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트레이닝복'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11.27 '시크릿 가든' 주원에게 일어나고 있는 마법의 비밀 (32)
  2. 2010.11.22 '시크릿 가든' 현빈의 특이한 상사병, N극이 N극을 사랑하다 (14)
  3. 2010.11.15 '시크릿 가든' 주원과 라임의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비밀 (14)
  4. 2010.11.14 '시크릿 가든' 하지원의 도발적인 눈빛, 4박자 갖춘 대박드라마 (33)
2010.11.27 07:31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드라마라는 장르답게 시크릿 가든은 매회 재미있는 마법 한가지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책하는 주원 곁에 길라임을 걷게 한다든지 독서하는 주원 옆에 길라임을 앉혀두고, 섹시한 길라임의 매혹적인 자태까지 주원의 머리 속 길라임에 대한 생각을 화면으로 풀어놓는 기법이 재미있습니다.
매력적인 반짝이 츄리닝 김주원의 곁에는 정체모를 마법사가 있습니다. 길라임이라는 여자를 만나고 부터 나타났는데, 주원의 애간장을 태우게 하고, 미친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기 까지 한 이상한 마법입니다. 주원에게 일어나고 있는 마법들은 대충 어림잡아도 일곱번 정도는 일어났는데요, 그 중 네 번은 주원도 알았고, 세 번은 김주원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났죠.
주원의 주위에서 나타나고 마법의 정체가 뭘까요? 주원과 라임의 영혼이 바뀌기 전에 주원에게 일어나고 있는 마법들을 정리해 봐야 겠네요. 주원에게 일어날 영혼의 뒤바뀜은 한 순간에 일어나는 깜짝 이변은 아니거든요. 주원은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 주원에게 몇번의 마법이 일어나고 있는 장면으로 주원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을 예고하고 있었지요. 
아주 잠깐 비춰지기는 했지만, 길라임의 라커에서부터 신비한 마법이 일어나기 시작했지요. 주원의 머리속을 걸어다니는 라임은 주원의 생각을 장면으로 표현했던 것이라면, 실제 주원의 곁에 마법이 일어나고 있는 장면들이 몇 번 나왔지요. 주원이 봤더라면 귀신 나타났다고 그자리에서 기절할 장면이었지만, 혹시 3회분에서 길라임의 사진 속 아버지의 표정이 변했던 장면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잠깐이었지만 센스가 돋보였던 장면이어서 기억에 남더라고요.

# 사진 속 길라임아버지, 내 딸 울리지 마라
병원비 4만5천원이 나왔다고 영수증을 가지고 온 주원, 라임이 던지고 간 4만원으로 그때 주원의 정신상태가 말이 아니었죠. 최우영에게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 것 같은 집에 사는 여자랑 사겨봤냐? 길라임이 그런 집에 사는데 학력 집안도 별로고 어휘선택도 거칠어. 그런데 그런 여자한테 맞았는데 살짝 기분이 좋아지고 더 맞아도 참을만 하겠다 기대되는 그런 것 경험해 봤냐?"며, 밑도 끝도 없이 질문을 던져 보기도 했지요. 결국 주원은 친구에게 부탁해서 병원비 영수증을 들고 5천원 내놓으라며 치사빤스 작전으로 나갔지요.
2천원 차용증 써주라며 라임의 속을 북북 긁어대고, 주원은 라임의 액션배우의 고된 일상과 라임의 가난을 훔쳐보게 됩니다. 라커에서 정체모를 스타킹을 들어 올리는 주원, 스타킹 안에는 조각비누로 보이는 것들이 들어있었죠. 알뜰한 여자라는 칭찬을 하기에도 모자라 보이지만, 주원의 눈에는 구질구질한 라임의 궁상기였을 뿐이지요. 그때 화면에 클로즈업된 장면이 라임이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는데, 사진 속 아버지의 표정이 서서히 변해갔지요.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언짢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슬퍼하는 것 같은 그런 표정으로 말이지요. 사진 속 라임의 아버지 표정으로 보여준 마법장면이었어요. 떼끼 이놈, 가여운 내 딸 울리지 마라! 하듯이 말입니다. 혹은 내 딸 라임이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구나 슬퍼하듯이 말이지요.

# 사랑은 꽃처럼 피어나고
시크릿 가든 속 마법 중에 가장 인상에 남았던 마법은 꽃과 그림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화적이기도 하고 판타지스러워 예뻤던 장면이기도 했지요. 청소기 경품을 받으러 온 길라임에게 화가 났던 주원, 주원은 무엇때문에 화가 나는지도 혼란스럽습니다. 자신과 너무 다른 가난한 길라임때문이었는지, 라임과 너무 다른 부자인 자신때문이었는지도 말이지요. 그러나 미친놈처럼 길라임만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감정을 몰라주는, 아니 모른 척하고 있는 길라임때문에 화가 난 것은 분명합니다. 학벌 인물 경제력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절대매력 트리플 황제 김주원을 무시까는 길라임의 도도한 거만과 공짜 경품 타러 온 당당한 가난이 미치도록 좋아지는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주원은 지금 마법에 걸렸거든요. 사랑이라는 마법 말이지요.
폐소공포증에도 불구하고 탈의실로 라임을 밀어넣은 주원, "난 빈티나는 것은 용서가 안돼, 내가 얼마나 먼 사람인지 깨우쳐 주는 거야. 그 쪽은 내가 누구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단 5분도 생각 안했다는 거야?"라며 역설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지만, 라임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 후회막급이었던 주원이었지요. "당신을 바라보는 나도 좀 봐달라"고 말했으면 될 것을, 오장육부를 박박 긁어대는 막나간 솔직함이 미워지는 주원이었지요.
"내 욕 한다, 안한다" 꽃점치는 김주원, 수북히 쌓인 꽃잎들은 주원에게 답을 주지 않습니다. 주원이 떠난 자리에 마법 처럼 꽃잎 한장이 피어나고 있었지요. 답은 "안한다"였는데, 주원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지만 말입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는데, 그 장면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김주원, 이 멋진 놈, 진짜 간절했구나, 마법을 부를 정도로..."

# 주원, 라임의 정원으로 들어가다
꽃점에 이어 주원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장면이 또 있었지요. 큐레이터의 설명에도 온통 길라임만 생각하고 있던 주원, 멍하니 촛점 잃은 그의 눈에 <검은 집> 작품은 라임의 집으로 보일 뿐이었지요. 어둠이 깔린 달동네 어느 한 집, 퀴퀴한 벽은 금이 가 있고, 불빛이 새어 나오던 유치창은 더덕더덕 테이프가 붙어있고, 기겁하게 했던 뿌연 먼지가 쌓인 창문을 차마 두드리지 못하고 돌아섰던, 그 집입니다. 그날 밤 주원은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라임의 가난으로부터 도망쳐 버린 자신때문에 말이지요. 
주원은 온통 칠흑으로 덮인 괴기스런 집이 싫습니다. 라임의 집을 닮은 집, 불빛 하나 없는 집은 라임이 없기에 싫습니다. 불꺼진 집은 라임이 집을 비운 것이라 싫습니다. 자신을 밀어내는 듯한 어둠이 싫은 주원입니다. 이제는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집에는 꼭 길라임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주원의 간절함은 검은집을 마법으로 바꿔 놓습니다. 길라임이 있을 것 같은 불켜진 집으로 말이지요.
주원에게 걸려있는 사랑이라는 마법은 이렇게 불가능을 가능으로, 간절함을 현실로 만들어 버리는 특별한 마법이랍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가난에 관한 책 한 권이 길라임을 알게 해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알고 싶은 주원입니다. 길라임의 정원에는 무슨 꽃이 피어있을까? 자그만 오솔길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라임의 생각, 라임의 꿈, 라임의 고민, 라임의 이상형, 라임이 좋아하는 책, 음식, 가고 싶은 곳 모든 것을 알고 싶습니다. 길라임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주원, 그 간절함때문에 라임의 영혼과 바뀌게 되는 것도 이해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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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15:40




서로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요. 직접 말로 고백할 수도 있고, 편지를 쓰거나 의미있는 선물을 주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반지나 목걸이가 대표적인 사랑고백용 소품으로 쓰이지요. 시크릿 가든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소품 따위는 없습니다. 너무 솔직하고 직설적이어서 두 번 다시는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독설을 뱉으며 으르렁거릴 뿐이죠. 자기중심적인 세계에서 살았던 김주원이 왜 길라임에게 그토록 으르렁 거렸는지, 주원의 입을 통해 나왔던 4회였습니다.
김주원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누구에게도 통했던, 여자들의 눈을 사시로 만들어 버리는, 한마디로 뻑가게 하는 "가진 자"의 상징이었습니다. 손가락 하나로 태산을 옮길 수도 있는 절대매력의 소유자였죠. 궁상기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스턴트 우먼 길라임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타인의 시선을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보는 것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김주원이 그런 케이스였지요.
그러다가 한 여자를 만났습니다. 촬영장에서 남자배우들과 무술연기를 하는 그녀는 특이한 여자였습니다. 건방지게 자기와 같은 시선을 가진 여자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받지는 못하지만, 타인에게 자신의 눈길 역시 주지 않는 특이한 여자였죠. 가진 것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여자가 주원을 외면해 버리지요. 처음입니다. 그렇게 비참할 정도로 외면받는 것은...
안하던 짓이었지만 슬쩍 작업도 걸어봤습니다. 예쁜 말은 아니지만, 압구정 오렌지족이 날린다는 "야 타"를 해봤죠. 그런데 무시당했습니다. 뽀대나는 오픈카를 마다하고 버스를 타고 가버리는 여자도 있었습니다. 김주원이 알고 있는 세상 여자들과는 다른 부류의 여자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한 번 스치고 간 세상의 많은 여자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닙니다. 자존심 구겨놓은 찌질이 궁상여자가 주원의 머리 속을 비집고 들어와 나갈 생각을 안합니다. 나가라고 소리도 쳐봤습니다. 환경도, 학벌도, 가진 것도 자신과는 개미와 코끼리처럼 다르다고, 너 같은 여자는 내 마음에 들어올 자격미달, 아니 지원서조차 내밀 수 없는 사람이라고 밀어내 보기도 했던 주원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길라임이 더 생각나고, 그립기까지 하는 주원입니다. 생각을 떨치려고 하면 할수록, 길라임은 코끼리보다 더 커져 가기만 합니다. 이제는 고래처럼 커져 버렸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고래가 자신을 개미 취급합니다. 눈길조차 주지 않으려 합니다. 명함을 내밀어 봤습니다. "나 돈많아, 백화점 사장이야..." 웬걸, 씨알도 먹히지 않습니다. 날마다 길라임만 생각하고 있는 김주원 앞에 백화점 경품을 받으러 왔다고 태연스럽게 나타나기 까지 합니다. 주원이 가진 돈은 관심도 보이지 않던 여자가 공짜 청소기를 타러 왔다고 합니다. 내가 그 백화점 사장인데, 자신은 안중에 없었다는 것이 미치도록 화가 납니다. 몇번 놀았다 치라며 그까짓 청소기나 챙겨가야겠다고 달랍니다.
자신을 한번도 생각하지 않는 듯한 길라임에게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해버리는 주원입니다. 행거에 걸린 옷들을 던지며, 옷 하나를 당장 입으라고 길라임을 탈의실로 밀어넣고, 소리도 질러 봤습니다. 아차, 폐쇄공포증. 그제서야 자신의 진짜 병이 생각났습니다. 식은 땀이 나고 혈압은 상승하고 숨쉬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냥 깨우쳐 주는 거야. 내가 얼마나 먼 사람인지... 그쪽은 내가 누구인지, 뭣하는 사람인지 단 5분도 생각 안했다는 거야?". 거칠게 길라임을 밀어버리고 탈의실을 나와 버리는 주원, 1초만 늦었으면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가쁜 숨을 내쉬는 김주원, 그제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출장 나간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김주원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게 아니었지요. 라임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쪼잔스럽게 자랑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라임을 그런 식으로 상처주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어요. 그녀의 가난이 밉도록 싫지만, 그냥 "당신이 너무 생각나, 앉으나 서나 잠 잘때도 당신이 생각나" 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김수안무두루미와거북이...'를 무엇때문에 미친놈처럼 외워야 하는지 말하고 싶었어요. 김주원은 하루 24시간을 길라임만 생각하고 있는데, 길라임은 한 번도 주원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 화가 납니다. 이렇게 심하게 자존심 상하는 일방통행도 없습니다. 친구에게 슬쩍 물어봤습니다. 상사병 증세가 어떻게 나타나느냐고, 딱 자기입니다.
꽃잎 점을 쳐봅니다. '길라임은 김주원을 욕한다, 안한다..'. 들국화 수백개는 꺾었나 봅니다. 큐레이터가 백화점에 걸 미술작품을 설명합니다. 작품설명도 들리지 않고,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괴기한 집한채가 그려져 있는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길라임의 집입니다. 두드리지 못하고 나와버렸던, 뿌연 창문의 옥탑쪽방, 길라임의 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길라임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아영씨에게 보냈던 청소기를 가져가라고 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목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주원입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처음으로 가난에 대해 고민을 해보는 김주원입니다. 지금까지 김주원은 돈을 버는 것만 생각했지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만이 있다고 생각했던 김주원입니다. 돈을 쓰는 사람과 돈을 버는 사람이었죠. 자신은 남들보다 좋은 조건을 가져서,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자, 돈을 많이 쓰는 사람입니다. 남들은 부모 잘만난 덕이라지만, 주원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런 집을 선택해서 태어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주원은 세상에는 돈이 없는 사람과 돈을 쓸 수 없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길라임을 보고 알았습니다. 돈이 없어서 끈이 떨어진 가방 하나 살 수 없는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리고 또 알았죠. 자신처럼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것에 서툰 여자, 또 다른 N극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다가오기를 바랐습니다. 액션스쿨에 가서 그녀 주위를 얼쩡거리고, 2천원을 받겠다고 데이트 신청을 하고, 누군지 알면 뒤로 자빠질 잘난 김주원이 보고 있다는 것에 한발짝만 나오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한발짝 가면 두발짝 뒤로 물러서는 길라임입니다. 호수에 던져버린 청소기를 건지겠다고 성큼성큼 물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요상망측한 여자, 자신에게 한발짝도 다가서지 않으려는 길라임이 두들겨 패주고 싶을 정도로 밉습니다. 아니 그녀에게 미치도록 더 가까이 가고 싶어집니다. "무슨 여자가 그리 세? 내가 청소기 박스를 던져 버렸으면, 주워달라고 하든가, 사과를 하든가...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좀 주란 말이야". 
먼저 또 말을 해버렸습니다. 알고 싶다고, 가까이 가고 싶다고 말을 해버렸습니다. 김주원 사전에 없었던 큰 용기였습니다. 잠시 그녀가 흔들리는 듯했습니다. 틈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느껴집니다. 젠장, 어머니가 망쳐 버렸습니다. 또다시 두발짝 멀어져 버린 길라임입니다.
이제는 두발짝 더 다가서야 하는 주원입니다. 그렇게 라임에게 두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라임의 오토바이 열쇠를 찾으러 호수로 들어갑니다. 자석의 N극과 N극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자성을 버리는 것이지요. 자성을 버리는 방법은 뻔히 보이는 답이 되겠지만, 조건없는 사랑으로 그들의 사랑을 완성하는 것이 될 것이고 말이지요. 호수로 들어간 김주원을 보니 먼저 자성을 버리기 시작한 듯 보입니다. 길라임의 정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말이지요.  
지금은 N극과 N극이 만난 것처럼 밀어내려는 성질이 더 강해서, 가슴은 뛰는데 보여주고 표현하는 것에 서투른 길라임과 김주원이에요. 두 사람이 자성을 버리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요? 깐깐해 보이는 김주원의 엄마 민분홍 여사, 바람둥이 최우영(윤상현)의 달콤 부드러운 매력, 여우같은 윤슬(김사랑)의 방해공작, 임감독(이필립)의 해바라기 사랑까지, 김주원과 길라임은 거쳐야 할 길고 어둡고 긴 터널 입구에 이제 겨우 들어서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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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5 16:35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의 제목처럼 김주원(현빈)과 길라임(하지원)에게는 그들만의 비밀의 정원이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가진 것, 사회적 위치가 하늘과 땅 차이지만, 그들이 마음속에 가꾸고 있는 정원은 현실과는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원래 가지지 못해 본 사람들의 상상과 소원이 더 큰 법이니까요. 극중 김주원의 정원과 길라임의 마음 속 정원처럼 말이지요.
드라마를 제목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길라임의 정원과 김주원의 정원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어떤 것들이 자라고 있었을까? 크기는 누구 정원이 더 컸을까? 갑작스럽게 찾아 온 낯선 감정이 그들의 정원 어디쯤에서 싹을 틔우고 있을까? 등등의 생각말이지요. 2회를 보며 너무나 스피디하게 사랑의 감정이 생길랑말랑 하는 단계로 가파른 진행을 보여서, 일단 그들의 정원을 정리부터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원에 낯선 생물이 자라고 있어서, 그 요상스런 비밀의 정체와 성분분석도 필요하고 말이지요.
<나의 이 월등한 기럭지를 보고도 안 반할거야?>

길라임의 정원
나는 여자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의 눈에는 남자와 진배없이 보여진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직업은 스턴트우먼, 몸값이 어마어마한 스타들의 위험을 대신해 주는 대역배우이다. 남들은 엑스트라, 스턴트, 대역배우라고 폄하하지만, 나는 내 직업이 자랑스럽다. 액션배우로 큰돈을 벌고 싶은 생각도,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몸값 비싼 유명배우들이 하지 못하는 연기를 나는 한다. 그것으로 족하다. 그들이 몸매를 가꾸고 얼굴을 가꾸고 대본연습을 할 때, 나는 구르고, 떨어지고, 차고, 채이고, 다치고, 멍들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매트에 몸을 던진다. 내가 움직이는 것이 대사고, 내 몸이 연기니까... 그렇게 몇년을 살아왔다. 액션배우는 내 꿈이었고, 나중에는 감독님처럼 근사한 액션스쿨을 차리고 여자 액션감독이 되고 싶기도 하다. 훗, 그런데 쥐꼬리만한 출연료로는 택도 없을 것 같다.
나는 내 몸을 보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거울을 볼 일도 없다. 어차피 카메라가 찍는 것은 내 얼굴이 아니라, 내 몸과 내 몸의 움직임이니까... 그래서 내가 여자인지도 가끔씩은 잊어버릴 때가 많다. 내가 유일하게 여자라는 생각이 들 때는 집에 돌아와서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인 것도 분명하고, 무엇보다 함께 사는 친구 아영(유인나)이가 여자인 걸로 봐서 난 여자가 분명하다.
나는 거울로 내 몸을 보는 것이 가장 싫다. 부황 뜬 자국처럼 자줏빛 멍자국과 언제 생겼는지도 모른 푸르딩딩한 멍자국들을 보는 게 싫어서...
그 사람의 노래는 나를 여자로 생각하게 한다. 힘들 때마다 내 슬픔과 영혼마저 달래주는 그의 노래를 들으면, 나는 오롯이 여자가 되어 행복해진다. 그 사람, 오스카의 노래를 들으면 하늘하늘 원피스에 킬힐을 신고, 앙증맞은 핸드백을 메고 거리를 걷고 있는 상상을 하게 된다. 저기 저만치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랑하는 남자가 손을 흔들고, 나는 웃으며 그를 향해 달려간다. 하늘하늘 원피스의 치맛자락이 두둥실 떠오르는 내 마음처럼 이리 저리 나부낀다. 내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그의 노래를 듣는 시간만큼은 공중을 나는 스턴트 우먼도, 유명 여배우의 대역배우도 아닌, 길라임이 되는 것이다. 그가 내 이름을 기억해 주었다. 여전히 멋지다고 말해 주었다. 멋지다는 말보다는 예쁘다는 말이 오스카, 그에게만은 듣고 싶었는데... 그가 내 이름을 기억해 준 것 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 나는 멋지다는 말보다는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은 여자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모지리 빤짝이 츄리닝이 그 말을 해주었다. 이뻐 보인단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처음 들어본 말같다. 액션스쿨에서 남자들 땀냄새 속에서만 살아왔던 내가, 가끔은 내가 남자인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던 내게, 선머슴처럼 생겨먹은 내게 이쁘단다. 이 놈 눈깔이 삔 걸까? 아냐 정신이 나간 놈인 것 같다.
헉, 다짜고자 옷을 벗긴다. 성질같아서는 그대로 허리를 꺾어서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버렸을텐데, 상처만 보잔다. 상처? 아, 그때 다쳤었지... 반짝이 츄리닝의 눈빛이 흔들린다. 저건 잠자리 날개를 관찰하는 표정이 아니다. 걱정하고 있잖아? 네가 왜?
"흉졌다, 미스코리아 못나가겠네".
그 남자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거짓말처럼 심장이 쿵쾅거렸다. 오스카의 노래를 들을 때처럼, 오스카를 만났을 때처럼 그렇게 심장이 팔딱팔딱 뛴다. 그런데 어떻게 설명하지? 다르다. 뭔지 모르게 다르다. 심장이 날카로운 것에 베이는 것 같기도 하고, 뜨거운 것에 데인 것 같기도 하고, 저 안쪽에서 뭔가 찌르는 듯 아프더니 순간 심장이 멈춰버린 것 같다. 숨을 내쉬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공포심이 처음으로 들었다. 다행히 그가 먼저 약속이 있다고 가버렸다. 그제서야 나는 숨을 내 쉴 수 있었다. 빤짝이가 바라보던 팔뚝의 상처가 순간 꽃으로 보였다. 이런 미친년, 내가 미쳤나봐...
그런데 정말 내가 미쳤다는 것을 나는 금방 알아챘다. 꽃은 젠장, 감독님이 지난밤에 부부싸움이라도 했는지 계속 NG란다. 꽃이 피었던 자리가 욱씬욱씬 아파온다. 한 번만 더 뛰어내리면 팔이 부러져 버릴 것 같다. 저 놈 면상을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려주고 싶다. 백화점에서 촬영을 허락해 준 사장이 직접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싶댄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 실루엣이다. 저 얼굴, 앗 반짝이 츄리닝이다. 걔가 사장이란다. 
"길라임씨한테 소리 그만 지르세요. 밀치고 그러시면 안됩니다. 저한테는 이 사람이 김태희고, 전도연입니다. 제가 길라임씨 열렬한 팬이거든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빤짝이가 사장이라니, 김태희가 어떻고 전도연이 어떻고 무슨 말은 했는데, 내 정원에서 큰 일이 일어나고 있나 보다. 잭의 콩나무가 내 가슴에 있나보다. 쑥쑥 자라서 머리를 뚫고 나올 것 같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이게 뭘까, 도대체 신성불가침 내 정원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고?????????????????

김주원의 정원
이상한 여자였다. 자켓 사이로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열이 펄펄 끓어 오르는데도 병원에도 가지 않으려 한다. 사회적 지위도 있는 나는 자칭 완벽한 매너남이다. 남들이 뭐라 하든... 왜냐, 내 생각이 중요하니까. 나도 모르게 번쩍 들고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다. 아니 너무 가벼워서 새를 안고 있는 느낌이었다. 
병원 침대에서 잠든 얼굴을 보니 천상여자다. 천사같다. 상처가 아픈지 양미간을 찌푸린다. 천사가 얼굴을 찌푸리면 안되지. 어라, 얘 뭐지? 바람둥이 최우영 양말을 신고 있다. 괜히 기분이 나빠진다. 양말을 벗겨 쓰레기통에 버려 버렸다. 자는 모습을 그냥 계속 보고 싶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다.
그런데 묘하게 기분 나쁜 녀석이 나타나 그녀를 번쩍 안고 나가 버린다. 나는 순간에 닭쫓던 개됐다. 기분 더럽다. 쫄래쫄래 따라가보니 그 여자가 혼자 가겠다는 모양이다. 차 뚜껑을 덮고서라도 집에 바래다 줘야겠다. 난 소쿨하고 매너있는 사회지도층 인사니까... 있는 놈들 욕들어 먹을 짓은 안해야지, 암...
그런데 싫단다. 폐쇄공포증까지 참고 뚜껑을 닫아 주겠다는데 왜 싫어? 이런 여자 처음이다. 게다가 이태리 장인이 한땀한땀 수놓은 내 럭셔리 트레이닝복도 못 알아 본 이 촌티여자가 감히 내 호의를 거절한단다.
처음에는 열받았다. 무시당한 것 같고 자존심 상해서... 그런데 아니다. 자꾸 그 여자가 생각난다. 이젠 환시에 환청까지 들린다. 내 머리 속에 누가 지우개 좀 넣어서 박박 지워줘... 안 되겠다. 이러다가는 돌 것 같다. 아니 벌써 미치고 있는 것 같다. 길라임, 그래 만나서 네가 왜 내 머리 속에 들어 앉아있는지 좀 따져 물어봐야겠어.
길라임이 있다는 액션스쿨을 찾아 갔다. 길라임을 만나겠다는 뭔 놈의 줄이 굴비 몇 두릅은 줄줄이 늘어놓은 것처럼 서 있다. 면접을 보는 거란다. 많이 참았다. 어차피 내가 가진 게 돈과 시간 빼면 뭐가 있냐고...
그 여자가 웃는다. 눈 내리깔고 험악하게 말하던 그녀가 아니다. 머리 속을 돌아다니던 그녀보다 훨씬 멋있다. 그리고 예쁘다. 화내니까 더 예쁘다. 화내니까 예쁘다고 말하는 남자들, 다 꼴값떨며 입에 발린 거짓말이라고 지금까지 비웃었는데, 내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오다니... 정말이었다. 그 여자는 화를 내도 예뻤다. 팔뚝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다. 그냥 두면 흉터 생길 것 같다. 그런데 내 마음이 왜 이렇게 아픈 거지?
상처때문이야. 상처 흉터없이 아물 때까지 만이야. 난 완벽하게 치료된 것을 바라는 순수한 마음뿐이라고...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해. 내 이상형은 엄마에게도 말했지만, 시크한 커트머리에 까무잡잡하고 잘 안웃고 화도 잘내고 눈이 슬프고 칼자국 때문에 미스코리아 못나갈 것 같은 여자야아아..... 엥, 길라임이네. 미쳤어, 또 머리가 어떻게 되고 있나봐. 아마 폐쇄공포증 치료제 때문인가?
액션스쿨 6기 교육, 몰래 쫓아 다니며 그녀의 수업을 들었다. 걸려도 지가 총알처럼 튀어 오라고 했으니 왔다고 하면 된다. 5번 척추에 금가는 것도 솔직히 겁났고. "우리가 하는 일은 부자가 되는 일도, 유명해지는 일도 아니다. 누군가는 우릴 엑스트라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스턴트라고 불러도, 우린 누가 뭐라해도 액션배우다. 그 유일한 자부심이 우리가 가진 전부다. 하지만 그 자부심때문에 불구가 될 수도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박수 칠 뻔했다. 너무 멋진 말이다. 자부심이 그녀가 가진 전부란다. 난 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돈이 많은 것을 한 번도 자부심으로 느껴보지는 못했다. 그냥 나한테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30만원 짜리 월세방에서 친구랑 방값 반반 내고 산단다. 깨진 유리창은 덕지덕지 테이프가 붙어있고, 벽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금간 집이 그녀의 집이란다. 처음이다. 가난이라는 것을 본 것은.... 그리고 그 가난 속으로 수정처럼 맑은 눈을 가진 그 여자가 성큼성큼 들어간다. 
지적이고 24살 이하에 재계 순위 30위 안에 드는 집안 딸, 내 정원에서 나와 함께 살 여자, 엄마가 찾고 있는 내 아내가 사라졌다. 마법처럼 말이다. 정략결혼, 조건만 맞으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도 백화점 직원들에게 최선이냐고 물어온 것처럼 말이다. 정략결혼은 최선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불안하다. 엄마랑 싸워야 할 것 같다. 엄마 민분홍 여사,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벌써부터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싸워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미친 것이 분명하다.
내게 새 정원이 생겼다. 내 정원인데 길라임, 그 여자가 시시때때로 들어와서 돌아다닌다. 30만원짜리 월세 사는 무명 스턴트 우면, 아니지 액션배우라고 했지, 암튼 칼맞고 다니고, 뻑하면 발길질 하는 그 여자가 나의 새 정원에 들어왔는데 나가라고 하고 싶지 않다. 아니 바지라도 붙들고 있어달라고 애원하고 싶다. 나 김주원이 말이다. 얼굴은 원빈급에, 돈은 삼성가 다음으로 많은 것 같고, 옷걸이 좋고, 기럭지 간지나는 몸매에, 츄리닝 하나도 럭셔리 가이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는 자체발광 완벽남이 말이다.
지금 내 정원에서 뭔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 설마 내가, 이 김주원이 길라임을 좋아..... 아닐거야. 이건 약물부작용일 거야. 침착해지자. 김 수안무 삼천갑자 동방석..... 워리워리 길라임.. 허걱... 길라임... 또 생각났다. 보고싶다. 내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냐고??????

지금 김주원과 길라임의 정원에는 마치 잭의 콩나무처럼 쑥쑥 키가 커서 금방이라도 하늘을 뚫어버릴 기세로 자라고 있는 비밀이 있지요.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쉽게 표현하지만, 서투른 자뻑남 김주원과 터프한 길라임이 아는데는 시간이 쪼매 걸리겠지요? 그들의 비밀의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사랑을 분석해 봤더니, 순도 99%, 당도 1%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물론 제 검사방법으로 했답니다. 정략연애도 조건보고 꼬시거나 접근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순도는 99%가 나왔고, 두 사람의 관계가 아직은 시작단계에 불과해서 당도는 1%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순도는 지금 상태로도 문제가 없어보이고, 당도를 채우는 이야기가 이제부터 시작되겠지요. 장애물을 겪어 가면서 슬픔과 아픔도 겪겠지만, 로맨틱 코미디 환타지 답게 급속도로 달달해질 듯합니다. 너무 졸여서 조청될 정도로 말이지요. 당도 100%를 향해 가는 빤짝이 츄리닝과 시크 터프녀의 환타지같은 사랑, 김은숙 작가가 어떻게 그려갈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빤짝이 츄리닝 럭셔리 가이 현빈, 너무 매력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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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4 10:33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하지원과 현빈, 그리고 윤상현이 시청자들에게 큰 선물을 주었습니다. 유쾌한 웃음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한시간 내내 살아서 팔딱팔딱 뛰었던 시크릿 가든은, 눈이 즐겁고 머리가 상쾌하고, 가슴이 설레이는 드라마를 만나고 싶어하는 시청자의 바람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는 깔맞춤 드라마라고 할까요? 연기자와 극본, 연출까지 3박자가 딱딱 맞는 드라마, 저는 여기에 시청자의 만족도까지 4박자를 갖춘 드라마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첫회를 보고 이렇게 좋은 평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김은숙 작가의 탄탄한 필력과 통통 튀는 대사들은 하지원, 현빈, 윤상현에게서 깔맞춤 명품 캐릭터들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 
첫회는 길라임(하지원), 김주원(현빈), 오스카 최우영(윤상현), 윤슬(김사랑)의 캐릭터와 네사람이 엮이는 과정을 보여 주었는데요, 식상할 수 있음에도 오밀조밀하게 로맨틱 코믹이라는 장르를 세련되게 이용하는 대본과 연출은, 깨알같은 웃음까지 빵빵 터뜨리면서 어색하지 않게 잘 버무려졌습니다. 드라마를 보며 이렇게 깔깔대고 웃어보기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미술관에서 선을 보는 김주원(현빈), 머리 속을 훤히 꿰뚫면서 자존심 팍팍 뭉개는 시크남에게 한 눈에 반하는 윤슬(김사랑), 시크릿 가든에서는 4각 애정관계에서 필히 등장해 주는 재수싸가지 부잣집 딸래미가 될 것 같더군요. 하지원과는 백화점 VVIP라운지에서의 악연으로 이미 재수털리는 싸가지로 찍혀 버렸고 말이지요.
재수싸가지 김사랑 친구의 가방 소매치기범을 쫓아가 묵사발을 내버리는 하지원, 가방을 찾아준 대신 라운지에서 고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가져 간 친구 유인나의 명찰을 돌려달라고 하지만,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하지요. 더 이상 봐줄 수 없는 재수뿡 싸가지 김사랑의 멱살을 끌고, 백화점 쓰레기통 앞으로 간 터프우먼 하지원을 두고, 김사랑 친구는 이렇게 말하지요. 멋진 여자라고요.
대개 여성 시청자들이 남자 주연배우에게 하트뿅뿅하는데, 이 드라마는 여자 주인공 하지원에게도 하트 뿅뿅입니다. 연기 잘하는 여배우, 게다가 완벽한 캐릭터 장악력은 하지원에게 여자임에도 반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멋진 여자, 그녀의 정체는 스턴트 우먼입니다.
하지원의 액션연기는 안젤리나 졸리도 울고 갈 정도로(너무 과했나?ㅎ암튼 좋았습니다) 여자들 가슴도 설레이게 할 만큼 멋지더군요. 하지원의 액션신 만큼이나 빛나는 그녀의 표정연기 또한 압권이었습니다. 주연여배우의 다친 손톱보다 피가 뚝뚝 흐를만큼 심한 상처를 입어도, 내색조차 못하는 무명스턴트 배우, 내면의 상처가 묻어나는 눈빛연기만큼이나, 터프함마저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을 보고, 과연 하지원이다 라는 감탄사를 연발했답니다.
가슴 한 구석 어딘가에 깊은 슬픔이 묻혀있는 듯한 길라임, 매순간 부상의 위험을 무릎쓰고 공중을 나르고, 몸을 내던지는 액션신을 찍으면서도, 그녀는 오스카 최우영(윤상현)의 감미로운 노래로 위안을 받는 열성팬입니다. 캐릭터 양말까지도 신고 다닐 정도로 귀운 구석이 있는 사랑스러운 여자이고요. 최우영(윤상현)과는 오래전에 한 번 만났던 인연도 있지요. 최우영과 김선아가 <웰컴 투 동작구> 라는 영화를 찍으며, 김선아의 대역을 길라임이 했다는, 김은숙 작가의 재치있는 유머에 박장대소하며 웃었네요.
길라임이 좋아하는 최우영은 김주원과는 사촌관계이면서, 백화점 광고 전속모델이며 가수입니다. 최우영과의 스캔들을 터뜨리겠다는 김채린의 기자회견을 막기 위해, 가평 촬영장으로 간 김주원이 대역배우 길라임을 김채린으로 오해하면서 배꼽빠지도록 유쾌한 첫만남이 시작되었지요.  두사람의 오해로 길라임이 최우영을 처음 만난 호텔로 향하게 합니다. 김채린을 붙들고 있어달라는 우영의 부탁으로 말이지요.
"오스카 아느냐?"는 질문으로 시작된 대화는 그 후 엉뚱하지만 흠잡을 수 없는 질문과 대답으로 배꼽이 튀어 나오게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대화입니다.

김주원: 보통 얼마 받아요?(김주원의 질문은 일종의 하룻밤 놀아주고 얼마 받느냐는 의미였죠)
길라임: 탑스타랑 한다고 더 받고 그런 것 없어요. 지방이나 야외로 가면 더 받아요. 옥상이나 대숲 그런데는 더 받고요. 돈은 차로 할때 제일 세요. 아무래도 힘드니까...
김주원: 차? 불편하고 힘들지. 그렇지만 남자들이 좋아하니까...
길라임: 그렇죠. 남자들은 스피디하고 자극적인 것 좋아하니까...
김주원: 아무리 그래도 좀 창피하지 않나? 영화 주인공도 하는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말에 그제서야 길라임은 반짝이 츄리닝 또라이가 김채린과 자신을 헛갈렸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지요. 암튼 두 사람의 대화는 한쪽(김주원) 귀로 들으면 19금 민망스러움 자체이고, 길라임의 귀로 들으면 스턴트우먼의 대답일 뿐입니다. 
최우영과 처음 만났다는 1210호, 호텔 룸넘버를 듣자마자 벌컥 화를 내는 김주원(현빈), 알고 보니 심각한 고소공포증 환자에 폐쇄공포증을 앓고 있는 인물입니다. 정신과 의사에게 치료까지 받고 있을 정도지만, 회사에서는 아무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지요. 그저 제멋대로 꼴리는 대로 출근하는 놀고먹는 재벌상속남 CEO로 찍혀 있습니다. 백화점 대표이사이면서도 화목만 출근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고 말이지요. 사장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박상무에게 월수금은 차가 막혀서 출근을 안한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뻔뻔한 대답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겉도 번지르르한 훤칠남에 백화점 CEO, 직원들에게는 안하무인 막말도 서슴지 않고, 목에는 사시사철 기브스를 한 듯 거만기가 좔좔 흐르는, 게다가 명석한 경영능력까지 갖춘 자체발광 완벽남입니다.
그런데 하나하나 벗겨보니 허세와 허당기가 자체발광 갖춘남에 못지않게 작렬합니다. 동네패션의 원조라고 할 수있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내가 누군지 알면, 이런 분을 만났다는 것에 놀랄 거야"라며, "이태리에서 40년간 트레이닝 전문디자이너가 한땀한땀 수놓은 츄리닝"이라며, 명품 트레이닝복을 자랑질하는 못갖춘 남자의 모습까지도 있는 인물입니다. 현빈이 입고 나온 반짝이 츄리닝도 대박패선으로 뜰 것같은 생각도 들더군요. 능청스럽고 허당스러운 망가짐도 그에게서는 귀여움으로 승화되는 현빈, 김주원 캐릭터도 벌써 제는 예약된 하트뿅뿅입니다ㅎ. 현빈의 연기가 무르익었다는 표현을 해주고 싶더군요. 캐릭터 깔맞춤한 현빈과 하지원입니다.
여기에 한 사람을 또 추가시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태봉씨 윤상현이 가수 오스카 역할로 그의 노래실력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허풍기와 자지러지는 자뻑기, 바람기까지 스캔들 넘버원 캐릭터로 돌아왔으니 말입니다. 짝사랑하고 있는 팬 길라임과의 만남을 기억하고 있는 최우영, 우상같은 최고의 스타가 자신의 이름까지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감동으로 눈까지 촉촉하게 젖어버리게 하지요. 
길라임에게 "여전히 멋지다"며 작업멘트인지, 진심인지 공손히 날려주는 최우영, 폭풍감동으로 금방이라도 눈물 뚝뚝 흘릴 것 같은 표정으로 최우영을 바라보는 길라임, 벼락맞은 듯 강렬한 이끌림으로 길라임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김주원, 그들의 삼각관계가 벌써부터 감지되지요? 게다가 모자란 또라이로 찍힌 김주원이 길라임 주변남자들에게 울끈불끈 질투심까지 느끼는 것 같더군요. 2회 김주원과 길라임에게 벌어지는 해프닝 예고장면만으로도 웃음빵빵 터졌는데, 쫄쫄이를 입고 망측스럽게 걷는 모습, 가발 쓴 현빈의 망가진 모습도 어여쁘고 귀엽더라고요. 
첫방송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매력적인 드라마 시크릿 가든, 언제 어디서 터질 지 모르는 통통 튀는 대사와, 배우들의 찰떡같이 야무진 연기가 마음까지 활짝 웃게 하네요. 드라마 시크릿 가든때문에 주말이 눈빠지게 기다려 질 것 같습니다.
<무대에선 이렇게 멋진 가수가 평상시에는 요로코롬 아줌마로 변신 ㅎㅎ 코디언니 너무하세요>

첫회를 보며 갖춘남의 세련미와 못갖춘남의 허당스러움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현빈의 연기도 멋졌지만, 특히 하지원의 눈빛연기는 인디언 썸머, 신이 내린 선물처럼 강렬했습니다. 액션신에 못지 않게 10만볼트의 강한 눈빛을 방출하는 하지원의 연기에 감전될 듯 빨려들어갈 정도였어요. 영화촬영이 아닌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갔을 때는, 시크하면서도 세상에 무관심한 듯한 반항적인 눈빛으로 길라임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한눈에 보여 주더군요.
<순간 윤상현 여자인 줄 알았습니당.. 머리핀 대박ㅎㅎ>

그 뿐이 아니었어요. 좋아하는 스타 최우영 앞에서는 스타를 흠모하는 순수한 팬심어린 눈빛으로 돌아갑니다. 오빠부대 팬들의 열광적인 눈빛보다는, 그녀가 아프고 힘들 때마다 노래로 위로해 주는 오직 한 사람, 그녀의 힘든 삶처럼 깜깜한 밤하늘이지만, 항상 같은 자리에서 반짝이는 북극성을 바라보는 듯 애닯으면서도 맑은 눈빛을 표현하더군요. 
제가 배우들의 연기를 볼 때 특히 그 눈빛의 변화를 유심히 보는 편인데, 하지원은 매 작품마다 자신의 이미지 변신을 눈빛으로 장악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에요. 흔히 고현정의 눈빛과 표정연기는 카리스마로 대변되는데, 하지원의 경우는 항상 이런 표현을 하고 싶더군요. '시청자를 홀라당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있는 눈빛이다'라고요. 도발적인 강렬함, 시크, 터프, 순수를 오가는 눈빛연기로 캐릭터의 직업, 성격, 내재된 슬픔까지 제대로 표현해 내는 하지원, 연기자에게는 신이 내린 복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 눈빛이며, 자신의 달란트를 빛낼줄 아는 좋은 연기력입니다.
시크릿 가든 첫회, 이렇게 짜릿하고 유쾌한 드라마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홀딱 반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4박자를 갖춘 명품 로맨틱 코미디로 첫회부터 대박조짐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빵빵 터지는 맛깔나는 대사로 무게감을 적절히 조율할 줄 아는 김은숙 작가의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 배우들의 연기 포인트를 정확하게 집어내는 고급스러운 연출, 그리고 하지원, 현빈, 윤상현 등의 깔맞춤 연기력은 그 어느 것 하나 허술한 구멍이 없이 완벽하게 일치된 드라마입니다. 여기에 시청자의 하트뿅뿅까지 더해졌으니 주말저녁 시청자의 눈을 꽉 붙들어 맬 4박자를 갖춘 명품로맨틱 환타지 드라마가 될 것 같습니다. 첫회 못 보신 분들, 꼭 챙겨보시길 강요하고 싶을 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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