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0.01.06 '제중원' 따뜻하고 강한 눈빛 박용우, 황정으로 태어나다 (16)
  2. 2010.01.06 '하이킥' 하루키를 밀어버린 지훈-정음의 때밀이춤 (24)
2010. 1. 6. 15:16




2010년 SBS의 야심사극 제중원은 100억이라는 제작비로 화제가 되어 방영전부터 기대가 되었는데요,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박용우와 연정훈, 한혜진, 그리고 감갑수, 권해효 등의 출연진에 끌려 보게 되었어요. 동시간 대 김수로와 유승호의 공부의 신, 공효진과 부드러운 남자 이선균의 파스타의 유혹을 물리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혀균 이후 의학과 사극의 만남이라는 소재가 신선했고 무엇보다, 하얀거탑의 이기원 극본이라는 점에 일단 채널을 고정했습니다.
첫회 방송을 안보신 분들을 위해 1회 스토리 잠깐 언급할게요. 첫회는 백정의 신분으로 훗날 황정이라는 인물로 제중원의 의사가 될 소근개(박용우), 성균관 유생이면서 의학에 몰두하며 황정과 의술을 겨루게 될 백도양(연정훈), 역관의 딸로 어려서부터 서양문물을 많이 접하고 후에 여자 양의사가 되기를 꿈꾸는 유석란(한혜진)의 인물소개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었습니다.
첫 장면으로 소를 도살하는 의식을 치루는 꽤 강도높은 장면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 장면은 소근개(황정)의 앞날을 예시하는 핵심적인 장면입니다. 소를 도살하는 의식을 치르는 중 소근개의 칼날이 떨어지는 장면이 나왔고, 이때문에 백정 중 최고 어른에게 당분간 칼을 잡지 말라는 근신처분을 받게 되는데요, 소근개의 칼은 백정의 칼, 즉 살생의 칼을 의미합니다. 아마 이 장면은 훗날 그가 사람을 살리는 다른 칼을 쓰게 되리라는 복선으로 깔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세 사람은 유희서의 집에서 있던 파티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는데요, 이 세 사람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인생을 바꿔 놓지요. 도양의 친구가 술에 취해 넘어지면서 머리가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그 자리에서 와타나베(강남길)라는 양의를 보고 사람 몸을 바늘로 꿰매는 서양의학에 눈을 뜨게 됩니다.
소근개는 각혈해 쓰러진 어머니를 업고 와타나베에게 데리고 가 진찰을 하지만 막대한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국법을 어기고 밀도살을 하게 됩니다. 밀도살은 발각되면 참수형에 처하는 법이었지요. 밀도살 현장은 발각이 되고 소근개는 붙잡히고 맙니다. 붙집힌 소근개는 일행과 다른 장소로 끌려오는데 놀랍게도 거기는 목없는 시신이 있었고, 그 시신이 친구 육손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리고 도양이 시신을 해체하라는 장면으로 1회가 끝났습니다. 

제중원 2회는 세 사람의 운명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었습니다. 친구 육손의 시신을 해체하라는 도양의 명에 죽은 자에 대한 도리가 있다며 거부하는 소근개와 부관참시도 하는 대역죄인에게 그깟 해체가 무슨 대수냐며 배를 가르라는 도양의 대사는 두 사람의 성정을 보여주는 대비되는 대사입니다.
소근개는 완강히 저항하지만 도양은 소근개를 죽이려 하고, 각혈한 어머니의 치료비를 위해 소근개는 결국 친구 육손의 시신을 해부합니다. 어머니의 치료비 100냥을 벌기 위해 백정에게는 살인으로 여겨지는 밀도살을 하고, 그 일로 인해 친구 츅손의 시신을 해부까지 했지만 소근개의 어머니는 숨을 거두고 맙니다.
연유를 알지 못하지만 육손의 시신이 발견되어 소근개는 밀도살과 시체해부의 죄를 물어 추포당하게 되지요. 시체해부를 시킨 백도양은 위험을 느끼고 소근개를 쫒습니다. 소근개는 봇물을 털어 양반 옷을 빼앗아 입고 도망을 치지만 도양의 하수인 포교에게 붙들리고 맙니다. 물 속으로 뛰어 든 소근개를 향해 쏜 포교의 총을 맞고, 의식을 잃은 소근개를 폭죽놀이를 하러 나왔던 석란이 발견하면서 2회가 끝났는데요, 석란의 집에 온 양의 알렌의 수술로 소근개(황정)는 목숨을 건지게 되겠지요.

개인적으로 제중원 1, 2회를 시청한 소감은 극의 전개가 다소 산만하고, 짜임새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용우의 눈빛 연기나 대사는 좋았지만, 연정훈의 연기는 다소 밋밋한 감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석란 역의 한혜진은 분량이 적어 성격을 파악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고요. 특히 서양의학에 관심을 둔 백도양이 성균관을 뛰쳐 나오고, 서학책을 불태우는 아버지에게 작별을 고하고 집을 뛰쳐 나오는 대목을 급하게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학을 한다는 이유로 집에서 쫒겨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드라마틱한 부분이었는데도, 대사로만 처리해 아쉬움이 남네요. 특히 아버지 형판과의 갈등부분을 좀 더 극적으로 보여 주었으면 했습니다.
도양의 아버지 형조판서는 양반신분을 대변하는 견고한 울타리의 의미입니다. 아버지와 도양의 갈등은 곧 도양이 사대부라는 지배계급 사회의 울타리를 나가겠다는 자기혁명과도 같은 암시 부분이었지요. 성균관을 뛰쳐 나오면서 땅바닥에 버린 망건이 의미하는 것 역시 그 사회로의 편제를 거부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분이라는 것이 위로 올라가기는 쉬워도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더 어려운 법이지요. 도양이 신분을 버리는 중요한 장면이었음에도 그 과정을 극적으로 그려내지 못함으로서, 양의가 되고자 하는 도양의 의지가 미흡하게 그려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소근개에게 시체를 해보하게 까지 하는 인체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인물임을 그리기는 했지만, 신분을 포기할만큼 의학에 열정을 가지게 된 동기 부분이 생락된 듯해서 아쉬움도 남네요.

제중원이라는 드라마는 구한말이라는 시대적인 상황에서 오는 일종의 사회계급 구조의 해체과정에서의 세 주인공의 성장사라고 볼 수 있어요. 백정이라는 신분을 넘어 양의가 되는 소근개(황정), 역관의 딸로 지혜와 머리는 출중하지만 여성이라는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있는 유석란, 그리고 사대부라는 지배계급의 신분을 던지는 백도양의 공통점은 신분이라는 장애물입니다.
이 장애물을 넘어 만나는 세 사람이 의사라는 새 계급으로 평등하게 만나게 되는 곳이 제중원이라는 조선 최초의 근대식 서양병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아무래도 의술과 석란이라는 여인을 두고 경쟁관계가 될 황정과 도양의 대립부분이 되겠지요. 백정이라는 천민이지만 시신 앞에서도 예의와 도리를 지키고자 하는 소근개와 관찰대상으로만 여기는 도양의 대비적인 성정이 선과 악의 캐릭터를 일찌감치 정해 버린 듯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되어 가는 과정에서 세 사람의 어떻게 변해 가는지 지켜봐야 겠지요.
첫 회 소근개가 떨어뜨린 칼은 백정의 칼이었습니다. 즉 살생의 칼이었지요. 황정이라는 인물로 다시 태어 난 소근개가 사람을 살리는 칼, 즉 활인의 칼을 들게 되는 과정을 그리게 될 이 드라마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생명의 귀함, 시체에도 예를 취할 줄 아는 의사 황정의 인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근개(황정) 역으로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낸 박용우는 1, 2회를 통해 강렬한 눈빛과 따뜻한 감성을 넘나들며 호연을 보여 주었는데요, 박용우에게서 새로 태어날 황정이라는 인물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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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6
  1. ♡ 아로마 ♡ 2010.01.06 15: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중간부터 봤거든요~
    첫날은 방송 3사가 동시에 새론 드라마를 시작해서 그냥 안봤거든요 ㅎㅎ
    대충 훑어 보니까~ 요거이 재밌을것 같더라구용 ^^
    그래서 월화는 요걸루 보기로 했답니당~
    모두들 연기를 잘해서리~ 기대된다능 ^^

  2. 달려라꼴찌 2010.01.06 15:32 address edit & del reply

    제중원....
    제 모교와도 역사를 함께 하는 드라마인데...
    완성도가 높은 감동적인 의학드라마가 되길 바라면서
    저도 열심히 시청해볼랍니다. ^^

    서울은 그야말로 카나다의 풍경이 됐습니다. ^^;;;

  3. 라이너스™ 2010.01.06 15: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재미있을것같아요^^
    조금 늦었지만
    멋진한주되세요~

  4. 교수a 2010.01.06 16: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명가, 추노에 이어 제중원까지.. 요새 사극 열풍이네요^^
    글 잘 보고 갑니다.

  5. 둔필승총 2010.01.06 16:02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초록누리님은 공부의 신을 버리시고....제중원으로???
    갈등에 빠지는 분들이 많겠군요. ㅎㅎ

  6. 너돌양 2010.01.06 16: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은 제중원을 택해셨군요. 전 당연 공신이지만 여전히 보지는 않았다는요^^;;;

  7. 빨간來福 2010.01.06 16: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한혜진씨 오랜만의 출연이네요. ㅎㅎ

  8. Sun'A 2010.01.06 16:36 address edit & del reply

    제중원 리뷰가 많이 올라오네요..
    요즘 하는 드라마 중에서 제일 재밌는가봐요
    2회 부분까지는 놓쳤지만 다음회부터 봐야겠어요..^^
    늘 행복한날 되셔요^^

  9. Reignman 2010.01.06 17:19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공부의 신 VS 제중원인가봐요. ㅎㅎㅎ
    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고민이 되겠군요. ^^

  10. 못된준코 2010.01.06 17: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파스타 때문에 못봤는데....제중원도 재미있을것 같아서 고민이네요.
    갈등이 크네요. 암튼 좋은글 잘보고 가요.

  11. 미스터브랜드 2010.01.06 17: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박용우의 다양한 변신이 기대 됩니다.

  12. gemlove 2010.01.06 17: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바쁨+교통대란으로 1,2회 놓쳤습니다.(거기다 동생이 파스타를 보는 바람에 ㅠㅜ) 완전 기대작이기 떄문에 전 다운받아서라도 보려구 해요 ^^

  13. 여행사진가 김기환 2010.01.06 20: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보지는 못했는데...은근히 기대해도 될 것 같은데요...

  14. Phoebe Chung 2010.01.06 23: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의학 드라마가 또 하나 나왔나보네요.
    옛날 허준 재밌게 봤는데....
    보고싶네요.^^ 한참 드라마에 열중할 나이에 못보는게 많네요.^^

  15. casablanca 2010.01.07 05: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 있을것 같네요. 의학드라마에 근대화 시기의 계급갈등까지 흥미진진하겟습니다.

  16. z 2010.11.04 13:51 address edit & del reply

    운동하지 않아도 살이 빠져요!! 정말 우연한기회에 알게되었는데 쵸코파우더 맛있게 먹구 11kg 감량했어요! 체력이 약해서 운동도 못해서 항상 어떻게 살뺄까 고민했었는데 나이트웍스먹고 활력넘치는 사람으로 바꼈구요..피부좋아지고 만성변비도 사라져서 너무 좋아요!!
    다이어트 뿐 아니라 몸이 건강해져서 더욱 추천하고 싶네요.. http://jujumoll.sm.to

2010. 1. 6. 06:45




지붕뚫고 하이킥 81화 정음과 지훈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재미와 씁쓸함을 동시에 느꼈어요. 눈에는 철이와 미애의 때밀이 춤을 춘 지훈과 정음의 환상적인 콤비댄스가 아른 거리는데, 생각은 정음이 과연 무식한가?로 쏠렸거든요. 지훈의 친구들과 함께 한 자리는 여러가지로 생각할 거리들을 마치 폭설처럼 던져 준 것 같습니다. 지훈과 정음의 갈등을 위한 장치인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인지도 조금 혼란스럽네요.

이번회에 러시아로 유학갔던 신지가 지훈의 친구 여자친구로 깜짝 등장했지요.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지훈의 친구는 마침 흘러 나오는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을 듣고, 학창시절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에 빠져있었던 이야기를 꺼내지요. 그리고 정음에게 "하루키를 좋아해요?" 라고 묻는데 정음은 우물거리고 말아요. 이어 정음의 티셔츠에 그려진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프린팅을 보며 "앤디 워홀을 좋아하냐?"고 묻고, 정음은 "마를린 먼로에요, 마를린 먼로 모르세요?" 하자 지훈의 친구는 말문이 막히고 분위기는 급 어색해져 버리지요. 지훈이 왜 내 여자친구 티셔츠에 관심을 가지느냐고 수습을 해줬지만요. 
사실 지훈의 친구는 처음부터 좀 재수가 없었어요. 좀 심하게 말하면 밥맛이 없는 친구예요. 정음이 학생이라고 하자 "어디학교 다니냐" 고 묻고,  "서운~" 하고 말하는데, 잽싸게 혼자서 "아, 서울대 우리 학교네요. 무슨 과에요?" 하면서 앞서 나가요. 한국에 '서'로 시작하는 대학이 뭐 서울대 하나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지방대에 이름까지 서운한 서운대생 정음의 자존심을 구겨 놓는 지훈 친구에요. 정음이 서울대가 아니라 서운대라고 하자 마치 처음 듣는 대학이름이라는 듯이 갸우뚱거리는데, 이 모습을 보며 심히 언짢아 지더군요.
지훈의 친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학벌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다 못해 하늘까지 뚫고 가는 친구예요. 서울대 출신인 지훈 여자친구라 하니까, 그리고 정음이 서운~이라고 하니까 으레 서울대라고 지레짐작해 버린 것이겠지만,학벌이 좋은 남자 혹은 여자는 상대도 걸맞는 학벌을 만난다는 쓰잘데 없는 일류병에 든 것 같아서 얄밉더라고요. 이런 친구는 정말 재수뿡 밥맛이예요. 에고 제가 해리를 닮아가나봐요.;;
기분이 상한 정음은 집에 돌아와 인나에게 하루키와 앤디 워홀을 아느냐고 묻는데 인나도 모른다고 해요. 그런데 줄리엔과 정음과 비슷한 부류같아 보이는 광수까지 안다고 하자 무식한 자신에게 화가 나지요. 서점으로 달려 간 정음은 일반 상식책을 사서 이참에 취직공부도 하고 나름 상식도 쌓겠다고 벼릅니다.
그런데 우연히 정음을 만난 신지는 자신도 서운대 출신이라며, 정음에게 어려운 자리 회피법을 가르쳐 줍니다. 신지는 의사들 그룹이 대부분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많다면서, "유식한 얘기를 시작하면 조는 척하고, 물어보면 별로~라고 대답해서 화제가 이어가지 않게 끊어 버리라" 고 조언해 줘요.
신지의 가르침에 정음이 실습할 기회가 생겼어요. 지훈이 갑자기 병원 신년회에 정음을 부른 것이에요. 그냥 밥만 먹고 오면 된다면서요. 지훈의 동료 의사들 자리가 정음에게는 늘상 불편해요. 직업때문에 전문 의학용어나 논문 얘기가 주 화제거든요. 신지커플도 합석을 하고 지루하기만 한 남자의사들의 얘기가 이어지는데, 정음과 신지의 귀를 번쩍이게 하는 멘트가 들려옵니다, 장기자랑이 있을 거랍니다. 물론 상품도 걸렸고요. 나이트에서 갈고 닦은 정음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온 거지요.
무대로 올라 간 정음과 지훈은 한 번 보기는 아까운 철이와 미애의 때밀이춤을 추며 초록병원 신년회 분위기를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게 합니다. 때밀이춤은 정말 이번회 대박이었어요.ㅋㅋ 당근 우승은 정음과 지훈커플이 차지했지요. 잠시 흥에 겨웠던 정음과 신지에게 또 다시 고문의 시간이 찾아 왔어요. 지훈과 친구들의 의학논문과 큐브릭, 이안 감독의 영화작품 세계까지 끝없이 대화가 이어집니다. 신지와 정음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네 당연히 입닫고 조는 척하는 거지요. 졸다보면 진짜로 잠도 들겠지만요.
학벌이 낮으면 무식하다?
이번 하이킥의 정음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생각이 복잡해졌다고 했는데요, 첫째는 학력이라는 편견에서 오는 자존심과 무식함으로 대변되는 정음의 캐릭터때문이었어요. 서운대에 다니는 정음이 학벌에 대한 컴플렉스가 없을 수는 없겠지요. 드라마에서도 현실에서도 학벌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더군다나 남자친구는 서울대 출신의 의사에요.
그런데 저는 묻고 싶습니다. 일류 명문대 출신에 의사라는 직업은 다 유식한가요? 정음과 같은 지방대 삼류학생은 다 무식한가요?
저는 그것은 아니라고 봐요. 정음이 지훈의 의사 동료들과 대화에 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해요. 의학공부도 하지 않았는데 알리가 없지요. 또한 하루키나 앤디 워홀, 큐브릭, 이안 같은 문학 예술분야의 거장들을 모른다고 해서 이게 유식하다 무식하다 잣대가 될 수는 없는 거지요. 
무식과 무지는 다르다고 봅니다. 관심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알지 못할 뿐이지 무식한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하이킥 이번화를 보면서 은근히 삼류대 다니는 정음이 문학과 예술가를 알지 못하는 것에 자존심 상해하고, 무식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은 썩 유쾌하지는 않네요. 이런 설정 자체가 학력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반영되는 것 같아 씁쓸하고, 학벌이 좋은 사람은 예술과 문학도 많이 아는 유식한 사람들의 부류인 양, 반면 신지와 정음과 같은 그저 그런 대학출신은 무식한 것처럼 그린 것은 다분히 편견이 심하고, 화나는 설정인 것 같습니다. 정음은 좋아하는 관심분야가 다를 뿐이에요. 물론 건설적이지 못한 분야라서 걱정이긴 하지만요(정음씨, 앞으로 술 좀 조금 마시고 공부해서 취직해야쥐!).
그렇다고 정음을 마냥 두둔해 주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정음은 지훈에 비해 조건상으로는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정음은 지훈이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주기만을 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일반상식책을 산 것은 정음이 지훈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일종의 자기개발 노력이었어요. 그런데 결국은 신지가 가르쳐 준 비법을 택합니다.
정음 자신이 무식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면 적어도 지훈 친구들의 대화에 귀는 기울였어야 한다고 봐요. 어떤 것에 대해 "아느냐? 좋아하느냐? " 라고 물어 보면 "모른다" 혹은 "좋아하지 않는다" 라고 솔직하게 대답을 해야지 회피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지요. 매번 지훈의 친구들이 알지 못하는 얘기를 할 때마다 조는 척 할 수만은 없잖아요. 아니 졸아서는 안되지요. 지훈과 친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일부러 조는 척하는 그것이 바로 무식한 거라고 생각해요.
무식이란 최소한 지켜야 할 상식을 모르거나 지키지 않는 것이에요. 정음은 스스로를 무식하다고 했지만, 사실 관심분야가 아닌데서 오는 무지였을 뿐인데, 결국은 무식한 정음이 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지가 정음을 배려해 준 마음은 따뜻했지만, 충고해 준 방법은 과히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정음은 참 복이 많은 여자 같아요. 저는 지훈과 정음이 때밀이춤을 추는 것을 보면서 그 장면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음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지훈의 마음이 좋았어요. 샌님같은 지훈이 때밀이 타월을 들고 신나게 춤을 추는 것은 사실 지훈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도 지훈은 정음이 잘하는 분야(?)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에요.
지훈이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밍숭밍숭 뻣뻣춤이나 추고 있었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이야기들 속에 풀이 죽어있던 정음이 더 죽을 맛이었을 거예요. 이런 것이 바로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지훈이 때밀이춤으로 망가져 주듯이(?) 정음도 지훈의 세계를 알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물론 정음에게 의학공부를 하라는 말은 아니에요ㅎ. 
정음의 학벌이 무식으로 대변되는 듯한 사회적 편견이 씁쓸하고 생각을 복잡하게는 했지만, 여하튼 이번회 초록병원 신년회 장기자랑에서 우승을 한 정음과 지훈의 환상적인 때밀이춤은 대박이었어요. 하루키도 모르고 앤디워홀도 모르는 정음이지만, 신년 분위기를 업시켜준 매력적인 여자에요. 정음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어요. 학벌과 무식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요. 기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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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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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아로마 ♡ 2010.01.06 06: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우연히 보게 됐답니당~ 오호호호~
    때밀이 춤 추는걸 말이죵 ^^;;
    옛날에 한창~~~~ 유행했던 노랜데 ㅋ
    신나더라구요~
    이 커플들 춤 잘추고~ 멋지던데용~^^

  3. 여행사진가 김기환 2010.01.06 07: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

    은근히 재밌는데요...

  4. 라이너스™ 2010.01.06 07: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ㅋ 완전 재미있습니다.
    늦었지만 새해는 잘 보내고계신지^^
    2010년 한해도 늘 행복하시길 빌어요^^

  5. 펨께 2010.01.06 07:20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저도 때밀이 없으면 못사는데...
    초록누리님의 글 재밌게 보고 갑니다.

  6. 2010.01.06 07:3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저녁노을* 2010.01.06 07: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여기서 보게 되는 하이킥입니다.ㅎㅎ
    재밌게 보고 가요

  8. 표고아빠 2010.01.06 08:02 address edit & del reply

    오우 때밀이춤 귀여울거 같은데요.
    애들이랑 함께 해보고 싶은걸요 ㅋㅋ
    하이킥은 식사하며 아주 가끔 보는데 어젠
    못봤네용 아아 어제 냉동오징어 썰어본다고 설레발 치다가
    결국 아침에 포스팅까지~~ 재밌었어요. 오징어썰기 ㅎㅎ

  9. 임현철 2010.01.06 08: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해리 닮을만 합니다.

  10. 샤방한MJ♥ 2010.01.06 08:26 address edit & del reply

    춤추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저절로 미소지어지던걸요?
    ㅎㅎㅎㅎㅎ
    잘보고가요~~^0^
    오늘도 많이춥네요 ㅜㅜ 감기조심!! ^^

  11. 철이와 미애 2010.01.06 08:35 address edit & del reply

    지훈의 개다리춤 넘 귀여웠죠..정음이도 복도 많고.. ㅠㅠ 근데요, 극중에서 정음이가 그리 무식한가요? 꼭 그렇게 보이지는 않은데 전 오늘 에피..님 쓰신것처럼 씁쓸했어요. 그런데 둘이 조는 모습은 과장표현이었던 것 같은데..아 이번회로 정음이는 또 안티들에게 무식이라는 오명(?)을 들어야하는건 아닌지...

  12. 카타리나^^ 2010.01.06 09: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언젠가부터 드라마에선 명문대=유식 이런 관계성립이 된거 같아요
    솔직히 그건 아닌데...어제 그게 좀 아쉬웠어요

    • 너돌양 2010.01.06 11:36 신고 address edit & del

      맞아요. 사실 제 아는 오빠는 저보다 사회적 평가가 더 낮은 대학 나왔어도 명문대 나온 분들보다도 훨씬 똑똑했어요ㅠㅠ

  13. 티런 2010.01.06 09: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때밀이춤 너무 재밌더군요.
    하이킥은 웃음을 주지만 사회전반의 현상들을 잘 다뤄주는것 같아 공감이 많이 가는 드라마같습니다.

  14. Deborah 2010.01.06 09: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렇죠. 명문대라고 해서 다 유식한 사람만 나오는건 아니죠. ㅎㅎㅎㅎ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15. pennpenn 2010.01.06 09: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이게 때밀이 춤이었군요~
    두 사람의 동작이 끝내주더군요~

  16. DJ야루 2010.01.06 10:15 address edit & del reply

    요새 황정음의 연기는 정말 물이 오른것 같아요ㅋㅋㅋㅋㅋ

  17. 달려라꼴찌 2010.01.06 11:52 address edit & del reply

    정음이 볼수록 매력적인 캐릭터네요...
    전 이렇게 명랑한 여자가 좋다는 ^^

  18. adel 2010.01.06 11:58 address edit & del reply

    여자친구를 위해 확실하게 망가져 줄 수 있는 저 용기, 정말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네요 ㅋㅋ
    제 남자친구가 나가서 철이와 미애를 추자고 했으면 "나갈테면 끌고나가라, 나는 여기서 혀를 깨물어버릴란다"라고 비장하게 말했을 듯 한데요..ㅋㅋ

  19. 교수a 2010.01.06 14: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하이킥 주 1~2회 정도는 보는 중인데 때밀이춤 귀엽네요^^

  20. 도레미 2010.01.06 16:10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람은 제각기 다른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건 아닐까요?

  21. 베짱이세실 2010.01.07 17: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요 에피소드가 정말 껄끄러웠거든요. 의사 분들을 너무 박식하게 묘사하고 정음이랑 신지는 왜 그렇게 무식하게 묘사했는지. 남자 여자 이분법이기도 하면서 학벌 이분법이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더군요. 위의 도레미님처럼 결국 제각각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에피소드였다는 것은 알겠는데 방법상... 편치 않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