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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20 '넝쿨째 굴러온 당신' 천재용의 고민, '내 이상형이 아닌데 어쩌죠?' (8)
- 2012.03.11 '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남주, 박수치게 만든 통쾌했던 개념분노 (10)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첫사랑 쌤집 앞에서 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허리를 숙이고 뭔가를 뒤적이는 사람에게 말을 붙였는데, 갑자기 느닷없이 얼굴에 날아든 것은 쓰레기 봉지였죠. '내를 어떻게 보고 치한으로 오인을 했는지 참 내 기가막혀서'...
손버릇이 무지막지한 여자, 차윤희 쌤 이후 처음 본 괴력의 여자였죠. 내 고운 얼굴에 상처를 내고도, 사과는 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여자, 이런 경우를 적반하장이라고 하죠. 난 치료비를 받아야 했고, 솔직히 치료비는 핑계였고, 경찰서에 폭행으로 고소한다고 겁만 좀 줄려고 했어요.
치료비를 핑계로 여성스럽지 못한 그 여자를 교육을 시키기 위해 몇번 만났습니다. 그런 여자를 누가 데려갈 지 같은 남자입장에서 너무 안됐다는 생각에, 누군지 모르는 남자에게 동정심이 가서 조금 편하게 살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제가 로맨티스트이면서, 또 휴머니스트라 그냥 지나치면 죄될 것같더라고요.
그런데 도무지 교육이 안되는 여자더군요. 여자가 감히 전화를 제멋대로 끊어버리지 않나, 더 기가막히고 코가 막힌 것은 나를 우리 쌤과 부적절한 사이라고, 나를 완전 이상한 놈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있죠. 우리 쌤이 알고 보니 그 여자 오빠의 부인이었더라고요. 뭐 이런 경우가 다있나, 완전 X밟았죠. 차윤희 쌤의 시누이라는데 잘못하다간 쎔한테 얻어터지겠고, 쌤은 아직도 나를 자기 제자로 생각한다니까요. 암튼 쌤때문에 그 여자랑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았죠.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아서, 레스토랑 일이 힘들거라고 겁을 좀 줬죠. 제풀에 나가 떨어졌으면 싶어서요. 그런데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남자도 휘청이는 밀가루 포대를 척 걸쳐매고 나르는 항우장사의 괴력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전등까지 교체하는 맥가이버의 재주까지 보여주니 어쩔 수 없이 우선은 임시직으로 고용한다는 조건으로 채용을 할 수밖에 없었죠. 쪼잔하게 과거의 악연에 얽혀 일자리를 주지 않으려 한다는 말을 듣기는, 이 천재용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청년 실업률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대국적인 애국심까지 발휘했던 거죠. 제가 제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대인배 스타일입니다ㅎ.
그런데 방둘숙씨가 이상하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신경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는 분들도 있던데, 방둘숙씨는 제 이상형과는 전혀, 완벽하게 거리가 머니까요. 저는 첫사랑에 심하게 데여서 성격 강하고 폭력성이 있는 여자는 정말 진저리나게 싫습니다. 여자라면 다소곳하고, 애교도 좀 부릴 줄 알고, 참신하게 스커트도 입고, 말도 나긋나긋하게 방긋방긋 웃을 줄 알아야 되는데, 방둘숙씨는 몸만 여자지 다른 것은 남자라고 보면 되거든요.
그런데 방둘숙씨를 처음으로 여자라고 생각하게 된 사건이 일어났어요. 십년 첫사랑이 결혼을 한다고 레스토랑에 여우같이 생긴 여자랑 왔는데, 방둘숙씨 표정이 안좋더라고요. 금방 눈물을 쏟을 것처럼 하고,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서, "나 이 남자 좋아한다"라고 딱 쓰여있더라고요. 근데 왜일까요? 기분이 괜히 안좋은 것있죠. 막 신경쓰이고 두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듣고 싶어지고, 좋아하는 남자한테 고백도 못해보고 10년을 혼자 짝사랑만 했다는 미련곰퉁이가 안됐고, 암튼 그렇더라고요. 내가 휴머니스트라는 말 했던가요?
오늘은 레스토랑에 진상 여자가 나타나 또 방둘숙 그 여자 눈에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서 짜증이 확 밀려왔어요. 파혼당한 것이 방둘숙씨 때문이었다고, 친구들 떼거지로 몰고와서 그 여자에게 폭언을 하는데 못들어주겠더라고요. 근데 내가 무슨 죄야? 나한테 직원 교육을 잘못 시켰느니 말았느니, 내 참 그런 진상은 또 처음봤습니다. 그런 여자 만날까 내가 여자만나기가 겁나요. 점잖은 체면에 욕은 못해주고, 사실만은 깨우쳐줬죠.
그런데 요즘 제가 좀 이상해지고 있어요. 레스토랑에서 하루종일 그 여자 얼굴만 쫓아다니네요. 그 여자만 보면 미친 놈처럼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집에 오면 잠도 안오고, 벽에서 그 여자가 떼거지로 튀어나오는 환시증상까지 겪고 있습니다. 잠이 안와 미치겠어요. 예전에 그 여자가 만든 귀신들린 식탁때문에 잠을 자지 못해 맨날 팬더가 됐는데, 다시 그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가 왜 그 여자때문에 잠도 못자고 이래야 되냐고요. 내가, 이 천재용이 방둘숙 그 멋대가리 없는 곰탱이를 설마 좋아하는 건가요? 내 이상형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데, 나 미쳤나 봐요. 어떡하죠?"
요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는 커플이 방이숙-천재용 커플이죠. 이희준(천재용)의 사투리도 매력적이고, 연기가 자연스러워 극중 인물이라 하기보다는 현실에 있을 법한 남자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캐릭터입니다. 무뚝뚝한 듯 다정하고, 방귀남 버금가는 훈남이라 참 마음에 드네요. 우는 방이숙을 안아주지도 못하고, 손가락에 힘 꽉 주는 모습이 너무 귀엽더군요. 여자를 사겨보지 못한 듯한 순진한 천재용 캐릭터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이희준, 가족드라마 속의 로맨스를 감칠맛나게 살려주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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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유독 문턱이 높은 곳 중의 하나가 병원입니다. 환자와 의사, 혹은 환자 보호자와 의사의 관계로 만났을 때, 이유없이 기죽는 곳이 병원인 듯 싶어서 말이지요. 서림대학 병원 변박사를 섭외하러 갔던 차윤희는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이중적인 태도를 목격하게 되지요.
회진을 도는 중 자기 할 말만 하고는 환자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않는 의사, 더구나 어린 환자를 앞에 두고 보호자에게 가망이 없으니 퇴원조치를 하라는 말은 귀싸대기를 올려주고 싶더군요. 다른 환자를 위해 침대를 비워달라며, 가망도 없는데 병원에 죽치고 있는 것은 민폐라고 말하는, 그런 싸갈통 머리없는 의사가 현실에도 있다면 고발조치감이었습니다. 그 박사 이름이 참으로 어울리게도 변박사라지 뭡니까?ㅎㅎ
햇빛도 들지 않는 지하 단칸방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일숙, 민지교육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일숙을, 여자로서 아내로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마저도 무릎꿇리는 것이 돈인가 봅니다. 한심한 일숙의 모습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것이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가난이라는 놈인가 싶어, 그런 가난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말이죠.
죽일 놈은 여자 등쳐먹는 한심한 남편 남남구(김형범)죠. 제 힘으로 가족을 부양할 생각은 못하고, 여자치맛폭에서 몸봉사(?)를 한 댓가로 받은 돈을 월급이라고 생각하라는 미친 놈(제가 이런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남구같은 인간에게는 더한 말도 하고 싶게 만들더군요)이니 말이지요.
30년간 아들을 기다리는 손윗동서의 심정을 모르지 않을텐데, 더구나 입속의 혀처럼 구는 시어머니(강부자)의 평생 소원이, 손자 귀남이를 만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가, 가짜 귀남이에게 훈계를 늘어놓는 것이 가증스럽더군요. 그럼에도 양심의 가책은 있는지, 가짜 귀남이의 번지르한 거짓말에 연민같은 것도 느끼는 것을 보면, 뼈속까지 못된 여자는 아닌 듯 보이더군요. 할머니가 가짜 귀남이 등록금을 마련해 주겠다고 예금까지 해약했는데, 그런 사기꾼에게 당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에요.
계단 물청소날을 깜빡 잊고(?) 배째라라고 늦잠을 자버린 차윤희, 옥탑방 늙은 고시생이 "참 뻔뻔한 것같아요"라고, 다른 남자와 누워있는(ㅎ) 그의 진짜 아내 김남주를 뒷담화하며, 김승우가 카메오로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김남주의 작품에는 빠지지 않고 카메오로 출연해 주는 김승우, 까치집 지은 머리에 붉은 악마 티셔츠까지 받쳐입고, 아이 넷을 낳은 능력남 캐릭터로 깨알웃음으로 외조하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붙을 자신있었는데, 시험날짜를 헛갈려서 고시를 치르지 못했다는 그의 대책없는 자신감에 빵 터지기도 했답니다.
현관문 앞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전단지, 지저분한 문을 본 엄청애가 딴에는 닦아주려는 마음이었지만, 차윤희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까지 실어 물을 끼얹었는데, 하필 그 순간 치윤희가 문을 열고 나오는 바람에 온몸으로 비눗물을 뒤집어 쓰고 말았지요. 그것도 흠뻑, 아주 흠뻑 말이지요. 엄청애가 양동이를 든 순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예측되었음에도, 너무나 적나라하게 물을 뒤집어 쓴 김남주때문에 웃음이 터졌네요.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가 지켜야 할 규칙에 둔감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차윤희의 이미지때문이었는지, 살짝 깨소금맛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극중 엄청애(윤여정)도 마냥 따뜻하고, 사리분별넘치는 아주머니의 모습만을 가진 것도 아니지요.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에게는 찬바람 쌩쌩 불고, 궁시렁궁시렁 뒷담화도 할 줄 아는 평범한 중년부인이고 말이지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낯설지 않고 친근한 이유가, 아마도 우리네와 다르지 않은 그런 익숙한 듯한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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