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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31 '무한도전' 아름다운 전투, 링 밖의 못다한 이야기 (55)
2010.01.31 06:48




무한도전 복싱편은 예능이 아니었습니다. 눈물없이 볼 수 없었던 인간승리의 감동드라마였습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은 아들 녀석이 무한도전이 끝나고 나서 한마디 합니다. "무한도전 너무 재미없어요" 지금까지 눈물 질질 짜고 있던 저와 딸이 놀란 토끼눈으로 아들을 째려보며 동시에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뭐라고!!!" 아들녀석 엄마와 여동생이 지른 소리에 뒤끝을 흐리며 슬쩍 방을 나가 버립니다. "아, 그게 아니고 진짜 감동이라고요" 
정말 그랬어요. 무한도전은 재미가 없었어요. 그냥 감동이었어요. 특히 이번 복싱편은요. 지난 주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의 사연을 방송으로 보고, 경기를 목매고 기다렸던 저희집 가족은 거의 30여분을 훌쩍이며 봤습니다. 경기 결과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링 위에 선 두 소녀의 혼신의 사투를 응원해야 했기에 절대로 놓칠 수 없었지요.
제가 TV프로그램 리뷰를 사진을 줄줄이 캡쳐해서 설명하는 글은 잘 올리지 않는데, 이번 무한도전 복싱편만은 사진으로 감동적인 장면들을 정리하고 싶어졌어요. 아무리 생생하게 현장에서 리포트를 한다고 해도 글보다는 사진 한 장이 선수들의 땀과 사투장면을 가장 리얼하게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링 위에서 싸우는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의 자신과 싸우는 모습을 글로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아요. 그녀들을 위한 응원 또한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그녀들에게 못다한 링 밖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응원,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두 소녀의 치열하고 아름다운 전투

기도, 힘내! 내 딸들아!

링은 나의 인생, 쓰러져도 웃으며 일어서리라.

장하다, 두 챔피언에게 박수를!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의 10라운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저희집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어요. 평소에 스포츠 경기를 보며 우리 선수들의 선전에 환호하고, 아쉬운 장면에 한숨 쉬고 탄식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지요. 평소에 그렇게 자주 나오던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국민박수도, "오! 필승 코리아"도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어요. 딸이랑 저는 훌쩍거리고, 아들은 형돈이 소매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처럼 연신 안경 사이로 눈물을 닦고만 있었지요.
경기가 끝나고 대기실로 돌아가는 쓰바사 선수, 그리고 챔피언 방어전에 성공했다는 암시만 전해 준 최현미 선수 허리에 두른 챔피언 벨트만이 클로즈업 되었어요.
아들이 한마디 합니다. "어! 아까 경기 끝나고 링 위에서 최현미 선수 벨트 찼었나?" 울다가 놓쳤나 싶어서 다시 마지막 라운드쯤으로 리플레이를 했어요. 경기 끝나고 챔피언 손을 올려주는 세레모니는 없었어요. 다만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가 웃으며 안는 장면으로 링 위의 모든 이야기는 끝이 나 있었던 거예요. 우리 아들 한마디 하더군요. "와, 역시 김태호 피디는 리얼이야." 김피디는 챔피언 판정 장면을 넣지 않음으로써, 두 소녀의 꿈을 향한 경기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승자들로 마무리를 했던 것이에요. 경기결과는 다 알고 있었고, 링 위의 승부는 가려졌지만, 링 밖에서는 두 선수 모두 진정한 승자였기 때문이지요. 링 위의 진정한 승자는 두 소녀의 꿈을 향한 집념이었음을 보여 주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아름다웠던 경기에 가장 아름다웠던 편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결국 저희집 가족들은 또 다시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말았네요. 몰래 눈물을 닦던 아들녀석조차도 아예 대놓고 울고 말았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대신 쓰바사 선수 대기실을 찾은 무도멤버들은 진심으로 박수를 쳐 주었고, 형돈과 길은 끝내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말았지요. 경기 중에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두 소녀의 경기를 지켜보던 형돈이 끝내 쓰바사 선수를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옷소매로 눈물을 닦는데, 경기를 지켜봤던 시청자들의 마음과 같았을 거예요. 최현미 선수를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쓰바사 선수를 응원하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우리 모두에게 있었으니까요. 
뒤이어 최현미 선수도 쓰바사 선수 대기실을 찾았지요. 입구에서 만난 쓰바사 선수의 어머니가 최현미 선수에게 박수를 쳐주었지요. 딸의 왼쪽눈에 멍이 잡히고 부풀어 오르게 했던 딸의 상대, 쓰바사 선수에게 생애 첫 다운을 안겨 준 야속한 한국선수였겠지만, 승자를 향해 진정으로 박수 쳐줄 줄 아는 멋진 어머니였어요.
대기실에 들어 와 쓰바사 선수와 환하게 웃으며 포옹하는 최현미 선수에게도 승자의 의기양양한 모습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보여 준 친구를 향한 우정의 포옹이었어요. 최현미 선수가 쓰바사 선수의 멍든 왼쪽 눈이 미안했는지 눈을 쓰다듬어 주더라고요. 쓰바사 선수는 "OK"라며 괜찮다고 환하게 웃었지요. 치열한 경기가 끝난 링 밖의 이야기는 이렇게 인간적인 두 소녀의 환한 웃음이었고, 후회없이 싸워준 상대에 대한 고마움이었어요.
"복싱은 거짓이 없는 운동입니다(장정구), 철저히 자신과의 싸움이에요(박종팔), 인간대 인간으로 1:!의 시합에서 이겼다, 그때는 세계의 무엇과도 바꾸기 싫습니다(홍수환)" 는 말을 링 위에서 치열하게 보여 준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또한 두 선수의 꿈을 향한 아름다운 도전에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최선을 향해 싸워 준, 그리고 멋진 경기를 보여 준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 두 사람 모두 링 위에서도 링 밖에서도 진정한 챔피언들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은 이렇게 인간승리의 감동드라마라는 또 하나의 레전드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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