.
앞으로의 얘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대충 감이 잡힙니다.
잘 읽고 가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
옥이 2010.03.12 12:47
송태하가 이제 노비에 대해 혁명을 생각하고 있으니 다행이지요...
그래두...추노는 군데군데 사람냄새가 나서 좋은것 같아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추노팬 2010.03.12 15:35
대길이와 언년이의 사랑이 이 드라마의 주제와 연결되는 거 아닌가 싶네요.
그 둘의 사랑이야말로 거창한 이상보다
더 이루기 힘든 것이니까요.
유교적 질서를 다 무너뜨려야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이잖아요?
그 둘은 지금도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있기에 더 그렇구요.
언년이는 송태하의 아내로 양반집 부녀자 행세를 하지만
사실 속내가 그렇지만은 않을 거 같거든요.
그 둘이 유교적 속박을 뛰어넘는 사랑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겠지요.
이 드라마가 대길과 언년의 사랑이야기에서 시작되고
또 대길이는 언년이때문에 추노가 되었고
그녀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대길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송태하가 죽어야 가능한 이야기이겠지만은요.-
노비낙인 2010.03.15 12:16
정작 얼굴에 노비낙인이 새겨진 노비 업복과 초복..은 죽게될것같은데...업복이얼굴에 노비낙인이새겨지게하고 잡혀온 도망노비들의 피눈물을 머금은 이천의 집과 전답..언년에대한사랑으로 노비들을 고통스런삶으로 다시 몰아넣은 대길과 혜원이 행복해진다면..세상을바꾸는 씨앗이 아닌 세상에 대한 씁쓸함을 느끼게되는게아닌가요?수단방법가리지말고 타인의 피눈물을흘리게하더라도 개인의행복,목표만 이루면된다는걸보여주기위함이 추노가 보여주고자하는게아닐텐데여..(여자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자신이 기억하는사람은 사랑하는여인을위해 세상을바꾸겠단 용기를가졌던사람인데 정작 그의 삶과해온일은 정반대되는 삶과 일을 해왔거든여?추노꾼이란것을알게됐을때..추노꾼자체에 혜원이가 문제의식이 전혀없다면..나혼자만 잘먹고잘살면 그만이란건지..남에게 어떤일을해왔든..(자신땜에 추노꾼이된것을 가슴아프게생각하는것과는별개로)대길이는 혜원을 사랑하기때문에 계집종 언년이.보단 송태하의아내 김혜원으로 살아가길바라지 되돌릴려고하지않을것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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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높은 벼슬을 해 세상을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양반, 상놈 구분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한 여자를 위해 세상을 바꿀 용기를 가졌던 분입니다. 죽은 줄 알고도 그 분을 잊지 못했고, 나리를 만나고 혼례를 올렸지요. 나리와 혼례를 올린 것은 양반이기 때문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나리가 양반이기 때문에 이제는 제가 물러나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세상을 만든다 하셨지요. 그 세상은 신분이 다르다 하여 사람의 정마저 비참하게 잘라내는 세상은 아니겠지요. 다시는 저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게 해 주세요"
언년이의 입에서 언년이라는 여자는 예전에 죽었고, 김혜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살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대길이는 자리에서 일어서고 말았어요. 그토록 찾아 해매였던 언년이가 자신 앞에서 스스로 죽었다고 말하는 순간 대길이의 마음이 무너집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눈앞에 있는 언년이가 자신이 사랑하는 언년이가 아니라고 하는 말을 결국 참아내지 못하고 나와버리지요.
언년에게 월악산 영봉에서 짝귀를 찾으라며 신신당부를 하는데 언년이 입에서 10년동안 듣고 싶었던 말이 나옵니다. "도련님..." 돌아서서 언년을 향해 "넌 반드시 살아야 된다" 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핑글 돌았어요. 드라마지만 대길이라는 남자, 사랑하는 여자에게 꼭 살아야 한다고 명령하는 모습, 반하지 않을 수 없네요.
원손을 데리고 간 대길을 따라 월악산 영봉을 향해 달려가면서 언년이 걱정하지 말라며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했지요. 송태하는 대길이 딴 마음(관아에 원손을 데리고 간다는 것이겠죠)을 품지 않을 것을 안다며, 부인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송태하는 대길이 언년이를 죽음을 불사하고라도 지키고자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굳이 사랑의 승자와 패자라는 말로 송태하와 대길이의 사랑을 논할 필요는 없어 보여요. 송태하의 언년에 대한 사랑 역시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세계관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 정도로 중요한 사람이지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세상과 사랑의 양자택일이라는 순간에 두 사람이 선택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지요. 송태하는 세상을, 대길이는 사랑을 택할 것이라는 것을 송태하도 대길이도 알고 있어요. 대길이 송태하 곁에 있는 언년이를 지키고자 하는 이유가 송태하가 세상을 택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고, 원손을 데리고 있는 대길을 송태하가 믿는 것 역시 언년을 위해 하는 일이라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에요.
저는 의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인으로 인정하더라도 언년이가 바라는 세상까지는 꿈꿀 수 없다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비천한 노비로 떨어졌으면서도, 한번도 노비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던 송태하는 언년의 말에 크게 깨우친 것이 있었어요. 언년에게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세상도 변하지 않는다"고 했던 자신의 말의 뜻을 깨달았던 것이지요.
세상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송태하가 꿈꾸는 세상은 그 구체성이 없었어요, 소현세자의 혈육인 석견을 보위에 올린다는 명분, 그리하여 썩은 정치를 쇄신하겠다는 것이 송태하가 이루려는 세상이었어요. 그러나 송태하의 세상은 자신도 한때 노비로 살았던 노비계층, 자신의 부인이 된 언년이로 대변되는 피지배계층을 위한 세상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지배계층을 위한 개혁이었고, 임금을 바꾸려는 혁명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송태하의 각성이 송태하를 지지하는 사대부들의 각성까지 끌어낼지는 의문이에요. 송태하의 지지기반의 한계이자 현실이며, 송태하의 딜레마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저는 송태하의 이 대사를 들을 때마다 '송태하와 대길이는 같은 길을 갈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송태하의 길은 세상을 바꾸는 길이고, 대길이는 사랑을 찾는 길이라는 묘한 경계선이 있음을 느끼거든요. 송태하는 결코 세상을 포기할 수 없고, 마찬가지로 대길이는 사랑, 즉 언년이를 포기할 수 없음을 서로가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길이가 송태하에게 감옥에서, 나같이 사랑도 마음대로 못하는 지랄 같은 세상이나 한번 바꿔 보라" 고 하면서 "그것도 아니면 꽁꽁 숨어 살던가..." 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송태하는 꽁꽁 숨어살 수 없는 인물이에요. 그가 목숨을 걸고 가고자 하는 길이 거부할 수 없는 새로운 역사이기 때문이에요. 원손을 보위에 올리고, 부패한 조선의 정치를 바로 세우는 일은 송태하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지상명령이자 목숨을 걸 대의입니다. 마방관노로 떨어져 절름발이 행세를 하면서 때를 기다리며 녹슨 칼을 꺼내 들었을 때, 송태하는 역사를 바꾸기 위한 장부의 길을 달렸습니다. 언년이를 만나면서 송태하는 세상에 눈을 떴다고 볼 수 있어요. 단단한 껍질 속에 갇혀있던 송태하의 혁명에 대한 당위성,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이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누구를 위한 혁명이냐, 어떤 세상이냐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고요.
따라서 송태하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어디를 향해서 달려가야 하는지를 알았기 때문이지요. 언년이와의 첫만남에서 송태하는 쫓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찾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라고 말을 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는 그 대상이 원손이었지만, 이제는 사람을 위해 달려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비라는 말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고 했던 언년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가장 무섭다고 했던 언년이를 위해서 말이지요. 송태하와 대길이의 같고도 다른 길인 셈이지요. 송태하는 언년이를 위한 세상을 향해 달려가고, 대길이는 언년이를 지키기 위해 달려가니 언년이가 대단한 인물일 수 밖에 없네요. 두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걸게 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저는 송태하가 마지막 결전에서 이런 이유로 대길이와 언년이를 살리려 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록 자신은 앙반 상놈없는 평등세상, 종도 사람으로 인정받고 사람으로 사는 세상을 혁명의 기치로 내세우지 못했다 할지라도 "이대길, 그대는 조선의 미래를 위한 희망으로 살아 남아라. 그리하여 그대와 같은 사람이 없는 세상, 노비라는 말을 무서워 하는 언년이라는 여인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라 " 이런 당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요.
대길이와 송태하가 감옥에서 나눴던 대화 중에 송태하가 그랬지요. "누구나 죽으니 죽는 것이 억울할 것은 없다. 다만 죽을 때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송태하의 각성은 그 때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고, 멈출 수 없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송태하는 실패가 곧 죽음이라는 것을 알기에 언년이를 대길에게 보낼 것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비록 신분적인, 세계관에서의 한계를 다 깨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송태하의 각성이 중요한 이유이자, 그가 언년이와의 의리를 지키지 못할 이유이기도 하고요. 어찌보면 송태하가 언년이에게 의리를 지키는 송태하식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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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lus 공식 블로그 2010.03.11 13:10 신고
이런 드라마에서 항상 등장하는 두 축인 것 같아요
대의명분에 죽고 사는 남자, 사랑 때문에 죽고 사는 남자.
어떤 길이 더 멋진 가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네요; 잘 읽고 갑니다^^ -
KEN.C 2010.03.11 13:25
추노 역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전 꼭 다음날 초록누리님방에서 보고 가네요. ㅋㅋㅋ
덕분에 전 더 TV를 끊을까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