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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08 '짝패' 천정명,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최악의 캐스팅 (48)
2011.03.08 09:17




아역들의 호연에 승승가두를 달리던 짝패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성인들로 교체된 9회는 스토리의 개연성도 없어지고, 더욱이나 싱크로율 제로에 가까운 성인연기자들의 연기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비주얼적인 싱크로율은 그렇다 치더라도, 캐릭터 자체가 실종되어 그동안 봐왔던 짝패가 아닌, 새로운 사극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작가가 바뀐 듯한 느낌까지 들었으니 8회까지의 짝패는 단막극으로 잊어버리고, 다른 사극이라고 생각하고 봐야겠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혹시가 역시가 돼버린 천정명 미스캐스팅은 연기력은 커녕, 도무지 알아듣기 힘든 옹알이에 몇번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봉두난발 천둥이의 모습이었다면, 그나마 옆으로 새는 발음이든, 입속에서 웅얼거리는 발음이든 들어줄만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깔끔한 미중년남자의 모습으로 피죽 한사발 못먹은 힘없는 목소리에 발음과 발성은 엉망이고, 해맑은 미소뿌리기만 하고 있으니," 아역 천둥이를 돌려다오"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천둥이는 20대 중반의 나이인데 40대에 가까운 분장 역시도 극의 몰입에는 방해가 되더군요.
잘나가던 짝패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비단 연기자들뿐만이 아닌듯 합니다. 한양으로 무대를 옮긴 과거 용마골 주거민들은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기름기 좔좔 흐르는 인물들로 탈바꿈되었으니, 한양물이 좋긴 좋은 모양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있기야 하지만, 용마골 사람들의 모습은 배신감을 느끼게 할 뿐이니, 포청으로 조카 귀동을 찾아와 동냥질하는 귀동의 외삼촌 전 현감의 모습이 오히려 솔직스러울 정도입니다. 
과연 이렇게 태평성대의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민중사극을 표방하는 드라마라는 기획의도에 걸맞게, 민초들의 곤궁한 삶과 비참함에 분노할 수 있을까가 의심스러워 졌다는 것은, 갑작스럽게 변해 버린 드라마 분위기의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으면 있었지 나아지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선의 생활상이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건가 싶습니다. 드라마상으로만 보면 GDP 3만불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모두가 풍족해 보여서 말이지요.
1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주인공 4인방은 하나같이 성공을 거두고, 행세 꽤나 하는 사람들이 되어있는 것을 보니, 이들이 민란에 가담한 난적들로 쫓김을 당했는지조차 가물가물해 집니다. 큰 상단을 이끌고 있는 듯해 보이는 동녀 (한지혜)의 변신은 충격에 가깝습니다. 관비로 양반신분은 고사하고 추노꾼의 추쇄까지 받아야 할 인물이어야 맞지 않나 싶은데 말이지요. 김진사가 힘을 써서 구해줬다는 억지를 부리더라도 설정 자체가 무리로 보입니다. 더구나 아직 성초시의 복권도 이뤄지지 않은 마당에, 대역죄인의 딸이 번듯한 상단을 꾸리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세상이 혼란스럽다고 해도 수긍이 가지 않는군요.
홍수에 다리가 뚝 끊어져 버린 것처럼 10년의 세월에 아무런 설명이 없이, 천둥, 귀동, 동녀, 달이가 오손도손 안부를 나눠가며 같은 하늘을 이고 살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고, 극적 긴장감을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좌포청 포교 공형진의 등장만이 반가웠을 뿐입니다. 도대체 10년 동안 이들에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개연성도 없고, 이제 겨우 시작인 짝패를 이끌고 갈 실질적 주인공의 흐물흐물한 캐릭터는 드라마 몰입도를 방해하면서, 스토리보다 연기력을 더 관심가지고 보게 하는 것은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드라마가 시작되었으니 만큼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아래(我來)당의 정체가 드러날텐데요, 예고편에 보인 권오중(강포수)의 눈만으로도 이생원을 살해한 범인의 배후는 다 드러나서 궁금증도 그다지 높지는 않습니다. 강포수의 뒤에는 동녀(한지혜)가 있을 것이고, 이생원 살해는 백성을 늑탈한 도적놈을 빙자한 동녀의 원한풀이의 시작을 알린 것이겠지요. 아직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민중사극이라는 거대한 틀을 한 여인의 복수에 초점을 맞추는 작은 사극으로 퇴보해 버린 것같아 걱정이 앞서네요. 물론 대개의 사회시스템이 권력과 금력이 유기적으로 물려 부정과 부패의 온상이 된다는 것을 익히 알고는 있지만, 시대상이나 사회상을 대변하는 민중사극에서는 거리를 오히려 벌려놓은 느낌이 들어 아쉽습니다.
한양으로 무대가 바뀌면서 주인공들의 달라진 모습과 그 미심쩍은 탄탄대로 성공을 보면서, 이런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과연 그네들에게 붕괴되어 가는 체제에 대한 반항심이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1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길거리에는 헐벗고 굶주린 거지가 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기는 했지만, 체제적인 모순을 그리기 보다는 천둥의 측은지심 성품을 보여주기만을 위한 거지형제의 등장이었을 뿐이었죠. 양반권력의 폭력성과 무자비함에 치를 떨었던 귀동은 포청의 포교가 되어서도, 관복을 입었다뿐이지 여전히 사고뭉치로 술에 쩔어 마방에서 널브러져 자는 한심한 모습으로 등장을 시키면서 캐릭터의 연결성을 보여주고자 했지만, 가히 좋은 느낌은 아니더군요. 제버릇 개 못준다는 것인지 이건 도통,;;;;
성인들로 탈바꿈한 지금은 각 캐릭터의 매력을 200%발산시켜 시청자를 단숨에 휘어잡아도 모자랄판에, 천둥은 양반 저리가라 하는 미소천사 부드러운 상단행수로, 어려서부터 무관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던 귀동은 무엇때문에 포청에 들어갔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마방에서 뒹구는 한심한 무사로 등장을 시켰으니, 주인공의 매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연기력이라도 좋아서 강렬한 한방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지도 못했습니다.
특히 첫 사극 도전이라는 천정명은 갈길이 멀고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짝패의 원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질적 주인공임에도 카리스마는 커녕 가리스마도 찾아보기 힘들고, 그나마 아역에게서 보였던 진지한 분노의 눈빛마저 실종되고 딴 사람을 보는 듯해서, 변신을 꾀하지 않으면 짝패를 말아먹기 십상일 것 같습니다. 그동안 사극이라는 작품 속 인물들에 대한 연기분석은 좀 하고 나왔는지조차 미심쩍게 만들어 버리네요. 적어도 사극에 출연을 결심했다면, 현대적인 어투를 고치려는 노력과 발성연습 정도는 했어야 했는데, 비주얼만 신경써서 나왔다는 생각만 들게 하더군요. 웃거나 대사를 하기전까지의 비주얼은 사극과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는데, 부드러움을 강조하려는 듯 이사람 저사람 챙기고, 쓸데없이 어깨 한번씩 툭툭 두드려주는 과한 몸짓은 군더더기 행동만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드라마가 성공하는 요인은 가장 크게 대본과 연출의 힘일 겁니다. 여기에 연기력 뛰어난 배우가 자기의 옷을 입고 나온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지요. 그런데 아무리 좋은 대본과 연출을 보여준다고 해도 연기자가 소화를 하지 못하면, 그것도 큰 문제지요. 근래 소위 망했다는 드라마를 보고, 그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가 이것밖에 만들지 못했는가 불만이 컸던 드라마가 많았는데, 짝패는 반대의 경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명품사극이 탄생할 것같았던 힘있는 대본과 연출이 9회에 들어서는 힘마저 잃었습니다. 그나마 조연들이 드라마를 맛깔스럽게 하고는 있지만,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고 주연들의 연기가 좋아야 겠지요. 김운경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를 아직은 믿고 있지만, 9회를 보니 스토리도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고, 천둥이라는 캐릭터를 지하 100미터 땅속으로 끌고 들어가버리는 천정명의 연기는 더 걱정이 되네요. 
천정명은 이제 첫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모니터링도  하고, 캐릭터에 대해 스스로 연구를 더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천둥이라는 캐릭터는 자신의 신분과 생모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 그리고 잘못된 세상에 대한 분노가 용암처럼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인물이에요. 고고하게 뒷짐지고 의로운 선비 비스무리한 흉내를 내기보다는, 그 성정이 너무나 분명해서 감추지 못하는 캐릭터고요. 그런데 그런 내면의 모습이 전혀 나오지를 못했습니다. 상투틀고 수염만 덕지덕지 뭍였다고 캐릭터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에요. 상투풀고 수염떼면 현대극에서 봐왔던 천정명의 그간 연기들과 별반 달라진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극에서 남자연기자들이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멜로사극이 아니면, 미소는 될 수 있으면 감추는 것이 상책입니다. 호탕하게 웃는 모습 몇번이면 족합니다. 또한 다소 딱딱하게 여겨질지는 모르겠지만, 힘뺀 대사때문에 발음도 부정확하게 뭉개지고 있으니, 목소리에 힘을 실어 발음에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하이톤의 목소리를 중저음으로 깐다면 무게감을 주는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 표정도 조금 강하게 나올 것이고, 천둥이라는 캐릭터의 카리스마를 조금은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25살 남자의 모습보다 훨씬 나이들어 보이게 하는 분장도 문제인데, 이마에 건이라도 두르면 한결 낫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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