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0.01.23 '추노' 최고의 의상, 언년의 소복과 꽃그림의 의미 (85)
  2. 2010.01.14 '추노' 사람을 쫓는 자 vs 꿈을 쫓는 자, 갈대밭 명승부 (31)
  3. 2010.01.08 '추노' 신분을 넘어선 이다해의 눈물키스 (29)
  4. 2010.01.07 '추노' 장혁의 마초적인 매력 발산, 가슴이 뛰다 (28)
  5. 2009.12.26 '크리스마스에...' 엇갈린 사랑에 머리 아픈 드라마 (36)
2010.01.23 06:21




빼어난 영상미, 화려한 액션, 애절한 사랑이야기, 탄탄한 짜임새까지 드라마 추노를 보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매회 주인공들의 과거 회상신을 적절하게 삽입하면서 시대적 상황과 정치판, 그리고 주인공들의 얽히고 섥힌 관계를 적절히 풀어놓는 방법 또한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추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대길이와 언년의 해후겠지요. 간당간당 엇갈리는 대길과 언년이 때문에 속이 탑니다. 하지만 시청자의 바람대로 일찍 만나게 해줄 것 같지는 않네요. 대길이 언년을 찾는 과정을 더 애간장을 태우며 보게 할 것 같아요. 언년이와 태하의 감정이 끌리는 과정도 더 보여 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언년이와 송태하의 감정선은 솔직히 크게 와닿지는 않는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세 사람의 애정라인이 하나의 줄기라고 하니까, 그저 억지 춘향으로 꿰맞추면서 보려고 하는데도 감정몰입은 전혀 되고 있지 않습니다. 걸찍한 대길패의 대사와 저자거리 민초들의 구수한 만담같은 대사를 듣다가, 송태하와 언년이 두 사람으로 넘어 오면 이상하게도 집 나온 아씨와 머슴같은 느낌만 드니 말이에요. 송태하를 연기하는 오지호나 언년이 이다해의 긴 대사에서는 특히 심해지는데요, 마치 책을 읽는 듯 동문서답을 하고 있는 듯한 생각은 저만 그런가 싶네요.
특히 이다해의 경우는 대사톤이나 표정은 전혀 살아있지도 못하고 대사에 감정을 제대로 싣지 못하고 있으니 소복을 참 잘 입혀놓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소복을 보면 죽음이 연상되듯 연기나 대사, 그리고 표정이 살아있지 못한 이다해의 언년이라는 캐릭터가 죽어있는 것 같으니 말이에요. 물론 예쁘기는 하더이다만...
추노 6회에서 언년이(김혜원)의 소복에 송태하가 그림 한폭을 그려 주었는데요, 마치 눈 속에 매화꽃이 피어 있는 듯한 멋진 그림이었지요. 저는 송태하가 언년의 소복 위에 그려준 그림을 보며 소복과 그림에 언년의 캐릭터를 대변하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년의 인생 또한 달라짐을 의미하고요.  

언년이가 소복을 입은 이유
언년이가 소복을 입기 전에 입었던 옷은 혼례복이었어요. 혼례복을 벗고 남장을 하고 언년이가 찾아 간 곳은 대길이를 위해 불공을 드려 오던 절이었지요. 절까지 오는 동안 우여곡절 속에 송태하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지요. 언년을 만난 송태하의 인생 또한 마찬가지고요.
언년이 절을 찾아 온 이유는 대길의 기일 불공을 드리기 위함이었어요. 언년은 명안스님께 머리카락을 잘라 주면서 매년 그분 기일에 젯상과 불공을 드려줄 것을 부탁하고 길을 나서지요. 집을 나설 때와는 다른 소복을 입고요. 그런데 언년이는 왜 소복을 입었을까요?

대길이 10년간을 언년을 품고 살듯이 언년의 마음에도 지아비는 한 사람, 평생 함께 살겠다던 도련님 대길이에요. 언년이 혼례를 치루던 날, 언년이 합배주를 마시고 싶었던 사람은 대길이었겠지요.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화마가 삼켜 버린 도련님이지요.
언년은 혼례식날 최사과와 혼례를 올린 게 아니었어요. 대길이와 혼례를 올렸던 게지요. 마음으로나마 도련님과 그렇게 혼례를 올린 게지요. 대길이 준 조약돌을 품고서요. 그렇게 마음으로 혼례를 올린 지아비는 죽었고, 지아비 대길을 위해 언년은 소복을 입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소복을 입은 순간 언년이 자신도 함께 도련님을 따라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마 언년이는 3년상이 아니라 평생상을 치룰 생각이었을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죽을 곳을 찾으러 길을 나섰을 수도 있겠고요. 드라마에서는 언년이 어디를 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모르겠지만요. 이렇듯 언년의 소복은 평생 지아비상을 치루려는 대길에 대한 일편단심 사랑을 의미합니다. 물론 대길과 함께 언년이 자신도 죽었음을 의미하고요.  
그런데 언년이가 대길을 위해 입었던 소복에 꽃그림이 그려집니다. 언년을 쫓는 호위무사 백호와 최사과의 사람들이 언년을 쫓고, 저자에서 언년을 잡으려는 군졸들의 목을 따는 자객 윤지(윤지민)에 의해 새하얀 소복에 핏방울이 튀었지요. 핏방울을 감추기 위함이었지만, 언년의 소복에 그려진 꽃그림은 언년의 인생에 다른 것이 들어옴을 암시합니다.
대길을 상징하던 하얀 소복에 숯으로 그림을 그려준 송태하가 들어온다는 온다는 복선이 깔린 것이지요. 저는 그 그림을 보면서 정말 감탄 또 감탄 했어요. 송태하의 예인 기질도 놀라웠지만, 어떻게 이렇게 예술적으로 복선을 깔았는지 제작진과 작가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더군요.
송태하가 언년의 소복에 숯으로 매화나무를 그렸는데요, 소복에 튀었던 핏방울은 한떨기 붉은 매화꽃으로 피어났지요. 물론 실제 핏방울이라면 그렇게 선명한 붉은 빛을 띠지 않겠지만, 아름다운 의상을 위해 그런 것은 넘어가기로 하지요. 여하튼 매화꽃이 핀 송태하의 그림은 예술작품이었어요. 

소복 위의 꽃그림, 송태하가 들어오다
소복에 그려진 그림은 언년이라는 인물의 변화를 암시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숯은 죽음의 또 다른 상징이에요. 나무가 숯이 된 순간 숯에는 나무라는 어떤 과거사도 상실되고, 숯이라는 전혀 다른 물질이 되지요. 마찬가지로 언년의 소복은 더 이상 소복이 아닌 것이 돼버린 것이지요. 송태하의 그림 하나로 말이에요. 마치 죽은 고목나무에 꽃이 피듯 대길과 함께 죽어버린 언년이 혜원이라는 인물로 태어난 것이에요. 언년은 6회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김혜원이라고 밝혔지요. 죽음과 같은 인생을 살겠다며 소복을 입은 언년을 고목에서 피어 난 꽃송이처럼 살아있는 김혜원으로 탈바꿈시킨 훌륭한 복선이었어요. 
또한 송태하를 위한 복선 역시 숯처럼 진하게 깔아 주었어요. 소복을 입은 언년에게 송태하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지요. 그런데 언년의 소복에 그림을 그리게 함으로써 언년에게 송태하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어 준 것이지요. 대길과 언년 사이에 대길의 연적이 될 송태하라는 인물을 예술적으로 그린 최고의 그림이었어요. 또한 핏방울이 피어낸 꽃은 소복만큼이나 슬픈 언년의 운명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했고요.  
위기의 순간마다 언년을 구해 준 송태하가 언년의 마음에 조금씩 들어 오게 됩니다. 조약돌이 대길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송태하는 소복의 그림과 같아요. 대길을 향한 일편단심 소복에 송태하를 덧 입힌 꽃소복은, 언년의 대길에 대한 순정 속에 송태하에 대한 감정이 꽃처럼 피어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가장 멋진 의상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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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85
  1. 이전 댓글 더보기
  2. k 2010.01.23 15:43 address edit & del reply

    태하가 죽은 포졸에게 다가갈때 " 아, 옷 벗겨서 언년이게게 갈아 입히려나 보다"

    왠걸 주머니를 꺼내데요. "그럼 돈으로 다른 옷 사 입히려는 건가?" .........

    헉!!! 숯 꺼내서 그림 그릴줄이야 -.-'

    • 초록누리 2010.01.24 00:41 신고 address edit & del

      어쩜 저랑 같은 생각을...저도 그 대목에서 엇! 자기옷을 주려나? 했는데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특히 주머니를 쓰러진 군졸 품에서 뒤져왔을때 돈주머니인쭐 알았어요.
      그런데 숯이..게다가 그림까지..정말 놀랍더라고요.ㅎㅎㅎ

  3. 2010.01.23 17:1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대 웃어요는 저도 보고 있어요.
      아직 진도를 다 따라잡지 못했다는..;;

  4. 푸른별 2010.01.23 17:45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글을 읽으니까 그 설정이 이해가 되네요..
    한줄한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탐독해서 읽었습니다..
    저도 요즘 추노 때문에 수목만 기다리고 삽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7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을 자세히 읽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수목을 기다리게 되네요.
      푸른별님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댓글도 고맙습니다.

  5. 늦게피나 2010.01.23 18:02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재방송 봤는데. 완전 재밌네요.

    • 초록누리 2010.01.24 00:38 신고 address edit & del

      추노 재미있는 작품 같아요.
      저도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6. 쓰읍 2010.01.23 20:27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궁금한 건

    '언년이의 목적은 무엇일까?' 하는 것.

    기껏 도망쳐서 한다는 것이 대길이 명복 빌어주는 것이었는데

    그 다음부턴 아무런 목적의식도 없이 그저 송태하를 따라다니는 것 뿐이니...

    첨엔 대길이 명복 빌어주고 바로 자결할 듯 한 분위기던데 그것도 아니고...

    현재로선 언년이를 주체로 하는 사건도 없으니 참으로 심심한 캐릭텁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6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아직 언년이가 극에서 어디로 가는지 말해주지 않아서 저도 궁금하답니다...
      곧 밝혀주겠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7. 아하 2010.01.23 20:28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왜 멀쩡한데 소복입고 다니나 했었는데 이렇게 보니 또 이해가 되네요~
    글 잘 봤습니다 >///<

    • 초록누리 2010.01.24 00:35 신고 address edit & del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도요.
      좋은 꿈 꾸세요^^*

  8. 감탄 2010.01.23 20:52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는 정말 처음보는 재미있는 드라마 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깊은뜻이
    언녀이가 소복을 입은 의미가 있었군요. 지금은 죽어있는 언년이 캐릭터가 어서피어나
    이다해의 연기력이 폭발하기를 기대해봅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5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 언년이는 대길을 위해 위해 소복을 입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다해씨 연기도 점점 안정되리라 생각합니다^^*

  9. 2010.01.23 22:41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 걸 두고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는군요ㅎㅎ
    작가나 피디가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만
    맞는 해석인 것 같습니다~!
    제발 피디가 이 글을 봤으면 좋겠네요ㅎㅎ

    • 초록누리 2010.01.24 00:33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가끔 꿈보다 해몽이 재미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작가님도 무슨 생각이 있어서 저런 장면을 쓰셨을 것 같아요...

  10. 오지호안티 2010.01.23 22:56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 조낸싫타 지가먼데 왜 언년이한테 찝쩍거려 드라마상에서도
    구라만까고 죽일놈 ㅡㅜ

    • 심심풀이 태클 2010.01.23 23:56 address edit & del

      알면서.. 작업거는거잔요

  11. 심심풀이 태클 2010.01.23 23:55 address edit & del reply

    숯으로 그리면 금방 지워져요..; 정착액 뿌린것도 아니고;
    유심히 보니 숯이 아니라 먹으로 그렸드만... 리얼리티가 없어요 >.<

    • 초록누리 2010.01.24 00:32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니까 드라마겠죠?ㅎㅎ
      사실 숯으로는 저렇게 표현하기는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도 극에서 좋은 소재로 묘사한 것 같아요.
      그 경황에 먹을 구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요.ㅎ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12. tbdtbd2 2010.01.23 23:5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이장면 볼때 무슨 의미가 있겠지..하고 생각은 했지만 무슨 의민진 몰랐는데
    글을 글 읽고 의아해하던 김혜원이란 이름과 소복의 의미,
    그리고 꽃그림까지 전부 이해가 됬습니다. 어쩌면 님의 글이 작가님의 의도와 같을것 같습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0 신고 address edit & del

      작가님과 같은 생각을 했다면 저야 영광이지요.ㅎㅎ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댓글로 격려해 주셔서...
      좋은 꿈 꾸세요^^*

  13. 지나가다 한심해서 2010.01.24 00:42 address edit & del reply

    작가는 아무생각없이 만든 대본에 평론가들은 자기들이 작가 머리속에 있는것처럼 의미를 부여하지 ㅋㅋ 난 그것보다...칼부림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죽었는데..뒤에 사람들 그냥 지나치는게 더 웃겼음..그럼 과연 이 장면은 왜 그랬을까...의미좀 붙여보지여.

    • 초록누리 2010.01.24 00:48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쎄요..왜 지나갔을까요..
      답:1. 칼 맞기 싫어서
      2. 시력이 안좋아서
      3. 감독님이 못본척 하라고 시켜서.
      이중에 있지 않을까요?

  14. 아,수목 어떻게 기다리지 2010.01.24 01:0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런뜻이 있었군요!! 글쓴이님의 복선추론능력도 대단하십니다. 그나저나 담주 수,목은 또 어떻게 기다릴까요~~ 맨날 목요일 11시만 되면 발만 동동거린답니다

  15. 행인 2010.01.24 01:19 address edit & del reply

    언듯보니 매화같던데 언년이의 절개를 나타내는건 아닐까요??

  16. 라라윈 2010.01.24 02: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소복임에도 너무나 멋진 꽃그림으로 인해
    소복이 아닌 멋스러운 한복으로 보이네요...
    그 속에 담긴 이유를 들으니 더욱 특별해 보입니다.. ^^

  17. 생갈치 2010.01.24 03:00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초록누리님해석 참으로 멋드러지십니다.. ㅎㅎ 저도 공감해요..
    참고로 저도 언년이(김혜원이죠? ㅎㅎ)의 극중 역할의 의미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아직까지는 별 의미 없이 나오네요.. ㅎㅎ 제가 볼때에는 언년의 극중 역할은 3가지라고 생각되는데요. 첫번째는 당근 대길이와 태화와의 3각관계.. 머 이거는 따로 설명할게 엄꼬.. 그리고 두번째는 태하의 짐짝 역할이죠... ㅎㅎ 한마디로 태하 단신으로는 그 누구의 추격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왜냐.. 조선 제일의 검객이거덩요. ㅎㅎ 그래서 다소 긴장감이 떨어질수 있는 추격전을 언년의 투입으로 인해 손에 땀을 쥐게 만들려는 의도.. 허나 그 의도 또한 별 의미가 없네요.. 연출상 언년땜에 태하의 도망이 좀 꼬이긴 하는데. 그닥 긴장감 있는 추격전은 벌어지지가 않네요. 흠.. 정말이지 추격자와 추격당하는자가 맞부닥칠때 추격당하는사람의 목숨까지 왔다갔다할 정도는 돼야 손에 땀이 나지 않을까요?? 지금의 추격은 좀 약하네요.. 글고 마지막은 언년 자신의 존재 의미겠죠?? 조선시대 여자로 태어나서 그것도 노비로.. 제도와 굴레에 맞춰서만 살아야하는지... 머 이건 앞으로 전개 돼겠죠??? 이것마저 허술하면 저 추노 손 놓으렵니다. ㅎㅎ 암튼 감상잘하고 갑니다~~

  18. lubu 2010.01.24 04:20 address edit & del reply

    참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 생각 한가지 첨언하자면 매화는 사대부들이 즐기는 문인화중 으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선중기이후 사대부들이 쓴 잡문들을 가끔보다보면 여자가 처녀성을 상실한 흔적.
    하혈을 은유적으로 만개한 매화꽂에 비유하는글들을 많이봅니다.
    제가 오버해서 보는건지 모르겠지만.
    언년이 대길에대한 마음이 흔들리고 송태하에 대해 호감을 표현하는 극적 장치로 받아들엿습니다.

  19. 2010.01.24 21:2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 얼음공주 2010.01.27 03:09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초록누리님의 드라마 리뷰는 제가 보는 블로거들 리뷰 중 최고인듯...
    근데 이대길이 화마에 휩쓸려 죽은게 아니라 언년의 오빠가 죽였인걸로 알고있는게 아니었던가요?
    여튼 요즘 유일하게 본방사수하는 드라마가 추노입니다.
    그냥봐도 재밌었는데 한성별곡 제작진이 만들었다고 하니 더더욱 기대가 커요.
    한성별곡도 정말 인상깊게 봤는데...
    근데 한성별곡을 생각하면 왠지 비극으로 끝나지 않을까하는 불길한 예감도 있네요.
    말씀하신 대로 오지호-이다해의 국어책 대사처리는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겠습니다.
    둘다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거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해줄래도 이건 초등학생 학예회만도 못한거 같아요.
    두 사람의 국어책 대사처리만 아니면 정말 초절정 명품드라만데...
    그래도 추노 끝까지 볼겁니다^^

  21. 말복이 2010.01.29 04:25 address edit & del reply

    매화꽃의 의미를 정말 잘 풀어놓으셨네요. 사전 제작물이라서 그런지 인물의 감정변화, 복선 등이 정말 적절하게 배치되어 어느 한 장면도 쉽게 보아 넘기기 힘든 드라마 같습니다. 정말 추노보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감독이 예전에 말한 수신료의 가치를 확실히 느끼게 합니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사전제작하면 막장 논란을 씻고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많아질거라고 봅니다. 물론 홈런이 많으면 헛스윙도 많겠지만...

    태하와 언년의 대화가 참 밍숭맹숭하죠? 하지만 당시 반가의 남녀가 서로 대화하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남녀칠세부동석의 시대에 외간남녀가 함께 다니는 것도 당시 윤리에 벗어나는 것일진대 다른 캐랙터 처럼 착착 달라붙는 대화를 하는 것이 도리어 고증에 어긋나는 장면이겠지요. 옛날에 양반집 부부의 경우 비록 몸을 섞는 사이일지라도 깎듯이 예법을 지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방밖에서 둘간에 대화를 나눌때는 허공에 대고 마치 제3자에게 말하는 듯이 높임말로 말을하고 상대도 같은 식으로 허공에 대고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교과서적인 화법이 적어도 양반신분의 남녀 둘 간의 대화에서는 맞는 묘사라고 생각됩니다.

2010.01.14 08:19




바람마저도 숨 죽이고 지켜봤던 이대길과 송태하의 갈대밭에서의 승부는 천지호(성동일) 추노패거리에 의해 일단 무승부로 끝났어요. 장혁과 오지호의 실감나는 액션신은 눈을 깜빡이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였는데요, 근육으로 다져진 두 짐승남도 멋있었지만, 유려하고 힘이 넘쳤던 진검승부 대결신이 마치 잘 짜여진 안무에 칼춤을 추는 듯 했어요. 
이대길과 송태하의 대결은 사람을 쫓는 자와 꿈을 쫓는 자의 대결이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지요. 천지호(성동일) 패거리의 화살 공격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송태하(오지호)의 칼에 스친 이대길이 한점 정도 내줬다고 생각되네요.
추노 3회는 송태하에 대한 이야기와 업복이(공형진)와 초복이(민지아)가 양반세상을 엎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며 노비들의 당에 가담하는 과정, 송태하와 언년이의 운명적인 만남 등이 전개되었는데요, 이번 회에서 주목된 인물이 송태하(오지호)였습니다. 송태하의 행보가 드라마 추노의 방향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대길과 송태하의 갈대밭 승부는 서로의 출중한 무예만 확인한 채 끝이 나고 말았어요. 대길을 죽이려는 천지호 패거리의 습격때문이었지요. 첫 수에 대길은 송태하의 칼에 복부에 자상을 입고, 송태하는 천지호패거리가 쏜 화살에 맞습니다. 최장군의 도움으로 주막에 온 대길은 속이 부글부글 끓지요. 조선 최고의 추노꾼이라 불리며,  칼에는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던 대길의 자존심에 크게 금이 갔기 때문이에요.
더구나 오포교(이한위)는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지요. 똥싼 놈을 놓치고 방귀 뀐 놈들만 잡아들였대나요 뭐래나요.ㅎ "나랏돈이 그렇게 원칙없이 풀리지 않는다" 라는 오포교 대사가 어찌나 감칠맛 나는지 한참 웃었네요. 대길은 돈 때문이 아니더라도 자존심에 구멍을 낸 송태하를 반드시 잡겠다고 벼르는데요, 승부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고수와 검을 겨루고 싶은 것이 칼잡이들의 본능같은 것이니까요.  
대길패거리가 송태하를 잡으러 나서려는데, 골치 아픈 혹이 하나 들어 옵니다. 사당패에서 도망나온 설화(김하은)가 대길패가 머무는 주막으로 숨어든 거에요. 설화를 품어 보려던 손님으로 개그콘서트 남보원의 황현희가 깜짝 등장해 웃음이 터졌네요. 능청스러운 연기도 잘하더라고요.
설화를 가장 반기는 사람은 바람둥이 호색한 왕손이에요. 벌써부터 엽전키스까지 주고 받은 사이인데, 어째 설화가 호락호락 넘어갈 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설화는 벌써부터 대길에게 눈길이 꽂힌 것 같은데 말이지요. 설화의 당돌하고 무대책인 캐릭터와 대길패의 귀염둥이 왕손이의 티격태격도 앞으로 재미일 것 같지요? 
그런데 대길은 송태하를 잡으로 떠나려다 업복이의 화승총을 맞고 말에서 떨어지고 맙니다. 양반사냥이라는 화두를 던진 업복이 역시 송태하와 함께 주목해야 할 인물이지요. 대길이와 업복이는 인간을 사냥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진 인물이에요. 도망친 노비를 잡아들이는 대길은 양반의 입장에 있는 노비사냥꾼이라 할 수 있다면, 업복은 그들을 잡으라는 양반사냥꾼인 거지요.  

사람을 쫓는 자, 사랑을 쫓는 자, 꿈을 쫓는 자
한편 화살을 맞은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무덤을 찾아 이제서야 온 자신을 용서하라며 굵은 눈물을 떨어 뜨리는데요, 송태하가 소현세자가 함께 청으로 함께 가자는 청을 거절했던 이유가 나왔었지요. 소현세자를 볼모로 끌고 가는 청의 용골대를 습격해 구하려고 했기 때문이었어요. 부하들과 의기투합해 적진으로 뛰어들었지만, 소현세자는 이를 빌미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임을 우려해 청 적장을 향한 송태하의 칼을 막았지요. 이 때 동참하지 않고 발길을 돌린 이가 훈련원 판관으로 있는 황철웅이었고요. 황철웅이 송태하를 추노하라는 명을 직접 내린 인물이기도 한데요, 두 사람의 관계와 정치적 이해관계 또한 추노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같습니다. 

8년간의 볼모생활에서 돌아 온 소현세자의 눈에 비친 조선은 두명의 왕자를 적국에 볼모로 보내야 했고, 인조는 삼고구고례로 아홉번 머리를 땅바닥에 찧어 충성을 맹세했던 치욕을 당해야 했던 약하고 부패해가는 모습이었어요. 백성은 정치 권력다툼에서 피폐해 가고, 임금의 눈과 귀는 막혀 있는 절망스런 조선이었지요. 하지만 소현세자는 자신을 옥죄어 오는 임금과 양반들의 권력에 저항할 힘이 없음을 알고 있었어요.
꿈을 꾸었으나 힘이 없었던 소현세자는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 전 자신의 뜻을 이어주길 바라는 편지를 송태하에게 남깁니다. 소현세자 송태하에게 쓴 편지 말미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어요. "긴 세월을 각오하고 조선에 돌아왔으나 희망은 심연처럼 어둡고, 절망은 태산보다 무겁네. 그대에게 내 못다한 뜻을 걸어도 되겠는가?" 송태하에게 넘긴 짐, 못다한 뜻은 바로 새로운 조선이었지요.  

소현세자의 무덤을 떠나 송태하는 급히 말을 몰아 갑니다. 아마 소현세자의 셋째 아들 석견을 구하기 위해서 일거에요. 한 번도 안아주지 못했던 자신의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던 것처럼, 소현세자의 아들마저 잃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말을 달리던 송태하는 봉변을 당할 위기에 처한 언년이(이다해, 김혜원)이를 구하고 정신을 잃고 맙니다. 송태하와 언년이, 그리고 두 사람을 쫓는 추노꾼 이대길, 세 사람은 운명이든 필연이든 얽히게 된 것이지요. 쫓고 쫓기는 이유가 새로운 세상인지, 사랑인지 물음표를 던지면서요.
새로운 조선을 꿈꾸는 송태하, 사랑하는 여인을 찾는 이대길, 양반이 되기를 거부하고 양반의 추격을 받는 언년이. 양반사냥꾼 업복이, 이들의 쫓고 쫓기는 관계는 한 지점에서 만납니다. 바로 변혁이라는 점이지요. 드라마 추노는 사람을 쫓는 자, 사랑을 쫓는 자, 꿈을 쫓는 자, 이들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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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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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둔필승총 2010.01.14 09:21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젠 약속이 있어 못 봤는데 누리님 글을 보니 여기저기 숨은 핵심까지 짚어 이해를 돕네요. ㅎㅎ
    쫓거나 쫓기면 인생은 참 고달프기 마련이죠. 늘 건강하세요.^^

  3. 효리사랑 2010.01.14 09:46 address edit & del reply

    천하무적 야구단의 오지호가 짱입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4. 넷테나 2010.01.14 10: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초반 액션신 정말 괜찮았던것 같습니다.
    스토리 전개를 하느라 초반이후로 조금 늘어지는 감도 없지 않았어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5. 트루하트 2010.01.14 10:14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영상미도 훌륭하고 배우들의 흡인력있는 연기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잘 짜여진 이야기가
    어긋남 없이 전개되어가고 있는 게 가장 좋다고 봅니다. 끝까지 추노가 잘 완성되어서 한국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으면 하네요. 선덕여왕은 잘 나가다가 연장의 독배를 마시면서 이야기가 흐트러졌고 아이리스는 사실 첨부터 너무 시청자들의 눈만 의식해서 화려한 볼거리에만 치중한 나머지 플롯이 엉성하고 개연성 없이 전개되었는데 추노는 영상미, 플롯, 배우들과 캐랙터간의 조화가 다 훌륭하네요. 이야기 자체도 새롭고요.

  6. 옥이 2010.01.14 10:15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다고들 하는데.... 크리스마스에 보기에 못봤어요...
    정말 다음에 재방송이라도 봐야겠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7. 포도봉봉 2010.01.14 10:34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정말 대박이에요. ㅠㅠ
    오늘은 송태하 얘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 같아서 더 기대가 된 답니다.
    오지호 예전에는 그냥 웃긴 배우인줄만 알았는데 어제 눈빛을 보고 다시 보게 됐어요.ㅠㅠ

  8. 2010.01.14 10:3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달려라꼴찌 2010.01.14 10:42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의 리뷰가 실제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모두들 참 어려운 세상을 사는 것 같습니다.

  10. 샤방한MJ♥ 2010.01.14 11:00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보면서도 잘못봤는데 (응?)
    앞으로의 스토리가 더궁금해진다는 크큭;;;;
    애정이 가미되어야 ^^;;

  11. 카타리나^^ 2010.01.14 11: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처음을 안봐서 그런지 안보게 되는..
    어제 잠깐 보다가 그냥 잠들어버렸다는 ㅜㅡ

  12. Phoebe Chung 2010.01.14 11: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장혁 이야기가 재밌어요.^^
    송태하는 복잡한 역사가 얽혀 있어서 골치가 좀 아파요. 하하하...^^

  13. 모과 2010.01.14 13:28 address edit & del reply

    아들이 새벽 6시까지 공부의 신, 추노 다시 보고 잤답니다.
    K B S는 모두 무료지요.^^
    저도 추노 다시 보기로 보려구요.

  14. 안녕!프란체스카 2010.01.14 14: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돌은 짐승돌이 대세이고...
    매우들은 짐승포쓰가 느껴져야 좋아요 ㅋㅋㅋ
    장혁 오지호 너무 멋져요~~

  15. 베짱이세실 2010.01.14 14: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오늘의 리뷰 예리한데요, 멋진 해석이에요. 잘 읽고 가요, 누리님. ^^

  16. 하인리히 하이네 2010.01.14 17: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추노는 액션씬도 볼만하고, 배우들도 볼만하고.. 무엇보다 최근 사극이 고증이 부실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추노는 고증이 상당히 좋더라구요...

  17. 못된준코 2010.01.14 19: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못된준코 블로그 이벤트를 하게 됐어요..
    시간 나시면 놀러오세요.~~~

  18. gemlove 2010.01.14 20: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요즘 아무리 바뻐도 꼭꼭 챙겨보는 드라마입니다 ㅋ 1화부터 이렇게 몰두해서 보긴 정말 오랜만이에요 ㅎㅎ

  19. 머 걍 2010.01.14 20: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안보니까 이거 얘기가 안되서 원..ㅠㅠ

  20. 미르-pavarotti 2010.01.14 20: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너무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여행다녀오고 좀 쉬었습니다.
    누리님은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네요^^
    항상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21. 탐진강 2010.01.14 21: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화려한 영상미가 넘치는 드라마더군요.
    누리님의 글은 참 맛있어요^^;

2010.01.08 07:59




추노 2회는 대길과 언년이 둘만의 사랑이야기와 송태하의 과거, 그리고 정치적 음모를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게 그렸습니다. 이번 회를 보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언년이와 대길의 키스장면과 좌의정 대감의 대사였는데요, 이 두 장면이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년이가 감히 오르지 못할 도련님께 달려가 키스를 하는 장면과 송태하(오지호)가 마방에서 도망갔다는 보고를 들으면서 했던 좌의정의 대사가 의미있게 다가 오더라고요.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한다" 이 대사였는데요, 추노 2회 줄거리 정리하고 의미를 풀어가도록 할게요.
언년이를 찾기 위해서라면 개차반 추노꾼이 되길 마다않았던 대길이가 말을 달려 가는 것으로 지난 1회 끝이 났는데요, 어이없게도 천지호(성동일)의 유인책이었군요. 10년을 하루같이 언년이를 가슴에 품고 왔던 대길은 힘이 풀려 버립니다. 그 시각 언년이는 연지 곤지 찍고 초례청에서 혼례를 올리고 있고요.
언년이를 이용해 대길을 유인했던 천지호는 대길의 출중한 실력앞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다른 것은 다 참아도 언년이를 두고 거짓말을 한 것만은 용서할 수 없는 대길이에요. 천지호를 향해 칼을 내리치는 순간, 낌새가 이상해서 뒤따라온 장군이와 왕손이에게 저지를 당하지요. 대길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막고자 했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가로막은 최장군에게 대길은 그토록 찾았던 언년이 아니었던 허망함을 풉니다. 대길이 장군에게 칼을 겨눈 것은 장군이 미워서도, 거짓말을 했던 천지호 때문도 아니었어요. 그리움과 허탈함 때문이었지요. 10년을 하루같이 가슴에 품고 있는 언년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대길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장군은 대길의 속이 가라앉을 때까지 화풀이를 받아줍니다. 개울을 넘나드는 둘의 무예대결은 영화장면이 따로 없었어요. 음냐~너무 멋있었어요.
"이제 좀 속이 후련한가? 언년이 이제 그만 놓아 주게. 만나도 만난게 아니고 헤어져도 헤어진게 아닌데 그런 걸 인연이라고 하지.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냐" 장군의 말에 대길은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장군의 말대로 두 사람은 사랑과 원한이라는 굴레를 벗어버릴 수는 없는 관계니까요. 저자거리를 지나가다 보이는 꽃신만 봐도 언년이가 생각나는 대길이에요.
밤늦게 술에 취한 대길이 장군에게 묻습니다. 자신보다 예닐곱살 많은 장군에게 "그만큼 오래 살아보니 세상이 재미있더냐?" 고요. "누가 재미있어서 사냐, 내일이면 재미있을 줄 알고 사는거지..."라는 장군이의 말처럼 인생살이가 다 그런 것 같아요. 현실이 팍팍해도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는 것,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인생같지만 '언제가는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겠지' 하는 마음, 조선의 바닥인생들이나 21세기의 평범한 소시민들에게나 다 마찬가지지요. 
그렇게 대길이 언년에 대한 그리움을 삭여가는 시각에 언년이는 혼례를 치르고, 신방에 족두리를 쓰고 앉아 도련님을 생각하고 있어요. 누이동생의 행복이라면 목숨이라도 바칠 정도로 애정이 극진한 오라비 큰놈이도 언년이의 마음을 알고 있어요. 바라보지 말아야 될 사람이었다며 잊으라 합니다. 자기때문에 도련님이 죽었다며 힐책하는 언년에게 큰놈이는 가슴팍을 열며 말하지요. "노비 낙인을 인두로 지지던 날 나는 아파서 운게 아니라 기뻐서 울었다.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서..."  노비라는 숙명은 불덩이 인두지짐 보다 가혹했던 세상이었던 거죠.
언년이는 한시도 대길을 잊은 적이 없어요. 자기때문에 대길이 죽었다는 죄책감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합니다. 도련님은 추운 겨울이면 얼어터진 자신의 손을 호호 불어주고, 화로에 조약돌을 데워서 마루에 놓아주었던 분이었어요. 집안에서 혼례를 치루라는 말에 마음에 둔 처자가 없다고 말하는 도련님이 야속해서 부엌에 주저 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뿐이었어요.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면서요. 그런 연년에게 다가와, 때꼬장 물로 시커먼 발을 손수 잡아 짚신을 벗기고, 꽃신을 신겨주었던 언년이만의 낭군님이었지요. 노비라는 낙인보다 강한 사랑의 낙인이 언년이의 가슴에 찍혀 있었던 거지요. 
"난 말이다. 평생 살거다. 너랑 같이..." 그렇게 언년에게 너에게 지아비가 되겠다고 사랑을 고백했던 도련님이었어요. 청혼의 의미를 담은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을 뒤쫓아가 언년은 키스를 하고, 대길도 언년에게 키스를 해주었지요. 눈물을 흘리는 언년과 대길의 키스에는 신분도 없었어요. 눈처럼 하얀 순수한 사랑만이 흐르고 있었지요.
그런데 자기때문에 죽은 도련님을 배신하고 언년이는 다른 남자 품에 절대로 안길 수가 없습니다. 언년은 동정심이 아니라 사랑의 징표였던 조약돌을 꺼내 가슴에 안고 결심하지요.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듯이 조약돌, 도련님을 평생 안고 살아 가겠다고요. 원앙금침, 비단 누비옷이 아닌 가시밭길이 되더라도 그것이 속죄하는 길이고, 도련님을 평생 사랑하는 길이라면 가겠다고요. 언년이는 그런 마음으로 변장을 하고 집을 나온 거지요. 자신이 도망친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그때까지는 언년이도 몰랐겠지요. 집을 나온 언년이를 이제부터는 혜원으로 불러야 겠네요.
그런데 혜원은 대길이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네요. 예고편에 혜원과 송태와가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될 것 같은데, 세 사람의 사랑이 어째 가슴을 절절하게 아프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이번 회에서 송태하에 대한 배경이 나왔지요. 소현세자를 모셨던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죽음과 함께 관노로 떨어진 조선 최고의 무사입니다, 지난 1회 저잣거리에서 누군가 전해 준 그림을 펼쳐 본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기 위해 제주도로 떠나려고 하지요.
당연히 송태하에 대한 추노령이 내려지고, 오포교는 대길이에게 송태하를 잡으라는 일거리를 주었어요. 추노꾼 대길이와 쫓기는 자 송태하의 쫓고 쫓기는 인연이 시작된 것이지요. 마치 영화 한 장면처럼 격돌한 엔딩장면에서 장혁과 오지호의 포스넘치는 모습, 와~정말 멋지더군요.
서두에 언년와 대길의 키스와 좌의정 대감의 대사를 언급하면서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는 핵심을 떠올렸다고 했는데요, 제게는 언년이의 키스와 좌상대감의 대사가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꽃신을 신겨주며 "너랑 평생 살거다"라고 말하고 나가는 도련님을 쫓아 나간 혜원은 파격적인 행동을 합니다. 감히 오늘 수 없는 나무, 신분이 하늘과 땅인 도련님을 안고 혜원이 먼저 키스를 한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신분이라는 벽을 혜원이 입술(에고 쓰고 보니 이상하네요;;)로 넘어선 것이지요. 금침에 수를 놓고 내훈을 읖조리는 규방아씨라면 생각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의 마음에 여종이라는 신분도 잊고 달려가 키스를 했던 언년이의 키스는 그래서 의미가 커보였어요. 혜원이 재취 자리이기는 하나 호의호식을 버리고 나오는 용기와도 일맥상통하는 적극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반면 송태하의 도주를 보고 받은 좌의정 대감의 말은 정치적이지만, 다분히 계산적인 지배계층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하다"  이를 정치적인 상황과 연관지어 보면 몸을 사리라는 말과 같지요. 상대방에게 들키는 거니까요. 말 뜻자체는 아주 좋은데 드라마 속 상황에서 보면 기회주의적인 속성과 맞닿아 있기도 하고, 음흉해 보이기도 해요. 이것이 양반 사대부에게 흐르는 보편적인 정서예요. 그들은 계산을 하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언년과 업복이로 대변되는 하층민중은 가슴에 불이 일어나면 그 불씨를 횃불처럼 일으키는 사람들이예요. 우리 역사가 증명하듯이요.
추노는 바로 이러한 지배계층의 기회주의적이고 계산적인 정치논리에 맞서 싸워가는 역동적인 민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슴 속 분노를 횃불로 밝히고자 했던 정치적 피해자들, 핍박과 신분에 저항해 온 낮은 자들의 이야기, 신분의 벽을 허물고 사랑을 택했던 또 다른 많은 대길이와 언년이들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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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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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카타리나 2010.01.08 10: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래도 이걸 꼭 봐야겠다는....ㅎㅎㅎ

  3. 털보아찌 2010.01.08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은 뽀뽀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군요.
    아~ 부끄^^

  4. 티런 2010.01.08 11: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의 열풍이 거세지네요.
    인물들의 연기가 너무 멋지더군요^^

  5. pennpenn 2010.01.08 11: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늘 감탄하면서 님의 리뷰를 정독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6. 표고아빠 2010.01.08 11:13 address edit & del reply

    와우 장혁씨 빨래판 복근이 넘 간지스러운데요.
    저희 애엄마 저모습 꼭 봐야한다고 했었는데
    어제는 아이들 침대를 하나들이면서 조립한다고 우왕좌왕!
    애들이 넘 좋아하네요 즈이들 침대 생겼다구 ㅎㅎ

  7. 샤방한MJ♥ 2010.01.08 11:41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전혀 기대안했는데..
    재미있는거같더라구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드라마보고 다음날 뷰에서 리뷰보는것도 쏠쏠히
    재미있어요~^^ ㅋㅋ

    좋은하루되세요^0^

  8. dfgs 2010.01.08 11:46 address edit & del reply

    [반 드 시] [알 아 야 하는] [새 로 운] [영 어][이 론]
    우리나라 영어가 이렇게 비효율적인 것은 우리가 배우는 문법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ㄷ ㅏ][음][ㅋ ㅏ][페]
    [이 제 영 어 의 의 문 이 풀 렸 다]로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9. 베짱이세실 2010.01.08 11: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어요. 누리님.
    추노, 영상도 화려하고
    글 읽어보니
    주제나 스토리도 기대가 되네요.

  10. Reignman 2010.01.08 11: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는 안봤지만 OST는 지금 계속 듣고 있습니다.
    임재범의 낙인 정말 좋네요. ㅜㅜ
    역시 임재범의 목소리엔 깊이가 있어요. ㅎㅎ

    • 초록누리 2010.01.08 13:09 신고 address edit & del

      임재범 낙인 너무 좋지요?
      저도 노래 듣고 좋아서 바로 찾아봤답니다.
      그래서 검색어에도 썼는데.ㅎㅎㅎ
      저랑 드라마 보면서 음악 듣는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임재범 음색을 제가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노래 나오는바로 알겠더라고요.ㅎ

  11. 뽀글 2010.01.08 11:55 address edit & del reply

    아놔~ 너무 속상해요.. 어제 못봤거든요.. 이따 몰래 봐야겠어요~ 이거보니
    완전 봐야겠다는생각이~^^

  12. 2010.01.08 12:0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3. 뾰족한가시 2010.01.08 12:32 address edit & del reply

    키스씬 보니까 왠지 설렌다. ^^

  14. 달려라꼴찌 2010.01.08 13:45 address edit & del reply

    아...어제 못봤네요...ㅠㅜ
    주말에 꼭 다운 받아서 볼테야요 ^^;;;
    초록누리님의 자세한 해설을 보니 이해하기 편합니다. ^^

  15. 감독이 2010.01.08 15:43 address edit & del reply

    '한성별곡-정'을 찍었다고 하더니 그 때 못 푼 한을 추노에서 다 풀어 놓더군요.

    한성별곡의 유일한 약점은 주인공의 인지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추노는 조연급들도 대박.

    무엇보다 그 유려한 영상미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16. 카라의 꽃말 2010.01.08 16: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혁과 이다혜는 같은 드라마 많이 나오네요~
    전에 두분이 드라마 찍을때 실제로 본적이 있는데...^^
    이다혜 님 얼굴에 빛이 나던데요^^ ㅋㅋ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파이팅!

  17. 빨간來福 2010.01.08 16: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퓨전사극의 모든것이 들어있다고 극찬이 되고있던데.... 소재가 참 참신하네요. 이것도 끝나야 볼텐데....

  18. Uplus 공식 블로그 2010.01.08 16: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초록누리님의 리뷰는 감칠맛이 넘칩니다~
    시청하지 못했는데도 마치 본 것 같아요 'ㅁ')/

  19. 윤서아빠세상보기 2010.01.08 18: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디서 부터 무엇을 쓸가 고민하다
    내용리뷰는 놓쳤네요. ㅎㅎㅎ
    다음주가 기다려져요.

  20. 탐진강 2010.01.08 21: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조금 봤는데 재미있는 드라마 같습니다.
    리뷰 잘 봤어요

  21. 오러 2010.01.08 23: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상세하게 적어주셨네요. 드라마를 다시보는 느낌입니다.^^
    추노 관련글을 적은게 있어서 엮인글로 보냈습니다..

2010.01.07 07:51




아이리스의 후속작으로 첫 방송된 추노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는데요, 최고의 드라마가 탄생된 듯해서 지금도 가슴이 뜁니다. 선덕여왕이후 이렇게 사극 한편을 보고 가슴이 뛰어본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노비를 쫒는 추노꾼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방송된 추노 첫회는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뛰어난 영상미와 탄탄한 스토리는 최고의 명품사극이 탄생할 것 같은 예감입니다.
남성미 넘치는 장혁의 화려한 액션신, 불을 뿜는 듯한 눈빛과 표정연기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화려한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대사와 농익은 연기, 드라마에 담긴 해학과 냉소, 그리고 민초들의 질퍽한 삶의 모습은 잘 익힌 막걸리처럼 구수하기까지 합니다.
추노의 시대적 배경은 인조 26년, 병자호란후 소현세자가 돌아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사건으로 거슬러 갑니다.
"병자호란 후 소현세자가 8년만에 돌아와 한 달만에 숨을 거둔다. 세자빈 강빈은 역모에 연루되어 사약을 받고, 제주도로 유배된 세 아들 중 둘은 병으로 사망, 막내 석견만 남는다. 독살로 의심되던 소현세자 급사는 정치세력간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으로 이어졌다. 민간에서는 이미 백성의 반이 노비신세로 전락했다. 차별과 학대를 견디다 못해 도망노비들이 속출하였고, 도망노비들을 추적하는 현상금 사냥꾼이 성행했으니, 이들을 추노꾼이라 불렀다."
드라마 추노는 석견을 둘러싼 정치세력간의 권력투쟁이 야기한 피비린내 나는 정치음모, 그리고 이속에서 노비로 전락한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야기를 심도있게 다룰 예정인데요, 정치와 액션 그리고 멜로가 짜임새있게 어우러진 정통사극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세 주인공 장혁, 오지호, 이다해의 화려한 캐스팅과 맛깔나는 조연들의 명품연기는 드라마 추노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인 것 같은데요, 첫 방송부터 걸쭉한 웃음을 주신 윤문식이 큰주모 조미령에게 농을 거는 대사 "홍어도 삭아야 제맛이고, 늙어도 영감이 좋은 벱이여~". 그리고 오포교 이한위의 "녹봉받듯 꼬박꼬박 정가를 고집하나?" 처럼 애드립같은 명품조연들의 통통 튀는 대사는 드라마를 더욱 감칠맛 나게 살려 줍니다. 
대길과 함께 다니는 최장군(한정수), 왕손이(김지석) 등 대길패거리가 압록강변에서 국경을 넘으려는 노비를 뒤쫒는 장면으로 추노 그 가슴떨리는 이야기 1회는 시작됩니다. 대길패거리가 쫒아 온 노비는 업복이(공형진)와 수청을 들라 하는 딸을 데리고 도망한 모녀입니다.  
주인양반은 업복이에게 몽둥이 찜질을 하고, 딸과 함께 다시 붙잡혀 온 여종은 물도 한모금 먹이지 않은 채로 거꾸로 매달아 둡니다. 여종의 13살 난 딸은 분단장을 시켜 늙은 영감의 수청을 들도록 방으로 들여 보내는데요, 다행히 복면을 쓰고 나타난 대길의 도움으로 화를 면하게 됩니다. 대길은 개차반이라는 악명을 듣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지만, 의리와 인간미가 있는 인물이에요. 대길은 여종 모녀를 구해 주고, 월악산으로 가서 자신의 동료를 찾아가사 터전을 마련해 살라며 돈까지 줍니다. 비록 추노꾼으로 현상금을 받고 개차반으로 취급받으며 인간사냥꾼 노릇을 하고 있지만,동정심도 있고, 의협심도 있어요. 

거꾸로 매달려 어린 딸이 주인 영감 회춘 수청을 들러 가는 모습을 눈물로 지켜보는 어미의 모습과 대청마루에서 한시를 주고 받으며 풍류를 즐기는 양반님네들의 모습은 드라마 추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한장면에 담은 모습이었습니다. 썩을 대로 곪아가는 양반사회의 병폐와 힘없는 민초들의 서러움이 한 장면에 담긴 것이지요. 그리고 거꾸로 뒤집겠다는 의미까지도요.
추노의 또 다른 주인공이 추노꾼 장혁에게 쫒기는 송태하(오지호)라는 인물인데요, 첫회에서는 그 이유가 밝혀지지는 않았어요. 다만 송태하가 조선 최고의 무사였다는 점과 신분을 위장하고 마방에서 숨어있는 걸로 보아 정치적 연유가 있어 보이는데요, 아마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과 관련있는 인물일 것 같습니다. 저자거리에서 어느 양반에게 비밀리에 문서를 받은 장면도 있던 걸로 미루어 보건데, 정치적인 일에 연루되어 신분을 위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 회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이며 화려한 액션신까지 시청자들을 한 눈에 사로잡은 이대길(장혁)이라는 인물은 부유한 양반가의 외동아들로 장난기도 많고, 따뜻한 품성의 소유자입니다. 여종 언년이(이다해)를 좋아하는 도련님으로 언년이의 언 손을 녹여 주려고, 매일같이 화로가에 조약돌을 데워 주는 낭만도령입니다. 심지어 보던 책을 찢어 화로에 불을 지피기도 하지요.  
이대길이 추노꾼이 된 것은 언년이를 좋아한 데서 비롯됩니다. 청나라의 용골개에게 끌려가는 언년이를 구하려다 오랑캐놈을 낫으로 찌른 사건이 빌미가 되어 언년이와 대길의 사이가 들통나게 된 거지요. 양반집 주인 도령을 홀렸다는 이유로 언년이는 매질을 당하고, 다른 집에 종으로 팔려갈 운명에 처합니다. 동생을 보고 눈이 뒤집힌 언년의 오빠 큰놈이(후에 김성환으로 개명)가 대길의 집에 불을 지르고, 언년이를 데리고 도망가면서 대길의 집은 순식간에 몰락해 버립니다.
대길의 얼굴에 있는 흉터는 큰놈이 언년을 데리고 가면서 낫으로 그어서 생긴 흉자국이에요. 대길은 집안을 풍비박산 낸 큰놈이와 언년이를 잡겠다고 추노꾼의 세계로 들어서고, 피도 눈물도 없는 조선 최고의 개차반 추노꾼이라는 별호를 얻게 됩니다. 10년간을 대길은 언년이의 몽타쥬를 가슴 속에 품고 다니는데요, 언년이를 생각하는 대길의 감정이 원한인지, 그리움인지 종잡을 수 없을만큼 섬세하게 두가지 감정을 실어내는 장혁의 표정은 살아 움직이는 듯 하더군요. 원한과 사랑이 뒤섞인 두 사람의 얄궂은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언년이를 찾았다는 동생 왕손이의 말에 대길이 말을 달려 가는 장면으로 1회는 끝이 났는데요. 여종이었던 언년이 양반규수가 되어 혼례식을 치루는데, 예고편에 보니 언년이 변복을 하고 도망을 나오는 것으로 보아, 대길과의 해후는 조금더 미뤄질 것 같네요. 언년이를 쫒는 대길과 혼례 첫날밤 도망 나와 어디론가를 향하는 언년이 앞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지 다음회가 궁금합니다. 언년이가 여종에서 양반규수가 된 사연, 그리고 송태하(오지호)가 추노꾼 대길에게 쫒기게 되는 사연, 무엇보다 세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추노 첫방송을 시청한 느낌은 걸작드라마가 탄생할 것 같은 강렬함이었어요. 억눌린 민초들의 삶과 애환을 담을 시대이야기 추노는 짜임새도 촘촘했고, 마초같은 카리스마를 뿜으며 첫방송부터 시선을 잡은 장혁의 고난도 액션신은 한 순간도 눈을 떼게 힘들 정도로 멋졌습니다. 또한 윤문식, 조미령, 이한위, 그리고 대길패와 경쟁하는 다른 추노꾼패의 우두머리인 천지호 역의 성동일, 업복이 공형진 등의 명품연기는 드라마 추노를 놓치고 싶지 않은 또 다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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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5 Comment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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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Zorro 2010.01.07 09: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첫회이지만 상당히 인상깊었답니다..
    특히 장혁캐릭터가 매력적이더군요^^ 대박이 기대됩니당ㅎㅎ

  3. 몽리넷 2010.01.07 09: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요즘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가 많은가 보군요~
    장혁은 화산고 때문인지 좀 엉뚱하게 보여서~ ㅎㅎ

  4. pennpenn 2010.01.07 09:41 address edit & del reply

    조도 참 재미있게 보았는데
    리뷰 정말 잘 쓰셨습니다

  5. 얼소녀 2010.01.07 09:44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첫회부터 정말 재밌게봤어요
    정말 강추에요
    다른얘기지만
    초록누리님글 항상 재밌게보고있습니다
    관심이 항상 같은거 같아요 ㅋㅋㅋ

  6. 둔필승총 2010.01.07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보아하니 장혁이 당분간 여심을 사로잡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하루 시작하세요~~

  7. Phoebe Chung 2010.01.07 10: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거 정말 보고싶네요.
    화면도 멋있을것 같고 박진감도 있을것 같아요.^^

  8. 오지호에대해 2010.01.07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는 노비로 가장한 것이 아니라 가장 용감한 장군이었으나 소현세자의 최측근이었다는 이유로 사형당할뻔하다가 노비가 된 겁니다. 다리는 멀쩡하지만 절고 있는 척하며 자신을 숨기고 있죠. 장터에서 선비에게서 받은 것은 소현세자가 죽으면서 오지호에게 남긴 친서입니다. 자신의 아들을 보호해 달라는...세아들 중 두아들은 죽고 나머지 아들 석견만이 살아 남게 되어 오지호가 제주도로 도망가게 되는 이유가 되죠.

  9. 루비™ 2010.01.07 10: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간만에 드라마 본방을 봤어요.
    장혁 평소에 안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이번에는 어우~ 멋지던데요?
    오지호도 의외로 잘 어울렸답니다.

  10. 여행사진가 김기환 2010.01.07 10: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기대해봐도 좋을 드라마군요...
    저도 자주 봐야겠습니다.

  11. 하얀 비 2010.01.07 11: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헐...걸작이라....그 정도인가요? 이번주는 내내 드라마를 거의 못 봣는데, 흠. 추노는 챙겨봐야겠네요. 빛무리님도 대단하게 평가를 하시던데...오늘 한번 봐야겟습니다.

  12. ertwre 2010.01.07 11:16 address edit & del reply

    ## 책 한권 추천..
    [반 드 시] [알 아 야 하는] [새 로 운] [영 어][이 론]
    우리나라 영어가 이렇게 비효율적인 것은 우리가 배우는 문법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ㄷ ㅏ][음][ㅋ ㅏ][페]
    [이 제 영 어 의 의 문 이 풀 렸 다]로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13. Uplus 공식 블로그 2010.01.07 13: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꼭 주연보다 조연을 좋아해서 가슴아픈 도로시!
    여기서도 멋진 장혁이나 오지호보다 '김지석' 씨가 더 멋지다고 생각해서..
    지석앓이가 예상됩니다 ㅋㅋㅋ

  14. 달려라꼴찌 2010.01.07 13:10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잠깐 봤는데 장혁이 악역인것 같아서 채널 돌렸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초록누리님이 강추하시는 드라마니 오늘부터 챙겨보겟습니다
    월화는 공부의신, 수목은 추노, 토일은 그대웃어요 ^^

  15. 얏호 2010.01.07 14:14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요즘 볼 만한 드라마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눈에 확들어오고 괜찮은 드라마가 탄생한 것 같더라구요. 요샌 드라마도 10분을 못보겠던데.ㅋ 하도 막장이 많고 허술한 것들이 많아서..이건 정말 괜찮은 드라마가 될 것 같은 조짐이 보이는데요?^^

  16. jink 2010.01.07 17:53 address edit & del reply

    희안하게 장혁... 나이가 들수록 최민수와 닮아가는듯...... 그냥 그래보인다구요^^a 추노 어제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기대 만땅~ㅎㅎㅎ

  17. 포도봉봉 2010.01.07 18:39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정말 기대했던 드라마입니다. ^^
    감독부터 배우들, 거기다 영상미까지 정말 하나도 버릴게 없어 보여요~

  18. 윤서아빠세상보기 2010.01.07 18: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첫 방송 느낌이 좋네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오늘 밤을 기대해봅니다.

  19. gemlove 2010.01.07 23: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저는 다운받아 봤는데 완전 대박이더라구요.. 몰입도가 이렇게까지 높은 드라마 오랜만인거 같아요 ㅎㅎ

  20. 못된준코 2010.01.08 02: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참 재밌더군요. 장혁의 연기도 압권이고...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초록누리님의 리뷰...계속 기대할께요.~~~

  21. 카르페디엠^^* 2010.01.08 15: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음주도 너무 기대되요^^

2009.12.26 10:1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이래 저래 머리 아픈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과거의 못 이룬 지독한 사랑을 너덜더널한 수레에 끌고 와서 현재라는 시점에다 사각관계, 음모, 오해, 죽음 등의 코드를 적절히 섞어 놓은 작품이다. 제목과는 달리 무겁고 우울한 드라마이다. 이게 이경희 작가의 스타일이지만 전작들보다 훨씬 독해졌다. 드라마는 30년전의 한준수와 차춘희의 사랑, 8년전의 차강진과 한지완의 사랑을 미련과 집착의 코드를 이용해 어느 한 귀퉁에서 화해와 사랑으로 완성, 혹은 미완성을 시도하는 지독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매개체가 되는 극중 주요 아이템은 차강진의 펜던트가 의미하는 시계, 즉 멈춰버린 시간에 있다.
비극의 시작, 펜던트
한지완이 차강진과 산청을 떠나게 만든 것은 강진의 펜던트 때문이었다. 오빠 지용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산청을 떠나야 했던 지완은, 8년 만에 강진을 만나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 하지만, 죄책감과 사랑 사이에서 8년 동안 겪었던 죄책감보다 더 지독한 열병을 앓게 된다. 지완의 상처를 알게 된 강진은 지완을 보내는 방법으로 나쁜 남자가 되는 방법을 택했다. 지완이 보는 앞에서 이우정에게 키스를 하는 방법으로...
지완은 오빠 지용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용서를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혹사시키는 삶을 택했다. 그래서 지완이 지용의 사진을 보며 울며 용서를 구하는 장면은 가슴이 아프다. "8년간 미안해 했으면 됐잖아, 그만큼 미안해 했으면 됐잖아, 오빠, 이젠 그만 좀 봐줘"  지완도 스스로 용서를 받고 싶어한다. 펜던트의 멈춘 시계처럼 8년전에 멈춰 버린 그녀의 인생이 이제는 다시 움직여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지완과 강진의 시계는 엇갈리고 만다. 지완이 8년의 상처보다 더 아프고 힘겹게 움직이려 하지만, 이제는 강진이 과거의 한 지점에서 멈추고자 한다.  
지완이 아무말없이 떠나버린 이유가 자신의 펜던트를 찾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던 지용의 죽음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강진은 지완을 보내기로 한다. 자책감의 멍에를 함께 안고 가겠다는, 자신을 보며 지완이 느낄 죄책감과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뜻이리라. 작가는 여전히 지완이 용서받지 못하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강진에게는 자책감이라는 굴레를 씌운다. 왜? 그들의 사랑이 더 지독하게 가슴 아파야 하니까.  
강진, 지완의 엇갈린 시계바늘
한지완의 시계는 다시 움직이려 하는데 이제는 강진의 시계가 과거 지점으로 가서 멈춰 버렸다. 지완의 오빠를 만난 시점, "우리 지완이 매일매일 행복하게 해주고, 웃게 해줄 자신있어?" 라고 물었던 지점으로 거꾸로 돌아가 버리고 만 것이다. 자신을 볼 때마다 오빠 지용을 죽인 죄책감을 떠올려야 하는 지완을 강진은 웃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죄책감을 털어내지 못하고 꾸역꾸역 억지로 음식을 밀어 넣는 지완을 보기가 너무 아파서 차라리 강진 자신이 아프고 싶어한다. 지완을 밀어내는 것으로 말이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가 점점 더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렇듯 극단적으로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고야 마는 파괴력을 가진 설정들때문이다. 단순하게 머리를 비우면 가볍게 앓고 넘길 수도 있을 사춘기적인 감상코드들인데도, 감칠맛 나는 대사와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는 단순히 머리를 비울 수 없게 만든다. 마치 치명적으로 사랑에 중독된 사람처럼 한예슬과 고수에게 시선을 고정하게 만들어 버린다. 

춘희와 지완의 멈춰버린 시간
그런데 극중 한지완과 차강진 보다 더 치명적 파괴력으로 시선을 끄는 것이 차춘희와 한준수의 사랑이다. 차춘희는 사춘기적 감상주의에서 나오는 집착과 병적인 사랑의 극단적인 예로, 30년전 한준수와 산청을 떠나기로 약속했던 진주 기차역 그 시점에서 정신적 성장 역시 강진의 펜던트처럼 멈춰버린 인물이다. 차춘희는 30년전 당시 한준수에게 버림받고 마음 속에 부득부득 이를 갈며 결심했으리라. "철저히 망가져서 한준수 네가 고통받게 해주겠어" 그리고 그녀는 철저하게 망가졌고, 그런 모습으로 20년만에 산청에 산호다방 차마담으로 나타났다. 바닥까지 추락해 폐인이 되어 가는 자신을 첫사랑 한준수에게 보여주는 차춘희식 복수이자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지점에서 춘희의 시계도 멈춰있다.
차춘희의 인생은 그녀의 두 아들 이름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차강진. 차부산이라는 이름은 공교롭게도 둘 다 도시 지명의 이름이다. 차춘희가 아무렇게나 뒹굴며 살아왔다는 밑바닥 삶을 보여주듯이. 차강진은 강진이라는 곳에서 어느 한 남자랑 이러쿵 저러쿵해서 생긴 아이이고, 차부산은 아마 부산 어느 곳에서 생긴 아들이리라. 혹은 강진 출신의 남자, 부산 출신의 남자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녀가 부여잡고 살고 있는 한준수(천호진)이라는 이름은 순수한 사랑을 대변하듯 고고하기까지 하다. 한준수와 대조적으로 차춘희의 사랑은 그녀의 촌스러운 화장과 옷차림만큼 싸보인다. 차춘희식 복수는 그녀가 팔았던 웃음과 몸만큼이나 싸보이고, 성장통을 앓는 소녀적 감상처럼 미성숙한 사랑이다. 이는 30년전에 차춘희의 시계가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남자를 빼앗기고, 그 남자에게서 마저 버림 받았다는 상처의 시간에서 일보전진 일보후퇴도 하지 않은 소아기적 굴절된 자아가 차춘희에게 흐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녀같은 아니 어린아이 같은 투정과 두 아들에게 보여준 모성은 심히 과장되고 비현실적이다.

뻔한 스토리에도 빛나는 배우들
그럼에도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차춘희라는 싸구려 인생은 여배우 조민수에게서 새롭게 태어난다. 조민수는 춘희를 통해 그녀의 아들 차강진처럼 그녀를 보듬어 주고 싶고,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성장하지 못한 미성숙한 소녀의 소아병적 집착증이 공감을 얻는 것은 빨주노초파남보의 화려한 스타킹색깔 만큼이나 차춘희의 감정이 색색깔로 드러나 이해와 동정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솔직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전혀 새롭지 못한 소재들을 감성코드들로 적당히 버무려 놓은 뻔한 구도에 뻔한 결말이 보이는 드라마다. 박태준과 이우정의 모호한 사랑은 이우정이 손목을 그을만큼 공감받을 만한 것도 아니고, 더구나 박태준이 차강진을 이기고자 벌이는 술수들은 치졸하고 유치하기까지 하다. 한마디로 전혀 신선하지 않은 여느 드라마에서 봐왔던 그렇고 그런 모함과 질투코드를 이곳저곳에 뿌려놓고 있다. 이경희 작가의 전작들에서 만났던 자극적이고 암울했던 감정이 크리스마스에서 구태의연하게 재탕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시청자들을 끄는 힘은 드라마 소재보다는 열연하는 배우들의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연기력때문이라는 게 1회부터 8회까지 시청하면서 느낀 것이다. 특히 무게감 있는 한준수 역 천호진의 절제된 연기와 속곳까지 드러내는 듯한 바닥인생을 보여주는 조민수의 연기는 극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거기에 설레임과 연민의 두가지 색깔을 가진 고수의 투명한 눈빛은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한준수의 뇌종양으로 죽음을 암시하면서 한준수와 차춘희의 과거에 붙들린 사랑이 어떤 식으로 결말을 이끌어낼 지는 모르겠지만, 차강진이 한준수의 아들이 아닐까 하는 의문들이 제기되면서 시청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그리고 불안감이 더 커지려고 한다. 강진의 생부에 대해 춘희가 함구하고 있지만, 한준수의 죽음과 관련해서 충격적인 반전이 나올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비극적 결말과 암울함을 즐기는 작가의 성격상 펜던트의 주인이 한준수였다라는 식으로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강진이 한준수와 차춘희 사이의 아들이라면 그야말로 고리타분한 이복남매의 사랑이라는 막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작가가 또 다시 이복남매의 막장코드를 선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제발 그런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소재로 시청자들 가슴에 못을 박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야말로 머리에 총 맞는 기분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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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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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너돌양 2009.12.26 11: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하하하하 오늘은 2등입니다.

    이제 누리님이 크눈올에 푹 빠지셨군요. 앞으로 명품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진짜 강진이와 지완이가 이복남매라면 정말 슬플것 같아요 아 역시 울나라 드라마는 막장이여야 하는구나ㅠㅠ

    • 초록누리 2009.12.26 15:22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직 푹 빠지지는 않았어요.ㅎㅎ
      그저 우울한 결말이 될까 걱정걱정...

  3. 2009.12.26 12:1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09.12.26 12:37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무 재미있어요...대박.ㅋ
      감사....

  4. 크올 2009.12.26 12:55 address edit & del reply

    제생각엔 차강진은 한준수 아들.. 한지완은 한준수 친딸아님.. 뭐 그런식이 되지 않을까요?

    • 초록누리 2009.12.26 15:24 신고 address edit & del

      한지완도 분명 지완 엄마 배로 낳은 자식이라는 대사가 나왔었어요.
      지완은 천호진의 딸이 맞는 것 같아요.
      한준수가 누구 아들이냐가 궁금한데 아직은 안 밝힐 것 같네요.

  5. jeong 2009.12.26 13:00 address edit & del reply

    고수가 나와서 너무 좋은..ㅎㅎ
    배우들 연기도 너무 좋구요. 앞으로도 계속 기대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언급하셨듯이 이복남매 어쩌구 할까봐.. 심하게 감정이입했다간 제대로 뒤통수 맞을 것 같아서. 설마 그렇게까진 아니겠지 하면서도 '여기까지. 더이상은 안돼' 하면서 보게 되네요. ^^;;

    • 초록누리 2009.12.26 15:24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고수 너무 좋답니다.
      이복남매라는 설정을 하면 전 정말 슬플 것 같아요.ㅠㅠ

  6. sonjaejoo 2009.12.26 13:24 address edit & del reply

    지용이보다 강진이가 한살 적게 나오던데 그럼 한준수 아들일수가 없죠. 너무 무리한 전개는 않았으면 하네요.

    • 초록누리 2009.12.26 15:2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무리한 전개는 없었으면 싶은데 문제는 춘희가 떠나기 전에 혹시 한준수와 썸싱이 있었는지 그게 의심가는 대목이랍니다.

  7. Zorro 2009.12.26 13: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이드라마가 재미있나봐요.. 아직까지 저는 접하지를 못해서;; 고수의 눈빛 정말 강렬하군요...

    • 초록누리 2009.12.26 15:26 신고 address edit & del

      고수 눈빛 강렬하지요.
      게다가 착하게도 생겼어요.
      한 번 봐 보세요^^*

  8. 루비™ 2009.12.26 13: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남지현이 나오던 1회를 미용실에서 잠시 살짝 보고서는
    아직도 제대로 본적이 없었네요.
    초록누리님이 쓰신 글로써 줄거리를 대충 짐작합니다.
    요즘 재미있는 드라마가 너무 많네요...^^

    • 초록누리 2009.12.26 15:27 신고 address edit & del

      네..남지현 양 연기도 좋았고 지금은 한예슬이 남지현양 역을 하고 있답니다.
      루비님, 크리스 마스 잘 보내셨지요?

  9. ㅎㅎ 2009.12.26 13:55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보진 않지만 왠지 궁금해서 님 리뷰를 읽었는데 오랜만에 수준있는 리뷰를 읽은 것 같아요~ 짧지 않은 리뷰이고 드라마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읽었지만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쭉 읽어내려왔고 단박에 드라마 내용까지도 이해가 되네요 ㅎ 잘 읽었어요~

    • 초록누리 2009.12.26 15:31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어주시고 댓글도요.

  10. 핑구야 날자 2009.12.26 14:01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는 시청하고 있지는 않지만, 잘 보고 갑니다,. 즐거움을 주는 쪽으로 시청하다보니

    • 초록누리 2009.12.26 15:34 신고 address edit & del

      핑구님...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되세요^^*

  11. 둔필승총 2009.12.26 14:55 address edit & del reply

    크리스마스 이벤트 나들이 잘 하고 오셨나요?
    남은 휴일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 초록누리 2009.12.26 15:3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덕분에요.
      다행히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펑펑와서 아주 멋있었답니다.
      오늘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답니다.
      둔필님도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지요?

  12. Reignman 2009.12.26 15: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 드라마에 조민수씨가 나오나봐요.
    참 오랫만에 얼굴 보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제가 본 건 모래시계가 거의 마지막인듯..;;

    • 초록누리 2009.12.26 15:36 신고 address edit & del

      조민수씨 연기 아주 좋아요...
      레인맨님 덕분에 요즘 제가 영화 리뷰재미에 푹 빠졌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13. Phoebe Chung 2009.12.26 15: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드라마 리뷰로 재밌게 보고있는데
    이복 남매가 된다면 정말 실망스러울것 같네요.^^
    연휴 재미나게 보내세요.^^

    • 초록누리 2009.12.26 15:37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에요.
      이복남매 설정하면 전 이 드라마 미워할 거에요.ㅜ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되세요^^*

  14.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2.26 16: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한두번 봤는데 아내가 이경희 작가 드라마를 좋아해서
    다음주 부터 봐야할 듯 해요
    말씀대로 이복남매로만 안되면 좋겠네요
    해피 주말이에요

    • 초록누리 2009.12.26 17:30 신고 address edit & del

      다음주부터 윤서아빠의 크리스마스에 글도 보겠네요..기대만빵^^*

  15. pennpenn 2009.12.26 17: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고~
    정말 님의 예측처럼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멈처버린 시계라는 표현이 가슴에 와 닿네요~

  16. 크눈올 오~ 2009.12.26 18:07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봤는데 한지용은 76년생 , 차강진은 79년생이라고 나와있더라구요 ㅎ
    지용이는 차춘희랑 한준수 떠나는 날에 생긴 아기니깐 차강진이랑 한지완은 이복 남매 아니라고 확정지을 수 있어요^^

  17. 다지 2009.12.26 20: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의 생각을 정말 잘 표현해주셨어요
    정리도 깔끔하게~
    팬던트가 왜 자꾸 나오나 저 시계는 구지 왜 깨져 있을까 했는데
    차춘희에게서 느끼는 이중적인 생각도
    남여4명의 구도에서 하게되는 생각들도
    정말 너무 잘 설명하셔서 읽으면서
    너무 공감되었어요.

  18. 올리비아 2009.12.26 21:12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대사 본다면 이복남매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7회에서 분명 30년전 산청을 떠날때..라는 대사가 나왔었죠. 근데 강진이는 아직 30살이 안되었어요. 등장인물 소개에 79년생이라고 잠시 나왔던 적이 있는데 8년후 지완과 만나는 시간과 나이가 맞지 않다면서 삭제되었고, 준수의 아들 지용이 강진보다 형입니다. 만약 이복남매가 되어야 한다면 적어도 지용보다 강진이 나이가 많아야 하거든요.

  19. 흠.. 2009.12.26 23:08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작가가 이복남매로 간다면 그담부턴 안볼랍니다!!~ 한두번도 아니고...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지금까지는 재밌게 보고 있는데...앞으로가 걱정되네요!~

  20. 초록누리님은 드라마를 2009.12.26 23:09 address edit & del reply

    띄엄띄엄 보시나 봐요. 강진이랑 지완이가 이복남매일 가능성은 0% 지요. 차춘희는 산천을 떠난후 20년 만에 다시 산천을 찾았고 한준수와 다시 만난건 20년 만인데 강진이는 그때 열아홉이거든요. 그리고 한준수와 그 아내 사이의 첫아들 한지용은 대학생이구요. 드라마 좀 띄엄띄엄 보지 마시고 제대로 보시고 제대로 비판하시길 바랍니다. 이복남매의 가능성이라면 당연히 우정이과 강진이 아닐까 싶네요. 꼭지, 미사, 고맙습니다의 작가인 이경희님 시나리오에 뻔하고 고리타분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다니... 차춘희가 용다방 봉고 아래서 건달에게 맞을때 한준수와 서로 바라본다는 설정같은 게 고리타분하고 뻔할 수가 있나요? 지완이 강진을 만나고 무조건 밀어내야만 뻔한거죠. 지완은 8년이나 미안했으면 됐다면서 삼킬 수 없어하면서도 강진을 만나려 하잖아요. 이런 설정이 뻔한 설정이라니. 뻔하고 고리타분하려면 지완은 어떻게 되었든 강진이를 밀어내야 했겠죠.

  21. nj9068 2009.12.28 20:22 address edit & del reply

    이경희 작가님의 드라마에 뻔하다는 설정을 이야기 할수가 있는 초록누리님이 대단하네요
    난 이드라마를 보면서 다른 드라마 작가라면 당연히 저렇게 될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랍니다 요즘 드라마들은 오직 대한민국의 여자들은 재벌남과 사회의 앨리트 집단과 결혼을 하지 않으면 인생 종치는 결혼 생활로 그려져서 보기 싫은데..
    드라마 작가들이 결혼은 여자들의 신데렐라 환상을 자극하여 있는 자들의 결혼은 행복이고 일반 회사원들은 찌질이 인생으로 만들어놓은 한국의 대단한 작가들. 불륜과.온갖 막장을 동원하고 아름다운 결혼 생활의 의미를 없애주시는 작가들 이경희 작가님을 그런 작가와 비교하나요
    뻔한 설정= 삼각.조민수와 천호진의 관계 이런거.. 지금까지의 이경희 작가님은 뻔한 스토리로 드라마를 이끄는 막장 작가는 아닙니다 풀어가는 과정이 막장 작가들과는 다르다는것에 저는 이경희 작가님의 드라마는 챙겨봅니다 이경희 작가님의 마니아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뻔한 설정과 시청률만을 생각하는 작가는 아니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참고로 저는 마니아는 아닙니다
    이경희 .인정옥 이런분들의 드라마를 좋아할뿐

    • 느티 2009.12.28 22:11 address edit & del

      저도 이 분 말씀에 공감합니다. 작가의 역량은 설령 뻔해보인다 싶은 스토리라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도 달려있다고 보거든요. 그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경희, 노희경, 인정옥 같은 분들이지요. 그리고 이경희 작가가 복선을 많이 까는 작가이긴 하지만, 적어도 시청자들이 금방 엮어볼 수 있는 이복남매 코드로 그대로 가지는 않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너무나 쉽게 눈맞고(이건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쉽게 같이 자고 쉽게 헤어지는 드라마가 난무하는 가운데,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 아파서 마음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감싸안고 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