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섭'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0.08.02 '인생은 아름다워' 동성결혼, 교육적으로 문제라는 것도 편견아닐까? (10)
  2. 2010.07.19 '인생은 아름다워' 김해숙, 엄마라는 이름으로 만들어가는 기적 (9)
  3. 2010.07.18 '인생은 아름다워' 공처가 이수일의 이유있는 반항 (16)
  4. 2010.07.12 '인생은 아름다워' 충격적 키워드 동성결혼, 시기상조 or 절대불가? (22)
  5. 2010.06.07 '인생은 아름다워' 찌질남 윤다훈, 얄밉게 구는 속마음 (7)
2010.08.02 15:17




지난 주 동성애커플의 결혼식이라는 화두가 던져지면서 여전히 제 머리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인생은 아름다워 35회를 보면서 작은 결론을 제 나름대로는 내렸습니다. 물론 드라마에서 말하는 결혼식이 흔히 치뤄지는 신랑신부의 하객을 모시고 성혼의식을 치루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가족끼리의 조촐한 식사자리, 그리고 두 사람을 인정해준다는 가족들만의 공식적인 식구맞이 행사정도라는 것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커플의 결혼식이라는 어감이 주는 생경함에 여전히 받아들이기는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극중 태섭의 엄마 민재의 입장이나 100% 이해를 해주지 못하고 미안해 하는 병태나, 아들을 괴물 취급하는 경수엄마나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모두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일 겁니다. 아들의 행복만을 위해 태섭을 인정해주는 민재, 인정은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한 병태, 다른 평범한 다수의 사회구성원들처럼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경수엄마나 사고방식은 다르지만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이지요.
설레임의 시작, 호섭과 연주의 따뜻한 키스
이번 35회에서 두 커플의 아름다운 사랑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양가 가족의 따뜻한 환영속에 결혼을 전제로 한 연주와 호섭커플, 아무도 없는 저녁 바닷가에서 데이트를 즐겨야 하는 태섭과 경수커플. 드라마 속에서만 보자면 아름답기 그지없고, 무제한 응원하고 싶어지는 커플이에요.
양가 상견례가 끝나고 결혼을 앞둔 호섭과 연주의 사랑은 설레임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어요. 특히 처음 여자를 대하는 호섭의 뽀뽀 구걸(?)은 숫총각 호섭이의 캐릭터 그대로였고, 순수해서 웃음도 나왔답니다. 호섭이처럼 따뜻하고 쿨한 남자는 정말 사위삼고 싶어지더라고요. 무엇보다 연주를 대하는 호섭의 태도는 진실되었고, 남자다웠어요.
처음으로 여자를 방에 데려 간 호섭이 어색해서 어쩔 줄을 몰라하자, 바보같은 호섭이 좋다며 연주는 미안하다고 하지요. 과거의 전과가 있다면서요. 호섭이 자신에게로 오는 과정이었다며, 연주가 사랑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인연도 없었을 거라며 그런 일에 전과라는 말은 쓰지 않는 거라며, 과거를 묻어주고 과거의 상처까지 다 사랑하고 잘해주고 싶다고 하지요. 지나간 일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버렸으면 좋겠다면서요.
눈물을 흘리는 연주에게 호섭이 살짝 뽀뽀 하면 안돼느냐고 허락을 구하고 연주 얼굴에 다가서지만, 심호흡만 할 뿐 키스를 못하고 마는 호섭이었지요. 그런 호섭에게 연주가 키스를 해주는데, 참 예쁜 커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중에서 연주가 과거 남자친구와 어떤 관계까지 였는지는 모르지만, 호섭의 쿨한 남자다움도, 미안해 하는 연주도 예뻐 보이더라고요. 두 사람이 결혼해도 과거라는 문제로 서로 할퀴고, 상처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제한 응원하고 싶은 한 커플이었어요.
힘들어서 더 아름다운 사랑, 태섭이 부르는 사랑의 세레나데
역시 무제한 응원하고 싶어지는 커플이 태섭과 경수커플이에요. 두 사람은 본인들이 이성애자처럼 되고자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어요. 경수는 결혼을 했었고, 태섭도 채영을 두고 고민을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자신의 성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속이는 일이고, 상대를 불행하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두 사람입니다. 또한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살지 않겠다고 커밍아웃을 했지요. 극중에서 서로의 눈에 콩꺼풀을 씌울 수 있는 상대를 만난 것은 천생연분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요.
두 사람만의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말을 민재로부터 전해 듣고 병태는 그냥 인정해 주는 것으로 되지 않느냐며 불편해 하지요. 그런 병태에게 민재가 그 애들을 인정하면서 결혼식 혹은 언약식이라는 것으로 가족끼리만으로도 정식으로 축하해 주자고 했지요. 편견이 없다면서도 결혼에 부정적인 병태에게 차별이 아니냐는 말은 병태를 오랜 시간 힘들게 하지요. 저는 민재의 말도 병태의 고민도 다 이해가 되더라고요. 타인의 가족 일이기에 관대하게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고민끝에 병태가 태섭과 경수를 불러 술자리를 마련하고 병태의 속마음을 터놓더라고요. 아마 힘든 속마음을 술기운을 빌어서 하고 싶어했던 것 같아요. "내가 너희들을 이해한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야. 미련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렇지만 진심으로 너희들이 쭉 행복하면 좋겠어. 너희들이 끝날 일없는, 변할 일 없는 마음이길 바래. 그게 내가 너희들에게 바라는 내 욕심이야"
병태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두 사람의 행복을 바라면서도, 빈 방이 있지만 널 재워보낼 수는 없다며 미안하다고 했지요. 저는 병태의 심정도 다 이해가 되더라고요. 마음으로는 이해하고 누구보다 가엽고 불쌍한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놓고 두 사람을 인정해주지 못하는 이중적인 마음, 병태가 말한 미련이라는 부분때문이겠지요.
바닷가로 나온 태섭도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요. 미련이 있다는 말도 이해되고 경수를 재워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의 마음도 말이지요. 어둠이 내린 바닷가에서 태섭이 불러주는 사랑의 세레나데 "사랑은 모든 것을 벗어 버리는 것... 사랑은 꿀보다 달콤한 꿈..." 노래만큼 아름답고, 또 서글퍼지는 두 사람의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도에 세상 모든 고민을 씻어버리려는 듯 물장난을 치는 두 사람, 가슴 아픈 만큼 무제한 응원해주고 싶은 커플입니다.
안방극장에서 보기 불편하다는 것도 편견아닐까?
요즘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면서 동성커플의 결혼이라는 화두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지만, 또 한가지 김수현 작가의 동성애 화두를 통해 생각하며 정리를 한 부분이 있어요. 동성애라는 코드가 거침없이 안방극장에 들어 온 것도 하나의 이슈가 되었고, 그것이 사회적 편견을 깨는 것에 얼마마큼의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시청자들 각자의 몫이고 판단이겠지요.
저는 드라마 처음부터 태섭과 경수의 동성애 역시 이해의 시선으로 봐왔고, 드라마를 보면서 김수현 작가가 던지는 보다 깊은 문제까지 생각하게 되면서, 편견이라는 부분보다는 어떤 식으로 그들을 바라봐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김수현 작가가 던진 화두는 동성애가 아닌 인간으로서 행복할 권리였고, 사랑의 자유였습니다. 동성애자들까지 포함된 모든 사람의 권리말입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과연 이 드라마가 교육적으로 여파를 미치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가끔 제 글에 아이들과 시청하기 불편하다는 댓글이 달립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했던 것이고요. 우리 애들은 어느정도의 나이가 되었기에 저는 고등학생인 딸과도 이 드라마를 함께 보기도 하고, 때로는 딸아이 학교 동성애 친구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해서, 사실 고민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모 기독교 단체연합에서 신문에 인생은 아름다워가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드라마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저는 공감이 가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정서적으로 해가 되는 것은 다른 드라마들에서 다루고 있는 폭력, 불륜, 살인, 복수같은 주제들이지요. 또한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그려내는 장면들이 수위가 높다는 항의가 많이 있었다는데, 저는 방송을 보면서 오히려 신중하고 조심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다른 드라마에서 이성애자들의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은 이해하면서, 동성애자들이 이마에 키스하거나 한 침대에 있는 것 만으로 수위가 높다고 한다면, 동성애자들에게는 정신적인 사랑만 하라는 뜻과 뭐가 다를까요? 이성애자나 동성애자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잡고 싶어하고 키스하고 싶어하고, 신체적으로 사랑을 나누고 싶은 것은 다 같은 마음일 겁니다. 동성애자나 베드신이나 직접적인 키스장면이 연출된다면 저 역시 정서적으로 불편할 것 같지만, 드라마에서는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고 있다고 봅니다. 
만약 우리 애들이 지금보다 어린 나이인데 이 드라마를 보다가 동성애자 혹은 게이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솔직하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성애자와 다르게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게 태어났고, 혹은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게 태어난 사람이다.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태어났다. 네가 임씨 성을 가지고 태어났듯이...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것이 그 사람들이 원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쁜 것이거나 잘못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쌍한 사람들일 지도 모른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혹시나 이렇게 말하는 저에게 동성애자를 양성하자는 말로 오해하는 분은 없길 바랍니다. 저 역시 음양의 이치에 맞게 사는 것이 가장 조화롭다고 생각하거든요.
사회적 편견이라는 것이 가정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린 애들을 일부러 데리고 앉아서 이런 교육을 시킬 필요까지 없겠지만,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도 있고, 그렇게 태어난 것이 그 사람들의 잘못이나 선택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어른들이 말해 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동성애자를 보는 사회적 편견 역시 작게는 가정에서 시작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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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0
  1. 테리우스원 2010.08.02 15:26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이해가 조금은 어렵지 않을까?
    이해하는 드라마의 부모님은 대단하시더라구요
    오늘도 너무 더워요 즐거우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파이팅 !~~~

  2. 세이 2010.08.02 16:37 address edit & del reply

    슈퍼스타k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한 남성이 커밍아웃 동성애자라는것을 밝히더군요
    김수현 작가님의 의도처럼 동성애자들이란 이유만으로 음지에서 음성적으로 사랑을 하는게
    가여워요 그들이 동성애자라고 해서 죄인도 아니구요
    다만 사랑하는 방식 사랑하는 사람이 동성인 것 말고는 없는데요
    동성애자가 틀린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것 뿐이지
    저또한 동성애자는 아닙니다 ^^
    날더운데 에어컨 퍼져서 미치겠군요
    글 잘 읽고 공감하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3. 저희 부모님 2010.08.02 17:30 address edit & del reply

    두 분 다 일흔이 넘으셨지만 인생은 아름다워 무척 재미있게, 다음 이야기 궁금해 하며 꼭 꼭 챙겨보십니다. 물론 남남커플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따로 여쭤 본 적은 없지만 불편하거나 꺼려하는 기색은 못 느꼈어요. 음양의 조화가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타고난 본성을 거스린 채 자신을 속이고 주변 사람들을 속이며 불행하게 사는 것 보다는 '괴물' 취급을 받더라도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게 그래도 조금은 더 행복할 거 같아요. 표현 수위에 대해 말이 많은 건 그간의 정관념이 일으키는 거부반응 때문이겠죠.

  4. 안젤라 2010.08.02 17:47 address edit & del reply

    때로는. 날카로움도 모나지않게. 따뜻하고 넉넉한 반듯함으로...
    포스팅하시는 누리님의 글. 일상의 또 다른 재미랍니다.
    오랫동안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대하여왔던 저로서는. 무언가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메시지가있으리란 생각이었는데. 누리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래요. 그렇지요. 공감 100%입니다.
    또하나 김수현 작가의 고집으로볼때. 책임감있는? 화두가 드라마틱하게 던져지지 않겠나싶습니다. 미처 보지못한 회가있을때 누리님의 글을보면 장면과 스토리가 그대로 떠오른답니다^^

  5.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2010.08.02 20:00 address edit & del reply

    더 이상한 거 아닌가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사람이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랑할 수도 있는데...
    항상 다수가 추구하는 것만이 진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이상하다고 여겨져야 하는데 아쉽네요;;;

  6. ★안다★ 2010.08.02 20: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어렵군요...
    남자로서 남자에게 사랑보다는 우정만을 느끼는 저로서는...
    음,예전에는 절대안돼~라는 문제가 이제는 브라운관에서도 방영이 되는군요~
    드라마 본 적은 없지만 초록누리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이미 다 본 것같은 착각에 빠져봤네요~
    글...정말 잘 쓰십니다~!!!

  7. 갓쉰동 2010.08.02 20: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동성애자의 문제보다는 특정한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패악이 더 클텐데말이지요..

    그 종교로 보면 완전 무결하신 모모씨가 실수를 한것이 되니 좀 웃기기는 함니다..

  8. 설란 2010.08.03 02:09 address edit & del reply

    교육적으로 문제라는 사람들의 태도는 결국 자신이 그부분에 대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뜻이 아닐까요. 아이들이 배울까봐 무섭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겠죠. 바로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
    그러나 그사람들은 좀더 넓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아이가 앞으로 만날 사람들중에 동성애자가 있을수 있고, 자신의 아이의 친한 친구가 어느날 커밍아웃을 할 수도 있고, 또한 자기 아이가 동성애자일수도 있다는것...동성애는 금기인듯 치부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부모님은 어떻게 반응하실까 끊임없이 고민하며 가족,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오랜시간 고통받는 아이들이 바로 자신의 아이일수도 있는겁니다.
    무조건 감춘다고 동성애자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가르쳐주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비록 동성애자 만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포용하며 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이니까요.

  9. 니자드 2010.08.03 10:32 address edit & del reply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무조건 교육적으로 안좋다는 인식 자체가 커다란 사회적 편견이죠. 어떤 경우냐, 어떤 논란이 있느냐와 함께 사회현상의 일부분으로 제대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10. 특정종교 2010.08.03 15:16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 기독교는 외국에서도 기이하게 볼정도로 극성으로 유명합니다. 무슨말을 해도 이상할게없는 집단이다보니 전 그냥 신경안씁니다.

    동성애자도 같은 사람이고 평등하다는걸 알려주는게 오히려 교육적인것 아닌지

2010.07.19 14:39




경수엄마가 불란지 팬션으로 들이닥치면서 일어난 불똥은 태섭과 경수에게로 튀어 버렸습니다. 이번회 태섭이 경수에게 토해내는 것을 보고,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서 보여지는 질투와 시작부터 내가 처음이고 싶어하는 마음을 보면서, 그들도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고 이렇게 똑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독점욕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인생은 아름다워 31회에서는 태섭과 경수의 문제가 비중있게 다뤄졌는데요, 무엇보다 마음에 와닿았던 장면은 동성애자 아들을 둔 두 엄마 민재와 경수엄마의 자식에 대한 같으면서도 다른 감정이었습니다. 어느 한편이 옳다 그르다라고 할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지더라고요. 극중 민재처럼 소주 한 잔을 하고 싶었네요. 술을 못해서 물만 한 잔 들이켰지만요.

경수엄마는 불란지 팬션의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렇게 간단하게 그 문제를 넘겼느냐고, 그리고 결혼한다는 경수까지 받아들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에서는 당연히 이상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요. "우리는 하나만 생각했어요. 태섭이가 이미 혼자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어 왔는데 우리까지 괴롭히지 말자" 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았고 충격도 컸다는 민재의 말에 경수엄마는 "우리는 평범한 집안이 아니라"며 집안 자랑인지, 위세를 떠는 것인지 집안 족보를 들먹이지요. 이런 사람들 정말 꼴불견인데 암튼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세있는 집안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치고 인품 높은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어서 말이에요. 
결국 경수 집안 식구들이 경수를 인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적 시선과 체면때문입니다. 차기 대학총장 자리 후보에 오른 경수아버지가 자식이 게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따가운 시선과 비아냥에서 자유스러울 수는 없을테니까요. 한 번 뒤집어 생각하면, 그 정도의 집안에서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자식의 행복보다는 사회적 체면과 성공을 중요시하는 부류들일 거예요. 그런 점에서는 경수엄마의 심정도 이해를 못할 바도 아니고 말이지요. 
경수엄마에게 "우리는 저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에 간섭할 생각이 없습니다. 둘이 같이 있으면 둘 다 편안해 하고 서로 많이 좋아해요" 라고 말하는 민재에게, 비록 "절대로 우리 아이 포기하지 못한다"고, "우리한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이를 갈며 자리를 뜨지만, 속으로는 민재의 말에 조금은 흔들렸을 것 같기도 했어요. 부모는 같은 부모의 심정을 헤아릴 수가 있거든요.  
밖으로 나온 경수엄마는 태섭에게 한 번 더 다짐을 받고자 합니다. "우리 경수는 너하고 달라. 제 아이 위하면서, 처가집에도 그렇게 잘할 수 없었어. 정말 그림같이 살던 녀석이야". 태섭이 때문에 누구보다 효자인 경수가 흔들렸다고 태섭을 다그치는 광경을 보고 "일곱살짜리 애들이에요? 누가 누구 때문이 어디 있어요?" 라며 쏘아붙이는 민재입니다. 경수가 전 부인과 재결합하기를 거부하는 이유가 태섭이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수엄마는 태섭에게 그만 만나라며 약속을 해달라고 합니다. 태섭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못을 박고는 뒤돌아서 집안으로 걸음을 옮기지요. 
그런 태섭을 기다리며 손을 꼭 잡고 들어가는 민재, 그 장면을 보니 울컥해 지더라고요. 경수엄마가 찾아왔다는 말에 태섭을 들어오지 못하게 했던 민재였지요. 태섭이가 두 번 아플까봐서요. 경수집에서 경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민재는 경수엄마가 어떤 말들을 뱉을 지를 알고 있었을 거에요. 우리 자식 발가벗겨서 찬바람 맞게 하지 말자라며 병태와 부둥켜 안고 울던 민재였어요. 발가벗겨서 내보내지 않으려고, 그렇게 태섭에 힘이 돼주고 안아주고 방패가 돼주는 민재입니다.  
엄마가 태섭의 집을 찾아갔다는 것을 알게 된 경수는 태섭이를 만나기 위해 오고, 태섭 역시 태섭의 원룸으로 돌아가 경수와 만나는데요, 태섭이 재벌아들과 사랑에 빠진 서민집안 아가씨가 된 기분이라며 기분이 더럽다고 불쾌해 하지요. 그리고 태섭의 감정이 폭발했는데, 질투심을 이기지 못하는 태섭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와닿았어요. "넌 왜 그렇게 잘하고 살았니? 와이프랑 처가에도 잘하고, 그림같이 살았다더라". 그러면서 원하면 지금이라도 그림같이 살라며, 언제까지 떨어져 나가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냐고 결국은 있는대로 감정을 폭발해 버리는 태섭입니다.
감정을 터뜨리는 태섭을 보니 경수엄마에게 받은 모욕감도 컸지만, 첫사랑이었고 싶은 감정, 전부인에 대한 질투심까지 느껴지더군요. 과거까지 질투하는 태섭역할을 하는 송창의가 곱상한 얼굴로 화를 내는 모습도 매력적이더군요. 동성애라는 까다로울 수 있는 감정선을 무리하지 않게 보여주고 있는 송창의와 이상우, 연기가 끈적이지 않고 담백해서 제가 요즘 관심을 많이 가지고 지켜보는 연기자들입니다ㅎ.
경수가 다음날 공항에 경수 엄마를 배웅하면서, 경수 엄마에게 못을 박아 버렸지요. 부모의 아킬레스건, 자식이 부모 앞에서 죽겠다는 말처럼 억장이 무너지는 말도 없을 겁니다. 경수엄마가 차안에서 경수를 치며 우는 장면을 보면서, 경수엄마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경수가 '없는 자식치라'고 했지만, 설마 죽겠다는 말을 할 것이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협박도 해보고, 멸시도 해보고, 괴물이라고 욕도 했던 경수엄마였지요. 하지만 막상 자식의 입에서 죽겠다는 말이 나오자, 경수엄마도 오열을 터트리고 말더라고요. 제가 경수엄마 입장이 되어 보니 정말 미칠 노릇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섭에 비해 일찍 커밍아웃한 경수로 인해 경수엄마는 수없이 눈물을 흘렸을 겁니다. 분노하고 절망하고, 그러면서도 며느리랑 손녀딸과 알콩달콩 살던 때를 생각하면 미련과 희망을 버리지 못했을 거고요. 드라마에서 너무 표독스럽게 나와서 정은 잘 주지 못했지만, 경수엄마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아요. 자식이 손가락질과 비아냥을 받으며 살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테니까요.
집안의 체면도 물론 중요한 문제였지만, 경수엄마 역시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였고, 경수를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졌었어요. 자식이 손가락질 받으며 사는 것이 너무나 마음 아픈... 앞으로 태섭이가 겪어야 할 북풍한설 모진바람을 대신 맞아 주지 못해 더 마음이 아픈 민재와 병태처럼요. 누구 하나 자식 귀하지 않은 부모는 없겠지요. 
그럼에도 저는 민재의 생각에 동의해요. 인간은 행복할 권리가 있고, 누구도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라고 말할 권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민재에게도, 병태에게도 표현은 하지 않지만 경수엄마처럼 미련과 희망이 가슴 밑바닥에는 앙금처럼 한덩어리 정도는 남아있을 거에요. 
무거운 마음으로 원룸으로 돌아가는 태섭을 보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던 민재와 병태부부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미더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사람 모두 다음날까지 뒤숭숭한 마음에 잠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서로 "자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앞으로도 이 부부에게 태섭 때문에 몇번이나 속이 뒤집어질 일이 일어날 것이며, 그때마다 태섭이 받아야 할 상처들로 민재부부가 걱정을 하는 것이 느껴져서요. 차라리 해 줄 수만 있다면 태섭이가 받을 서러움, 멸시를 대신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속으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정상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혹은 '내가 대신 태섭이에게 던져지는 돌을 다 맞을 수만 있다면...' 그런 마음이 지금도 왜 없겠어요. 속마음을 뱉지도 못하고, "운전 조심해야 하는데..." 라는 병태, 말은 그렇게 했는데, 저는 "태섭이 마음 다치지 않았으면..."라는 말처럼 들리더라고요. 결국 잠을 이루지 못하는 민재가 주방에 나와 소주로 속을 달래는데,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엄마의 심정이 절절하게 나오는 장면이었습니다.

동성애자를 둔 두 엄마의 눈물을 보며, 비록 자식의 문제를 받아들이는 시선은 너무나 대조적이고 다르지만, 이번회를 보면서 조금은 화해의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는데요, "태섭의 부모는 자식 이상 중요한 것은 없는 사람들이에요" 라는 경수의 말때문이었어요. 아들의 행복만을 바라는 민재의 마음, 그리고 자신에게 모욕을 받고 돌아서는 아들의 손을 꼭 쥐고 들어가는 민재는 경수엄마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줄 것 같았어요.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수엄마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엄마라는 이름으로 만들어가는 기적처럼요. '어머니'라는 가장 위대한 이름, 동성애자를 자식으로 둔 엄마 역할을 맡은 김해숙이 보여주는 깊이있는 연기를,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만났다는 것은 정말 큰 선물같습니다.
지금 당장은 다 이해하고 인정할 수 없겠지만, 삽십 넘은 자식이 선택한 삶의 방식을 경수엄마 역시 언젠가는 받아들일 것 같은 희망도 느꼈어요. 꼭 받아 주었으면 싶고요. 행복한 자식을 보면 부모도 행복하잖아요. 자식의 행복을 담보로 얻은 체면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잔인한 것인지, 그 모순되는 행복관에 대해서 경수엄마도 깨닫게 되는 날이 왔으면 싶어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다뤄지는 태섭과 경수의 문제는 동성애라는 시선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데서, 이 드라마의 정직성과 날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경수엄마가 경수의 희생을 담보로 얻고 싶은 외면적인 행복은, 자식에게는 빈껍데기 허울의 가식적인 삶을 살게 할 뿐이에요. 결국 그 가족 누구도 진심으로 행복하지는 않은 보기좋은 그림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라는 문제에 앞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누구도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의 행복을 희생하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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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둔필승총 2010.07.19 15:37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갑자기 마눌이 울 애들 중에 동성애하는 녀석 생기면 어쩔까? 묻기에
    정신이 사나워서 아, 저리 가 더워 하고 말았는데 직접 닥치면 정말 복잡할 것 같아요. ^^;;;

    • 초록누리 2010.07.19 15:44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ㅎ정신 사나워...ㅋㅋㅋ
      우리 남편한테도 물어봐야 겠어요. 어떤반응이 나오는지. 생각난 김에 지금 국제전화 해봐야겠어요.ㅎㅎ

    • 초록누리 2010.07.19 16:40 신고 address edit & del

      전화해봤더니 처음 반응은 뭐!!!
      다음에 진지하게 얘기해봤더니 할 수 없는 것 아니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약에 그렇다면 어떤지 물어보고 싶었다고 하니 진짜 당황스러웠다고 하네요. 전화끝에 아니지? 라고 또 묻더라고요.
      많이들 이런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 같아요.

    • 둔필승총 2010.07.19 17:00 address edit & del

      ㅋㅋㅋ 납량특집이었겠어요.^^
      "아니지???" ^^

  2. 2010.07.19 19:3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마른 장작 2010.07.19 19:38 address edit & del reply

    맞아요^^ 어짜피 한 번 태어나 사는 인생이고 보다 중요한 것은 육체가 아니라 영혼일 것 같습니다. 물론 윤회설을 믿든 안 믿든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자신의 전생이 남자는 여자기이기도 하고 여자는 남자였기도 하더군요. 이를 보면 결국 이 생에서 우리가 입은 육체라는 것은 영혼을 담는 그릇에 불과...어휴 안되겠네요. 이런 식으로 객적은 소리 하면 한 없겠습니다.^^ 하하하
    결론은 역시 못 이해해줄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4. 정말.. 2010.07.20 01:45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배우들의 연기가 다 정말 뛰어나고 흠잡을때도 없어 몰입하기 쉬워요~
    너무 감동적이구요!

  5. rabbit 2010.07.24 03:54 address edit & del reply

    김해숙 엄마 연기 좋긴 한데요, 직접 낳지 않은 큰아들 대하는 태도와 직접 낳은 작은 아들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달라서 좀 그렇더라구요. 만남도 강요하고, 신부감에게 빨리 애 낳아야 한다고 말하고... 어쩐지 직접 낳은 아들이 동성애자라고 그랬더라면 태도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6. 에구궁 2010.07.24 19:0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작은 아들이 연주와 결혼하겠다고 말했을때 민재의 그 내키지않아 하던 그 모습은 너무 뜻밖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무척 좋아라할 줄 알았거든요. 왜냐하면 예전에 경수가 동성애자인줄 모르고 경수와 연주를 짝으로 맺어주면 좋겠다고 말하던 때와 대비되서 말입니다. 아무리 깊이 생각안하고 했던 말이라도말입니다. 좋은느낌이건 나쁜 느낌이건 그런것들은 그냥 생각없이 나오는 반응이거든요.
    민재씨는 과연 경수가 친자여도 저렇게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었을지..
    사실 저도 머리로는 동성애를 보는 시각이 드라마를 통헤서 많이 바뀌었지만
    실제로 내 아들이 그렇다면 ??? 머리로는 이해가 되도 진정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참으로 힘들것 같거든요..
    어째 저는 지난회를 보면서 오히려 경수모친이 참으로 안되보이더군요.

2010.07.18 14:42




인생은 아름다워에 등장하는 커플들을 보면, 태섭과 경수커플을 제외하고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부부관계 혹은 연인관계에서 하나같이 여성들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일 겁니다. 김수현 작가 작품이 여성들의 목소리나 위상을 높게 표현하는 것이 많지만, 인생은 아름다워는 특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극중 가장 합리적인고 모범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민재와 병태 커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여자에게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팔십 넘어 바람만 피우다 돌아 온 할아버지도 고집불통에다 독불장군처럼 자기 밖에 모르는듯 보이지만, 과거 행실때문에 할머니에게 이빨빠진 호랑이에 불과하고요.
특히 여자에게 잡혀있는 커플이 지혜와 수일커플인데요, 커플이 예감되는 호섭(이상윤)과 부연주(남상미), 양초롱(남규리)과 정동건, 양병준(김상중)과 조아라(장미희) 커플도 여성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호섭이나 동건을 보며 상대방을 공주님 떠받들 듯 벌써부터 기 하나 펴지 못하는 모습이고, 술 취한 조아라 뒷치닥거리를 하는 병준의 모습도 과히 목에 힘을 주는 모습은 아닌 듯 싶고요. 하긴 연애할 때나 그렇게 콧대 높여보지 언제 부려보나 싶어서 귀엽기도 해요. 수자부부의 경우는 수자 남편이 손찌검으로 수자를 잡는 편이라(이제는 안 그러겠다고는 했지만) 예외입니다.
엄밀하게 보면 민재와 병태커플도 병태가 민재의 의견을 99% 떠받들어 주는 관계이지만, 이들부부는 민재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기 보다는 서로 믿어주는 관계라고 보여집니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민재이기에 병태와 어떤 문제를 두고 대립하는 일은 별로 없지요. 30년을 함께 살아 오면서 다듬어지고 양보하고 이해하다보니 '당신 뜻이 내뜻이고 내뜻이 당신 뜻'이 된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저는 같은 여자이면서도 상당히 보기 불편한 관계가 지혜(우희진)와 수일(이민우) 부부입니다. 이번에 수일이 여직원과 영화를 보다 들통난 일을 외도로까지 확대시켜 흥분하는 지혜를 보며, 사실 여자로서 심적으로는 그 배신감을 이해는 하지만, 행동은 어른스럽지 못했고, 더구나 처가살이를 하는 남편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을 보고 언짢아지더군요.
전형적인 공처가면서 딸 지나가 있고, 지혜가 둘째를 임신한 상태인데, 지혜를 속이고 여직원과 영화를 보러 간 것을 물론 잘했다고는 할 수 없지요.  그런데 지혜에게 그 광경을 들킨 후 아무 일도 없었는데, 마치 대역죄라도 지은 죄인처럼 자라목처럼 움추러드는 수일을 보니, "남자 망신 혼자 다 시키고 있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입도 뻥긋 못하고 처가 식구들 앞에서 좌불안석하고 앉아있는 수일을 보니, 남의 집 머슴살이는 해도 처가살이는 하지 말라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 아들이었다면 왜 그렇게 바보같이 부인한테 잡혀 사느냐고 호통을 치고 싶어지더군요. 
수일과 지혜의 부부는 젊은 부부는 오늘을 사는 젊은 부부들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공처가 수일의 모습이 극중에서 한심하고 우습게도 보였지만,  여직원과 영화관 갔다는 이유로 결혼의 순결이 깨졌느니 하면서 그만 살자는 말을 하는 지혜를 보고는 참 무책임하구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물론 지혜가 진짜 이혼할 생각은 없었고, 수일에 대한 배신감으로 일벌백계의 심정으로 그런 말을 뱉은 것은 십분 이해하지만요. 
지혜는 무결점주의자에 결벽적인 성격의 병준과 많이 닮았지만, 병준은 집안정리나 위생에 대해서 결벽적일 뿐, 사람에 대해서는 다행히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지혜는 병적으로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극중 지혜를 보면 똑 부러지게 야무지고, 사리분별력있고, 매사가 자로 잰듯 빈틈 없는 여자에요. 좋게 보자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는 것도, 싫고 내가 피해받는 것도 싫은 매사에 빈틈없는 여자같지만, 나쁘게는 몹시 피곤한 여자에요. 모든 일이 자기 생각과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극히 이기적인 여자에요. 처음 임신을 했을 때도 지나의 교육비와 몸 망가지는 것, 경제적 자립, 육아 등의 문제로 아이를 지우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던 인물이에요. 
이번 수일의 영화관 사건으로 칼자루를 쥐었던 지혜가 오히려 당하게 생겼는데요, 저는 역공을 하고 나오는 수일을 응원하고 싶어지더군요. 강하게 밀어부치는 수일때문에 불리해져 버린 지혜의 상황이 고소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가 시대착오적이고 구세대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는지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도 젊은 시절에는 여권신장, 여성운동에도 뜨겁게 관심을 가졌는데, 지혜의 문제는 여성의 가정에서의 위상이라는 문제라기 보다는 지혜 성격을 좀 뜯어 고쳤으면 싶더라고요.
지혜를 보면 자기가 최고라는 공주병이 있어 보여요. 그런데 그 공주병이라는 것을 찬찬히 살펴보면, 컴플렉스에 기인한 자기최면식의 공주병이라는 것이 문제에요. 엄마의 재혼으로 지혜는 어린 시절부터 혼자라는 생각이 강했던 여자에요. 불란지 팬션에서 가장 불완전한 존재였지요. 엄마 민재는 새아버지 병태와의 결혼으로 아내라는 떳떳한 자격을 받았지만, 지혜는 민재에게 딸려온 혹이라는 컴플렉스 속에서 자랐지요. 다행히 제주 넓은 바다와도 같은 새아버지 병태가 진심으로 딸로서 품었기에, 지혜가 그만큼 비뚤어지지 않고 자랐을 겁니다. 태섭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봐 온 민재가 있었기에, 태섭이 지금의 반듯함을 잃지 않았듯이 말이지요.
수일에게 "우리의 결혼이 흠없이 순결한 것이라고 믿었다"는 말을 하는 지혜를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지혜의 결벽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은 엄마의 재혼으로 딸려 온 '혹 컴플렉스'(사실 이런 단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신이 혹이라는 생각은 더 이상 자기에게 흠이나 결점을 보이지 말자라는 강박관념을 키웠고, 지혜를 둘러싼 모든 것은 티끌하나 없이 깨끗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키워왔다고 생각해요. 지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은 모두 자신의 말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니다. 자신이 정해 둔 규칙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져야 합니다. 지나에게 저녁마다 엄마 아빠 순번 정해서 동화책을 읽어주고, 일요일이면 온가족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올레길을 가야하고 말이지요. 어길시에는 반항으로 간주되고 심지어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트집까지 잡습니다. 그런데 전 진짜 이런 젊은 여자 무서워요.
그래서 이번 회 수일이 반항하는 것을 보고는 꽁생원같고 못난 남자의 표본이라 수일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지만, 수일을 응원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좀 더 거세게 반항하라고 말이지요. 지혜에게는 사람 위에 사람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 위에 사람있다는 것을 배워야 할 것 같고, 더 많이 다듬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말로는 사실 수일이 지혜를 당할 수는 없어요. 많은 경우 여자들과 말싸움해서 이기는 남자들 못봤어요. 그래서 더 지혜가 기고만장하는 것 같기도 해요. 
지혜에게 민재나 병태와 같은 어른이 곁에 있어서 훈수를 두고, 보듬어 주고, 때로는 꾸짖어 주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에요. 저는 지혜를 보면서 지혜가 친정살이를 하는 것이 지혜에게는 참 행운이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혹이라도 시집살이를 하고 있었다면, 지혜같은 성격의 며느리를 시부모입장에서는 고운 눈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말이지요.

김수현 작가가 젊은 지혜와 수일 부부를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는데요, 저는 무너지고 있는 젊은 가장들의 권위를 살리고자 하는 작가의 숨은 의도를 읽습니다. 요즘 여자들 학력 높아지고 경제적 활동으로 남자들 못지않은 파워를 가진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여성들의 사회활동과 똑똑한 젊은 세대들에게서 무너지고 있는 것이 부부존중의 태도인 것 같습니다.
지혜를 보면 자신은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병적으로 확인받고 싶어하면서도, 남편 수일에 대해서는 마치 아들 대하는 태도에요. 물론 수일이 무게가 없어서 우습게도 보이지만, 이 부부의 모습이 좋아보이지는 않아요. 수일을 보면 도살장에 끌려 온 소처럼 보이니 말이지요.
수일과 지혜 부부의 문제는 좋은 부부관계를 위해서 고쳐야 하기도 하지만, 또 하나 심각한 것은 어린 지나에게 미치는 영향일 겁니다. 어린 지나의 눈에 비친 아빠의 모습은 늘 엄마 앞에서 쩔쩔매고 눈치보는 모습이에요. 지혜처럼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어린 딸의 눈에 비친 아빠가 엄마 앞에서 기죽은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도 문제이고, 썩 좋은 태도같지는 않아요. 어린 아이들 가정환경이라는 것, 굉장히 크게 작용해요. 극중 지나의 똑똑스런 모습을 보면 나중에 커서 지혜 판박이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물론 부부가 서로 존중해주고 평등한 관계가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인간관계가 안에서도 밖에서도 생각과 문화가 다를 때 충돌이 일고, 때로는 싸워가며, 때로는 이해를 시키면서 합일점을 찾아가고, 매일 조금씩 다듬어지는 게 우리 인생사이고 부부의 모습일 것입니다. 지혜를 보며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이번 수일의 반항(?)으로 지혜의 안하무인 성격을 고치는 계기가 되면서, 동시에 수일도 조금 어른스러워졌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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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erish TIP 2010.07.18 15: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1번으로 댓글을 다는 영광을 누렸네요^^;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을 글로 잘 표현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초록누리님 남은 주말 행복하세요~~

  2. 탐진강 2010.07.18 16: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아내도 즐겨 보는데요.
    저는 어떤 부분은 상식과 어긋나 불편하기도 하더군요

  3. pennpenn 2010.07.18 17: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본듯 합니다.

  4. 2010.07.18 18:2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티비의 세상구경 2010.07.18 19: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인생은 아름다워때문에
    주말저녁이 너무 기다려지더라구요 ^^

  6. 마른 장작 2010.07.18 20:29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저녁 되세요.^^ 음~ 죄송. '인생은 아름다워' 사실은 못 보고 있네요. 하지만 글은 잘 읽었습니다.^^

  7. 글쎄요 2010.07.19 00:10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님과 생각이 좀 다릅니다.
    물론 그동안 지혜의 행동이 좀 과한 면이 있었지만
    부인에게 회사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여직원과 영화를 보러 간 것은
    여자입장에서는 분명히 화가 나는 겁니다.
    더군다나 지혜의 성격이라면 그 일은 더 큰 배신감으로 다가왔을테고요.
    그래서 지혜의 행동이 그렇게 나온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이혼하자고 나오는 수일의 행동이 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자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게 안좋은건가요?
    왜 꼭 남자가 주도권을 잡고 기를 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여자들이 기를 죽이고 사는 건 당연하다는 건가요?

    이렇게 화를 내려던건 아니었는데
    그만 님의 글을 보고 저도 모르게 욱했네요.
    보시고 기분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_^

  8. 모과 2010.07.19 00:13 address edit & del reply

    해도 너무 할 정도로 남편을 달달 볶아요. 숨막히는 여자지요. 남편이 집에 와도 쉴곳이 없어요.

  9. 구름 2010.07.19 02:10 address edit & del reply

    지혜의 평소 성격이 편안한 성격이 아닌 것은 어느정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수일이 거짓말하고 여직원과 영화보러 간 것에 대한 지혜의 반응이 너무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요.
    무엇보다도 수일은 그 사건에 대해 자기가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변명이나 늘어놓는 한심한 모습을 보여주던데요.
    굳이 아내가 영화 보러 가자는 거 거절하고,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다른 여자랑 영화를 보러가는 걸 어떻게 생각해야 되나요.
    이걸 외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 생각엔 외도가 시작되는 초기단계로 보입니다.
    첨부터 모텔 가는 불륜남녀가 얼마나 되겠나 싶네요.
    첨에는 가볍게 불필요한 만남을 갖다가 점점 더 깊어져서 모텔까지 가는 거죠.
    처가살이하는 남편 얼굴에 먹칠했다고 하시는데
    그 먹칠은 지혜가 한 게 아닙니다. 수일이 자신이 먹칠한 거죠.
    지혜에게 들킨후 죄인처럼 행동하는 게 남자망신 시키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 그 상황에 떳떳하면 그건 뻔뻔한 놈인 거죠.
    임신한 아내보다 다른 여자랑 영화보는 게 더 좋아서 거짓말하고 나왔는데 당당할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10. 우잉 2010.07.19 06:37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초록누리님과 반대되는 생각이에요.
    평소에 인생은~를 볼때엔 항상 기죽어사는 수일이 목소리를 내보길 응원했지만
    이번 상황은 이래서는 안되는거죠.
    잘못은 수일이 해놓고 이혼하자고 강하게 나가는 수일을 보면서 뻔뻔스럽다는 생각밖에
    들 지 않았습니다.
    물론 수일이 평소에 쌓인게 많다는 것은 드라마를 쭉 보아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지만
    이런 식을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죠.
    이러면 평소에 독불장군이었던 지혜와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둘째를 낳기로 결정하면서 더욱 심란해진 지혜일텐데
    그런 지혜를 놔두고 여자후배와 단둘이 영화를 본다는 자체가 괘씸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만큼은 지혜를 응원합니다.ㅎㅎ

  11. 네? 2010.07.19 08:49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람위에 사람있는걸 알아야한다니.
    평등하게 가정을 이끌어나가야할 부부인데 사람위에 사람이 있나요?
    거기다가, 뭐 어떻게 둘이 모텔가서 자야만 바람입니까?
    이미 단둘이 영화보러간 자체가 바람인겁니다.
    성적인 접촉은 없었어도 분명 바람이지요. 아내에게 불만이 있으면 아내와 풀어야지,
    여자와 영화보러가는게 무슨 지혜에게서의 일탈이나 되는건가요?

  12. 마른 장작 2010.07.19 12:18 address edit & del reply

    아침엔 시간 없어서 급히 들어왔다가 누르고 나갔는데. 지금도 시간없기는 마찬가지. 점심 이용해 잠깐 짬을 내서 들어왔습니다.^^

  13. ㅎㅎ 2010.07.19 12:24 address edit & del reply

    수일이 쑈하며 사는것부터가 잘못이지 않을까요? 쑈않하고 살았다면 저렇게 잡혀살 이유도 없겠죠..결혼전에 사귀었던 여자에게도 질투를 느끼는게 여자랍니다. 수일이 그동안 당당하지 못한것도 항상 쑈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쑈하지 맙시다. 정말 진심이 아니라면 아무리 화내고 싸우더라고 진심으로 얘기하고 서로 이해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저도 처음엔 그냥 내가 져주면 되지... 라고 생각하고 쑈하곤 했었는데 이게 더 서로를 화나게 하고 결국 큰싸움으로 번지게 되는 결과가 되더군요.. 솔직히 드라마에 나오는 수일은 정말... 남자망신 다시키는 진상이더군요.. 다 들키고 나니 이제는 배째라? 정말 쪼잔해서원..ㅎㅎ 같은 맥락의 민들레가족의 둘째 사위가 더 낮아 보이는건 정말...ㅎㅎ

  14. 인디고 2010.07.19 14:10 address edit & del reply

    임신한 아내에게 거짓말을 하고 직장 동료와 영화보러 가는게 별것 아니라고 말씀 하시는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부부간에 사소한 거짓말을 할 수도 있겠지요 이런 저런 이유로... 그렇지만 이건 아니죠 그게 그냥 넘어갈 정도로 간단하지 않습니다 고마움의 표시는 굳이 같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거죠 부인이 싫어한다는걸 알고서 굳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에 여직원의 개인적인 하소연을 들어 주고 도와 주는걸 별로 탐탁해 하지 않는 아내의 입장을 알고 있는 남편이라면 도와줬더라도 그냥 인사를 듣고 마는 걸로 마무리 해야 할 껍니다 평소 드라마에서 지혜의 행동에 같은 여자로서 불만이 많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지혜의 반응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거짓말은 부부의 믿음에 치명적이니까요 이전의 지혜에 바르지 못한 행동들이 수일의 잘못을 덮어 줄 수는 없는 거죠 같이 살기 힘들었으면 솔직하게 얘기하고 풀어 가려고 노력했어야죠 그래도 안돼면 도저히 같이 살기 힘들다고 하면 헤어지던지요 자신이 수세에 몰리자 모든걸 남 탓으로만 돌리고 배짱부리는 남편의 모습은 정말 눈뜨고 보기 힘듭니다 매사 아내를 대할 때 가식적으로 언행과 속마음을 다르게 행동한 수일이 행동들도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내가 참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그건 그냥 가식이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죠 이해가 안돼면 서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냥 그 상황만 넘겨버리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일이 잘못되자 진심으로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하필.... 이런 생각과 함께 그냥 넘어가려고 행동했죠 그게 정말도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15. rmsk 2010.07.20 16: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허걱.. 본인과 생각이 다른 댓글을 일방적으로 잘라버리시는군요..ㄷㄷㄷ
    제가 구독하는 블로거글에서 님의 이 글이 언급되면서 댓글 지웠다길래 설마했는데 제가 쓴 글도 없어졌네요.
    참으로..명박스러우시다는..

    다시는 안 오겠습니다.

    • 초록누리 2010.07.20 16:37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오지 마세요.
      안 오시겠지만 위 댓글들 보시면 반대 의견들도 다 그대로 뒀습니다. 지운 것은 다른 분 언급하시는 댓글들만 지웠습니다.생각을 말씀 하시려면 본인 생각을 말씀하세요. 다른 분 쓴 글로 비교해서 말씀하시지 마시고요. 그게 예의아닐까요?
      저 역시 남의 방에 와서 다른 분 글과 비교하는 댓글 다는 분 싫답니다.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2010.07.12 14:07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다가 깜짝 놀란 대사가 있었습니다. 경수가 태섭에게 결혼하자는 프로포즈와 함께 경수가 엄마에게 결혼한다는 말이 전파를 타더라고요. 동성애자에 대한 시선이 적어도 편협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망치로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수현 작가가 이 문제까지 건드릴 거라고는 사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가 동성애라는 화두를 던졌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파장은 지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데 여기에 동성결혼이라는 용어 자체가 주는 충격이 솔직히 컸습니다.

이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대조적으로 다룬 커플이 있었지요. 공처가 이수일과 결벽주의적인 성격에 결혼의 순결을 강조하는 완벽적이고, 까탈스러운 지혜의 입에서 이혼의 소리가 나왔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결혼을 할 수 없는 커플인 태섭과 경수의 입에서 결혼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겁니다.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할 수 있지요.
수일이 같은 회사 여직원 홍과장과 영화를 보러 간 일이 지혜에게 발각되어 불란지 팬션이 시끄러운데요, 지혜와 수일에게만 심각한 문제이지, 주변 가족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일 뿐입니다. 저 역시 지혜의 결벽주의자적인 성격이 수일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곱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눈 감고 덮어주라는 말은 못하겠지만, 지혜의 성격과 수일에 대한 태도 역시 고쳐야 할 부분이 많기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지혜에게 썩 정이 가지 않습니다. 우유부단해 보이고, 성격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과잉친절을 베푸는 수일의 성격도 마음에 차지는 않지만요.
우선 아내를 속이고 휴일에 여직원과 영화를 보러간 일은 그 의도가 순수했고 아니고를 떠나서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어요. 유부남인 것을 감안했을 때 홍과장의 태도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었고요. 드라마 속 상황설정이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실제로는 넥타이나 와이셔츠같은 선물정도였으면 무방했을텐데, 굳이 시간을 내서 식사대접을 하겠다는 것이 썩 좋은 태도는 아니었어요. 이번회 보니 영화를 보러 가자고 제안한 것이 수일이던데, 아무리 털끝만치의 사심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수일의 태도 역시 비난받아야 할 문제같아요.
그런데 수일에게 대하는 지혜의 태도는 더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처가살이를 하는 남편의 체면이라는 것도 있고, 또한 부부간의 프라이버시라는 것도 있는데, 친정식구들 모두에게 마치 딴여자를 만나 외도를 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남편에 대한 존중의 태도는 아니었다고 보이더군요. 제가 구식 사고방식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자신은 존중받길 원하면서, 남편에 대한 프라이버시 존중에 대해서는 배려가 없는 모습이라, 지혜가 제 며느리나 딸이라 할지라도 곱게 봐줄 수는 없을 것 같았어요. 민재가 두 사람 문제이니 두 사람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무관심의 태도를 취한 것은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일과 지혜의 문제를 전화로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태섭과 경수의 노골적인 사랑고백이 이어졌지요. "딴 녀석이랑 영화보러 갔다가 걸리면 죽을 줄 알아" 태섭의 터프함에 조금 놀라기도 했는데, 태섭이 "만약 내가 재미없어지거든 우물거리지 말고 나한테 바로 얘기해"라고 하지요. 경수도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장담할 일은 아니라며, 그런 일이 있으면 서로 남루하게 굴지말고 솔직하게 얘기하자고 합니다. 태섭이 경수의 말에 삐지는 것을 보니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는 다 같구나 하는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태섭이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 상처주지 않아. 최선을 다할거야. 그게 내 자존심이야" 라며 사랑고백을 하고, 경수도 태섭에게 "너한테 함부로 하지 않아. 너 변하기 전에 나도 절대 변하지 않아"라며 변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는 태섭과 경수입니다.
다음날 태섭과 아침운동을 한 후 경수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나왔는데요,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끌리게 된 비행기에서의 첫만남을 이야기하며, 만난 지 1년 되는 그 날 주말에 결혼하자는 프로포즈를 하는 것이었어요. 예고편을 통해서도 결혼이라는 말이 나와서 당황스러웠는데, 드라마의 상황을 떠나 저에게는 여전히 동성결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직 열리지 않은 부분이라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는데, 살짝 통쾌하게 웃었답니다. 불란지펜션에서 냉면으로 점심을 먹는 태섭과 경수를 보고 노골적으로 비위 상한다고 하는 병걸이 청양고추의 매운 맛에 뒤로 넘어갔는데요,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은근히 통쾌했어요. 속이 느글거린다고 툴툴대며 고추를 달라고 하니 민재가 모른 체 시치미 뚝 떼고 매운 청양고추를 줘 버리더라고요ㅎㅎ. 
인생은 아름다워 드라마에서 태섭과 경수라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이라는 의미가 법적으로 혼인신고까지는 못하겠지요. 우리나라가 아직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지 않기때문에 결혼은 당사자들만이 치루는 의식에 불과할 뿐일 겁니다. 현재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나라는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캐나다,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공, 노르웨이, 스웨덴, 포르투갈, 아이슬란드, 그리고 미국의 다섯 주 등 10개국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생각하는 두 사람의 결혼은 살림을 합친 동거의 수준정도로 생각했을 뿐이었어요. 아마 동성애자들도 현실적으로 이런 동거수준의 생활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정식으로 결혼을 하고 증인으로 병준(김상중)까지 부르겠다는 태섭의 말을 들으면서, 두 사람이 생각하는 결혼이 사회적으로 청첩장을 돌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드라마 속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는 상당히 깨어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우리나라의 결혼법에서 동성결혼이라는 문제까지는 솔직히 고민해 보지 않았어요. 다만 그들에게도 사랑할 권리가 있고, 성적으로 다르게 태어났다는 것에 대한 특수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한데, 결혼이라... 솔직히 난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호적제도상의 문제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요, 과연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호적이나 주민등록등본상에 문서상으로 올릴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기혼여성인 저는 현재 호적상에는 시댁의 호적에 올라가 있고, 친정의 호적에서는 제명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친정집안의 족보에는 아무개 집안 누구의 자식과 혼인했다라는 것으로 올라가 있고, 시댁 족보에도 문중 사람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고요. 이런 까다로운 한국의 호적법상 동성애자들의 결혼은 어떤 식으로 기재가 되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것같아요. 
동성애자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이라 정신적, 육체적 의미의 결혼은 저 역시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법적인 결혼부분에 대해서는 아직은 시기상조 혹은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디까지 동성애자의 사랑을 허용(쓰고보니 허용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수용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네요. 
김수현작가가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락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읽어내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자들에게도 당당하게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이라는 의식을 치루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평범하게 이뤄지는 이성애자들과 같은 결혼식의 꿈을 드라마 속에서나마 그려주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비록 그들만의 사랑의 약속 의식이 되겠지만, 축복받은 결혼식이 되었으면 싶은 바람도 가지게 됩니다.  

극중 경수의 아버지가 쓰러져서 경수가 아버지를 보러 서울에 다녀온 후 태섭에게 말했던 대사가 생각나는데요, 아버지가 아직은 경수를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모순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할 것 같고, 고민이 끝나면 경수를 부르겠다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경수 아버지가 고민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모순이 어느 선까지 인지 알 수 없지만, 동성애자의 사랑을 인정한다면서도 결혼에 대해서는 난감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제 자신 역시 모순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드라마가 끝나는 시간까지도 이 모순적인 생각과 싸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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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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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마른 장작 2010.07.12 14:42 address edit & del reply

    와우. 어쩔거나요. 김수현 작가는 확실히 야아 이거 뭐라 해야 되나요? 하여튼 배짱이 있는 작가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최근 그분의 발언 등을 통해 알 수 있었죠. 동성결혼은 일단 무조건 시기 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그 나머지는 생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3. 내영아 2010.07.12 14:55 address edit & del reply

    엄...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동성애를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있는게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어차피 나중엔 인정해주는 쪽으로 갈텐데
    원래 싫어! 싫어! 할수록 더 빨리 다가온다고 한다던데, 내버려둔다기보다는 음~ 대체 왜
    사람들이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는지부터 알아봐야겠네요 -ㅅ- ;

  4. 엘레사르 2010.07.12 16:00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다수와 다른 소수가 인정받는 길은 역시나 멀고도 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을지는 모르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호적이라는 제도가 없어 지고 모두 개인적으로 1인 1적인 가족관계부로 변하지 않았나요?
    결혼했다고 해도 나의 중심으로 친부모와 자식과 배우자가 기재되는 것이지 호적이라는 것에
    기재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5. 야미쿠로 2010.07.12 16:29 address edit & del reply

    동성결혼....굉장히 까다로운 문제고,

    시기상조라고 하시는 분이 많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덮어놓을 일은 아니죠.

  6. Uplus 공식 블로그 2010.07.12 17: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처음부터는 아니고, 중간부터 시청했던 것 같은데요~
    마지막 부분에 상당히 통쾌하던데요 ㅎㅎ
    동성애를 지지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다른 이의 인격을 무시하는 행동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 같아요!

  7. 챙엄마 2010.07.12 17:33 address edit & del reply

    호적제도는 없어졌습니다
    그러니 결혼으로 친정에서 제적되고 남편의 호적에 입적되는일은 이제 없지요
    그저 가족관계등록부에 배우자 로 기재 되는것이 다입니다
    그러니 동성결혼이 법제화 되어도 전처럼 복잡한 호적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것입니다

  8. 라임 2010.07.12 17:46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에서 당장 법적인문제를 따지는건 아닌거 같고 저기서 두사람이 한다는 결혼이란것은 반지를 나눠끼고 앞으로 로 함께 할 것을 증인앞에 약속한다는 일종의 언약식의 의미가 아닐까요? 어제 방송보면서 동성커플도 이상커플이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9. dma 2010.07.12 18:17 address edit & del reply

    라임님 말씀데로 드라마에서의 동성결혼은 법적인 문제보다는 언약식의 의미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 동성결혼 문제까지 다루지? 지나치다 부담스럽다 하는 반응들이 대부분인 것 같은데 실제 동성커플들의 경우 이 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들 하네요...
    가장 큰 문제는 사고나 수술같은 큰 문제가 생겼을 경우 파트너가 보호자가 될 수 없다는 것..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수술동의서 같은 것은 꿈도 못 꾼다고 하네요...

  10. 촌스런블로그 2010.07.12 18:46 address edit & del reply

    김수현 선생께서 아주 금기시되는 까다로운 주제를 다루시려는 군요~~

  11. 김부리 2010.07.12 19: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방송비평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신가요?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글에서 물씬 나네요. 부럽습니다.

  12. 도도한괭이씨 2010.07.12 19:34 address edit & del reply

    법적인 결혼은 물론 아니죠. 그들도 알고 있고. 그냥 의식만 치루고 동거를 하며 사는 거죠. 실제로 그런 식으로 해서 몇십년동안 같이 살고 있는 동성부부들이 꽤 있으니까요...어째든 시기상조라...글쎄요. 저 결혼 얘기에 우리나라 정서에 안 맞는다 어쩐다 하면서 뭐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게 도대체 뭔가 싶어요. 개막장 드라마엔 가만히 있더니.....저도 청양고추 부분이 통쾌했어요. ㅎㅎㅎ 천연덕스럽게 "어머, 청양고추 달라는 거 아니었어요?" 하는데 웃겼어요~ 뒤로 넘어가는 삼촌 보면서 다들 웃는데 정말 많이 웃었어요~ 어째든..오랜만에 초록누리님 글 보고 가네요^^

  13. 꾸릉내 2010.07.12 19:56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면 될것을 ,,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마음을 어찌 막을수 있을까?
    김수현 작가 드라마는 대사가 너무 좋다 ,,
    특급 연예인이나 특급 작가가 받는 돈은 거품이 심한거같지만 ,,
    돈아깝지 않는 작가인거같다..

  14. 서류상으론 2010.07.12 21:31 address edit & del reply

    한 집에 사는 동거인으로 밖에 되지 않겠죠. 결혼식 역시 언약식의 성격이겠지만 증인을 둠으로써 조금은 더 확실하고 지속적인 의미를 갖게 될거구요. 병준만이 아니라 태섭 부모님과 동생들은 소식을 접하게 되면 기꺼이 그 자리에도 함께 해 주지 않을까요?

  15. 탐진강 2010.07.12 22: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아내도 자주 보더군요
    저는 드라마는 안보는 편이라 ^^;

  16. 호적제도는 없어졌어요 2010.07.12 22:53 address edit & del reply

    몇년 전에 법이 바뀌어 호적제도는 폐지된걸로 압니다. 부부 중심의 가족등록부만이 존재하지요.

  17. 흠... 2010.07.16 23:21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에서 동성애 결혼은 쫌...그런데 드라마에서 나온다니까 뭐랄까...파장이일어날꺼같네요...이 드라마 잘 챙겨서보는데 같은 동성애자가봐도 쫌 오글거리는 부분이있어서 난감할때가있어요ㅋㅋ

  18. 동성혼 2010.07.19 03:17 address edit & del reply

    동성혼 허용 국가가 10개국이라고 하셨는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는 동성혼이 합법이랍니다. 유럽 지도 보시고 동유럽 손으로 가린 다른 국가들은 다 합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만큼 그 나라들은 인권에 관심이 많은거죠. 인격체 하나하나 모두에게 행복 추구권이 적용되는 나라들이니, 행복 추구권이 어쩌구로 시작되는 대한민국의 허울좋은 법 아래 인권이랑은 확인히 구분된다죠.

  19. 병신이네 2010.07.19 12:52 address edit & del reply

    뭐가 충격적이라는건지??????????????
    지가 그냥 띨띨한거지...서유럽은 다 인정이고 미국도 상당수가 인정하는데...
    남아공도 남미쪽도... 먼 소리인지.......................
    조선시대에서 사냐?

  20. 위에병신이네님;; 2010.08.02 00:03 address edit & del reply

    위엣분 뭔 소리 하시는거죠????? 우리나라 일반국민 정서상 드라마에 동성애자가 나와서 결혼하는게 충격적인게 아닌가요??? 그리고 여기 필자님은 동성애에 적대적이신것도 아닌데 왜그래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으면 조선시대 사람인가요? 참....ㅋㅋㅋㅋ조선시대때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관대했어요. 저도 동성애자들을 지지하지만 병신이네님처럼 저렇게 극단적인 사람보면 참,,,

  21. 병신이네 2010.10.27 02:05 address edit & del reply

    별로 충격적이지 않는데??? 별게 다 충격적이네
    아마 성적 떨어지면 바로 자살할 기세

2010.06.07 13:58




태섭의 커밍아웃은 병태네 불란지 펜션에 꽤 큰 폭풍이었지만, 가족안에서 용해되고 끌어안음으로써 적어도 태섭은 가족에게만은 냉대받지 않은 모습입니다. 극중 작은 삼촌인 병걸(윤다훈)과 수일(이민우)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태섭에 대해서 몰랐던 것을 서로가 미안해 하면서 태섭에게 강해지라고 힘을 북돋워 주는 가장 든든한 응원군들이 되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작은 삼촌 병걸의 까칠한 반응은 욕설에 가깝지만, 현실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해 이해하려 들지 않는 대다수 사람들의 솔직한 반응일 겁니다. 병걸이 태섭이가 가족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수일의 반응처럼 겉으로 대놓고 모욕하지는 않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을 지도 모릅니다. 병태네 가족들 중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수더분해서 태섭을 가장 짠하게 생각할 것 같았던 병걸이 예상을 깨고 가장 까칠하게 나오고 있는데요, 감성이 풍부하고, 감정에 솔직하고, 직설적인 성격때문일 거예요. 그리고 누구보다 태섭을 아끼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번회를 통해 알 수 있었어요.
병걸이 태섭이와 함께 밥을 먹고 싶지 않다며 가족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더러운 자식"이라고 욕설을 뱉은 상황은 그가 삼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태섭을 아꼈기 때문에 더 심하게 나왔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병걸이도 병태의 심정 못지않게 잘나고, 예의바르고, 반듯한 태섭이가 안타까웠을 거예요. 어려서 엄마를 잃고, 새엄마 손에서 자라서 늘 기가 죽어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아이가 동성애자라니 병걸이도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병태에게 끌려나가 한방 얻어맞고 병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장면에서 병걸의 진심이 드러났습니다. "너무 안타까워서.. 미워서..." 병걸이는 누구보다 반듯하고 아까운 태섭이었기에 더 화가 나고 속상한 마음이더라고요. 누가 안그러겠어요. 허우대 멀쩡하고, 남부럽지 않은 의사 직업에 집안의 대를 이을 장손이 성적소수자라니 말이에요. 병걸을 때린 병태의 심정도 편하지 않습니다. 병걸이의 심정을 병태(김영철)가 모르는 바는 아니에요. 병걸이 처럼 그렇게 태섭이에게 모질게 말하고 때려서라도 바꿔주고 싶었을 병태였을 겁니다. 그것이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병걸보다는 더 잘 알고 있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했을 뿐이었어요. 병걸을 때리고 우는 병태를 보니, 태섭때문이기 보다는 그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 것 같더라고요.
가족들이 자신을 볼 때마다 받을 상처를 잘 아는 태섭은 가족들에게 일일이 사과를 합니다. 아무리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고, 혼자 넘어야 할 산이라는 것을 알지만, 태섭에게 매일같이 눈 뜨면 산이 턱하니 가로막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태섭이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나돌면, 막연한 찝찝함때문에 진료를 거부할 환자들도 분명 있을 거고, 시선도 곱지 않을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지요. 이런게 잘못되었다, 혹은 불합리 하니 고쳐야 한다고 말 할 수는 없다는 게 우리의 현실이겠지요. 병걸이 아무리 마음으로는 태섭이 안됐고 가슴 아파도 생각을 고치기 힘들고, 수일 역시 드러내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응원해 주는 입장이 아니듯이 말이지요. 

가족들에게 커밍아웃 하고, 한 사람 두 사람 태섭이의 성정체성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마다, 태섭이도 감당해야 할 상처들이 하나 둘씩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고, 멸시도 달게 받겠다고 마음 먹지만, 막상 삼촌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상처를 받습니다. 뒤 따라 온 민재 품에 안겨 울 때는 저도 함께 울었네요. 처음으로 태섭의 입에서 "엄마"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항상 깍듯하게 "어머니" 라고 부르던 태섭이었는데, "죄송해요, 엄마. 죽는 날까지 죄송해요, 엄마" 라고 우는데, 가슴도 아프고, 한편으로는 태섭과 민재가 20여년간 알게 모르게 쳐 둔 새엄마와 의붓아들이라는 경계가 허물어지는 듯해서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민재와 병태의 이성적인 생각이 마음에 들고, 진정으로 태섭을 품어주는 가족애에 깊은 감동을 받고 있지만, 극중 병걸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에요. 더러운 자식이라고 쏘아 붙이고, 못돼먹게 보일 정도로 화를 내고, 까칠하게 구는 것도 태섭이가 가족이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수의 가족들이 경수에 대해 그렇게 몰인정스럽게 구는 것 역시 경수가 그들의 자식이었기 때문일 거예요. 이들의 딜레마는 동성애자가 내 가족이기 때문이에요. 다른 집일이었다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 버릴 수도 있을 문제임에도, 내 가족이 그렇기 때문에 인정하고 싶지 않고, 더 화가 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성적소수자가 내 가족이 아닌 타인이었을 경우에는 훨씬 더 관대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경수 아버지는 드라마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저명한 학자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집안의 자식이라고 하지요. 경수 아버지도 공개적인 장소나 학술지에 비슷한 주제로 의견을 개진할 때에는 경수에게 대하는 태도를 취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경수에게는 그런 아버지의 태도가 위선적으로 보이겠지만, 자식이기에 인정하기 싫어하리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병태나 민재가 커밍아웃한 태섭보다 더 용기있어 보이는 것은 내 가족인데도 품었기 때문이라는 역설적인 생각도 들어요. 따지고 보면 다른 사람들의 일이라면 그러던지 말던지 상관없지만, 내 가족이기 때문에 더 싫고, 제발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클 것 같아요. 그래서 태섭을 품는 민재네 가족들이 대단해 보였고, 크게 감동을 주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이들이 가족이었기 때문에 품었다고만 생각했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가족이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극중 경수 가족과 병걸이처럼 말이지요.
이번회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면서 특히 민재와 태섭이 우는 장면에서 김해숙의 가슴 찢어지는 어머니의 연기가 너무나 가슴깊게 와닿았는데, 병걸의 왕방울 같은 눈물도 뭉클했어요. 까칠하고 찌질해 보이는 병걸이가 얄밉기도 하지만, 가족이기에 용납하기 싫은 병걸의 마음이 전해지더라고요. 병걸이도 민재나 병태처럼 결국은 태섭을 품고 누구보다 더 따뜻하게 안아주리라 생각하지만, 병걸 역시 태섭이 때문에 누구보다 마음 아파하는 삼촌임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태섭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운 표현이 다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섭의 문제는 사실 불란지 펜션 모든 가족에게 상처이고 아픔일 거예요.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태섭의 제 3의 성을 의학적으로, 혹은 심리치료로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이겠지요. 할머니가 툇마루에서 아직 짝을 찾지 못한 병준과 병걸에 대해 걱정하면서, "사람이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아야 하는데..."라던 말이 자꾸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민재나 병태가 할아버지 할머니는 모르게 하자고 했는데, 저역시 끝까지 몰랐으면 싶은 생각이 듭니다.  
24회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면서 태섭이 때문에 처음으로 웃었네요. 그 말쑥한 청년이 샤워를 하다가 비누거품에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그것도 알몸으로 넘어지는 장면은 상당히 웃겼답니다. 항상 말끔하고 옷에 먼지 한톨 안묻히고 다닐 것 같은 블링블링한 남자가 지금까지 등장인물들 중에 가장 폼나게(?ㅋㅋ) 넘어 주시더라고요.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상처받더라도, 혼자 끙끙대고 고민하던 때보다는 커밍아웃한 이후의 태섭이의 인생이 더 살만하고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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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7
  1. 2010.06.07 14:3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너돌양 2010.06.07 14: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선천적으로 그리 태어난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이 드라마뿐만 아니라 우리모두 실제 동성애자들에게 그냥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때인것같습니다.

  3. 둔필승총 2010.06.07 15:33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건 어직 한 번도 안 본 드라만데 누리님 리뷰를 보니 혹 하는데요.^^
    행복한 오후 되세요.~~

  4. ㅎㅎ 2010.06.07 16:28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가여

  5. 2010.06.07 17:4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친구세라 2010.06.07 17:4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어제 보면서 울었어요.
    누리님의 시선으로 또 다시보니
    정말 가족이기에 더 품기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정말 생각의 폭을
    시야를 넓혀주는 좋은 드라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성들여서 쓰신 리뷰 잘 보고 갑니다^^

  7. 김이선 2010.06.09 18:27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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