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5.20 '넝쿨째 굴러온 당신' 천재용의 고민, '내 이상형이 아닌데 어쩌죠?' (8)
  2. 2012.03.11 '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남주, 박수치게 만든 통쾌했던 개념분노 (10)
2012.05.20 09:26




다음은 자신의 이상형과는 전혀 거리가 먼 여자의 얼굴이 둥둥 떠다녀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스스로를 로맨티스트 순정남이라고 밝힌 천재용씨의 사연입니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첫사랑 쌤집 앞에서 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허리를 숙이고 뭔가를 뒤적이는 사람에게 말을 붙였는데, 갑자기 느닷없이 얼굴에 날아든 것은 쓰레기 봉지였죠. '내를 어떻게 보고 치한으로 오인을 했는지 참 내 기가막혀서'...
손버릇이 무지막지한 여자, 차윤희 쌤 이후 처음 본 괴력의 여자였죠. 내 고운 얼굴에 상처를 내고도, 사과는 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여자, 이런 경우를 적반하장이라고 하죠. 난 치료비를 받아야 했고, 솔직히 치료비는 핑계였고, 경찰서에 폭행으로 고소한다고 겁만 좀 줄려고 했어요.
전요, 아무리 세상이 바꼈다고는 하지만 여자는 여자다워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것을 소신으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의 극히 평균적인 남자입니다. 평균치보다 좀 많이 잘생겼다는 것이 제 단점이자 장점이지만요. 제 자랑같지만 너무 잘생기고 완벽하다보니, 여자들이 겁을 내는 것같더라고요. 당연히 임자가 있을 거라고, 못 오를 나무라고 생각해서 인지 여자들이 저를 어려워해요. 하긴 저처럼 잘생기고 완벽한 남자를 애인으로 두면 불안하겠죠. 

치료비를 핑계로 여성스럽지 못한 그 여자를 교육을 시키기 위해 몇번 만났습니다. 그런 여자를 누가 데려갈 지 같은 남자입장에서 너무 안됐다는 생각에, 누군지 모르는 남자에게 동정심이 가서 조금 편하게 살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제가 로맨티스트이면서, 또 휴머니스트라 그냥 지나치면 죄될 것같더라고요.
그런데 도무지 교육이 안되는 여자더군요. 여자가 감히 전화를 제멋대로 끊어버리지 않나, 더 기가막히고 코가 막힌 것은 나를 우리 쌤과 부적절한 사이라고, 나를 완전 이상한 놈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있죠. 우리 쌤이 알고 보니 그 여자 오빠의 부인이었더라고요. 뭐 이런 경우가 다있나, 완전 X밟았죠. 차윤희 쌤의 시누이라는데 잘못하다간 쎔한테 얻어터지겠고, 쌤은 아직도 나를 자기 제자로 생각한다니까요. 암튼 쌤때문에 그 여자랑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았죠.
근데 쌤이 내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이쁘고 마음 고운 여자라고 소개팅을 시켜준다기에 기대 잔뜩하고 나갔는데, 그 여자가 나왔지 뭡니까? 머리는 선머스마처럼 짧게 잘라, 멀리서 보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도 안가는 여자를 뭐!!!!예쁘다고. 쌤한테 세게 뒤통수를 맞아 기분도 드럽고, 그동안 그 여자한테 당한게 억울해서 그날 아주 가벼운 복수를 해줬지요. 맞선을 본다고 꼴에 하이힐을 신고 나왔길래, 좀 많이 걷게 했죠. 내가 신사라서 여자를 팬다거나 하는 짓은 안하거든요. 그것으로 그 여자와의 악연은 쫑냈다고 생각하니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우리 쌤이 또 장난을 친 거있죠. 레스토랑에 사람 하나 쓰라고, 일잘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추천한다고 꼭 채용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가길래, 오지랖 넓은 쌤이 마음이 약해 후배 취직자리를 알아봐 주나 보다 싶었죠. 근데 또 그여자더라고요.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내 인생에 굴러 들어온 웬수덩어리.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아서, 레스토랑 일이 힘들거라고 겁을 좀 줬죠. 제풀에 나가 떨어졌으면 싶어서요. 그런데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남자도 휘청이는 밀가루 포대를 척 걸쳐매고 나르는 항우장사의 괴력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전등까지 교체하는 맥가이버의 재주까지 보여주니 어쩔 수 없이 우선은 임시직으로 고용한다는 조건으로 채용을 할 수밖에 없었죠. 쪼잔하게 과거의 악연에 얽혀 일자리를 주지 않으려 한다는 말을 듣기는, 이 천재용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청년 실업률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대국적인 애국심까지 발휘했던 거죠. 제가 제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대인배 스타일입니다ㅎ.
그 여자 이름은 방둘숙입니다. 실명을 밝히면 안되니 아무도 눈치못채는 가명으로 그 여자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맞겠죠? 방둘숙씨는 그렇게 제가 점장으로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정말 성실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줘도 될만큼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둘숙씨가 이상하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신경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는 분들도 있던데, 방둘숙씨는 제 이상형과는 전혀, 완벽하게 거리가 머니까요. 저는 첫사랑에 심하게 데여서 성격 강하고 폭력성이 있는 여자는 정말 진저리나게 싫습니다. 여자라면 다소곳하고, 애교도 좀 부릴 줄 알고, 참신하게 스커트도 입고, 말도 나긋나긋하게 방긋방긋 웃을 줄 알아야 되는데, 방둘숙씨는 몸만 여자지 다른 것은 남자라고 보면 되거든요.
그런데 방둘숙씨를 처음으로 여자라고 생각하게 된 사건이 일어났어요. 십년 첫사랑이 결혼을 한다고 레스토랑에 여우같이 생긴 여자랑 왔는데, 방둘숙씨 표정이 안좋더라고요. 금방 눈물을 쏟을 것처럼 하고,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서, "나 이 남자 좋아한다"라고 딱 쓰여있더라고요. 근데 왜일까요? 기분이 괜히 안좋은 것있죠. 막 신경쓰이고 두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듣고 싶어지고, 좋아하는 남자한테 고백도 못해보고 10년을 혼자 짝사랑만 했다는 미련곰퉁이가 안됐고, 암튼 그렇더라고요. 내가 휴머니스트라는 말 했던가요?
그리고 진짜 사건이 터졌죠. 그 여자 10년 사랑 그 놈이 결혼 일주일을 남겨두고 파혼을 해버렸다는 거예요. 2주일 전에는 그 여자한테 좋아했다고 고백을 하지 않나, 그 여자를 흔들어 대더니 말이죠. 그 여자가 늦은 고백을 듣고 우는데, 그냥 내 가슴이 더 아파오더라고요. 그래서 또 다시 울면 짜르겠다고 경고장도 날렸는데, 사실은 그 여자가 우는 모습이 마음 아파서였어요.
오늘은 레스토랑에 진상 여자가 나타나 또 방둘숙 그 여자 눈에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서 짜증이 확 밀려왔어요. 파혼당한 것이 방둘숙씨 때문이었다고, 친구들 떼거지로 몰고와서 그 여자에게 폭언을 하는데 못들어주겠더라고요. 근데 내가 무슨 죄야? 나한테 직원 교육을 잘못 시켰느니 말았느니, 내 참 그런 진상은 또 처음봤습니다. 그런 여자 만날까 내가 여자만나기가 겁나요. 점잖은 체면에 욕은 못해주고, 사실만은 깨우쳐줬죠.
"방둘숙씨 그런 사람 아닙니다. 방둘숙씨는 남의 남자를 빼앗는 여자가 아니라, 남의 남자가 좋아할 만한 여자죠. 가만히 있어도 좋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 남자입장에서 '여자가 진상이다, 싸가지다' 그러면, '방둘숙씨같은 여자랑 결혼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여자죠". 그리고 영업시간 끝났으니 그만 나가라고 쫓아내 버렸죠. 내가 생각해도 내가 멋있었던 것 있죠. 진상여자 가는 길에 쏠트 한 바가지 뿌려주고, 아 말로요. 아깝게 소금을 왜 뿌려요. 암튼 들어오니 그 미련곰탱이가 쓰레기 봉투를 나르고 있더군요.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죠.
바보, 쓰레기 봉투로 가리면 모를 줄 알았는지.... 해 줄말이라고는 울지말라는 말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기운내라고, 그런 이상한 친구 앞으로 사귀지 말라고 어깨를 토닥여줬는데, 그 여자가 내 가슴에 팍 기대어 엉엉 우는 거예요. 아, 제가 이런 걸 무지 싫어하거든요. 안아주면 이상한 놈 되고, 그렇다고 뿌리치면 인정머리도 없는 놈 되고....
그런데 요즘 제가 좀 이상해지고 있어요. 레스토랑에서 하루종일 그 여자 얼굴만 쫓아다니네요. 그 여자만 보면 미친 놈처럼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집에 오면 잠도 안오고, 벽에서 그 여자가 떼거지로 튀어나오는 환시증상까지 겪고 있습니다. 잠이 안와 미치겠어요. 예전에 그 여자가 만든 귀신들린 식탁때문에 잠을 자지 못해 맨날 팬더가 됐는데, 다시 그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가 왜 그 여자때문에 잠도 못자고 이래야 되냐고요. 내가, 이 천재용이 방둘숙 그 멋대가리 없는 곰탱이를 설마 좋아하는 건가요? 내 이상형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데, 나 미쳤나 봐요. 어떡하죠?" 
이상형이 아닌 여자때문에 불면증으로 고생하신다는 천재용씨의 사연이었습니다. 지금 시청자의 의견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데요, 천재용씨는 방둘숙이라는 분을 좋아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네요. 그리고 방둘숙씨에게 빨리 고백해서 두 사람이 예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는 응원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라며, 천재용씨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많네요. 천재용씨, 용기있는 고백으로 불면증을 동반한 환각증상을 속히 치료하기 바랍니다^^

요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는 커플이 방이숙-천재용 커플이죠. 이희준(천재용)의 사투리도 매력적이고, 연기가 자연스러워 극중 인물이라 하기보다는 현실에 있을 법한 남자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캐릭터입니다. 무뚝뚝한 듯 다정하고, 방귀남 버금가는 훈남이라 참 마음에 드네요. 우는 방이숙을 안아주지도 못하고, 손가락에 힘 꽉 주는 모습이 너무 귀엽더군요. 여자를 사겨보지 못한 듯한 순진한 천재용 캐릭터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이희준, 가족드라마 속의 로맨스를 감칠맛나게 살려주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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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8
  1. *저녁노을* 2012.05.20 09: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랑은 이상형이 아니더라도...찾아오는 것 같아요.ㅎㅎ

    잘 되었음 하는 커플임다.

    휴일 행복하세요

  2. 글마 2012.05.20 10: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 잘 보지는 않았는데.. 여기저기 콕 찝어주는 장치들이 있어
    재미있더군요. 사회비판을 아주 코믹하고 맛깔라게 한다고 할까요..
    근데, 요즘은 저 둘의 사랑이 아주 하이라이트로 달려가고 있는 모양이네요~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 ^

  3. 2012.05.20 12:1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이희준ㅠㅠ 2012.05.20 12:37 address edit & del reply

    흥해라!!

    • 리사 2012.05.20 13:13 address edit & del

      천재용씨 사심이 보입니다. ㅋㅋㅋㅋ 여기서 이러심 안돼죠^^ 저역시 "흥해라!" 입니다.

  5. Ustyle9 2012.05.21 11: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 재미있게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

  6. 돼지저금통 2012.05.21 22:47 address edit & del reply

    전 드라마를 보지 않지만..정말 보고싶어지게 하는 포스팅입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7. 코나 2012.05.22 23:49 address edit & del reply

    늘 그렇듯이 리뷰 챙겨보는데..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ㅎㅎ~

2012.03.11 11:29




넝쿨째 굴러온 당신 5회는 유독 통쾌한 웃음을 준 장면이 많았습니다. 작가의 톡톡 튀는 대본이 김남주를 통해 전달되는 순간 박수를 치게 만들었지요. 극중 차윤희(김남주)와 테리강(유준상)의 첫만남 에피소드를 다룬 내용이기는 했지만, 힘없는 소시민들이 한 번 쯤은 겪었을 법한 병원 에피소드는, 통쾌함을 넘어서 통렬한 일갈처럼도 들리더군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유독 문턱이 높은 곳 중의 하나가 병원입니다. 환자와 의사, 혹은 환자 보호자와 의사의 관계로 만났을 때, 이유없이 기죽는 곳이 병원인 듯 싶어서 말이지요. 서림대학 병원 변박사를 섭외하러 갔던 차윤희는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이중적인 태도를 목격하게 되지요.

회진을 도는 중 자기 할 말만 하고는 환자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않는 의사, 더구나 어린 환자를 앞에 두고 보호자에게 가망이 없으니 퇴원조치를 하라는 말은 귀싸대기를 올려주고 싶더군요. 다른 환자를 위해 침대를 비워달라며, 가망도 없는데 병원에 죽치고 있는 것은 민폐라고 말하는, 그런 싸갈통 머리없는 의사가 현실에도 있다면 고발조치감이었습니다. 그 박사 이름이 참으로 어울리게도 변박사라지 뭡니까?ㅎㅎ
뭐 이런 개막장 의사가 있나 싶었는데, 차윤희가 아~주 시원스럽게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죠. "변박사님! 제가 섭외를 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참았을텐데요, 난 대한민국에 의사가 당신 하나라고 해도 절대 섭외안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와있는 아이, 실력부족해서 못고쳐 준 것 미안해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무슨 공장부품 골라 내세요? 쓸만한 것, 고장난 것? 아니면 닭 골라 내세요? 병든 닭, 멀쩡한 닭? 그러고서도 어디서 인터뷰하면 의술은 인술이니 어쩌니 하면서...어휴 가증스러워 진짜. 내가 깜짝 속아서 차비아깝게 여기까지 왔네요. 앞으로 그렇게 살지 마세욧!!. 여기있는 사람들도  눈도 있고 귀도 있거든요. 금방 소문나요. 이 병원에 인격장애자가 의사옷 입고 막 싸돌아다닌다고요!".
이 모습에 홀딱 반한 테리강(유준상), 말 그대로 콩깍지가 씌워진 날이었습니다. 차윤희를 쫓아가 다짜고짜 사귀자고 함박웃음을 짓는 테리강이지요. 그런 인연으로 테리강과 차윤희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병원 훈남의사에 시댁도 저 멀리 미국에 떨어져 있는데다가 양부모이기 까지 했으니, 차윤희가 고르고 고르던 이상형 남편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었죠. 
뒷수습은 좀 껄끄럽기는 했지만, 여사장(전수경)과의 외도를 생계형 바람이라며, 바람 피우러 가는 것이 직장생활이라는 궤변을 늘어놓는 남남구(김형범)와 여사장에게 한 방 먹인 일숙이의 백화점 쇼핑사건도 잠깐은 통쾌하더군요. 남남구의 지갑에서 카드를 빼내 동생들을 부른 일숙이, 명품매장을 돌며 순식간에 수백만원 쇼핑을 해버리지요. 미용실에서 카드사용내역 알림을 확인받는 여사장이 도난카드로 신고하는 바람에 경찰서에 붙들려 오기는 했지만, 잠시잠깐은 괜스레 시원해 지기도 하더랍니다. 더 긁어버려 팍팍! 이런 말까지 하고 앉았으니 말이죠.

"남구씨한테 이렇게 해줄 수 있느냐"는 여사장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일숙, 돈이 뭐라고... 바람피우는 남편에 대한 분노보다는, 당장에 살고 있는 집과 차를 돌려주는 것을 주저하는 일숙의 모습이, 드라마지만 아주 비현실적인 설정만은 아닌 듯 보여서 뒷맛이 씁쓸하기는 합니다.
햇빛도 들지 않는 지하 단칸방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일숙, 민지교육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일숙을, 여자로서 아내로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마저도 무릎꿇리는 것이 돈인가 봅니다. 한심한 일숙의 모습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것이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가난이라는 놈인가 싶어, 그런 가난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말이죠. 
죽일 놈은 여자 등쳐먹는 한심한 남편 남남구(김형범)죠. 제 힘으로 가족을 부양할 생각은 못하고, 여자치맛폭에서 몸봉사(?)를 한 댓가로 받은 돈을 월급이라고 생각하라는 미친 놈(제가 이런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남구같은 인간에게는 더한 말도 하고 싶게 만들더군요)이니 말이지요. 
아직 귀남이가 테리강이라는 것이 밝혀지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듯한데, 사기꾼 가짜 귀남이의 치떨리는 연극은 가슴을 졸이게 하네요. 다행히 작은어머니 나영희가 가짜 귀남이를 뒷조사하기는 했지만, 무슨 연유인지 진짜 귀남이가 테리강임을 알면서도 밝히지 않으면서 애간장을 태우고 있지요.
30년간 아들을 기다리는 손윗동서의 심정을 모르지 않을텐데, 더구나 입속의 혀처럼 구는 시어머니(강부자)의 평생 소원이, 손자 귀남이를 만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가, 가짜 귀남이에게 훈계를 늘어놓는 것이 가증스럽더군요. 그럼에도 양심의 가책은 있는지, 가짜 귀남이의 번지르한 거짓말에 연민같은 것도 느끼는 것을 보면, 뼈속까지 못된 여자는 아닌 듯 보이더군요. 할머니가 가짜 귀남이 등록금을 마련해 주겠다고 예금까지 해약했는데, 그런 사기꾼에게 당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에요.
가짜 귀남이가 사기꾼이라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었는데, 가짜 귀남이를 사기꾼 취급했다는 일로 화를 풀지 못한 엄청애(윤여정)로 인해, 테리강이 가짜 귀남이를 의심했던 이유를 결국 듣지 못하고 말았는데요, 그 일로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는 속담을 무색하게 하며, 201호와 202호는 정말 친해지기 어려운 견원지간이 심화되고 있지요.
계단 물청소날을 깜빡 잊고(?) 배째라라고 늦잠을 자버린 차윤희, 옥탑방 늙은 고시생이 "참 뻔뻔한 것같아요"라고, 다른 남자와 누워있는(ㅎ) 그의 진짜 아내 김남주를 뒷담화하며, 김승우가 카메오로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김남주의 작품에는 빠지지 않고 카메오로 출연해 주는 김승우, 까치집 지은 머리에 붉은 악마 티셔츠까지 받쳐입고, 아이 넷을 낳은 능력남 캐릭터로 깨알웃음으로 외조하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붙을 자신있었는데, 시험날짜를 헛갈려서 고시를 치르지 못했다는 그의 대책없는 자신감에 빵 터지기도 했답니다.
여튼 등잔밑이 어두워도 한참이나 어두운 방장수네 식구들, 그토록 기다리는 귀남이가 바로 앞집에 사는데도 아직 알아보지 못하고, 오해와 거리만 넓히고 있는 중이지요. 그 중 도저히 화합할 수 없을 것같은 불과 물같은 엄쳥애와 차윤희, 생활습관과 성격이 맞지않아 사사건건 마찰인데, 이번회도 크게 한 건 터졌지요.
현관문 앞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전단지, 지저분한 문을 본 엄청애가 딴에는 닦아주려는 마음이었지만, 차윤희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까지 실어 물을 끼얹었는데, 하필 그 순간 치윤희가 문을 열고 나오는 바람에 온몸으로 비눗물을 뒤집어 쓰고 말았지요. 그것도 흠뻑, 아주 흠뻑 말이지요. 엄청애가 양동이를 든 순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예측되었음에도, 너무나 적나라하게 물을 뒤집어 쓴 김남주때문에 웃음이 터졌네요.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가 지켜야 할 규칙에 둔감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차윤희의 이미지때문이었는지, 살짝 깨소금맛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드라마이기에 통속적이고 작위적인 상황들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유쾌한 웃음속에 버무리고 있습니다. 직설적이지도, 무겁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대놓고 시트콤의 상황을 만들지도 않으면서 말이지요. 병원에서 X박사에게 개망신을 주는 차윤희,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의 잔다르크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극히 개인주의에 이기적인 속성마저 가진 속물이기도 합니다.
극중 엄청애(윤여정)도 마냥 따뜻하고, 사리분별넘치는 아주머니의 모습만을 가진 것도 아니지요.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에게는 찬바람 쌩쌩 불고, 궁시렁궁시렁 뒷담화도 할 줄 아는 평범한 중년부인이고 말이지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낯설지 않고 친근한 이유가, 아마도 우리네와 다르지 않은 그런 익숙한 듯한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튀는 캐릭터들인데도 튀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는데요,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연기자들이 하나같이 그 배역들을 잘 소화하고 있기 때문인 듯 싶습니다. 남남구와 바람난 여사장 전수경 마저도, 뭔지 모르게 사람을 설득시켜 버리기까지 하더군요. "민지 엄마 내 카드 써보니 어땠어? 자긴 남구씨한테 이렇게 해 줄 수 있어?", 그 말에 일숙이가 느끼는 뭔지모를 패배감을 함께 느끼게 하니 말이지요. 여사장의 골드카드로 수백만원어치 쇼핑을 한 일숙이의, "카드를 써보니 아주 이해 안되는 건 아니더라"라는 자조섞인 한숨에, 바람피우고 돌아다니는 남편과 내연녀 앞에서 오히려 작아지는 심정도 이해가 되고 말이지요.
에피소드와 에피소드들이 만나면서 때로는 불협화음을 가중시키기도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전초전들로 보이게 하는 것은, 모든 캐릭터들이 향하고 있는 구심점이 가족이기 때문이겠지요. 서로가 찾아 헤매는 가족임에도 201호와 202호라는 숫자 하나 차이로, 절대 가족이 되지 않기를 바랄만큼 사람간의 거리가 태평양과 대서양만큼이나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 때문에 테리강이 방장수의 잃어버린 아들 방귀남으로 밝혀졌을 때, 서로가 느낄 당혹감은 상상만으로도 드라마를 흥미롭게 지켜보게 합니다. 하루도 바람잘 날 없는 장수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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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0
  1. 2012.03.11 13:0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w 2012.03.11 16:48 address edit & del reply

    김남주 얼굴이 인조인간이라서 그런지 나이가 들수록 걸레가 되어가고 있군요!

    • 2012.03.11 20:28 address edit & del

      정신차리고 댓글다세요

  3. 뷁~ 2012.03.11 17:38 address edit & del reply

    김남주 마빡 참~ 짜증나네요

  4. 연예인 H양,K양 동영상 못보신분들 클릭~~ 2012.03.11 18:58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 갑니다..

  5. 영국품절녀 2012.03.11 22: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넝쿨째 드라마의 인기가 높은것 같아요.
    저도 며느리인 입장으로 한 번 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6. 루시퍼의애인 2012.03.11 23:13 address edit & del reply

    이시간대는 당연히 시청율이 나올수밖에 없죠
    소재두 아줌마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이구요 ..

    그런데 김남주씨 별루라서 안보게되네요 ..
    성형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거부감도 심해지구 ..
    kbs에서는 김남주씨 부부 너무 출연 많이해서 ..
    영~

    그여자네 집할때가 좋았는데 ..
    암튼 ..
    시청율은 오를수밖에 없겠네요 ..
    그 시간대에 재미있는 프로가 전혀 없으니



  7. 연예인 H양,K양 동영상 못보신분들 클릭~~ 2012.03.12 02:39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 가용..

  8. 근데 짜증나!~ 잉 2012.03.12 03:18 address edit & del reply

    흠, 그런데 난 왜? 이런 드라마가 싫은지 몰라,잉 나이가 5학년인데.. 왜? 그런지 난 요즘 드라마가 별로 눈에 안들어온다, ,, 구질구질한 드라마는 이젠 신물난다, 신파극도 아니고,,난 요즘 드라마 볼게 업더라, 차라리 EBS 김홍경 의학 강연회가 더 재미나지, 잉 도올 강연이나, ,,허허허,,

  9. 라오니스 2012.03.12 07: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병원...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괜히 기죽는 병원과 의사..
    김남주씨가 통쾌하게 한 방 날렸다니 좋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