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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6 '역전의 여왕' 백여진의 이기적인 키스vs여왕의 수호천사 용팔이 (13)
2010.11.16 12:01




역전의 여왕에서 가장 꼴불견 캐릭터를 고르라면 백여시 백여진이 아닐까 싶어요. 백여진은 버스떠나고 손흔드는 여자, 전형적으로 이기적인 사랑을 하는 여자지요. 특별기획팀 황태희의 기획안을 빼돌린 봉준수, 참고만 하겠다는 말을 순진하게 다 믿었다는 것이 바보같지만, 조직에서도 부부간의 신뢰에서도 이런 남자는 레드카드로 퇴출감이겠지요. 하지만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다고, 봉준수도 이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한송이 상무의 꽤나 설득력있는 유혹은 그를 되돌릴 수 없는 죄를 짓게 만듭니다. 어차피 6개월이면 퇴출될 특별기획팀, 신제품 기획이 성공한다고 해도 그 공은 구용식 본부장의 것이지 황태희의 것이 아니라는 말에, 자신만이라도 회사에 남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부도덕한 선택을 하게 되지요. 아내의 기획안을 빼돌려 경쟁팀에게 유출을 시켜 버린 것이지요. 지푸라기 하나라도 잡고 싶은 정리해고자, 소위 루저들에게 복직이라는 달콤한 유혹은 그녀가 악마였다 할지라도 손을 잡게 만들게 합니다. 불안한 내일을 사는 가장의 굴욕적인 선택이었지요.
누구는 배알이 없다고 욕할지도 모르지만, 제 식구 굶기고 싶지 않은 가장, 권위없는 무능한 가장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은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극중 봉준수의 몰염치하고 파렴치한 듯한 행동도 뒤집어서 다시 생각하면, 황태희의 작은 소망과 다를바 없습니다. 가족들과 배곯을 걱정없이 사는 것, 딸 소라를 적어도 대학 졸업할 때까지라도 뒷바라지해 주고 싶은 황태희의 바람처럼 말이지요.
수호천사 백여진의 이기적인 기습키스
기획안을 빼돌리게 한 것보다 더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하는 백여진, 그녀의 이기적인 키스신에 머리가 어질했다지요. 무능하고 가진 것없어서 차버린 전 남자친구 봉준수는, 그녀에게 가지기는 싫고 남주기는 아까운 충성견이었지요. 그런데 남의 사람이 돼버리고 나서야 자신이 봉준수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백여진입니다. 백여진의 모든 전투력은 봉준수를 황태희에게서 뺏어오겠다는 것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무슨 이유인지도 모른체 말이지요. 
봉준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백여진의 착각이에요. 백여진이 밉고 싫은 것은 황태희와 비교되어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의 실력입니다. 한송이 상무가 자신을 총애하는 이유가 실력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백여진이기에, 황태희에 대한 열등감과 봉준수까지 빼앗겼다는 박탈감은 봉준수에 대한 감정을 사랑이라고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백여진은 세상에 기댈 사람은 누구도 없다고 봉준수에게 더 매달리지요. 워크샵에서 "준수씨는 내게 집같은 사람이야. 언제든 부르면 달려 와주고, 언제나 문 열어주는 사람, 그런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그 집에 들어앉아 살고 있어"라는 말에서도 느껴지듯이, 백여진은 봉준수에 대해 정리하지 못한 감정보다는, 황태희에 대한 미움이 더 큰 여자에요. 마니또 게임 수호천사가 자신이라며 봉준수에게 기습키스를 하는 백여진, 이제는 도를 넘어서 봉준수와 함께 동반파멸할 수도 있을 위험한 행각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조직에서 살아남는 법만큼이나 이기적인 키스였습니다. 그것도 아내 황태희까지 워크샵 장소에 와있는데, 매일 회사에서 부딪치는 사람들인데, 정말 막나가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백여진과 봉준수의 과거가 밝혀질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봉준수가 백여진이 이사하는 날 가져온 한장의 인증샷이 증거가 될 듯하니 말입니다. 지금은 소라의 블럭바구니에 고이 모셔져 있지만, 황태희나 친정엄마의 눈에 띄게 될 날이 곧 오겠지요. 그래서 황태희의 집을 보면 바람 앞에 등불, 폭풍전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늘 불안합니다. 
가정있는 과거 남친에게 들이대는 백여진,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고운 마음으로 감싸주고 싶지 않은데, 우유부단하게 대처하는 봉준수가 쓸데없이 피보게 될까 걱정이에요. 백여진의 기습키스는 절절하게 그녀의 속마음을 눈물로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자기 감정만 내세운 이기적인 키스였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네요.

여왕 지켜준 수호천사 용팔이
봉준수와 백여진이 키스하는 장면을 황태희가 보지 않게 해 준 것은 구용식(박시후)이었지요. 구용식에게 황태희는 특별한 여자에요. 처음으로 한국에 남아있을 이유를 준 여자였으니까요. 처음으로 자신에게 눈 똑바로 뜨고 따박따박 입바른 소리를 하던 여자였지요. 다혈질 슈퍼우먼 황태희가 그런 여자입니다. 구용식이 황태희가 신경쓰였던 것은 황태희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봤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이상 갈곳 이 없다는 황태희처럼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 것처럼 비참한 것을 없을테니까요. 구용식에게 말로만 "우리 제임스" 하는 새어머니 장여사처럼 말이지요.  
조금은 재미삼아 지켜 본 황태희지만, 술상무 흑장미로까지 자원하는 그녀의 억척스런 생활력과 잡초같은 생존욕구는 처음으로 구용식에게 목표를 갖게 합니다. 적당히 숨죽이며 집안에 분란을 일으키지 않고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기게 한 것이지죠. 구용식의 표현대로 하자면, 재미있는 일이라지만 말입니다.
직원이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어떤 능력이 있는지를 알지 못한 회사의 책임은 없느냐는 황태희의 지적은 그에게는 충격이었죠. '갑'이 '을'의 능력을 못알아 본 것이 갑의 책임이라는 말은, 이제까지 자신의 생각을 뒤집어 엎는 말이었고, 처음으로 싸워보고 싶은 전투력을 느끼게 합니다. 구용식과 황태희의 관계가 갑과 을의 관계지만, 구용식도 '을'의 처지와는 별반 다를바 없었기 때문이지요. 어머니와 형에게 자신은 밖에서 들어 온 '을'일 뿐입니다. 구용식이 황태희에게 느껴던 묘한 동지의식은 그런 이유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구용식이 황태희에게 예전에 했던 말이 있었지요.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뽑혀 면접을 보러 왔던 날 말이지요. 자신의 아이디를 알고 뽑았다는 말에 자존심 상한 황태희가 면접을 보지 않고 도망가려 하자, "황태희씨는 항상 그렇게 포기부터 합니까?"라고 물었었지요. 구용식을 관찰하다보니, 포기라는 말은 자신에게 했던 말처럼 보이더군요. 구용식 역시도 퀸즈로부터 도망가기에 바빴고, 형이나 어머니에게는 '을'의 존재였던 자신도 싸우기 보다는 도망치고 포기해 왔지요.
그렇게 자신을 더 이상 도망치게 하고 싶지 않게 동기부여를 해 준 황태희에게, 구용식은 자꾸 눈길이 가고 관심받고 싶은 마음까지 가지게 되지요. 사연있어 보이는 봉준수와 백여진, 한상무가 황태희를 견제하는 이유까지 어렴풋이 짐작하는 능구렁이 구용식입니다. 워낙 눈칫밥을 먹고 자라다 보니, 구용식이 특기처럼 잘하는 것이 있지요. 한 발 떨어져서 관계들을 관찰하는 것이에요.
한송이가 황태희를 미워하는 것은 단순히 그녀를 속였다는 노처녀 히스테리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에요. 한송이가 두워 하는 것은 아이디어 뱅크 황태희의 실력이기도 합니다. 동종업계의 재취업을 결사코 막은 이유 또한, 황태희가 자신의 업계 경쟁자로 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 수하에 있을때는 적당히 키워주면서 공은 자신이 누릴 수 있었지만, 고삐풀린 황태희가 스스로 날개를 다는 꼴은 못보는 한상무였던 게지요. 
마니또 게임에서 황태희의 수호천사가 된 구용식이 황태희를 지켜 주었지요. 물론 언젠가는 터질 폭탄이기는 하지만, 봉준수의 불륜(?)현장을 보지 못하게 하고 데리고 나갔지요.  이제부터 구용식의 캐릭터가 황태희에게 좀더 적극적이고 터프한 매력도 발산할 것 같은 예감도 듭니다. 마니또 게임에서 황태희의 이름을 뽑고 표나지 않게 좋아하는 모습이 귀엽더군요. 워크샵이 끝나고 마니또 게임이 타임아웃되더라도, 웬지 구용식이 황태희를 지켜 주는 수호천사 놀이를 계속할 듯 싶어요.
황태희의 손을 잡고 가는 까칠한 자뻑남, 냉정하고 잔정머리는 약에 쓸래도 없어보이는 저승사자 구용식이 황태희를 만나면서 알게 모르게 변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람들과 섞여 사는 것을 배우는 소소한 즐거움을 알아간다고 할까요? 특별기획팀 팀장으로 오면서 사람 많이 변하고 있지요.
말 잘하는 자뻑남 구용식이 잽도 못 날리고 매번 넉다운되고 마는 강우(임지규)와의 유치찬란 말싸움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구용식 옆에 딱 붙어서 속을 바락바락 긁는 비서이자, 후배이자, 용식이 유일한 사람이지만, 진지하게 웃기면서 구용식을 쥐락펴락하기도 하지요. 암튼 이 남남커플도 상당히 재미있네요. 까칠하고 냉정한 구용식의 포커페이스를 망가뜨리는데 큰 도움(?)을 주는 인물도 강우지요. 
팩스와 복사기를 자비로 구입했다며 생색을 내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고,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생일을 친구들 많다며 뻥을 치기도 하고, 아무튼 완벽한 듯 허점이 많은 외로운 인물이 구용식인데요, 구용식 캐릭터는 봉준수와 백여진의 키스장면을 목격한 이후 크게 변화할 것 같아 보입니다. 봉준수와 황태희의 무너진 신뢰와 오해가 네 사람의 애정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갈등하게 할 지도 기대되고요. 구용식이 황태희를 좋아하는 마음도 구체적으로 드러내게 되겠지요. 자제하고 있는 구용식의 매력을 발산하는 일만 남았는데 벌써 고민되네요. 용식앓이를 하게 될까봐서 말이지요.
높은 곳에서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 법이지요. 그들의 머리 통만 볼 수 있을테니까요. 마찬가지로 낮은 곳에서는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기 힘듭니다. 그들의 발바닥만 봐야 하니까요. 이렇게 서로 계산하는 것이나 생각이 달라서 불합리하고 불편부당한 일들이 일어나겠지요. 역전의 여왕 드라마 속에는 구조조정 칼바람 속에 위너와 루저로 갈리는 씁쓸함과, 한상무와 구용식으로 대변할 수 있는 '갑'계층, 황태희, 봉준수, 백여진과  목부장(김창완)과 같은 '을' 계층의 서로 다른 생각이 뼈아픈 현실이 되어 다가옵니다.
역전의 여왕에 녹아있는 블랙코미디같은 상황은 내 이야기일 수도 있고, 이웃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그래서인지 드라마가 끝나면 마음에 돌덩어리가 얹혀지며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황태희와 특별기획팀을 통해 루저들의 인생역전, 그 통쾌한 반란을 응원하고, 보고 싶어하나 봅니다. 힘들고 지치더라도 오뚜기같이 일어서는 잡초같은 여자, 치열하게 사는 황태희가 사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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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3
  1. 라이너스™ 2010.11.16 12: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예고편에서 머리에 파스 붙이고 웃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ㅋㅋ

    • *연예인노출,방송사고* 2010.11.16 16:45 address edit & del

      너무 잼있게보고있는데...
      살면서 충분히 일어날수도있는 일인데~~
      잘보고 갑니다..

  2. 2010.11.16 12:1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온누리 2010.11.16 12:27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이제는 드라마를 좀 보아야겟네요...ㅎ
    할말이 없으니 그도참 답답하구만요

  4. 너돌양 2010.11.16 12: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박시후를 포기한 것이 아깝지만 전 장근석과 문근영,김재욱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흐윽~

  5. Hwoarang 2010.11.16 13:00 address edit & del reply

    권리에는 책임이 따르고 이러한 책임이 있기에 더욱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어르고 무조건 사랑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더욱 다가갈 수 없는 것은 자식으로서 아이가 잘 자라게 만들어주는 책임감같은 것이 전혀 없어보였을 것입니다. 말슴하신대로 사랑에는 처벌도 있어야 함을 느기네요.ㅎㅎㅎ

  6. ♣에버그린♣ 2010.11.16 13: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전의 여왕만 조금 봤네요~ 포스팅으로나마 조금 알고 갑니다.

  7. 니자드 2010.11.16 13:05 address edit & del reply

    내조의 여왕은 재미있게 보다가 역전의 여왕은 보지 않았는데 내용이 재미있네요. 한번 봐야겠습니다^^

  8. 2010.11.16 14:5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pennpenn 2010.11.16 16: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백여진 보다 한송이가 더 미워요~
    물론 둘 다 밉지만요~
    구용식의 심경을 잘 정리하셨어요~

  10. 건강천사 2010.11.16 18:22 address edit & del reply

    아내 속이면 천벌 받지요~! 암요~!
    봉준수 미워.. 뒷일을 어지 감당하려고
    한송이고 백여진이고 당당코리아에 한참 어긋나네요
    역전의 여왕 황태희 홧팅이에요~!

  11. killerich 2010.11.16 18: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저도 역전의여왕에 합류해야하는데^^a
    리뷰 잘 보고갑니다^^

  12. 잘읽었습니다 2010.11.17 00:39 address edit & del reply

    백여진만 나무라기엔 봉준수도 참말이지.. ㅉㅉ
    용식과 태희는 모성 기반의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남녀간 감정선보단...
    어쨌거나, 역전 열심히는 보고 있는데, 작가분 대사 하나하나 재치있게는 쓰시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구성력 많이 떨어지는 듯 싶어요, 다음 회가 궁금해져야 하는데 진행 너무 뻔하고 늘어지고, 비교해서 안됐지만 소현경 작가의 검프 대본 보면 1회부터 지문 대사 모두 이후 스토리와의 연관성 등 고려해서 참으로 세세하게 쓰여진 걸 보고 놀랐는데 말이죠. 역전도 남은 10회는 부디 잘 풀어내주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