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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16 '해를 품은 달' 몹쓸 해피엔딩의 씁쓸한 뒷맛, 최후의 승자는? (23)
- 2012.03.15 '해를 품은 달' 웃음이 넘치는 드라마, 눈 깜짝할 사이에 무슨 일이? (9)
암튼 초지일관 호러물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감독님이십니다. 왜 그렇게 눈에 집착을 하는지, 눈 큰 배우들은 다들 호러물을 한 두 번씩은 찍고 죽었군요. 임시도무녀 권씨 아줌마까지도 말이죠. 눈 크기라면 막상막하였던 설과 윤보경도 있었지만, 눈 배틀에서 살아남은 승자는 눈동자 연기 최고 고수인 연우가 되겠습니다. 물론 한가인은 눈 크게 뜨는 모습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후반부로 갈수록 부담감은 적어져서 다행이었습니다.
마지막 윤대형까지 형제가 합심하여, 동생은 활로 형님은 칼로 마무리를 해서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지요. 헉, 그런데 궁궐 문 앞에서 한 놈이 삐적삐적 일어나더니 긴 창을 들더라고요. 순간 느껴지는 불안감, 위험을 알리는 훤의 목소리, 양명군 훤을 돌아보며 씨익 웃더니 칼을 버리지요. 죽여주십사라고 말이지요. 그 많은 궁수들 일동 차렷! 얼음땡되고, 별로 짧은 시간도 아니었건만 창이 양명군의 몸을 관통하고 말았지요.
쿨럭! 피 토하며 죽어가면서도 할말은 오지게 많았던 양명군, 운과 훤에게 할 말 다 하고 어린 연우에 대한 회상까지 마치고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한 때 모든 것을 가지신 전하를 원망했습니다. 해서 전하의 자리를 탐해 보기도 했습니다. 허나 왕의 자리와 맞바꾸기에는 벗들과 아우가 너무 소중했습니다. 부디 강건한 군주가 되어 그 아이와 이 나라 백성들을 지켜 주시옵소서", 양명군 자신은 하늘에서 훤과 연우를 지키겠다면서 말이지요. (불쌍한 양명군, 너의 죽음을 기억하는 훤과 연우는 아니더구나, 지네들만 그저 좋다고 띵까띵까 살더란다. 그러니 다음 생에는 쓸데없이 남좋은 일 하지말 것!)
양명의 방백이 가장 슬프더군요. "아바마마, 소신 당신의 아들로서 이리 가옵니다. 그곳에서는 아바마마께서도 왕이 아닌 아버지로서 소자를 향해 마음 편히 웃어주실 수 있겠지요", 처음으로 불러보는 아바마마였습니다. 양명의 시신을 집으로 옮긴 후, 희빈박씨의 애끓는 눈물 또한 눈시울을 적셨지요.
벗의 죽음을 가장 슬퍼했던 운, 양명과 마음으로 주고받는 이별식이 가슴 찡하더군요. 양명의 선택을 그 누구보다 이해했던 운, 왕좌를 위협하는 2인자로서 원하지 않는 한량짓을 해야 했고, 술에 찌든 모습으로 주위 시선을 안심시켜야 했던 양명, 연심도 마음껏 품을 수 있기에 양명은 죽음으로 정말 그가 원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을 듯합니다. 서장자의 비애와 서출의 설움을 말이 아니어도 마음으로 함께 나누고 기대왔던 벗, 한 팔을 잃은 듯 아파오는 운이었습니다.
한가인 우는 연기는 좋았는데 이상한 각도로 찍는 것을 즐기시는(?) 카메라 감독님때문에, 심각한 장면에서 혼자 뻘쭘해지고 말았습니다. 신씨부인 비녀가 한가인의 입을 찔렀다가, 코를 찔렀다가 암튼 몰입방해하는 것도 가지가지입니다(이는 한가인 잘못아님).
얼마나 맺혔으면, 얼마나 그 연심이 깊었으면 눈도 감지못하고, 마지막까지 전하의 얼굴을 보고자 했을까 싶더군요. 윤보경의 바람처럼 마지막 그 눈동자에 비친 얼굴은 훤이었으니 말이지요. 훤을 마지막으로 담고 가고자 했던 윤보경의 강한 염원이 통했는지 훤이 윤보경의 눈을 감겨주었지요.
연우와 훤은 가례를 뚝딱 올리고 원자까지 낳았습니다. 원자를 보는 아버지 훤와 어머니 연우, 한가인의 미소가 참 예쁘더군요. 김수현은 아바마마라는 말을 듣기보다는 조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요. 그래서인지 염과 연우, 그리고 염의 아들 의가 함께 있는 장면이 진짜 가족처럼 어울리더라죠. 염도 수염이 나고 다 나이가 들었던데, 훤만 불로장생의 약을 먹었는지...
이게 막판 몰아치기의 부작용이겠지만, 19회 20회에서 한꺼번에 많은 일들을 쏟아내다 보니, 훤과 연우의 알콩달콩한 행복을 보면서도 그리 고운 시선을 보내기가 힘들더군요.
가야금을 타다 손가락을 다친 훤에게 "괜찮으십니까?"의 책대사로 역시 변함없는 한가인이었고, 마지막까지 연우라는 캐릭터와는 따로놀았던 한가인은 연우도 되지 못했고, 시청자도 품지 못했습니다. 훤은 오직 연우를 위해 사는 사람처럼 붕떠있는 듯했고 말이지요. 물론 나쁜 군주는 아니었지만, 성숙한 느낌이 안들었달까? 그많은 일들을 겪은 것치고는 너무 멀쩡한 두 사람이 좀 얄미웠나 봐요;;
그나마 멀리서 훤이 가야금 연주를 중단했는지도 모르고, 가야금 연주에 몰입하고 있던 형선 정은표가 깨알웃음으로 마무리를 해주면서 최후까지 시청자를 품었지요.
해품달은 남긴 것이 많은 드라마입니다. 시청률을 남겼고, 김수현을 재발견하게 했고, 한가인의 연기에 대한 실망과 물음표를 남겼지요. 연기자는 연기로 사랑받는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고요. 가장 연민을 받고 사랑을 받아야 할 여주인공 연우라는 캐릭터가(물론 아역은 사랑을 넘치게 받았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일 겁니다. 결정적인 문제점은 '연기자가 어떻게 그 캐릭터에 동화되고 표현했는가'였습니다.
연우라는 캐릭터는 눈물의 연속인 삶을 살아온 불쌍한 캐릭터였습니다. 세자빈에 간택되어 훤과의 풋풋한 사랑을 시작하려는 찰나, 이 여린 꽃봉오리는 외척들의 권력욕에 의해 무참히 희생되었지요. 장녹영의 신력으로 살기는 했지만, 무녀라는 천한 여인이 되어야 했고, 기억마저 상실해 버렸지요. 사람취급도 받지 못하는 무녀, 액받이 무녀라는 인간부적이 되기도 했고, 죽을 고비도 숱하게 넘겼지요.
피떡칠이 되어 고문을 받기도 했고, 인두에 자자형을 새길 뻔한 위기도 있었죠. 왕친을 현혹했다는 죄로 음자를 새기고 돌팔매질을 당하기도 했지요. 은월각에서 귀신을 받아내라는 혼령부적으로 까지 쓰였던 연우, 감옥에도 갇히고 형틀에 묶여 고문을 당하고, 활인서로 쫓겨가기도 하고, 절로 납치되기도 하는 등, 그간 고생한 행적들을 보면 석달열흘을 이야기해도 모자랄 고생들만 했죠.
이렇게 가여운 연우가 행복해지는 것에 함께 행복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뭔가 뒷맛이 개운하지 못하니 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청자가 사랑했던 첫사랑이면서 누이같았던 그 연우가, 기억상실증처럼 돌아오지 않아서였나 봅니다.
***해품달 결말 한 줄 요약: 훤과 연우는 그후로 오래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됐고, 니들만 행복하니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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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 2012.03.16 10:48
그동안 정성들인 리뷰쓰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책을 읽으며 제 머리에 그려진 해를 품은 달과는 많~~~~이 달랐지만...
정말 추웠던 겨울이 이렇게 마무리 되고 있네요...
오늘은 정말 봄같이 따뜻하답니다...^^
19회부터 누리님 리뷰에 왜이리 웃음이 나지요?
혼자 낄낄(이런 천박하게....ㅎㅎ) 박장대소하고 있네요...
"훤과 연우는 그후로 오래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됐고...릴라.....'
요즘 유행하는 꺽기도로 마무리입니다...^_________________^
보태기 : 아참! 누리님 신들의 만찬 리뷰는 왜 외면하시나요?^^ 이제 볼수 없는 건가요?-
초록누리 2012.03.16 13:47 신고
신들의 만찬 리뷰 계속 쓰려고 했는데 넝쿨당으로 돌렸어요.
신들의 만찬 보다가 음식을 자꾸 버리는 모습을 보니, 좀 짜증나더라고요.
더 큰 문제는 넝쿨당 동영상이 신들의 만찬보다 빨리 올라와서, 제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좀 생긴다는 점이랍니다.
주말에 애들데리러 갔다 데려다 줘야하고 운전을 많이 하고 다녀야 하거든요. 애들 밑반찬도 만들어야 하고...
신들의 만찬이 더 늦은 시간에 하는 드라마라서, 동영상올라오기 기다렸다가 다운받고, 드라마보고 리뷰쓰다보면, 시간이 애매해져서 애들데려다 주는 시간이 늦어지거든요. 밤운전할 때도 많고요.
그런저런 이유들때문에 못올리고 있답니다.ㅜㅜ
기다리셨다니 죄송한 마음이...
시간 여유되면 써보도록 할게요. 근데 몇주 안봐서 다시 드라마 찾아서 내용이라도 따라잡아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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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ㅇ 2012.03.16 11:00
많이 엉성하긴 했습니다.. 연우의 캐릭터는 더더욱 정신세계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기억력을 되찾은 후 가장 보고픈 이가 어머니일텐데.. 마지막회 상봉만 있었지..그전에는 전혀 어머니의 그리움은 보이지 않고 골방에서 병풍신세.. 우는모습도 기사에선 극찬이라 했지만.. 오히려 과장되게 찡그려서..난 지금 울어주는 연기를 해야해..하는 듯한.. 무튼 아쉬움이 큰 해품달이네요.. 최고 시철률이라며 대대적으로 기사화되고 있지만.. 속이 빈듯 허망.. 줄초상에 별 감흥도 없고.. 막판 역모의 스케일도 허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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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2012.03.16 12:07
저는 김수현씨 팬심으로 끝까지 버틴후라 그런지 이제야 훤바라기에 종지부를 찍는구나 생각하니 시원합니다.
드라마를 어쩌다 보는 편인지라 이렇게 몰입하고 본 드라마 중 섭섭한 맘이 안드는 드라마는
이번이 첨일듯 합니다 ㅠㅠ
빨리 현실세계로 제 정신이 속히 돌아오길 바랄뿐이예요~ ㅋㅋ
누리님~ 재밌는 글 오늘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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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을 읽고 2012.03.16 14:20
어린 배우들이 그렇게 잘하나 하고 다운해서 보기시작했답니다
정말 칭찬 받을만하게 잘해서 모처럼 보기시작했는데
성인들이 나오기시작하며
웬지 보기가 불편해서 포기하고 대충 님의 리뷰로 소식을 들었는데
이제 끝이났군요
추운 겨울에 고생 많이들 하셨네요
우리가 보는 것 보다 어려움이 많았겟지만
기대와 관심이 많아서 아쉬워 하는 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지 않았나 싶네요
리뷰도 참고해서 더 나은 모습들 보여주시기를 기대 합니다
그렿게
바쁘신데 좋은글 올려주시는 초록 누리님 감사해요
운전 조심하시고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일상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더불어 기대합니다
너무 글을 잘 쓰셔서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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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누리 2012.03.16 14:48 신고
감사합니다. 인사 또 남겨주신 것도요.
아역들도 성인들도 추운 날씨에 촬영하느라 힘들었을 거예요.
관심과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주 나쁜 편은 아니었어요.
마지막에 죽음이 낭자해서 좀 그랬지만요.
일상얘기는 블로그에 리뷰글을 올리면서 사회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바람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편이지만, 가끔 리뷰글과 섞여 일상이야기도 들어가는 일도 있어요ㅎ.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서 한국과 시차가 나다보니 전 오전시간에 여유가 좀 있는 편이에요.
오전시간에 모든 집안일들과 잡일을 처리하고, 오후에는 방송찾아보고 리뷰글을 쓰다보니 늘 하루가 바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댓글 남겨주시고 격려하는 글을 보면 하루 피로가 씻기는 그런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지요.
거듭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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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이 2012.03.16 16:28
재미나게 잘읽었습니다. 전 성인 중간부터 몰입이 안되는 한가인 때문에 안 보고 같은 시간 '부캡'을 보았네요. 부캡도 좀 개연성이 없어서.... 재미있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가수 ost 때문에 보았네요. 해품달은 마지막까지 남편이 옆에서 한가인 연기를 불편해 하면서도 무척이나 재밌게 보더라구요.ㅎㅎㅎ 누리님 저도 '신들의 만찬' 리뷰 기다렸답니다. 그리고 다음엔 월화 유아인 나오는 '패션왕' 기대되고, 수목은 '적도의 남자', '옥탑방의 왕세자'도 기대가 됩니다. 일단 뚜껑이 열려봐야.....' !!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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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녹영짱 2012.03.16 17:18
그간 수고많이 하셨어요 리뷰쓰시느라..^^
아역이 흥한 드라마는....성인배우로 바뀌면 흥미가 반감된 경우가 더러 있었던거 같아요.
태사신도..전 아역때만 봤거든요 ㅋ(돌 날아올라..)
해품달은...책을 안읽어서...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보긴했지만... 참으로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드라마였습니다. -_-;;;
훤과 조연들의 연기가 아깝더이다.
암튼 이제 다른 들마를 봐야할텐데...일단 후속작인 킹투허츠...다른건 다 놔두고...
하지원의 역량을 믿고..보렵니다.
황진이때도...장근석과 무려 9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절절한 러브라인을 보여줬던
연기력은..의심할바 없는 여주이기에...
연기력있는 여주인공에 한이 맺히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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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나무 한잎 2012.03.16 23:45
그동안 넘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누리님의 마지막 리뷰를 봐야 해품달이 끝날것 같아 찾아 읽었습니다. 유쾌,상쾌, 통쾌하게 풀어주신 저간의 수고로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또 기회가 되는대로 들려 보겠습니다. 이젠 드라마 볼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 당분간은 쉴 생각입니다. 해품달 마지막 두 회가 정말 김 빠지게 만들어서 속상했어요. 누리님의 말씀처럼 급하게 마무리 하다보니 긴장감이나 비장미가 떨어졌습니다. 누리님의 리뷰로 그나마 위로 받고 백배 공감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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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걸작 2012.03.17 01:01 신고
1초씩 살짝 댓글을 넘겼는데 초록누리님 팬들이 많으신가 봅니다.
저는 해를 품은 달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이 아역들이 연기할 때의 연기력도 좋았지만
스토리도 참 흥미진진해서 재밌어 미치겠다에서 점점 김 세더라구요.
그래서 살짝 난폭한 로맨스로 갈아타서 해품달은 재방을 보고는 했는데
어제 윤대형 할아버지는 그 나이에 가장 마지막까지 살았다가 죽었지요?
뭔 할아버지가 싸움을 그리도 잘 한대요? ㅎㅎㅎ
중전의 눈뜨고 죽은 모습도 좀 코믹하더라고요.
그리고 염은 수염을 기르니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사실 염의 미모에 환장한 공주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어디를 봐서 초절정 미남인가...에헴. 하고 늘 몰입이 안 되었어요.
염을 연기한 분이 못 생겼다가 아니라 초절정 꽃미남으로 봐주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오늘 김한길 전 아내가 이민아 씨가 결국 사망했더군요.
그 기사를 읽으며 그들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김한길의 예전 책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늦은 시간에 검색을 하려다가 로그인해서 이웃들 돌아봤네요.
좋은 밤 되세요. -
ann 2012.03.17 02:31
중전의 죽음은 어쩔수 없는것이었으나....양명은..언제나와 같이 여행?을..(외국도 좋고요...) 떠나서..갑부가 된다거나 자유롭게 사는걸로 끝맺었다면 훤연우커플이 덜 미움을 받았을꺼 같아요...몇년뒤 호탕한 모습으로 조카인 원자의 선물을 사오고..원자는 훤보다 양명을 더 따르는거죠...굳이 일부러 의미도 없이 그 많은 사람을 죽여야 했나 싶더라고요..설도 마음한번 제대로 표현못하고 죽어간것이 좀 그랬습니다...후처로라도 삼을수 있었을텐데..아무튼 자신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수 없는..연우의 지혜가 제대로 나온 씬이 거의 없었던거 같아..캐릭터가 확죽었던거 같습니다..참 아수운 드라마 였습니다..
해품달 19회는 설이 염을 지키려다 죽고, 대왕대비 윤씨가 독살을 당했다는 것, 그리고 장녹영과 권씨 두 도무녀의 흑주술 배틀이 주내용이었습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진행한 주변인물에 대한 정리작업편이었죠. 아, 양명군이 윤대형과 손을 잡고 역모의 주모자로 살생부(?)에 이름을 올리고 훤에게 칼을 겨누었다는 것이 중요한 줄거리였네요. 속내가 읽혀버린 뻔한 결말이 예상되어 긴장감은 없었지만요. 양명군의 생사여부에 관심이 있기는 합니다만...
"연우야, 나랑도 놀아줘~"
자신을 통째로 연우에게 선물로 주었던 훤, 이렇게 큰 것을 줬는데 답례로 뭘 해주겠느냐고 묻는 훤이지요. 급당황하는 연우, "무, 무엇을 원하시옵니까?" 뭘 상상했던 것이냐! 연우도 은근히 생각이 앞서 가는 앙큼녀ㅎ;;. 훤이 바라는 것은 활인서에서 양명군과 하던 놀이를 자기랑도 해주라는 것이었지요.
덕분에 오밤 중에 궁의 한 뜰에서는 자치기 놀이판이 벌어졌습니다. 발바닥에 땀나듯 뛰어다니는 형선, 딱 한번 제대로 맞췄을 뿐인데, 형선이 왜 그렇게 헐레벌떡 뛰어다니는지 모르겠더랍니다. 메뚜기는 훤 코앞에 떨어지던데, 메뚜기 찾아 멀리까지 뛰시는 형선, 뭘 찾으러 뛰신 거에요?
늦기 전에 신모님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라며 연우는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살려주셔서, 거둬주셔서, 키워주셔서,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 8년간 어머니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한가인에게서 보여지던 무미건조함을 벗고, 대사에 감정을 넣었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복받쳐오는 감정을 참아내는 듯, 눈물과 함께 대사에 감정을 넣어 끊는 모습은 좋았네요. 시청자도 덮어놓고 못한다고 하지 않아요. 극찬까지는 아니어도 잘한 부분은 잘했다고 칭찬합니다. 가뭄에 콩 나는 듯 해서 문제지만요.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던 중전 윤보경의 연심, "미안하다, 끊어내지 못하였다"
윤대형이 자신은 물론 훤까지 버릴 것임을 짐작한 윤보경, 그래도 첫연정이라고 주상전하를 걱정하며 훤의 처소를 향하지요. "주상전하가 위험하다. 주상전하께 위험을 알려야 돼", 훤을 보호하고 싶어 한달음에 달려 간 윤보경입니다.
그런데 이 무슨 얄궂은 운명의 장난인지, 남편이 연우랑 바람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지요. 눈 돌아간 윤보경, 훤을 지키고 자시고 할 마음이 싹 없어져 버립니다. 오직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말이지요.
도무녀 권씨의 훅주술에 제물이 되어 참가한 윤보경, 그러나 권씨보다 레벨이 몇 급 위인 국무 장녹영이 권씨의 흑주술을 반사~로 돌려줘 권씨는 쓰러지고, 윤보경은 정신줄을 놓게 되는 불행으로 치닫고 말았지요.
장녹영은 흑주술을 막기 위해 자신의 피를 제물로 바치더군요. 목숨을 걸고 아가씨를 지키겠다더니, 서슴없이 손에 단도를 대는데, 피 몇방울이 필요했으면 손가락끝만 찌를 것이지, 칼을 통째로 잡는 모습에 뜨헉!했네요.
장녹영이 빙의되어 윤보경의 죄를 일일이 설명해 줬는데, 왠지 윤보경에 대한 동정여론을 의식한 작가의 확인사살로 보여지더군요. "넌 아무 잘못도 없다고 생각하겠지. 그저 피해자라고 생각하겠지. 허나 틀렸다. 알고도 침묵한 죄, 죽음을 방조한 죄, 자신의 것이 아닌 자리를 탐한 죄, 성상을 속이고 마지막 참회의 순간을 스스로 포기한 죄, 그것이 바로 네 죄다".
윤보경의 죄상을 열거하고는 쓰러져 버린 권씨를 보고, 혼비백산 교태전으로 돌아온 보경은 공포에 질려 정신줄을 놓아 버리지요. 부들부들 떠는 연기 실감나게 잘하더군요. 신들린 듯한 공포연기와 오열연기에 이어,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품은 김민서였습니다.
불꽃을 가슴에 품고 녹아버린 눈, 안타까운 설의 죽음
반면 지난 번 훤에게 죄상을 추궁받고 좋은 눈물연기를 보여주었던 민화공주 남보라의 연기는, 고무줄처럼 제자리로 돌아간 듯한 아쉬움을 주더군요. 윤대형이 화살에 꽂아 날린 서찰로 인해, 염도 연우의 죽음에 민화공주가 관련되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자신의 무엇이 탐나 그같은 일을 저질렀느냐며 매정하게 돌아서는 염, 민화공주는 서방님과 아이를 죄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 실토하지 못했다고 내내 울기만 했는데, 심청이 아버지가 빙의된 줄 알았습니다. 더구나 배에 고통을 느끼는 듯한 표정과 행동때문에 태아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되었고 말이지요. 회임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라 태중의 아이가 발로 뻥뻥 차지도 않았을터, 유산기가 있나 착각마저 들더랍니다. 지난 번 우는 연기 잘했다는 칭찬에 고무된 것은 알겠지만, 심청이 아버지 빙의연기까지는 필요없었는데 말이죠;;.
윤대형이 염을 제거하기 위해 보낸 자객들때문에 설이 죽음을 당했는데, 그마나 마지막은 염의 품에 안겨 죽었으니 행복한 죽음이라고 봐야 할 지... 아무튼 이 동네에서 일어나는 죽음은 죄다 연우와 관계가 되어있어서, 사람 여럿 잡는 연우입니다. 연우를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한 희생이 너무 많아서 말이죠.
몰입 깨버린 빵터진 옥에 티, 눈 깜짝할 사이에 무슨 일이?
설의 죽음을 알게 된 연우는 병풍 뒤에서 그 터져나오는 슬픔을 막으며 울 뿐입니다. 동무이고, 가족 그 이상으로 8년을 그림자처럼 자신을 지켜주었던 설이,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한 연우입니다.
마지막 가는 길, 용포를 입은 헛것을 보고 훤이 데리러 왔을까 한가닥 기대를 거는 대왕대비 윤씨, 목소리는 힘을 잃었고, 표정에는 서릿발같은 매서움도 없어졌지요. 온양행궁으로 내쳐진 대왕대비의 심경을 잘 표현한 김영애였습니다. 그동안 김영애는 대왕대비 윤씨역을 하면서 악랄함과 간교함의 카리스마를 보여 주었는데,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어서는 그 카리스마를 내려놓을 줄 아는 연기를 보여 주더군요.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라 할 수 있지요.
반정에 성공하면 공신록이 될 것이라는 양명의 말을 믿는 시청자는 아마 없을 겁니다. 훤에게 칼을 겨누기는 했지만, 뻔히 보이는 양명의 선택이기에 말이지요. 결코 훤을 배반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에 말이지요. 아무튼 언제 대왕대비 상을 치뤘는지도 모르게, 또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강무일이 돌아왔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왕친 어르신의 죽음인데, 상도 안 치른 상놈(된발음으로 읽어주시와요)들이라고 욕바가지로 먹게 생겼어요. 아무리 바빠도 상놈도 장례는 치르겠죠? 상놈님 죄송;;
강무일을 거사일로 잡은 윤대형 일파, 종묘로 가는 궐의 문이 열리는 순간 밖에서 매복하고 있던 군사들이 들이닥치고, 훤을 제거하자는 작전을 세웠지만, 거사치고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양명군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지, 진짜 사고사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양명의 죽음은 거의 확실시되나 봅니다. 운과의 대화에서도 죽을 결심을 하는 양명의 마음이 보였고 말이지요. 그렇게 살아가는 게 힘들 것같으냐ㅠㅠ
아역들의 열연이 없었다면, 김수현의 훤이라는 캐릭터가 없었다면, 이만큼의 사랑을 받았을까 의심스러운 드라마입니다. 연우(다른 의미이지만), 설, 염, 양명, 운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진수완 작가가 왜 사랑하지 못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캐스팅 제대로 해서 다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처음으로 품어 본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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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2012.03.16 01:32
참 디테일하게 잘도 꼬집어 내세요...ㅋㅋ
누리님 타고난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전 흐름만 훓는 편이라 옥에 티도 잘 모르고 넘어가는데...
그저 전체적으로 긴장감 없이 참 숭덩숭덩 잘도 넘어가는 구나 이렇게만...zz
참 요즘 몇몇 블로거님들 중에 이승기씨와 김수현씨를 두고 비교분석글 올리시던데
누리님 의견은 어떠신가요? *^^*
저는 이 젊은 20대 중반의 배우들 각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뿐 아닌가 생각하는데 "황제의 자리는 한사람일 수 밖에 없다, 하늘에 뜬 태양은 하나다"이런 말로 경쟁구도를 만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