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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25 '해를 품은 달' 장녹영과 상선 형선, 해와 달의 명품그림자 (5)
2012.02.25 11:50




월의 정체를 알게 된 훤과 자신의 죽음의 비밀을 알게 된 연우의 행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대왕대비 윤씨와 윤대형의 움직임입니다. 중전 윤보경이 "그 아이가 살아있다"며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보고, 윤대형의 눈빛이 심상치 않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딸자식이 실성해 가는 모습을 보는 부모의 심정은, 같이 미치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교태전의 주인자리가 뭐라고 딸자식이 고통에 미쳐가는 모습을 봤다면, 목을 끌어서라도 데리고 오고 싶은 것이 부모마음이겠지요.

가례를 올리고 8년동안이나 딸을 닭 쳐다 보듯 무심하고 냉랭한 사위 훤, 제가 친정부모였더라면 당장 끌고 와버렸을 겁니다. 세상에 남자가 훤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딸을 처녀귀신으로 늙게 놔두지는 못할 것이기에 말이죠.
그러나 다른 자리도 아니고 교태전 주인자리는 다르지요. 중전이 되고 싶다고 이력서 한 통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도,  내놓고 싶다고 사표를 던지고 나올 수 있는 자리도 아니지요. 더구나 윤대형에게 딸자식의 중전자리는 가문의 영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기에, 윤보경의 행복과는 다른 의미로 교태전을 사수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한 번 맛들이면 치명적인 중독증상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는 권력의 독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윤보경보다는 윤보경의 몸에서 나올 원자가 더 관심사항이었죠.
그런데 윤보경은 회임은 커녕 합방조차 치르지 못하고, 호적만 유부녀이지 몸은 처녀귀신으로 늙어 죽을 판입니다.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늙어죽을 팔자도 못되나 봅니다. 귀신들린 듯 반 미쳐가고 있으니 말이죠. 열 여자 마다않는 것이 남정네라지만, 합법적인 부인은 거들떠 보기는 커녕 외도조차 하지 않으려 드니, 뭐 저런 놈이 다있나 싶고 답답하겠죠ㅎ;;  궁궐에 떠도는 해괴한 소문이 사실인가 망측스럽기도 하고 말이죠. 운을 좋아한다는 소문까지 비밀리에 돌기도 했으니....  

중전의 정신이상 상태까지 이르고, 허연우가 살아있음이 밝혀지고 있는 극의 막바지, 윤대형의 행보가 중요해 졌지요. 물론 이에 대응하는 훤의 한 수 또한 궁금한 사항이지만, 지금은 연우와의 재회만으로도 머리가 깨질 판이니, 니들은 당분간은 둘만의 만남에 더 신경써!!!
여튼 윤대형과 외척세력은 이제 이판사판 공사판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는데요, 8년전의 일을 파헤치고 다니는 훤의 움직임이 수상쩍고, 세자빈을 무고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 민화공주와 의빈 허염이 그들이 쥐고 있는 패라고는 하나, 훤이 훼까닥 돌아서 패륜의 끝판을 보여주겠어! 라고 싹쓸이를 해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더군다나 윤보경의 몸에서 원자를 생산할 가능성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 될 터, 이제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온듯 합니다.

윤대형과 대왕대비 윤씨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1) 이판사판 너죽고 나죽고 다같이 죽자. 2) 깔끔하게 죄를 자복하고 자폭한다. 3) 너죽고 나살자, '이 참에 갈아엎는 거야'. 4) 너도 살고 나도 살자, 그냥 눈감고 넘어가주라 제발~~, 등이 되겠습니다. 윤대형과 대왕대비의 입장에서는 4번이 가장 좋겠지만, 훤의 성정상 불가한 일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는 그들이죠. 1번의 경우는 득실이 없기에 가능성이 희박하고, 2번의 경우는 가장 옳은 방법이나 권력과는 영영 이별하게 되는 길이기에 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럴 거였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겠죠.
가장 가능성이 큰 선택이 역시 3번 '너죽고 나살자' 되겠네요. 표면적으로는 딸을 버리고, 권력을 사수하는 방법입니다. 말 잘듣는 허수아비 왕을 세우고 '네가 누구 덕에 그 자리에 올랐는지 알지?'로 족쇄를 채워버리면 될 일. 훤에게 후사가 없는 경우, 차기대권 후보 1순위 삐딱선 탄 양명군은 그야말로 제격이지요. 달타령에 분기탱천한 양명군이 반역의 서늘한 눈빛을 발사중이니, 그 분위기를 감지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저는 양명군을 끝까지 믿고 싶지만요.

그런데 드라마가 몇회 남지 않은 상황이라 반역의 스케일이 얼마나 클 지, 그냥 세자빈 살해에 가담한 무리들을 머리 풀어 줄줄이 포승줄에 묶어 귀양을 보내거나, 사약을 내리는 것으로 뚝딱 해치워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것은 모양새가 좀 빠지죠. 우찌되었든 반역의 움직임 시늉이라도 내야 할 터, 윤대형이 움직여야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느냐가 관건이겠죠. 병력을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요.
민화공주와 염, 할마마마를 표적판에 세우고 "쏠 테면 쏴보시죠, 주상!", 할 수도 없고, 한 판 벌이기는 할 듯한데 문제는 훤이 어떻게 저지할까입니다. 운검이 곁에 있다고는 하나 혼자 싸울 수도 없을테고, 가장 큰 문제는 병권을 쥐고 있지않은 훤이 병력을 동원하기는 힘들 일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윤대형이 모반을 하면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 궁의 금위군으로 수성을 할 수 있을까랍니다. 별걸 다 걱정하고 있네요;;
이런 걱정을 하는 이유가 다 훤이 월의 정체를 알았다는 것때문입니다. 더구나 연우가 의문사를 당했고 그 일에 음모가 있었다는 것을 그냥 덮을 수는 없을 일이기에, 장녹영의 예언대로 피바람이 불 때가 되었기에 말이죠. 피바람을 앞에 두고 또하나의 달 윤보경의 존재감이 대단했던 16회였지요. 공포에 휩싸인 김민서의 반미친 연기가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고 마음마저 얻고 있으니 말입니다. 훤의 마음은 얻지 못했으나, 시청자의 마음을 얻은 김민서되겠습니다.

사실 16회는 김민서와 김수현의 연기가 뛰어나서 묻힌 감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장녹영 역의 전미선과 상선형선 정은표의 짧지만 강한 여운을 준 장면이 참 좋았습니다. 지난 글에 언급을 미쳐하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해를 품은 달은 주인공 김수현과 김민서의 연기가 눈에 띌 뿐, 주연급이라고 하는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는 주목받지 못함에도, 젊은 연기자들을 품고 가는 중견배우들의 존재감이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대왕대비 김영애, 윤대형역의 김응수, 장녹영 역의 전미선, 상선 형선 정은표, 윤대형의 꼬봉 호판까지 비중이 적음에도 존재감을 스스로 살리고 있는 배우들이죠.
장녹영을 만나 월이 8년전에 죽은 허연우가 맞느냐고 확인하는 훤, 연우를 부르며 오열하는 김수현이 시청자를 울렸지요. 그런데 눈에 띄지 않게 시청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이가 있었으니, 훤의 그림자 중의 한사람 형선이었습니다. 월이 연우임을 알고 나오는 길, 언제나처럼 상선형선과 운이 훤의 뒤를 따르고 있었지요.
훤의 뒤를 따르는 상선 형선은 그냥 따르고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슬픔인듯 얼굴을 찡그리며 울음을 터뜨리기 일보직전의 모습으로 훤의 뒤를 따르더군요. 주저앉는 훤의 뒤에서 그 역시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는데, 안봐도 비디오였습니다. 카메라는 김수현의 얼굴을 풀샷으로 잡았지만, 카메라 밖에서도 형선이 눈물을 흘리며 같이 통곡하고 있었으리라 짐작이 되더군요. 카메라 안에서도 연기연습 중인지, 연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배우들이 배워야 할 모습입니다.

전미선 역시 이번회 대사없이 표정만으로 시청자를 뭉클하게 했지요. 자신을 죽게하고, 또 살리기도 한 장녹영에게 한가지 용서할 수 없는 것과 의문점에 대해 묻는 연우, 장녹영을 금방이라도 후려칠 기세였더라죠. 민화공주가 흑주술의 제물로 바쳐졌다는 말에 경악하는 연우, 결국 연우는 오라버니 염과 훤을 위해 모든 것을 덮겠다는 결심을 하고 말지요.
활인서 숙소로 돌아와 꺼이꺼이 우는 연우, 전하앞에 나타날 수 없는 그 참담함을 안타깝게 바라본 이가 전미선이었지요. 시청자는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삭이는 연우를 장녹영의 시선으로 보게 했지요. 큰 슬픔을 겪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가서 등이라도 토닥해 주고 싶은 그런 안타까움을 먼발치에서도 표현하고 있었지요. 

해품달에서 가장 캐미가 사는 커플을 꼽으라면 훤의 경우는 상선형선입니다. 한가인은 전미선과 있을때 그러하고요. 상선형선과 장녹영은 두 주인공에게는 아버지, 어머니와 같은 존재지요. 그래서 두 사람의 감정을 누구보다 잘 읽고 이해하는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두 사람의 감정선에 함께 보조를 가장 잘 맞추는 이들도 장녹영과 형선입니다. 훤에게는 운도 있지만 운의 경우는 묵직함이 생명이라, 쉽게 감정을 보이면 신비감이 사라지는 캐릭터지요. 연우에게는 설이 있지만, 그닥 도움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두 사람을 붙여두면 심히 안습인지라;;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법, 조금은 다른 의미의 그림자지만, 태양 훤과 달 연우를 그림자처럼 지켜주는 상선형선과 장녹영, 해품달의 명품그림자들입니다. 정은표와 전미선, 카메라에 클로즈업 되지 않더라도 작지만 세세한 동작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로 자기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이고, 나아가 드라마의 스토리까지 얹어주는 모습, 시청자들에게는 해품달에서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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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5
  1. carol 2012.02.26 00:09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쓰는 능력이 뛰어나신 초록 누리님~~
    존경 스럽습니다

    잘 계시지요?
    워싱턴은 오늘 바람이 너무 많이 부네요
    외출을 포기하고 이렇게 컴퓨터만 붙들고 있답니다.ㅎㅎㅎ

  2. 2012.02.26 08:5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블로그토리 2012.02.26 10: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휴일 즐겁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4. 해품달팬 2012.02.26 22:06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연기자들의 명품연기가 정말 빛나는 드라마입니다.

  5. 슬그머니 2012.02.28 14:54 address edit & del reply

    해와 달의 명품그림자라...정말 기막힌 표현입니다ㅎㅎ 명품중의 명품인 연기인데..장녹영이 극중에서 죽게 될까봐 걱정입니다..그건 좀 가슴아플 것 같아서요~
    윤대형은 좀 시원스레 죽여줬음 좋겠지만ㅋㅋㅋ 4회밖에 남질 않아서 영 불안하네요..얼렁뚱땅 대충대충 판 벌이고 수습해버릴 것 같아요..윽
    오매불망 달타령 중인 양명도 뭐 어찌될지 불안하고..^^;
    사실 다 필요없고 훤과 연우의 로맨스를 시원하고 달달하게 그려만 준다면 다른 거 다 용서될 것 같지만 말입니당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