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6.23 '동이' 역대왕들과 다른 숙종의 격정적인 포옹씬 (16)
  2. 2010.04.06 '동이'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사극의 힘? (26)
2010. 6. 23. 08:27




기분이 정말 좋은 날이에요. 지난 몇 시간 동안 정말 좋은 일들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우리 대한민국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고요, 월드컵 16강 진출보다는 기쁨의 강도는 조금 약했지만, 숙종과 동이가 드디어 감격의 해후를 했습니다. 숙종이 동이를 만나 가장 먼저 어떤 행동을 취할까 궁금했는데, 으악! 뜨거운 포옹으로 동이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맙니다. 그동안 얼마나 걱정하고 보고 싶어 했는지, 동이가 숙종의 마음을 십분지 일이라도 알아 줄까 모르겠어요. 알아주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시는 눈 앞에서 사라지지만 않는다면 말이지요. 낮이고 밤이고, 도성이고 궁궐이고 가리지 않고 짤짤 거리고 다니고, 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이제는 동이 이 녀석을 줄로라도 묶어서 곁에 두고 싶은 숙종입니다.
지난 회 애타게 전하를 부르던 동이는 결국 지척에서 숙종을 보고도 만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지요. 중전 장씨가 깨어났다는 중궁전의 전갈에 숙종도 쪽문에서 벌어지는 일에 신경을 끄고는 중궁전으로 바삐 걸음을 옮겨 버립니다. 숙종이 걱정했다고 하니 "이럴 줄 알았으면 내내 아파있을 걸 그랬나 봅니다" 라며, 걱정해 준 것이 기쁘다고 눈물을 흘리는 장희빈을 생각하니, 숙종의 마음은 오락가락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중전을 시해하려 한 세력이 있다면 이는 필시 폐비 인현왕후의 추종세력이거나, 장희빈이 꾸민 자작극 둘 중 하나일텐데, 죽었다 살아난 장희빈을 보니 꾸민 짓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마음을 깊게 주지 않았지만 착한 폐비가 음모의 배후에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말이지요.
폐비도 중전장씨도 다 생각하기 싫은 숙종입니다. 이럴 때는 마음 터놓고 우스개 소리 할 수 있는 동이랑 저자의 주막에 가서 동동주나 한사발 마시고 흠뻑 취했으면 싶은 생각뿐입니다. 밤이 깊도록 잠 못이루는 숙종은 동이와 달밤에 데이트(?)하곤 했던 전각 돌난간의 동이가 앉은 자리를 그리움으로 쓸어 볼 뿐입니다.
무수리로 궁궐 잠입에 성공했지만, 숙종을 눈 앞에서 보고도 만나지 못했던 동이는 빨래터에서 감찰상궁들이 방뒤짐이 있는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계산해보니 세답방에 정상궁이 감찰을 도는 순번입니다. 자신이 궁궐에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동이는 예전 오라버니로부터 배운 청사신의 암호 방법을 사용해서 동이의 흔적을 남기지요.
그런데 빨래터에서 발견한 중궁전의 빨래감에서 녹두껍질을 발견한 것을 보니, 이번 독차 사건의 결정적 증험이 될 듯합니다. 녹두가 해독작용에 효능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혼자서 추측해 보건데, 사극 단골 약재인 독성이 강한 부자를 장희빈의 차에 넣고 마시게 하지 않았나 싶네요. 장희빈은 독차를 마시기 전에 해독작용이 있는 녹두와 관련된 것을 미리 복용해서 일종의 생명보험을 들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해박한 천재소녀 동이가 이것 역시 명쾌하게 풀어 주겠지만요.
감찰부 정상궁이 숙종만 만나면 일이 순조롭게 풀릴 것 같았는데, 중전 장씨의 독차사건은 불똥이 정상궁과 정임에게 까지 미치고 말지요. 폐비의 사가를 드나들었던 것이 중전시해 음모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돼버리고 맙니다. 엎친데 겹친격으로 동이가 궁궐 무수리로 들어와 있다는 것을 오호양에게 들키고, 장희재는 물론 장희빈, 그리고 남인들까지 동이가 궁궐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게 돼버렸습니다. 의금부 관원들을 피해 버선발로 궁궐을 무사히 빠져 나오지만, 이제 더이상 궁궐에 들어갈 방법도 없고, 전하를 만나는 길이 쉽지 않은 동이입니다. 
동이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무수리로 위장하고 궁궐에 들어간 것이 들통나 버렸으니 다시 궁궐로 들어가기도 어렵게 되었고, 정상궁 마마와 정임이마저 중전시해에 가담했다는 누명을 쓰고 의금부로 압송되는 것을 봤기 때문이지요.
답답한 동이에게 설희가 뜻밖의 물건을 전해주지요. 동주 오라버니의 해금이에요. 낮에 먼발치에서 본 숙종의 모습이 아른거리고, 풍등이 환하게 밝혀진 저자거리를 전하와 거닐던 일들도 생각납니다. 행여나 자신을 잊어 버리지는 않았나, 감히 전하를 그리워 하는 것이 불경스러운 것임을 알면서도 전하에게 향하는 마음을 동이도 감출 수가 없나 봅니다. 멀리 궁궐을 향해 해금가락에 자신의 마음을 실어 보내는 동이입니다. "전하, 동이에요. 동이가 왔어요"
그런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너였느냐?" 쿵! 심장이 멎어버릴 듯한 동이입니다. 차마 고개를 돌리기조차 겁이 날 정도에요. 바람처럼 연기처럼 그 목소리가 사라져 버릴까봐서요.
"정말 너인 것이냐?"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던 전하가 눈 앞에 서 계십니다. 다시 만난 기쁨과 그리웠던 마음, 그리고 알 수 없는 쿵쾅거림까지 봇물처럼 터진 동이의 눈에는 눈물만 흐를 뿐이에요. 동이가 그동안 눈물을 많이 흘렸지만, 이번회 동이의 눈물은 많이 와닿아서 저도 눈물 나더라고요. 동이는 한마디도 뱉지를 못하고 서있을 뿐이에요. "너였구나" 와락 동이를 안는 숙종때문에 잠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답니다. 주책스럽게 박수까지 치고 말았네요.
그동안 동이가 숙종을 향하는 마음이 불분명했는데, 이번회를 보니 동이 마음에 숙종이 정인으로 들어와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어린 나이에 장악원 천비로 들어가 손 호호 불며 빨래를 하며 갖은 고생을 하던 동이 그 어린 아이가 이제는 그리움이 무엇인지, 가슴에 사람을 담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버린 것 같습니다.

숙종 역시 동이의 마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수년전 암행을 나갔다 오던 길에 들었던 아련하게 가슴을 울리던 해금가락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던 숙종은 귀신에 홀린 것 같습니다. 이것이 정녕 꿈은 아니겠지. 네 눈앞에 있는 것이 귀신은 아니겠지. 하루가 천년은 되는 듯 매일같이 동이 생각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았는데, 동이가 눈앞에 있습니다. "정말 너인 것이야? 너였구나, 동이야, 너였어" 무사한 동이를 본 반가움에 동이를 안은 숙종은 왜 이 아이가 이토록 그립고 걱정되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다시는 놓지 않고 싶은 마음, 평생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아이를 그리워 했다는 것을요. 동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요.
새로운 숙종의 모습을 이번 동이와 숙종의 포옹신에서도 볼 수 있었어요. 대부분의 사극에서 역대 왕들이 후궁이나 중전과 포옹신을 할 때엔 위엄과 품위를 지키며 살포시 포즈를 취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열혈숙종은 포옹도 박력있게 하시더군요. 와락 끌어 안으시더라고요. 비로소 동이를 품에 안고서는 숙종이 잃어버린 보물을 찾은 듯한 표정을 짓는 걸 보니 동이에게 빠져도 한참 빠지신 것 같아요. 불쌍하지만 고약한 장희빈, 팽이구나ㅎㅎ. 인생사 인과응보라는 말이 딱 맞는 듯 싶습니다.
그런데 예고편을 보니 또 다시 동이에게 시련이 닥치는 모양이에요. 생명이 위험하다고 하는데 숙종의 경악하는 모습을 보니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설마 동이가 가지고 있는 증험을 빼앗긴 것은 아닐테지요.  

* 그나저나 숙종이 동이를 안고 있을 때 숙종의 그림자 상선영감은 어디서 숨어서 보고 계셨던지, 상선영감, 눈치도 빠르셔. 조금전까지 그림자처럼 숙종 곁에 붙어 계시더니 자리까지 피해 주시고, 아무튼 센스쟁이 듬직한 상선영감이십니다. 상선영감이 연신 "전하, 전하" 하면서 흐뭇해 하며 멀리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 같아서 혼자 웃었답니다. 상선영감과 제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통했다면 아마도 상선영감은 궁궐에 돌아가서 할 일을 계획했을 것 같더군요. '장희빈의 독차사건이 일단락되면 침소에 천나인을 들여야겠군' 이러면서요. 상선영감! 대전 처소상궁에게 은밀히 원앙 비단금침을 준비하라고 시켜야겠어요. 동이와 숙종의 합방이 머지 않아 보이는데 미리미리 준비해 두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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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6
  1. 카타리나 2010.06.23 08:56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우리의 인현왕후님이 궁에 들어올 날이 멀지 않은겁니다요 ㅎㅎㅎ

  2. 2010.06.23 10:2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pennpenn 2010.06.23 10: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두 사람의 해후에 기쁨이 확 몰려왔답니다.
    잘 읽었어요~

  4. 2010.06.23 10:4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옥이(김진옥) 2010.06.23 11: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못봤지만..... 다른 숙종의 모습이어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6. 하얀 비 2010.06.23 11: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숙종을 한 남자로서 잘 표현한 것 같아요. 그간 왕으로서만 접해 오다가 말이죠.

  7. 2010.06.23 12:3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8. 유쾌한 인문학 2010.06.23 13: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기절했다가 방금 깨어났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9. 새누 2010.06.23 13:29 address edit & del reply

    점점 재미있어지죠

  10. 민들레의자세 2010.06.23 13:33 address edit & del reply

    으 히히~~^^

    그나저나 녹두가 그런 의미이군요. 음.. 좋은 정보 안고 후다닥~~

  11.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6.23 14: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 숙종과 동이가 만났군요.
    숙종이 얼마나 박력있게 동이를 안았을지가 초록누리님 글만으로 느껴집니다. ^^
    마지막 문단 글에 웃고 갑니다.
    상선영감 벌써 원앙비단금침 준비하고 있을지도,,ㅋㅋ

  12. Tvian 2010.06.23 16:09 address edit & del reply

    iMBC <동이>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포스트가 소개되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tv/drama/dongyi/tvfun/

  13. 소슬 2010.06.23 19:25 address edit & del reply

    시녀들에게 하이파이브도 하는 왕이 뭔들 못하겠습니까-_-
    격한 포옹정도야 이야깃꺼리도 안되죠.

  14. 둔필승총 2010.06.23 19:36 address edit & del reply

    크하, 이거 월드컵만 아니었으면 시청률 반짝 올라갔을텐데 말입니다.^^

  15. 루비™ 2010.06.24 15: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임금님의 격정적인 포옹씬이라니...
    상상이 잘 안 갑니다만...
    충분히 있을 수가 있는 일이겠지요?

  16. 미자라지 2010.06.25 08: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한효주 정말 너무 귀여운것 같아요..;;;ㅋ

2010. 4. 6. 11:02




동이 주역들이 5회에서 모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숙종, 훗날 숙빈에 오르는 최동이, 장희빈, 그리고 인현왕후까지 동이를 끌고갈 주연 배우들이 다 등장했습니다. 절벽 아래로 떨어져 생사를 알길 없는 차천수 배수빈만 회생해서 오면 그야말로 주연들이 한자리에 모인다고 할 수 있겠지요. 성인역의 동이 한효주와 숙종 지진희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동이에 대한 호기심은 컸습니다. 그런데 동이 첫회라고도 할 수 있을 5회를 보고 글쎄요,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좀 어안이 벙벙해졌어요.
대기업을 이끄는 젊은 CEO 같은 모습의 숙종은 마치 여직원들에게 손흔들며 지나가는 로맨틱 훈남이었고, 동이는 숙종이 거느리고 있는 작은 방계회사 장악원이라는 곳에서 똑소리나지만 어딘지 천방지축인 말단여사원같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첫회나 다름없었던 이번회를 보면서 제가 감을 잡은 것은 제작진의 동이에 대한 방향이었습니다. 동이는 정치이야기는 수박 겉핥기, 역사적 사실은 거짓과 사실 사이에서 적당히 조물거리면서 로맨틱 사극 코믹 애정물로 가자고 가닥을 잡은 듯 보입니다. 새로운 숙종의 모습, 나쁘지 않았습니다. 임금이라고 무조건 근엄하고 무게만 잡을 필요가 있나 싶어요. 임금도 방귀뀌고 볼일 다보고 뒷구멍으로 호박씨도 까고, 궁에 들어 온 모든 여인들이 언제 승은 입어 팔자 고쳐볼까 한다는 것을 모를리도 없고, 은근히 이런 분위기 좋아하는 왕이었다면 요즘말로 어장관리에도 능숙했을 듯 싶네요. 전혀 다른 숙종의 모습이 의아하기는 했지만, 사극에서의 새로운 시도만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지진희가 보여줄 숙종도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동이를 정통사극의 범주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긋나기는 했지만요.
동이 역시 조선시대 여인이라고 보기에는 현대적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장악원 악사 정기 승급시험에서 영달(이광수)에게 "최고!" 라며 양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주는 모습은, 숙종이 궁녀들에게 손들고 "별일들 없지?" 라며 인사하는 모습이나 별 반 차이없는 현대적인 제스처였으니까요. 퓨전도 아니고 정통사극도 아니고 이 드라마를 어느 범주에 넣어야 하는지...;;;아무튼 새롭고 신선했어요.
동이 5회는 동이와 장악원에 온 지 6년이 흐른 시점에서 출발합니다. 1회 시작이 숙종 7년 1681년이었으니 1687년인 셈이네요. 그런데 극의 진행에 너무 가속도가 붙다보니 중요한 사건들을 건너뛰어 버려 솔직히 어리둥절합니다. 아무리 동이가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장옥정이 숙종의 눈에 들어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생략돼 버리고, 남인과 서인의 당파 싸움 속에서 서인의 손을 들어 준 숙종에 의해 장옥정이 사가로 내쳐지게 된 사건도 한마디 언급없이, 사가에 있는 모습만으로 이 과정을 그려버리니 알맹이없는 드라마를 보는 느낌은 저만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지난 밤 암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었던 해금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숙종은 해금을 연주한 악사를 찾으라는 지시를 내리고, 동이를 장악원으로 데리고 온 황주식은 동이에게 잠시 장악원이 아닌 주종소에 나가 일을 하라고 동이를 위기에서 구해주었지요. 장악원 노비가 악기를 만진게 들통나면 동이는 물론 황주식도 무사하지는 못하기 때문이었지요. 
주종소로 동이를 보러 온 영달(이광수)은 불태워지던 파지에서 동이가 가지고 다니던 나비문양 그림을 발견하고 동이에게 전해줍니다. 동이는 과거 장익헌 영감과 같은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이 지니고 있던 노리개 그림임을 알아보지요. 그러나 노리개의 주인을 알고 있던 장인은 이미 주종소를 떠난 후였고, 나루에서 배를 뒤져보지만 찾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조정은 궁에 떨어진 커다란 운석으로 장옥정의 환궁에 대해 시끄럽습니다. 검은 운석은 예로부터 나라에 재앙이 있을 거라는 예시라며 조정 안팍이 술렁이기 시작하지요. 운석을 두고 사가에 내쫓긴 장옥정을 불러들이는 것이 재앙이라고 수근거리는 것을 모를리 없는 숙종은, 운석을 잘게 쪼개 조정신하들에게 관자를 만들어 선물함으로써 나라의 재앙을 나눠 가지자며 멋들어지게 응수해 버립니다.
사가로 내쳐진 장옥정이 궁으로 들어오는 날은 명성왕후의 진연(생일잔치)이 있는 날이었지요. 잔치가 성대하게 벌어지고 장악원 악사들의 축하연주가 시작되는 같은 시각, 초대받지 못한 장옥정을 위해 숙종의 지시로 장악원에 남아있던 떨거지 악사들이 숙종이 보내는 연가를 연주하는데 양쪽에서 일이 벌어집니다. 명성왕후의 축하연이나 장옥정 취선당 후원에서 벌어지는 연주가 한마디로 개판이 돼버린 사단이 벌어지고 맙니다. 이름하여 음변, 즉 음의 변고라고 합니다.
나라가 망할 징조라는데, 장맛이 변하면 집안이 망할 징조고 물맛이 변하면 나라가 망할 징조라고 하던데, 음이 변하는 것도 나라가 망할 징조라고 하네요. 이런 사실은 또 처음 듣는일이라 암기해 둬야 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괴질이 발생한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썩은 채소때문이었다는 것을 알아내서 공을 세웠는데, 동이는 음변의 원인을 찾아내서 장악원에 떨어진 불똥을 끄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주인공들은 의학, 상식, 요리, 연주 모두 능한 사람들이니까 말이지요.
사실 이 부분도 억지스러운 설정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장악원이란 조선 최고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곳인데 이들이 과연 음보만 보고 연주했을까 싶습니다. 매일 하는 일이 연주일진대 곡하나 외우고 있지 못하는 악사들을 오늘날 국립국악원에 들어갈 자격을 갖춘 악사들이라고 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비의 생신축하연을 준비함에 수백번도 연습했을 것 같은데 끼기긱깅 소리를 내버리는 것을 보고는 조금 의아하기도 하고요. 장옥정 처소에서 연주한 어중이 떠중이 악사들은 그렇다고 눈감아 주더라도 말입니다.
음이 어지러워진 것은 모두 장상궁의 책임이라는 명성왕후의 서슬이 시퍼런데, 숙종은 장옥정의 처소를 찾아 사건의 배후를 잡아내겠다며 장옥정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줍니다. 장악원 악사들이 줄줄이 추궁을 받고, 동이는 그동안 주종소에서 일했다는 정황을 말하고 쉽게 추궁장을 빠져 나옵니다. 동이는 낮에 장악원 악사들 틈에서 봤던 장상궁이 나비문양의 노리개 주인이며,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이었음을 기억해 내지요. 몰래 장옥정의 처소에 숨어든 동이가 막 장옥정에게 다가서려는 순간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당하고 어딘가에 묶여있는데, 그곳에서 주종소에서 봤던 나리가 쓰러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면서, 동이와 장옥정의 주위에 또 하나의 미스테리한 사건을 던지며 5회 끝이 났는데요, 예고편을 보니 암행 나온 숙종과의 예기치 못한 인연으로 이어지나 봅니다. 
그런데 동이 5회를 보면서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너무나 억지스러운 설정에서는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명성왕후의 등장부분인데요, 사가로 쫓겨난 장옥정이 다시 환궁하기 전, 명성왕후는 그 이전인 1683년에 병을 얻어 죽었다는 사실입니다. 서인계열의 명성왕후가 남인 계열의 장옥정을 못마땅해 했다는 것은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며, 명성왕후 측의 자작극 '홍상의 변'도 너무나 유명한 정치적 해프닝이었는데, 아마 음변을 황상의 변에 꿰맞추려는 것 같아 보이기는 한데, 이렇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탐탁지 않네요.
참고로 홍상의 변이란 명성왕후 아버지 김우명이 남인들을 정계에서 몰아내기 위해 꾸민 거짓 사건이었어요. 인평대군의 아들들인 복창군 형제들이 나인들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거짓을 고변했는데 이 사건이 거짓으로 들통나 창피를 산 일이었지요. 이 거짓고변으로 명성왕후의 부친인 김우명이 죽을 위기에 처해지자 명성왕후가 대전 앞에 나가 대성통곡했던 사건은 너무도 유명한 일입니다. 그로인해 복창군형제들은 유배를 가게 되었고, 김우명은 창피함에 화병을 얻어 죽었다고 전해지고 있는 역사실화입니다.

명성왕후가 사망한 이유에 대해서 알려진 바로는 1683년 숙종의 병이 들었는데도 낫지 않자 무당에게 물었다고 하지요. 무당이 숙종이 삼재에 들어 이를 풀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삿갓을 쓰고 물벼락을 맞아야 낫는 병이라고 하는 말을 믿고, 홑겹의 치마저고리만 입고 추운 겨울 물벼락을 맞은 후 감기에 걸려 이후 사망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아마 현대의학으로 풀어보면 감기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죽은 명성왕후를 몇년이 지난 후에 버젓이 살려서 드라마에 등장시키는 거은 너무하지 않나 싶네요.  
동이는 로맨스 사극으로의 방향에서는 성공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적이고 유머러스한 숙종 지진희의 모습도 파격적인데다 여주인공 동이도 천방지축 하니를 보는 듯하니 새로운 트렌디 사극 장르라고도 보여집니다. 문제는 이런 새로운 시도가 중장년층의 시청자에게 먹히는 코드인가 인데요, 아무래도 몇회를 더 지켜봐야겠지요.
이번회 숙종과 내관의 대화중에도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 있었는데도 가볍게 넘어가 버리는 것을 보면, 동이에서는 치열한 당파싸움의 전모보다는 장악원이라는 새로운 궁중음악 장르와 동이와의 로맨스에 더 무게를 실을 것같아 보입니다. 성균관 유생들이 소위 동맹휴학을 하고 임금을 만나겠다고 데모를 하고 있다는 말에 "임금을 만나러 왔다는데 빈손으로 오지는 않았겠지. 무슨 진상품을 가져왔는지 알아보라"는 농을 건네는 가벼운 모습으로도 보여주었는데요, 성균관 유생들의 시위는 서인이며 노론의 영수인 송시열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고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송시열에 대한 언급마저도 삼가하는 눈치입니다. 
숙빈최씨 동이가 주인공이다보니 이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전개로 보입니다. 남인과 서인의 싸움은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배후세력인 남인과 서인간의 치열한 권력다툼이었고, 이 두여인 사이에서 당파싸움을 이용해 왕권을 강화했던 인물이 숙종이었다는 시각에 비추어 본다면, 당파싸움 자체가 드라마 주제가 되어버리면 숙빈 동이가 들어갈 자리가 취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동이의 배후세력으로 검계를 들고 나온 이유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고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숙빈 최씨의 일대기라 드라마로 각색하기에는 억지와 왜곡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사책보다 드라마가 더 오래 남기도 하는 것을 보면 심한 역사적 왜곡은 삼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번 음변은 명성왕후와 서인들이 준비한 장옥정 환궁 선물(?)로 준비한 것이었지요. 장옥정이 명성왕후에게 비파를 선물하며 "모든 세상의 뜻은 그대와 내가 함께 알고 있다네"라는 싯귀를 새겨 깐죽거리고 나왔는데, "장옥정의 환궁은 나라가 망할 징조다" 라는 음변음모로 근사하게 답례를 해 준 것같습니다. 하지만 장옥정이 비파에 마치 이런 음모를 알고 있다는 듯이 새겨 넣었으니 명성대비를 중심으로 한 서인들 심기도 불편해 질듯 싶네요. 
명성대비는 시기적으로 이미 숭릉(현종의 능)에 합장되어 있어야 함에도 살아 활개를 치고 있으니, 역사적 고증이라는 부분에서는 큰 실책을 한 듯 싶지만, 이왕 살아 나왔으니 문정왕후와 맞먹을 만큼 무서웠던 명성왕후의 장옥정 죽이기를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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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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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04.06 11:5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mami5 2010.04.06 12: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사극은 아직 못 본거라..
    이제 관심있게 봐야겠네요..^^
    덕분에 잘 보고갑니다..^^

  4. 옥이 2010.04.06 12:17 address edit & del reply

    동이...아무래도 봐야하는 분위기네요...
    전 부자의 탄생을 봐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5. 테리우스원 2010.04.06 12:30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드라마 잘 감상하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

  6. G-Kyu 2010.04.06 13: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드라마 끊었는데 ㅠ
    왠지 드라마와 가까이 해야 할 것 같아요 ㅎㅎ
    잘 보고갑니닷!!

  7. *저녁노을* 2010.04.06 13: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노을인 어제 몸이 안 좋아 일찍 잤어요.ㅎㅎ
    리뷰로 대신합니다. 잘 보고 가요.

  8. 2010.04.06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skagns 2010.04.06 19: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어라? 싶더라구요. ㅋㅋ
    동이 위주로 풀려고 역사 왜곡을 많이 했더라구요.
    정말 나중에 동이가 숙종의 성은은 어떻게 입게 만드려고.. ㅎㅎ;;
    결국 이산처럼 한창 멜로로 재미보다 나중에 어물쩡 빈으로 봉해버려나봐요.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10. 2010.04.06 21:0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주인공은 동이 2010.04.06 23:43 address edit & del reply

    나머지는 다 조연 ㅋㅋㅋㅋㅋㅋㅋ 조연은 죽든 살든 별 상관 없나보네요 -_-;;

  12. 탐진강 2010.04.07 00: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좀 보다가 지루해 채널 돌렸어요 ^^;

  13. 엥?무신소리? 2010.04.07 00:18 address edit & del reply

    동이가 최무수리..그러니까 최숙원아닌가? 인현왕후가 사가에서 복귀할 즈음해서 숙종 눈에 띄는 걸로 아는데?인현왕후가 복귀 후 7년만에 죽고 장희빈의 저주 사실을 고발한 장본인이 최숙원!

  14. 최무수리가 2010.04.07 01:00 address edit & del reply

    숙종과 만나는 것이 인현왕후가 폐비로 있을때 아닌가요? 이런 사실은 역시 역사서가 아닌 들마에서 오랫동안 반복해서 보아온 것이지만. 인현왕후가 죽은 후는 아니죠

  15. 걸어서 하늘까지 2010.04.07 02: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고증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군요.
    사극에 새로운 해석은 필요하겠지만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하는 좋지 않은 것 같아요.

  16. 앞에 2010.04.07 03:50 address edit & del reply

    위쪽에 현대적으로 숙종과 동이를 표현하신게
    제가 생각하던 것과 닥 맞아 떨어지는 것같아요.
    사극의 새로운 면모라 할 수 있겠죠 ^^;
    저도 그 시대의 정치등은 둘러쳐놓는 정도이고
    로맨스와 궁중악 등에 포커스가 마춰질듯싶어요.
    근데 위 명성황후의 생일이라 하셨는데
    아기왕자의 생일이라 명성화후가 진연을 베푼것이 아닌지요?

  17. 역사적 고증 2010.04.07 06:19 address edit & del reply

    역사적 고증 이전에 제발 날씨나 시간 좀 맞추어서 촬영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눈이 내렸다, 맑았다, 새벽이었다 다시 밤이 되니...이거 야 원. 물론 말씀하신 역사적 고증도 중요한 문제겠고요. 어쨋든..장희빈을 다른 시각에서 그려낸다니 기대되는 면도 있지만, 너무나 황당무계한 왜곡은 지양했으면 하네요. 그리고 또 부탁드리고 싶은건, 두 번 다시 양손 엄지를 치켜 올리면서 최고! 라고 하는 장면은 안나오길^^;; 보는데 너무 괴로웠습니다. 하......

  18. pennpenn 2010.04.07 07: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애구~
    얼른 다시보기 해야하겠습니다.
    좋은 아침이예요~

  19.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4.08 13: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덕분에 몰랐던 역사에 대해 알게 됐네요.^^
    드라마지만 역사적인 사실을 너무 왜곡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0. 드라마보고시포요 2010.04.10 14:43 address edit & del reply

    명성왕후가 아니라 인현왕후 아닌가요???

  21. 휴,.... 2010.05.20 12:13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 동이라는 드라마는 윤은혜가 나왔던 드라마 궁 에 버금가는 소설이군요.

    역사적 인물은 이름만 따와서는 가벼운 코믹터치 시트콤으로 만들다니 제작진에게 정말 실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