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1.15 '추노' 시청자 울린 오지호의 오열하는 부성애 (22)
  2. 2010.01.08 '추노' 신분을 넘어선 이다해의 눈물키스 (29)
  3. 2009.12.26 '크리스마스에...' 엇갈린 사랑에 머리 아픈 드라마 (36)
2010.01.15 07:36




송태하를 향해 활을 겨냥하던 대길이 활을 내렸어요. 이대길은 저 멀리 송태하 뒤에 있는 언년이, 10년을 하루같이 찾아 왔던 꿈에도 그리운 언년이를 보았을까요? 마지막 엔딩장면이 사람 애간장을 타게 하네요. 점점 거리가 좁혀져 가는 이대길과 송태하 그리고 언년이는 언제 서로를 확인하게 될까요? 극적 긴장을 위해 작가님이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더 태우게 할 것 같기는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언년이의 몽타쥬를 내미는 대길이나, 대길이 살아있는 줄도 모르는 언년이때문에 제 속이 타들어 가네요. 속 진정시키고 추노 4회 줄거리를 말타고 달려 갑니다. 저는 대길이 말 뒤에 타고 갈래요. 설화는 왕손이 뒤에 타라 하고요ㅎ.
업복이의 총을 맞고 말에서 떨어진 대길은 이마에 찰과상만 입고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어요. 치료비도 받지 못한 마방 마의 어르신(윤문식) 단단히 화가 나서 걸쭉한 욕설까지 하시지요. 탕 맞으면 뻥 뚫려야지 총도 잘 못쐈다고요. 최장군과 왕손이 지붕을 날라다니며 총을 쏜 업복을 찾았지만, 땔감 속에 화승총을 숨기고 유유자적 콧노래까지 부르며 지나치는 업복이를 놓치고 맙니다. 최장군과 왕손이 시공을 초월하듯 날아다니는 모습은 지난 회 이대길과 송태하의 명승부 장면만큼 박진감 넘치고 멋지더라고요.

추노 4회는 좌상으로부터 돈 오천냥을 받고 송태하를 잡으라는 일거리를 받은 대길패거리와 송태하와 언년이가 얽혀갈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송태하에게 배신 때린 황철웅의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황철웅은 출세에 눈이 멀어 좌상대감의 몸이 성치 않은 딸과 결혼까지 해 준 모양이에요. 황철웅의 장인이기도 한 좌상의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황철웅에게 충추에 있는 송태하의 스승 임영호와 제주에 있는 소현세자의 유일한 혈육 석견을 죽이라는 명을 내려지요. 황철웅은 훈련원 공무가 많다는 이유로 직접 나서기를 꺼려 하지만, 병자호란때 자신의 목숨을 구해 주기도 했던 송태하와 부딪치고 싶지 않습니다. 더구나 소현세자를 구하기 위한 거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죄책감도 있었을테고요. 좌상은 황철웅을 옭아매기 위해 황철웅을 파직하고 옥사에 가둬 버립니다. 송태하와 다른 관노들의 집단탈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명분을 내세워서요.

좌상은 추노꾼을 고용해 송태하를 잡으려 하고 그 일을 대길이 맡게 됩니다. 대길이가 송태하의 흔적을 찾기 위해 들른 곳 역시 소현세자의 무덤이었어요. 8년간 함께 해 온 소현세자와 송태하의 정을 계산에 넣었던 거지요. 대길이 "양반이라는 놈들은 곧 죽어도 명분을 찾는다"는 말을 하던데, 참 뼈있는 말같더군요. 양반으로 살아 왔던 대길도 양반이라는 명분때문에 언년이를 잃고, 대길의 집도 몰락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요. 어찌보면 대길에게 양반의 명분이라는 게 가장 혐오스런 것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양반이라는 신분적 명분이 대길과 언년이의 비극의 시작이었으니까요. 
봉변당할 뻔한 언년이를 구하고 쓰러져 버린 송태하는 어찌되었을까요? 송태하는 산속 암자의 동굴에서 언년이의 치료를 받고 있어요. 가녀린 여인네 몸으로 어떻게 그곳까지 장정을 데리고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 눈을 피해 그곳까지 올라 갔다네요. 언년이는 천하장사인가 봐요. 드마마니 그냥 넘어가주기는 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일 것 같아서 말이지요.
동굴에서 의식을 잃은 송태하의 꿈은 병자호란으로 거슬러갑니다. 집에 온 송태하는 능욕을 당하고 죽은 아내와 아들을 보게 됩니다. 아내의 드러난 속살을 덮어주는 송태하의 가슴은 비통함으로 찢어지지지요. 죽은 아내 옆에 있던 아들이 살아있음을 보게 된 송태하는 아들을 들쳐업고 오랑캐와 일당백으로 싸웠지요. 하나 둘 오랑캐의 목을 치고, 송태하는 아들이 살아있음에, 아들을 지켰음에 웃으며 강보를 열어 봅니다. 그러나 아들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어요. 송태하의 악몽 속에 나타나는 아들에 대한 기억은 후회였나 봅니다. 한번도 안아주지 못했던, 그래서 늘 꿈 속에서라도 잡아보고자 손을 내밀어 보는 송태하지요. 언년이 송태하의 손을 잡아주고 송태하는 꿈에서 깨어 났지요. 
기운을 차린 송태하는 길을 떠나려고 하지요. 스승 임영호를 만나고,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러 가기 위해서지요. 법당에서 불공을 드리는 언년을 보는 송태하의 눈빛을 보니 사랑이 시작된 듯 예사롭지 않아 보였어요. 명안스님과 언년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나려는데 송태하의 눈에 자꾸 언년이가 들어옵니다. 송태하는 우회적으로 돌려 언년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요.
남녀가 유별하니 직접 이름자를 물어볼 수도 없고, 가려는 마당에 이제와서 '나 아무개라고 하오' 라고 일러줄 수도 없었겠지요. 동굴에서 스님의 법명을 들었음에도 송태하는 다시 법명을 묻습니다. 자신은 한양에서 살던 송태하라고 한다면서요. 이는 자신의 이름자를 언년이에게 알려주고 싶어 우회적으로 돌려서 말한 것이라 생각해요. 송태하의 이런 모습은 전형적인 양반냄새가 납니다. 상것들이야 '나는 아무개요. 댁은 뉘시오?' 라고 직접적으로 통성명을 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암자를 나선 송태하는 길에서 언년의 몽타쥬를 들고 본 적이 있느냐는 낯선 사내들을 만납니다. 언년임을 한눈에 알아보지만 모른다며 지나치려는데 낯선사내들이 암자로 가자는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되지요. 물론 심성도 예절도 양반인 조선 최고의 무사 송태하가 그냥 갈리 없지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데 마음 속에 살짝 들어온 언년이을 무슨 곡절로 낯선 사내들이 찾아 다니는지 알아야 겠지요.
언년이는 스님앞에서 머리카락를 싹둑 잘라 주고 길을 떠나려고 해요. "어제가 그분 기일입니다. 매년 잊지말고 제를 올려달라며 과일이랑 떡이랑 제사상 소홀하지 않게 해달라"면서요. 그분은 지금 산다람쥐처럼 암자를 향해 달려 오고 있는데 말이에요. 에고 가슴 아파요.
암자를 떠나려는 혜원을 호위무사(데니안)이 가로 막고 강제로 데리고 가려는데, 이쯤에서 송태하 다시 등장했지요. 사내들을 단순에 제압해 버렸어요. 송태하는 언년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의를 주지만, 영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물론 연정도 있을 테고요. 송태하는 언년에게 함께 가가고 하고, 언년은 송태하를 따라 산을 내려 가버리네요. 저기 헐레벌떡 대길이가 달려 오고 있는데 말이에요.
한발 늦은 대길은 송태하를 놓쳐버리지요. 물론 대길이 찾는 언년이 까지도요. 그런데 명안스님때문에 아주 박장대소를 했네요.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묵언수행 중이던 스님이 3,6,9게임에서 말문이 트여버렸던 장면과 오버랩되면서 웃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근엄하게 염주 돌리시던 명안스님은 대길과는 알고보니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나 봐요. 숭례문 개백정 출신이라는데 무슨 사유로 스님 노릇을 하고 있는지, 암튼 이분도 앞으로 다시 등장하실 것 같은 예감이 팍 옵니다. "니미럴, 그래서 뭘 어쩌라고, 시방 나랑 한 번 해 보자는 것이여? 성질 돋구면 부처고 뭐고 파계해 불랑게" 라며 걸걸한 육두문자 쓰시는 명안스님 암튼 빵빵 터졌어요. 
암자를 나와 말을 달려 송태하와 언년을 추격한 대길은 두 사람이 탄 배를 발견하고 화살을 장전합니다. 화을 겨냥하고 있는 대길은 본 송태하는 언년을 보호하기 위해 언년이 앞을 가로막았지요. 그런데 활시위를 당기려던 대길이 뭔가에 홀린 듯,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활시위를 당기지 못하고 먼 곳을 응시했는데요, 대길의 눈에 언년이 보였던 걸까요? 대길은 왜 활을 쏘지 못했던 것일까요? 궁금궁금 다음주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회를 보면서 저는 특히 오지호가 송태하의 부성애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동굴에서 의식을 잃은 송태하가 병자호란으로 거슬러 가서 악몽 꾸는 장면이었는데요, 살아있는 줄 알고 웃으며 아들을 보던 송태하의 얼굴이 굳어가고, 이어 마치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바뀌어 갔지요. 그리고 얼굴에 있는 모든 근육은 다 우는 듯 오열하는데, 오지호의 오열하는 표정을 보고 얼마나 울컥해지던지요. 오지호는 아들을 잃은 부성애를 시청자들도 울릴만큼 절절하게 보여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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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6 Comment 22
  1. 유쾌한 인문학 2010.01.15 07: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흑 또다시 시작된... 낯선 드라마의 향연..

    전 파스타를 본다구요..ㅠㅠ 초록님도 같이봐요..ㅠㅠ

  2. ♡ 아로마 ♡ 2010.01.15 07: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스님의 급~ 변화에 배꼽잡고 웃었답니다. ㅋㅋㅋ
    완전 재밌어~풉~ㅎㅎ
    글구 오지호~
    저는 그분 연기 잘한다고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그런데...어제...오~~~음...연기 잘한다는 생각을 첨으로 ^^
    연기자들~ 훌러덩~ 드러낸 근육에 띠웅~ 하고 집중해서 보니까
    울신랑 옆에서 침 닦으라꼬~ 하고 ㅋㅋㅋ;
    여튼 넘넘 재밌어용 ㅎㅎ

  3. killerich 2010.01.15 08:07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는..정말 몸짱들 소굴이예요^^;;
    오지호..분발하는모습도 보기좋네요^^

  4. 2010.01.15 08:5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너돌양 2010.01.15 08: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는 못보지만 누리님 글로 대신하고 갑니다.

    공부의 신은 어제 우연히 봤는데 정말 가슴이 확 트이더군요. 김수로의 카리스마와 좌승호 우현우의 매력에 풀풀~~~

  6. 둔필승총 2010.01.15 09:22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용짱님 잘 하면 갈아타실지 모르겠네요. 초록누리님의 추노로요. ㅎㅎ
    행복한 금요일되세요~~

  7. 여행사진가 김기환 2010.01.15 09: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암튼 극적긴장감이 짜릿하게 만듭니다.
    액션도 있고... 해학도 있고...사랑도 있는...
    암튼 기대됩니다.

  8. *저녁노을* 2010.01.15 09: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기님 덕분에 상세하게 감상한 듯 합니다.ㅎㅎ
    잘 보고 가요.

  9. 카타리나^^ 2010.01.15 09: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흑...
    전 오지호, 장혁 둘다 별로라서 안보는 드라마 ㅜㅡ

    그래서인지 수목드라마는 볼게 없다는 ㅋㅋ

    • wjeh 2010.01.15 18:54 address edit & del

      저도 둘다 별로여서 안봤는데
      하도 말이 많길래 어제봐보니까
      장혁도 많이 변했더이다
      물론 어제 처음으로 보긴 했지만
      장혁 그 특유의 어버버한 느낌은 사라지고
      완전 느낌있던데요?
      정말 놀랐습니다 많이 변했더라구요 ㅎㅎㅎ
      오지호는 잘하기는 하는데 아직 부분부분 어색한 면이 있긴 해요,
      그래도 드라마 개안하답니다
      배우들이 제타입이 아니라 막~~끌리지는 않지만
      한번 보면 흡입력이 대단해서
      시간이 훌쩍 가버리더라구요 ㅎㅎㅎ
      한번 봐보세요^^

  10. Phoebe Chung 2010.01.15 11: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오지호 연기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많이 좋아졌나 보네요. 궁금 궁금....
    내조의 여왕은 조금 봤었는데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에 빛이 안나는것 같더니만....^^

  11. 감자꿈 2010.01.15 11:36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의 연기가 많이 늘었어요.
    앞으로 더욱 기대하고 있습니다. ^^

  12. 체리블로거 2010.01.15 12: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들 추노 이야기 뿐이네요..
    한번 봐야겠어요.

  13. ㅎr늘빛 2010.01.15 12:42 address edit & del reply

    그저께 소현세자 무덤에서의 눈물은 영 맹숭맹숭해서 사실 좀.....실망이였는데
    어제 아기를 보면서 우는 모습은 가슴에 살짜쿵 와닿더군요...
    추노에서는 참.....장혁이 의외로 연기가 된다는게 놀랍구요
    (장혁씨 미안,,,,그냥 그동안엔 눈과 입에 힘만 팍! 준다라는 느낌의 연기자였었어요....ㅠ,.ㅜ)
    오지호의 연기가 좀 딸린다......생각했는데
    더 두고봐야겠지만, 암튼 어제의 연기는 좋았어요~

  14. 달려라꼴찌 2010.01.15 12: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리 열심히 휙휙 싸우니 당연히 엎힌 아이가 죽죠 ㅠㅜ
    오지호가 이 드라마의 제일 중요한 핵심인물인 것 같은데...
    다음주가 기대됩니다. ^^

  15. 朱雀 2010.01.15 12: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의 눈물연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새삼 그의 연기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준 대목이라 여겨집니다. ^^

  16. kiumi 2010.01.15 13: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가 애비인 게 아니고, 소현세자의 아들 아닌가요?

    • 쓰읍 2010.01.15 16:09 address edit & del

      첫회부터 안보셨는지?
      죽은 아기는 송태하 자식 맞구요
      소현세자 아들인 원손 이석규는 제주에 귀양 가 있습니다.
      소현세자의 부인과 두 아들은 사약&병으로 이미 죽었고 3남 석규만 제주에 혼자 살아남아 있어요.
      송태하가 탈출한 것도 살해 위협에 처한 이석규를 구하기 위함이죠.
      그게 추노의 주요 줄거리에요.

  17. 오지호의 눈물 2010.01.15 16:04 address edit & del reply

    강보 들추면서 자식의 죽음 확인하고 눈물 흘리는 장면까지 롱테이크로 한 방에 가는 걸 보고

    '오지호 진짜 연기 많이 늘었구나'생각이 들더만요.

    눈물 연기 롱테이크로 가는 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닌데...

  18. 다주거쏘호 2010.01.15 16:58 address edit & del reply

    스님하고 대길이하고 아는 사이는 아닌듯하네요,,,,,저도 보면서 둘이 아는 사이인데 왜 언년이와 대길이를 만나게안해줬나 의아심을가졌거든요,,,다시생각해보니 스님이 사투리쓰면서 자기는 어느 지역의 개백정이였다라고하고,,,,,,,대길이 가면서 누구한테 안부전하라고하죠,,,,,아마 제3의 인물을 사이에두고 스님과 대길이 아는 사이일겁니다 ㅎㅎ

  19. 오지호 연기가 이 정도일줄.... 2010.01.15 21:0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는 정녕 송태하가 되어 절규하는듯 하더군요.
    아기를 보고 살짝 미소를 머금다가..
    갑자기 울컥해지는 연기..

    저절로 빠져들었습니다.
    울뻔 했네요..맘속으론 울었나봅니다..

    암튼 어제 연기 최고!!

  20. 루비™ 2010.01.15 21: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 연기 물올랐던데요?
    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본방사수~!

2010.01.08 07:59




추노 2회는 대길과 언년이 둘만의 사랑이야기와 송태하의 과거, 그리고 정치적 음모를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게 그렸습니다. 이번 회를 보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언년이와 대길의 키스장면과 좌의정 대감의 대사였는데요, 이 두 장면이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년이가 감히 오르지 못할 도련님께 달려가 키스를 하는 장면과 송태하(오지호)가 마방에서 도망갔다는 보고를 들으면서 했던 좌의정의 대사가 의미있게 다가 오더라고요.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한다" 이 대사였는데요, 추노 2회 줄거리 정리하고 의미를 풀어가도록 할게요.
언년이를 찾기 위해서라면 개차반 추노꾼이 되길 마다않았던 대길이가 말을 달려 가는 것으로 지난 1회 끝이 났는데요, 어이없게도 천지호(성동일)의 유인책이었군요. 10년을 하루같이 언년이를 가슴에 품고 왔던 대길은 힘이 풀려 버립니다. 그 시각 언년이는 연지 곤지 찍고 초례청에서 혼례를 올리고 있고요.
언년이를 이용해 대길을 유인했던 천지호는 대길의 출중한 실력앞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다른 것은 다 참아도 언년이를 두고 거짓말을 한 것만은 용서할 수 없는 대길이에요. 천지호를 향해 칼을 내리치는 순간, 낌새가 이상해서 뒤따라온 장군이와 왕손이에게 저지를 당하지요. 대길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막고자 했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가로막은 최장군에게 대길은 그토록 찾았던 언년이 아니었던 허망함을 풉니다. 대길이 장군에게 칼을 겨눈 것은 장군이 미워서도, 거짓말을 했던 천지호 때문도 아니었어요. 그리움과 허탈함 때문이었지요. 10년을 하루같이 가슴에 품고 있는 언년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대길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장군은 대길의 속이 가라앉을 때까지 화풀이를 받아줍니다. 개울을 넘나드는 둘의 무예대결은 영화장면이 따로 없었어요. 음냐~너무 멋있었어요.
"이제 좀 속이 후련한가? 언년이 이제 그만 놓아 주게. 만나도 만난게 아니고 헤어져도 헤어진게 아닌데 그런 걸 인연이라고 하지.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냐" 장군의 말에 대길은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장군의 말대로 두 사람은 사랑과 원한이라는 굴레를 벗어버릴 수는 없는 관계니까요. 저자거리를 지나가다 보이는 꽃신만 봐도 언년이가 생각나는 대길이에요.
밤늦게 술에 취한 대길이 장군에게 묻습니다. 자신보다 예닐곱살 많은 장군에게 "그만큼 오래 살아보니 세상이 재미있더냐?" 고요. "누가 재미있어서 사냐, 내일이면 재미있을 줄 알고 사는거지..."라는 장군이의 말처럼 인생살이가 다 그런 것 같아요. 현실이 팍팍해도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는 것,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인생같지만 '언제가는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겠지' 하는 마음, 조선의 바닥인생들이나 21세기의 평범한 소시민들에게나 다 마찬가지지요. 
그렇게 대길이 언년에 대한 그리움을 삭여가는 시각에 언년이는 혼례를 치르고, 신방에 족두리를 쓰고 앉아 도련님을 생각하고 있어요. 누이동생의 행복이라면 목숨이라도 바칠 정도로 애정이 극진한 오라비 큰놈이도 언년이의 마음을 알고 있어요. 바라보지 말아야 될 사람이었다며 잊으라 합니다. 자기때문에 도련님이 죽었다며 힐책하는 언년에게 큰놈이는 가슴팍을 열며 말하지요. "노비 낙인을 인두로 지지던 날 나는 아파서 운게 아니라 기뻐서 울었다.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서..."  노비라는 숙명은 불덩이 인두지짐 보다 가혹했던 세상이었던 거죠.
언년이는 한시도 대길을 잊은 적이 없어요. 자기때문에 대길이 죽었다는 죄책감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합니다. 도련님은 추운 겨울이면 얼어터진 자신의 손을 호호 불어주고, 화로에 조약돌을 데워서 마루에 놓아주었던 분이었어요. 집안에서 혼례를 치루라는 말에 마음에 둔 처자가 없다고 말하는 도련님이 야속해서 부엌에 주저 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뿐이었어요.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면서요. 그런 연년에게 다가와, 때꼬장 물로 시커먼 발을 손수 잡아 짚신을 벗기고, 꽃신을 신겨주었던 언년이만의 낭군님이었지요. 노비라는 낙인보다 강한 사랑의 낙인이 언년이의 가슴에 찍혀 있었던 거지요. 
"난 말이다. 평생 살거다. 너랑 같이..." 그렇게 언년에게 너에게 지아비가 되겠다고 사랑을 고백했던 도련님이었어요. 청혼의 의미를 담은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을 뒤쫓아가 언년은 키스를 하고, 대길도 언년에게 키스를 해주었지요. 눈물을 흘리는 언년과 대길의 키스에는 신분도 없었어요. 눈처럼 하얀 순수한 사랑만이 흐르고 있었지요.
그런데 자기때문에 죽은 도련님을 배신하고 언년이는 다른 남자 품에 절대로 안길 수가 없습니다. 언년은 동정심이 아니라 사랑의 징표였던 조약돌을 꺼내 가슴에 안고 결심하지요.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듯이 조약돌, 도련님을 평생 안고 살아 가겠다고요. 원앙금침, 비단 누비옷이 아닌 가시밭길이 되더라도 그것이 속죄하는 길이고, 도련님을 평생 사랑하는 길이라면 가겠다고요. 언년이는 그런 마음으로 변장을 하고 집을 나온 거지요. 자신이 도망친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그때까지는 언년이도 몰랐겠지요. 집을 나온 언년이를 이제부터는 혜원으로 불러야 겠네요.
그런데 혜원은 대길이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네요. 예고편에 혜원과 송태와가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될 것 같은데, 세 사람의 사랑이 어째 가슴을 절절하게 아프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이번 회에서 송태하에 대한 배경이 나왔지요. 소현세자를 모셨던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죽음과 함께 관노로 떨어진 조선 최고의 무사입니다, 지난 1회 저잣거리에서 누군가 전해 준 그림을 펼쳐 본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기 위해 제주도로 떠나려고 하지요.
당연히 송태하에 대한 추노령이 내려지고, 오포교는 대길이에게 송태하를 잡으라는 일거리를 주었어요. 추노꾼 대길이와 쫓기는 자 송태하의 쫓고 쫓기는 인연이 시작된 것이지요. 마치 영화 한 장면처럼 격돌한 엔딩장면에서 장혁과 오지호의 포스넘치는 모습, 와~정말 멋지더군요.
서두에 언년와 대길의 키스와 좌의정 대감의 대사를 언급하면서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는 핵심을 떠올렸다고 했는데요, 제게는 언년이의 키스와 좌상대감의 대사가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꽃신을 신겨주며 "너랑 평생 살거다"라고 말하고 나가는 도련님을 쫓아 나간 혜원은 파격적인 행동을 합니다. 감히 오늘 수 없는 나무, 신분이 하늘과 땅인 도련님을 안고 혜원이 먼저 키스를 한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신분이라는 벽을 혜원이 입술(에고 쓰고 보니 이상하네요;;)로 넘어선 것이지요. 금침에 수를 놓고 내훈을 읖조리는 규방아씨라면 생각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의 마음에 여종이라는 신분도 잊고 달려가 키스를 했던 언년이의 키스는 그래서 의미가 커보였어요. 혜원이 재취 자리이기는 하나 호의호식을 버리고 나오는 용기와도 일맥상통하는 적극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반면 송태하의 도주를 보고 받은 좌의정 대감의 말은 정치적이지만, 다분히 계산적인 지배계층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하다"  이를 정치적인 상황과 연관지어 보면 몸을 사리라는 말과 같지요. 상대방에게 들키는 거니까요. 말 뜻자체는 아주 좋은데 드라마 속 상황에서 보면 기회주의적인 속성과 맞닿아 있기도 하고, 음흉해 보이기도 해요. 이것이 양반 사대부에게 흐르는 보편적인 정서예요. 그들은 계산을 하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언년과 업복이로 대변되는 하층민중은 가슴에 불이 일어나면 그 불씨를 횃불처럼 일으키는 사람들이예요. 우리 역사가 증명하듯이요.
추노는 바로 이러한 지배계층의 기회주의적이고 계산적인 정치논리에 맞서 싸워가는 역동적인 민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슴 속 분노를 횃불로 밝히고자 했던 정치적 피해자들, 핍박과 신분에 저항해 온 낮은 자들의 이야기, 신분의 벽을 허물고 사랑을 택했던 또 다른 많은 대길이와 언년이들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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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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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카타리나 2010.01.08 10: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래도 이걸 꼭 봐야겠다는....ㅎㅎㅎ

  3. 털보아찌 2010.01.08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은 뽀뽀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군요.
    아~ 부끄^^

  4. 티런 2010.01.08 11: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의 열풍이 거세지네요.
    인물들의 연기가 너무 멋지더군요^^

  5. pennpenn 2010.01.08 11: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늘 감탄하면서 님의 리뷰를 정독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6. 표고아빠 2010.01.08 11:13 address edit & del reply

    와우 장혁씨 빨래판 복근이 넘 간지스러운데요.
    저희 애엄마 저모습 꼭 봐야한다고 했었는데
    어제는 아이들 침대를 하나들이면서 조립한다고 우왕좌왕!
    애들이 넘 좋아하네요 즈이들 침대 생겼다구 ㅎㅎ

  7. 샤방한MJ♥ 2010.01.08 11:41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전혀 기대안했는데..
    재미있는거같더라구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드라마보고 다음날 뷰에서 리뷰보는것도 쏠쏠히
    재미있어요~^^ ㅋㅋ

    좋은하루되세요^0^

  8. dfgs 2010.01.08 11:46 address edit & del reply

    [반 드 시] [알 아 야 하는] [새 로 운] [영 어][이 론]
    우리나라 영어가 이렇게 비효율적인 것은 우리가 배우는 문법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ㄷ ㅏ][음][ㅋ ㅏ][페]
    [이 제 영 어 의 의 문 이 풀 렸 다]로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9. 베짱이세실 2010.01.08 11: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어요. 누리님.
    추노, 영상도 화려하고
    글 읽어보니
    주제나 스토리도 기대가 되네요.

  10. Reignman 2010.01.08 11: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는 안봤지만 OST는 지금 계속 듣고 있습니다.
    임재범의 낙인 정말 좋네요. ㅜㅜ
    역시 임재범의 목소리엔 깊이가 있어요. ㅎㅎ

    • 초록누리 2010.01.08 13:09 신고 address edit & del

      임재범 낙인 너무 좋지요?
      저도 노래 듣고 좋아서 바로 찾아봤답니다.
      그래서 검색어에도 썼는데.ㅎㅎㅎ
      저랑 드라마 보면서 음악 듣는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임재범 음색을 제가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노래 나오는바로 알겠더라고요.ㅎ

  11. 뽀글 2010.01.08 11:55 address edit & del reply

    아놔~ 너무 속상해요.. 어제 못봤거든요.. 이따 몰래 봐야겠어요~ 이거보니
    완전 봐야겠다는생각이~^^

  12. 2010.01.08 12:0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3. 뾰족한가시 2010.01.08 12:32 address edit & del reply

    키스씬 보니까 왠지 설렌다. ^^

  14. 달려라꼴찌 2010.01.08 13:45 address edit & del reply

    아...어제 못봤네요...ㅠㅜ
    주말에 꼭 다운 받아서 볼테야요 ^^;;;
    초록누리님의 자세한 해설을 보니 이해하기 편합니다. ^^

  15. 감독이 2010.01.08 15:43 address edit & del reply

    '한성별곡-정'을 찍었다고 하더니 그 때 못 푼 한을 추노에서 다 풀어 놓더군요.

    한성별곡의 유일한 약점은 주인공의 인지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추노는 조연급들도 대박.

    무엇보다 그 유려한 영상미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16. 카라의 꽃말 2010.01.08 16: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혁과 이다혜는 같은 드라마 많이 나오네요~
    전에 두분이 드라마 찍을때 실제로 본적이 있는데...^^
    이다혜 님 얼굴에 빛이 나던데요^^ ㅋㅋ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파이팅!

  17. 빨간來福 2010.01.08 16: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퓨전사극의 모든것이 들어있다고 극찬이 되고있던데.... 소재가 참 참신하네요. 이것도 끝나야 볼텐데....

  18. Uplus 공식 블로그 2010.01.08 16: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초록누리님의 리뷰는 감칠맛이 넘칩니다~
    시청하지 못했는데도 마치 본 것 같아요 'ㅁ')/

  19. 윤서아빠세상보기 2010.01.08 18: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디서 부터 무엇을 쓸가 고민하다
    내용리뷰는 놓쳤네요. ㅎㅎㅎ
    다음주가 기다려져요.

  20. 탐진강 2010.01.08 21: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조금 봤는데 재미있는 드라마 같습니다.
    리뷰 잘 봤어요

  21. 오러 2010.01.08 23: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상세하게 적어주셨네요. 드라마를 다시보는 느낌입니다.^^
    추노 관련글을 적은게 있어서 엮인글로 보냈습니다..

2009.12.26 10:1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이래 저래 머리 아픈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과거의 못 이룬 지독한 사랑을 너덜더널한 수레에 끌고 와서 현재라는 시점에다 사각관계, 음모, 오해, 죽음 등의 코드를 적절히 섞어 놓은 작품이다. 제목과는 달리 무겁고 우울한 드라마이다. 이게 이경희 작가의 스타일이지만 전작들보다 훨씬 독해졌다. 드라마는 30년전의 한준수와 차춘희의 사랑, 8년전의 차강진과 한지완의 사랑을 미련과 집착의 코드를 이용해 어느 한 귀퉁에서 화해와 사랑으로 완성, 혹은 미완성을 시도하는 지독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매개체가 되는 극중 주요 아이템은 차강진의 펜던트가 의미하는 시계, 즉 멈춰버린 시간에 있다.
비극의 시작, 펜던트
한지완이 차강진과 산청을 떠나게 만든 것은 강진의 펜던트 때문이었다. 오빠 지용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산청을 떠나야 했던 지완은, 8년 만에 강진을 만나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 하지만, 죄책감과 사랑 사이에서 8년 동안 겪었던 죄책감보다 더 지독한 열병을 앓게 된다. 지완의 상처를 알게 된 강진은 지완을 보내는 방법으로 나쁜 남자가 되는 방법을 택했다. 지완이 보는 앞에서 이우정에게 키스를 하는 방법으로...
지완은 오빠 지용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용서를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혹사시키는 삶을 택했다. 그래서 지완이 지용의 사진을 보며 울며 용서를 구하는 장면은 가슴이 아프다. "8년간 미안해 했으면 됐잖아, 그만큼 미안해 했으면 됐잖아, 오빠, 이젠 그만 좀 봐줘"  지완도 스스로 용서를 받고 싶어한다. 펜던트의 멈춘 시계처럼 8년전에 멈춰 버린 그녀의 인생이 이제는 다시 움직여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지완과 강진의 시계는 엇갈리고 만다. 지완이 8년의 상처보다 더 아프고 힘겹게 움직이려 하지만, 이제는 강진이 과거의 한 지점에서 멈추고자 한다.  
지완이 아무말없이 떠나버린 이유가 자신의 펜던트를 찾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던 지용의 죽음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강진은 지완을 보내기로 한다. 자책감의 멍에를 함께 안고 가겠다는, 자신을 보며 지완이 느낄 죄책감과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뜻이리라. 작가는 여전히 지완이 용서받지 못하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강진에게는 자책감이라는 굴레를 씌운다. 왜? 그들의 사랑이 더 지독하게 가슴 아파야 하니까.  
강진, 지완의 엇갈린 시계바늘
한지완의 시계는 다시 움직이려 하는데 이제는 강진의 시계가 과거 지점으로 가서 멈춰 버렸다. 지완의 오빠를 만난 시점, "우리 지완이 매일매일 행복하게 해주고, 웃게 해줄 자신있어?" 라고 물었던 지점으로 거꾸로 돌아가 버리고 만 것이다. 자신을 볼 때마다 오빠 지용을 죽인 죄책감을 떠올려야 하는 지완을 강진은 웃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죄책감을 털어내지 못하고 꾸역꾸역 억지로 음식을 밀어 넣는 지완을 보기가 너무 아파서 차라리 강진 자신이 아프고 싶어한다. 지완을 밀어내는 것으로 말이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가 점점 더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렇듯 극단적으로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고야 마는 파괴력을 가진 설정들때문이다. 단순하게 머리를 비우면 가볍게 앓고 넘길 수도 있을 사춘기적인 감상코드들인데도, 감칠맛 나는 대사와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는 단순히 머리를 비울 수 없게 만든다. 마치 치명적으로 사랑에 중독된 사람처럼 한예슬과 고수에게 시선을 고정하게 만들어 버린다. 

춘희와 지완의 멈춰버린 시간
그런데 극중 한지완과 차강진 보다 더 치명적 파괴력으로 시선을 끄는 것이 차춘희와 한준수의 사랑이다. 차춘희는 사춘기적 감상주의에서 나오는 집착과 병적인 사랑의 극단적인 예로, 30년전 한준수와 산청을 떠나기로 약속했던 진주 기차역 그 시점에서 정신적 성장 역시 강진의 펜던트처럼 멈춰버린 인물이다. 차춘희는 30년전 당시 한준수에게 버림받고 마음 속에 부득부득 이를 갈며 결심했으리라. "철저히 망가져서 한준수 네가 고통받게 해주겠어" 그리고 그녀는 철저하게 망가졌고, 그런 모습으로 20년만에 산청에 산호다방 차마담으로 나타났다. 바닥까지 추락해 폐인이 되어 가는 자신을 첫사랑 한준수에게 보여주는 차춘희식 복수이자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지점에서 춘희의 시계도 멈춰있다.
차춘희의 인생은 그녀의 두 아들 이름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차강진. 차부산이라는 이름은 공교롭게도 둘 다 도시 지명의 이름이다. 차춘희가 아무렇게나 뒹굴며 살아왔다는 밑바닥 삶을 보여주듯이. 차강진은 강진이라는 곳에서 어느 한 남자랑 이러쿵 저러쿵해서 생긴 아이이고, 차부산은 아마 부산 어느 곳에서 생긴 아들이리라. 혹은 강진 출신의 남자, 부산 출신의 남자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녀가 부여잡고 살고 있는 한준수(천호진)이라는 이름은 순수한 사랑을 대변하듯 고고하기까지 하다. 한준수와 대조적으로 차춘희의 사랑은 그녀의 촌스러운 화장과 옷차림만큼 싸보인다. 차춘희식 복수는 그녀가 팔았던 웃음과 몸만큼이나 싸보이고, 성장통을 앓는 소녀적 감상처럼 미성숙한 사랑이다. 이는 30년전에 차춘희의 시계가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남자를 빼앗기고, 그 남자에게서 마저 버림 받았다는 상처의 시간에서 일보전진 일보후퇴도 하지 않은 소아기적 굴절된 자아가 차춘희에게 흐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녀같은 아니 어린아이 같은 투정과 두 아들에게 보여준 모성은 심히 과장되고 비현실적이다.

뻔한 스토리에도 빛나는 배우들
그럼에도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차춘희라는 싸구려 인생은 여배우 조민수에게서 새롭게 태어난다. 조민수는 춘희를 통해 그녀의 아들 차강진처럼 그녀를 보듬어 주고 싶고,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성장하지 못한 미성숙한 소녀의 소아병적 집착증이 공감을 얻는 것은 빨주노초파남보의 화려한 스타킹색깔 만큼이나 차춘희의 감정이 색색깔로 드러나 이해와 동정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솔직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전혀 새롭지 못한 소재들을 감성코드들로 적당히 버무려 놓은 뻔한 구도에 뻔한 결말이 보이는 드라마다. 박태준과 이우정의 모호한 사랑은 이우정이 손목을 그을만큼 공감받을 만한 것도 아니고, 더구나 박태준이 차강진을 이기고자 벌이는 술수들은 치졸하고 유치하기까지 하다. 한마디로 전혀 신선하지 않은 여느 드라마에서 봐왔던 그렇고 그런 모함과 질투코드를 이곳저곳에 뿌려놓고 있다. 이경희 작가의 전작들에서 만났던 자극적이고 암울했던 감정이 크리스마스에서 구태의연하게 재탕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시청자들을 끄는 힘은 드라마 소재보다는 열연하는 배우들의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연기력때문이라는 게 1회부터 8회까지 시청하면서 느낀 것이다. 특히 무게감 있는 한준수 역 천호진의 절제된 연기와 속곳까지 드러내는 듯한 바닥인생을 보여주는 조민수의 연기는 극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거기에 설레임과 연민의 두가지 색깔을 가진 고수의 투명한 눈빛은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한준수의 뇌종양으로 죽음을 암시하면서 한준수와 차춘희의 과거에 붙들린 사랑이 어떤 식으로 결말을 이끌어낼 지는 모르겠지만, 차강진이 한준수의 아들이 아닐까 하는 의문들이 제기되면서 시청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그리고 불안감이 더 커지려고 한다. 강진의 생부에 대해 춘희가 함구하고 있지만, 한준수의 죽음과 관련해서 충격적인 반전이 나올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비극적 결말과 암울함을 즐기는 작가의 성격상 펜던트의 주인이 한준수였다라는 식으로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강진이 한준수와 차춘희 사이의 아들이라면 그야말로 고리타분한 이복남매의 사랑이라는 막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작가가 또 다시 이복남매의 막장코드를 선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제발 그런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소재로 시청자들 가슴에 못을 박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야말로 머리에 총 맞는 기분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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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너돌양 2009.12.26 11: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하하하하 오늘은 2등입니다.

    이제 누리님이 크눈올에 푹 빠지셨군요. 앞으로 명품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진짜 강진이와 지완이가 이복남매라면 정말 슬플것 같아요 아 역시 울나라 드라마는 막장이여야 하는구나ㅠㅠ

    • 초록누리 2009.12.26 15:22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직 푹 빠지지는 않았어요.ㅎㅎ
      그저 우울한 결말이 될까 걱정걱정...

  3. 2009.12.26 12:1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09.12.26 12:37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무 재미있어요...대박.ㅋ
      감사....

  4. 크올 2009.12.26 12:55 address edit & del reply

    제생각엔 차강진은 한준수 아들.. 한지완은 한준수 친딸아님.. 뭐 그런식이 되지 않을까요?

    • 초록누리 2009.12.26 15:24 신고 address edit & del

      한지완도 분명 지완 엄마 배로 낳은 자식이라는 대사가 나왔었어요.
      지완은 천호진의 딸이 맞는 것 같아요.
      한준수가 누구 아들이냐가 궁금한데 아직은 안 밝힐 것 같네요.

  5. jeong 2009.12.26 13:00 address edit & del reply

    고수가 나와서 너무 좋은..ㅎㅎ
    배우들 연기도 너무 좋구요. 앞으로도 계속 기대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언급하셨듯이 이복남매 어쩌구 할까봐.. 심하게 감정이입했다간 제대로 뒤통수 맞을 것 같아서. 설마 그렇게까진 아니겠지 하면서도 '여기까지. 더이상은 안돼' 하면서 보게 되네요. ^^;;

    • 초록누리 2009.12.26 15:24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고수 너무 좋답니다.
      이복남매라는 설정을 하면 전 정말 슬플 것 같아요.ㅠㅠ

  6. sonjaejoo 2009.12.26 13:24 address edit & del reply

    지용이보다 강진이가 한살 적게 나오던데 그럼 한준수 아들일수가 없죠. 너무 무리한 전개는 않았으면 하네요.

    • 초록누리 2009.12.26 15:2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무리한 전개는 없었으면 싶은데 문제는 춘희가 떠나기 전에 혹시 한준수와 썸싱이 있었는지 그게 의심가는 대목이랍니다.

  7. Zorro 2009.12.26 13: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이드라마가 재미있나봐요.. 아직까지 저는 접하지를 못해서;; 고수의 눈빛 정말 강렬하군요...

    • 초록누리 2009.12.26 15:26 신고 address edit & del

      고수 눈빛 강렬하지요.
      게다가 착하게도 생겼어요.
      한 번 봐 보세요^^*

  8. 루비™ 2009.12.26 13: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남지현이 나오던 1회를 미용실에서 잠시 살짝 보고서는
    아직도 제대로 본적이 없었네요.
    초록누리님이 쓰신 글로써 줄거리를 대충 짐작합니다.
    요즘 재미있는 드라마가 너무 많네요...^^

    • 초록누리 2009.12.26 15:27 신고 address edit & del

      네..남지현 양 연기도 좋았고 지금은 한예슬이 남지현양 역을 하고 있답니다.
      루비님, 크리스 마스 잘 보내셨지요?

  9. ㅎㅎ 2009.12.26 13:55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보진 않지만 왠지 궁금해서 님 리뷰를 읽었는데 오랜만에 수준있는 리뷰를 읽은 것 같아요~ 짧지 않은 리뷰이고 드라마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읽었지만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쭉 읽어내려왔고 단박에 드라마 내용까지도 이해가 되네요 ㅎ 잘 읽었어요~

    • 초록누리 2009.12.26 15:31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어주시고 댓글도요.

  10. 핑구야 날자 2009.12.26 14:01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는 시청하고 있지는 않지만, 잘 보고 갑니다,. 즐거움을 주는 쪽으로 시청하다보니

    • 초록누리 2009.12.26 15:34 신고 address edit & del

      핑구님...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되세요^^*

  11. 둔필승총 2009.12.26 14:55 address edit & del reply

    크리스마스 이벤트 나들이 잘 하고 오셨나요?
    남은 휴일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 초록누리 2009.12.26 15:3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덕분에요.
      다행히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펑펑와서 아주 멋있었답니다.
      오늘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답니다.
      둔필님도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지요?

  12. Reignman 2009.12.26 15: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 드라마에 조민수씨가 나오나봐요.
    참 오랫만에 얼굴 보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제가 본 건 모래시계가 거의 마지막인듯..;;

    • 초록누리 2009.12.26 15:36 신고 address edit & del

      조민수씨 연기 아주 좋아요...
      레인맨님 덕분에 요즘 제가 영화 리뷰재미에 푹 빠졌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13. Phoebe Chung 2009.12.26 15: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드라마 리뷰로 재밌게 보고있는데
    이복 남매가 된다면 정말 실망스러울것 같네요.^^
    연휴 재미나게 보내세요.^^

    • 초록누리 2009.12.26 15:37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에요.
      이복남매 설정하면 전 이 드라마 미워할 거에요.ㅜ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되세요^^*

  14.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2.26 16: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한두번 봤는데 아내가 이경희 작가 드라마를 좋아해서
    다음주 부터 봐야할 듯 해요
    말씀대로 이복남매로만 안되면 좋겠네요
    해피 주말이에요

    • 초록누리 2009.12.26 17:30 신고 address edit & del

      다음주부터 윤서아빠의 크리스마스에 글도 보겠네요..기대만빵^^*

  15. pennpenn 2009.12.26 17: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고~
    정말 님의 예측처럼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멈처버린 시계라는 표현이 가슴에 와 닿네요~

  16. 크눈올 오~ 2009.12.26 18:07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봤는데 한지용은 76년생 , 차강진은 79년생이라고 나와있더라구요 ㅎ
    지용이는 차춘희랑 한준수 떠나는 날에 생긴 아기니깐 차강진이랑 한지완은 이복 남매 아니라고 확정지을 수 있어요^^

  17. 다지 2009.12.26 20: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의 생각을 정말 잘 표현해주셨어요
    정리도 깔끔하게~
    팬던트가 왜 자꾸 나오나 저 시계는 구지 왜 깨져 있을까 했는데
    차춘희에게서 느끼는 이중적인 생각도
    남여4명의 구도에서 하게되는 생각들도
    정말 너무 잘 설명하셔서 읽으면서
    너무 공감되었어요.

  18. 올리비아 2009.12.26 21:12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대사 본다면 이복남매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7회에서 분명 30년전 산청을 떠날때..라는 대사가 나왔었죠. 근데 강진이는 아직 30살이 안되었어요. 등장인물 소개에 79년생이라고 잠시 나왔던 적이 있는데 8년후 지완과 만나는 시간과 나이가 맞지 않다면서 삭제되었고, 준수의 아들 지용이 강진보다 형입니다. 만약 이복남매가 되어야 한다면 적어도 지용보다 강진이 나이가 많아야 하거든요.

  19. 흠.. 2009.12.26 23:08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작가가 이복남매로 간다면 그담부턴 안볼랍니다!!~ 한두번도 아니고...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지금까지는 재밌게 보고 있는데...앞으로가 걱정되네요!~

  20. 초록누리님은 드라마를 2009.12.26 23:09 address edit & del reply

    띄엄띄엄 보시나 봐요. 강진이랑 지완이가 이복남매일 가능성은 0% 지요. 차춘희는 산천을 떠난후 20년 만에 다시 산천을 찾았고 한준수와 다시 만난건 20년 만인데 강진이는 그때 열아홉이거든요. 그리고 한준수와 그 아내 사이의 첫아들 한지용은 대학생이구요. 드라마 좀 띄엄띄엄 보지 마시고 제대로 보시고 제대로 비판하시길 바랍니다. 이복남매의 가능성이라면 당연히 우정이과 강진이 아닐까 싶네요. 꼭지, 미사, 고맙습니다의 작가인 이경희님 시나리오에 뻔하고 고리타분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다니... 차춘희가 용다방 봉고 아래서 건달에게 맞을때 한준수와 서로 바라본다는 설정같은 게 고리타분하고 뻔할 수가 있나요? 지완이 강진을 만나고 무조건 밀어내야만 뻔한거죠. 지완은 8년이나 미안했으면 됐다면서 삼킬 수 없어하면서도 강진을 만나려 하잖아요. 이런 설정이 뻔한 설정이라니. 뻔하고 고리타분하려면 지완은 어떻게 되었든 강진이를 밀어내야 했겠죠.

  21. nj9068 2009.12.28 20:22 address edit & del reply

    이경희 작가님의 드라마에 뻔하다는 설정을 이야기 할수가 있는 초록누리님이 대단하네요
    난 이드라마를 보면서 다른 드라마 작가라면 당연히 저렇게 될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랍니다 요즘 드라마들은 오직 대한민국의 여자들은 재벌남과 사회의 앨리트 집단과 결혼을 하지 않으면 인생 종치는 결혼 생활로 그려져서 보기 싫은데..
    드라마 작가들이 결혼은 여자들의 신데렐라 환상을 자극하여 있는 자들의 결혼은 행복이고 일반 회사원들은 찌질이 인생으로 만들어놓은 한국의 대단한 작가들. 불륜과.온갖 막장을 동원하고 아름다운 결혼 생활의 의미를 없애주시는 작가들 이경희 작가님을 그런 작가와 비교하나요
    뻔한 설정= 삼각.조민수와 천호진의 관계 이런거.. 지금까지의 이경희 작가님은 뻔한 스토리로 드라마를 이끄는 막장 작가는 아닙니다 풀어가는 과정이 막장 작가들과는 다르다는것에 저는 이경희 작가님의 드라마는 챙겨봅니다 이경희 작가님의 마니아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뻔한 설정과 시청률만을 생각하는 작가는 아니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참고로 저는 마니아는 아닙니다
    이경희 .인정옥 이런분들의 드라마를 좋아할뿐

    • 느티 2009.12.28 22:11 address edit & del

      저도 이 분 말씀에 공감합니다. 작가의 역량은 설령 뻔해보인다 싶은 스토리라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도 달려있다고 보거든요. 그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경희, 노희경, 인정옥 같은 분들이지요. 그리고 이경희 작가가 복선을 많이 까는 작가이긴 하지만, 적어도 시청자들이 금방 엮어볼 수 있는 이복남매 코드로 그대로 가지는 않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너무나 쉽게 눈맞고(이건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쉽게 같이 자고 쉽게 헤어지는 드라마가 난무하는 가운데,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 아파서 마음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감싸안고 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