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리'에 해당되는 글 4건
- 2011.12.22 '뿌리깊은 나무' 반전의 열쇠 연두, 광화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29)
- 2011.12.17 '뿌리깊은 나무' 결말반전, 세종과 정기준은 화해할 수 있을까? (5)
- 2011.12.16 '뿌리깊은 나무' 화끈한 세종, 너털웃음 속에 감춘 무서운 한 수 (5)
- 2011.12.15 '뿌리깊은 나무' 고개숙인 세종, 그 리더십에 열광하는 이유 (13)
소이를 죽일 정기준의 수하는 대적불가 개파이의 손까지 빌 필요는 없을테고, 밀본원 중의 한사람일테지요. 정기준은 개파이를 데리고 쑥대밭이 된 산채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은신해, 정기준은 반포식에 맞춰 이도를 죽이라는 마지막 명을 내리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채윤과 개파이, 혹은 무휼과 개파이의 한 판 대결은 어쩌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동안 너무나 많은 희생과 피가 따랐던 글자창제와 반포가 마지막까지 피비린 내 나는 속에서 이뤄지지는 않았으면 싶네요.
교활한 세종, 인자한 보살미소 뒤에 감춘 무서움
여하튼 밀본의 조직은 산산히 와해되기 일보 직전이고, 계산에 능한 우상 이신적은 세종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3정승의 재가를 얻어 반포의 절차를 합법화시키는 세종의 교활한(?) 수가 빛났지요. 인자한 미소 뒤에 감춰진 세종의 무서움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무휼이 왜 심종수가 아니라 이신적이냐고 물었지요. "심종수는 이신적에 비해 술수가 모자라다. 정치력말이다. 조정신하들은 각각의 과오가 있을 지언정 멍청한 자들은 없다. 모두가 무서운 자들이다. 3정승에 올랐다는 건 그런 무서운 자들 중 가장 정점에 있다는 것이다. 이신적이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능력은 황희대감보다 더 크다".
세종의 사람을 꿰뚫어 보는 능력과 사람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지요. "왕의 일이란 그들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통제하고 그들의 능력이 백성들을 위해 쓰일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과정이 중요한 일이 있고, 결과가 중요한 일이 있다는 세종의 말은 깊은 울림을 주는 말이었습니다. 글자를 만들기 까지의 과정이 중요하지만, 반포를 한다는 것은 그 결과가 중요한 것이기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세종, 글자의 반포로 비로소 새역사는 시작될 것이기에, 세종의 글자반포에 대한 의지는 천명과도 같았습니다. 반포가 되어야만 백성들을 위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세종의 비장한 표정에는 백성들에 대한 믿음과 희망마저 일렁이고 있었지요. 새로 쓰이게 될 역사에 대한 설레임과도 같은 흥분도 엿보였고 말입니다.
정기준, 열등감은 극복하지 못했다
그에 반해 정기준의 고백은, 설득력과 명분마저 얻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밀본이라는 비밀조직의 수장, 그의 그릇이 이것밖에 안되었나 심히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겠더군요. 소이에게 왜 주상을 돕느냐고 물었지요. 세종으로 인해 아비를 잃고, 자책감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말이지요. 정기준은 스스로 세종에 대한 열등감으로 피해의식이 있었다는 것도 고백했지요. 백정으로 신분을 숨기고 20년이 넘도록 살아온 동안, 이도는 그 사이에 세상이 칭송하는 성군이 되어 있는 것을 보는 심정, 그 열등감이 그를 피폐하게 만들었노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정기준은 피해의식과 열등감을 극복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오히려 열폭하는 정기준만이 보이더군요. 정기준은 세종의 글자를 다른 누구보다 칭송하지요. "이도가 만든 글자는 너무나 훌륭한 글자다. 저 훌륭하기 짝이 없는 글자를 막아내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천명임을 깨달았다. 제아무리 왕이어도, 그 무엇이라도 천년의 역사를 시험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난 기필고 그것을 막아낼 것이다".
똑같은 대사를 통해 두 사람의 대조적인 모습이 나오기도 했지요. 유포임무를 수행하러 떠나는 소이가 해례를 옮겨두고 떠나려 하자 세종은 이를 극구 말렸더군요. 그것은 소이에게 반드시 살아돌아오라는 간절함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글자를 만드는 과정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소이에게 세종은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로 소이에 대한 애정을 전했지요. 강채윤이 밥을 굶기지 말아야 할텐데 라는 장난기 섞인 농도 던지면서 말이지요. "하루하루를 즐거움 속에서 살아야 한다 강채윤과 약조하거라". 요즘말로 하면 성혼선서와도 같은 것이었지요. 주례선생님이 약조를 받는 것처럼 말이지요. 채윤과 소이의 행복한 생활이 언급될 때마다 불길한 예감이 들게 하지만, 저는 제작진의 낚시라고 굳게 믿을 거외다!!
세종과 이신적의 눈싸움, 명장면 만든 심리전
세종과 이신적의 팽팽한 신경전은 경연장에서도 극에 달했지요. 그 심리싸움의 향방을 가름할 수 없었기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세종과 이신적은 서로의 수를 읽느라 눈동자 하나도 놓치려 하지 않는 모습이었죠. 세종의 영리한 선방은 감탄사가 나오게 했지요. 결코 한 마디의 말실수도 하지 않은 치밀함으로 말이지요. 조정 앞마당에 밀본원임을 떳떳이 밝히고 나와 토론하자고 했건만, 쥐새끼 한마리 나오지 않았다며 말문을 연 세종, 마지막 제안을 하겠다고 하지요. "9월 상한날 만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글자반포를 하려하오. 이조는 정음청을 설치하고, 예조는 이 글자를 시험과목으로 도입할 수 있는 시행안을 마련하시오".
침묵속에 미주치는 세종과 이신적의 눈빛은 설전보다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했던 명장면이었습니다. 최만리의 계속되는 반대를 3정승의 논의로 결정하라는 하명을 듣지 못하였느냐며 일축해 버린 이신적, 그의 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요. 황희정승은 찬성, 우상은 일단 반대, 좌상은 분위기 봐서..그 표의 향방이 우상 이신적의 결정에 달린 것이기에 이신적의 한표는 그야말로 역사가 걸린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어제밤의 대답인 것이냐?",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옵니다. 노력을 해보겠다는 뜻이지요".
반전의 열쇠 연두와 개파이, 광화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채윤의 연통으로 내금위의 습격을 받은 밀본의 산채, 다행히 연두(정다빈)는 채윤에 의해 구해졌지만, 소이와 강채윤의 생명이 위험상황입니다. 소이가 해례라는 것을 알게 된 정기준이 소이를 죽이라 명하고, 소이를 구하기 위해 달려오는 강채윤과 한판대결을 벌일 것이 자명하기에 말이지요.
예상상황은 개파이와 정기준은 함께 자리를 뜨고, 채윤보다 무공이 낮은 밀본똘마니와 싸워 강채윤이 무사히 소이를 구할 것이라 저는 예상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반포식 당일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겠지요. 이도를 죽이라는 마지막 명을 받은 개파이가 칼을 마주하는 모습도 나와서, 대적불가 개파이의 선택에 따라 광화문이 피바다가 될지, 성공적인 반포가 이뤄질 지가 결정되겠지요.
이도를 죽이라는 명을 받고 광화문에 개파이가 나갈지 안나갈지는 모르지만, 개파이가 정기준에게 칼을 돌릴 것이라는 암시가 예고편에 나왔지요. "그동안 즐거웠다, 본원" 이라는 개파이의 말은 왠지 정기준에 대한 예의를 갖춘 살해암시가 읽혀지는 대목입니다. 정기준이 자신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했을 수도 있고, 아무튼 제작진의 예고편으로 오히려 머리가 뒤죽박죽된 느낌입니다.
중요한 점은 광화문에 연두가 힘께 있을 거라는 것이죠. 개파이가 연두를 구하기 위해 살수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오히려 성공적인 반포를 돕게 되는 결말도 상상되네요.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다 보니ㅎㅎ. 그래도 훈민정음 반포라는 역사적인 현장에 피바람은 불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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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준에게 글자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해가 서쪽에서 뜨게 하는 것이 세종의 글자였고, 혁명과도 같은 글자, 역병과도 같은 무서운 파급력을 가지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권력의 분산, 그것도 백성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무지몽매한 군중에게 무기를 쥐어주는 것이었으니, 정기준은 혼돈에 빠질 조선의 미래를 염려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도의 무책임한 책임 떠넘기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비판합니다. 성리학보다, 사대부의 임무보다, 정도전의 밀본지서보다, 글자를 막는 것이 그의 시대적 사명이 된 것은, 어찌보면 백성에게 권력을 나눠주려는 세종과 마찬가지로 역사에 대해, 백성의 미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은 화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서로의 길을 더 치열하게 가고 있습니다. 목숨을 걸고 말입니다. 불씨일대기를 펴고 있다는 사실에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버린 정기준이었고, 글자로 인해 벌어질 미래가 혼돈일 지, 희망일 지는 그들의 몫으로 두겠다며, 현재의 백성을 위해 옳다고 생각한 일을 하겠다는 세종이었지요. 세종이 훈민정음이라는 글자를 쓰면서 맨 마지막으로 바를 정(正)자를 썼던 것은, 백성에게 글자를 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그가 내린 결론이라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정기준과 강채윤은 세종에게는 임금으로서 어떤 일을 할 것이며, 어떤 군왕이 될 것인가에 대한 아킬레스건이자 트라우마였고, 과제였습니다. 세종이 강채윤을 두번째 판관이라면서, "가장 멀리있는 자이니 가장 믿을 수 있는 자가 아니더냐" 라고 했었지요. 강채윤과 정기준의 공통점은 세종에 대해 아버지를 죽게 한 원수, 혹은 그 아들이라는 복수심과 분노로 가득차 있다는 것입니다. 세종이 하는 일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인간적으로 화해할 수 없는 두 사람이기에, 가장 멀리있을 수밖에 없지요. 따라서 그들이 세종의 글자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다른 누구의 판단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채윤과 정기준이 원한과 증오심에도 불구하고 인정을 한다는 것이야 말로 글자의 성공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정기준은 세종에 대한 글자를 보고 공포심에 사로잡혔습니다. 글자를 알게 된 백성이 지혜를 가지게 되고, 들끓는 군중의 욕망이 정치를 향하게 될 때의 혼돈에 대한 공포입니다. 백성의 욕망에 대한 경계이지만, 정기준의 생각을 사대부의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 때 세종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대체 너는 백성에 대한 신뢰가 어찌 그리도 없단 말이냐? 정말 측은한 일이다".
강채윤은 여전히 감시자입니다. 왕의 가장 강한 견제자입니다. 윗것들 싸움이 아랫것들을 살리는지 죽이는지를 두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그래서 죽이면 안되욤!!!
중요한 정기준을 어떻게 처리할까의 문제입니다. 세종은 절반의 성공만을 거뒀습니다. 그를 이도라고 부르는 가장 멀리있는 자 중 한사람만을 설득했으니 말입니다. 정기준과의 화해, 혹은 정기준을 설득해야 만이 세종의 대의가 완성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대의에 대한 평가는 말 그대로 후세의 몫일지라도 말이지요.
여기서 강채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강채윤은 백성이라는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소이와 나인들 역시 마찬가지지요. 그들은 한글창제에 동참하고 유포라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의 일이라고 신명나게 합니다. 명령을 받은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되어 일을 합니다. 강채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멀리있는 자가 가장 가까이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주인의식이었습니다. 희망에 대한 설레임때문이었습니다.
정륜암에서 정기준은 칼을 겨누고 있던 강채윤을 천 것이라는 말로 자극하려 했지요. 어찌 아비를 죽은 원수인 임금의 편에 설 수 있느냐며, 그것을 천한 노예근성이라고 채윤의 감정을 자극하려 했었지요. 그때 채윤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칼로 대답하려는 것을 소이가 말려 상황을 정리시켜 버렸고요.
윗것들의 싸움이 윗것들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글자가 줄 희망때문이었습니다. 아랫것들이 똑똑하지 못하면 윗것들의 싸움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기에 이른 것이지요. 희망을 가지고 주체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권력에 대한 욕망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정기준이 간과한 것은 이것입니다.
강채윤은 세번에 걸쳐 세종을 잡아주는 백성 역할을 충실히 했지요. 집현전 학사의 죽음이 연이어 벌어졌을때, 흔들리는 세종은 강채윤의 "결심이 왜 결심이겠느냐"는 말에 너는 너의 길을 계속 가거라,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라고 의지를 세웠지요. 광평대군의 죽음 앞에서 무너지는 세종에게 강채윤은 한발짝 더 나와 힐난하기 까지 했습니다. "전하는 한방울의 눈물을 흘리실 자격이 없으십니다" 라고요. 위험에 처한 소이때문에 또 세종은 흔들렸지요. 그때도 강채윤은 백성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또 흔들리고 계십니까? 흔들림없지 전하의 길을 가십시오".
흔들릴 때마다 세종을 세워줬던 것은 백성 강채윤이었지요. 백성을 위한다고 말로만 성리학의 나라, 사대부 선비입네 하면서, 진정 백성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왜 반대하느냐고 따질 수 있는 인물은 세종이 아닌, 백성 강채윤입니다. 그가 임금이나 사대부나 그토록 강조하는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정기준의 우려처럼 백성은 무지몽매하지만은 않지요. 스스로 판단하고 자각하고 커가는 것이 백성입니다. 글자는, 세종의 글자는 이런 백성들을 더 많이 만들 것이며, 이렇게 자각하는 백성이 많아지면 사대부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깨어있는 백성은 사대부를 깨어있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서 기능하게 됩니다. 이는 오늘의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이기도 합니다. 똑똑한 국민은 결코 멍청한 정치인을 용납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똑똑하고 강한 백성이 있는 한, 나라는 결코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습니다. 왕조의 이름이나 지배세력은 달라지겠지만, 백성은 결코 뿌리가 잘려나가지 않습니다. 정기준이 이 부분에서 세종과 화해했으면 싶군요.
그런데도 저는 혼자 재미있는 상상을 하며 키득거린답니다. 세종이 정기준을 산골오지니 섬에 귀양을 보내 숨어살게 하면서, 그곳 백성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훈장을 하라는 것으로 벌을 내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지요. 정도전의 후손에 대한 세종의 마지막 예우로도 말입니다.
무엇보다 정기준과 세종이 화해해야 하는 이유는 세종이 꿈꿨던, 모두를 품는 마방진이 진정으로 완성되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입니다. 정기준은 세종이 마지막까지 참고 인내하며 설득해야 할 마지막 조각이기 때문입니다. 세종의 글자가 백성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역사를 어떻게 다르게 했을 지, 세종도 정기준도 모르는 일입니다. 희망의 씨앗일지, 지옥문을 여는 시작일지 말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백성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왔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살기와 원한을 버리고 글자를 지키려는 강채윤, 목숨을 걸고 글자를 유포시키려는 소이와 같은 나인들의 설레임, 그것은 역사의 주체가 되어가는 작은 시작이었을 겁니다.
희망은 스스로 만들어갈 때 힘이 되어 움직입니다.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인간을 믿는 것이며, 미래를 믿는 것이기에 희망이라 하는 것이겠지요. 씨를 뿌리는 농부가 수확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씨를 뿌릴 이유도 없는 것이지요. 백성들에게 일렁이고 있는 희망을 정기준이 마지막까지 외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정기준 그 역시도 백성에게 이로운 것을 고민하는 마음만은 진심이었을 거라 믿기에 말입니다. 정기준이 죽음을 맞이하든, 제가 생각하는 한글훈장님이 되라는 벌((ㅎㅎ)을 받든, 마지막에 한가지는 꼭 했으면 합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까지는 아니어도, 이도가 아니라 '전하'라고 진심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군요. 제가 바라는 해피엔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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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들을 죽여버리고, 아이들에게 죽음을 부르는 노래라고 글자가 퍼져나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는 살인병기 윤평, 글자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수거하고 나인들을 납치해 밀본산채로 데려갔지요. 소이가 해례라는 것을 아직은 알지 못하는 정기준은, 글자의 유포를 막았다고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정기준의 말은 현재의 우리가 듣기에는 한참이나 잘못된 생각이지만, 당시로서는 지식인의 고민이었고, 무게였을 겁니다. 정기준에게는 글자를 막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백성과 역사에 대한 책임이었습니다. 글자로 인해 벌어질 혼돈을 방지하자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백성에 대한 걱정이었고, 역사에 대한 책임부분이었지요. 글자가 무기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기에, 글자도 일종의 체제속에 있어야 한다는 사고관이지요. 글자에도 하늘과 땅, 상하 질서계급을 부여한 철저한 성리학적 사고방식에 의한 것이었죠.
전하의 길을 가라는 채윤의 응원에 탄력받은 세종, 이신적을 쥐도새로 모르게 가마에 태워 와 술상앞에 마주합니다. 세종에게도 이신적에게도 철저한 보완이 필요했기에, 007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으로 말이지요. 초반에는 쓸데없는 말로 분위기에 흥을 돋구지요. "내 치세를 어떻게 보시오?", 이런 것을 질문이라고, "태평성대지요...". 다 신료들 덕분이오, 우상도 고생많으셨소. 술한잔 기꺼이 하사하는 세종, 우상이 술을 마시기도 전에 간이 콩알만해지는 질문을 던지지요.
그리고는 강도높은 질문에 들어가지요. "밀본의 가장 큰 대의가 재상총재제인데 어찌 그걸 거부하셨소?". 집현전과 글자를 두고 거래를 했다가 협상당일 결렬되고 말았던 일을 끄집어내는 세종이었지요. 영리하게 세종은 우상이 빠져나갈 쥐구멍 하나는 만들어 줍니다. "아, 우상이 밀본이라는 가정하에 말이오". 일종의 오프 더 레코드에 해당되는 세종의 영리한 수였지요.
"경연장에서 광평을 죽인 것에 대한 죄를 묻지 않겠다, 또 밀본을 붕당으로 인정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보다 더 믿음을 줄 수는 없소이다", 요지는 이렇게 많이 양보하고 참아줬는데 뭘 더 내놓으라는 것이냐고 돌려말하는 세종이었습니다. 이신적의 대답도 만만치 않았지요. 전하는 최선을 다했지만, 인간의 뿌리깊은 불안을 달래주지는 못하셨다고 받아치지요. 그 불안감을 달래줄 수는 없으니, 그 믿음을 스스로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떠냐고 떠보는 세종이었지요.
의미없는 헛웃음으로 대화를 정리하는 세종, 그러면서 한말씀 콕 찔러 오줌 잘금거리게 만들어 버리지요. "우상께서 이리 그럴 듯하게 얘기하시니, 내 우상대감이 밀본인 줄 알겠소". 하하하. 이신적 술이 목구멍으로 들어가는지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몰랐을 겁니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냐', 뭐 이런 심정이었겠죠.
다른 의견이라 하여 대역으로 몰지 않겠다, 자신과는 다른 정치관을 가진 붕당이라는 것을 인정하겠다는 세종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밀본입니다. 개미새끼 한마리도 조정 앞마당에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세종이 대역조직인 밀본마저 품겠다는 것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이신적에게 붕당의 깃발을 들고 나오라고 제안한 것은 두가지의 노림수가 있었죠. 하나는 정기준의 소재를 알아 정기준과 담판을 하고, 소이를 구하기 위해서 였지요. 또 하나는 밀본이 스스로 와해되든지, 명분을 가진 정치세력으로 커가는 기회를 갖든지 선택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와해되는 밀본, 배신에 배신이 겹치는 상황에서 정기준의 생각은 어떻게 변할까가 가장 궁금한 대목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상상해 왔던 시나리오를 내일 올릴 예정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
오늘의 보너스 장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정인지가 최만리를 설득하는 장면에서 마구마구 웃었답니다. 정인지와 최만리가 동갑이라죠. 일찍 곰삭아 버린 최만리가 놀림받을 때마다 자네 편들어줬다고 생색내는 정인지가 웃음 하나 터뜨려 주지요. 자기가 동안인 것이지 최만리가 노안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말이죠. 최강의 동안 정인지, 최강의 노안 최만리 두 동기동창생의 대화가 은근 웃겼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더딘 걸음일지라도 역사는 바뀌어 왔고, 새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역사가 새로 쓰이는 그 순간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그 자리를 지켰다는 것입니다. 소이와 강채윤, 그리고 세종이라는 위대한 인물처럼 말입니다. 국가적으로 큰 일들을 앞두고 있는 지금, 어쩌면 우리가 그 자리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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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2.16 21:56
정기준의 생각은 한심하다기 보다는...
지식인의 사고의 맹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정기준, 세종 모두 천재형 인물이지만,
세종은 당대의 세계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는 회의와 사고 속에서 가치관을 정립시켜나간 것에 비하여,
정기준은 당대의 세계관에 얽매여 좀 더 먼 곳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이죠.
언급하신대로 '백성이 우매하다'는 정기준의 생각은 당대 사대부 및 선비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을 테니까요..
정기준의 매력은 정말 머리좋고 똑똑하고 훌륭한 가치관을 가진 지식인이 가질 수 있는 한계를 보여준다는 것이고, 이러한 점은 세종과 비교되면서 극명하게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뿌리깊은 나무... 정말 완성도 높은 드라마인 것 같네요.. ^^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함께 고개를 숙였네요. 그리고 얼마나 영리한 사죄였는지 무릎을 쳤습니다. 세종은 은밀히 글자를 창제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했을뿐, 영리하게도 글자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사죄는 하지 않습니다. 감히 임금이 고개를 숙이니 대신들이 몸둘 바를 모르고 당황하지요. 세종의 영리한 기선제압 책략이었죠.
세종은 밀본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간파하고 있었지요. 밀본지서의 내용이 아니라 밀본에 가입한 밀본원들이 신분노출에 위기를 느끼고,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밀본원으로 결속되고 있지만, 실상 내부에서는 와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이는 집현전과 글자반포를 두고 거래가 성사되었지만, 공식 합의를 하기로 한 바로 그날, 갑자기 이신적이 돌변해서 반대를 했던 것에서도 유추가 되었던 것이었지요.
뭘 어떻게 하라는지 감을 잡지 못한 조말생 대감, 정인지를 붙들고 알아들었냐고 넌지시 물어보지요. "예, 대충...". 전하께서는 원래 저러시는가?". "예, 가끔...". 정인지도 알아들은 눈치는 아니더구만, 대충이라고 얼버무리는데, 세혼자 왕따인 것같아 답답한 조말생 띠융~, 그저 눈만 껌뻑이지 못하고 멍해져 버리지요.
세종이 어찌 이런 말을 직접적으로 하시겠습니까? 저들을 이간질시켜서 지들끼리 피터지게 싸우는 꼴좀보자는 말을 말이지요ㅎ.
최만리는 비록 글자창제에 반대를 하는 입장이지만, 누구보다 집현전을 아끼고 그의 철학과 학문에 충실한 인물이기에 미워할 수 없는 적(?)입니다. 성삼문과 박팽년이 글자창제에 가담한 인물로 밝혀져 그들의 몸에 문신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자 의금부에서 추포령이 내렸을 때도, 진관사에 가서 몸을 숨기고 있으라고 보호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들었나? 정치관이 다른 붕당이라잖소. 다른 정치관 다른 의견을 가졌다 하면, 죄다 빨간색으로 몰아가고, 좌측정렬시키는 편협한 분들 말이외다. 눈 좀 크게 뜨고 귀 좀 열고 좀 보고 들이시오, 제발!!!! 목구멍에서 아주 이런 말들이 치밀어 올라서 참을 수가 없네요.
"제안". 요지는 밀본은 밀본이라고 떳떳히 밝히고, 조정 앞마당에 나와서 토론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얼굴도 뵈주지 않고,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세종의 제안은 제안이라기 보다는 협박같아 보이기도 했더라지요. 정말인지 모르겠지만, 내 손에 몇몇 밀본원들의 명단이 적힌 투서도 있다고 겁을 주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이신적의 눈이 팽글팽글 돌면서 어찌나 겁을 내고 있던지, 그 자리에서 경기일으켜 쓰러질까 겁났답니다. 안석환, 참 연기 잘하는 분이에요^^.
조말생 대감처럼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토끼눈 뜰가 우려된 세종, 회의를 소집한 이유에 대해 다시한번 밑줄 쫙 정리하고 넘어가지요. "과인은 글자를 반드시 반포할 것이고, 고맙게 대신들이 수행해 준다면 이레 뒤에 광화문 앞에서 백성들과 함께 반포할 것이오". 글자를 반포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하자 대신들 땅이 꺼지게 한숨입니다.
밀본의 움직임이 바빠졌지요. 분열과 와해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심종수와 이신적이 각각 다른 마음으로 해례를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고, 그 칼끝이 정기준을 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궁녀들이 해례를 빼돌려 유포하고 있다고 뒤늦게 눈치챈 정기준이 나인들의 행방과 조지소, 인쇄소 등을 뒤지고 결국 꼬리가 잡히고 말았지요. 초탁을 공격한 윤평을 피해 끝수의 수레를 타고 나인들의 은신처로 왔으니, 나 잡아가쇼가 돼버렸지요.
그런데 나인들과 해례를 찾는 이신적, 심종수, 정기준이 각기 다른 꿍꿍이라 정신을 못차릴 정도입니다. 정기준파, 이신적파, 심종수파로 나뉘어 나인생포 쟁탈전을 벌이고 있고, 여기에 태평관의 청위까지 가세에 일이 삼파전 사파전이 되고 있는 양상이지요.
이도에게 성리학 위에 글자를 두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그는 글자를 막는 것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도와 화해할 가능성이 있었으나 불씨의 일대기를 펴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견고한 자기만의 틀속에 갇혀버렸지요. 백성들이 쉽고 익숙한 것부터 글자를 익힌 다음의 것을 보지 못한 우를 범하고 만것이에요. 글자를 익힌 백성이 삼강오륜을 배우는 것은 더 쉬울 일이며, 성리학적 질서를 깨닫는 길도 가깝게 될 것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미 역병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글자지만, 해례가 중요한 것은 글자의 창제원리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메모리 저장탱크 소이의 머리에는 발음원리와 글자가 만들어지는 원리가 들어있지요. 스물여덟 글자의 창제원리와 소리내는 방법, 초성 중성 종성이 어떻게 이루어져 글자가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발음하는 지에 대한 것들이 들어있기에 중요합니다. 나인들도 글자를 읽고 쓰는 것은 알지만, 종합적인 정리자료는 소이의 머리속에 들어있기에 나인들 중에서도 소이는 중요한 인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소이가 해례라는 것을 알게 된 채윤까지 꼬리잡기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예고편을 보니 개파이가 채윤과 한판 뜰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동안 설왕설래 의견이 분분했던 무술서열이 곧 정리가 될 듯도 한데, 우째 돌아가는 분위기가 급 우울입니다. 목숨이 위험한 소이, 개파이와 강채윤이 누가 우세할지 모르지만, 채윤이 밀릴 것같아 강채윤도 걱정, 이쯤되니 누군가 하나 죽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그림자가 엄습해 와서 말입니다.ㅜㅜ 죽이면 작가들 미워할거얌!!
대신들 앞에서 고개숙이는 임금, 자신의 독단에 대해서 만큼은 진정으로 사과하고 할 줄 아는 임금 세종은 잘못을 권위로 누르려 하지 않았습니다. 학사들을 죽인 것에 본인의 과오때문이었다며, 정치적 보복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밀본 역시 그가 품어야 할 백성의 한 조각이었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다르고, 사상이 다르고, 정치관이 다르다하여, 역적으로 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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