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니엘'에 해당되는 글 48건

  1. 2009.11.14 '지붕뚫고 하이킥' 해리가 심술꾸러기가 된 이유 (27)
  2. 2009.11.07 '지붕뚫고 하이킥' 세경-지훈 커플을 응원하는 이유 (55)
  3. 2009.10.24 '지붕뚫고 하이킥' 잊고싶은 기억 vs 잃어버린 기억 (39)
2009.11.14 14:17




지붕뚫고 하이킥 47화를 보면서 해리가 불쌍하면서도 정서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리는 단순히 못된 아이, 욕심많은 아이가 아니라 환경적으로 문제가 많은 아이에요. 해리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아주 강한 아이지요. 세상의 중심이 자기라고 생각하는, 그래서 자기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서슴없이 못된 일을 하는 그런 아이지요. 물론 지금은 아이이기 때문에 대인관계나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아마 지금처럼 자란다면 친구관계도 원만하지 않을 뿐더러 사회생활에도 문제가 많을 그런 아이에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신애, 해리 두 아역 캐릭터는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아이들 인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47화 방송을 보면서 해리가 왜 심술꾸러기 못된 아이로 자랐는지, 그 이유는 해리의 가정환경에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47화는 신애없는 하루를 보내는 해리의 행동에 관한 에피소드였지요.
학교에서 해리가 그린 그림을 똥이라고 말한 짝꿍 팔뚝을 물어 버립니다. 신애가 집에 와서 고자질을 할까봐 걱정되었던 해리는 신애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담임선생님이 현경에게 전화를 하는 바람에 알려지게 되었지요. 물론 해리는 늘 그랬듯이 머리통을 쥐어 박히고 엉덩이도 맞아야 했지요. 해리는 신애가 고자질을 했다고 오해를 하고 신애에게 앙갚음을 해주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어요. 그런데 신애는 아버지가 떠나버려 울적해 있었지요. 주말에 인나 아버지의 별장에 놀러 가기로 한 줄리엔이 신애를 함께 데리고 갔지요.
세경에게서 신애가 다음날에 돌아온다는 말을 들은 해리는 이 후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인형놀이를 해도 재미가 없고, 아빠가 놀아주겠다고 해도 시큰둥하기만 합니다. 심지어는 식탐마저 사라지져 칼국수도 안 먹겠다고 젓가락을 던지고 나가버렸지요. 친구들이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고 전화해도 안간다고 합니다. 해리의 머리속은 온통 신애 생각밖에는 없지요. 문소리만 들려도 신애인줄 알고 달려가고, 심지어는 헛것이 보기도 합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계단에 앉아 신애를 기다리기 까지 하지요. 세경이 신애가 오후 쯤에나 올 것라는 말을 들은 해리는 왜 그렇게 늦게 오는 거냐며 화를 냅니다.
밖으로 나간 해리는 줄리엔 차에서 내리는 신애를 보고 짧은 순간 너무나 예쁜 웃음을 지었는데, 금세 처키처럼 돌변해서 "야, 이 빵꾸 똥꾸야! 어디갔다 이제 오는 거야" 라며 예전의 해리로 돌아가 버렸지요. 이후에 벌어진 일들은 뭐 말도 안되는 궤변으로 신애에게 화를 내는 상황으로 이어졌겠지요.
그런데 이번 에피소드를 보면서 저는 왜 해리가 못된 아이로 성장할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어요. 해리가 심술꾸러기 미운 처키인형처럼 못된 아이로 자란 이유는 가족들의 무관심과 가정 환경에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해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가정에서 자라고 있지요. 가족들이 해리에게 관심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대가족 사이에서 해리는 이보다 더이상 못될 수 없는 행동을 보여줍니다.
해리가 그렇게 못된 아이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들 중 누구도 해리의 눈높이에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에요. 해리는 현경과 보석의 늦둥이 딸이에요. 회사 CEO인 할아버지, 직장생활을 하는 부모, 함께 놀기에는 너무 터울이 큰 고등학생 오빠, 집에 자주 들어오지 못하는 의사 삼촌은 해리에게는 함께 기거하는 가족구성원들일뿐이지요. 해리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말이지요. 현경과 보석은 나름대로 부모로서 해리에게 사랑과 관심을 많이 쏟아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해리의 눈높이에 있지 않다는 거에요.
해리가 어렸을 때 아마 가족들은 해리에게 폭발적인 애정공세를 보여주었을 지도 모릅니다.  대개 위의 형제와 터울이 큰 늦둥이를 본 가정이라면 늦둥이가 얼마나 예쁜지 이해되실 거에요. 웃는 모습은 천사가 따로 없고, 화내는 모습도, 떼쓰는 모습까지도 귀여워 보이기도 하지요. 제 아는 분 중에는 "응가" 까지도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는 집도 있더라고요. 애정결핍도 아이의 성장에 문제를 끼치지만 과도한 애정도 사실 아이 인격형성에 해가 될 수도 있어요. 애정이 지나쳐서 잘못하다가는 "오냐, 오냐" 가 돼버릴 수도 있거든요. 아마 해리도 어느 순간부터 그런 아이로 변해 갔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다가 해리가 스스로 앞가림도 하고, 친구들도 생기고, 학교에 다니면서 어느 순간 가족들은 해리에 대한 관심도 적어졌을 거구요.
모든 늦둥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늦둥이들에게서 보여지는 비슷한 성향이 있어요. 혼자 크는 아이에게서 많이 보여지는데 독점욕과 소유욕이 형제들이 있는 아이들보다 강하다는 거에요. 해리가 "다 내꺼야" 하는 이유도 이런 독점욕과 소유욕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아마 해리는 어렸을 떄 부터 모든 것이 자기 것인 아이였을 거에요. 다 큰 오빠 준혁이가 인형을 달라고 조르지도 않었을 거고, 장난감을 서로 내꺼라고 싸울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해리의 집에서는 해리의 눈높이에 맞는 모든 물건들의 주인은 해리였을 거에요. 그래서 해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함께 가지고 노는 법을 집에서는 배우지 못했겠지요. 준혁이나 삼촌 지훈이 인형을 달라고 해리와 싸우지도 않았을 거고, 설사 있었더라도 어린 애하고 싸우는 것도 우습고 모양새 빠지는 일이니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그래, 너 가져라" 무심히 말을 했던 경우가 다반사였을 거고요. 
그런데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자라왔던 해리에게 낯선 침입자, 경쟁자가 나타납니다. 동갑내기인 신애의 출현이었지요. 이때부터 해리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내것을 저 아이에게 빼앗길 지도 몰라. 내 것을 지켜 해". 이런 생각이 강해졌겠지요. 그런데 신애는 착하고 예의 바른 모범생이기 까지 합니다. 어리광 부리고, 떼쓰기 잘하고, 욕심꾸러기 해리와는 당연히 비교되지요. 가족들도 그런 자기와 비교하며 신애를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일테고고요. 해리가 공격과 방어에 강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요.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아동심리지만 해리는 아직 어린아이잖아요.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절제보다는 욕심에 길들여져 있는 그런 아이라는 것이지요. 

해리가 신애를 공격하는 방법은 신애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것, 잘난 것들을 자랑하는 것이에요. 가난뱅이 식모 동생이라고 놀리는 것이나 많은 장난감들을 자랑하는 것들 대부분이 이런 심리변화에서 나온 일종의 자기 과시욕이라고 할 수 있을 거에요. 
이번 방송을 보면서 해리가 왜 못된 아이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몇가지 생각을 하다보니 해리라는 아이가 결코 과장된 캐릭터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신애와 해리, 특히 해리같은 아이는 단순히 시트콤에서 만들어진 아이들은 아니에요. 우리 주변에서, 아니 가까이 우리 가정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일 수 있어요.
한편으로는 해리도 착한 아이,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도 엿보여서 좋았어요. 하루종일 신애를 기다리는 해리를 보면서 해리는 화풀이 대상이 아니라 자기 눈높이에 있는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깐이었지만 돌아온 신애를 보며 웃음을 지었던 해리에게 필요한 것은 눈높이 사랑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부족함없이 풍족한 해리지만, 해리의 눈높이에 맞는 관심을 가져주는 하는 가족이 없다는 것에 해리가 불쌍하고 안스럽더군요. 아마도 눈높이 친구 신애를 통해서 해리는 많이 변하게 되겠지요. 자기 것을 나눌 줄 아는 그런 아이로 말이에요. 해리는 화풀이 하려고 신애를 기다린 것만은 아닐 거에요. 아마 함께 놀고 싶은 친구 신애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 컸을 거에요. 해리네 집에서 해리만큼 외로운 아이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신애를 보고 좋아하는 해리의 웃음에서 착한 해리의 희망이 아주 많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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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7 06:49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면서 가장 궁금한 것이 세경, 정음, 지훈, 준혁의 종잡을 수 없는 러브라인인데요, 이번 42화 역시 분위기만 묘하게 흘려주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지훈과 세경 라인을 밀고 있는지라 이번회도 두사람에게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봤답니다. 아리송한 두 사람의 표정은 여전히 갈피를 잡기 힘들게 하네요. 요즘 들어 지훈을 보면 은근히 세경에게 신경쓰고 마음을 주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데요, 세경이 술 취한 날 자리에 눕혀두고 지었던 웃음이 자꾸 겹쳐지네요. 42화에서 보여주었던 지훈의 속마음을 살펴볼까요? 이건 순전히 제가 지훈 마음 속에 있는 생각들을 제 바램대로 엮어본 것이에요.   

42화는 지훈이 초대한 소아암환자돕기 자선바자회 행사로 벌어지는 에피소드입니다.
오늘도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지훈은 식사중인 가족들 앞에서 누나 현경에게 파트너로 와줄 것을 부탁합니다.
지훈 속마음: 누나 오지마! 안된다고 해. 온다고 하면 행사 취소됐다고 전화해야지.
현경은 일이 있다며 세경에게 대신 다녀오라고 하였지요.
지훈 속마음: 앗싸, 내 생각대로 되는구나. 가족들 눈치 못챘겠지? 얏호! 1단계 작전성공!
지훈은 일부러 가족들 앞에서 파트너 얘기를 한거였어요. 병원동료는 할머니를 모시고 올거라며 반드시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리고, 현경이 나온다고 하면 적당히 또 핑계를 만들 작정이었던 거죠.
집에 오는 길에 시장에 가는 세경을 만난 지훈은 확인에 들어갑니다. "너 나랑 같이 갈거지?" 그런데 세경이 마땅히 입고 갈 옷도 없고, 의사선생님들 모이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은 사람인 것 같다며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가라고 튕깁니다,
"가서 밥만 먹고 오는 건데 뭐가 그렇게 복잡해. 의사들이 별거냐?"
지훈은 세경이 많이 배우지 못하고 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에 대해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힘 꼭 주고 의사들이 별거냐 라면서 "나도 별거 아냐" 라고 우회적으로 돌려 말하지요.
옷이없다는 말이 신경쓰인 지훈은 세경을 데리고 가서 옷을 사줍니다. 신발까지 세트로요.
지훈 속마음: 진짜 예쁘겠다. 에이, 매장에서 한번 입어보라고 하는 건데...

룰루랄라 즐거운 상상을 하고 운전을 하는 지훈이 옆을 슬쩍 보니 세경이 뾰루퉁해져 있습니다.
지훈 속마음: "뭐야, 옷이 마음에 안들었나? 역시 입어보게 했어야 했는데...차 돌려서 다시 고르러 가자고 할까?"
그런 지훈에게 세경은 자기 힘으로 돈도 벌고 있고, 아무한테나 이런 걸 받을 불쌍한 처지는 아니라며, 이런 걸 받으면 불쌍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합니다.
당황한 지훈은 불쌍해서 사준 것은 아니라며 그렇게 생각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지요. "재수없어 보일 수도 있었겠다. 근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것은 아니야. 나때문에 나가는 건데 쓸데없이 옷 걱정하지 말라고 사준거야" 라고 말은 했지만 아마 지훈의 속마음을 이랬을 거에요.
지훈 속마음: 얘 무지 자존심 강한데 나를 옷이나 사주고, 환심사는 한심한 바람둥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내가 생각해도 나란 놈 재수없다.

병원으로 돌아 간 지훈은 다시 전화를 합니다. 책상 위에 서류를 두고 왔다고요. 혹시 세경이가 안 나올 상황이 생길까봐 일부러 책상에 서류를 두고 나왔을 지도 모르지요(그냥 제 생각이에요ㅎ). 은근히 세심하고 치밀한 구석이 있는 지훈이 충분히 그럤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서류라고 하면 세경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올 것임을 알기 때문이지요. 서류를 가지고 오라는 핑계삼아 다시 한번 확인사살 들어간 것이죠. 2단계 작전 성공!
세경이 지훈이가 사준 블라우스와 치마를 입고 머리도 살짝 풀어주는 센스를 발휘하고 나가는데 정음을 만나지요. 심부름 가는 길이라는 세경이 지나치게 멋을 부려서 정음이 약간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과외시간이 다 되서 준혁 방으로 가버리죠.
세경 속마음: 휴~다행이다. 그런데 내 차림을 보고 의심스러워 하던데 혹시 내 마음을 눈치챘나? 그럴리가 없을 거야. 정음씨 눈치는 빵점이잖아.(눈치없기는 세경이나 정음이나 오십보 백보지만.ㅎ)

시간 맞춰 데리러 온다고 지훈의 전화에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세경도 자기 모습이 이뻐보입니다. "내가 안꾸며서 그렇지 꾸미면 청순글래머라고"
그런데 온다는 지훈은 안오고 현경아줌마의 차가 멈춰섭니다. 음습하는 불안감은 뭘까요? 현경이 친구들이 온다고 음식준비를 해야 한다네요. 우물쭈물 대답도 못하고 끌려간 세경은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다시 싱크대 앞으로 가게 되었네요. 

서류를 전해야 하는데 때마침 과외를 끝내고 나온 정음에게 지훈에게 전해주라고 부탁을 합니다. 자꾸 어긋나는 두사람이지만 아무래도 제가 보기에는 시청자들에세 혼란을 주고자하는 제작진의 의도같아 보여요. 서루봉투를 들고 나타난 정음을 본 지훈의 속마음은 어땠을까요?
지훈 속마음: 엥, 니가 왜 여기 온거야. 이런, 어제부터 얼마나 힘겹게 작전짜고 옷까지 사주고 세번씩이나 확인까지 했는데 이렇게 실패했다구!!! 이건 아니야. 오,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리 가혹하게 하시나이까? 작전실패!
하지만 시크도도한 남자 지훈은 금세 마음을 바꿉니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정음씨라도 파트너로 데려가야겠다. 어차피 2인분 밥값까지 다 냈는데 돈이 아깝잖아?"
결국 지훈의 바램과는 달리 정음과 행사장을 가게 되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으니 정음이 음식을 산더미로 퍼먹든, 정형외과 닥터 권이랑 박장대소를 하든 신경도 쓰지 않고 있지요. 그런데 곁눈질로 슬쩍 보니 파트너와 함께 하는 이벤트에 바람둥이 작업남 닥터권과 함께 나갈 낌새입니다.
소문 안좋은 닥터 권한테 걸리면 저 말괄량이 정음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일단 구출은 해야겠다 싶어서 권선생에게 "너 빠져" 하고, 엉겁결에 이벤트에 참가를 하게 되었지요.(물론 모든 상황은 제 해석이에요. 제 바램이기도 하고요)
이벤트에 노트북이 걸린 파트너 안고 오래버티기 게임이 나왔는데, 만약 세경이 그 자리에 나왔다면 두사람 가슴이 벌렁거릴지도 모를일이지요. 그렇게 되면 커플 결정이 나버리니 일부러 미룬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해봤어요. 
커플 안고 오래버티기 게임에서 땀 삐질삐질 흘린 결과, 지훈-정음 커플이 1등을 합니다. 부상으로 노트북과 핸드폰도 받았고요. 정음이 엄마에게 주겠다고 핸드폰까지 가지겠다고 농담을 했는데, 지훈의 그때 마음은 아마 이랬을거에요.
"안되는데,,,핸드폰은 제발 나 주라.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온다는데 제발 마음 좀 가난해지면 안되겠니?"
다행히 정음은 복을 받으려는지 핸드폰은 지훈에게 줬어요.
집에 돌아 온 지훈은 산더미같은 설거지를 하고 있는 세경을 봅니다. 지훈은 세경의 모습이 안쓰러워요.
"아직 옷도 못갈아 입고 일만하고 있었구나. 미안해 오래 기다렸지?" 라며 지훈이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주는데, 왠지 이 핸드폰이 세경 마음을 흔들 것 같네요. 
"너 핸드폰 없으니 연락도 안되고 답답하더라"
때마침 들어오는 욕심꾸러기 해리를 번쩍 안고 핸드폰을 구해 준 지훈이 세경은 너무나 고맙습니다.
세경 속마음: 고마워요. 아저씨, 근데 핸드폰 자주 안걸면 사골국에 소금 한주먹 넣어버릴 거에요.
해리를 안고 가는 지훈 속마음: 세경이 이제 넌 내 손안에 있는 거다. 이제 너의 모든 행동반경은 나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그저 상상 속의 두사람 마음이지만 저는 두 사람을 응원해 주고 싶어요. 세경과 지훈은 공통점이 많은 사람들이에요. 고지식하고 주위에 관심도 별로 없고, 머리로 사람을 계산하려 드는 그런 인물들은 못되지요. 세경과 지훈이 좋은 이유는 느리지만 천천히 가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에요. 지난번 사골국을 가져다 주러 간 세경을 보고 지훈의 동료들이 청순하고 글래머러스한 지훈의 여자친구라고 소문이 나버렸는데요. 아직도 묘령의 청순글래머 여자친구는 동료들과 정음, 그리고 당사자인 세경까지 오리무중인 인물이지요. 오직 지훈만이 정체를 알고 있지요.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이 소문이라고 하지요. 세경이 지훈의 여자친구라는 이 소문의 한 가운데 있는 두 사람은 너무나 무덤덤해요. 지훈도 애써 해명하려 들지도 않고 세경도 등잔밑이 어두운 법인데도 자신이 그 소문의 당사자일거라는 생각도 못하고 있지요. 
그런데도 강하게 긍정도 부정도 안하는 지훈의 마음은 뭘까요? 아마 지훈은 혼자 그런 세경을 천천히 마음에 담고 싶나봐요. 세경 역시 가진 것 없고 초라한 자신의 처지때문에 지훈을 멀리서만 지켜보고 있고요. 
지훈은 조건이 아니라, 배움의 정도가 아니라 세경이 자체가 빛나는 보석이라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세경에게 천천히 다가가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경과 지훈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조금은 느리게, 천천히 다가가는 사랑도 참 예쁘구나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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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4 06:54




지붕뚫고 하이킥 32화는 기억에 관한 에피소드였어요. 이번회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세호와 해리에요. 두 사람은 공통적인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사랑 받지 못한다는.,. 세호는 짝사랑으로 아픈 소년이고, 해리는 사랑을 몰라서 아픈 여자아이지요. 기억을 소재로 보여 준 이번회는 기억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역설적인 아픔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세호와 해리의 기억에 대한 짧고 긴 고민:
세호(옷장속):  "어둡고 좁은 옷장 속을 들어온 지 세 시간째다. 겨우 이곳을 벗어났다고 생각했었는데, 겨우 잊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되돌리지 말았어야 할 기억을 나는 되돌리고 말았다"
해리(책상앞): "정말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과연 그 애(신애)와 친구일까? 모르겠다. 잃어버린 내 기억들을 완전히 되돌리고 싶다. 처음처럼".

세호와 해리의 기억에 대한 고민은 3일이라는 시간차가 있어요. 세호의 벽장 속 생각은 3일 후의 것이고 해리의 책상 앞 장면은 3일전 장면이지요.
3일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세호와 해리에게 일어난 일로 거슬러 가보지요.

기억하지 말아야 할 기억<세호편>
#1 (타이핑)
과외를 온 정음이 과 조교로부터 레포트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는다. 정음에게는 한시간의 여유밖에 없다. 파일을 삭제해 버린 정음은 출력해 둔 레포트를 다시 타이핑해서 한 시간 안에 과 사무실로 보내야 한다. 독수리타법의 느려터진 정음에게 20페이지 분량의 레포트를 한 시간 안에 타이핑해서 보낼 수 있는 가능성은?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즉 불가능하다. 그런 정음을 본 세호는 정음의 레포트를 대신 타이핑해 주고 정음은 시간내에 전송을 성공한다. 적어도 F학점은 아닐 거다.
고마운 마음에 정음은 세호 어깨를 주물러 준다. 어깨를 주물러 주는 말랑말랑한 정음의 손길에 세호는 다시 누나와 여자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세호 마음 속의 천사와 악마의 유혹이 재 가동된다. 누나로 대하면서 정음과 겨우 친해지고 편해졌는데 여자로 보면 안돼~~~ 1라운드 천사 승

#2 (떡볶이)
마트에서 양손 가득 장을 보고 오는 정음은 중간에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지훈과 만나게 된다. 반바퀴만 더 돌면 되겠다며 데려다 달라는 정음에게 시크도도한 지훈은 해리가 다쳐서 집에 빨리 가야한다며 슝~가버린다. 섭섭한 정음앞에 뿅하고 나타난 세호는 정음의 짐을 받아 집까지 들어다 준다. 세호의 도움이 고마웠던 정음은 떡볶이를 만들어 세호 입에 넣어주는데, 이런 저런 떡볶이 고추장이 입가에 묻어버렸네~
정음이 고운 손으로 새호의 입가를 닦아주는데 세호의 마음이 다시 흔들린다. 저주스런 천사와 악마의 유혹. 하지만 역시 편한 관계를 택해야 해~~~~ 2라운드 천사 승

#3 (도배)
방분위기를 바꾸려고 정음은 가구랑 짐을 몽땅 마당에 내놓고 도배를 하기로 한다. 물론 강수오빠가 도와주기로 했다. 그런데 강수는 뷔페 쿠폰 두 장이 있다는 인나의 전화를 받고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도망가 버린다. 이를 어째. 일은 벌여놨는데...혼자하기는 도저히 힘들 것 같은 정음은 생각없이 세호에게 도와달라는 전화를 한다. 한걸음에 달려 온 세호 살판났다. 전문가 뺨치는 수준으로 도배를 하는 세호에게 "너 진짜 볼매다(볼 수록 매력있다)"라며 마음을 다시 흔든다. 다시 시작되는 천사와 악마의 속삭임, "대시해" vs "아니야. 이제 겨우 누나랑 편해졌잖아"
정신차려 이 친구야~~~ 근사하게 도배가 된 방을 보고 정음은 고맙다며 세호를 와락 안아준다. 
천사? 저리 비켜~~~3라운드 악마 승
정음을 좋아하는 마음이 사실 악마의 유혹은 아니에요. 세호가 정음을 누나로 보자고 결심하며 그렇게 스스로에게 단정지었을 뿐이지요.

#4 (외전 - 따귀)
세호: 누나, 저...(머뭇머뭇) 사실 나, 누나 사랑해...
(키스를 시도하는 세호)
정음: (세호를 메주 패듯 밀치며) 짝! 이게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게, 너 지금 뭐하는 짓이여! 나가!!!
세호: 오마이갓! 내가 지금 뭔 짓을 한 거야!!! 신이시여, 제발 시간을 돌려주시옵소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까요?


잃어버린 기억 <해리편>
#1 (분풀이)
숙제장에 "참 잘했어요"를 받아 온 신애와 "분발하세요"를 받아온 해리. 엄마 현경에게 혼나고 화간 난 해리가 화풀이 할 곳은 역시 만만한 신애밖에 없다. 넌 내 밥이야, 이 똥꾸 빵꾸야!!!
숙제를 하고 있던 신애를 보니 화가 더 치밀어 오르고 치고 받고 싸움질...

#2 (부상)
미니홈피에 사진 올려두었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은 해리는 컴퓨터를 하기 위해 쪽구멍으로 들어가다 마침 나오는 오빠 준혁과 머리를 부딪친다. 이런, 이번에는 충격이 꽤 컸다. 해리가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걸려버렸다. 쉬운 말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만 잠재적으로 기억을 봉인해 버린다는 부분 기억상실증이다. 해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은 세경과 신애 두사람에 대한 기억...

#3 (착한 해리)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해리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른께 존대말하고, 착하고 이해심 많고 친구에게 자기 물건도 마구마구 퍼주는 착한 공주가 돼버렸다. 누구보다 사이가 좋아진 사람은 신애다. 신애와 블럭쌓기 놀이도 하고 해리가 가진 장난감들도 주고 천사가 따로 없다.
그런데 이 불쾌한 기억은 뭐지? 해리 머리 속에 떠오르는 "빵...꾸...." 이런 단어들... 아! 도저히 해리 머리 속은 뒤죽박죽 연결이 안된다.

#4 (돌아온 기억)
신애 방에 해리가 준 장남감이 한가득하다. 언니 세경에게 해리가 다 준거라며 다 내꺼라고 했어.. 하는데 이때 신애방을 들어 온 해리의 기억을 깨우는 말, "다 내꺼야!!!"
해리는 신애에게 주었던 장난감을 다 빼앗아 가며 집이 떠나가라 소리지른다. "다 내꺼야!!!" 해리의 3일공주 시간이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장난감을 안고 들어 가는 해리와 밖에서 돌아 온(도배를 마치고) 세호가 잠시 한장면에 잡히고 세호는 옷장속으로 자신을 걸어 잠그기 위해 들어 간다. 벌써 세시간째 옷장 속에 들어가 있지만 세호에게 거꾸로 가는 시간이란 없다. 그래도 세호는 옷장 속에서 외친다."신이시여! 시간을 3일전으로 돌려주소서"

참 재미있지요? 세호와 해리의 기억에 관한 에피소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과 기억해야 할 것에 대한 것이에요. 세호가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이란 정음을 짝사랑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런데 악마와 정음의 의도하지 않은 유혹에 세호는 넘어가 지금 창피함에 옷장 속으로 숨었지요.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으로요. 
그런데 해리는 어찌보면 역설적인 기억이에요. 해리는 기억을 잃은 3일간이 정말 행복하고 착해보였어요. 3일공주로 끝난 해리의 기억상실증이지만, 해리가 착한 아이이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에게는, 아니 누구보다 신애에게는 영원히 기억을 찾지 말기를 바랬을지도 모를테지요.

저는 지붕뚫고 하이킥 이번회를 보면서 우리가 기억하는 삶의 편린들이 얼마나 부질없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봤어요. 가끔은 기억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동아줄처럼 잡고 살아가는 피곤한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기억들을 깊은 잠재의식 속에 꽁꽁 묶어두고 있지는 않는지...
세호의 마음은 비록 깨지고 다치더라도 한번쯤 내보여도 좋을 기억들일지 몰라요. 누군가에게 끌리는 마음을 감추기가 사실 쉽지는 않지요. 세호가 옷장으로 들어가는 것은 다시 마음을 닫겠다는 것, 즉 마음을 봉인하겠다는 의미지만, 그래도 저는 세호가 옷장을 열고 다시 나와 주길 바라고 있어요. 나이차가 나더라도 한번쯤은 용기를 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해리가 잃어버린 기억은 반대로 영원히 기억하지 말았으면 했어요. 물론 해리가 기억을 못해 버리면 시트콤이 재미없겠지만요. 해리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했던 짧은 3일간 친구 신애의 사랑을 받았고, 가족들에게도 다른 해리의 모습으로 기쁨을 주었어요. 너무 달라져서 의아해 했지만, 심술쟁이 해리를 바라는 가족은 없을테니까요. 그런데도 해리는 기억을 잃었던 3일 동안 얼마나 자신이 사랑 받았는지를 깨닫지 못해요. 시간이 좀 지나면 해리도 알게 될까요? 기억을 잃은 3일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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