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앓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1.28 '시크릿 가든' 하지원-현빈의 완벽한 상대방 빙의연기 (26)
  2. 2010.11.27 '시크릿 가든' 주원에게 일어나고 있는 마법의 비밀 (32)
2010.11.28 08:03




길라임의 어머니로 생각되는 식당 여주인에게서 받아 온 약술을 먹고 영혼이 체인지된 주원과 라임, 판타지라는 형식을 잠시 빌어 온 그들의 영혼 체인지는 다른 판타지에서는 보지 못했던 호기심까지 생기게 하는 흥미로운 전개 방식입니다. 우선 도끼칼을 내리 꽂던 신비가든의 여주인(김미경)의 정체가 누구이며, 두 사람의 영혼을 왜 바꿨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주원과 라임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길라임의 엄마일 것 같은 복선들이 나왔지요.
예컨데 닭다리를 주원에게 뜯어 주며, "많이 먹게, 내 마음이야... 혹시 아픈 데는 없지? 암이나 백혈병같은...?" 등의 대사는 사위사랑 장모의 마음과 건강한 사위에 대한 바람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지지요. 라임에게는 "아가씨는 참 반갑네..."라며, 일찍 헤어진 딸에 대한 그리움같은 것을, 무표정한 속에서도 그윽하게 드러내기도 했지요. 길라임이 아버지가 약술 담는 것을 잘했다는 말에는, 담그는 것보다는 마시는 것을 좋아했었다는 아리송한 말을 하기도 했죠. 라커에서 주원이 라임의 물건을 보고 뜨아~해 하자 길라임의 아버지가 대놓고 사진속에서 표정을 일그러뜨리기도 했었는데, 길라임의 부모는 지금까지 라임의 주위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스테리, 새드엔딩 or 헤피엔딩의 복선
더 나아가 라임이 사람일까, 아닐까 하는 의문마저 생깁니다. 마법사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딸처럼 보이기도 해서 말이지요. 시크릿 가든에는 이렇게 여러가지 신비스런 비밀들이 숨어있어서,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깊은 매력의 늪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주원과 라임, 그리고 오스카 최우영의 매력도 한 몫, 아니 세 몫하고 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말로는 다 설명하기가 부족한 매력적인 배우들입니다.

라임과 주원의 영혼이 바뀐 5회는 신데렐라와 인어공주라는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의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주었지요. 또한 사랑과 결혼에 대한 환상과 현실을 '중간 좌표'라는 말로, 주원과 라임에게 싹트는 감정과 갈등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왕자님에게 간택받는 신데렐라가 되는 것이냐는 라임의 말에 가차없이 인어공주라고 말을 하는 주원, 주원의 서슴없는 말에 순간 겁이 덜컥 나기도 했네요. 비극이 감지되어서 말이지요. 
결혼할 여자와 한 번 놀다 치울 여자 두 부류 사이에서 없는 사람처럼 있다가, 인어공주처럼 거품으로 없어지길 바라는 것이 진심이라는 주원, 아니나 다를까 라임에게 철썩 따귀를 맞았지요. 그 장면이 너무 리얼해서 주원 뺨이 빨갛게 손자국이 남아있을 정도였네요. 길라임이 심하게 감정을 실을 만한 대사였죠. 신데렐라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가슴에 크게 들어와 버린 사랑이 인어공주의 거품처럼 사라지기를 바라지도 않았지요. 라임도 주원도 서로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아는데, 그래서 두사람 모두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이렇게 거짓말로 콕콕 쑤셔대는 주원이 미운 라임입니다.
암튼 매번 라임에게 정강이를 까이며 맞더니, 주원의 속마음과는 다르게 뱉어내는 직설화법이 매를 부르기는 하지만, 이번회 주원이 라임을 인어공주라고 했던 대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심장하게 들리더군요. 길라임의 운명을 예고하는 말은 아닌가 하는 새드엔딩의 불길함도 느꼈고 말이지요. 새드엔딩이면 삐질 거임.;;
주원의 눈 뒤집히게 했던 라임과 우영의 닭살 멘트
식당을 통째로 예약하고 라임과 우영을 기다리던 주원, 우영과 주원의 말싸움도 송곳을 꼽을 틈도 없이 팽팽하지만, 라임과 우영의 손발톱까지 오그라들게 만드는 닭살 멘트는 주원을 뿜게 만듭니다. 거의 눈이 뒤집히기 일보 직전의 질투감 내지는 유치빤스를 비웃는 현빈의 표정이 압권이었네요. 능글능글 오스카의 팬서비스도 장난이 아닙니다. 진지와 코믹을 적절히 조율하는 윤상현의 연기가 매 회 빵빵 터뜨려줘서, 코믹진지능글 캐릭터 본좌의 자리에 등극시켜주고 싶을 정도랍니다.
길라임과 와인을 건배하자며 "밤보다 검고 아름다운 당신의 눈동자를 위해!", 이에 "제 눈동자가 아름다운 건 지상에 내려 온 별 하나가 제 눈 앞에 앉아있어서..." 길라임의 주원의 화를 돋구는 자뻑멘트에 뒤집어졌네요. 유치스럽지만, 이게 다 주원이 들으라고 하는 말이어서 길라임 성격상 자기멘트에 자기도 닭살 돋았을 겁니다. 물론 진짜로 눈 뒤집어진 분은 따로 있었지만 말입니다. 시청자도 그 라임과 우영의 죽 척척 맞는 호흡에 뿜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밤보다 검고 아름다운 당신의 눈동자를 위해 건배!"
"제 눈동자가 아름다운 건 잠시 지상에 내려온 별 하나가 제 눈 앞에 앉아 있어서.."
"아, 이런 들켰네, 너무 눈부시면 얘기해요. 뒤돌아 앉아있어 줄테니"
"아니에요, 차라리 눈이 멀겠어요. 3년째 팬인데,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그럼, 오빠 쉬운 남자다"
"저도 틈 없는 여자는 아니에요"
틈없는 여자는 아니라는 말은, 청소기 사건때 주원이 라임에게 "비집고 들어갈 틈을 좀 달라"는 말에 대한 답이었는데, 질투에 이성을 잃어 판단력 상실한 주원이 그 말을 못알아 듣더라고요.ㅎ. 아무튼 길라임이 주원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것을 보니 만만치 않게 주원에게 빠져있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썬의 노래에 마음 찌르르 통하는 두 사람, 어색하게 침 꼴깍 꼴깍 삼키며, 애써 감정을 누르는 모습도 좋았어요.
주원의 라임에 대한 감정도 파노라마처럼 나왔는데, 가방때문에 라임을 아프게 하고 돌려 보냈던 주원이 뒤를 쫓아가서 스카프로 옷핀을 가리는 모습도 다 지켜봤더라고요. 주원의 마음씀씀이도 겉과는 달리 상당히 훈훈한 오지랖입니다.ㅎㅎ
주원을 만나러 가며 아영의 옷을 이것저것 입어보던 라임의 설레였던 마음도 보여주었고 말이지요. 이렇게 서로에게 들키지 않고 각자 아프고, 서로를 아프게 하며, 서로를 향하는 마음을 썬의 노래를 듣는 표정으로 나타내는 두사람의 감정도 참 예뻤답니다.
그런데 윤슬에게 라임을 사귀는 여자라고 말해 버린 우영때문에, 세 사람의 관계가 복잡하게 흘러가 버리지요. 라임을 걸고 제의한 우영의 산악자전거 대결은 주원과 라임에게 대형사고가 돼 버렸지요. 길을 잘못 들어선 라임을 찾다 주원과 라임은 분위기 으스스한 신비가든으로 닭백숙을 먹으러 가고, 원산지(?) 불분명한 약술을 받아오게 되었지요. 
신비가든 여주인이 준 약술을 마신 주원과 라임은 다음날, 변화된 신체에 "아아악, 꺄아악" 기겁합니다. 이제부터 영혼이 바뀐 주원과 라임의 기철초풍, 요절복통 주원과 라임의 시크릿 가든 그 비밀스런 이야기가 시작되겠네요. 까칠한 차도남 김주원, 가난한 스턴트 우먼 길라임으로 바꿔 살게 되는 두 사람에게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요? 예고편만으로도 배꼽쥐게 하는 상황들을 보여 주었는데, 다음 이야기가 너무 기대되어 오늘따라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같습니다. 
너만 아프냐? 나는 더 아프다
그런데 이번 회에 의미심장한 대사가 나와서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신비가든 여주인(김미경)이 "우리 딸 살릴 약술"이라는 말도 걸리고, 딸이 아프게 될 운명이라는 대사도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식당여주인이 길라임의 엄마같은데, 길라임이 아플 운명이라고 하는 말이 걱정되어서 말이지요.
그래서 분석해 봤어요. 길라임은 어디가 어떻게 아프게 될까요?
길라임은 벌써부터 아프고 있지요. 싸가지 없는 재수뿡 김주원을 만나고 부터 길라임의 가슴은 신열로 펄펄 끓고 있으니까요.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사람을 만나 지독하게도 아프고 있는 것이에요. 물론 주원도 예외는 아니지요. 주원 스스로 상사병이라는 자가진단까지 내렸으니 말이에요. 사실 다 큰 어른들인 주원과 라임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눈만봐도 심장이 쿵쾅거리는데, 서로의 감정을 읽지 못할 바보들은 아니지요. 사랑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알잖아요. 사랑은 말이 아니라, 눈빛으로 더 정확하게 전달된다는 것을 말이지요. 지금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이라는 세상적인 눈으로 서로를 재고 있기때문에 모른척, 아닌척 하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에요.
그런데 주원과 라임의 상황이라면, 현실적으로 누가 더 고민스러울까요? 저는 길라임이 더 고민스럽고, 더 다가서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0.001%와 과 대한민국 상위 0.001%에 들어가는 학벌, 집안, 재력 빵빵한 남자 중에 누구에게 더 다가가기 쉬울까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상위 0.001%가 다가가는 게 더 쉬울 겁니다. 너무나 다른 조건, 감히 쳐다보지 못하는 주원이라는 상류층 배운 자식, 게다가 거만스런 자뻑남에다 대놓고 너랑 나는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해 버리는 솔직남이기도 하지요.
극중에 이런 말이 있었지요. 오스카가 주원에게 "넌 한 여자를 위해 다 버릴 수 없는 놈이지만, 난 한 여자를 위해 다 버릴 수 있다"라고요. 우영의 말은 주원에게는 가시가 되어 꽂혔지요. 주원이 라임에게 "난 여자 하나때문에 내가 가진 것을 버리기에는 가진 게 너무 많아" 라며, 그러니 꿈깨라는 식으로 라임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주원은 이미 라임때문에 모든 것을 버리고 싶어지고 있어요. 마음은 버리고 싶은데 현실적으로는 감당하기가 힘든 것이죠.
주원은 너무 혼란스럽거든요. 라임이 다른 남자들과 함께 있는 것도 싫고, 팬심인지 자기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모습인지 모르지만, 우영에게 라임이 웃는 것도 싫습니다. 그럴 정도로 좋아지는 길라임이 좋은 주원이에요. 정작 결혼할 사람과 한 번 만나고 치울 사람, 사랑과 현실 중간좌표에 있는 것은 라임이 아닌 주원인 것이지요. 그래서 인어공주처럼 사라져 버리라고 역설적으로 말을 했던 것이고요
주원에 비하면 라임에게는 더 버거운 상황이지요. 하위 0.001%의 여자가 상위 0.001% 남자의 마음을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힘들테니까요. 그래서 라임이 더 아프고 힘들 수 밖에 없어요. 신비가든 여주인이 말했지요. 아플 운명이라고요.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사랑은 라임에게는 아픔이에요. 딸(라임)이 아플 운명이라는 것은, 김주원이라는 남자를 사랑해서 겪게 될 아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딸 라임이 죽을 만큼 아프게 주원과 사랑에 빠지리라는 것, 그것이 라임의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스개같은 말이지만, 라임의 부모를 보니 상당히 뒤끝있는 엄마 아빠 같죠? 라커에서 주원이 라임의 물건을 보고 뜨아~하는 표정에, 사진 속 아빠가 못마땅한 표정을 짓던데, 아무래도 부부합심해서 김주원 길들이기 작전에 나선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회 약술을 마신 후 영혼이 뒤바뀐 것을 알게 된 현빈과 하지원의 연기를 보고, 다시금 칭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오스카가 곁에 있는 모습을 꿈이라고 생각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현빈은 하지원의 여자 미소를 그대로 재현하더라고요. 배시시 예쁘게 웃는 현빈을 보고 순간 허걱! 싶었답니다. 가발만 씌웠으면 여자라고 착각하게 할 정도로 말이지요. 그리고 찜질방에서의 하지원의 현빈 연기도 완벽했어요. 눈을 뜨고 옆에서 코고는 아줌마를 보는 표정은 떨떠름해 할 때의 현빈 표정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놀라서 일어난 자세는 현빈이 츄리닝 입고 서있던 폼과 똑 같더라고요. 바뀐 영혼을 연기하는 하지원과 현빈, 상대배우의 표정과 놀랄 때의 눈동자, 미소, 몸동작까지 상대방에게 빙의된 듯 재현하는 정말 끼넘치는 배우들입니다. 영혼이 뒤바뀐 라임과 주원이 펼칠 앞으로의 해프닝과 가슴 콩콩 사랑이야기, 생각만해도 라임의 비명대로 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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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7 07:31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드라마라는 장르답게 시크릿 가든은 매회 재미있는 마법 한가지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책하는 주원 곁에 길라임을 걷게 한다든지 독서하는 주원 옆에 길라임을 앉혀두고, 섹시한 길라임의 매혹적인 자태까지 주원의 머리 속 길라임에 대한 생각을 화면으로 풀어놓는 기법이 재미있습니다.
매력적인 반짝이 츄리닝 김주원의 곁에는 정체모를 마법사가 있습니다. 길라임이라는 여자를 만나고 부터 나타났는데, 주원의 애간장을 태우게 하고, 미친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기 까지 한 이상한 마법입니다. 주원에게 일어나고 있는 마법들은 대충 어림잡아도 일곱번 정도는 일어났는데요, 그 중 네 번은 주원도 알았고, 세 번은 김주원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났죠.
주원의 주위에서 나타나고 마법의 정체가 뭘까요? 주원과 라임의 영혼이 바뀌기 전에 주원에게 일어나고 있는 마법들을 정리해 봐야 겠네요. 주원에게 일어날 영혼의 뒤바뀜은 한 순간에 일어나는 깜짝 이변은 아니거든요. 주원은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 주원에게 몇번의 마법이 일어나고 있는 장면으로 주원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을 예고하고 있었지요. 
아주 잠깐 비춰지기는 했지만, 길라임의 라커에서부터 신비한 마법이 일어나기 시작했지요. 주원의 머리속을 걸어다니는 라임은 주원의 생각을 장면으로 표현했던 것이라면, 실제 주원의 곁에 마법이 일어나고 있는 장면들이 몇 번 나왔지요. 주원이 봤더라면 귀신 나타났다고 그자리에서 기절할 장면이었지만, 혹시 3회분에서 길라임의 사진 속 아버지의 표정이 변했던 장면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잠깐이었지만 센스가 돋보였던 장면이어서 기억에 남더라고요.

# 사진 속 길라임아버지, 내 딸 울리지 마라
병원비 4만5천원이 나왔다고 영수증을 가지고 온 주원, 라임이 던지고 간 4만원으로 그때 주원의 정신상태가 말이 아니었죠. 최우영에게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 것 같은 집에 사는 여자랑 사겨봤냐? 길라임이 그런 집에 사는데 학력 집안도 별로고 어휘선택도 거칠어. 그런데 그런 여자한테 맞았는데 살짝 기분이 좋아지고 더 맞아도 참을만 하겠다 기대되는 그런 것 경험해 봤냐?"며, 밑도 끝도 없이 질문을 던져 보기도 했지요. 결국 주원은 친구에게 부탁해서 병원비 영수증을 들고 5천원 내놓으라며 치사빤스 작전으로 나갔지요.
2천원 차용증 써주라며 라임의 속을 북북 긁어대고, 주원은 라임의 액션배우의 고된 일상과 라임의 가난을 훔쳐보게 됩니다. 라커에서 정체모를 스타킹을 들어 올리는 주원, 스타킹 안에는 조각비누로 보이는 것들이 들어있었죠. 알뜰한 여자라는 칭찬을 하기에도 모자라 보이지만, 주원의 눈에는 구질구질한 라임의 궁상기였을 뿐이지요. 그때 화면에 클로즈업된 장면이 라임이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는데, 사진 속 아버지의 표정이 서서히 변해갔지요.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언짢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슬퍼하는 것 같은 그런 표정으로 말이지요. 사진 속 라임의 아버지 표정으로 보여준 마법장면이었어요. 떼끼 이놈, 가여운 내 딸 울리지 마라! 하듯이 말입니다. 혹은 내 딸 라임이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구나 슬퍼하듯이 말이지요.

# 사랑은 꽃처럼 피어나고
시크릿 가든 속 마법 중에 가장 인상에 남았던 마법은 꽃과 그림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화적이기도 하고 판타지스러워 예뻤던 장면이기도 했지요. 청소기 경품을 받으러 온 길라임에게 화가 났던 주원, 주원은 무엇때문에 화가 나는지도 혼란스럽습니다. 자신과 너무 다른 가난한 길라임때문이었는지, 라임과 너무 다른 부자인 자신때문이었는지도 말이지요. 그러나 미친놈처럼 길라임만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감정을 몰라주는, 아니 모른 척하고 있는 길라임때문에 화가 난 것은 분명합니다. 학벌 인물 경제력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절대매력 트리플 황제 김주원을 무시까는 길라임의 도도한 거만과 공짜 경품 타러 온 당당한 가난이 미치도록 좋아지는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주원은 지금 마법에 걸렸거든요. 사랑이라는 마법 말이지요.
폐소공포증에도 불구하고 탈의실로 라임을 밀어넣은 주원, "난 빈티나는 것은 용서가 안돼, 내가 얼마나 먼 사람인지 깨우쳐 주는 거야. 그 쪽은 내가 누구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단 5분도 생각 안했다는 거야?"라며 역설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지만, 라임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 후회막급이었던 주원이었지요. "당신을 바라보는 나도 좀 봐달라"고 말했으면 될 것을, 오장육부를 박박 긁어대는 막나간 솔직함이 미워지는 주원이었지요.
"내 욕 한다, 안한다" 꽃점치는 김주원, 수북히 쌓인 꽃잎들은 주원에게 답을 주지 않습니다. 주원이 떠난 자리에 마법 처럼 꽃잎 한장이 피어나고 있었지요. 답은 "안한다"였는데, 주원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지만 말입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는데, 그 장면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김주원, 이 멋진 놈, 진짜 간절했구나, 마법을 부를 정도로..."

# 주원, 라임의 정원으로 들어가다
꽃점에 이어 주원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장면이 또 있었지요. 큐레이터의 설명에도 온통 길라임만 생각하고 있던 주원, 멍하니 촛점 잃은 그의 눈에 <검은 집> 작품은 라임의 집으로 보일 뿐이었지요. 어둠이 깔린 달동네 어느 한 집, 퀴퀴한 벽은 금이 가 있고, 불빛이 새어 나오던 유치창은 더덕더덕 테이프가 붙어있고, 기겁하게 했던 뿌연 먼지가 쌓인 창문을 차마 두드리지 못하고 돌아섰던, 그 집입니다. 그날 밤 주원은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라임의 가난으로부터 도망쳐 버린 자신때문에 말이지요. 
주원은 온통 칠흑으로 덮인 괴기스런 집이 싫습니다. 라임의 집을 닮은 집, 불빛 하나 없는 집은 라임이 없기에 싫습니다. 불꺼진 집은 라임이 집을 비운 것이라 싫습니다. 자신을 밀어내는 듯한 어둠이 싫은 주원입니다. 이제는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집에는 꼭 길라임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주원의 간절함은 검은집을 마법으로 바꿔 놓습니다. 길라임이 있을 것 같은 불켜진 집으로 말이지요.
주원에게 걸려있는 사랑이라는 마법은 이렇게 불가능을 가능으로, 간절함을 현실로 만들어 버리는 특별한 마법이랍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가난에 관한 책 한 권이 길라임을 알게 해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알고 싶은 주원입니다. 길라임의 정원에는 무슨 꽃이 피어있을까? 자그만 오솔길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라임의 생각, 라임의 꿈, 라임의 고민, 라임의 이상형, 라임이 좋아하는 책, 음식, 가고 싶은 곳 모든 것을 알고 싶습니다. 길라임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주원, 그 간절함때문에 라임의 영혼과 바뀌게 되는 것도 이해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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