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영'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0.12.29 '시크릿가든' 성추행과 사랑표현, 드라마를 보는 시각의 차이 (29)
  2. 2010.12.27 '시크릿가든' 라임 아버지의 죽음, 해피엔딩 암시? (58)
  3. 2010.12.26 '시크릿가든' 달라진 라임, 영혼체인지 다시 일어났을까? (21)
  4. 2010.12.21 '시크릿가든' 2인3각 경주, 그 엇갈림이 슬픈 연인들 (49)
  5. 2010.12.15 '시크릿가든' 주원의 망원경으로 본 앨리스증후군의 비밀 (54)
2010.12.29 10:32




한 여성단체에서 시크릿가든에서의 거품키스와 베드신을 두고 성추행 혹은 성폭력을 부추기는 장면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리고 뜨거운 이슈가 되었더군요.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왜냐? 드라마를 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추행을 부추기는 장면이었다는 입장에서는 그 이유 역시 타당하고, 드라마를 드라마로 봐야지 현실에 대입시켜서 보느냐는 시선에서는 드라마의 스토리를 전개하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보일 뿐입니다.
시크릿 가든에 홀릭하고 있는 제 입장은 물론 후자입니다. 스토리 전개에서 베드신은 훌륭한 연출이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저는 지난 리뷰글에서도 주원의 겸손한 욕정(?ㅎㅎ)이라는 표현으로 "김수한무 두루미와 거북이..."를 외우는 주원의 감정절제를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라임을 지켜주려는 주원의 욕정절제가 더 보기 좋았고, 사랑하기에 더 지켜주고 싶은 주원의 마음을 읽었기에 그런 표현을 했었어요.
성추행이라는 논란이 이는 것을 보고 이틀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고백하면, 이 드라마를 주원의 시선에서 많이 보고 감상글도 주원의 감정선을 따라 적는 편입니다. 물론 길라임의 감정선에서도 글을 함께 쓰기는 하지만, 주원앓이에 제게는 조금 더 기울어 있기에 감추지는 못하겠더군요.
93년생 딸아이를 둔 엄마로서, 그리고 저 역시 사랑이라는 감정에 설레고 두근거렸던 젊은 청춘시절로 돌아가, 정확하게 말하면 길라임으로 돌아가 고민을 해봤습니다. 내가 라임이었다면, 막무가내로 액션스쿨에서 키스를 퍼붓는 재수탱이 싸가지 빤짝이 추리닝 재벌남의 키스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답은 방망이질이었습니다. 제가 키스에 환장해서 두근거렸을 것은 물론 아니에요. 라임에게 거품키스나 액션스쿨에서의 키스가 강제적인 키스가 아닌 이유는, 두 사람이 알고 있는 서로에 대한 마음입니다. 사랑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눈빛만으로도 말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 거예요. 사랑을 마법이라고 하는 이유는,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를 향하는 눈빛만으로도 상대방의 감정을 읽기 때문 아닌가요?
주원이 액션스쿨에서 그리고 거품키스를 날리기 전에 라임에게 분명히 이런 말을 했었어요. 5회에서 나온 대사였는데요, 신비가든에서 닭백숙을 먹고 제주도 호텔로 돌아와서 였었지요. 약술을 마시기 전, 즉 영혼체인지가 되기 전의 일이었지요.
라임이 "너 진심이 뭐야?"라고 묻자 주원이 "알잖아. 알아 그쪽도. 난 여자 하나때문에 내가 가진 것을 잃기에는 가진 것이 너무 많아. 혹시 그 사이 내 맘이 변했는지 떠보는 것이라면 하지마".
그리고는 밑도 끝도 없이 한번만 안아보자고 했지요. 안아보고 좋으면 신데렐라되는 거냐고 묻는 라임에게 주원은 "인어공주"라며 대못을 쾅쾅 쳐버렸지요. "내게 여자는 딱 두 부류야. 결혼할 여자와 놀다 차버릴 여자... 길라임의 좌표는 언제나 두 부류 사이에 어디쯤일거야. 그렇게 없는 사람처럼 있다가 거품처럼 없어져 달라는 얘기야. 이게 나란 남자의 상식이야". 물론 이 싸갈통머리 없는 말은 라임으로부터 귀싸대기를 선물로 받았지만 말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대사는 라임이 너의 진심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주원의 대사입니다. "알잖아, 너도". 이는 서로가 끌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는 말이었고, 라임도 더 이상 부정을 하지 않았었지요. 라임의 행동은 주원을 밀어내는 것으로 일관되게 표현했지만, 사랑에 빠져 버린 주원에게 라임 역시 같은 마음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라임과 주원은 서로에게 끌리면서도 현실적이었어요. 주원은 '나는 이만큼 많이 가진 상류층이고, 너는 나랑 놀 주제가 못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 라임에게 향하는 자신을 마음을 끊어버려고 애쓰고 있었고, 라임은 백화점 사장에다 성같은 집에서 동화처럼 사는 김주원을, 감히 꿈조차 꾸지 못할 먼 세계의 사람이라고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삼신할머니 랜덤 덕에 부모 잘만나서 호위호강하는 이 사람, 저랑 놀 주제 못되는 사람입니다' 라는 비난 섞인 독설을 통해서 말이지요.
물론 드라마 장면만 가지고 따지면 주원이 막무가내로 들이댄 것이 맞을 지도 모릅니다. 소극적인 라임에 비하면 주원의 행동은 더 적극적이었고, 껄떡남 수준일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김주원의 심적 충격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라임에게 다가서기가 주원에게 더 쉬운 일이었기도 합니다. 재벌 2세가 관심있는 여자를 찾는 것이 더 쉬울까요, 재벌 2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한 소시민이 그를 보러가기가 더 쉬울까요? 당연히 전자 아닐까요?
제가 베드신을 보며 전혀 야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이유는, 이불을 사용하지 않은 그 솔직하고 대담스러운 장면때문이었어요. 이불이나 호텔 침대시트를 여자에게 둘러 씌우고는, 시트 속에서 반항하는 여자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장면이 전 더 야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원래 보이지 않는게 더 야한 거니까요. 그런데 시크릿가든에서는 그 시트를 걷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깔끔했어요. 

함께 자겠다는 주원을 밀어내는 라임의 행동때문에 강제적이었다라고 보일 수는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어느 여자가 "아이구 좋아라" 하며 반항도 하지 않을까요? 오히려 라임이 그렇게 버팅기지 않았다면, 라임이 더 이상한 여자일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오는 일차적인 반응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반항이었고, 주원이 자신을 덮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라임은 오히려 주원에게 더 마음을 열어줍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중요한 믿음을 봤기 때문이에요. 충분히 덮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김수한무 두루미와 거북이' 주문을 외우며, 고통스럽게 인내하는 주원의 진심을 알았기 때문이고요. 바뀐 주원의 몸을 빌어 라임이 주원의 엄마에게 "이 사람 믿어 보려고요" 라고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주원에게 생긴 믿음과 사랑에 대한 확신때문이었지요.  
베드신이 아름다웠던 이유는 김은숙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인스턴트 일회용 밴드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오히려 그 베드신을 보면서, 김은숙 작가가 일회용 밴드사랑에 일침을 가했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라임에게 한 주원의 행동이 성추행 수준이었다 혹은 성폭행 수준이었다고 보였다면, 이는 길라임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성단체의 시선은 지극히 현상적인 모습, 화면으로 보여진 것만을 트집잡았을 뿐,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사랑의 기류를 읽어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툭까놓고 호감을 가진 남자가 키스를 해주면, 그게 불쾌하거나 성추행을 했다는 모욕감이 먼저 들까요? 아니면 가슴이 쿵쾅거리는 설레임이 먼저 들까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방망이질입니다. 비록 현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마음은 핑크빛 감정으로 설레이고,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한 그런 감정이 더 느껴질 것 같더군요. 성추행이라는 것은 내 마음이 전혀 가지 않는데, 강제적으로 당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지,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면 저같으면 사랑표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핵심은 이거에요. 성추행과 사랑의 표현, 두 시선에서 드라마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성추행이라고 보는 시선은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이나 호감을 배제한 채, 단순히 화면에서 표여지는 피상을 읽었을 뿐이고, 사랑표현이라고 보는 시선은 화면 이면에 흐르는 사랑이라는 화학작용을 함께 읽은 차이겠죠.
블로거 아르테미스님이 벗지 않고도 좋았던 베드신의 진수라는 글을 올렸는데, 저는 그 분의 시선에 공감을 했습니다. 하나 더 첨가하자면 저는 그 베드신이 전혀 야하게 보여지지 않았다는 거지만, 라임을 지켜주려는 주원의 깊이있는 마음이 참 예쁜 장면이었어요. 주원의 나이 33살, 라임의 나이 29살.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나이이고, 육체적으로 사랑을 나눈다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나이는 아니죠. 여기서 결혼을 결심하지도 않고, 육체적으로 관계를 가지는 것이 좋냐, 아니냐 라고 따지고 들면 골치 아프니, 그것은 여기서는 더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정리하는 이유는 한가지에요. 성추행이라고 보는 여성단체의 시선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를 드라마로 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다만 김은숙 작가가 이런 기사로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이에요. 시크릿가든의 뜨거운 인기와 관심때문에 김은숙 작가의 머리가 아마도 뜨끈뜨끈할 겁니다. 저역시도 글을 통해 해피엔딩에 대한 압력을 넣고 있는 중이니까요. 
잠시 글이 새는데, 한국에서 남편이 겨울휴가를 와서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모여서 살고 있답니다. 그리고 드라마들 중에 유일하게 시크릿가든은 온가족이 함께 봅니다. 제 이웃님 중 한 분이 아들이 대학생이라니 허걱하고 놀라시던데, 암튼 대학생 아들과 고3딸과 함께 시크릿가든을 보는데, 저희집에서는 베드신이나 키스신을 보고 아무도 이상한 반응은 없더군요. 우리 아들이 설마 이 드라마를 보고 영향을 받아서,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를 호텔로 데리고 가서, "그냥 옆에서 아무짓 안하고 잘게" 그러는데도 자꾸 튕기는 여자 친구에게, "자꾸 쫑알대면 확 덮친다"라는 대사를 날릴 리도 만무하고, 그렇다고 감수성 예민한 딸아이가 생판 모르는 남자랑 호텔에 가서 한방에서 잔다던가, 카푸치노 커피를 마시며 키스해 달라고 일부러 거품을 잔뜩 묻히고 유혹할 일이 있겠어요? 노파심에서 하나 더 추가하자면, 드라마를 보고 여성단체의 우려대로 그런 흑심을 가지고 덤비는 놈이 있다면, 정말 "떽끼!"입니다.
거품키스도 다 할만한 사이에서 하는 것이고, 한 호텔에 들어가는 것도 그 정도의 감정이 무르익었기 때문에 가는 것 아닐까 싶네요. 드라마라서 좀더 예쁘고 멋지게 표현은 했지만, 드라마에서 표현하고 싶은 사랑에 대한 감정선을 성추행을 부추긴다는 식으로 이해하지 말고, 그냥 드라마로 함께 즐기면서 봤으면 싶어요. 그리고 표절논란에 이어 성추행이라는 논란까지 김은숙 작가가 스트레스 많이 받을 듯 한데,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랑이야기를 뚝심있게 써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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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29
2010.12.27 09:43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단단한 사랑을 다지는 라임과 주원에게 최대의 위기가 왔습니다. 친한 친구이자 주치의인 지현을 알아보지 못하는 주원(라임)과 아버지의 기일과 죽은 선배도 기억하지 못하는 라임(주원)을 우영과 임감독이 의심하기 시작한 거지요. 영혼체인지라는 판타지를 이해할 수 있을지, 정체를 의심하는 우영과 임감독의 추궁에 주원과 라임이 어떻게 대처할 지 정말 궁금해 죽겠네요. 보석처럼 반짝였던 시크릿가든 14회는 주원과 라임, 우영과 윤슬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예쁜 장면들이 넘쳐서 보석가루가 뿌려진 그림같았지요.
라임의 사랑고백 "나 너 보러왔다"
요정할머니의 도움으로 파티장에 들어가게 된 라임은 주원을 이제는 똑바로 볼 자신이 생겼습니다. 그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죠. "이렇게 예쁘게 하고 와서 12시 땡치면 사라지게?" 전화도 받지않고, 만나 주지도 않은 라임때문에 애간장이 탔던 주원은 더 불안합니다. 신기루처럼 그녀가 사라져 버릴까봐서 말이지요. "들어오고 싶었는데 밖에 있었어. 근데 요정할머니가 가서 말하래. 나 너 보러왔다라고... 그쪽 어머니에게 아빠 걸고 다시는 안만나겠다고 맹세했어. 그런데 몸은 돌아섰는데 마음은 안떠나. 그쪽 만나면 앞으로 많이 힘들 거 아는데 그쪽을 못봐서 힘든 것 보단 만나서 힘든게 더 참기 쉬울 것 같아서... 나 너 보러 왔어..이게 내 대답이야"
그리고 자신이 아직도 인어공주밖에 될 수 없느냐고 묻지요. 주원의 대답이 나오려는 찰나, 왠 똥파리들이 자꾸 꼬여드는지 계속 주원의 대답을 막지요. 선을 봤던 유경란이 들이대지를 않나, 주원의 시덥잖은 친구가 말을 걸지를 않나, 암튼 윤슬의 멋진 행동에 엉덩이 톡톡 두드려 주고 싶은 장면이 나왔지요.
"이제 막 마음 연 사람들한테 상처주지 말고 조용히 놀다 가라" 왕년에 껌좀 씹고, 침 좀 뱉은 포스를 흉내내는 윤슬의 붉은장미파 두목같은 모습을 보니, 예전 백화점에서 아영의 명찰을 달라며 터프한 모습을 보여줬던 길라임 흉내를 그럴싸 하게 내더라고요. 진짜 사랑을 아는 윤슬이기에 주원과 라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그녀가 예쁘더군요.
힘든 사랑을 해왔던 윤슬에게도 사랑의 보석가루가 뿌려질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고 있네요. 지난 글에서도 투정부리는 윤슬을 미워할 수가 없다고 썼는데, 가여운 그녀가 우영으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곱절로 보상받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윤슬에게 못해 줬던 것들을 하나 하나 기억해서 위로하고, 사과하는 우영의 진심을 아직은 모른 척하고 있지만, 그녀가 우영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슬픔은 점점 가시고, 사랑으로 일렁이는 변화가 감지되어서 좋답니다. 사랑을 하면 표정이 부드러워진다고 하지요. 요즘들어 눈에 띄게 표정이 부드러워지고 있는 인물이 윤슬과 라임이지요. 잘 웃지 않는 여자들이었는데 말이죠.
주원의 파티키스, "난 이런 멋진 여자를 본적이 없어"
"너 같은 놈은 평생 볼일 없는 여자야. 돈도 없고 온몸은 상처투성이인 주제에 우리같은 놈들하고 1분1초도 있고 싶지 않단다. 난 이런 멋진 여자를 본 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라임에게 키스하는 주원, 파티장에 온 VVIP들 눈이 휘둥그레져서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숨도 쉬지 않고 얼음땡되어서 두 사람을 지켜 보았지요. 그 후로도 오래동안 주원과 라임은 사랑의 키스를 나눕니다. 주원과 라임의 파티장에서의 공개키스가 의미있었던 것은 그 사랑의 절대성에 있겠지요. 세상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사랑하겠다는 공개선언과 같았으니까요.
사실 사랑하기에 조건들을 배제한다는 것은 거짓말일지도 모릅니다. 빈부차이, 학벌, 집안 등이 때로는 사랑의 조건이 되기도 하고, 결혼에 필요한 필수 예단이 되기도 하는 세상이니까요. 주원의 파티키스는 그런 의미에서 주원이 라임을 절대로 인어공주로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과도 같았습니다. 두 사람에게 인어공주의 슬픈 동화는 이제 끝났습니다. 인어공주에서 신데렐라 동화로 급진전하는 주원과 라임의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데렐라 동화는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사랑때문에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 8세와 심프슨 부인의 사랑이야기가 더 생각나더군요. 세기의 로맨스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로엘가로 대표되는 주원과 스턴트우먼에 고아인, 악조건은 두루 갖춘 라임과 오버랩되어서 말이지요.
주원집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파티장과 대별되는 라임의 크리스마스 깜짝 선물은 더 로맨틱했지요. 주원엄마의 모질고 칼같은 성격에서, 어찌 그리도 한땀한땀 수놓은 듯한 섬세한 감성을 가진 아들이 나왔는지 불가사의할 정도로, 주원의 라임앓이는 달달하고 로맨틱합니다. 아영을 다음날까지 야근시키라는 응큼한 주원때문에 기겁하는 라임,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라임을 몰아세우는 주원때문에 또 실컷 웃었답니다. 다 큰 성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밤을 함께 보낸다는데, 뭐라 할 말은 없었지만, 손을 꼭 잡고 싶어서 그랬다는 말에, 어쩜 저리도 겸손한 욕정(?ㅎㅎ)을 가지고 있나 눈을 흘기면서도, 주원이 진심으로 라임을 사랑하는 방법이 예뻤어요.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곱게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이 읽혀져서 말이지요. 
영혼체인지된 주원과 라임, 사랑보다 강한 것은 없다
파티키스는 삽시간에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라 주원엄마의 귀에까지 천리마를 타고 들어가고, 주원엄마 문분홍 여사의 방해공작 1단계가 시작되었지요. 아영의 해고라는 파장을 가져온 게지요. 열받은 라임은 평창동으로 향하고, 주원도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대문앞에서 라임을 막아서지요. 그때 먹구름이 몰려오고 비가 내리더니, 예측했던 대로 영혼체인지가 다시 일어나게 됩니다.
라임의 몸으로 바뀐 주원은 엄마 문분홍 여사를 기절초풍하게 하는 폭탄선언을 하며, 라임의 하트뿅뿅 눈길을 받습니다. 물론 문분홍 여사는 라임이 한 말이라 생각하고 있기에, "보통애가 아니다"라며 혀를 내두르고, 뒷목을 잡고야 말았지만 말입니다.
"저 아드님이랑 못 헤어집니다. 이게 다 아드님을 위한 겁니다. 이 상태에서 헤어지면 아드님이 상사병으로 죽을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또다시 인사문제에 개입하면 노조에 확 찌를 겁니다. 저희들이 만나는 것 정 못보시겠다면, 외국가서 살죠, 뭐..." 주원의 확신에 찬 말에 길라임도 감동으로 울컥하며, 용기백배입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이제 이 사람 믿으려고요".
문분홍 여사 혈압을 급상승시키고 나와버리는 주원과 라임, 박수 짝짝입니다. 물론 뒷목잡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인 문여사에게는 우황청심환을 권해 드립니다만...;;;
한번 바뀐 경험이 있는 주원과 라임은 두 번째는 적응하기가 더 쉽지요. 라임을 대신해 오디션을 봐야 하는 주원에게 액션 훈련을 겸한 PT체조도 시키고, 라임은 주원의 사인연습과 행동에 대한 주의사항을 받으며, 영혼체인지를 편한 마음으로 즐겨가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후끈 달아오른 주원이 라임에게 키스하고 싶을 때마다, 자신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있는 자신을 봐야 하기에 고역이기는 하지만, 라임의 눈을 감기고 키스하는 방법도 알아냅니다. 궁하면 통하리라... 주원이 라임을 안아주며 "몸은 바뀌었지만 하루 한 번씩은 서로 안아주기"라고 했던 말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막간을 이용해서 현빈과 하지원의 상대방에 대한 빙의 연기를 또 칭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작은 손동작 하나까지 연기하는 모습은 극의 재미를 더하지요. 예를 들면 하지원이 웃거나 쑥쓰러울 때 습관적으로 손이 눈으로 가는 모습을 현빈이 한다든가, 현빈이 웃음이 나올 때 주먹을 입에 대는 모습을 하지원이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은 작은 재미를 주더군요.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주원과 라임의 수상쩍은 행동에 정체가 들통날 위기에 처했지요. 임감독과 오스카 최우영이 두 사람을 의심하게 된 거지요. "당신 누구야?" 소름끼치는 대사였네요. 왜 안그러겠어요. 매일 보는 애가 전혀 딴 사람처럼 이상스런 행동을 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주치의 지현도 못 알아보고, 주원이 지현에게 물어볼 게 있다며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지를 않나, 라임은 아버지 기일과 죽은 선배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으니 임감독이 식겁할 일이지요. 과연 이 위기 상황을 주원과 라임이 어떻게 모면할 지, 정면돌파로 사실을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하게 될지, 다음주까지 기다려야 겠지요.
물론 임감독이나 오스카가 영혼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되면, 무슨 그런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느냐고 하겠지만, 제주에서의 이상한 행동들도 그렇고, 쏘리 하는 라임, 임감독에게 건방떨던 라임의 모습을 상기하면 좀 믿을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오스카도 마찬가지고요. 기분 좋은 말을 들으면 운동화 빵꾸날 정도로 땅바닥을 콕콕 찍던 라임과 주원이 같은 행동을 했던 것도, 다른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는 일이라고는 가뭄에 콩나듯이 했던 주원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꾸벅 인사를 하던 일들도 이해가 될 듯도 하고 말이지요. 그래도 이 두 양반 걱정은 안되네요. 수호천사가 되었음 되었지, 저승사자는 안될 듯 하니까요.
길라임 아버지의 죽음, 해피엔딩 암시?
그럼, 이 타임에 왜 주원과 라임이 영혼체인지를 했어야 했는지 잠시 정리를 해두고 가야 겠네요. 주원과 라임의 영혼체인지는 앞으로 있을 라임의 다크블러드 오디션과 라임에게 닥칠 불행이 동시에 예고되는 불안한 징조입니다. 라임 아버지가 딸을 살리기 위해서 라며 주원에게 미안하다고 했던 말을 생각하면, 라임에게 예고된 사고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과, 동시에 주원이 라임을 대신해 죽을 수도 있음을 암시합니다. 그래서 새드엔딩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기 힘들기도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라임을 받아들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더 크답니다. 

두번째 영혼체인지는 두 사람 사이에 있는 불가분의 운명을 설명하기 위한 체인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원의 폐소공포증과 길라임 아버지의 죽음이 연관되었을 것이라는 복선때문이에요.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게될 것도 같아요. 라임은 주원이 약을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정신과 닥터 지현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듯하고, 주원은 라임의 라커에서 길라임의 어버지 사진을 보며, "어쩐지 꼭 뵌 분같고 친근하고 그렇습니다"라는 말을 했는데, 주원과 라임의 영혼체인지가 우연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복선이기도 합니다.
라임의 아버지가 주원을 살리고 죽음을 맞이했을 거라는 것은 이미 예상은 했지만, 문제는 이 사실을 라임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해요. 물론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아니지만, 주원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것은 라임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 상처를 극복하는 것이 주원의 강한 사랑이겠지만, 주원은 주원대로 고통을 받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울함이 감지되기도 합니다. 길라임 아버지가 자기 대신 죽었다고 생각하면, 지금까지 라임이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되면서 쪽방 30만원짜리 월세에서 살게 했고, 라임이 학업을 계속 하지 못했던 이유였기도 했을 테니까요. 라임 아버지의 희생으로 주원은 상류 1%의 모든 안락함은 다 누리며 살 수 있었지만, 길라임은 자기때문에 가난과 궁핍과 부모없이 자랐다는 모욕까지 받게 했으니 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라임 아버지의 죽음은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을 위한 강한 복선이기도 합니다. 문분홍 여사의 입장에서 아들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의 딸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느 면에서는 진정한 사랑에 두손두발 들어주는 것보다 더 현실적인 인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저는 가난한 여주인공이 재벌가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 신데렐라가 되는 이야기를 썩 달갑게 생각하지 않아요. 과연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감때문인데요, 주원의 엄마가 이런 말을 했었지요. "주원과 사이에 아이를 낳는다면 아이까지는 받아줄 수 있다, 하지만 그애(라임)는 절대 우리집 문턱을 넘을 수 없다, 내가 죽어서까지도. 내가 그렇게 유언장에 쓰겠다"라고요.
이런 주원엄마의 마음을 두사람의 절절한 사랑으로 돌리기는 무리일 겁니다. 아마 라임을 평생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고, 더한 모욕을 줄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통속적이고 식상할 수도 있고, 또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라임 아버지를 주원의 생명의 은인으로 설정하는 것은, 김은숙 작가가 라임의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배려로도 보입니다.
또 하나 해피엔딩을 위한 복선은 주원의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책이에요. 주원의 폐소공포증은 생명의 위험에서 온 후유증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기때문에 누군가가 죽었다는 자책감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 사고에 대한 기억의 문을 닫아버린 주원에게 봉인된 기억이 돌아오면, 극도의 심리적 혼란을 겪게 될 수도 있겠지요.
라임 아버지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프로의식으로 무장된 소방관이에요. 라임 역시도 비슷한 직업관을 가지고 있지요. 스턴트의 프로정신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대신해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혹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을 할 수 없을 테니까요. 주원이 라임의 몸을 대신해서 알게 되는 것은 위험한 직업의 고귀함일 겁니다. 그리고 더 알게 되겠지요. 소방관이나 다른 사람의 위험을 대신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희생에 대해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지요. 라임 아버지가 주원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었지만, 주원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원이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원의 폐소공포증은 자신을 구한 소방관에 대한 죄의식도 함께 자리하고 있을 것같아서 말이지요. 그것을 알게될 때 죄의식과 폐소공포로 인한 주원의 트라우마도 자연스럽게 치유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라임이 출연할 다크블러드, 영화제목에서 풍기는 아우라는 비극의 징조가 농후하지만, 설마 사고로 누군가를 잃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주원엄마 문분홍 여사가 라임을 예쁘게 받아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게 되네요. 진정한 해피엔딩은 가족이라고는 세상천지에 아무도 없는 라임에게 진짜 가족들이 생기는 것도 포함되어야 하니까 말이지요. 재산도 자식도 사랑도, 이것 없으면 다 소용없는 것이잖아요. 살아있다는 것 말이에요. 라임 아버지의 죽음으로 대신 얻은 아들의 생명, 주원과 라임의 사랑을 위한 해법이라는 장치로는 너무 드라마적이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두 사람이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결말이 났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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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6 09:28




주원에게 문을 열기로 한 라임과 모든 것을 포기하고라도 라임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자 하는 주원의 사랑이 크리스마스 축복받은 밤을 울렸네요. 주원 엄마의 독설을 받아내는 라임때문에 함께 울어야 했습니다. 사랑은 모욕을 받을 수 있지만, 부모님에 대한 모욕은 라임을 무너지게 만들었지요. 거지같다며 주저앉아 우는 길라임의 슬픈 가난이, 잘못 아닌 잘못이 되어 버리는 것이 현실같아서, 그 빈부격차의 단면이 말하는 씁쓸함과 솔직함때문에 많이 우울했어요.
상류층의 가지지 못한 자에 대한 상투적인 멸시의 말임에도 주원엄마의 대사가 살아있었던 것은 그들은 더 모욕적인 말도, 더 끔찍한 행동도 할 수 있는 부류들이기 때문이겠지요. 다른 사람의 상처보다 자신들의 사회적 체면과 위신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니 말입니다. 겨우 한 발짝 주원에게 향하는 라임의 마음을 닫아 걸고 싶게 만들 정도로 말이지요.
주원에게 마음을 여는 라임
그럼에도 사랑은 사람을 더 강하고 단단하게 합니다. 주원은 라임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가식없이 드러내기 시작했고(노골적이기까지 했다지요ㅎ), 라임도 주원을 향해 뚜벅뚜벅 빗장을 열고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성냥팔이 소녀처럼 가난하고 초라한 라임이 엿본 주원의 세계는 화려한 쇼윈도우처럼 너무나 멀게 느껴집니다. 드라마가 드라마인 이유는 성냥팔이 소녀에게 크리스마스의 선물을 꼭 준다는 것이겠지요. 요정할머니가 되어 라임을 파티장으로 데리고 간 오스카를 통해서 말이지요. 
시크릿가든의 매력은 주인공들에게 닥친 위기를 있는자의 편에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는 파격에 있는 것같습니다. 주원이와 헤어지지 못하겠다며, 이게 다 아드님을 위한 거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길라임은 그런 점에서 그 캐릭터의 가치와 용기가 돋보입니다. 그런데 이 대사는 제가 강한 의문이 들어서 뒤에 영혼체인지의 가능성과 함께 다시 언급하도록 할게요. 
아무튼 "부모님 욕보이면서까지 죽어도 못잊을 그런 남자 아닙니다. 그럴 가치 없습니다" 라며, 죽을 때까지 주원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도, 라임은 주원을 뿌리치지 못하지요. 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는 말도 있는데, 밤새 라임의 집앞에서 라임이 나와 주기만을 기다리고, 수십통씩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주원의 진심을 라임이 읽기 시작했지요. 주원의 진심을 읽기 위해 주원이 읽던 책을 읽어보면서, 라임이 읽은 것은 주원이 아닌 자신의 감정이었어요. 어느새 자신에게 들어와 버린 주원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감정을 말이지요.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려고 애써 보는 라임이에요.
"멀리 존재함으로 환상처럼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별들의 세계가 그러하다. 너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자주 그러하듯 쉽사리 사라지고 만다. 그의 진심이 궁금해 읽은 책속에서 내 마음을 오래 잡아두었던 구절이다. 이제야 깨닫는다.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그래서 내게 얼마나 먼 사람인지... 그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너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자주 그러하듯..."
라임은 주원을 너무 멀어서 붙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한 발짝이 아니라, 열 발짝을 가도 잡을 수 없는 무지개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깨닫습니다. 주원이 무지개가 아니라는 것을요. 동화속 왕자님이 아니라, 라임처럼 똑같이 아파할 줄 아는, 사랑에 빠진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보게 됩니다. 
라임은 비로소 알게 됩니다. 가진 게 없어서 힘든 자신보다, 잃을 게 많아서 주원이 더 힘든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만나주지도 않고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도 씹는 라임때문에 반 미친놈처럼 라임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주원, 액션스쿨에서 어딘가에서 듣고 있을 라임을 향해 던진 말은 라임의 정신을 번쩍 뜨이게 합니다. "길라임, 너 비겁한 거야. 난 아직 시작도 안했고, 네 대답도 못들었어. 숨어서 될 일 아니라는 것 너는 알잖아"
숨어버리면 괴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라임이었어요. 그렇게 숨어서 조용히 인어공주처럼 거품으로 사라져 버리면, 라임의 슬픈 사랑도 주원의 막무가내 사랑도 끝나버릴 거라 생각했던 길라임이었지요. 그런데 인어공주 동화가 비틀어지고 말았어요. 왕자가 자신을 살려 준 인어공주를 알아버렸기 때문이죠.
로엘백화점 VVIP를 위한 연말파티장, 계속 보내는 주원의 문자에 라임은 주원의 집으로 향합니다. 더 이상 숨지 않기로 결심한 라임, 아름다운 사람을 사라지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하지만 결국은 주원의 세계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서는 라임입니다. 5분만 주원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줄 수 없었느냐는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눈으로 본 라임은 그 절망스런 현실의 높은 벽에서 돌아서 버리고 말지요. 대한민국 상위 1% 사람들의 파티, 라임이 낄 자리는 그 어느 데도 없었어요. 물론 애타게 라임만 찾는 주원을 보지만, 가로막힌 유리창은 주원과 라임을 그렇게 갈라놓고 맙니다. 
그 때 짜잔~하고 기적처럼 크리스마스 선물이 라임에게 도착합니다. 힘들 때마다 라임을 위로해 주었던 오스카가 산타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가 되어 나타났지요.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여인으로 파티장에 들어선 라임을 본 주원의 눈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호빵만하더라고요. 춤추는 중간에 키스하는 장면이 나와서 얼마나 설레이던지요. 라임과 주원이 처음으로 같은 마음으로 키스를 하는 것 같더군요. 숨지 않으려는 길라임, 주원을 사랑하는 것이 힘든 길을 걷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 앞에 더 이상 비겁하고 싶지 않은 길라임이 되겠다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인어공주가 되고 싶지도 않고 말이지요. 그렇다고 당당하고 자존심 강한 길라임이 신데렐라를 꿈꾸는 것도 저는 바라지 않아요. 액션배우 길라임으로 그녀의 꿈을 이뤄가는 동화가 아닌 현실의 길라임이 되길 바라게 되네요.
키스보다 더 달달했던 주원과 라임의 눈맞춤
이번회 배꼽잡게 만든 주원의 유치찬란 찌질이 장면들을 집고 집고 넘어가야 겠네요. 주원엄마의 모진 말때문에 라임이 펑펑 울어서 기분이 축 쳐졌는데, 이런 재미를 정리하면서 웃고 털고 싶어서 말이지요. 이번회 가장 좋았던 장면은 주원과 라임의 베드씬이었을 듯합니다. 숨도 쉬지 못하게 만들었던 베드씬이었는데, 키스씬보다 더 달달하게 느껴지더군요. 
발을 삐었다고 라임과 임감독에게 부축을 받으면서, 라임에게 노골적으로 추근대는 주원때문에 많이 웃었네요. 까도남이 언제부터 이런 찌질한 추근남이 되었는지, 그래도 사랑스럽더라고요. 슬쩍슬쩍 라임 얼굴에 부비부비하는 주원, 사랑에 빠지더니 얼굴에 철판 깐 껄떡남이 되었는데도, 그 모습도 싫지는 않더랍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지요. 비탈길에 굴러 허리를 다친 주원이 길라임과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은 귀요미 돋았답니다. 잔머리 굴리는 선수로 등극시켜도 무방할 듯..ㅎㅎ

갖은 노력끝에 라임의 방 침대를 점령하게 된 주원, 밀쳐내는 라임에게 "계속 그렇게 쫑알거리면 확 덮친다" 흐억~. 대사의 쫀득함이 덮치는 것보다 더 두근거리게 했지요. 그리고 키스보다 더 에로틱한 눈맞춤이 있었지요. 그 후덥지근한 분위기를 라임과 주원이 어떻게 극복을 할까 궁금했는데, 주원이 거의 눈물을 삼켜 가면서 인내를 하더라고요. "김수한무 두루미와 거북이 삼천갑자 동방석...." 피 끓는 청춘을 달래느라 애쓰는 주원때문에 암튼ㅎㅎㅎ원효대사 버금가는 정신력을 보여준 주원이었어요. 짜식, 덮치고 싶은 맘 참느라 정말 애썼다ㅋ.
다음회 예고편은 주원과 라임의 키스씬이 나와서 가슴이 요동을 치게 했는데요, 예고편을 보면서 잠시 의심스런 생각이 들었어요. 라임이 주원의 엄마를 만나 "아드님이랑 못 헤어집니다. 이게 다 아드님을 위한 겁니다" 라고 했는데요, 처음에는 라임이 주원과의 사랑에 적극적으로 나서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원의 엄마 앞에 앉아있는 라임과 주원이 왠지 영혼체인지를 다시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는 거죠. 한 번의 영혼체인지가 더 있을 거라고 김은숙 작가가 밝히기도 했는데, 영혼체인지가 이뤄졌다는 암시들이 곳곳에 묻어 나오더군요.

라임이 말하는 클로즈업 화면 뒤에 비가 내리는 장면도 있었고, 라임이 주원의 엄마에게 한 대사는 전혀 라임스럽지도 않았지요. 그리고 라임이 앉아 있는 폼이 지나치게 당당하게 앉아있는 것으로 보아, 쩍벌남 수준은 아니었지만, 남자처럼 앉아있는 모습으로 보이더군요. 그에 비해 주원은 다소곳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였고요. 그리고 제천 비송파이스트에서 두 사람이 산책을 하는 장면에서 달을 가로지르며, 유성이 떨어지는 장면이 나왔는데, 곧이어 있을 영혼체인지를 암시한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두번째 영혼체인지가 두 사람 앞에 가로막힌 현실이라는 벽에 어떤 해답을 줄지 기대가 되는데요, 다음회를 보면 확인이 되겠지만, 두 번째의 영혼체인지는 두 사람의 해피엔딩을 위한 것이기를 바래봅니다.
달라진 라임, 영혼체인지 다시 일어났을까?
만약에 영혼체인지가 된 것이 맞다면, 주원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것으로 보이더군요. 전에 주원이 주원엄마에게 "이 여자랑 결혼하겠다고 죽네 사네하면 그때 말리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이게 다 아드님을 위한 겁니다"라고 말을 했지요. 영혼체인지가 맞다면 라임의 모습을 한 주원이 자신의 결심을 확고하게 말하는 것으로 보여요.
주원에게는 라임이 없는 세상은 고통이 돼버렸어요. 그녀를 보지 못하면 미칠 것 같고,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면 불안해 미칠 것 같습니다. 그 불안감에 한동안 먹지 않았던 약을 먹기 시작한 주원이에요. 이제 주원에게는 다른 세상의 문이 열려 버렸어요. 재산, 지위, 학벌이 주는 상위 1%가 누리는 화려한 세상이 아니라, 라임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행복한 세상의 문이 말이지요. "하나의 행복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그 닫힌 문만 너무 오래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있는 다른 문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요. 촛불과 와인이 없는 식탁을 상상할 수 없는 세계에서 살아왔던 주원은 길라임의 가난한 쪽방에서 약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길라임때문이었어요. 
가진 것을 포기하면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주원, 그래서 얼떨떨하고 신기하기까지 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에 화도 내보고, 왜 하필 가난한 성냥팔이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한순간의 호기심인지 궁금하기도 했던 주원이었어요. 그런데 알게 되었지요. 가진 것을 다 포기하고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 다른 문을 보게 된 것이지요. 그 문은 물질적인 행복이 아니라,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길로 이어지고 있었어요.
주원 엄마가 말했지요. "사랑만 먹고도 배 부르면 그 길을 가. 네 모든 것을 버리고 갈 수 있으면 가". 엄마의 협박이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물질적 빈곤의 불편함을 느껴보지 않았던 주원이기에 더 무서울 수도 있어요. 그래도 가보고 싶은 주원입니다. 길라임이 없으면 못살 것 같은 주원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예고편에서 달라진 라임의 확신에 찬 눈빛을 보니, 그게 주원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라임에 대한 사랑이 너무도 확실해진 김주원 말이에요. "그게 최선이에요? 확실해요?" 주원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지요. 주원은 이제 확실한 최선을 찾은 것 같습니다. 길라임도, 김주원 자신도 인어공주가 되지 않는 방법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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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1 07:37




인어공주가 되어 자신이 거품으로 사라지는 역할을 하겠다며, 거품물고 들이대는 주원의 고백은 좋지만은 않았던 슬픈 고백었습니다. 시크릿가든 12회는 현실을 직시할 수 밖에 없는 주인공들의 솔직한 감정선들때문에 우울하게 봐야만 했어요. 주원과 라임의 줄다리기와 최우영과 윤슬의 어긋나기만 하는 2인3각 경주가 서로를 아프게 할 뿐이라서 말이지요. 주원과 라임, 우영과 윤슬은 2인3각 경주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지만, 반환점까지 오기까기 서로의 호흡과 보폭이 맞지않아 몇번씩이나 넘어지고, 서로의 탓이라고 눈을 흘겨가면서 왔지요.
절반을 오면서 두 커플은 조금씩 서로의 진심들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잠시 윤슬이 우영과 묶은 끈을 풀고 주원과 같은 조가 되겠다는 투정을 부려서 경기에 차질이 빚어지기는 했지만, 윤슬의 투정이 저는 마음에 들었어요. 바다 밑에서 잠자듯 웅크리고 있는 성난 파도를 끌어올린 인물이 바로 윤슬이었거든요. 각자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외면한 채, 상대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비겁한 행동을 정면으로 비난하는 듯해서 말이지요.

윤슬과 최우영, 주원과 라임의 2인3각 경주, 슬픈 엇박자
주원이 선을 봤던 미술관에서 라임을 만난 윤슬, 오래도록 최우영만을 바라보고 있는 윤슬의 순정만큼이나 그녀의 솔직한 사과가 마음에 들더군요. 네 주인공들 중에 가장 큰 상처를 안고 있는 윤슬을 저는 미워하기가 힘들어요. 윤슬의 진심이 김주원과의 결혼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에게 생채기를 내고 있는 그녀가 오히려 가여워요. 윤슬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한가지밖에는 없지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징후가 뭔지 알아요? 팬이 안티로 돌아선 것, 사랑이 증오로 돌아선 거예요. 그래서 최우영이 가슴 아파할 일에 최선을 다해 볼려고요". 주원과 결혼하겠다고 한 것을 그런 식으로 라임에게 사과를 했었지요. 
윤슬은 우영을 가지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면 버릴 수 있는 여자죠. 주원이 버릴 수 없는 것들을 윤슬은 버릴 수 있는 여자에요. 윤슬이 우영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것은, 우영의 여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자책감과 다른 사람의 말에 자신을 오해하고 보듬어주지 않았던 우영의 비겁함에 화가 나있기 때문이에요. 너무도 오래도록 말이지요.
우영이 윤슬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것도 오해에서 비롯되었지만, 아직도 자신이 준 상처로 윤슬이 떠나갔다는 것을 모르는 우영이에요. 한 번 놀다버리는 딴따라 가수, 우영이 오해하고 있는 윤슬의 진심은 주원과 같은 색깔의 인물이라는 오판입니다. 사랑은 한 때 즐기는 유희이며, 결혼은 사업파트너로서의 비지니스라고 생각하는 인물들이 주원과 윤슬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우영이지요. 노래를 하는 우영은 결코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때의 낭만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에요. 50이 되어서도, 60이 되어서도 가수에게 있어 사랑이라는 주제는 모든 노래의 주 멜로디거든요.
돼지껍데기 집에서 오스카가 라임에게 말했지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 여자가 내 인생 최고의 악역으로 나타났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캄캄해요. 슬이가 그러는 이유가 정말 나때문일까봐, 그걸 알게 될까봐 무섭거든요"
우영은 자신이 윤슬을 그렇고 그런 싸구려 빠순이라고 말했던 것을 알게 될까봐 두려운 거예요. 비겁하게 보듬어주지 않았던 자신때문에 윤슬이 상처받았을까 봐서 말이지요. 보호해 주지 못했던 자신의 옹졸한 모습을 윤슬이 봐버렸을까봐 두려운 게지요. 슬이에게 최악이 되었을지도 모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자신이 주었을까봐, 그것을 확인하기가 겁나는 우영이에요. 윤슬에게만은 가수 오스카가 아닌, 최우영으로 사랑하고 싶었거든요. 윤슬은 우영에게는 크리스탈이었어요. 그런데 싸구려 희뿌연 컵이라고 말해 버렸던,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던 자신의 못난 모습때문에, 그 곱고 맑았던 아이가 자신을 생채기 내고 있는 것일까봐 무서운 게지요.  
사인을 해달라며 내민 종이에 우영은 이렇게 썼지요.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오스카". 표절문제로 곤욕을 치뤘던 팬사인회에서 우영은 자신을 믿어준 팬들에게 오스카가 아닌, 인간 최우영으로서 사인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윤슬에게는 오스카라는 이름으로 사인을 해줍니다. 화려한 조명과 팬들에 둘러싸인 한류스타 오스카는 윤슬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아니에요. 껍데기일 뿐이죠. 윤슬에게만은 맑고 깨끗한 7옥타브 순수한 크리스탈 순정을 주고 싶었던 우영이었죠. 그래서 사인지에도 최우영이라고 쓰지 않았지요. 오스카가 아닌 최우영으로 사랑했기에 말이지요. 그런 우영의 진심을 윤슬이 읽지 못해서, 또 두 사람을 더 멀리 돌아가게 만들었지만요.
커피숍에 마주앉은 주원과 윤슬, 돼지껍데기 집에서 라임과 우영은 그렇게네 사람은 앞에 앉은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앉아 있었지요. 마음은 다른 사람을 향하고 있는 네사람의 어긋난 2인3각 경주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마음 아팠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와라...내일도 모레도..."
최우영과 윤슬의 어긋나면서도 한 곳만을 향하는 애절한 사랑만큼이나 가슴저리게 하는 사랑이, 주원과 라임의 거품사랑이지요. 거품이라는 대사가 나올 때마다 이제는 가슴이 저릿저릿해져서 슬프답니다. 인어공주의 비극적인 피날레때문이겠지만, 제가 슬픔을 느끼는 장면은 거품이 아니에요. 인어공주를 떠올릴 때마다 가장 슬픈 장면은, 바다에 뛰어들어 다리부터 서서히 없어져가다가, 슬프게 눈물을 흘리는 인어공주의 얼굴이 바다 위에 덩그라니 떠있는 장면이에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외치지 않을까, 온갖 희망을 주는 기적이라는 기대가 무참히 사라져버리는 장면 말이에요. 
동화나 드라마나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을 살리는 공식처럼 나오는 기적이 인어공주에는 없지요. 판타지의 공식을 깨버리는 현실묘사가 잔인하게 느껴지는 동화지요. 그래서 시크릿가든 12회를 보면서, 판타지와 현실이라는 경계에서 우울한 감정이 커져 버렸는지도 모르겠어요. 드라마가 지금은 너무나 잔인할 정도로 현실의 공식을 따라가고 있어서 말이지요. 김은숙 작가가 이 잔인한 현실적 낭패감을 어떤 식으로 판타지로 반전시킬 지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또 한번의 영혼체인지만으로 잔인한 현실을 반전시키기에는 네 사람이 겪는 감정적 소모가 너무나 크네요. 더불어 시청자도 애가 타고 있고요.
시크릿 가든 12회에서 그림같이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장면으로 그 감정소모를 압축시킨 장면이 있었지요. 비송파이스트에서 거실에 누워 있던 라임과 주원이 눈으로 나눈 대화였지요. 처음으로 주원에 라임의 감정을 드러낸 장면이기도 했지만, 방백으로 처리하는 작가의 잔인함때문에 많이 슬펐답니다.
주원: 당신 꿈 속은 뭐가 그렇게 맨날 험한건데...
라임: 내 꿈 속에 당신이 있거든...
주원: 나랑은 꿈 속에서도 행복하지 않은건가...
라임: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
처음 주원이 라임을 만났던 날도 같은 장면이 있었지요. 팔을 다친 라임을 병원으로 데리고 간 주원이 잠결에 찌푸리는 라임의 미간을 살며시 눌러주는 장면이 있었지요. 이번회는 거실에서 잠든 라임을 보는 주원의 눈은 그윽하기 그지 없었지요. 입가에 자신도 모르게 번지는 미소를 숨기지도 못할 정도로 라임이 예뻐 죽겠는 주원이에요. 잠시 현빈의 그 그윽한 눈빛때문에 어찌나 가슴이 콩닥거리던지, 저도 모르게 함께 드라마를 보고 있던 우리남편을 '스윽' 돌아보고는 미안함마저 느꼈지 뭐에요. 그리고 우리 남편이 주원의 얼굴이 아니더라는 실감나는 현실에 급실망을 했다지요ㅜㅜ;;
그림처럼 예쁜 장면이었지만, 제게는 인어공주의 결말처럼 가슴이 먹먹해질만큼 슬픈 장면이었어요. 라임의 슬픈 눈동자를 보니, 라임과 주원의 방백이 끝나자마자 주원을 밀어내 버릴 것이라는 것이 감지되어서 말이지요. "이런 변태 미친놈, 뭘봐" 이러면서 밀쳐낼 것만 같거든요. 미치도록 미워하면서 사랑하는 방식이 라임이 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말이지요. 
두 연기자의 내면연기를 섬세한 정밀화처럼 보여주었던 장면이었기에, 하지원과 현빈의 연기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길라임이 눈을 뜸과 동시에 두 사람은, 꿈이 아닌 현실을 직면하는 슬픈 연인들로 돌아가는 섬세한 감정들을 잘 표현하더군요. 잠든 길라임을 바라보는 주원의 표정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감정 외에는 아무 것도 첨가되지 않은 얼굴이었어요. 미간을 눌러주는 주원의 손길에 길라임이 눈을 뜨자, 주원과 라임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버릴 것같은 슬픔의 눈빛을 교차했지요.  
길라임을 생각할 때마다 주원은 "그래서 두 사람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의 동화결말로 내지만, 라임과 눈을 마주치면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며 도망가는 길라임이 보일 뿐입니다. 덕지덕지 입고 있는 가난한 외투만큼이나,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그녀의 조건과 함께 말이지요. 그리고 자신의 한땀한땀 트레이닝복이 말해주는 1%의 상류사회의 현실과 맞딱뜨립니다. 그래서 주원의 눈빛은 라임이 좋아 죽겠지만, 예뻐 죽겠지만, 안고 싶지만 주위 눈들이 많아 식은땀 흘리며 인내하고 있으면서도, 물거품되려고 사랑을 하는 바보가 다름아닌 라임과 주원 자신이라는 것을 아는 듯 슬퍼 보였어요.
동화가 현실로 시시각각 바뀌는 주원에게는 라임을 보는 것이 행복한만큼 고통스럽습니다. 라임이 자신을 밀어내려는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더 미안한 주원이에요. 적어도 김주원에게 어울린다는 조건 하나 쯤 가지고 있으면 좀 좋아, 빌어먹을, 어떻게 하나도 없느냐고요. 집안, 학벌, 재산, 직업, 뭐 하나 김주원에게 옆에 붙일 수가 없는 길라임이에요.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미안한 주원, 가진 것이 너무 없어서, 포기할 것이 하나도 없어서 당당한 라임, 이 불공평한 게임은 주원을 화나게 만들지요. 동화같은 현실, 현실같은 동화라서 주원에게는 뒤죽박죽 엉망진창입니다.

때려도 보고 발로 차보기도 하고, 바닥에 내리 꽂아봐도 찰거머리처럼 들러붙는 주원, 대놓고 매달리고 있다며, 인어공주가 되어 없는 것처럼 있다가 거품으로 사라져 주겠다는 주원의 말은 라임을 더 아프게 합니다. 진짜 바보에요. 인어공주일 수 밖에 없는 라임은, 그렇게 주원의 곁에서 정말 없는 듯이 있다가 거품으로 사라져 버릴 인어공주가 돼버렸는데, 그 자식도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합니다. 그 자식이 거품으로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 감당하라고, 아픔은 혼자서 감당하려고 했는데, 자기가 먼저 사라지겠다고 합니다. 주원은 바보, 정말 바보입니다. 거품으로 사라지는 인어공주가 되더라도, 끝까지 마음 속 비밀로 왕자님을 간직하려고 했는데, 니가 먼저 사라지면 안되잖아...
라임의 마음 속에 커져가기만 하는 주원, 현실에서는 이루지 못할 사랑, 가질 수 없는 사람이기에 꿈 속에서라도 그 녀석을 가지고 싶습니다. 꿈 속에서라도 그 녀석을 마음껏 좋아하고 싶습니다. 높은 담벼락보다 더 높고 무서운 주원의 엄마, 그보다 더 높은 현실이라는 높은 벽은 라임의 꿈에서는 스티로폼에 불과해요. 꿈은 라임의 것이니까요. 그래서 내일도 모레도 꿈속에서라도 주원을 기다리는 라임입니다.
방백으로 처리해 버린 라임의 진심, 사랑하면서도 가까이 가지 못하고 밀어내기만 하는 라임의 사랑은. 목소리를 잃어버린 인어공주의 사랑보다 더 아픕니다. 인어공주는 왕자가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기다렸지만, 라임은 자신을 알아 본 왕자를 밀어내야 하기에 더 힘들지요. 현실은 동화가 아니니까요.
라임이 우영에게 말했지요. 윤슬과 우영이 서로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입히는 것이 안타까워서 한 말이었지만, 사실은 라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세상의 모든 악역들은 상처받은 사람들이에요. 여자는 때로는 미치도록 미워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하기도 하거든요". 라임은 지금 상처받은 악역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주원을 밀어내기만 해서 주원이 상처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라임의 상처가 더 크지요. 가질 수 있음에도 포기할 수도 있는 사랑(주원)과 가질 수 없어서 포기해야만 하는 사랑(라임) 중에 후자의 사랑이 상처가 더 크니까요.
주원의 손길 하나에도, 주원이 바라보는 눈빛에도 감전된 듯 얼어버리는 자신의 감정을 다 들키면서도, 우린 답이 없다며, 동화같은 환상을 버리라고, 너 좋아하지 않는다고, "문자왔숑, 문자왔숑" 알림 소리가 날때마다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는데도, 미치도록 미워하는 방식으로 주원을 사랑하고 있는 길라임입니다. 추억의 속도로 그렇게 주원이 멀어져 가기를 바라면서, 꿈속에서라도 오래도록 주원을 사랑하고 싶은 라임입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말이지요. 보내고 싶지 않아서, 거품처럼 사라지고 싶지 않아서, 꿈속에서도 주원을 사랑하는 것이 힘든 라임입니다.
이렇게 할퀴고 상처입히면서 반환점을 돌고있는 주원과 라임, 우영과 윤슬의 2인3각 달리기는 진심과 다르게 나가버리는 엇박자때문에 힘겹기만 합니다. 딱 5분만 서로를 바라보면 그 진심이 읽혀질 듯한데, 4분 50초에서 눈길을 돌려버리고 밀어내는 바보같은 녀석들 때문에 말이지요. 헬렌켈러가 한 말중에 고통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나온 말이 기억나는데요, "비록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찼지만, 그 고통을 극복하는 것으로도 역시 가득 차 있다"라고 한 말이에요. 라임과 주원, 우영과 윤슬의 고통은 사랑을 확인하는 마지막 10초를 버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프고 힘들어 하면서 네 사람은 10초를 견디는 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잠결에 일어나서 눈으로 대화하는 라임과 주원은 이제 1초를 또 단축했어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것들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눈빛으로 확인했던 두 사람입니다. 동화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기적을 바라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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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07:19




점박이 포졸로 변신한 김주원이 진흙탕이라며, 화살맞고 죽는 신도 꼴통짓은 다하고 죽지를 않나, 장성백으로 분한 임감독을 콕콕 찔러대지를 않나, 장동건급 카메오라며 화살신 좀 보자고 위 아래 분간못하는 김주원때문에 웃음 빵빵 터지고, 급기야 돼지 껍데기를 녹여먹겠다는 4차원 학습지진아때문에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그런데 주원의 돼지 껍데기가 우째 제 속에 들어가서 체했는지, 속이 시원하지가 않아서 끙끙대고 있었네요. 다름아닌 다모의 채옥으로 분한 라임을 바라보며 앨리스증후군에 걸린게 분명하다는 김주원의 독백부분에서 제 생각이 계속 멈춰 있었거든요.
며칠동안 김주원이 앓고 있다는 앨리스 증후군이 정리가 되지 않아, 고민고민하다 겨우 실마리를 찾아서 올립니다.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해결이 될 때까지 생각정리를 못하는 고질병이 있어서요. 그리고 나름대로는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주원이 자기한테 뭘 먹여서 변비가 생기게 했느냐고, 라임에게 말도 안되는 공격을 해댔는데, 작가님이 제머리를 막히게 해서 속이 상했다지요.ㅎ 황미나 작가님의 보톡스 표절논란으로 속이 상했을 듯한데, 김은숙 작가님 토닥토닥...

우선 주원이 앓고 있다는 앨리스 증후군을 파헤쳐 보기전에 의미있는 장면 몇장면을 정리하기로 할게요. 제가 변비처럼 막혔던 장면은 세장면이었는데요, 9회와 10회 주원의 집이 황량하기 그지없는 텅빈 정원으로 변하면서 벤치만 쓸쓸하게 있었던 장면과, 주원의 앨리스 증후군, 그리고 오스카가 라임씨가 좋아진다고 진지하게 고백하는 장면이었어요.

분수에 넘치는 여자, 그녀의 빈자리
9회장면에서 라임이 그린 약도를 집어든 주원은 오스카 집주위에는 온통 하트뿅뿅 폭탄을 맞았는데, 자신의 집은 '김주원 싸가지집'이라고 쓰여있자 열폭해서 약도를 북북 찢어 버렸지요. 그리고 화면은 주원의 정원으로 넘어가면서 나뭇잎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만 있는 나무 몇그루와, 빈 벤치만이 덩그라니 놓여있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장면이 나왔지요. 그리고 주원이 드레스룸 넥타이 서랍장에서 라임이 접어 둔 '넥타이 매는 법' 종이를 꺼내든 순간에도 같은 장면이 나왔지요. 의미있는 복선인 것 같아서 밑줄 쫙 그어두기를 했는데, 앨리스증후군에 대한 생각정리를 하면서 함께 정리했습니다. 
황량한 정원은 주원의 심리상태를 말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라임이 그려둔 약도에는 라임의 공간은 없어요. 성처럼 넓은 주원의 집이지만,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없는 집은 쓸쓸하고 빈집같지요. 며칠동안 라임이 머물렀을 주원의 집 구석구석, 라임은 영혼체인지로 자기가 살던 세계로 돌아가 버렸지요. 라임이 머물렀던 흔적만큼이나 그녀가 그리운 주원입니다. 라임이 없는 주원의 집은 그렇게 춥고 사람없는 벤치와 같습니다.
대한민국 최상류 1%의 갖춘남 김주원이 가지지 못한 것이 있지요. 라임의 마음이에요. 쥐뿔도 없는 것이 자존심은 바벨탑인 여자 길라임의 마음 말이지요. 친구 지현의 말대로 주원의 분수에 넘치는 여자일 수도 있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뭔가를 포기해야 할 만큼 그런 분수 넘치는 여자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모든 가치 기준을 물질이나 부, 가진 조건, 환경, 학벌로 판단했던 김주원에게는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든 다른 세계 사람들의 기준이기는 하지만, 분수넘치는 여자 길라임이 현실로 다가옵니다. 정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이 여자를 좋아하나, 혹은 이 여자를 좋아해도 될까, 만약 아니라면 어떡하지, 등등의 생각이 현실적인 질문이 되어 자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오스카 최우영이 질문했던 것처럼요. "너 라임씨 진심으로 좋아해? 너 지금 네 감정 책임질 수 있어? 떨어진 가방끈을 옷핀으로 찌르고 나온 길라임의 가난 하나도 감당하지 못하면서 앞으로 어쩔건데? 네가 가진 것들 다 포기할 수 있어?" 
처음에는 그냥 신기하고 얼떨떨하고 궁금했던 주원이에요. 그냥 그 여자가 생각나고, 함께 있는 것 같고, 신경쓰였던 것이 너무도 낯설어서 신기하기까지 했던, 그녀의 가난함과 당당함때문인지 알았어요. 그런데 주원은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원은 아무도 그의 옆에 앉히고 싶어하지 않는 자신을 확인하게 되지요. 25만원짜리 오페라 좌석, 길라임의 한달 방값과 맞먹는 돈이죠. 그녀를 자신의 세계로 부르고 싶은 주원입니다.
길라임과 함께 있다고 상상하며 오페라를 감상하는 주원의 옆에는 정말로 길라임이 앉아있죠. 경품 청소기를 안고 있는 공짜 밝히는 한심한 여자의 모습으로, 옷핀으로 떨어진 가방끈을 이어 나타난 지지리 궁상스런 모습으로, 그리고 주원의 엄마가 준 돈봉투를 쥐고 있는 비참한 모습으로 앉아 있습니다. 그게 그녀가 처한 현실이었고,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기 전인 재투성이 가난한 여자의 진짜 모습입니다. 
주원은 깨닫게 되지요. 그 보다 더 많은 길라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자신을요. 윗몸일으키할 때 볼이 발그레 상기되던 길라임, 영혼체인지로 쩍벌남이 되었던 길라임, 백화점에서 스턴트장면을 찍으면서 죄송합니다라고 고개 숙이던 길라임 등등 너무 많은 길라임이 둥둥 떠다닙니다. 다음에는 주원의 기억에 있는 모든 길라임을 오페라에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좌석 한 줄을 다 예약해서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주원은 놀라지요. 길라임을 만나고부터 약을 먹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예요. 그녀의 콧구멍보다 쬐금 큰 방에서도 약 없이 잤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과거의 주원이라면 아마 호흡곤란 맥박이상으로 진즉에 응급실에 실려갔거나, 숨이 꼴깍 넘어갔을 수도 있었을 일이었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원과 라임이 동시에 들고 읽던 책이었는데, 동화속 복선보다는 라임과 함께 있는 시간이 동화처럼 보이는 주원의 앨리스증후군에 대한 설명을 위한 것이었지만, 김은숙 작가가 동화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찾는 점은 정말 재미있는 발상이고, 탁월한 재미를 안겨 주었습니다. 앨리스증후군을 실시간 인기검색어로 띄우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많은 시청자들을 주원의 앨리스증후군 분석에 들어가게 했네요.
"라임씨가 좋아지고 있어요", 최우영의 진심은?
우선 오스카의 어리둥절 고백에 대한 정리부터 하고, 앨리스 증후군으로 넘어갈까 합니다. 오스카가 라임씨가 점점 마음에 들고 있는 중이라는 말을 해서, 순간 두 사람의 분위기가 싸~해지기도 했는데요, 오스카에게 길라임이 마음에 들고 있다는 것은 여자라기 보다는 다른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오스카는 윤슬을 여전히 마음에서 지우지 못하고, 윤슬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지요. 그래서 잠시 혼란스러워지기는 했지만, 오스카 최우영에게는 여전히 윤슬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라임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주원을 생각해서인듯 해요. 주원이 라임을 좋아하는 것을 최우영이 모르지도 않고, 주원이 석달 정도 후에 헤어질 거라는 말은 했지만, 주원이 쉽게 라임과 헤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감지하는 듯합니다. 라임에게는 특별한 매력이 있지요. 우영도 말했듯이 떨어진 가방끈을 옷핀으로 잇고 다니면서도, 가난이라는 걱정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계산도 못하는 순수한 여자였죠. 그리고 당당하고 밝고 씩씩하고 오히려 어정쩡하게 있는 여자들보다 구차스럽게 굴지도 않습니다.
우영은 라임이 상처받을까봐, 그리고 주원의 마음이 진심이 아닐까봐 두 사람 모두를 걱정하지요. 주원이 집안에서 감당해야 할 것들도 걱정이 되었기에, 책임지지 못할 거면 일찍 그만 두라는 충고도 합니다. 그런데 우영도 라임이와 주원을 밀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라임이 괜찮은 사람으로 다가옵니다. 두 사람이 상처받을까봐 헤어지라고 말은 했지만, 라임이 주원과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점점 기울고 있는 것이죠. 라임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주원의 짝으로 마음에 들어지고 있다는 그런 뉘앙스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시크릿가든의 담백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애정라인이 마음에 들어서, 사촌간에 얽히고 설키는 모습을 바라지 않은 마음에 이런 식으로 해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우영에게 라임이 여자로서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윤슬을 볼 때마다 촉촉해지는 최우영의 순정이 두 개로 나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더 강해서 말이지요. 
라임이 주원의 엄마를 만나는 곳에 주원이 나타난 것이 우연은 아니었을 거예요. 우영과 함께 있던 라임이 전화를 받았을때, 그게 이모의 전화였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 우영이 주원에게 전했을 가능성이 크지요. 우영의 마음은 라임과 주원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은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 결심했어!
주원이 최우영에게 말했지요. "나 그 여자랑 헤어질 거야. 근데 나중에... 길어야 석달? 길라임도 알아, 자기가 인어공주밖에 될 수 없다는 걸...". 이런 삐리리 같은 놈이 다 있어 하는 최우영만큼이나, 저도 한 대 쳐주고 싶은 주원의 청개구리 심보때문에 속도 상했다지요. 주원은 확실히 반어법에 능한 인물이에요. 최우영에게 "라임과 헤어질 건데, 싫증날 때까지 사겨보고"라는 뉘앙스를 흘린 이유는 따로 있어요.
주원은 우선 우영의 잔소리가 싫어요. 그렇지 않아도 길라임이 너무나 진지하게 좋아지는데, 우영으로부터 "네가 가진 것 포기하고 길라임 택할거야?" 이런 질문도 받기 싫고, 포기할 수 있다고 대답도 못하는 비겁한 자신때문에 우영이 라임을 걱정해주는 말도 듣기 싫은 주원입니다. 우영보다는 수백배로 고민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주원이거든요. 
동화속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앉으나 서나 길라임 놀이를 하고 있는 자신을 봅니다. 차라리 보면서 괴롭던지, 웃던지, 좋다고 닐리리 맘보 춤을 추던지, 김똘추 미친놈 변태가 되든지, 길라임 발에 채이든지 하자! 가슴이 찌르르 쓸려 내려가듯이 아픈 것보다는, 라임의 발꿈치에 조인트 당하는 것이 더 낫겠다 싶은 주원입니다.
주원이 길라임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유치찬란 반짝이 빤스입니다. 사라진 복근을 내놓으라며 찾아가지를 않나, 길라임이 입었던 팬티를 반납하러 가지를 않나, 변비로 장이 꽉 막혔다고 항의을 하지 않나, 사인 잘못해서 주가가 떨어졌다고 책임을 지라고 하고, 암튼 물에 빠진 놈 건졌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놈보다 심한 억지를 부려 보지요. 물론 시청자는 그 황당 항의때문에 웃음 빵빵 터졌지만 말입니다.
그 와중에 단연 돋보였던 장면은 일명 거품키스로 유명해진 키스신이었지요. "여자들은 왜그래? 자기네 끼리 있으면 안그러면서, 꼭 남자들하고 있으면 입술에 크림 묻히고 모른 척하더라" 거품을 입술로 닦아주는 주원, 이 장면에서 꺄아악~ 소리 꽤나 들렸을 듯해요. 가슴 또 벌렁거려서 저도 언급은 더 이상 자제하겠습니다. 연애시절로 돌아가면, 꼭 거품키스 해달라고 해야징~ㅋ
주원은 라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입니다. 엑스트라신도 마다않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액션스쿨 승합차를 아무런 생각없이 타고 갔다는 겁니다. 뚜껑도 열지 않고 말이죠. 이렇게 주원은 라임과 함께 있으면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을 잊어버리고 맙니다. 성냥곽만한 라임의 집에서 아무렇지 않게 잘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다모 촬영장에서의 주원의 빵빵 터지는 몸개그는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였습니다. 덕분에 많이 웃기도 했지요. 특히 점박이포졸 주원 대박이었습니다. 선글라스 낀 산적은 간지 쩔었다는..ㅎㅎ
그리고 문제의 앨리스 증후군이 등장한 채옥의 신이 이어졌는데요, 장동근급 까메오라는 주원이, 채옥과 장성백의 대결신을 보면서 독백을 했는데, 오랜만에 다모에서의 채옥 하지원을 보니 반갑더군요. 라임의 액션신을 보고 있던 주원의 나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는 증후군이 있다.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듯한 신비한 시각적 환영때문에, 매일매일 동화 속을 보게 되는 신비하고 슬픈 증후군이다. 내가 그 증후군에 걸린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아무것도 아닌 저 여자와 있는 모든 순간이 동화가 되는 걸까?"

주원의 망원경으로 보는 앨리스증후군의 비밀
그럼 여기서 주원이 걸렸다는 앨리스 증후군에 대해 며칠 고민하고 정리한 제 생각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주원의 대사 중 신경써서 들었던 부분은,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듯한 신비한 시각적 환영이라는 부분이었어요. 망원경은 멀리 있는 물건을 가까이 보게 하는 렌즈지요. 그런데 거꾸로 들고 봤다면, 물체가 작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겠지요. 주원에게는 지금 주원의 세계가 거꾸로 든 망원경에 보이는 모습처럼 작아지고 있는 것이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주원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 조건, 부, 빵빵한 집안 등등 주원의 세계가 거꾸로 본 망원경의 피사체처럼 작아지고 있는 거예요.  
이와는 반대로 커지고 있는 것이 바로 길라임에 대한 존재입니다. 예전의 길라임은 가진 것 없이 작고 보잘 것 없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나 나오는 오지의 세계 속 인물이었어요. "옛다 관심가루" 하고 한 번 돌아보고 말아버려도 상관없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중의 한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인물이었지요. 그런 길라임이 공롱처럼 커져 보이는 거에요. 길라임과 있었던 모든 시간이 동화처럼 생생해지고, 길라임만 보이고 있는 거예요. 동화처럼 예쁘고, 대개의 모든 동화속 사랑이야기가 그러하듯이 "그들은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가 되는 듯이 말이지요. 
현실적으로는 길라임을 위해 어느 하나 포기하지 못할 주원이지만, 이미 포기하는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주원입니다. 길라임과 함께 있고 싶어서 점박이 포졸1이 되어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내노라하는 재벌 로엘 백화점 CEO의 엑스트라 출연, 세상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 김주원이 모를리가 없지요. 라임이 주원의 머리에 제정신을(ㅎㅎ) 놔주지 않아서라고 보기에는, 김주원은 상당히 똑똑한 사업가에 오스카나 박상무를 쥐락펴락하는 것을 보면, 사업수완도 뛰어난 인물이에요. 계산도 정확하고 현실적인 인물이지요.
그런 주원에게 주원의 세계는 동화속 그림처럼 작아져 버리고, 오직 라임만이 크게 보이는 착시현상, 환영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게지요. 왜 동화책들은 보면 주인공들은 크게 그려져있고, 산도 집도 나무도 주변 환경은 작게 그려지잖아요. 심지어는 집채만한 호랑이도 주인공 크기와 같게 그려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저 지금 잠깐이에요", 이런 말뼈다귀같은 녀석을 봤나?
라임의 하트뿅뿅 사인만큼이나 주원의 눈에 하트뿅뿅 크게 새겨져 있으면서도, 10회 엔딩장면에서 강펀치를 날리면서 라임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 싸가지 주원때문에 속많이 상했어요.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김주원은 고도로 계산적이고, 반어적 화법에 능숙한 인물이에요.
주원이 받은 돈봉투때문에 라임은 주원의 어머니 문분홍여사에게 수모와 멸시를 당하고 있었는데, 그 때 짜잔하고 구세주가 나타났지요. 지금까지 봐왔던 드라마에서는 주원이 어머니에게 "엄마, 왜 이러세요. 실망이에요" 이러면서 분노의 눈길로 쏘아 붙이고는, 여주인공의 손을 거칠게 잡고 나가버리는 장면으로 전개가 되었을텐데, 이 파격적인 옴므파탈 까도남 김주원에게는 그런 것을 허락하지 않는 김은숙 작가입니다.
"엄마, 이 여자한테 함부로 할 이유 없으세요.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뭐할려고 불러 3류 드라마 여주인공 만드세요? 제가 혹시 이 여자 땜에 죽네 사네 하면 그때 나서서 말리세요. 저 지금 잠깐이에요. 잠깐도 못참으세요?"
이 대사만 두고 보면 김주원에게, 옛다 귀싸대기'짝짝', 분노의 주먹질 '퍽퍽'입니다. 그런데 김주원이 누구입니까? 오스카 음반문제나 로엘백화점 광고문제, 제주도 낭만여행 등을 오스카 뒤통수를 후려쳐가면서, 결국은 원하는 것 다 얻는 김주원이잖아요. 주원은 엄마 문분홍 여사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어요. 친구 의사 박지현을 통해서 지금까지 주원의 주변에 있는 여자에게 돈을 주고 떼어냈다는 것까지도 알게 되었지요. 물론 그 중에 지현이도 포함되었을 듯하고, 주원이 사랑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된 것도 지현에 대한 상처때문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짐작은 되더군요.

엄마 문분홍여사를 다루는 방법은 주원의 방법이 다른 드라마보다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주원이 보호하고 싶은 것은 라임이었어요. "이 여자랑 절대 못 헤어져요" 라고 라임 편을 들었다면, 문분홍 여사의 다음작전은 불을 보듯 뻔하지요. 라임에 대한 무차별 무식공격이었을 거예요. 그 과정에서 가장 상처입을 사람이 라임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은 주원입니다. 그러니 엄마에게는 잠깐 놀다 치울 여자라는 식으로 안심을 시키려했던 게지요. 주원은 평범한 여자 길라임을 지켜주고 싶은 이유를 찾았거든요. 세상이 온통 그 여자만 보이고, 그 여자를 사랑하니까요. 물론 라임의 백만볼트 레이저빔 공격에 주원도 가방사건에 이어, 혀를 잘라버리고 싶을 만큼 후회스럽기는 했겠지요. 하지만 24시간 풀가동해서 엄마가 라임을 만나는 것을 막을 수도 없었을 주원이니, 우선 라임에게 문분홍 여사로부터의 방어벽을 쳐주는 것이, 뺀질이 주원이 생각하는 최선이었을 거예요.
길라임과 있는 모든 순간이 동화가 되고 있는 주원입니다. 가슴 두근거림은 동화속 감정이라고만 생각했던 주원이었어요. 결혼은 비슷한 집안끼리의 비지니스,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은 잠시 잠깐 곁에 머물렀다 흩어져 버리는 바람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주원입니다. 그런데 그 동화 속에서나 있다고 생각했던 두근거림이 점점 커져갑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점처럼 작아지고, 오직 한 사람만이 보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이 한없이 작아지고 있는, 그래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한 점 작은 피사체로 변해 버리는 신비한 현상,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아질 것 같아 슬퍼지기도 하는 현상, 길라임만이 확대되어 보이는 현상, 주원이 앓고 있는 앨리스증후군입니다. *늘 글이 길어서 죄송스러운 초록누리입니다. 초록누리의 롱롱 주저리 증후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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