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 ost'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2.24 '추노' 황철웅이 대길패거리를 공격한 이유 (27)
  2. 2010.02.19 '추노' 최장군과 왕손이의 희생, 왜? (21)
  3. 2010.02.05 '추노' 감동커플vs쌩뚱커플, 눈물과 실소로 얼룩진 10회 (43)
  4. 2010.01.08 '추노' 신분을 넘어선 이다해의 눈물키스 (29)
2010.02.24 06:44




지난회 귀염둥이 깨방정 왕손이와 최장군이 비정한 황철웅의 공격을 받고 생사여부가 궁금한데요, 기사에 나온 자료들을 보면 죽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왕손이와 최장군이 대길패거리에서 없어지면 추노의 재미도 반감할 것 같은데 제발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황철웅이 대길패거리를 공격할 만한 이유는 사실 그 목적을 어디에 두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송태하를 제거하려는 목적이 같은데 말이지요. 황철웅이 왜 대길패거리를 건드렸을까요? 제가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맞을런지 모르겠네요.

황철웅이 잠자는 사자를 건드렸다, 왜?
첫째, 대길이를 끌어들이기 위함입니다. 황철웅은 대길이와 최장군이 송태하를 추적하고 있음을 알고 있어요. 지난 번 임영호를 죽이던 날 대길이와 최장군과 칼을 섞었던 적이 있었지요. 당시 임영호를 죽이고 곧바로 송태하가 왔고, 두 사람이 격돌을 벌이려는 찰나 대길이 "내가 누굴까?" 라며 여유자적 나타나 세사람이 고공의 무예를 겨뤘던 것을 기억할 겁니다.
세 사람이 팽팽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을 때, 언년이의 호각소리가 들렸고, 송태하는 언년이에게 위험이 있음을 알고 자리를 떴습니다. 송태하를 대길이 쫓아갔고, 그 후에는 최장군과 송태하가 칼을 섞었었지요. 이어 황철웅이 대길이와 송태하를 다시 쫓았고, 송태하와 언년이는 말을 타고 유유히 사라져 버렸지요. 대길이가 이때 언년이를 향해 칼을 날렸고, 머리가 떨어지는 언년이를 보며 넋이 나가 있는 대길이를 황철웅이 칼을 내리쳤지요. 다행히 대길이는 최장군이 만들어 준 한지 방패갑옷을 입고 있어서 다치지는 않았었어요. 
황철웅은 대길이 패거리가 송태하를 쫓고 있다는 상황은 파악했을 겁니다. 대길이가 황철웅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너랑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지" 라고 말도 했었고요. 송태하가 왕손이를 만났을 때, 그는 왕손이가 적어도 대길의 패거리 중의 한 인물임을 알았을 겁니다. 송태하를 쫓고 있다는 것은 단순한 추노의 개념을 넘어 선 것이에요. 아시다시피 송태하는 단순한 도망관노가 아닌 원손을 둘러 싼 정치적 인물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황철웅도 송태하를 쫓는 추노꾼들을 예사로 넘기지는 않았을 겁니다.
황철웅이 비록 드라마에서 왕손이가 대길이나 최장군과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사실이라는 거지요.

그럼 왜 대길이 패거리에게 위해를 가하면서 대길이를 끌어들였을까의 의문을 풀어야 겠네요. 이유는 임영호 집에서 송태하와 대길이, 그리고 황철웅이 검을 섞었을 때, 황철웅은 대길이의 실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검을 섞어보면 고수는 고수의 실력을 알아보는 법이지요. 그리고 황철웅의 약점은 송태하에게 실력이 밀린다는 것이지요. 대길이 약을 바짝바짝 올려서 극도의 분노로 송태하를 공격하게 하기 위해 대길이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는 장인인 좌의정 이경식에 대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현재 송태하를 추쇄하라는 명을 은밀히 내린 사람이 좌의정이라는 것을 황철웅은 간파하고 있고, 좌의정에 의해 고용된 추노군이라는 것도 알았을 겁니다. 황철웅이 천지호 패거리를 찾아와 더러운 짓 뒷수습을 시킬 정도로 추노꾼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었던 만큼, 이미 대길 패거리가 추노꾼들중에서 최고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대길패거리는 이미 송태하를 쫓아 쌍과부집을 떠난 마당이었으니 2인자격이며 라이벌인 천지호를 찾아 갔던 것이고요. 

대길패거리를 황철웅이 제압했다는 것은 일을 맡긴 좌의정 이경식에 대한 무언의 압력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사위인 자신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부려먹고 언젠가는 내칠 것임을 황철웅은 모르지 않습니다. 결코 좌의정이 자신에게 권력을 내줄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물이 좌의정 이경식이에요. 
좌의정이 보낸 비밀 살수들인 대길이 패거리를 제거함으로써 좌의정에게는 은밀히 송태하를 추적한 비밀을 덮어줬다는 공치사를 받을 수도 있고, 그 이면으로는 좌의정의 뒷통수를 쳤다는 두려움을 심어주는 두가지 수를 노렸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황철웅 송태하와 함께 소현세자를 구하기 위해 용골대를 습격하지 못했던 큰 이유는 홀어머니때문이었을 겁니다. 다른 하나는 황철웅의 야심이었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황철웅의 캐릭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서 그에게 또다른 야심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작가의 상상력을 쫓아갈 수는 없겠지만, 황철웅에게는 묘하게도 개인적인 비밀이 느껴지거든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다분히 충격적인 상상이긴 하지만, 다음에 황철웅의 비밀에 관한 글을 올리게 되면 재미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상상하고 있는 황철웅의 비밀에 대해 한 가지 귀띔을 드리자면 황철웅의 사랑과 야심에 대한 것이라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세번째는 지극히 심플한 이유입니다. 황철웅은 송태하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이어야 한다는 지극히 오만한 자만심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입니다. 송태하의 목숨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은 조선팔도에서 황철웅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2인자라는 굴욕감을 극복하지 못한 황철웅으로서는 대길이 패거리에게 송태하의 목숨을 취하게 한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요. 
그런데 왕손이와 최장군을 살려뒀다는 것으로(일단 그렇게 가정하고요) 세번째 이유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여집니다. 굳이 살려줄 필요는 없어보이니까요. 하지만 대길이를 유인할 만한 이유는 되겠지요. 대길이 송태하가 최장군과 왕손이를 해쳤다는 오해를 하게 되면, 대길이는 송태하의 사정거리 안에 밀착해서 따라 붙을 것입니다. 왕손이가 송태하가 은신해 있는 서원에 나타났다는 것으로 대길패거리가 모두 알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대길이 패거리가 먼저 송태하를 죽이거나 잡는 일은 용납을 할 수 없었겠지요. 자신의 먹잇감을 남에게 내줄 수는 없는 쓸데없는 자존심의 일인자니까요.     

넷째, 대길이 오해를 불러 대길의 분노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제작진의 작전이었겠지요. 대길이 언년이가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는 사실을 알고 송태하를 추적하는 것을 포기했는데, 송태하를 쫓아야 할 구실을 만들어 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겠지요.
최장군과 왕손이를 죽인 것이 송태하라는 오해를 사게 하고, 대길이 눈을 뒤집히게 하기 위해 최장군과 왕손이를 죽음으로 몰려고(?) 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부분에서 브레이크가 걸렸지요. 대길이보다도 시청자가 분노해 버렸으니까요. 최장군과 왕손이를 살리라는 청원까지 나오고, 심지어는 추노를 보지 않겠다는 보이코트 선언까지 하는 팬들이 생겨났으니 가히 최장군과 왕손이 인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이고요. 제작진은 최장군과 왕손이를 어떻게든 살리려고 할 듯 싶은데, 어떤 이유를 들어서 살려줄 지는 모르겠지만, 극의 흐름을 이상하게 꼬지나 말았으면 싶네요. 

최장군과 왕손이를 살려두었다면 그 이유는?
우선, 대길이에게 좌의정 이경식을 제거하게 하려고 했을 거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황철웅은 송태하 이상으로 좌의정에 대한 굴욕감과 반감이 큽니다. 좌의정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저당잡아 버린 인물입니다. 황철웅이 송태하와 동료들을 배신한 댓가는 혹독했어요. 좌의정의 뇌성마비 여식과 강제 혼례를 치뤄 남성적인 욕구를 억누르며 살아야 했고, 좌의정의 밑에 엎드려 권력의 하수인이 되는 굴욕적인 삶이 그 댓가였지요.
비록 좌의정과 한 배에 탄 좌의정 사람들이라 할 지라도 친구와 동료를 배신한 황철웅에게 주위의 시선은 곱지 않았을 겁니다. 황철웅과 좌의정 주위의 인물들은 명분에 목숨도 내놓는다는 명색이 사대부들이니 말이지요. 자존심 강한 황철웅에게 배신자라는 낙인은 노비의 낙인만큼 굴욕적이었을 것입니다. 황철웅이 훈련원 판관으로 있으면서도, 그리고 권력의 실세 좌의정의 사위임에도 그의 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를 말해 줍니다.
황철웅은 제주에서 원손을 제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좌의정에게 내쳐졌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자신을 살인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좌의정에게 칼을 갈고 있음은 부인 이선영에게 "당신의 아버지를 밟고 일어서겠다"고 했던 말과 좌의정의 친구인 선비를 찾아가 장인이 없다는 말을 한 것에도 나타나 있어요. 황철웅이 최후로 칼 끝을 겨눌 사람은 장인인 좌의정이에요.

왕손이와 최장군을 살려 둔 이유는 대길이 혹은 자신이 송태하를 제거한 후에, 최장군과 왕손이를 풀어주고, 자신이 대길이 패거리를 제거하기 위해 좌의정이 보낸 사위이며 살수임을 알게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대길이 좌의정에게 칼을 들게 만들려는 계산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나의 덫으로 호랑이와 멧돼지, 즉 송태하와 좌의정 이경식을 잡는 일종의 일타쌍피 작전인 셈이지요. 아마 당분간은 최장군과 왕손이를 모처에 감금해 둘 가능성이 큽니다. 죽은 줄 알았던 최장군과 왕손이를 드라마에서 자연스럽게 살려내는 방법일 수도 있겠고요. 
다음으로는 좌의정의 의중과 송태하와 원손을 제거하려는 또 다른 배후세력이 있는지 파악하고 싶었을 겁니다. 황철웅이 왕손이에게 누구의 명을 받느냐고 물었을 때 왕손이는 익살스럽게 "어명인가" 라고 대답을 하며 피를 보고 말았는데요, 폭죽을 보고 달려 온 최장군에게도 황철웅은 "너희들에게 묻고 싶은 게 참 많다"라고 말을 했어요. 
좌의정 이경식이 자신의 관직을 파하고 감옥에 넣으면서 까지 송태하를 다른 사람이 아닌 황철웅이 직접 쫓기를 명령을 했으면서, 한편으로는 조선 최고 추노꾼패거리를 고용해서 따로 송태하를 쫓게 한 연유가 궁금했을 것입니다. 심증적으로는 대길이 패거리가 좌의정에게 고용되었으리라 생각하고 있겠지만, 또 다른 배후세력이 있는지도 직접 확인해야 할 필요도 있었겠지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왕손이와 최장군이 살아있으면 좋겠네요.   
 
*기쁜소식: 우리 김연아 선수가 78.50으로 현재 선두입니다. 너무 환상적이었어요. 여러분들도 보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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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9 08:58




대길과 언년의 재회를 보기가 두려울 정도로 기다렸는데, 역시나 제작진은 쉽게 만나게 하지 않았어요. 숨어 버린 언년이 숨죽여 울고, 그렇게 엇갈려야 드라마지 싶네요. 충분히 예상은 했지만 적중해서 오히려 화가 날 정도에요. 지난회 송태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물들이 폭발적인 감정을 드러냈던 것에 비하면 이번 회는 너무 잘 먹어서 급체한 느낌이 들었어요. 홀로 송태하를 잡으러 서원으로 간 왕손이와 황철웅의 대결, 왕손이를 찾으러 나선 최장군의 생사여부에 대한 궁금증때문에 말이지요.

언년이와 대길이는 이제 열외로 제껴두고 싶네요. 자꾸 낚시에 걸려드는 것 같아 진이 빠지다 보니 때가 되면 만나겠지 싶어요. 드라마 마지막회에 둘 중 누군가가 목숨을 구해 주면서 장렬히 칼을 맞는다던가 화살을 맞아 대신 죽어 가면서 애닯은 사랑고백이나 하면서 끝나지나 말기를 바랄 뿐이에요. 
사실 대길이와 언년이가 지금 싯점에서 만나 버리면 갈등구조의 극적인 재미는 없겠지요. 서로 오해 풀고 마음 확인해서 "같이 천년만년 살자" 해버리면 노비를 쫓는 추노꾼 대길의 이야기는 더 이상 없어질 테니까요. 어떻게든 대길이 언년이와 송태하를 쫓아야 하는데, 언년이를 쫓지 않겠다고 포기했던 대길에게 대신 송태하를 쫓을 구체적인 이유를 만들어 주었지요. 예고편에 암시되었던 최장군의 죽음을 송태하의 짓이라고 오해하게 만든 것이지요.
귀여운 깨방정 왕손이 역시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최장군의 죽음은 드라마에서 암시가 되었어요. 최장군의 창을 들고 있던 대길이 모습과 최장군이 머리에 꼽고 다니던 비녀를 송태하의 이름으로 보낸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최장군이 죽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왕손이나 최장군이 부상정도만 입고 살아났으면 좋겠지만 말입니다.   
숯검댕이 되는 언년이의 아픔
지난 회 언년이가 침실에서 송태하에게 고백하려던 것을 이번 회에도 뜸만 들이고는 말았는데요, 뜸 오래 들이면 밥도 타는데 밥을 안지어 보셨는지... 쩝... 언년이 자신이 도망노비임을 밝힐 가능성도 보였는데, 다음 회에 "아닙니다. 주무시지요" 라고 얼버무릴지도 모르겠어요. 하긴 고백을 한다한들 송태하가 언년이를 버리지는 않겠지요.  어떤 임금을 세우느냐가 아니라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지의 답을 언년이의 고백을 통해서 세우는 것으로 송태하의 혁명관을 정리해 줄 수도 있겠지요. 송태하같은 양반사상이 골수에 박힌 사대부들이 양반과 노비의 통혼까지 허용할 혁명관을 가지게 될지는 의문입니다만.
맥빠져 버린 언년이와 대길의 재회는 그렇다치더라도, 언년이 대길과 설화의 다정한 모습을 보며 울며 방백하는 장면은 가슴 아팠어요, "도련님, 살아계셨군요. 살아계셔서 감사합니다" 자기때문에 죽었다고만 생각했던 도련님이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로도 언년이는 너무 좋습니다. 죽어 저승에 가서도 차마 죄스러워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를 도련님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언년이는 감사합니다. 10년을 하루같이 그리워 하고, 죄책감으로 살아왔던 언년이 눈앞에 손만 뻗치면 금방이라도 닿을 곳에 도련님이 웃고 있지요. 다른 여인을 향해서요. 그 옛날 이불 호청들 사이로 숨바꼭질 놀이하던 그 모습처럼요. 꾸역꾸역 밀고 올라오는 이름, "도련님 대길 도련님" 그 말 한마디 뱉어보지도 못하고 빈손만 허공을 향할 뿐이에요. 그저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는 언년이에요. 마음 속으로 살아있어 줘서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황망한 마음에 서원으로 돌아오지만 마음은 온통 장에서 봤던 도련님 얼굴뿐이에요. 부엌에서 울고 있는 언년이에게 그 옛날 도련님이 꽃신 신겨주며 평생 살겠다는 말에 가슴 벅차서, 도련님을 쫓아가 입맞춤을 했던 일들이 엊그제 일처럼 떠오르지요. 앞으로 언년이 가슴에 바위덩어리 하나 더 얹힐 것 같은데, 언년이도 참 슬픈인생입니다. 몸을 둘로 나눌 수도 없고 마음을 둘로 나눌 수도 없고 말이에요. 저자에서 본 모습이 마지막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을 대길이가 지금까지 남편 송태하를 쫓고 있었던 추노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또 어떤 심정이 될지, 언년이 가슴이 숯검덩이가 될 것 같아서 답답하기만 하네요. 
 
그런데 대길을 본 언년이가 방백으로 "살아계셔서 감사하다" 말 뒤에 이어졌던 말은 솔직히 좀 깼어요. "그리 행복해 감사합니다..."라니요. 행세께나 했던 양반집 도련님이 남루한 차림으로 저잣거리나 돌아다니며 웃음 한 번 지었다고 그게 행복해 보였는지 언년이가 좀 눈이 삐었나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감사하다는 말로 끝낼 일이지...
언년이 때문이 아니었으면 혹시 알아요? 과거에 급제해서 지금쯤 조정의 관료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더벅머리에 남루한 옷차림으로 촐랑거리는 여자아이랑 저잣거리 포목점이나 누비고 다니는 데 그게 뭐 행복해 보였다고 말이지요.

최장군과 왕손이의 희생, 왜?
이번 회 가장 관심사는 왕손이와 최장군의 생사여부인 것 같습니다. 왕손이가 그렇게 언니들 말을 안듣고 혼자서 송태하를 잡아 500냥을 챙기겠다고 나섰다가 변을 당했지요. 선비와 유생들을 하나 둘씩 저승으로 보낸 황철웅이 수소문 끝에 송태하가 은신해 있는 서원으로 왔지요. 무술 수준이 몇수 아래인 왕손이 황철웅에게 당하고, 왕손을 찾아 나선 최장군마저 황철웅의 칼에 찔리고 말았어요. 왕손이가 질질 끌려서 길바닥에 팽개쳐져 있는데, 숨이 붙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고 헛갈리네요. 왕손이 죽으면 안되는데, 걱정입니다. 
그런데 최장군은 황철웅에게 찔린 부위가 심장 근처인 것 같아서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황철웅이 왕손이나 최장군을 공격할 만한 이유는 마땅히 없어보이는데 그 꿍꿍이가 궁금해요. 무지막지한 살인귀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지 대길이를 끌어들이기 위한 술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황철웅과 대길이 척을 질 이유는 없거든요. 송태하는 황철웅과 대길이 같이 쫓는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황철웅이 대길패거리를 막는 것은 대길이 송태하를 쫓아야 할 구실을 만들기 위해서 였겠지요.
왕손이랑 최장군 안 죽였으면 좋겠는데, 드라마에서 감초들이 자꾸 쑥쑥 빠져나가니 허전해집니다. 마방어르신 없어진 이 후에 큰주모 작은 주모가 있는 주막마저 썰렁하던데, 대길이 패거리까지 없어지는 것 같아서 드라마 자체가 썰렁해질까 걱정되기도 하고 말이에요. 외로운 황철웅 1인, 동생들 다 잃은 천지호 1인, 이제는 대길이까지 홀로 남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최장군은 죽음을 맞이했을 것 같고, 귀여운 깨방정 왕손이는 살아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나저나 최장군이랑 왕손이 정말 죽었을까요?ㅠㅠ

최장군이나 왕손이의 죽음은 대길에게는 피붙이의 죽음과 같을 거예요. 만약 죽었다면요. 언년이를 빼앗아 간 것도 모자라 동료를 죽였으니 송태하에 대한 분노는 하늘을 찌를 것이고요. 언년이의 행복을 위해 추노질도 그만두고, 한양으로 올라가고자 했던 대길의 발목을 송태하가 잡으면서 대길이와 언년, 그리고 송태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악연의 사슬로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송태하를 쫓는 것이 황철웅이 아니라 더 큰 권력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 대길도 정치적으로 싸움에 휘말릴 수 밖에 없겠지요.
최장군과 왕손이에게 치명상을 입혔든지 죽였든지 희생시킨 것은 대길의 분노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송태하에 대한 분노가 극대화되면서 언년이에 대한 애증도 더 커질테고요. 후에 최장군과 왕손이를 죽인 것이 송태하가 아니라 황철웅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대길의 칼은 사사로움이 아닌 정치화가 되어갈 것입니다. 최장군과 왕손이의 희생은 대길이 정치적인 인물로 변화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장치인 것이지요. 정치적 인물 대길의 준비과정인 것이지요. 대길이 정치에 눈을 뜨면서 드라마 추노는 그들이 꿈꾸었던 시대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합니다. 그들의 꿈, 혁명, 그리고 좌절에 관한 이야기로 말이지요.
하지만 최장군과 왕손이의 희생은 너무 가혹하옵니다. 제작자님!!! 죽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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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5 08:27




어느 회보다 할 얘기가 많은 추노 10회였습니다. 한대 맞은 듯한 충격과, 가슴 밑바닥을 후벼파는 듯한 슬픔도 있었고, 가슴이 아려서 엉엉 울고 말았던 장면들까지, 추노 10회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커플들로 세트를 묶어 정리해 볼까 해요. 여기서 커플은 남녀커플 뿐만이 아닌 드라마 줄거리를 엮었던 남남커플도 포함시켜서 줄거리와 함께 엮어볼 생각입니다.
이번 회는 특히 남자들때문에 많이 울었어요. 이대길, 큰놈이, 곽한섬, 그리고 천지호까지 네 명의 남자들이 눈물제조기로 나섰나 봅니다. 영상미 뛰어났던 송태하와 혜원의 절벽 위 키스신도 감흥이 없을 정도로 말이에요. 이 두분들은 추노가 낳은 가장 어색해 보이는 커플이라서 그런지 감정몰입이 잘 안돼서 걱정이네요.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까지 와닿지 않는다는 것은 물론 아니에요. 두 사람의 사랑이 물론 드라마 줄거리 자체에서는 이해도 가고, 또 아름다운데 감정적으로는 와닿지 않으니 그게 걱정이라는 것이에요.
이번회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눈물났던 커플은 이대길과 큰놈이 형제, 그리고 곽한섬과 궁녀의 짧은 사랑이야기를 꼽고 싶습니다. 쌩뚱커플은 혜원과 송태하, 그리고 송태하와 활철웅 커플이었는데요, 멋진 장면과는 별도로 대사와 상황이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쌩뚱커플로 뽑혔습니다. 물론 제 기준이니 동의하시시 않으셔도 됩니다.ㅎㅎ이번 회는 이야기가 많아서 파트별로 나눠서 올릴 생각이에요. 오늘은 남남커플 중 감동커플과 쌩뚱커플에 대한 정리편이에요. 

송태하와 혜원의 키스신만큼 참으로 분위기가 쌩뚱맞아서 실소가 나왔던 주인공들이 있었는데요, 송태하와 황철웅 커플을 들 수 있겠네요. 무술액션신은 물을 가르고 공중을 날르고, 검과 검이 마주치는 장면은 예술 자체였는데, 눈앞에 벌어진 상황과 전혀 맞지 않은 대사들이 유치하기도 하고 말장난같기도 해서 쌩뚱커플로 뽑았어요.

쌩뚱커플, 송태하와 황철웅
- "믿고 가겠네, 이제 그만 쫓아라"

이번 회에 약속이나 한듯 "믿고가네, 쫓지마라" 대사를 날리는 큰놈이와 송태하였지요. 그런데 참 전해지는 느낌이 달랐어요. 석견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 싸우던 곽한섬은 황철웅의 칼에 다리를 베이고 말았지요. 칼까지 손에서 놓쳐버리고요. 원손을 향해 날아드는 칼을 맨손으로 잡아 막고는 자신의 가슴으로 돌리는 곽한섬은 진정 무사다웠지요. 그 동안 동료를 배신했다는 온갖 멸시를 참았던 것도 석견을 구하기 위한 송태하 장군의 명령이었음이 밝혀졌고요.
황철웅이 원손 석견을 향해 칼을 내리치려는 일촉즉발의 순간, 어디서 "멈춰라" 라며 "암행어사 출두요" 같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멀리 절벽에서 뛰어 내려오는 송태하였지요. 참내, 기가 막혀서... 전 이번회를 보면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설정은 처음 봤네요. 노비신분을 벗어나 명예를 회복하는 것보다 큰일이 원손을 구하고 나라를 새 역사를 쓰겠다는 것이라는 양반이, 자신과 쌍벽을 겨룰 만한 출중한 무예를 갖춘 황철웅을 상대하러 가면서 칼을 두고 오다니... 다행히도 약속이나 한 듯이 곽한섬이 칼은 떨어뜨려 주었네요.
혜원과의 절벽 키스신을 위한 설정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칼이 아니라 말로 했더라도 혜원은 기다렸을 텐데 말이지요. 뒤쳐진 혜원에게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라고 한마디만 해도 될 일을 뭘 그리 감동적으로 엮겠다고 칼을 두고 오게 하는지... 맨손으로 싸워도, 대나무 가지만으로도 조선에서 이길 자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인지 암튼, 전쟁에 나간 군인이 총을 일부러 두고 나가는 경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서 말이지요.
송태하와 황철웅의 유치찬란 말싸움 보시지요.
송태하: 멈춰라!
그랬더니 진짜로 황철웅이 멈춥니다. 황철웅의 목적이 석견을 제거하는 것이었는데 송태하가 멈추란다고 멈춰 버립니다.  
황철웅: 와 줘서 고맙다. 찾아가 죽이는 수고를 덜었구나.
송태하: 이제 그만하게, 전장을 함께 누빈 벗들 아닌가?
엥! 이것은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 자신과 수하들을 군량비 횡령죄로 몰아 관노로 떨어뜨리고, 스승 임영호까지 죽인 것을 목격하고, 더구나 나라의 앞날이 걸린 원손을 죽이려는 정적 앞에서 아직도 전장 운운하며 벗이라니??? 좀 어이 없었네요. 이미 정치적으로 갈린 사람들이 할 대사는 아닌 듯해서 말이지요.
황철웅: 자네가 나를 친구로 생각했던가? 항상 발 아래로 보고 나에게 명령을 하지 않았던가?
이 대사는 또 뭐지요? 이젠 정치고 원손을 제거하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사사로운 감정싸움으로 변질돼 갑니다.
대사는 어이없었지만 이어지는 무술신은 정말 환상적이었지요. 물을 가르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화면에 잡히고, 용호상박이 따로 없었습니다. 결국 황철웅이 송태하의 칼에 베이고 말았지요. 아직은 황철웅이 상대가 안되나 봅니다. 황철웅을 향해 칼을 겨누는 송태하는 또 한번 목숨을 살려주네요. 그리고 이제 자신을 그만 쫓으라고 하지요. 발끈한 황철웅은 자기에게 명령조로 말하지 말라고 또 다시 강조하지요. 송태하 장군, 왠만하면 명령조 아닌 권유조로 하시지...
송태하는 명령조로 말하지 말라고 하건 말건 믿도 끝도 없이 "믿고 가겠네" 라며 유유히 가버립니다. 이어지는 황철웅의 허공을 향한 외침. "어딜 가는가! 이리 오지 못할까! 끝장을 봐야 할 것 아닌가! 송.태.하!" 송태하가 오란다고 오겠습니까?
황철웅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뒤이어 오는 관군들을 싹 다 죽여버렸어요. 황철웅이 관군들은 왜 죽인 것인지 이 대목도 이해가 안 갑니다. 송태하의 믿고 가겠다는 말에 관군들을 막아준 것인지 그냥 열받아서 죽인 것인지...
참으로 이해불가한 남남커플의 생뚱맞은 대사와 예술같은 무술 장면이었네요.

감동커플, 천지호와 죽은 만득이 
-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꼭 갚는 게 이 천지호야"

살아있는 천지호와 죽은 만득이 커플은 감동적이었어요. 수당 좀 더 뜯어내려다 잘못 개긴 죄로 비명횡사한 만득이를 위해 돌무덤을 만들어 주고, 천지호가 울며 이를 갈았던 장면이 있었지요. 피도 눈물도 없이 비굴해 보이기만 하던 개차반 천지호에게도 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어요. 만득이 입에 저승길 노자돈으로 엽전 두개를 넣어주며 끝까지 천지호식 입담도 잊지 않았지요. "배산임수여, 뒤에 산이 버티고 있고 앞에는 물이 쫙 펼쳐저 있고, 나나 되니까 명당자리 잡아준 거여" 그리고는 엽전 두개를 넣어 주며 " 너니까 더 주는거야, 그니까 저승갈 때 노자돈 아끼지 말고 팍팍 써" 라며 웃음반 울음반 섞인 표정으로 우는데 그 모습이 섬뜩하더군요. 천지호 앞으로 무슨 일 낼 것 같아요.  

최고의 감동커플, 대길이와 큰놈이
- "언년이를 찾지 마라, 믿고 가네 나의 아우"

호위무사 백호를 고용한 김성환을 찾아간 대길은 그가 자신의 집안을 몰락시키고 도망간 노비 큰놈임을 알아봤지요. 칼을 빼들고 큰놈이를 향하지만 선뜻 죽이지 못합니다. 대길이 찾고 싶은 사람, 이름만 불러도 목구멍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언년이, 언년이의 행방을 알아야 했거든요.
"언년이 어딨느냐" 나즈막히 묻는 대길의 목소리는 살기와 분노, 그리고 기쁨까지 섞인 듯했어요. 대길은 큰놈에게 자신에게 똑같은 문신을 새겨줍니다. 얼굴을 칼로 내리 긋는데, 대길의 표정이 너무나 섬뜩해서 무서울 정도였어요. 대길의 복수는 딱 거기까지였어요. 대길의 모든 인생을 뒤바꿔 버린 큰놈이를 찢어죽이고 싶었겠지만, 똑같은 상처를 남기므로써 모든 원한을 씻어버리려는 듯 말이지요. 
그러나 큰놈이로부터 믿지 못할 사실을 듣게 됩니다. 큰놈이 대길이 아버지가 여종으로부터 낳은 배다른 형제였다는 것이지요. 그 여종은 다른 사내종과 혼인하여 언년이를 낳았고요. 대길이와 큰놈이는 배다른 형제이고, 언년이와는 씨다른 남매라네요. 이런 충격적인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니, 함께 듣던 설화보다 제가 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경우 대길이와 언년이의 관계는 어찌 되나요? 대길이 아버지가 큰놈이 어머니를 부인, 혹은 첩으로도 맞아들이지 않았으니, 생물학적으로도 남매는 아닌데, 에고 복잡해서 패스~

큰놈이는 그 날 대길의 아버지가 아닌 자기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하였지요. 청천벽력같은 큰놈의 말을 대길은 믿고 싶지 않습니다, 큰놈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을테지요. 충격으로 넋이 반쯤은 나가버린 대길에게 "아직도 언년이를 사랑하느냐?" 며, 언년이 이미 전 훈련원판관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고 말하지요. 텅~ 대길의 머리 속이 텅 비어 버립니다.
죽어도 대길이가 사는 집에서 죽고 싶다는 걸 억지로 끌고 나왔다며 "언년이는 그대를 바라 본 죄 밖에 없지 않은가? 모든 죄는 내가 지고 떠나니 더 이상 찾지 마시게. 그게 사랑일세. 믿고 가겠네" 그리고는 대길의 칼로 자신을 찔러 버리고 말았지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니 대길이 너무 충격을 받은 상태라 어떻게 손을 쓸 수도 없었어요. 죽어가면서 대길을 향해 마지막으로 남긴 큰놈이의 말 "나.의, 아.우"
아, 또 눈물나네요.

대길은 큰놈이가 스스로 칼에 찔려 죽을 때도 멍해진 정신을 수습하고 있지 못했어요. 그저 언년이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는 말만 귀에 맴돌고 있었지요. "노비년놈들끼리 아주 잘 만났구나... 참 잘 만났어... 그런데 많고 많은 놈들 중에 어찌하여 도망노비 송태하란 말이냐" 며 대길은 주저 앉고 맙니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입니까? 송태하와 다니던 그 여인을 향해 칼을 던졌는데, 그게 언년이었다니... 대길은 믿고 싶지도 받아들일 수도 없지요. 싸늘히 식어버린 큰놈이의 시신을 붙들고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울부짖어도 큰놈이는 대답을 해 주지 않지요.
"누가 네놈들을 죽으라고 허락했더냐! 눈을 떠라" 라며 이놈, 이놈 하는 대길의 목소리는 잦아들고 대길은 온몸에서 기운이 빠져 나가듯 망연자실합니다.

혼례를 올려 남의 여자가 되어 버렸다는 말을 듣는 대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데, 드라마 OST 임재범의 낙인은 어쩜 그렇게도 대길의 발기발기 찢긴 가슴을 그대로 노래하던지...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은 상처들이 괴롭다...."
눈물에 베이다는 노래가사가 그렇게 절절하게 와닿을 수가 없었어요. 대길의 눈물이 대길의 가슴을 베고 있는 듯해서 말이지요.
대길은 지금 언년이가 혹시 죽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자신이 던진 칼을 맞은 걸 봤으니까요. 온 세상이 무너지고, 살아갈 목적도 의미도 잃어 버린 대길은 술을 마셔도 취하지가 않습니다. 멀리 언년이 고운 옷을 입고 슬프게 돌아서서 가는 모습만이 아른거릴 뿐이에요.  
대길은 반드시 송태하를 찾아야 합니다. 언년의 생사를 확인해야 하니까요.앞으로 송태하를 어떤 마음으로 쫓게 될지 대길의 심정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언년이의 남편인데 죽일 수도 없고, 언년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두 사람을 살려 보내야 하는데, 무서운 권력의 실세가 송태하를 쫓고 있으니, 대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언년이를 향한 사랑에 가슴이 데이고, 그 사랑이 가슴에 낙인처럼 새겨져 있는데, 이제는 그 사랑이 떠났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로요. 잃어버린 언년이는 대길의 눈물이 되어 흘러 내리고, 대길을 아프게 하네요. 대길은 언년이를 마음에서 놓을 수 있을까요? 정말 머리 빠개지도록 아파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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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8 07:59




추노 2회는 대길과 언년이 둘만의 사랑이야기와 송태하의 과거, 그리고 정치적 음모를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게 그렸습니다. 이번 회를 보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언년이와 대길의 키스장면과 좌의정 대감의 대사였는데요, 이 두 장면이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년이가 감히 오르지 못할 도련님께 달려가 키스를 하는 장면과 송태하(오지호)가 마방에서 도망갔다는 보고를 들으면서 했던 좌의정의 대사가 의미있게 다가 오더라고요.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한다" 이 대사였는데요, 추노 2회 줄거리 정리하고 의미를 풀어가도록 할게요.
언년이를 찾기 위해서라면 개차반 추노꾼이 되길 마다않았던 대길이가 말을 달려 가는 것으로 지난 1회 끝이 났는데요, 어이없게도 천지호(성동일)의 유인책이었군요. 10년을 하루같이 언년이를 가슴에 품고 왔던 대길은 힘이 풀려 버립니다. 그 시각 언년이는 연지 곤지 찍고 초례청에서 혼례를 올리고 있고요.
언년이를 이용해 대길을 유인했던 천지호는 대길의 출중한 실력앞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다른 것은 다 참아도 언년이를 두고 거짓말을 한 것만은 용서할 수 없는 대길이에요. 천지호를 향해 칼을 내리치는 순간, 낌새가 이상해서 뒤따라온 장군이와 왕손이에게 저지를 당하지요. 대길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막고자 했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가로막은 최장군에게 대길은 그토록 찾았던 언년이 아니었던 허망함을 풉니다. 대길이 장군에게 칼을 겨눈 것은 장군이 미워서도, 거짓말을 했던 천지호 때문도 아니었어요. 그리움과 허탈함 때문이었지요. 10년을 하루같이 가슴에 품고 있는 언년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대길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장군은 대길의 속이 가라앉을 때까지 화풀이를 받아줍니다. 개울을 넘나드는 둘의 무예대결은 영화장면이 따로 없었어요. 음냐~너무 멋있었어요.
"이제 좀 속이 후련한가? 언년이 이제 그만 놓아 주게. 만나도 만난게 아니고 헤어져도 헤어진게 아닌데 그런 걸 인연이라고 하지.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냐" 장군의 말에 대길은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장군의 말대로 두 사람은 사랑과 원한이라는 굴레를 벗어버릴 수는 없는 관계니까요. 저자거리를 지나가다 보이는 꽃신만 봐도 언년이가 생각나는 대길이에요.
밤늦게 술에 취한 대길이 장군에게 묻습니다. 자신보다 예닐곱살 많은 장군에게 "그만큼 오래 살아보니 세상이 재미있더냐?" 고요. "누가 재미있어서 사냐, 내일이면 재미있을 줄 알고 사는거지..."라는 장군이의 말처럼 인생살이가 다 그런 것 같아요. 현실이 팍팍해도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는 것,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인생같지만 '언제가는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겠지' 하는 마음, 조선의 바닥인생들이나 21세기의 평범한 소시민들에게나 다 마찬가지지요. 
그렇게 대길이 언년에 대한 그리움을 삭여가는 시각에 언년이는 혼례를 치르고, 신방에 족두리를 쓰고 앉아 도련님을 생각하고 있어요. 누이동생의 행복이라면 목숨이라도 바칠 정도로 애정이 극진한 오라비 큰놈이도 언년이의 마음을 알고 있어요. 바라보지 말아야 될 사람이었다며 잊으라 합니다. 자기때문에 도련님이 죽었다며 힐책하는 언년에게 큰놈이는 가슴팍을 열며 말하지요. "노비 낙인을 인두로 지지던 날 나는 아파서 운게 아니라 기뻐서 울었다.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서..."  노비라는 숙명은 불덩이 인두지짐 보다 가혹했던 세상이었던 거죠.
언년이는 한시도 대길을 잊은 적이 없어요. 자기때문에 대길이 죽었다는 죄책감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합니다. 도련님은 추운 겨울이면 얼어터진 자신의 손을 호호 불어주고, 화로에 조약돌을 데워서 마루에 놓아주었던 분이었어요. 집안에서 혼례를 치루라는 말에 마음에 둔 처자가 없다고 말하는 도련님이 야속해서 부엌에 주저 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뿐이었어요.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면서요. 그런 연년에게 다가와, 때꼬장 물로 시커먼 발을 손수 잡아 짚신을 벗기고, 꽃신을 신겨주었던 언년이만의 낭군님이었지요. 노비라는 낙인보다 강한 사랑의 낙인이 언년이의 가슴에 찍혀 있었던 거지요. 
"난 말이다. 평생 살거다. 너랑 같이..." 그렇게 언년에게 너에게 지아비가 되겠다고 사랑을 고백했던 도련님이었어요. 청혼의 의미를 담은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을 뒤쫓아가 언년은 키스를 하고, 대길도 언년에게 키스를 해주었지요. 눈물을 흘리는 언년과 대길의 키스에는 신분도 없었어요. 눈처럼 하얀 순수한 사랑만이 흐르고 있었지요.
그런데 자기때문에 죽은 도련님을 배신하고 언년이는 다른 남자 품에 절대로 안길 수가 없습니다. 언년은 동정심이 아니라 사랑의 징표였던 조약돌을 꺼내 가슴에 안고 결심하지요.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듯이 조약돌, 도련님을 평생 안고 살아 가겠다고요. 원앙금침, 비단 누비옷이 아닌 가시밭길이 되더라도 그것이 속죄하는 길이고, 도련님을 평생 사랑하는 길이라면 가겠다고요. 언년이는 그런 마음으로 변장을 하고 집을 나온 거지요. 자신이 도망친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그때까지는 언년이도 몰랐겠지요. 집을 나온 언년이를 이제부터는 혜원으로 불러야 겠네요.
그런데 혜원은 대길이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네요. 예고편에 혜원과 송태와가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될 것 같은데, 세 사람의 사랑이 어째 가슴을 절절하게 아프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이번 회에서 송태하에 대한 배경이 나왔지요. 소현세자를 모셨던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죽음과 함께 관노로 떨어진 조선 최고의 무사입니다, 지난 1회 저잣거리에서 누군가 전해 준 그림을 펼쳐 본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기 위해 제주도로 떠나려고 하지요.
당연히 송태하에 대한 추노령이 내려지고, 오포교는 대길이에게 송태하를 잡으라는 일거리를 주었어요. 추노꾼 대길이와 쫓기는 자 송태하의 쫓고 쫓기는 인연이 시작된 것이지요. 마치 영화 한 장면처럼 격돌한 엔딩장면에서 장혁과 오지호의 포스넘치는 모습, 와~정말 멋지더군요.
서두에 언년와 대길의 키스와 좌의정 대감의 대사를 언급하면서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는 핵심을 떠올렸다고 했는데요, 제게는 언년이의 키스와 좌상대감의 대사가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꽃신을 신겨주며 "너랑 평생 살거다"라고 말하고 나가는 도련님을 쫓아 나간 혜원은 파격적인 행동을 합니다. 감히 오늘 수 없는 나무, 신분이 하늘과 땅인 도련님을 안고 혜원이 먼저 키스를 한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신분이라는 벽을 혜원이 입술(에고 쓰고 보니 이상하네요;;)로 넘어선 것이지요. 금침에 수를 놓고 내훈을 읖조리는 규방아씨라면 생각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의 마음에 여종이라는 신분도 잊고 달려가 키스를 했던 언년이의 키스는 그래서 의미가 커보였어요. 혜원이 재취 자리이기는 하나 호의호식을 버리고 나오는 용기와도 일맥상통하는 적극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반면 송태하의 도주를 보고 받은 좌의정 대감의 말은 정치적이지만, 다분히 계산적인 지배계층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하다"  이를 정치적인 상황과 연관지어 보면 몸을 사리라는 말과 같지요. 상대방에게 들키는 거니까요. 말 뜻자체는 아주 좋은데 드라마 속 상황에서 보면 기회주의적인 속성과 맞닿아 있기도 하고, 음흉해 보이기도 해요. 이것이 양반 사대부에게 흐르는 보편적인 정서예요. 그들은 계산을 하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언년과 업복이로 대변되는 하층민중은 가슴에 불이 일어나면 그 불씨를 횃불처럼 일으키는 사람들이예요. 우리 역사가 증명하듯이요.
추노는 바로 이러한 지배계층의 기회주의적이고 계산적인 정치논리에 맞서 싸워가는 역동적인 민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슴 속 분노를 횃불로 밝히고자 했던 정치적 피해자들, 핍박과 신분에 저항해 온 낮은 자들의 이야기, 신분의 벽을 허물고 사랑을 택했던 또 다른 많은 대길이와 언년이들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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