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2.06.13 '추적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뱀과 호랑이의 싸움, 승자는? (4)
  2. 2012.06.12 '추적자' 김상중, 살인충동 일게 만드는 비열한 악인연기 (5)
  3. 2012.06.06 '추적자' 손현주의 미친연기, 넋을 잃고 바라본 장면 (4)
2012.06.13 10:06




오래전에 비단뱀과 호랑이의 싸움을 담은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드라마 추적자를 보니 그 싸움이 생각나더군요. 서회장(박근형)과 강동윤(김상중)의 싸움이 그런 형국같아서 말이죠. 노익장을 과시하며 명품연기를 펼치고 있는 박근형, 추적자 6회의 최고반전 인물이었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어디있겠느냐며, 서지수를 안아주었다가 서영욱을 밀어주기도 하는 서회장, 자애로운 아버지의 얼굴과 무서운 황제의 두 얼굴을 가진 인물입니다. 
후보경선에서 승리한 강동윤, 그가 가려던 정거장이 가까워졌지만 제동이 걸렸지요. 청와대를 정거장으로 표현하는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로 감탄했네요. 후보경선에서 탈락한 유태진의 손을 잡은 장인 서회장, 강동윤을 칭칭 감아버린 최고의 반격이었습니다. 경선결과에 불복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안고도, 딴살림을 차려 신당을 창당하려는 유태진같은 인물은 우리 정치판에서 봐왔기에 새로울 것은 없었습니다. 사위 대신 친구를 선택한 서회장의 선택이 놀라웠을 따름이죠.
서회장의 목적은 자신이 일궈 온 한오그룹을 남의 손에 넘겨주지 않는 것입니다. 즉 한오그룹의 세습입니다. 강동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서영욱처럼, 서회장에게 강동윤은 똑똑한 마름에 불과한 존재입니다. 강동윤의 최종목적지가 청와대였다면, 서회장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물심양면 더 부지런을 떨었을 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청와대가 한오그룹 황제자리에 오르기 위한 정거장일 뿐임을 서회장은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서회장은 "욕봤데이, 욕봐라", 정감넘치게 들리는 경상도 사투리 한 단어로 권력과 재력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전화 한통으로 한 밤중에 대법관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청와대를 움직일 수도 있는 절대권력을 상징하는 인물. 여느 아버지와 같은 진한 부성애를 가진 거대한 비단뱀입니다. 
청와대 위에 군림하는 권력, 임기가 정해지지 않은 왕국의 황제, 평생 남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자리, 강동윤이 꿈꾸는 최종 목표가 서회장의 자리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서회장이 강동윤을 경계하는 이유가 사실임이 드러났지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 서회장의 눈은 정확했습니다. 딸 서지수의 간청에 못이겨 집안에 들인 강동윤은, 애완용 푸들로 왔다가 호랑이로 커가면서 주인의 발꿈치를 물려하는 한오그룹에서 큰 호랑이였습니다. 적당히 사냥이나 해주고, 맹수들로 부터 집을 지켜주는 역할만 해줬으면 좋으련만, 똬리를 틀고 있는 비단뱀의 자리를 노리고 달려들만큼 큰 호랑이가 돼버린 것이죠.
백홍석의 복수 못지 않게 흥미진진한 비단뱀과 호랑이의 싸움을 통해, 작가는 위험할 정도로 담대하게 불편한 우리 사회를 보게 합니다. 한오그룹 서회장을 보면 생각나는 인물, 그룹도 있고 말이죠. 무소불위의 왕국 S공화국말입니다. 하는 사업마다 말아드셨다는 서영욱을 보면 마이너스의 손이라 불리는 이재용이 생각나기도 하고... 권력과 검찰과의 유착관계를 모르는 국민이 없는데, 드라마의 풍자대상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죠. 얻은 것이 있으면 잃은 것도 있는 법이니.  
윤창민의 배신으로 강동윤 앞에 마주한 백홍석, 두 사람이 나누는 복수와 꿈에 대한 대화는 정치토론보다 심금을 울렸습니다. 청와대에 입성하고, 그 너머 황제자리를 꿈꾸게 된 가난한 이발사 아들의 복수와 꿈, 적금 타면 딸 수정이 방 도배를 해주고, 침대를 바꿔주고 싶어했던 한 가장의 소박한 꿈, 전교 석차 50등이 꿈이었던 딸을 죽인 범인을 잡아야 하는 이유, "수정이 아버지니까..."는 눈물없이 들을 수 없게 만듭니다.
백홍석의 모든 것을 잃게 만들고, 강동윤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내 마누라, 내 딸 죽이고 넌 뭘 얻었지?". 강동윤은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로 답을 했지만, 그도 알고 있습니다. 손에 피를 묻혔다는 것을 말입니다. 살인자라는 이름, 아무리 닦아도 씻어지지 않는 뼈까지 스며든 피. "침은 닦을 수 있어도 피는 못닦을 것이다"는 백홍석의 말은 강동윤에게 평생 따라다닐 낙인을 찍어줍니다. 
사선을 넘는 백홍석의 도주는 숨도 못쉬고 봐야했던 긴박의 연속이었습니다. 최정우 검사의 출동으로 숲으로 끌려간 백홍석이 서지원의 차를 얻어타고, 다시 서지원을 따돌리고 윤창민을 찾아가지요. 누구보다 믿었던 친구가 돈 30억에 넘어가 딸을 죽였다는 사실은, 백홍석에게 이 싸움의 절망을 느끼게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돈 앞에 약해지는 것이 인간이기에 말이죠. 개 돼지 앞에 30억이 아니라, 300억을 가져다 댄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인간이니까 나약해지는 것이겠죠.
윤창민을 구한 건 그의 어린 딸이었습니다. 차마 딸 앞에서 골프채를 휘두를 수 없었던 백홍석, 그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는 경찰에 자수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양심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그런데 이 삐리리 개자식은 또다시 백홍석을 배신하더군요. 열받아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특수부대의 총을 맞고 쓰러진 윤창민, 그 자리에서 즉사를 해버렸으면 좋았겠더구만, 나중에 법정에서 참회할 기회를 한 번 더 줄 모양인지 살려뒀더라고요. 이 드라마는 살려두고 싶지 않은 인간들이 너무 많아, 분노의 절정을 느끼게 하는군요.
소중한 동료들이 다치지 않게 비밀도 털어놓지 못하는 백홍석, 황반장에게 너무 고마운데 드릴 것이라고는 자기를 체포하게 하는 것 밖에 없다는 말에 어찌나 눈물이 흐르던지요. 진실이 밝혀지고 진범을 잡게 되면 백홍석의 싸움도 끝나고, 백홍석도 죄값을 치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황반장도 백홍석 그 불쌍한 남자를 망연히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말없이 속으로 눈물을 흘리는 두 남자의 무언의 대화는, 백홍석의 퀭한 눈동자만큼이나 아프게 다가오더군요.
강동윤의 처제가 서지원 기자라는 것을 알게 된 백홍석이 서지원에게 전화를 걸면서 6회는 끝이 났는데, 서지원이 백홍석을 또다시 위험에 빠뜨릴 것같아 불안합니다. 지난 번에도 외제차 명단을 넘겨줬다는 말로 백홍석의 위치를 파악하게 했던 전력이 있었지요. 서지원이 백수정의 죽음에 자신의 언니와 형부 강동윤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기에 더더욱 불안하네요. 하필이면 강동윤이 있는 자리에서 서지원이 백홍석과 통화를 하는 것을 보니, 강동윤에게 백홍석에 대한 정보를 흘리거나, 강동윤이 서지원의 뒤를 쫓게 해서 또다시 백홍석이 위험에 처할 것같아서 말입니다.
백홍석의 도주로 불안한 강동윤, 그러나 위험부담을 안고 성공을 향해 질주하기로 마음을 굳혔지요. 백홍석을 처리하고 대선주자로 나섰다면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인데 말입니다. 강동윤은 서지수가 가지고 있는 유상증자 회의록으로 백홍석을 처리해 달라며 서회장을 협박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나갔지만, 능구렁이 서회장은 백전노장이었습니다. 또 다른 밀실에서 총리 자리를 약속받고 PK준을 무죄로 만들어 준 대법관 장병호가 듣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강동윤을 불러 유태진의 신당창당과 장병호 대법관이 대변인으로 내정되었다는 뉴스를 틀게 하는 서회장, 무서운 비단뱀이었습니다. 날카로운 이빨과 사나운 발을 가진 호랑이지만, 몸통을 감고 조여오는 거대한 비단뱀에게는 이빨도 발톱도 무용지물이 돼버리고 맙니다. 서서히 조여오는 숨막힘에 몸이 비틀릴 뿐이죠.

제가 기억하는 정글에서 찍은 동영상은 초반에는 유리하게 공격하던 호랑이가 비단뱀이 몸을 감고 조여오자, 간신히 몸을 빼내 숨을 할딱거리며 물을 마시는 모습으로 비단뱀의 승리로 끝났는데, 추적자 속의 비단뱀과 호랑이의 싸움은 그 마지막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요. 바라는 결말은 백홍석이 그물을 던져 둘 다 잡아버렸으면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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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2 08:20




유비가 한중 믿듯, 누구보다 믿었던 친구 윤창민의 배신으로 백홍석이 밧줄에 묶인 채로 강동윤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한 여고생이 당한 뺑소니 교통사고는 거대 기업과 대권후보를 뒤흔드는 파란을 불러일으키게 될 사건으로 번져갑니다.
그 안에 각기 다른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원한은 생각보다 복잡하게 꼬여있군요. 드라마라고만 보기에는 벌여놓은 판이 크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한오그룹을 둘러싼 비리와 악취가 우리사회를 받치고 있는 썩은 기둥은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한오그룹에 속한 인간들은 민사, 형사, 경제사범을 총망라한 범죄자들 집합소더군요. 비단보자기에 똥만 가득 싸여있어 악취가 진동을 합니다.
수정이를 죽인 놈을 잡고 자신의 죄값을 치르고 늙어서 감옥에 나오게 되면, 그땐 진짜 너뿐이라고, 그 때 고마움 다 갚겠다고 도와달라는 백홍석을 두 번 배신한 윤창민, 이온음료에 약을 타서 홍석을 잠들게 하고 강동윤과 만나게 하지요. 윤창민의 눈물을 보니, 최후의 양심에 백홍석을 도우려 했지만, 그도 당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친구가 딸 수정의 죽음에 가담했다는 사실 앞에 백홍석이 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군요. 수정에게 카데인을 주입해 죽게 한 장본인이 친구 윤창민이었다니,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 절망할 백홍석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할 뿐이네요.
조형사와 황반장이 물심양면으로 돕고는 있지만, 4만여명의 경찰이 깔려 백홍석을 추적하는 상황은 백홍석을 독안에 든 쥐로 만들고 있습니다. 서지원(고준희)과 최정우(류승수) 검사가 백수정 사건의 의문점을 캐고는 있어 백홍석에게 든든한 아군이 생긴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커플 은근히 쿵짝이 맞아 귀여운 구석이 많더군요. 류승수의 간간히 터뜨려주는 깨알웃음도 추적자의 답답함에 숨통을 틔워주는 감초역할도 하고 말이죠. 서지원이 한오그룹 서회장(박근형)의 막내딸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우선은 백홍석에게 도움이 될 인물이 될 듯합니다. 윤창민의 앰뷸런스를 뒤따랐으니 백홍석을 구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고 말이죠.
서지원의 오빠 서영욱(전노민),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더군요. 만면에 웃음 띤 얼굴로 오장육부를 뒤틀리게 하는 모욕적인 말도 서슴치 않는 서영욱은 강동윤의 최대 적수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강동윤을 서지수의 애완용 푸들로 비꼬는 대목에서는 서영욱의 인간성도 바닥이었지만, 강동윤의 악행이 너무 심각한지라 통쾌해 질 뻔 했거든요. 날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가 사람들이 설마 그렇게 까지 바닥이기야 하겠습니까만은, 그들의 꼴값잖은 로열패밀리 의식은 저급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서영욱과 서지수에게서 당했을 인간적인 멸시와 모멸감이 강동윤으로 하여금 대권을 꿈꾸게 하고, 종국에는 한오그룹의 곳간 열쇠를 가지려고 했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PK준의 휴대폰을 공개하라고 강동윤을 버릴 생각을 했던 서지수는 강동윤이 굽히고 들어오자 철회를 해버리고 말지요. 유태진(송재호)에게 휴대폰 동영상을 넘겨 대권경쟁 판도를 바꿀 생각을 했던 서영욱을 졸지에 새로 만들어 버린 서지수, 서영욱이 서지수를 끔찍이 아끼는 이유를 잘은 모르겠지만, 서회장의 기준으로 보자면 아들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 보이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필요없는 팔을 잘라내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이 서회장에게는 못마땅한 아들의 무능력으로 보여왔지요. 강동윤 같은 꼼수와 술수, 과감한 결단력을 갖추지 못한 아들에게 한오그룹을 맡기기에는 말이죠. 서회장이 강동윤을 경계하는 이유는 주인을 물 수 있는 개가 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었고요.
아내 서지수에게 백수정을 자신이 죽였다고 고백하는 강동윤, 스스로 서지수의 애완용 개가 되겠다고 목줄을 맡기는 강동윤이었지요. 서지수의 사랑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인생이 끝날 약점까지 넘기면서 동영상이 상대후보에게 넘어가는 위기는 막았지만, 하는 짓들이 정치판이라기 보다는 개판같아 역겨움에 토악질이 나오려고 합니다. 인간같지 않은 인간들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상중이나 김성령, 장신영까지 대본을 보면서 메스꺼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까지 할 정도네요. 박검사(송영규) 역으로 나오는 분도 짧은 분량이지만, 정말 얄밉게 연기를 잘하더군요.
김상중의 악역연기는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을 정도로 실감나게 잘해서, 그의 얼음장처럼 차갑고 송곳같이 날카로운 눈매를 보면 오금이 저릴 정도입니다. 손현주와는 대조적인 눈빛연기로 완벽하게 악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지요.

수정을 죽였다는 말로 부인 서지수를 충격에 빠뜨리고는, 서지수의 다음 행동을 계산하고 있는 표정은 소름이 끼쳐서, 옆에 총이 있으면 쏴버리고 싶은 살인충동마저 느끼게 하더군요. 인간이 저렇게 비열하고 추악할 수가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서지수가 여전히 강동윤을 사랑하고 있음을 이용하라는 장신영은 따귀를 몇대 때려주고 싶었고 말이죠. 이 인간들이 한오그룹에 대한 원한이 얼마나 깊은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들 복수하겠다고 아버지와 같았던 한사장의 뒤통수를 쳐가면서, 다른 사람이 피흘리든 말든 상관없다는 맹목적인 복수심은 동정할 가치가 없어 보여서 말이지요.
한 여고생에게 가해진 범죄는 그들에게는 작고 사소한 구멍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큰 마차가 가는 길에 하찮은 개미들이 깔려죽는 일까지 신경쓸 수 없다는 강동윤의 논리나, 신혜라가 아버지와 같은 한사장을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게 하면서, "내 아버지는 아니잖아요"라고 했던 말처럼 말입니다. 그들의 목표가 무엇이든, 그들이 어떤 제방을 쌓으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억울한 희생 위에 지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죠.
백수정의 죽음, 백홍석의 복수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그 복수가 그들이 지으려는 부실한 제방을 무너뜨릴 수 있을 개미구멍이 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이 드라마는 그 메시지를 확대시켜 갑니다. 단순히 개인의 복수드라마가 아니라, 정의를 말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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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6 08:18




'자식 떼고 돌아서는 어미의 발자국마다 피가 괸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이별이 이러할진대 딸아이와 아내를 잃은 백홍석은 어떠할까요. 아내 미연의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법정으로 총을 들고 달려가야 했고, 딸 수정의 코묻은 저금통을 털어 후원을 했던 강동윤이 PK준의 배후이자, 죽은 딸의 영혼까지 짓밟아버린 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고, 그를 잡기 위해 경찰서를 탈출하는 백홍석, 그의 까칠해 보이는 수염과 눈만 봐도 눈물이 흐릅니다. 
맨정신으로 보기 힘든 드라마 추적자입니다. 증거조작은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는 이 불편한 진실이 단지 드라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기를 바라는 마음만 간절합니다.

울화통터지고 가슴을 짓눌러 오는 답답함은 명백한 증거마저 조작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 불편한 현실같기 때문일 겁니다. 보고만 있어도 혈압상승하는 추적자는 스피디있는 전개만큼 가속으로 홧병을 돋구네요. 아니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과 분노를 느끼게 했습니다. 빨리 추악한 인간들을 단죄하고, 드라마가 끝나버렸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말입니다.
백수정의 사건은 2차공판에서 PK준이 유죄판결을 받고, 백홍석과 그의 아내 미연은 딸아이 수정이를 가슴에 묻고 그렇게 저렇게 살아갈 수 도 있었습니다. 진실은 덮여진채 말이죠. 그러나 PK준의 고의적인 뺑소니 사건은 재벌가의 딸과 유명가수와의 스캔들이 물려있었고, 대권에 야망을 가진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려있었기에, 백홍석과 미연을 그렇게 저렇게도 살아갈 수 없게 만들어 버립니다. 미연은 외상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환청과 환각증세를 보이며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백홍석은 PK준의 폭행범으로 유치장에 갇혀 버리고 맙니다. 가벼운 타박상이 전치 4주 진단으로 둔갑되는 것은 눈깜빡이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말이죠, 강동윤이라는 거대권력과 돈앞에서...
2차공판일에 갑자기 바뀐 PK준의 변호사는 대법관 출신의 장병호, 차기정권에서 총리직을 제안받고 PK준의 변호사가 되어 백수정을 원조교제를 하고 마약까지 했다는 증거를 댑니다. 수정의 친구를 매수해 거짓 증언을 하게 하면서 백홍석과 아내 미연을 분노도 못하게 만들어 버리지요. 너무 기가 막혀서 말문이 닫혀버린다는 것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청소년의 원조교제와 마약문제를 법으로 단속하겠다고, 백수정법까지 만들겠다는 말에 미연은 이성을 잃고, 외상스트레스 증후군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지요. 미연은 PK준의 환영을 보고 함께 데리고 수정에게 가겠다고 베란다에서 추락해 사망하고 맙니다. 한 스타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을까요? 가난한 이발소집 아들 강동윤의 꿈이 얼마나 대단한 청사진이기에, 한 가정의 소박한 식탁마저 짓밟아 버리고 무력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좋은 세상이기에 말입니다.
불우한 가정, 손님의 지갑에서 돈을 훔쳤던 아버지의 치부와 누나의 산재보상금으로 대학을 다녔다는 것에 안도했다며, 그를 죄인으로 만들었다는 가난을 고백하며, 눈가리고 아웅하는 강동윤의 현란한 화술에 많은 사람들은 감동받습니다. 강동윤이 자신과 같은 죄를 짓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말에 희망을 겁니다. 지금까지 숱하게 속아왔던 우리들처럼 말입니다.

그의 TV토론에서 어떤 부분은 진심이었습니다. PK준 피해여학생 어머니 투신사망이라는 자막을 보며, 잠시 충격을 받아 눈을 바르르 떨며, 경선후보 입장발표를 마치고 고개를 숙였던 것은, 죽은 송미연에 대한 그의 최소한의 인간적인 양심에서 나온 조의표시로 보였고도 말이죠.
그러나 그는 근본부터 잘못된 인간입니다. 그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청사진이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무고한 소시민의 죽음과 눈물이 결코 하찮게 취급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꿈과 야망을 지키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인간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죠. 아버지가 도둑질한 돈으로 쌀을 살 수 있어, 다음날까지는 굶지않아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그의 사고방식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가난때문에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못했다는 말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자기합리화였고, 자기포장이었습니다.
서회장(박근형)이 아들 서영욱(전노민)에게 경고했던 말이 의미심장하더군요. "그놈은 봉황이 새겨진 청와대 의자에 앉으려는 것이 아니다. 내 자리에 앉고 싶은 거다. 청와대에 앉아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 자리에 앉아 청와대를 보고 싶은 것이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청와대의 주인자리는 때되면 바뀌지만, 돈에는 임기가 없다는 것을 강동윤도 알고 있음을 서회장은 일찍이 간파를 했던 것이죠. 
PK준의 휴대폰은 다행히(?) 서영욱의 손으로 들어가 강동윤을 옭아맬 칼로 돌아오게 생겼습니다. 서회장의 아들 서영욱(전노민)의 손으로 들어가, 강동윤을 무너뜨릴 결정적 증거로 사용될 듯하지만, 재벌이나 정치인이나 이익 앞에서는 언제나 악수를 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 아직은 큰 신뢰를 하지는 못하겠더군요. 골프장에서 검사에게 자동차를 주고 PK준의 휴대폰을 넘겨받는 서영욱, 자동차를 뇌물로 받은 검사를 풍자하는 장면은 씁쓸하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고, 드라마 스토리에서는 옳은 일이 아닌데도 박수를 쳤던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휴대폰이 최정우(류승수)검사에게 넘어갔더라면 가장 좋았겠지만, 강동윤 측에 넘어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어서 말입니다.
그래도 사람좋아 보이는 서영욱의 미소를 보니 일말의 희망이 보이기도 하고, 강동윤보다 더 무서운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 캐릭터는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군요. 그 역시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을 후보(송재호)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지금은 강동윤이 너무 싫으니 강동윤만 아니면 돼!라는 심정입니다. PK준의 죽음으로 그 느글거리는 표정만 안봐도 좀 살 것같다는;;
김상중이 연기를 너무 잘하니 강동윤 역의 김상중까지 보면 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드라마를 현실로 느끼고 캐릭터뿐 아니라 연기자에게 까지 증오심을 갖게 되니, 어르신들이 드라마에 나오는 나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을 때리기도 한다는 말이 심히 공감이 갈 정도랍니다. 김상중을 보면 걷어차주고 싶거든요. 
아내의 장례를 위해 3일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은 백홍석이 아내 미연의 영정사진으로 쓸 사진을 찾기 위해 집에서 가족앨범을 보는데, 미치도록 울고 싶었습니다. 꾸역꾸역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백홍석과 함께 삼키려고 했는데 기어이 터지고 말게 하더군요.
다시는 함께 앉을 수 없는 세 사람의 식탁, 아구찜에 청국장이 덩그라니 놓여있는 주인잃은 수저를 입에 대고 눈물을 흘리는데, 손현주의 소리없이 흘리는 눈물은 사람을 미치도록 슬프게 하네요. 내 가족을 잃은 것처럼, 맨정신으로 보기 힘들었습니다. 목이 꽉 매여와서 '어후 어후' 소리가 절로 나오고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말았습니다. 딸아이를 잃고 아내가 마지막으로 차려둔 식탁, 눈이 뒤집혀도 열두번은 뒤집히고, 피가 거꾸로 솟아올랐을 백홍석, 그 이후의 백홍석의 표정을 보지 않은 것이 차라리 다행스러웠습니다. 시청자도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백홍석에게서 확인하는 것이 무서울 정도였으니까요.  

백홍석의 동선은 첫회 재판정에서 총을 쏘던 장면으로 거슬러 갑니다. 수정의 장례식에 입었던 상복과 상장이 아니라, 아내 미연때문에 입었던, 두번째 상복이었더라고요. 증거조작의 치밀한 구성에 혀를 내둘렀는데, 촘촘한 연출과 시나리오는 손현주의 명품연기와 함께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아니라 매회가 영화같습니다.

법정은 물론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재판 중 형사가 총을 들고 난입해 피의자를 살해했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니 말이죠. 딸 수정이와 아내를 죽게 한 PK준에게서 자백을 받는 것으로, 수정이와 미연을 지켜주지 못한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총으로 위협해서라도 자백을 받아 수정이의 억울한 영혼이 아내와 함께 하늘나라로 편하게 가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무기징역을 받든 더 이상 삶에 의미가 없던 백홍석은 딸 수정이를 죽인 범인만큼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버지의 손으로 밝혀주고 싶었습니다. 법이 판결을 해주지 않았으니까요. "지금부터는 내가 검사고 이 총이 판사야".
그러나 뜻하지 않은 몸싸움으로 백홍석의 총기 오발로 PK준은 죽고 말았고, 백홍석은 살인범으로 구속될 상황에 놓였지요. PK준의 죽음을 원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곱고 착한 수정이의 명예를 찾아주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로서 죽은 수정이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으니까요. 범인은 죽어버렸고, 수정은 약물복용에 원조교제 오명까지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는 상황, 백홍석이 PK준의 휴대폰을 보게 된 것은, 아마도 수정과 미연의 억울한 영혼의 도움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백홍석은 알지 못했던 진실 앞에 경악하고 말지요. 강동윤이 아내와 PK준의 불륜을 덮기 위해 PK준을 무죄판결을 받게 하고, 수정이를 원조교제, 마약을 했다는 구정물까지 씌워, 두 번 세 번 죽이고 영혼까지 더렵혔다는 것을 말입니다. 한 여고생의 죽음을 자신의 야심을 위해 덮으려고 했던 추악한 살인마는 강동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진짜 살인마입니다. 아직은 시청자들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 있지요. 백홍석이 수정의 상주를 대신해달라고 했을 정도로 누구보다 믿었던 친구 윤창민(최준용)이 30억을 받고, 수정에게 다량의 마약 코데인을 주사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PK준의 배후에 강동윤이라는 거물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그에게 한가닥 희망을 걸머 그의 친구가 돼주리라 촛불을 끄고, 수정의 코때묻은 저금통을 털어 후원금을 냈던 백홍석, 강동윤의 두 얼굴을 보고 말았지요. PK준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고 피눈물을 흘리는 백홍석, 가슴이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져, 그 충격에 말조차 뱉어내지 못하고 끌려가고 말았지요. 딸을 죽인 살인자에게 딸아이 수정의 이름으로 돈까지 줬다니, 억장이 무너지고 바보같은 자신의 머리통을 깨부수고 싶을 정도로, 수정에게 미안한 홍석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가야 합니다. 수정이를 죽인 진범을 잡아야 합니다. 아버지 백홍석이 수정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습니다.

PK준의 사망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백홍석이 탈출을 하는 장면은 손에 땀이 나는 긴장의 몇분이었습니다.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붙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뛰어 빨리!라고 소리치며 흥분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는 모니터에 대고 손까지 흔들어 대며 비켜!라고 소리를 쳤네요. 축구경기를 보면서나 하는 흥분을 백홍석의 탈출장면에서도 함께 했답니다.
재철이(재처리에 깜놀했음) 사건이 뭔가 했더니, 최재철이 탈옥을 했다는 사건이더군요. 유명한 신창원도 있는데, 암튼 최재철이라는 놈이 탈옥을 한 것을 황반장에게 말하며 탈출을 도와달라는 암시를 하는 백홍석, 황반장과 조형사가 손발 짝짝 맞춰 파스를 온몸에 덕지덕지 발라주며, 손목에 수갑열쇠를 붙여주는 장면은 감동의 도가니, 감탄한 연출장면이었습니다. 

호송차에 이송되려는 순간에 PK준의 소녀팬들이 백홍석에게 야유를 보내자, 손을 들어 '빵'하는 장면에서 손현주의 위장 넉살 광기연기에 넋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미소까지 띄며 소녀팬들을 향해 웃는 백홍석에게는, 살짝 광기마저 보여서 도대체 뭘하려나 싶었죠. 손을 들어 총을 쏘는 흉내를 내는 장면에서는 미쳤나봐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그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말이죠. 입속에서 '딸깍'소리를 내며, 수갑이 풀리는 소리를 속이는 것을 보고는, '손현주 미친연기 대박!' 감탄만이 나더라고요.

'달려라 백홍석! 정의는 승리하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아버지 백홍석의 분노가 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백홍석의 분노에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는 것은, 이것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썩은 웅덩이의 한 부분이기 때문일 겁니다. 돈과 권력 앞에 무기력하게 무릎꿇어야 하는 불편한 현실은 백홍석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도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이기에 말입니다. 그래서 백홍석의 손을 잡고 함께 도망치면서, 또 추적하고 싶습니다. 비록 돈과 썩은 권력이 가짜 정의와 가짜 진실을 만드는 세상일지라도, 변하지 않는 정의와 진실은 당신 편입니다. 꼭 이기길 바랍니다. 백홍석의 뒤에서 함께 분노하고 울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도 말입니다. 백홍석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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