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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31 '미스리플리' 충격변신 이다해, 두 얼굴의 가면 누가 씌웠나? (6)
- 2010.01.01 'KBS연기대상' 가장 아름다웠던 여배우의 수상 (64)
첫 회를 본 소감은 스토리 전개는 빨라서 좋았는데, 연출과 편집이 산만한 느낌이었습니다. 남녀 주인공들이 얽히는 과정도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억지스러움이 많았죠. 같은 고시원에서 장미리와 박유천이 만나는 장면도, 아트홀에 면접을 보러갔다가 성추행을 당하고 나온 장미리와, 피아니스트 아내의 불륜현장을 보는 장명훈(김승우)과의 첫만남도 헐거워 보이는 전개였습니다. 장면이 급작스럽게 다른 인물로 옮기는 것이 반복되어, 스토리가 다소 정신없이 전개되었고, 교차편집이 지나치게 반복되다 보니, 연출은 산만하고 스토리 흐름도 들쑥날쑥해서 드라마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미스 리플리는 바닥인생의 한 여자에게 천우신조같은 고속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고, '세상아 엿먹어봐라'는 듯 세상을 향해 비웃음을 날리며, 엘리베이터를 타는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내가 속인 것이 아니라, 너희가 속은 거야' 라며, 세상을 조롱하고 싶은 여자, 이 여자의 거짓말에 세상은 조롱거리가 되고, 그럼에도 잘못은 너의 거짓말에서 시작되었다고, 손가락질 받는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아, 그럴 것 같다고요. 신정아의 사건이 말하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저는 그렇게 봤거든요. 모티브가 되었다고 해서 드라마 메시지도 이런 것이 되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포주에게 겁탈을 당하려는 위기를 모면하고, 건물에 화재사고를 내고는 한국행 비행기를 탄 장미리, 토악질을 해가면서도 악착같이 돈을 번 이유는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서입니다. 양아버지의 노름빚을 갚고 한국으로 가서 엄마를 찾으려는 장미리, "최소한 이렇게는 안살 거 아냐..." 한국이라는 나라는 밑바닥 술집여자보다는 다른 인생을 살 기회를 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일본이나 한국이나 가진 것, 배운 것없는 그녀는 냉대를 당합니다. 고아에 고졸학력은 장미리가 어떤 재능을 가졌든 문전박대의 이유가 돼버립니다.
양아버지가 진 노름빚을 갚기 위해, 사창가에서 술팔고 웃음을 팔았던 장미리는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쳐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취업비자없이 한국에 장기체류할 수 없는 장미리, 장미리가 한국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길은 취업해서 비자를 취득하는 방법뿐입니다. 취직은 그녀의 절박한 희망이 셈이죠. 그러나 고아출신, 고졸학력은 낙타가 바늘 귀를 통과하기 만큼 힘이 듭니다. 여기저기 면접을 다니지만, 그녀를 채용하겠다는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그녀의 운명을 가른 한마디는 '동경대를 나왔다고 하더라도'였습니다. 앞뒤토막 다 자르고 동경대 나왔다면 취사선택해서 들어버리는 장명훈, 장미리는 순간 동경대 나온 인재가 돼버린 것입니다. '세상 재미있다, 될대로 되라지, 동경대가 별거냐?' 처음에 오해한 것은 장명훈 당신이야.
'동경대를 나왔다고 하더라도'... 12글자에 불과한 말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말이 돼버리지요. 듣는 사람의 오해에 말한 사람은 자신이 처한 절박함에 거짓말이 시작되고, 거짓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가기만 합니다.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다른 거짓말이 필요했고, 거짓말을 덮기 위해 또 거짓말을 하게 되고, 장미리의 모습은 진짜와 가짜가 뒤죽박죽돼 버리겠죠.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도 모르게 섞여버리죠.그녀의 첫번째 거짓말, '동경대를 나왔다고 하더라도'는 '동경대를 나왔다'로, 장미리는 동경대 출신인재로 가짜 학력을 취득(?)하게 됩니다. 그녀에게 가면이 씌워진 거죠. 그녀의 학력가면을 누가 씌웠는지에 대한 사회적 질문과 함께 말이지요.
첫회 직업여성의 모습부터 냉소적이고 까칠한 모습까지 미스 리플리 신고식을 무사히 치룬 이다해, 바닥까지 떨어진 장미리의 심리변화를 잘 표현했고, 감정처리도 무난하게 해냈습니다. 아직은 영글지 않은 장미리라는 캐릭터임에도 그렁그렁 맺힌 눈물만으로도, 희망없는 세상을 향한 비참함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아하면서도 슬픔과 청초함이 돋보이는 눈매를 가진 이다해, 장미리라는 복합적인 인물에 캐스팅된 것은, 이다해에게는 연기변신의 큰 분수령이 될 기회를 잡은 듯합니다.
***덧붙이기: 기대되는 박유천
성균관 스캔들로 연기자로서도 제2의 인생을 출발한 박유천은 첫회 분량은 적었지만, 다정하고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같더군요. 최명길의 아들로 나오는 것을 보면 재벌가의 아들인데도, 가난한 고시원에 짐을 푼 것이 좀 의아하더군요. 나레이션을 통해 짐작한 바로는 최명길(이화)의 친아들은 아닌 듯하고, 복잡한 가정사가 숨겨있는 듯보이더라고요. 일본에서 돌아와 고시원에 방을 구하는 것이 조금 현실감이 부족해 보였지만, 장미리와의 만남을 위한 설정이라고 보여졌습니다.
세상을 향해 가면을 쓰기로 한 여자 장미리, 가면 속의 얼굴을 두 남자가 봅니다. 그리고 사랑에 빠지게 되겠죠. 첫장면에서 장미리의 해맑은 웃음 위로 흐르는 두 남자의 나레이션으로 표현되는 여자는 가면 속 장미리의 진짜 모습입니다. 두 남자가 사랑한 장미리지요. '어머니의 눈을 닮은 여자, 웃는 얼굴이 예쁜 여자, 삶의 기쁨을 가르쳐 준 여자, 심장같은 여자...'
드라마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또다시 묻게 될 듯합니다. 그녀에게 가면을 씌운 사람은 누구일까 입니다. 거짓의 가면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장미리라는 여자를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의 질문이 되겠지요. 장미리의 거짓말이 나쁜 것인지,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게 한 학벌병에 걸린 우리 사회의 단면이 더 나쁜 것인지, 다소 버거운 질문에 얼마나 솔직하게 답할 수 있을지는 드라마가 끝날 즈음에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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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아저씨 2011.05.31 12:42
ㅎㅎㅎ 요거 어제 멋모르고 티브이 틀었더니 호텔에서 김승우 나오고 하고 싶은데로 하게 놔둬~ 하는장면~
이프로 였군요~~ 조금 보다가 다른곳으로 돌렸는데~ㅎㅎㅎ
좀더 볼걸~ㅎㅎㅎ
특히 이병헌은 네티즌이 뽑은 인기상과 베스트 커플상, 그리고 대상의 3관왕을 차지하면서 명실공히 남자배우 지존의 자리에 등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한류스타로 우뚝 선 이병헌이 한국드라마에서도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리스의 시청률을 끌고 간 힘은 배우 이병헌에게 있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액션과 멜로, 그리고 내면연기까지 아이리스에서 보여주었던 이병헌의 연기는 가히 최고라 할 수 있었어요.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이병현이 보여 준 연기는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연기대상을 수상한 것도 당연한 결과였고요. 아이리스 마지막에 사생활 문제로 시끄러운 오점을 남기기는 했지만, 연기대상과 사생활의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됩니다.
김태희는 누구보다 의미있는 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김테희는 꽃보다 남자 구혜선과 중편드라마 우수연기상 여자부문에서 공동 수상을 했는데요, 아름다운 무대화장만큼 눈물도 예뻐 보이더라고요. 연기력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많이 받았던 만큼 김태희로서는 의미있는 상이 될 것 같은데, "연기자로서 자괴감에 빠져있을 때 구원해준 작품이었다"며 수상 소감을 발표했지요.
아이리스 작품에서 솔직히 김태희는 이름만큼의 연기를 보여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제 개인적으로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김태희는 전작들에 비해 연기력이 나아졌고, 앞으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태희를 아끼는 만큼 좋은 연기를 보고 싶은 바램입니다.
연말 시상식에서의 여배우들의 의상은 팬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일종의 팬서비스이자 예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시상식과 동떨어져 보이는 구혜선의 교복의상은 과히 보기 좋지는 않았습니다.(이런 딴지 거는 것은 제 취향은 아니지만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이쯤해서 패스합니다)
<가장 아름다웠던 여배우의 수상>
그리고 이번 연기대상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장면이 있었어요. 故 여운계씨의 특별공로상 시상식이 있었는데요, 생전의 절친이었던 전원주씨가 나와서 고인을 추모하는 장면에서 좌중이 숙연해지기도 했었습니다. 투병 중에도 연기의 투혼을 보여주었던 여운계님은 그녀의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만큼이나 오래도록 우리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생전 여운계님이 2000년에 공로상을 수상하면서 수상소감으로 '다시 또 이런 영광이 있겠습니까?"라던 수상소감 장면이 나왔는데, 고인이 되어 다시 그 공로상을 받게 되었네요. 대리 수상을 하러 나온 따님 차가현씨가 고인이 되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수상 소감을 밝혀서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배우 여운계라고 한다면 끝까지 연기하는 사람이었다고 사람들이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연기자로 살아가는 것만큼 행복한게 또 있을까 싶어요. 그러니까 마음이 강해지더라고요"
덧붙여 따님이 대리 수상자로 나와 생전의 어머니 여운계님이 하셨다는 말씀도 옮깁니다.
"나는 죽을 각오로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죽는 순간까지도 죽음이라는 연기를 하고 싶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혼신을 다해 연기해 주었던 최고의 배우 故 여운계님, 당신은 가장 뜨겁게 삶을 사랑했던 아름다운 배우였습니다. KBS연기대상 공로상은 연기자로 뜨겁게 살다간, 죽음까지도 연기하고 싶었다는 가장 아름다운 배우에게 드리는 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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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이야 뭐 2010.01.01 16:51
워낙 튀지 못해서 안달인 사람인데요 ㅋㅋ
거슬리는걸로 따지면 구혜선이 어디 의상 하나겠습니까?
구혜선 팬들이야 어떤식으로든 감싸고 돌겠지요.. 이 블로그만 해도 구혜선 빠들 또 난리네요 ㅎ
올 한해도 복 많이 받으시고 , 재미난 글 잘 읽고 갑니다~ -
위에분.... 2010.01.01 17:53
꼭 그런식으로 언급하셔야 했나요
시상식에서 막을 내린지 오래된 작품을 상기시키려고 한 의도일수도 있고,
개인의 개성아닙니까?
그냥 지나칠수가 없네요.
님의 리플은 비판,지적이 아니라 악플입니다.
여기서 시상식의 문제점이 잠깐 나온것 같다만,시상식이 패션쇼도 아니고
드레스만 입으라는 법도 없지요.상황판단도 못하는 건 자신의 고정관념이 아닐지...
격식을 차리는것도 중요하지만,시상식에 반드시 드레스를 입어야 된다고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단지 드레스를 격식과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 때문이죠.
물론 시상식과 동떨어진 의상이였지만,그 의상으로 구혜선씨 자체를
욕하는건 그릇되었다고 보네요 -
팔랑 2010.01.01 19:07
연기대상이라는 시상식에 대한 격식이 그렇게나 각박한건줄은 처음 알았네요.
저도 보면서 구혜선씨 교복 입고 나온게 신기하긴 했습니다만
아 꽃남 이었지? 하고선 그냥 말았거든요. 구색 굳이 맞출 이유 있나요?
남이사 드레스를 입거나 말거나 본인이 원하는 옷 입는게 맞는거겠죠.
그래도 저 역시 조금 아쉽다면 프레피룩인지 뭔지 말고
드라마에서 입었던 핑크색 미니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면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나 팬들에 대한 예의도 충족시키고
욕도 덜 먹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뭐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이니까요.
근데 매번 이런 일 있을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구혜선씨는
뭔가 자기만의 생각이 명확한 사람 같아요 ㅋㅋㅋ -
ㅇㅇ 2010.01.01 19:41
구혜선씨의 의상이 왜 문제인지 모르겟네요
여배우들이 시청자들을 위해 드레스를 입어줘야 하는건가요?
입으면 더 좋은 거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문제라고 할수도 없다고 생각해요
누구처럼 장례식에 튀는 옷을 입고 간 것도 아니고
다만 노출을 피하고 드라마에 나온 캐릭터에 맞추어 입고 간 것 뿐인데
다른 배우들보다 덜 이뻐보인건 맞지만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리고 구혜선씨 평소에도 과하게 드레스를 입거나
파이는 옷을 자주 입으시는 편은 아닌것 같습니다
다 똑같을 수는 없고 실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개인적인 취향을 인정해 주는 시청자들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달려라꼴찌 2010.01.01 22:08
김소연이 생각보다 약한 상을 받아서 아쉬웠지만...
여운계님이 공로상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죠 ^^
초록누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ㅋㅋㅋ 2010.01.02 01:59
이브닝드레스는 만찬이나 뭐.. 그런데서 입는 정식 예복입니다. 남자로치면 턱시도입니다. 만일 다른 남자 연예인이 양복이 아닌, 면바지에 남방 걸치고 왔다면.. 그래도 좋다구나~ 할까요? 그럴수도 있겠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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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다르네요. 2010.01.02 09:59
구혜선은 팬서비스 차원에서 교복룩을 입고 나왔습니다. 금잔디의 재현이죠... 구혜선의 팬들과 금잔디를 사랑했던 팬들에게 주는 선물인 샘이죠.. 그리고 시상식에서 여배우가 드레스를 입는게 예의가 아니죠... 예의란 그런데 쓰는 단어가 아닙니다... 드레스와 예의... 참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입니다. 또한 저번 영화 시상식에서도 편한 복장을 입고 왔다고 그러던데... 그때 구혜선양은 감독의 자격으로 참석한 겁니다 "그런 곳에선 여배우라면 가슴과 등판을 다 드러낸 드레스를 입어줘야 예의다"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왜 감독 구혜선양에게 또 그런 지적들을 하는지 참 모순되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