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놈'에 해당되는 글 8건
- 2011.12.29 '뿌리깊은 나무' 시청자가 뽑은 명장면 베스트, 최고의 코믹왕은? (9)
- 2011.12.22 '뿌리깊은 나무' 반전의 열쇠 연두, 광화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29)
- 2011.12.16 '뿌리깊은 나무' 화끈한 세종, 너털웃음 속에 감춘 무서운 한 수 (5)
- 2011.12.15 '뿌리깊은 나무' 고개숙인 세종, 그 리더십에 열광하는 이유 (13)
- 2011.11.12 '뿌리깊은 나무 7,8회' 베일에 싸인 정기준, 누구일까 (3)
수많은 명장면들이 시청자를 감동의 도가니로 넣었는데, 아쉽게도 빠진 것이 있었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정륜암에서의 정기준과의 끝장토론 장면과, 광평을 잃은 세종이 슬픔을 가누지 못할 때 그를 일으켜 세워준 강채윤의 비난을 들은 후 고뇌를 끝내면서, 훈민정음이라는 네 글자를 적는 장면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사실 모든 한장면 한장면이 버릴 수 없는 명장면들이었던 이유는, 한글이 요술방망이로 뚝딱해서 나올 수 없는 연구와 노력의 산물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명장면 베스트 번외편으로 제가 뽑은 코믹명장면으로 뿌리깊은 나무 그 역병같았던 드라마의 또다른 매력들도 감상해 보실까요? 코믹왕도 선정해 봤는데요, 드라마 속에서는 세종을, 드라마 밖에서는 조말생 대감 이재용을 코믹왕으로 꼽고 싶습니다.
욕세종 등장, 감칠맛 나는 충격 "우라질, 지랄하고 자빠졌네"
인상적인 욕세종의 장면들이 많지만 그중 두 장면으로 압축해 봤습니다. 경연장에서 부민고소금지법에 대해 신하들이 주절주절 반대가 극심했었지요.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이 완강한 조말생대감의 코앞으로 얼굴을 쑥 들이밀던 장면, 뜨헉!하고 놀라는 조말생대감의 표정은 대사없이도 웃음 빵터지게 했던 코믹장면이기도 했지요. 왜 그런 쓸데없는 일을 벌이시나이까, 공자왈 주자왈에 대한 세종의 답은 이러했습니다. "우라질". 아직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이라 한자로 쓰기는 했지만, 그 신랄한 비웃음이 통쾌했던 장면입니다.
손뼉도 마주해야 소리가 난다고, 그 황망한 상황에 어찌할바를 모르고 입맛만 다시는 황희대감, 눈동자 굴리는 소리까지 들리게 느껴졌던 이신적(안석환)의 눈동자 연기는, 중년연기자들의 연기내공이 이런 것이라고 확인시켜준 명품연기였고 말입니다.
세종이 무휼을 놀려먹는 모습도 코믹명장면에서 빼놓을 수 없지요. 심지어 사랑스럽기까지 했던 장면들이었지요. 이도를 죽이겠다고 칼을 숨기고 들어온 강채윤, 채윤에게 밀명을 내리면서 독대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신경써주지 않았다고 무휼을 놀리는 장면이었죠. 앞으로 3보 이내에 있으라며 무휼을 뻘쭘하게 만들었지요. 무휼을 놀리는 세종의 장난기는 그뿐이 아니었지요. 공포심에 대한 힌트를 채윤이 알아들었을 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세종, 무휼 너도 말귀를 못알아 들었지 않았느냐고 확인사살까지 하는 세종이었죠. 민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엉거주춤 세종의 뒤를 따르는 무휼에게서 조선제일검 내금위장의 체면은 땅에 곤두박질을 쳤지만, 스트레스 많았던 세종의 유일한 쉼터는 무휼이었기에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은 투기하는 무휼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했다죠ㅎ.
초탁과 박포, 우리를 빼면 섭해요
사실 드라마에서 코믹감초역할로 배치한 인물이 초탁과 박포, 그리고 옥떨이 정종철일 겁니다. 특히 초탁과 박포는 북방떨거지와 한양돼아지새끼라며 티격태격 앙숙처럼 보였지만, 누구보다 채윤의 곁에서 훈훈한 동료애를 보여줬던 인물들이지요. 채윤이 죽었을때 가장 슬프게 울었을 친구들이었는데, 마지막회 반포식장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가 잡지 않아서 쪼금 서운하기도(ㅎ) 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소이의 시신을 광화문으로 데려온 이들도 초탁과 박포였겠지요. 촬영장에서의 에피소드를 보니 연두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개파이가 아니라 박포(신승환)였다는군요.ㅎ
박포와 초탁외에 대놓고 웃기지는 않았지만, 시청자들에게 표정만으로도 즐거움을 선물해 준 분들이 있었지요. 바로 이신적(안석환)과 한가놈(조희봉)입니다. 안석환의 능수능란한 눈동자 연기는 대사보다 더 많은 내면심리를 전해줘, 그의 표정연기만으로도 팽팽한 긴장감을 엿보게 했지요. 본명이 한명회로 밝혀진 한가놈의 찌그러진 표정과 눈동자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극적 재미였습니다. 밀본에서는 정기준의 참모 한가놈이 가장 두뇌가 명석하고, 사태를 분석하는 눈도 날카로웠지요. 소이의 속치마에 적힌 글자로 한글을 쓰고 읽는 법을 독학하고, 연두와 개파이에게 한글까지 가르쳤던 두번째 한글선생님되시겠습니다. 첫 선생님은 채윤에게 한글을 가르친 소이가 되겠고요.
"전하의 글자는 달랑 스물여덟자다"
코믹장면은 아니었지만, 코믹보다 더 기분 즐겁게 웃겼던 장면을 꼽아본다면 광평대군과 채윤의 대화입니다. "5만자 중에 천자를 배우는데도 그리 오래 걸렸는데, 도대체 전하가 만드신 글자는 몇글자나 되십니까? 5천자요? 아니면 3천자요?". "스물여덟자". "천 스물여덟자요?". " 아니 그냥 스물 여덟자".
스물여덟자라는 그 짧고 강한 말에 배여있던 광평대군의 자신감과, 헛소리를 들은 듯한 채윤의 표정이 대조적으로 클로즈업되었는데, 다시 봐도 스물여덟글자에 삼라만상을 다 담을 수 있는 한글의 위대함이 가슴벅차게 자랑스러움으로 밀려오더라고요.
신세경이 반한 당구치며 춤추는 조말생대감, 귀요미 훈남등극
여기서 끝나면 진짜 섭섭하지요. 촬영장 에피소드에서 월척 코믹왕이 등장했답니다. 드라마에서는 욕세종, 삐짐대왕, 짓궂은 세종이 코믹왕이었지만, 촬영장 에피소드를 통해 공개된 연기자들의 모습에서 의외의 반전왕이 있었으니, 놀랍게도 조말생 대감(이재용)이었습니다. 조말생은 드라마에서도 멋진 보수의 자존심을 지켜주기도 했고, 밀본 정기준을 속이고 한글유포의 임무를 위해 나인들을 궁밖으로 빼돌린 연극에서도, 최고의 배우로 등극했던 분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재용의 소탈한 다른 모습에 빵터졌으니, 귀여운 모습으로 춤을 추는 모습이었답니다. 정말 귀요미 이재용이었습니다. 늘 재미있는 말과 행동으로 후배들과 촬영장을 훈훈하게 하기도 하고, 소품을 이용해 당구치는 모습으로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더군요. 소탈한 모습과 재미있는 모습으로 후배들과 촬영장을 즐겁게 만든 중년연기자 이재용, 뿌리깊은 나무 카메라 밖 코믹왕이셨습니다.
대본, 연기자, 연출, 시청자의 사랑이라는 네박자가 맞은 올해 최고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드라마를 빛낸 모든 연기자들에게 조말생대감의 입을 빌어 이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종영드라마 > 뿌리깊은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뿌리깊은 나무' 시청자가 뽑은 명장면 베스트, 최고의 코믹왕은? (9) | 2011.12.29 |
---|---|
'뿌리깊은 나무 해례본' 뿌리가 된 세종, 드라마에서 놓쳤던 부분 (6) | 2011.12.27 |
'뿌리깊은 나무' 시청자 울리고 감동시킨 최고의 명장면 (36) | 2011.12.23 |
'뿌리깊은 나무' 반전의 열쇠 연두, 광화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29) | 2011.12.22 |
'뿌리깊은 나무' 결말반전, 세종과 정기준은 화해할 수 있을까? (5) | 2011.12.17 |
'뿌리깊은 나무' 화끈한 세종, 너털웃음 속에 감춘 무서운 한 수 (5) | 2011.12.16 |


-
아빠생각 2011.12.29 10:45 신고
글 잘보았습니다. 전 뿌리 깊은 나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는 못했으나
중간 중간을 볼때마다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배우 분들도
섬세한 연기를 펼쳤으나, 한서규라는 연기자가 역시 대단한 연기자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작은행동, 작은표정하나에도 함축적이면서도 느껴지는 감정의
전달력들이 제 몸으로 고스란히 느껴짐을 느꼈습니다. 역시 한석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감탄하게 만들고도 남았지요. 잘보고 가며 도장콕콕 찍고갑니다.
가는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박씨아저씨 2011.12.29 10:53
ㅎㅎㅎ 자주는 보지 못했지만 가끔 세종이 욕하는 장면 압권이더라구요^^
과연 그시절에 왕이 그런욕을 했을지도 궁금하구요^^
메세지에 댓글 남기려니 안되어서~다시 로그인~ -
지니레카 2013.03.03 01:26
박씨아저씨// 실제로 사관들이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세종이 말한 욕이 이두(한자음을 빌려 우리말을 옮기는 글자)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자주요;;
본편에서 나왔던 "한자로 적은 '우라질'"도 물론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이를 죽일 정기준의 수하는 대적불가 개파이의 손까지 빌 필요는 없을테고, 밀본원 중의 한사람일테지요. 정기준은 개파이를 데리고 쑥대밭이 된 산채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은신해, 정기준은 반포식에 맞춰 이도를 죽이라는 마지막 명을 내리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채윤과 개파이, 혹은 무휼과 개파이의 한 판 대결은 어쩌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동안 너무나 많은 희생과 피가 따랐던 글자창제와 반포가 마지막까지 피비린 내 나는 속에서 이뤄지지는 않았으면 싶네요.
교활한 세종, 인자한 보살미소 뒤에 감춘 무서움
여하튼 밀본의 조직은 산산히 와해되기 일보 직전이고, 계산에 능한 우상 이신적은 세종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3정승의 재가를 얻어 반포의 절차를 합법화시키는 세종의 교활한(?) 수가 빛났지요. 인자한 미소 뒤에 감춰진 세종의 무서움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무휼이 왜 심종수가 아니라 이신적이냐고 물었지요. "심종수는 이신적에 비해 술수가 모자라다. 정치력말이다. 조정신하들은 각각의 과오가 있을 지언정 멍청한 자들은 없다. 모두가 무서운 자들이다. 3정승에 올랐다는 건 그런 무서운 자들 중 가장 정점에 있다는 것이다. 이신적이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능력은 황희대감보다 더 크다".
세종의 사람을 꿰뚫어 보는 능력과 사람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지요. "왕의 일이란 그들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통제하고 그들의 능력이 백성들을 위해 쓰일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과정이 중요한 일이 있고, 결과가 중요한 일이 있다는 세종의 말은 깊은 울림을 주는 말이었습니다. 글자를 만들기 까지의 과정이 중요하지만, 반포를 한다는 것은 그 결과가 중요한 것이기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세종, 글자의 반포로 비로소 새역사는 시작될 것이기에, 세종의 글자반포에 대한 의지는 천명과도 같았습니다. 반포가 되어야만 백성들을 위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세종의 비장한 표정에는 백성들에 대한 믿음과 희망마저 일렁이고 있었지요. 새로 쓰이게 될 역사에 대한 설레임과도 같은 흥분도 엿보였고 말입니다.
정기준, 열등감은 극복하지 못했다
그에 반해 정기준의 고백은, 설득력과 명분마저 얻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밀본이라는 비밀조직의 수장, 그의 그릇이 이것밖에 안되었나 심히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겠더군요. 소이에게 왜 주상을 돕느냐고 물었지요. 세종으로 인해 아비를 잃고, 자책감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말이지요. 정기준은 스스로 세종에 대한 열등감으로 피해의식이 있었다는 것도 고백했지요. 백정으로 신분을 숨기고 20년이 넘도록 살아온 동안, 이도는 그 사이에 세상이 칭송하는 성군이 되어 있는 것을 보는 심정, 그 열등감이 그를 피폐하게 만들었노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정기준은 피해의식과 열등감을 극복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오히려 열폭하는 정기준만이 보이더군요. 정기준은 세종의 글자를 다른 누구보다 칭송하지요. "이도가 만든 글자는 너무나 훌륭한 글자다. 저 훌륭하기 짝이 없는 글자를 막아내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천명임을 깨달았다. 제아무리 왕이어도, 그 무엇이라도 천년의 역사를 시험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난 기필고 그것을 막아낼 것이다".
똑같은 대사를 통해 두 사람의 대조적인 모습이 나오기도 했지요. 유포임무를 수행하러 떠나는 소이가 해례를 옮겨두고 떠나려 하자 세종은 이를 극구 말렸더군요. 그것은 소이에게 반드시 살아돌아오라는 간절함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글자를 만드는 과정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소이에게 세종은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로 소이에 대한 애정을 전했지요. 강채윤이 밥을 굶기지 말아야 할텐데 라는 장난기 섞인 농도 던지면서 말이지요. "하루하루를 즐거움 속에서 살아야 한다 강채윤과 약조하거라". 요즘말로 하면 성혼선서와도 같은 것이었지요. 주례선생님이 약조를 받는 것처럼 말이지요. 채윤과 소이의 행복한 생활이 언급될 때마다 불길한 예감이 들게 하지만, 저는 제작진의 낚시라고 굳게 믿을 거외다!!
세종과 이신적의 눈싸움, 명장면 만든 심리전
세종과 이신적의 팽팽한 신경전은 경연장에서도 극에 달했지요. 그 심리싸움의 향방을 가름할 수 없었기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세종과 이신적은 서로의 수를 읽느라 눈동자 하나도 놓치려 하지 않는 모습이었죠. 세종의 영리한 선방은 감탄사가 나오게 했지요. 결코 한 마디의 말실수도 하지 않은 치밀함으로 말이지요. 조정 앞마당에 밀본원임을 떳떳이 밝히고 나와 토론하자고 했건만, 쥐새끼 한마리 나오지 않았다며 말문을 연 세종, 마지막 제안을 하겠다고 하지요. "9월 상한날 만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글자반포를 하려하오. 이조는 정음청을 설치하고, 예조는 이 글자를 시험과목으로 도입할 수 있는 시행안을 마련하시오".
침묵속에 미주치는 세종과 이신적의 눈빛은 설전보다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했던 명장면이었습니다. 최만리의 계속되는 반대를 3정승의 논의로 결정하라는 하명을 듣지 못하였느냐며 일축해 버린 이신적, 그의 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요. 황희정승은 찬성, 우상은 일단 반대, 좌상은 분위기 봐서..그 표의 향방이 우상 이신적의 결정에 달린 것이기에 이신적의 한표는 그야말로 역사가 걸린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어제밤의 대답인 것이냐?",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옵니다. 노력을 해보겠다는 뜻이지요".
반전의 열쇠 연두와 개파이, 광화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채윤의 연통으로 내금위의 습격을 받은 밀본의 산채, 다행히 연두(정다빈)는 채윤에 의해 구해졌지만, 소이와 강채윤의 생명이 위험상황입니다. 소이가 해례라는 것을 알게 된 정기준이 소이를 죽이라 명하고, 소이를 구하기 위해 달려오는 강채윤과 한판대결을 벌일 것이 자명하기에 말이지요.
예상상황은 개파이와 정기준은 함께 자리를 뜨고, 채윤보다 무공이 낮은 밀본똘마니와 싸워 강채윤이 무사히 소이를 구할 것이라 저는 예상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반포식 당일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겠지요. 이도를 죽이라는 마지막 명을 받은 개파이가 칼을 마주하는 모습도 나와서, 대적불가 개파이의 선택에 따라 광화문이 피바다가 될지, 성공적인 반포가 이뤄질 지가 결정되겠지요.
이도를 죽이라는 명을 받고 광화문에 개파이가 나갈지 안나갈지는 모르지만, 개파이가 정기준에게 칼을 돌릴 것이라는 암시가 예고편에 나왔지요. "그동안 즐거웠다, 본원" 이라는 개파이의 말은 왠지 정기준에 대한 예의를 갖춘 살해암시가 읽혀지는 대목입니다. 정기준이 자신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했을 수도 있고, 아무튼 제작진의 예고편으로 오히려 머리가 뒤죽박죽된 느낌입니다.
중요한 점은 광화문에 연두가 힘께 있을 거라는 것이죠. 개파이가 연두를 구하기 위해 살수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오히려 성공적인 반포를 돕게 되는 결말도 상상되네요.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다 보니ㅎㅎ. 그래도 훈민정음 반포라는 역사적인 현장에 피바람은 불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종영드라마 > 뿌리깊은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뿌리깊은 나무 해례본' 뿌리가 된 세종, 드라마에서 놓쳤던 부분 (6) | 2011.12.27 |
---|---|
'뿌리깊은 나무' 시청자 울리고 감동시킨 최고의 명장면 (36) | 2011.12.23 |
'뿌리깊은 나무' 반전의 열쇠 연두, 광화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29) | 2011.12.22 |
'뿌리깊은 나무' 결말반전, 세종과 정기준은 화해할 수 있을까? (5) | 2011.12.17 |
'뿌리깊은 나무' 화끈한 세종, 너털웃음 속에 감춘 무서운 한 수 (5) | 2011.12.16 |
'뿌리깊은 나무' 고개숙인 세종, 그 리더십에 열광하는 이유 (13) | 2011.12.15 |


- 이전 댓글 더보기
-
liquor store 2012.06.02 20:32
문서의 같은 종류를 작성하는 것은 정말 멋졌어요, 나는 매일 블로그를 읽고 여기에이 문서가 너무 크고 너무 흥미로운 것을 위해 내 의견을 제공합니다.
-
Backlink Service 2012.07.06 19:31
あなたの投稿は非常に多くの情報を持っているおかげで、それは本当に私はalotしてきました。優れたポストと素晴らしいブログ、私は本当にこのタイプを好むか、またはあなたはそれの興味深い記事に保つ。
-
Linkbuilding packages 2012.07.16 22:21
난 정말 맘에 들어! 난 항상 진심으로 시합이 굉장에서 간단한 공유를 주셔서 감사거야,이 토론이 주제에 등불을 넣어왔다.
-
Get High PR Links 2012.07.17 21:54
나는 written.will RA 온라인으로 this.Keep 블로깅 도서에 대한 많은 친구를 추천한다 정말 아주 잘 같은 시원한 게시물을 만들기 위해 before.Thanks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독서와 사운드 포인트 중 일부를 숙고하는 몇 분 동안 당신의 기사를 검토하고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방식이 맘에와 저는 이런 내용의 많은 부분에 동의합니다.
-
High PR Link Builders 2012.07.18 21:33
이것이 요즘 찾기 드문 일이 같은 기사를 게시에 보관하십시오. 항상 날 도울 수 기사를 온라인으로 검색하고 있습니다. 다른 훌륭한 블로그를 기대하겠습니다.작성자에게 행운을 빕니다! 모두 최고.
-
Buy One Way Backlinks 2012.07.19 15:19
저는 최근에 당신의 기사를 통해 와서 함께 읽고있다. 당신의 쓰기 기술과 독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능력을 내 감탄을 표현 싶습니다. 나는 새 게시물을 읽고 당신과 나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High Pagerank Link 2012.07.20 16:41
이것은 주제에 관한 세부 그물 설명하는 모든 것을 찾을 수있는 좋은 기사 중 하나입니다. 나는 youfor 밖에 독자의 많은 의견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을 복용 감사드립니다.
-
bicicletas de spining 2012.07.21 18:31
는 좋은 기사 중 하나입니다. 나는 youfor 밖에 독자의 많은 의견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을 복용 감사드립니다.
-
Get High PR Links 2012.07.23 20:13
제가 말하고 싶은 훌륭한 기사입니다. 단순화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당신이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가정합니다. 좋아, 허락 하신다면 제가 메시징의 미래에 대한 정보를 유지하기 위해 RSS 피드를 할 것이다. 만하세요, 그리고 중요한 작업.
-
onlinecasino 2012.07.30 16:19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간을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그것에 대해 강력하게 느낌이 주제에 대해 더 많은 학습 사랑해. 가능하다면, 당신이 전문 지식을 습득로, 당신은 더 많은 정보를 귀하의 블로그를 업데이 트 안될까요? 그것은 나에게 매우 도움이됩니다.
-
baccara 2012.07.30 16:20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간을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그것에 대해 강력하게 느낌이 주제에 대해 더 많은 학습 사랑해. 가능하다면, 당신이 전문 지식을 습득로, 당신은 더 많은 정보를 귀하의 블로그를 업데이 트 안될까요? 그것은 나에게 매우 도움이됩니다.
거지들을 죽여버리고, 아이들에게 죽음을 부르는 노래라고 글자가 퍼져나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는 살인병기 윤평, 글자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수거하고 나인들을 납치해 밀본산채로 데려갔지요. 소이가 해례라는 것을 아직은 알지 못하는 정기준은, 글자의 유포를 막았다고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정기준의 말은 현재의 우리가 듣기에는 한참이나 잘못된 생각이지만, 당시로서는 지식인의 고민이었고, 무게였을 겁니다. 정기준에게는 글자를 막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백성과 역사에 대한 책임이었습니다. 글자로 인해 벌어질 혼돈을 방지하자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백성에 대한 걱정이었고, 역사에 대한 책임부분이었지요. 글자가 무기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기에, 글자도 일종의 체제속에 있어야 한다는 사고관이지요. 글자에도 하늘과 땅, 상하 질서계급을 부여한 철저한 성리학적 사고방식에 의한 것이었죠.
전하의 길을 가라는 채윤의 응원에 탄력받은 세종, 이신적을 쥐도새로 모르게 가마에 태워 와 술상앞에 마주합니다. 세종에게도 이신적에게도 철저한 보완이 필요했기에, 007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으로 말이지요. 초반에는 쓸데없는 말로 분위기에 흥을 돋구지요. "내 치세를 어떻게 보시오?", 이런 것을 질문이라고, "태평성대지요...". 다 신료들 덕분이오, 우상도 고생많으셨소. 술한잔 기꺼이 하사하는 세종, 우상이 술을 마시기도 전에 간이 콩알만해지는 질문을 던지지요.
그리고는 강도높은 질문에 들어가지요. "밀본의 가장 큰 대의가 재상총재제인데 어찌 그걸 거부하셨소?". 집현전과 글자를 두고 거래를 했다가 협상당일 결렬되고 말았던 일을 끄집어내는 세종이었지요. 영리하게 세종은 우상이 빠져나갈 쥐구멍 하나는 만들어 줍니다. "아, 우상이 밀본이라는 가정하에 말이오". 일종의 오프 더 레코드에 해당되는 세종의 영리한 수였지요.
"경연장에서 광평을 죽인 것에 대한 죄를 묻지 않겠다, 또 밀본을 붕당으로 인정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보다 더 믿음을 줄 수는 없소이다", 요지는 이렇게 많이 양보하고 참아줬는데 뭘 더 내놓으라는 것이냐고 돌려말하는 세종이었습니다. 이신적의 대답도 만만치 않았지요. 전하는 최선을 다했지만, 인간의 뿌리깊은 불안을 달래주지는 못하셨다고 받아치지요. 그 불안감을 달래줄 수는 없으니, 그 믿음을 스스로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떠냐고 떠보는 세종이었지요.
의미없는 헛웃음으로 대화를 정리하는 세종, 그러면서 한말씀 콕 찔러 오줌 잘금거리게 만들어 버리지요. "우상께서 이리 그럴 듯하게 얘기하시니, 내 우상대감이 밀본인 줄 알겠소". 하하하. 이신적 술이 목구멍으로 들어가는지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몰랐을 겁니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냐', 뭐 이런 심정이었겠죠.
다른 의견이라 하여 대역으로 몰지 않겠다, 자신과는 다른 정치관을 가진 붕당이라는 것을 인정하겠다는 세종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밀본입니다. 개미새끼 한마리도 조정 앞마당에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세종이 대역조직인 밀본마저 품겠다는 것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이신적에게 붕당의 깃발을 들고 나오라고 제안한 것은 두가지의 노림수가 있었죠. 하나는 정기준의 소재를 알아 정기준과 담판을 하고, 소이를 구하기 위해서 였지요. 또 하나는 밀본이 스스로 와해되든지, 명분을 가진 정치세력으로 커가는 기회를 갖든지 선택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와해되는 밀본, 배신에 배신이 겹치는 상황에서 정기준의 생각은 어떻게 변할까가 가장 궁금한 대목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상상해 왔던 시나리오를 내일 올릴 예정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
오늘의 보너스 장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정인지가 최만리를 설득하는 장면에서 마구마구 웃었답니다. 정인지와 최만리가 동갑이라죠. 일찍 곰삭아 버린 최만리가 놀림받을 때마다 자네 편들어줬다고 생색내는 정인지가 웃음 하나 터뜨려 주지요. 자기가 동안인 것이지 최만리가 노안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말이죠. 최강의 동안 정인지, 최강의 노안 최만리 두 동기동창생의 대화가 은근 웃겼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더딘 걸음일지라도 역사는 바뀌어 왔고, 새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역사가 새로 쓰이는 그 순간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그 자리를 지켰다는 것입니다. 소이와 강채윤, 그리고 세종이라는 위대한 인물처럼 말입니다. 국가적으로 큰 일들을 앞두고 있는 지금, 어쩌면 우리가 그 자리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종영드라마 > 뿌리깊은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뿌리깊은 나무' 반전의 열쇠 연두, 광화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29) | 2011.12.22 |
---|---|
'뿌리깊은 나무' 결말반전, 세종과 정기준은 화해할 수 있을까? (5) | 2011.12.17 |
'뿌리깊은 나무' 화끈한 세종, 너털웃음 속에 감춘 무서운 한 수 (5) | 2011.12.16 |
'뿌리깊은 나무' 고개숙인 세종, 그 리더십에 열광하는 이유 (13) | 2011.12.15 |
'뿌리깊은 나무' 세종의 시나리오가 배출한 최고의 배우는? (19) | 2011.12.09 |
'뿌리깊은 나무' 시청자 울음바다로 만든 한석규의 미소 (6) | 2011.12.08 |


-
^^ 2011.12.16 21:56
정기준의 생각은 한심하다기 보다는...
지식인의 사고의 맹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정기준, 세종 모두 천재형 인물이지만,
세종은 당대의 세계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는 회의와 사고 속에서 가치관을 정립시켜나간 것에 비하여,
정기준은 당대의 세계관에 얽매여 좀 더 먼 곳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이죠.
언급하신대로 '백성이 우매하다'는 정기준의 생각은 당대 사대부 및 선비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을 테니까요..
정기준의 매력은 정말 머리좋고 똑똑하고 훌륭한 가치관을 가진 지식인이 가질 수 있는 한계를 보여준다는 것이고, 이러한 점은 세종과 비교되면서 극명하게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뿌리깊은 나무... 정말 완성도 높은 드라마인 것 같네요.. ^^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함께 고개를 숙였네요. 그리고 얼마나 영리한 사죄였는지 무릎을 쳤습니다. 세종은 은밀히 글자를 창제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했을뿐, 영리하게도 글자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사죄는 하지 않습니다. 감히 임금이 고개를 숙이니 대신들이 몸둘 바를 모르고 당황하지요. 세종의 영리한 기선제압 책략이었죠.
세종은 밀본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간파하고 있었지요. 밀본지서의 내용이 아니라 밀본에 가입한 밀본원들이 신분노출에 위기를 느끼고,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밀본원으로 결속되고 있지만, 실상 내부에서는 와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이는 집현전과 글자반포를 두고 거래가 성사되었지만, 공식 합의를 하기로 한 바로 그날, 갑자기 이신적이 돌변해서 반대를 했던 것에서도 유추가 되었던 것이었지요.
뭘 어떻게 하라는지 감을 잡지 못한 조말생 대감, 정인지를 붙들고 알아들었냐고 넌지시 물어보지요. "예, 대충...". 전하께서는 원래 저러시는가?". "예, 가끔...". 정인지도 알아들은 눈치는 아니더구만, 대충이라고 얼버무리는데, 세혼자 왕따인 것같아 답답한 조말생 띠융~, 그저 눈만 껌뻑이지 못하고 멍해져 버리지요.
세종이 어찌 이런 말을 직접적으로 하시겠습니까? 저들을 이간질시켜서 지들끼리 피터지게 싸우는 꼴좀보자는 말을 말이지요ㅎ.
최만리는 비록 글자창제에 반대를 하는 입장이지만, 누구보다 집현전을 아끼고 그의 철학과 학문에 충실한 인물이기에 미워할 수 없는 적(?)입니다. 성삼문과 박팽년이 글자창제에 가담한 인물로 밝혀져 그들의 몸에 문신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자 의금부에서 추포령이 내렸을 때도, 진관사에 가서 몸을 숨기고 있으라고 보호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들었나? 정치관이 다른 붕당이라잖소. 다른 정치관 다른 의견을 가졌다 하면, 죄다 빨간색으로 몰아가고, 좌측정렬시키는 편협한 분들 말이외다. 눈 좀 크게 뜨고 귀 좀 열고 좀 보고 들이시오, 제발!!!! 목구멍에서 아주 이런 말들이 치밀어 올라서 참을 수가 없네요.
"제안". 요지는 밀본은 밀본이라고 떳떳히 밝히고, 조정 앞마당에 나와서 토론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얼굴도 뵈주지 않고,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세종의 제안은 제안이라기 보다는 협박같아 보이기도 했더라지요. 정말인지 모르겠지만, 내 손에 몇몇 밀본원들의 명단이 적힌 투서도 있다고 겁을 주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이신적의 눈이 팽글팽글 돌면서 어찌나 겁을 내고 있던지, 그 자리에서 경기일으켜 쓰러질까 겁났답니다. 안석환, 참 연기 잘하는 분이에요^^.
조말생 대감처럼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토끼눈 뜰가 우려된 세종, 회의를 소집한 이유에 대해 다시한번 밑줄 쫙 정리하고 넘어가지요. "과인은 글자를 반드시 반포할 것이고, 고맙게 대신들이 수행해 준다면 이레 뒤에 광화문 앞에서 백성들과 함께 반포할 것이오". 글자를 반포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하자 대신들 땅이 꺼지게 한숨입니다.
밀본의 움직임이 바빠졌지요. 분열과 와해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심종수와 이신적이 각각 다른 마음으로 해례를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고, 그 칼끝이 정기준을 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궁녀들이 해례를 빼돌려 유포하고 있다고 뒤늦게 눈치챈 정기준이 나인들의 행방과 조지소, 인쇄소 등을 뒤지고 결국 꼬리가 잡히고 말았지요. 초탁을 공격한 윤평을 피해 끝수의 수레를 타고 나인들의 은신처로 왔으니, 나 잡아가쇼가 돼버렸지요.
그런데 나인들과 해례를 찾는 이신적, 심종수, 정기준이 각기 다른 꿍꿍이라 정신을 못차릴 정도입니다. 정기준파, 이신적파, 심종수파로 나뉘어 나인생포 쟁탈전을 벌이고 있고, 여기에 태평관의 청위까지 가세에 일이 삼파전 사파전이 되고 있는 양상이지요.
이도에게 성리학 위에 글자를 두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그는 글자를 막는 것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도와 화해할 가능성이 있었으나 불씨의 일대기를 펴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견고한 자기만의 틀속에 갇혀버렸지요. 백성들이 쉽고 익숙한 것부터 글자를 익힌 다음의 것을 보지 못한 우를 범하고 만것이에요. 글자를 익힌 백성이 삼강오륜을 배우는 것은 더 쉬울 일이며, 성리학적 질서를 깨닫는 길도 가깝게 될 것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미 역병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글자지만, 해례가 중요한 것은 글자의 창제원리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메모리 저장탱크 소이의 머리에는 발음원리와 글자가 만들어지는 원리가 들어있지요. 스물여덟 글자의 창제원리와 소리내는 방법, 초성 중성 종성이 어떻게 이루어져 글자가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발음하는 지에 대한 것들이 들어있기에 중요합니다. 나인들도 글자를 읽고 쓰는 것은 알지만, 종합적인 정리자료는 소이의 머리속에 들어있기에 나인들 중에서도 소이는 중요한 인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소이가 해례라는 것을 알게 된 채윤까지 꼬리잡기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예고편을 보니 개파이가 채윤과 한판 뜰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동안 설왕설래 의견이 분분했던 무술서열이 곧 정리가 될 듯도 한데, 우째 돌아가는 분위기가 급 우울입니다. 목숨이 위험한 소이, 개파이와 강채윤이 누가 우세할지 모르지만, 채윤이 밀릴 것같아 강채윤도 걱정, 이쯤되니 누군가 하나 죽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그림자가 엄습해 와서 말입니다.ㅜㅜ 죽이면 작가들 미워할거얌!!
대신들 앞에서 고개숙이는 임금, 자신의 독단에 대해서 만큼은 진정으로 사과하고 할 줄 아는 임금 세종은 잘못을 권위로 누르려 하지 않았습니다. 학사들을 죽인 것에 본인의 과오때문이었다며, 정치적 보복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밀본 역시 그가 품어야 할 백성의 한 조각이었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다르고, 사상이 다르고, 정치관이 다르다하여, 역적으로 몰지 않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종영드라마 > 뿌리깊은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뿌리깊은 나무' 결말반전, 세종과 정기준은 화해할 수 있을까? (5) | 2011.12.17 |
---|---|
'뿌리깊은 나무' 화끈한 세종, 너털웃음 속에 감춘 무서운 한 수 (5) | 2011.12.16 |
'뿌리깊은 나무' 고개숙인 세종, 그 리더십에 열광하는 이유 (13) | 2011.12.15 |
'뿌리깊은 나무' 세종의 시나리오가 배출한 최고의 배우는? (19) | 2011.12.09 |
'뿌리깊은 나무' 시청자 울음바다로 만든 한석규의 미소 (6) | 2011.12.08 |
'뿌리깊은 나무' 세종-정기준의 끝장토론, 어떻게 설득할까? (16) | 2011.12.03 |


제작진이 함구령까지 내렸다는 정기준의 정체에 대해 많은 궁금증과 추측들이 오가고 있는데요, 그중 가장 설득력있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 백정 가리온(윤제문)일 듯합니다. 가리온의 호위무사같기도 하고, 가리온이 그의 호위무사같기도 한 의문의 사나이 개파이(김성현) 역시 용의선상에 올릴 수 있는 강력한 후보 중의 한사람이죠.
그런데 윤제문이라는 배우의 존재감과 무게감이 백정의 역할에 그치기에는 화면장악력이 너무 크죠. 곤구망기를 저자에 퍼뜨리고 다니며, 그 얄팍한(?) 학식을 자랑하고 다녔던 한가놈(조희봉)도 용의선상에 올려 놓았지만, 그냥 글좀 읽는 허풍쟁이 양반캐릭터가 더 맞을 듯하고요.
워낙 천한 백정의 역할을 윤제문이 잘 소화를 하고 있기때문에 그를 정기준이라고 의심할 수 없게 하지만, 이 대사를 들은 우리 눈치빠른 시청자들은 곧바로 그 은유적인 말뜻을 파악하기 바빴지요.
정도광과 정기준을 추적해 오던 조말생에 의해 정도광이 반촌에 들어갔음이 발각되었던 날, 악연인지 인연인지 이날 똘복이가 반촌에 불을 지르고 도망쳐 나오다, 정도전의 밀지와 똘복이 아버지 유서가 뒤바뀐 일이 있었지요. 도망치던 정도광은 수십발의 화살을 맞고 죽음을 당했고, 목숨을 구한 윤집사가 아들 윤평과 정기준에게 정도광의 죽음을 알렸죠. 복주머니 주인을 반드시 찾으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지요.
화살 수십발을 맞고 죽었다는 말은 정도광의 죽음과 일치하고, 도적이라는 표현은 정기준이 과거 세종에게 했던 말과 일치했지요. "네 아비(이방원)는 삼봉의 조선을 훔친 도적이며 살인자다" 라고 했던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정기준의 정체를 노출시킬 제작진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 가리온(윤제문)이 조선에서 가장 천하다는 백정이라는 사실입니다. 감히 사대부가 칼을 쥐고 짐승을 도축하는 일은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요. 더구나 밀본의 본원께서 말입니다. 또한 시체검안에서는 조선최고라는 말처럼, 사대부가 죽은 시신에 손을 댄다는 것은, 그들이 목숨처럼 받드는 공맹의 도에 심히 어긋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리온은 용의선상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빌미가 되기는 하죠.
그러나 와신상담(臥薪嘗膽), 절치부심(切齒腐心)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가리온이 정기준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또한 비록 모든 사람들에게 허리를 굽혀 예를 취하기는 하지만, 천한 백정치고는 그가 상당히 학식이 있고, 배운 티가 난다는 것이 그를 강하게 의심하게 합니다.
아버지가 화살꽂이가 되고, 일가족이 멸문지화를 당한 정기준에게는 이방원은 죽이고 싶은 원수였을 겁니다. 하지만 글을 내세운 분들은 원수를 갚겠다고, 똘복이처럼 직접 칼을 들이대지는 않지요. 권력을 가진 자에게서는 권력을, 부를 가진 자에게서는 부를 빼앗아 더 잔인하게 복수를 하지요.
왕을 단지 화려한 꽃일 뿐이며, 꽃이 부실하면 꺾어버리면 그만이라고, 재상체제를 세우기 위해 밀본이라는 비밀조직까지 만들었던 정도전 일가의 소생이라면(아, 물론 드라마상 이야기입니다), 짐승을 도축하고 시신에 칼을 대는 일도 하며 와신상담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지요. 더구나 어린 정기준의 어린 시절 성정을 보면, 독기가 폴폴 넘쳤던 인물같아 보였으니 말입니다. 물론 정기준의 아역배우의 연기미흡때문에 이런 인상을 남겼을 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썩 좋은 인상은 아니었죠.
그리고 어린 정기준의 얼굴과 윤제문의 얼굴형을 보니 상당히 닮은 구석도 있더군요. 넙대대하고 쌍커풀없는 모습은 싱크로율이 상당히 일치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조말생이 세종 이도에게 보여준 암행록에 그려진 정기준의 용모파기를 보니, 싱크로율 거의 100% 일치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용모파기에 그려진 귀와 윤제문의 귀였습니다. 부처님 귀처럼 크게 늘어진 모습이 상당히 비슷하더군요. 별걸 다 가져다 붙인 것 같죠?ㅎㅎ
정기준의 몽타주는 하나의 단서일 뿐이지만, 저는 지난 회 세종의 독백을 들으며, 순간 또다른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강채윤이 이런 말을 했었지요. "그만큼 절박했고, 그만큼 분노했고, 그만큼 외로운 결심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세종의 방백이 이어졌지요. "그만큼이었구나, 노비 똘복의 결심은...."
20여년이 흐른후 밀본의 3대 본원임을 알리며 등장한 정기준, 정기준도 강채윤이 절치부심, 와신상담하며 궁으로 들어온 그 강한 결심과 다르지 않습니다. 강채윤보다 더 오랜 세월을 칼을 갈아온 정기준입니다. 멸문지화를 당한 정기준은, 정기준이라는 이름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유배의 시간을 보내야 했지요. 태종과 조말생이 끈질기게 그를 추적했었기에, 조선에서 발붙이고 살아남기는 어려웠고요. 역적인데 살려둘 리가 없죠.
그러나 알게 모르게 이방원의 칼의 정치를 혐오한 사대부나 조정대신들은 입밖으로 내서는 안되는 이름 정도전을 흠모하고 따랐으며, 정신적 지도자로 숭배하고 있었습니다. 무언록을 편찬했다는 이세영도 그쪽이었을 듯합니다. 그래서 정기준을 중국으로 데려가 살렸다고 보여지고요.
또 하나의 가정은 가리온과 이방지(우현)의 관계입니다. 출상술을 통해 윤평이 강채윤과 마찬가지로 이방지의 제자였음이 드러났고, 윤평은 수하에게 이방지를 수소문하라는 명도 내렸지요. 그리고 더 의심스러운 점은 건익사공이나, 대침으로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가리온이 정학하게 알았다는 점입니다. 허담의 사인을 밝히는 과정에서 건익사공을 아는 자의 소행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북방오랑캐에게 들었다는 것치고는 너무 허술한 대답이었죠. 시체가 검안소에 왔을 때 옷깃에 물이 묻어있었다는 말도 과장이 심했고요. 물 한바가지를 들이부었다면 모르겠지만, 거의 한방울로 비강을 막아 죽이던데, 옷깃을 적실 정도의 물을 흘렸다는 것도 이상하죠.
그런데 가리온은 너무나 정확하게 그 사인을 집어 냅니다. 윤필학사의 주검을 보고도 한방에 머리 뒤에서 대침을 뽑아냈지요. 물론 시신의 상태를 보고 추측을 했을 수도 있지만, 너무 귀신같지요. 이는 살해의 방법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집현전 학사를 죽인 윤평은 이방지로부터 배운 방법을 사용했고, 이방지와 가리온, 윤평이 서로 연결되는 인물이라면, 가리온은 윤평이 살해한 방법을 시신의 상태만으로도 유추해낼 수 있었을 거라는 말이죠.
또 하나 이방지는 조선제일검 무휼에게 유일하게 패배의 상처를 준 인물입니다. 이방지와 무휼은 왜 싸웠을까요? 이는 이방지가 무휼과 적대적 관계에 있었음을 의미하고, 확대해석하면 이방지는 이방원의 사람이 아닌, 정도전의 사람이었을 거라는 점입니다. 이 가정이 맞다면 이방지-가리온-윤평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고요.
20여년전 이신적(안석환)에게 사람들 틈으로 숨어들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정기준, 그는 철저하게 신분을 감추고, 말투도 바꾸고, 가장 의심하기 힘든 사람으로 숨어들어 있었던 것이죠. 도담댁이 있는 반촌, 백정이라는 신분은 정기준을 감쪽같이 감출 수 있었고, 굳이 밤이슬을 맞아가며 숨어다닐 필요도 없을 것이고요.
정기준이 가리온이라면, 시청자들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정말 충격적인 반전입니다. 똘복이가 이도를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한 길을 걸어왔듯이, 세종 이도가 문이 통치하는 조선, 백성을 근간으로 하는 조선을 만들겠다고 한 길을 걸어왔듯이, 정기준은 백정이 되어서까지 재상중심의 조선을 꿈꿨던 정도전의 조선을 되찾겠다고 한 길을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세 사람이 닮아있지 않나요? 그만큼 절박했고, 그만큼 분노했고, 그만큼 외로운 길을 어쩌면 이 세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걸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약 가리온(윤제문)이 정기준이 맞다면 말이죠. 그리고 눈여겨 볼 재미있는 구도는 이 세사람이 큰 틀의 조선이라는 거예요. 똘복이-백성, 정기준-양반사대부, 이도-왕이라는 큰 틀말입니다.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종영드라마 > 뿌리깊은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뿌리깊은 나무' 한석규의 냉소, 소름끼치게 무서웠던 반전 (21) | 2011.12.02 |
---|---|
'뿌리깊은 나무' 세종 이도, 광화문에 왜 나갔나? (12) | 2011.11.26 |
'뿌리깊은 나무 7,8회' 베일에 싸인 정기준, 누구일까 (3) | 2011.11.12 |
'뿌리깊은 나무 8회' 송중기에게 주눅든 한석규, 소름돋는 치밀연기 (2) | 2011.11.12 |
'뿌리깊은 나무 6회' 강채윤이 감춘 군나미욕, 글자에 숨겨진 비밀은? (3) | 2011.11.12 |
'뿌리깊은 나무 6회' 세종은 왜 똘복이의 정체를 말하지 않았을까? (1) | 2011.11.1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