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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19 '추적자' 김상중의 치명적 실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나? (7)
2012.06.19 10:01




싸움 구경이 제일 재미가 있다는데, 한오그룹 주인자리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장인 서회장(박근형)과 사위 강동윤(김상중)의 싸움도 그렇군요. 누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청군 백군의 싸움이 아니기에, 멀찌감치 떨어져서 구경만 하는데도 흥미진진합니다. 
막말로 두 사람이 피튀기게 싸워도 떡고물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누가 주인자리에 앉아도 우리는 그 넓은 방의 쇼파에 초대받기는 커녕, 대문도 구경못하겠죠. 그럼에도 구경꾼은 누가 얼마나 잃고, 상처입고, 오물통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희열을 느낍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들은 백홍석이 잡아야 할 백수정의 살인범, 혹은 방조자이기 때문이죠. 
사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이 형제간에 재산싸움 공방이 이뤄지고 있어도, 우리네와는 먼 남의 이야기입니다. 발음하기도 힘든 7000억원 대가 걸린 소송이죠, 아마? 다른 형제와의 싸움도 걸려있고... 합치면 조에 육박할려나... 돈단위가 천문학적으로 넘어가면 이때부터는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돼버리죠. 차라리 7억이 걸린 집안싸움이라면 체감이라도 할텐데 말입니다.
삼성가 이맹희와 이건희와의 싸움도 이러할진대, 극중 한오그룹의 유상증사 비밀회의록 내용이 우리같은 서민들에게 뭐 그리 대단하겠습니까? 먼나라 얘기일 뿐이죠. 불법증여로 감옥에 들어가면 '그랬나 보다', 뉴스 1면을 통해 욕 한번 해주면 그만이죠. 병보석이다 뭐다 해서 휠체어타고 나오는 뉴스까지 앞서서 상상하면서 말이지요.
서회장이 서지수에게 그 회의록이 세상에 알려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세상에는 별일 없겠죠. 오빠(서영욱)한테는 큰일이겠지만...".
유상증자 비밀회의록을 가지고 서회장을 압박하는 서지수, 유태진 의원 신당창당과 백홍석을 처리해 달라고 부탁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회의록을 공개하겠다고 말이지요. 딸의 부탁을 들어주는 듯 웃으면서 서지수를 내보내는 서회장, 뒤에 이어진 말은 전혀 다른 서회장의 얼굴이었습니다. 딸을 버리겠다고, PK준의 휴대폰 동영상 카피본과 백홍석을 잡아 검찰에 함께 넘기라는 지시였지요. 40년을 키운 딸 서지수와 50년을 키워 온 한오그룹을 비교하는 대목에서는 소름이 돋더군요.

서회장에게 협박이 통했다고 생각한 서지수는 강동윤의 대선캠프에 관여하는 일부터 착수했지요. 눈엣가시인 신혜라를 치우는 것으로 말이지요. 서지수에게도 딱히 애정은 가지 않지만, 신혜라는 인물은 더더욱 정이 안가는 인물이라, 좌천되는 것을 보니 속이 후련하더군요. 자신을 쳐다봐주지도 않는데도 일편단심 강동윤의 사랑만을 구하며, 비밀금고 비밀번호를 강동윤의 이니셜로 할 정도로 강동윤을 사랑하는 서지수를 보니,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고요. 다 가졌지만 단 하나를 가지지 못한 여자,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은 가지지 못할 사랑이라는 것을, 서지수만 모르고 있는 듯해서 말입니다. 그래도 당신같은 인간들은 싫어!
보좌관을 교체해 버린 서지수, 신혜라 대신 외국에서 학위받은 스펙좋은 여보좌관의 수행을 받으며 강동윤이 일본방송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나왔지요. 독도문제를 이렇게 시원하게 한 방 날려주는 박경수 작가에게 일단 고맙더군요. 속이 통쾌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대응한 것은 처음인듯 싶어서 말입니다.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위대를 동원해 점령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100년 전에 일본은 독도보다 큰 한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 작은 독도를 점령하지 못합니까? 그건 대한민국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강해진다면 한국땅이다 일본땅이다, 그런 논쟁은 없어지겠죠. 제 꿈은 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겁니다(그럼이만 총총..)", 죽이고 싶게 미운 강동윤이라고 할지라도 독도발언은 시원했습니다.

그런데 멋진 것은 딱 거기까지 였습니다. 강동윤이 강한 대한민국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음은 진심이겠지만, 결국 그는 표심을 위해 인기발언을 한 정치인일 뿐이었습니다. 새보좌관이 일본인들의 반한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하자, "투표는 우리 국민들이 하는 거야"라고 맞받아치더군요.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중 강동윤은 신혜라로부터 서지수가 납치되었다는 보고를 받고 서회장에게 달려가지요. 서회장과 강동윤의 싸움은 칼싸움보다, 총격전보다 무섭고 소름끼치더군요. 특히 중견배우 박근형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소리나게 쩝쩝거리면서 수박화채를 먹으며 목소리 톤도, 억양 하나도 변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제압하고 모욕감까지 주었죠. '이게 힘이다' 라는 느낌이 전해지더군요.
"지수는 내 딸이 아니다, 니 마누라다. 니 마누라 살리고 싶으면 백홍석이 그놈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면 된다. 마누라 치맛폭에 숨은 놈, 치마 안 상하고 니를 들어내려고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나? 이제 치마 찢기로 했으니, 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화채그릇 쟁반을 강동윤에게 밀며, 나가는 길에 안성댁한테 주고 가라고, 종에게나 내리는 심부름을 시키는 서회장이었죠.
이대로 끝나는 것이었나 싶었던 강동윤, 그의 신은 아직은 그의 편이었습니다. 백홍석이 모든 진실을 방송뉴스에 내보내라는 전화를 걸어왔고, 강동윤이 서지수와 통화하던 중 반격의 카드를 넣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서지수가 유상증자 비밀회의록이 보관된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이죠. 그것으로 아버지와 거래를 하고 구해달라고 말이죠. 서지수는 강동윤이 언론에 터뜨릴 것이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나 쥐도 나갈 구멍을 보고 쫓으랬다고, 사방이 포위된 상황에서 강동윤은 고양이를 물어버리죠.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누군지 아니? 그 누구도 먼저 찾아갈 필요가 없는 사람이야. 장인어른이 날 찾아오게 만들어. 국민이 알 권리를 충족시켜줘, 그게 정치하는 사람들이 할 일 아닌가!".
강동윤의 입장발표를 대독하는 신혜라, 서회장에게 직접 뉴스를 틀어주는 강동윤, 유상증자 비밀회의록을 공개하겠다는 폭탄선언은 고스란히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고, 경악하는 서회장에게 강동윤이 받은대로 돌려주지요. "지수는 장인어른의 딸이 아닙니다. 제 아내입니다. 앞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2층으로 올라오십시오".
서지수와 강동윤의 전화통화는 백홍석을 또다시 도망자로 만듭니다. 아마도 검찰이나 서회장측 사람에게 붙잡히는 것같아 보이기는 하던데, 힘없는 아버지가 진실을 밝히는 것이 이렇게도 힘들어야 하는지, 보는 이까지 다리에 힘이 풀리네요.
강동윤의 중대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는 자막을 보고, 황반장에게 전화를 걸어 체포해 달라는 장면은, 이익과 야망 앞에서 딸도, 아내도 이용했다가 버려지는 피보다 진한 권력과는 대조적인 감동을 전합니다. 자신을 체포해 특진도 하고, 포상금도 받고, 복위도 하라며, 드릴 것이 그것밖에 없다는 백홍석의 마음과, 끝까지 백홍석이 있는 곳을 불지 않았음에도 체포해 가라는 전화를 하자, 일부러 박검사에게 주소를 알려주며 자기손으로 백홍석을 체포하지 못하는 황반장의 마음이 절절하게 전해졌지요. 
아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죄를 고백하리라 철썩같이 믿었던 백홍석, 그러나 백홍석은 몰랐습니다. 자신에게 아내 미연이 어떤 존재인지와 강동윤에게 서지수가 어떤 존재인지를 말이지요. 사람이라면 제 아내가 인질이 되었는데 살리려하겠지 싶었겠죠. 하지만 천만에요. 그는 백홍석의 위치를 추적해 사람을 보냈고, 백홍석은 관심도 없는 한오그룹 집안싸움을 까발렸지요. 대선에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지만, 자기 처가의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겠다면서 말이죠. 이 땅에 경제정의를 이루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는 강동윤, 먼저 밝혀야 했던 것은 자신의 치부였습니다. 살인자의 입에서 경제정의라니... 사람을 믿었던 백홍석이 순진했던 것이죠.
그러나 강동윤도 치명적이 실수를 저지른 듯 보이더군요. 서회장이 예전에 그런 말을 했었죠. "내 약속을 남이 믿게 하고, 남의 약속은 안 믿었기에 이 자리까지 왔다", 즉 사람을 믿게 만들고,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강동윤도 같은 유형의 사람입니다. 자기 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그가 신혜라를 믿었다는 것이 치명적인 실수로 돌아올 듯하더군요.
금고에 간 신혜라는 유상증자 회의록 외에도, PK준의 휴대폰에 담긴 강동윤의 동영상을 확인하고는, 휴대폰까지 가방에 넣었지요. 신혜라가 강동윤에게 보고 한 것 같지는 않더군요. 강동윤은 신혜라가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충분히 토사구팽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신혜라도 아마 그 정도는 알고 있을 겁니다. 아버지가 한오그룹에서 당했듯이 말입니다. 
10년을 곁을 지켜온 강동윤의 그림자같은 여자, 자기 팔다리를 잘라내고도 강동윤에게 충성하지만, 강동윤은 신혜라에게 여자로서는 아니라는 선을 분명하게 그었죠. 예고편에 백홍석이 서회장 손에 들어간 듯 보였지요. 대법관과 함께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백홍석은 서회장이 강동윤을 칠 카드이자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아킬레스건입니다. 이렇게 목을 죄어오는 상황에서 강동윤은 신혜라에게 살인교사 누명을 씌울 수도 있습니다. 자기는 모르는 일이며, 보고를 받은 보좌관이 자기 선에서 일을 처리했다는 식으로,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낀다는 가식의 눈물을 떨굴 수도 있겠죠. 신혜라가 터뜨릴 수 있는 반전의 카드가 PK준의 휴대폰 동영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신혜라(장신영)가 마지막에 예상지 못한 반전을 터뜨릴 무서운 인물같아 보이더군요. 강동윤의 목에 최후의 비수를 꽂을 것같아서 말이죠. 

 

또 하나 강동윤이 간과한 사실이 있죠. 서지수가 보관한 것은 회의록 원본이 아닌 카피본이라는 점입니다. 원본은 서영욱에게 넘겨졌으니, 원본을 가지고 서회장이 강동윤이 폭로한 회의록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할 여지도 있다는 것이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는데, 회의록은 원본이 아닌 카피본을, PK준이 찍은 동영상 원본은 신혜라의 손으로 들어간 상황이 강동윤에게 유리한 싸움이 될지, 또다른 반격을 받게 될지 모르겠군요. 신혜라를 믿은 것이 강동윤에게 어떤 올가미가 되어 조여오게 될 지, 신혜라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작가의 손에서 나오는 주옥같은 대사가 강동윤이라는 인물을, 살인범만 아니면 대통령이 되었으면 싶다는 착시현상을 불러오게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강동윤은 대한민국을 강한 나라로 만들고 싶은 꿈을 가졌지만, 건강한 나라에 대한 정치관이 결여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강한 대한민국만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일까요?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국가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법자가 처벌받고 힘없는 약자가 보호되며, 법과 정의가 만인 앞에 공평하게 실현되는 건강한 나라가 먼저입니다.
도올 김용옥선생의 강의에서 들었던 인상적인 내용이 기억나는군요. "민주주의는 우리의 최종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우리역사의 목표는 민주가 아니라 반(反)부패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강동윤은 부패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깨끗한 인물일까요? 더구나 한 가정을 파괴한 살인범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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