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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31 '힐링캠프' 최민식, 카리스마 배우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5)
2012.01.31 11:24




동시대에 대학생활을 한 배우들을 만나면, 뭐랄까 동질감같은 것을 느낍니다. 배고팠던 대학시절의 아련한 기억들도 떠오르고, 선배들에게 빌붙어 커피 한 잔, 혹은 학생식당에서 점심 한 끼를 얻어 먹던 생각들도 떠오르고요. 동국대 연극과 선후배 사이인 최민식과 이경규, 30년이라는 세월은 흘렀지만 생생한 추억과 기억이 마치 어제의 일들처럼 풀어져 나오는데, 마치 저도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더군요.
허름한 선술집 분위기와도 어울리는 차림으로 나타난 최민식, 김제동의 말처럼 그림을 그리듯이 조그조근 말을 잘하는 언변의 화가더군요. 영화를 통해서 만나는 캐릭터 최민식과 배우 최민식, 그리고 인간 최민식은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참 재미있는 이야기꾼이었습니다. 언뜻언뜻 비치는 배우 최민식이라는 카리스마만이 그가 올드보이, 파이란의 최민식이라는 것을 떠오르게 했을 뿐입니다.
사슴의 영롱한 눈망울, 이경규의 말이 아니더라도 최민식은 새까맣고 깊은 눈은 배우라면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눈망울을 가진 배우입니다. 선하고 맑은 눈동자, 그러나 깊이를 알 수 없는 깊은 눈빛은, 때로는 우수에 차보이기도 하고, 광기의 눈빛으로 변하기도 하는 카멜레온같습니다.
쉰이 갓 넘은 최민식이지만, 영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귀여운 짓에 그만 빵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따라 해보고 싶은 충동에 딸래미한테 '쉿'하고는 눈에 손가락을 댓더니, '어머니 지금 뭐하셈!'의 표정으로 멀뚱하게 쳐다볼 뿐 반응을 얻지는 못했답니다ㅎ;;.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이경규가 힐링캠프 섭외 1순위로 최민식을 탐냈었지만, 최민식은 영화홍보를 위해서는 나오고 싶지 않다고 영화홍보는 사절이라고 못박았다지요. 그런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는지, 최민식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힐링캠프 초대손님으로 나와서, 영화이야기는 '쉿'이라는 귀여운 입막음을 했는데, 그 표정이 실례를 무릅쓰고 표현하지만, 참 귀여웠습니다. 소녀시대의 팬이기도 한 최민식, '소원을 말해 봐' 노래를 들으면서는 말도 건다고 하네요. "내 소원은 말이다..."이러면서요.

최민식의 '모' 아니면 '도'의 성격만으로도 영화홍보를 위한 발걸음만은 아닌 듯 보였네요. 영화홍보를 하러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가 들려주는 구수한 입담은 최민식의 출연이 그저 반갑고, 고마운 발걸음이었다는 생각만 하게 하더군요. 한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고, 그의 화술에 푹 빠져들었으니 말이죠. 10살 때 죽음의 문턱을 넘었던 폐결핵을 앓았던 이야기를 고백하기도 했었는데요, 각혈로 뼈만 앙상한 엉덩이에 어머니가 주사를 놓았는데, 살이 없어서 주사바늘이 뼈에 박혔다는 이야기는 최민식의 건강한 지금의 모습과는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의 투병기였습니다.
최민식은 제 기억으로는 서울의 달에서 순박한 시골청년의 역 이후에는 대부분 영화에서 선굵은 캐릭터를 보여, 부드러운 이미지 보다는 강한 아우라가 먼저 연상이 되는 배우입니다. 그런 최민식을 동대 앞 허름한 막걸리집에서 만난 것은 의외였습니다. 투박한 점퍼에 가벼운 평상복 차림으로 나타난 최민식은 영락없는 동네아저씨였습니다. 

앉자마자 쏟아지는 폭풍입담과 질펀하게 쏟아져 나오는 과거 비화들은 카리스마 최민식의 새로운 모습이었죠. 누군가의 인생이야기를 들을 때, 어느 것 한가지는 꼭 배울 점을 찾게 됩니다. 특히 최민식이 신입생 시절 선배들에게 오리걸음 꽥꽥 벌을 받고, 각목 한 다발이 다 부러질 때까지 맞았다는 일화는 놀라웠습니다. 지금도 선배들의 체벌문제가 이슈가 되기도 하지만, 연극과의 선후배간의 군기는 조금 다른 의미였다는 해명이 있었기는 했지만, 체벌이라는 폭력때문에 놀랐던 것은 아니었고, 그 선배의 체벌사유였습니다.
최민식의 배우 인생에서 나침반이 된 선배의 가르침이었을 것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얼마나 잊혀지지 않았던 일이었으면, 날짜까지 기억을 하고 있더군요. 82년 8월8일 말복날이었다고 합니다. 전날 동기의 생일에 술을 과하게 먹었던 이유로 다음날 지각을 했다는데, 그날은 <즉흥극>이라는 연극을 하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10분을 지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선배들 화가 멀리끝까지 올라 있었더라지요. 동국대 캠퍼스 5바퀴를 오리걸음으로 돌라는 벌이 내렸고, 꽥꽥 소리까지 넣어가며 오리걸음 벌을 받았는데, 전날 생일이었던 동기가 미안한 마음에 "인간적으로 대우해 달라"며, 선배의 벌칙에 항의를 했다지요. 
이후 벌어진 일은 연극과 스튜디오 셔터를 내리고 각목이 동원되었다는 것, 그리고 각목다발이 다 부러질 때까지 맞았고 허벅지 살이 터졌을 정도였으니, 그 상황이 어떠했는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더군요. 당시 체벌을 했던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지요. "10분 늦은 것이 별게 아닌 것 같지만, 한시간 전에 나와서 연습했던 학생들의 리듬이 다 깨져버린다. 깨진 리듬을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라고 말이지요.
분위기가 순간 숙연해지면서 이경규도 한마디 더했는데, 故이해랑 교수가 "우리나라 연극이 발전 못하는 이유가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못해서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경규 본인도 방송생활 30년동안 늦지 않았고, 자기때문에 누가 기다렸다는 말을 듣지 않았다고요.
공동작업에서 한 사람의 실수가 다른 배우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가르침인 셈인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스피드 양자택일에서는 시크릿 가든의 주원역과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역 중에 택하라는 질문에, 서슴없이 세종을 택하면서, 한석규의 연기를 극찬하기도 했지요. 한석규의 연기에 대해, 단 1초의 생각하는 시간도 없이 "석규 연기 좋았어요, 아주"라고 말하는데, 순간 가슴이 울컥하는 뭔가가 느껴지더군요.
인사치레나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너무나 강단있고 힘있게 후배의 연기를 인정하는 모습은, 마치 한석규 연기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있으면 나와보라는 듯한 단호함까지 엿보였기 때문이에요. 명장은 명검을 알아본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했고 말이지요.
한석규가 연말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으로 했던 말이 생각나는데, 한석규도 그런 말을 했었죠. "한 때는 나 혼자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한 해 두 해 지나다 보니 동료의 소중함을 알겠어요. 함께 한 동료연기자를 대신해서 받는 거라 생각해요".
한석규의 수상소감이나 최민식의 선배의 가르침은, 동료와의 호흡을 맞추는 것이 연기자가 가져야 할 기본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던 말이었습니다.
최민식이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저서 '배우수업'의 첫 장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는데요, "배우는 모름지기 군인과 같은 철저한 규율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구절입니다. 단체작업이기에 질서와 약속이 중요하다는 완곡한 표현인 셈이지요.
가끔 인기스타들이 촬영장에 늦게 나타났다는 말이나, 팬사인회에 지각해서 빈축을 샀다는 기사를 접하기도 하는데요, 최민식이 각목으로 맞으며 배운 공동작업에서의 약속시간이 왜 중요한 지를 알았으면 싶더군요. 물론 일반인들인 우리에게도 '약속'이라는 의미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했고 말이죠.
최민식의 이야기는 다음주까지 계속되는데, 어떤 사연인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예고편에 나오기도 하더군요. 영화 속 캐릭터가 아닌 최민식의 진솔하고도 유쾌한 모습을 만나는 것은 팬에게는 감사한 기쁨이었습니다. 이번 주 놓치신 분들 다음 주에 이어질 인간 최민식의 질펀하고도 진솔한 이야기를 만나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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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5
  1. 달려라꼴찌 2012.01.31 13:14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이경규가 최민식의 후배인줄 알았답니다 ^^;;;

  2. 2012.01.31 13:3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저녁노을* 2012.01.31 14: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카리스마 넘치는 분이죠
    잘 보고 가요

  4. 여왕의걸작 2012.01.31 19: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최민식 연기 정말 잘하죠.
    영화배우들이 닮고 싶은 선배, 존경하는 선배로 꼭 최민식을 꼽더라고요.
    근데 사생활적인 면에서 그렇게 호감을 가지지는 않았었어요.
    뜨자마자 조강지처와 이혼하고 현재 젊은 아내와 산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려서요.
    물론 그만의 사정이 있을 테고,
    자세한 내막을 모르면서 어떤 말을 꺼내기는 조심스러워요.
    그래서 그냥 저냥 그런 배우였는데 귀여운 면이 있긴 한가 봅니다.^^

    저는 이순재선생님과 원로 김지영선생님이 연기를 참 잘하시는 것 같아요.
    영화배우로는 송강호와 최민식이 참 연기를 잘 하는 것 같고,
    젊은 여자 배우로는 최진실 씨의 연기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어요.^^
    예쁜 아이들을 두고 떠난 그녀가 문득 그립습니다.^^

  5. 모과 2012.01.31 20:2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어제 보고 더 좋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