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 반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7.17 추적자: 백홍석의 진짜 싸움, 최정우의 변호를 부정한 이유 (6)
  2. 2012.07.11 '추적자'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강동윤 대통령 당선된다 (9)
  3. 2012.07.03 '추적자' 옥에 티도 삼켜 버린 풀뿌리의 절망, 그리고 희망 (3)
2012.07.17 09:46




기적은 강동윤이 아니라 백홍석이 만들었습니다. 강동윤이 그런 기적을 만들게 한 단초가 되었음은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가난한 이발사의 아들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 그런 기적을 만들고 싶었다는 강동윤은 결국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모기 한 마리가 황소를 잡은 것,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 기적은 국민들이 이끌었지요. 투표용지를 들고 끝없이 늘어선 줄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최고의 감동장면이었습니다. 역대 대통령 선거사상 세번째로 높은 투표율이라는 91.4%라는 꿈의 투표율, 투표가 종료된 시간 총 투표율 91.4%라는 집계를 보고 환호했던 시청자는 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적어도 80%이상의 투표율과 기호 2번 조동수 후보에게 몰표가 나왔어야 가능했던 대선, 국민들은 뭉쳤습니다.
백홍석의 진짜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백홍석의 싸움은 수정이를 죽인 진짜 범인을 자기 손으로 잡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정이는 원조교제에 마약을 한 아이라는 더러운 오명을 써야 했지요. "힘들어도 해야죠. 우리 수정이 이름에 묻은 더러운 것들, 아빠가 닦아줘야죠".
수갑을 차고 유치장으로 들어간 이유, 백홍석의 진짜 싸움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수정이 재판을 다시 하는 것이었습니다. 작가님께 무지 감사합니다. 강동윤과 신혜라만 잡고 끝내버리면 어쩌나, 미완의 추적자로 남길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수정의 사건 뒤에는 서지수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한오그룹의 장녀 서지수. 황제의 딸이지요. 대통령을 평민들이 뽑아준 호민관에 비유하는 서회장의 말에 온몸에 소름이 돋더군요. "로마로 치면 대통령은 평민들이 뽑은 호민관이다. 이 나라는 그 위에 원로원이 있고, 집정관이 있고, 황제가 있다".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황제, 우리나라에도 실존하는 인물이죠. 
대통령에 당선된 조동수 후보에게 한 수 가르치겠다고 선공을 준비하는 서회장, 힘없는 대통령이 참 불쌍하더군요. 평민들이 뽑아준 대통령, 그분도 그렇게 재벌의 비협조와 언론의 견제를 받아야 했습니다. 재벌에 고개 숙이지 않고, 평검사들과의 토론에서 조차 예우를 받지 못했던 분, 경제인 간담회에 한오그룹 대표로 그룹 계열사 사장을 대표로 내보내라는 서회장의 말이, 그 때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서글프게 들리더군요. 
서회장이 서영욱에게 황소 근수를 비교하며 들었던 국민성의 예시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의 직설적 일갈이었습니다. "4.19가 일어났을 때 민주주의다 뭐다 난리를 치더니만, 한 해 뒤에는 5.16이 일어나니 민주주의보다 경제발전이 중요하다고 난리를 쳤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게 이 나라 백성들의 마음이다". 당선만 되면 국민들의 마음도 돌아설 것이라는 신혜라의 말은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지적하는 말과도 같았습니다. "여기는 대한민국입니다".
신혜라와 강동윤은 그들 앞에 놓은 선택지에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고, 마지막까지 궤변을 늘어놓더군요. 신혜라나 강동윤의 말은 얼핏 들으면 맞는 말, 이상적인 정치인의 말처럼 들립니다. "세상에 힘없는 뼛가루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 그래서 페어한 세상을 만들겠다". 신혜라는 아직도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신혜라는 여전히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보지 못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강동윤은 가난한 이발사 아들의 꿈을 말합니다. 휠체어를 탔던 이발소 건물주인에게 무릎을 꿇고 이야기했던 아버지를 보며 알았다고요.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게 장애라면, 가난은 그 무엇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강아지를 친 서지수가 자동차 수리비 수천만원 보다 강아지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것을 보고, 서지수가 사는 세상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했지요.
강동윤의 꿈은 처음부터 잘못 시작되었습니다. 강동윤이라는 인물이 마음에 들지 않은 이유는 가난한 이발사의 아들이라는 것을, 가난과 꿈을 면죄부처럼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에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보면 눈높이를 맞춰서 이야기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가 건물주가 되었든, 거리노점상이 되었든 말입니다. 그러나 강동윤은 아무에게도 고개숙이지 않는 서회장의 의자를 바라봤습니다.
강아지를 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는 서지수에게서는, 서지수의 돈보다 생명을 아끼는 마음을 먼저 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강동윤은, 백홍석과 백수정을 큰 마차가 가는 길에 깔려죽는 벌레취급을 하며 청와대 입성을 꿈꿨습니다.
강동윤은 가난을 빌미로 꿈과 야망을 그의 식으로 합리화시키고, 가난을 방패막이로 사용했습니다.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단지 불편한 것일 뿐이라는 것부터 먼저 배웠어야 했습니다. 잘못된 야망에 대한 방패로 사용하기보다는 말입니다.
서회장은 마지막까지 강동윤을 믿지 않더군요. 백년묵은 능구렁이가 따로 없었지요. 한오그룹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죠. 한오그룹이 곧 서회장 자신이었기 때문이었죠. 강동윤 이름으로 전세기를 대절해 놓은 속내를 간파한 강동윤, 서회장은 강동윤이 자신의 핏줄이 아니라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강동윤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는 것을 읽고서야 서회장은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더군요. "혹시 내가 살아있으면 찾아온나. 추어탕 한 그릇하면서 니나 내나 못한 얘기 밤 새워 해보자". 강동윤은 서회장의 말을 거절했지요. "그건 싫습니다. 장인어른이 앉으신 저 의자를 보면 다시 시작할 지도 모릅니다".
강동윤이 언젠가 이런 말을 했었지요. 포기는 최선을 다한 자만이 하는 것이라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 강동윤은, 모든 것을 끝내고는 편해질 수 있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인 듯 그간 양미간에 힘을 주고 있었던 강동윤, 포기와 함께 변한 것은 그의 편한 표정이었습니다. 다 내려놓았다는 듯이 말입니다.
김상중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홀가분해진 강동윤의 심리를 그의 표정 하나로 보여주더군요. 양미간에 들어갔던 힘은 없었고, 눈빛은 부드러웠고, 진짜 미소를 보였으니까요. 아내 서지수를 향해서도, 서회장을 향해서도 말입니다.
서회장이 강동윤의 두 손을 잡고, 어깨를 어루만지며 했던 말이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더군요. "하이고... 있는 집에서 태어났으면 죄 안짓고 한 자릴 했을 긴데... 욕봤다 동윤아, 참말로 욕봤대이, 우리 동윤아...".
처음 사위가 되겠다고 온 날, 어려워서 동태전만 먹었던 강동윤, 동태전 한 접시를 다 비우고 간 강동윤이었지요. 서지수의 푸들, 서회장의 마름이었던 강동윤이, 처음으로 가족으로 인정받고 먹는 식사였습니다. 한 번도 가족이었던 적이 없었던 강동윤, 마지막 식사자리가 가족으로 처음으로 인정받은 식사가 되었습니다. 강동윤이 마지막 동태전 하나까지 먹었던 이유는, 처음으로 가족으로 인정받고 그 자리에 앉았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대선은 강동윤의 낙선으로 끝났고, 강동윤과 신혜라는 구속되고, 두 달후 백홍석의 재판이 시작되었지요. 법정을 향해 법이 지켜주지 못한 백홍석을 변호하는 최정우 변호사, 검사옷을 벗고 끝까지 백홍석의 싸움에 함께 하는 최정우는 법정을 행해 법을 묻습니다. '"그가(백홍석) 왜 법정을 향해서 총을 쏴야만 했을까요? 그의 손에 총을 쥐어준 것은 누구였을까요?"라고.
백홍석은 법이 만든 도망자였고, 법이 만든 범법자였고, 법이 만든 가해자였고, 피해자였습니다. 법이 강한 자의 편이라는 서글픈 질문은, 현실인 것같아 오히려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법은 강한자의 편도, 약한자의 편도 되어서는 안됩니다. 죄없는 자를 보호하고, 잘못한 자를 벌하고, 만인 앞에 공정하기만 하면 되는데, 이게 안되는게 씁쓸한 현실이죠.
백홍석이 재판정에서 총을 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심신상실,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해 백홍석의 형량을 감해 주려했던 최정우였지요.
그러나 백홍석은 변호사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법정을 뒤집어 버렸습니다. "저는 수정이 아빠 백홍석입니다"라고 시작하는, 담담해서 더 슬펐던 백홍석의 모두발언은 눈물바다를 이루게 했지요. 화내지도 않고, 흥분하지도 않겠다고 다짐했던 백홍석, 법정에서도 그렇게 담담하게 그의 싸움을 진행했습니다.
"전 그 때 정상적인 상태였습니다. 머리도 아주 맑고 또렷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판사님, 심신상실, 심신미약 이런 것 신경쓰시지 마시고 판결해 주십시요. 내가요, 심신상실로 법정에 와서 총을 쐈으면 내가 이상한 거죠. 법은, 이 세상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내가 이상한 것이 되잖아요. 판사님, 제 죄가 뭔지 알고 싶습니다. 열심히 살았거든요. 남의 것을 탐하지도 않고, 땀흘린만큼 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수정이 미연이 보내고 내가 그것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제 죄가 뭔지 거기에 맞는 벌을 받겠습니다".
백홍석이 감형받을 수 있는 변호도 마다하고, 법대로 판결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야말로 백홍석이 진짜 싸우고 싶었던 이유였습니다.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도, 죄는 짓고 벌은 안받으려다 생긴 일이잖아요. 그 대신 우리 수정이 사건 재심도 같이 해주세요. 우리 수정이 재판기록에 아직 원조교제하고 마약하고 그런 아이로 돼 있거든요. 그것 다 지워주고 싶습니다".
강동윤과 신혜라로 끝내서는 안되는 싸움이 수정이 죽음의 진실입니다. 서지수의 최초 사고가 있었고, 딸을 보호하려는 서회장의 권력이 개입된 과정까지 모두 밝혀져야 합니다. 그것이 백홍석의 싸움의 끝입니다. 신혜라는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진짜 페어한 것이 무엇인지 백홍석이 가르쳐 주더군요. 백홍석이 원하는 것은 페어한 싸움, 그리고 진실입니다.

수정이 사건에 이르러서는 백홍석이 목이 매여 말을 잇지 못했지요. 가슴 속에서 울컥 치밀어 올라오는, 말로 다 하지 못하는 감정들이 복받쳐 올라오는 백홍석을 보며, 함께 눈물을 흘리지 않은 시청자는 없었을 듯 합니다. 법정에는 백홍석도, 연기자 손현주도 없었습니다. 아내와 열일곱 딸아이를 잃은, 소박한 소시민의 꿈을 잃은 한 아이의 아버지가 있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더 눈물이 솟구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리한 재판도 마다하고, 끝까지 진실만을 밝히려 하는 아버지의 피눈물이 우리의 것이 돼버린 순간이었습니다. 
91.4%의 투표율이 꿈이 아님을 보여 준 작가의 센스, 존경합니다. 4.19혁명과도 같은 혁명을 올해 선거에서도 만들었으면 하는 강한 희망을 품었던 이는 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저희집은 올해 아들과 딸, 그리고 저, 이렇게 세 사람이 부재자 투표자입니다. 제 한 표가 대한민국이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데 꼭 투표해야지요. 참고로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들을 위해 사이트 링크걸어두니, 신청기간 잊지 마시고 신청하세요^^ 사진 클릭하시면 해당 사이트에 새 창으로 이동합니다.
조동수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그가 반드시 당선되어야 할 인물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최정우 검사의 말처럼, 당선되어서는 안되는 사람을 떨어뜨리는 것이 선거라는 차선의 선택지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최정우 검사의 이어진 말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국민들은 강동윤을 낙선시키고, 조동수도 문제가 있으면 그 땐 그 사람도 잡으면 된다". 잡초처럼 일어나는 풀뿌리의 근성, 좌절을 겪어도 "다시 시작합시다"라고 포기하지 않았던 최정우 검사, 그의 말이 해답입니다.
종영한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 이도와 정기준의 마지막 토론이 생각나더군요. 백성의 욕망을 어찌할 것이냐고 정기준이 물었었지요. 죽어가는 정기준에게 세종이 대답했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지혜로 지혜를 모색해 갈 것이다. 그리고 매번 싸우고 또 싸우려 할 것이다. 어떤 때는 이기고 어떤 때는 속기도 하고... 지더라도 괜찮다. 수많은 왕족과 지배층이 명멸했으나, 백성들은 이땅에서 수만년 동안 살아왔으니까... 또 싸우면 되니까".
올해도 싸움이 있습니다. 늘 국민들에게 기회가 주어져 왔지만, 정작 그 선택지를 앞에 두고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국민들이었습니다. 기적을 만들 기회는 늘 주어져 왔습니다. 4년마다, 5년마다 말입니다. 그 기적을 정작 외면하고 있었던 것은 쓰레기장으로 가버린 선택지, 주권을 포기한 표들이었지요. 지난 번에 못했으면 이번에, 이번에 안되면 다시 또 다음에,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가다보면, 1%가 행복한 나라가 아니라, 99%가 행복한 나라를 앞당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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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6
  1. 사자비 2012.07.17 10: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백홍석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진실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입니다.

    • 자격증무료자료받기 2012.07.17 14:02 address edit & del

      추적자 투표율글 잘 보았습니다.. 아래 자격증관련 정보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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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07.17 10:3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노지 2012.07.17 11: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모두 투표 꼭 합시다!!!

  4. 자작나무 2012.07.17 11:28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초록누리님
    늘 누리님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정말 존경스러워요,,^^
    부재자투표 사이트 링크,, 해당되시는 분들은
    많이 가보셨음 좋겠네요,,,^^

  5. 2012.07.17 12:1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2.07.11 08:39




꿈이 아닌가 싶어서 불안합니다. 그렇게나 오래동안 이 날만을 기다려 왔는데 말입니다. 오늘을 기다려왔습니다. 강동윤의 입에서 진실을 실토하게 되는 날을 말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몇 번이나 흘렸는지 모릅니다. 너무 고마워서요.
이발소에 설치한 CCTV를 통해 강동윤이 백수정을 살인교사했다는 사실과, 이를 덮기 위해 현장에서 20억을 주고 거래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고 흘러나왔습니다. 경악하는 국민들, 그러나 강동윤은 버티기작전으로 동영상을 찍은 그 시각, 경제자문 교수단과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던 중이라고, 동영상이 조작되었다는 반박성명을 냈습니다. 별 동요없이 진행되던 투표는 서지원 기자의 보도를 통해 뒤집히기 시작했습니다. 동영상에 나온 20억이 백홍석의 계좌에 송금되었고, 송금자는 강동윤의 부인 서지수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간 것이죠.
"네 딸이 깨어나면 내가 죽으니까. 내가 죽였어, 백홍석의 딸 백수정양을... 너하고 절친한 의사 윤창민을 만나라고 했지. 30억을 줬어. 바로 다음날 해결하더군". 백홍석은 용의주도했습니다. 강동윤의 입에서 살인을 했다고 실토하게 한 후, PK준에 대해서도 언급했죠. 재판을 조작했다는 것을 말이죠. "PK준이 무죄로 나오지 않으면 내가 가진 걸 모두 잃으니까".
강동윤을 불쌍하다고 동정해 주는 백홍석,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습니다. "법을 지키기 위해 가족의 손에 수갑을 채운 검사(최정우), 진심을 알리기 위해 형부와 맞서는 기자(서지원), 사고를 당하고 자기목숨이 위험한데도 나를 걱정해 주는 형사(조남숙), 이게 사람이다".
가장 속시원했던 장면은 강동윤에게 주먹을 날리는 모습이었죠. 한 대는 수정이 몫, 한 대는 미연이 몫,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었을 분노를 참아내는 백홍석, 강동윤 앞에서는 눈물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도와달라고 매달렸던 그 백홍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는 근엄하게 나라를 걱정하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하는 널.... 하, 집에서는 푸들과 암컷...", 서지수와 강동윤을 조소해 주는 모습은 어찌나 시원하던지 말입니다.
20억이 입금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이발소를 나가는 백홍석, 강동윤이 이발소를 떠나자 몰카를 수거해 최정우 검사에게 파일을 전송했지요. 이제 언론에 공개되는 일만 남았습니다. 경악하는 국민들, 일그러지는 강동윤의 얼굴,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한 순간 시원했습니다.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5월 28일 밤 9시 42분 수정이 차에 치인 교통사고에서 시작된 한 아버지의 전쟁이 황반장과 조형사, 용식이의 전쟁이 되고, 최정우와 서지원의 전쟁이 되어버린 몇달간의 싸움이 말입니다. 백홍석이 간 곳은 납골당이었지요. 수정이와 아내 미연이 있는 곳, 10년이 될 지 20년이 될 지, 오랜 시간 못 볼 딸아이와 아내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반장님, 우리 반장님께 수갑을 채워달라고 사정하는 백홍석, 손에 채워진 것은 백홍석과 황반장의 눈물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수정이 뺑소니 사고가 조작되지 않았더라면, 황반장이 백홍석에게 수갑을 채울 일도, 백홍석이 법정에서 총을 쏠 일도 없었겠지요. 재벌딸이자 국회의원 강동윤의 아내인 서지수 스캔들을 덮기 위해 권력과 돈이 움직였고, 대선에 출마하려는 강동윤이 서회장과 전쟁을 시작하면서 수정이를 살인교사했습니다.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범행은 늘어갔고, 판은 커져만 갔습니다.
서회장과 강동윤의 전쟁이 있었고, 두 얼굴의 강동윤이 국민을 상대로 벌인 사기극은 백홍석의 마지막 반격으로 낱낱이 공개되었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 진실만을 말하는 강동윤, 권력을 국민들께 드리겠다는 강동윤의 사기극이 말입니다.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국밥집 쇼는 엎어진 국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국밥 말아드시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경제를 살리기는 고사하고, 나라를 회사경영하듯 시험하다가 국밥 말아버린 누구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더랍니다. 이발소집 아들의 꿈은 그렇게 산산히 부서지고 있었습니다. 비참할 정도로 처참하게,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로 통쾌하게...

그러나....
뭔가 찜찜하고 불안한 것이 감지되어 옵니다. 매회 손바닥 뒤집듯이 반전이 있었는데, 3회(1회 연장, 1회는 스페셜)나 남겨두고 이렇게 끝내지는 않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것을 연속해서 보여줄 필요도 없어 보이고요.
백홍석의 마지막 카드로 드라마를 완결짓지 않을 것 같은 이 불안감은 뭘까 싶습니다. 강동윤에게도 마지막 반전카드가 있을 듯 싶어서 말입니다. 아직도 작가는 시청자에게 줄 충격반전을 남겨 둔 듯 보입니다. 모든 것을 잃은 듯이 보이는 강동윤, 과연 그는 동영상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될까요?
우리의 기억에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BBK동영상에 대한 끔찍한 악몽이 있습니다. 5년전 대선에서도 그랬습니다. BBK동영상이 터져도 주어가 없다는 말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버린 사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백홍석은 무엇을 실수했을까요? 다행히 작가는 강동윤에게 확실하게 주어를 말하게끔 해서, 드라마에서나마 속을 시원하게 해주더군요. "내가 죽였다"라고요.
강동윤이 선거에서 패한다면야 두말할 것도 없이 재판받고, 죄수복을 입고 수감되겠죠. 그런데 만에 하나 아니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뒤집힐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백홍석은 강동윤의 아버지를 인질로 삼은 실수를(?) 했습니다. 강동윤의 입을 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지요.
그런데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결과가 나온다면, 동영상에 대한 거짓해명으로 또다시 판을 뒤집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황반장과 조형사, 용식이 우리 네명한테 얼마를 줄 수 있지?"라고 돈을 요구하는 모습도 역공을 당할 수 있을 것이고 말이죠.
대통령에 당선된 강동윤이 언론부터 장악하겠다는 말을 했지요. 당뇨와 심장병이 있는 아버지를 인질로 잡아 협박을 하며 돈을 요구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동정에 호소하고, 조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신혜라가 그런 말을 했지요. "논란과 의혹이 쌓이고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면, 국민은 잊을 겁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요".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대선 하루 전에 PK준 동영상이 공개되었거나, CCTV 몰카가 일찍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면, 강동윤이 선거에서 이길 확률은 적었겠지만, 안타깝게도 투표마감 4시간을 앞두고 터졌다는 겁니다. 두 시간은 강동윤의 버티기 작전이 먹히기도 했고요. 투표율이 급상승한 시각은 오후 4시였죠. 대한국민당사 앞에서 백홍석에게 입금된 20억이 강동윤의 부인 서지수가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서지원의 보도와 함께, 강동윤이 교수단과 함께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뒤집은 후였습니다.
상황정리를 해보자면요, 오후 2시까지 투표율은 32%였고, 출구조사로 집계된 강동윤의 지지율은 67%였습니다. 3시 투표율은 38%였고, 지지율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4시에 투표율은 13%가 급상승했다고 나왔지요.
오후 4시 투표율은 51%, 남은 시간은 두 시간. 강동윤의 득표율을 뒤집기 위해서는 80%이상의 투표율이어야 가능합니다. 언뜻보니 투표용지에 후보자가 12명이더군요. 그중 20%의 지지율을 얻었다는 조동수 후보가 2위를 달리고 있었겠죠.
쉽게 계산해 보자면요, 총 투표인이 1만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오후 3시 38%의 투표율 대비 강동윤은 2546표 정도를, 조동수 후보는 760표 정도 득표했다고 산정할 수 있겠죠. 13%로 투표율 급상승한 4시, 13% 중 조동수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고 해봐야 득표수는 2천여표입니다. 4시 이후 이후 단 한표도 강동윤에게 가지않고, 나머지 11명의 후보들중 조동수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다면,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멀어지죠.
그런데 그게 가능하지는 않은 것이 선거판입니다. 과연 몇 퍼센트의 최종투표율이 나올까요, 투표소에 줄을 이은 감동의 물결이 얼마나 이어졌을까요? 야당후보들의 표는 분산될 것이고, 여전히 강동윤에게 찍는 유권자들도 있겠지요. BBK동영상이 터져도 표를 던져준 게 유권자들 아니었습니까.
박정희 시대는 예외로 하고(이때는 민주선거가 아닌 불법선거에 공개투표나 다름없었으니 말이죠),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때가 87년 대선이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투표율이 89.2%이었고, 36.6%를 득표한 노태우가 당선됐습니다. 16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시는 70.8%, 이명박 현대통령 때는 63%의 투표율을 보였더군요.
투표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죠.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무관심층도 많고, 나 하나 안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패배심리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오죽했으면 김제동 등 소셜테이너라 일컫는 연예인들이 투표인증샷까지 올려 투표를 독려하겠습니까? 투표율이 높은 것을 경계하는 모당에서는 투표를 독려하는 것인지, 방지하는 것인지도 애매모호한 SNS 선거독려를 선거법위반이니 뭐니, 고발을 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참으로 한심한 모습이지만,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즉, 백홍석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바라지는 않지만, 충격적 반전이죠. 백홍석은 투표결과를 보지도 않고 황반장님께 체포되어 갔습니다. 백홍석의 싸움은 끝났거든요. 강동윤의 입에서 진실을 말하게 했고, 수정이의 억울한 죽음도 풀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백홍석이 투표결과나 보고 잡혀가든지,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당선된다면 당선소감을 발표한다는 한강시민공원에서 총으로 쏴버렸으면 싶었거든요. 한 발은 강동윤을 향해, 한 발은 신혜라를 향해서 말입니다.
만에 하나 강동윤이 당선되는 끔찍한 결과가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가가 총쏘는 모습을 넣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국민의 심판으로 넘겨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오는 것이며, 국민의 것이라는 것을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보여줬으면 싶어서 말이죠. 강동윤의 추락은 국민의 심판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살인자라는 것을 모르고 속아서 투표한 유권자들이 표를 돌려받는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국민의 요구에 의해 탄핵받게 하는 것이죠.

백홍석의 싸움은 수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고, 그의 싸움은 끝났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내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왠지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같은 불안감은 그 때문입니다. 그의 거짓말에 속아 희망을 품고, 돼지저금통을 털어 후원금을 모아 주었던 국민들은, 정치인 강동윤이라는 사람의 위선을 응징해야 합니다. 국민들에 의해 심판받고 굴절된 욕망에 의해 변질된 그의 꿈이 파멸될 때, 백홍석의 싸움은, 아니 백홍석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우리의 싸움이 진정한 승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강동윤같은 범죄자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곳이 우리나라입니다. 백 날 천 날 욕하지 말고, 투표일 하루만 욕해 봅시다. 그러면 우리의 소중한 참정권이 유린당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국민에게 주어진 심판과 감시의 기능인 투표용지로, 백홍석이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강동윤과 같은 인물을 추적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 추적자를 통해 전하는 작가의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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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9
  1. kangdante 2012.07.11 08:47 address edit & del reply

    반전에 반전..
    다음주는 또 어떤 반전이 전개될지.. 기대가 됩니다.. ^^

  2. 사자비 2012.07.11 09: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인현왕후의 남자'를 좋게 평가한건 예상을 뒤집는 반전이 여러차례 있다가 어느순간에는 반전이 없어서 이상하다 싶게 진행되더니 예측하기 어려운 순간에 또다시 반전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또한번의 반전을 기다리는 경우 강동윤이 대통령이 되어 버리는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기대하는건 회차를 연장한 만큼만의 내용이 더 있다는건데 얼마 남지 않은 회차에 대비해 생각해 보면 낙선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고 나면 이야기 꺼리가 다 떨어지고 나는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때 또다른 잠재된 굵고 강한 임펙트가 있는 이야기가 불쑥 드러나는거조. 뭐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아무래도 강동윤 낙선이후로 정리되어야할 이야기들이 얼마든지 있을것 같다는생각도 들구요. 만일 당선이 된다면 탄핵을 다루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해보고요.

  3. 2012.07.11 11:0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다독다독 (多讀多讀) 2012.07.11 16: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또 어떤 반전이 나올지 저도 많이 기대됩니다 ~ ㅋㅋ

  5. 출가녀 2012.07.12 00: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드라마네요~ 해외에 있어서 이런 멋진 드라마도 못보구...ㅠㅠ
    한국 드라마 아무리 인기있다 그래도 여기서 구할수 있는건 완전 옜날 드라마 뿐이니.. 흑
    그래도 이렇게라도 볼수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ㅎㅎㅎ
    초록누리님 글은 깔끔해서 보기도 좋네요~*^^*
    자주 놀러올께요~ 구독 꾸욱~*눌렀으니깐여~헤헤

    • 초록누리 2012.07.12 07:11 신고 address edit & del

      해외에서도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시청하기는 힘들고, 몇 시간 뒤에 보는 것이기는 하지만요.
      알고 싶으시면 글 남겨주세요^^.

  6. 담쟁 2012.07.12 02:23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같은 세상엔 강동윤이 당선이 돼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세상입니다. 증거가있는데도 오리발 내미는 대통령이나 성폭행하고도 당선된 국회의원이나. 저도 동영상공개되도 강동윤이 당선될거 같다고 예상했었거든요. 암튼 일회남은게 불안하네요 ㅋㅋ

  7. 유머조아 2012.07.12 07: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설마 당선까지 될까요..? 싶으면서도
    한편 걱정이 되네요~~

  8. 그녀 2012.07.13 14:49 address edit & del reply

    결말이 쉽게 나기에는 3회나 남았더라구요...당선되고 탄핵되고 그렇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해봅니다 초록누리님의 글은 선견지명으로 가득해서 언제보아도 다시보아도 재미있답니다 *^^*

2012.07.03 10:18




어느 구름에서 비가 올 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추적자, 반전의 연속입니다. 칼자루를 쥔 신혜라는, 칼을 빼보지도 못하고 칼집째 빼앗긴 듯 보입니다. 살인교사 혐의로 강제소환 당하기 일보직전, 신혜라가 서회장에게 PK준의 핸드폰을 넘겼으니, 신혜라 역시도 카드가 없는 셈이 되었지요. 구속을 막아주는 댓가로 PK준의 핸드폰은 서회장의 손에 들어갔고, 능구렁이 서회장은 강동윤에게서 비밀회의록을 다시 돌려받으려 하겠지요.
이 편 저 편 누구 편도 되고 싶지 않지만, 수정의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선은 모든 카드를 서회장이 쥐었으면 싶군요. 물론 서회장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며 건재해서는 안되는 인물이지만 말입니다. 결국 모든 사회의 부조리는 서회장과 같은 돈의 힘에서 나온다는 것이, 우리사회의 썩은 단면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누구의 손에도 들어가지 않은 백홍석, 어쩌면 그의 손에 마지막 희망이 달려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법을 믿으라고 했던 최정우 검사였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법이 권력의 시녀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백홍석이 거대한 댐을 무너뜨릴 개미구멍이 될 지, 마차에 깔려 죽는 벌레가 될 지는 대선까지 가봐야 확실해 지겠지요.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상상을 해봅니다. 강동윤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추락하는 모습이 더 통쾌할 지, 대통령에 당선되어 최고의 기쁨을 누리는 순간에 고꾸라뜨리는 것이 더 통쾌할 지를요. 살인자가 대통령에 당선된 일도 있었기에(한 번은 무력으로, 한 번은 전 정권의 세습으로), 역사에 오명으로 남을 일 따위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선된 후에 고꾸라뜨린다면, 재선을 치뤄야 하는 만만찮은 사회적 비용이 드는 일까지 벌어지게 생겼으니, 이런 놈 때문에 국고낭비가 도대체 얼마인지 말입니다. 서울시 무상급식을 투표에 부쳐 어마한 선거비용을 치르게 한 인물도 있었습니다만... 
예상대로 서지수와의 이혼을 거절한 강동윤, 심복 배기철의 전화 한 통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배기철에 의해 백홍석이 자신의 손에 들어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죠. 서회장이 가진 패는 없어질 것이고, 남은 것은 신혜라가 가진 핸드폰이었죠. 자신의 꿈과 신혜라의 꿈을 무기삼아 협상을 이끌어낸 강동윤, 합의는 강동윤에게 유리한 판세로 기울었습니다. 유태진 후보는 사퇴를 표명했고, 서회장은 강동윤의 선거자금을 지원해 주며, 서영욱과 한오그룹의 보호를 약속받았지요.

강동윤과 서회장, 신혜라의 전쟁터 판을 흔든 것은 최정우 검사였습니다. 강동윤의 지퍼맨(말을 못하는 줄 알았는데 말도 하더군요) 배기철을 입건, 30억으로 의사 윤창민을 매수한 정황을 잡아낸 것입니다. 입금내역 자료는 신혜라를 빼도박도 못하게 만들어 버렸지요. 살인교사 혐의!
똥줄타는 신혜라의 표정을 보니 통쾌하기도 했지만, NO NO 아직은 아닙니다. 법의 심판을 받고 파란색 옷을 입든지, 죽든지 하는 꼴을 끝까지 봐야 하니까요. 서회장이 신혜라에게 하는 말은 무섭도록 날카로웠습니다. 서회장의 첫사랑 처자에 대한 이야기는 곱씹어도 재미있는 말이었습니다. "옆집 딸래미가 시집가는 것이 속이 쓰려서 술을 배웠지만, 지금은 그 딸래미 이름도 기억 안난다. 술먹는 버릇만 남았다. 꿈도 그런 기다. 처음에는 페어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정치판에 끼어들지만, 뭘 하겠다는 것도 잊고 권력을 갖겠다는 욕심만 남은 거다". 신혜라나 강동윤과 같은 인물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우리 정치판이기도 합니다. 초심을 지키는 정치인을 보기가 가뭄에 콩나듯 하니 말입니다.
신혜라나 강동윤은 손에 묻힌 피를 씻어낼 수 없는 인물들이죠. 피를 덮기 위해 더 많은 피를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덮고도 남을 인간들이고요. 눈, 코, 입 우리네와 다 똑같이 하나씩 달려있으면서, 꿈만 크면 대단한 인물들이라도 되는양 착각하는 그네들이 가증스럽습니다.
강동윤이 촛불문화제에서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했던 적이 있었죠. 권력의 반은 신혜라에게 주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보니, 권력을 무슨 떡 쯤으로 알고 있는지, 화면으로 들어가서 면상을 후려갈겨 주고 싶더군요. 정치인에게 권력이란 그런 것입니다. 지들끼리 나눠먹는 떡으로 알고 있다는 겁니다. 국민들이 한 표 한 표 모아준 것을 자기들 떡잔치에나 쓰는 인간들입니다.
서회장은 존경스러울(?) 정도로 몇 수를 내다보는 인물이었습니다. 신혜라같은 애송이가 싸울 상대가 아니었죠. 강동윤도 그의 코털 하나 뽑겠다고 용을 써도 안되는데 말입니다. 핸드폰을 건넨 것은 신혜라의 치명적 실수였습니다. 끈 떨어진 뒤웅박 신세가 돼버렸다는 것을 아직 신혜라가 판단하지는 못하는 듯 보이지만, 유일한 카드를 버린 신혜라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최정우 검사가 왜 백홍석의 사건을 맡았는지, 그가 포기하지 않을 확실한 이유를 보여줘서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수갑을 채웠던 검사였더군요. 존경받는 판사였던 아버지가 단 한 번 받은 전별금, 그것은 정치권에서 최정우 아버지를 치기 위한 구실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강직한 판사는 눈엣가시였을테니까요. 법과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최정우 검사의 흔들림없는 표정은, 작가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정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정우 검사 화이팅!

매회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반전을 만들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강동윤의 뒤통수를 칠 인물은 서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서지수에게서 비롯되었기에, 결자해지 역시 서지수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사랑 하나에 모든 것을 건 서지수는 결국 자신의 사랑이 통째로 무너져 내리는 것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지요. 한오그룹 서회장의 자리에 앉기 위해 서지수가 필요하고,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은 서지수를 절망으로 몰고 가는 말이었습니다. 사랑은 야망으로 변해가기 쉽지만, 사랑을 위해 야망을 바꾸는 일은 없다고 하지요. 서지수를 만난 강동윤은 서지수의 배경을 업고 야망을 더 크게 키울 수 있었죠. 서지수가 사랑을 위해 일찌감치 야망을 내려놓은 것과는 반대였습니다.
한오그룹의 주인자리, 서지수라고 꿈꾸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경영에 뜻이 없었던 오빠 영욱을 보면서는 더 그러했겠지요. 서회장이 그토록 반대한 강동윤을 얻기 위해 서지수가 한오그룹을 포기했던 것이기도 했을 듯 합니다. 그런 서지수에게 서회장의 자리에 앉기 위해 사랑한다는 말처럼, 서지수를 처참하게 하는 말은 없었을 겁니다. 감상적인 바람이기는 하지만, 서지수가 영원히 빈껍데기일 강동윤을 법정자백과 증언을 통해 내려놔버렸으면 싶군요.
추적자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너무 방대하고 광범위하다는 것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법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유기체로 움직이는 부조리는 불편하리 만큼 솔직하고 직설적입니다. 흔히 말하는 한류스타 한 명없는 이 드라마는, 연기력으로만 완성도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사 하나 버릴 것이 없고, 모든 캐릭터가 생명력있게 움직입니다.
그래서 드라마에 심한 옥에 티가 보이는데도 그냥 넘어가게 만들 정도입니다. 백수정 교통사고와 백홍석의 도망시간이 상당 시간이 걸렸는데도, 도망자는 계절의 변화조차 감지를 하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출연자들은 여름 반팔 옷을 입고 나오고 있고 말입니다. 배기철 체포영장을 가지고 온 날짜가 11월 20일인 것을 보면, 날씨도 추워졌을텐데, 시간계산을 못하고 있는 것은 옥에 티입니다. 분노가 너무 끓어오르는 드라마라 그런지;;
추적자는 추적자가 아니었습니다. 전쟁이었습니다.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소시민 백홍석이 거대권력의 전쟁터에 무모하게 뛰어든 전쟁이었습니다. 그는 처음 아버지의 이름으로 전쟁을 홀로 치뤘지만, 번번이 나가 떨어집니다. 법에 의해, 권력에 의해, 돈에 의해, 그리고 현재는 야망과 야망의 싸움에 의해... 본의아니게 고래싸움에 새우등터진 꼴입니다.
그럼에 불구하고 백홍석은 힘없는 풀처럼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故김수영 시인이 노래했듯이 풀은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납니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바람보다 늦게 울고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고 간절하게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절망과도 같은 현실을 한가닥 희망으로 노래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마저 눕는 세상, 시인이 노래했던 60년대와 오늘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날은 더 흐리고 비구름은 더 짙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빈익빈 부익부는 심화되고, 부와 권력은 집중되고, 거짓 사탕발림으로 던져주는 희망에 속고, 댓가는 가혹했습니다.
추적자을 통해 작가는 묻습니다. 먼저 또 눕겠느냐고요, 일어나 웃지 않겠느냐고요. 민주주의 제도에서 가장 좋은 것 하나는 평등입니다. 신혜라가 말했지요. 그녀가 정치를 하고 싶어했던 이유가 페어한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였다고요. 서회장이 신혜라가 꿈꿨다는 페어(공정)한 세상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지를 그녀의 악행을 통해 짚어주기는 했지만, 신혜라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강동윤도 마찬가지고요. 이들의 야심은 세찬 급류와도 같아서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을 종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백홍석이 쏘게 될 한 방의 총알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총알은 다른 의미이지만,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강동윤, 신혜라같은 인물에게 내어줄 수도 있는 우리의 한 표, 누구에게나 공정한 한 표말입니다. 천하의 서회장도 이것만은 두 장을 가질 수가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절망속에 피어나는 꽃을 희망이라고 한다지요. 작가는 백홍석의 전쟁을 통해 말합니다. 법은 멀고 표는 가깝다고 말입니다. 우리의 한 표를 믿으라고, 희망이 우리의 손에 있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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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3
  1. 사주카페 2012.07.03 11:42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블로그 글 잘 읽고 92번째 추천드리고 갑니다.
    사주는 한 번 보고 싶지만 시간이 안되고 금전적으로 어려우신 서민 분들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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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07.03 12:1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바투 2012.07.03 17:43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도 감독적인 드라마평 잘 읽었습니다.
    권력욕에 불타는 자들이 늘상 떠드는 말이 바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입니다.
    독재자 박정희가 그랬고 이승만이 그랬으며 29만원이 전재산이라고 떠드는 살인자 전두환이 그랬습니다.
    그리고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권력을 잡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도대체 왜 그런 자들에게 권력을 주려고 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쉬운말로 너무도 몰라서라고 하기엔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한 사회에선 잘 안어울리는 표현이고....
    다가오는 대선에서 우리들이 가진 한방을 잘 사용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