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각도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2.18 '해를 품은 달' 한가인의 돌아온 기억, 왜 은월각이었을까? (4)
  2. 2012.02.17 '해를 품은 달' 기억찾은 한가인, 이제부터가 중요한 이유 (27)
  3. 2012.01.20 '해를 품은 달' 아역의 저주, 싱크로율 이렇게 안맞을 줄이야! (103)
2012.02.18 08:40




이제 7부능선쯤 넘은 듯싶습니다. 연우의 기억이 돌아왔으니 제자리를 찾아 가는 것으로 나머지 마무리를 해야 겠지만, 연기자 한가인에게도 드라마 캐릭터 연우에게도 가장 힘든 코스가 남았습니다. 산을 오를 때도 대개가 정상을 눈앞에 둔 지점에서 숨도 가쁘고, 몸도 힘들어지듯이 말이지요. 
한가인은 돌아온 기억과 함께 보여준 호평받은 연기의 흐름을 이어가길 바라는 기대치에 부응해야 할 것이고, 연우는 과거보다 더 혹독할 수 있을 시련을 이겨내야 하는 일이 남았지요. 장녹영의 예언을 통해 연우에게는 과거 죽음보다 더 힘들 시련이 닥쳐오고 있음이 암시되었으니 말이지요.
연우를 향해 오는 위기 중 가장 큰 위험은 윤대형이 연우의 정체를 알아내는 일 듯한데요, 아직 윤대형은 연우를 저자에서 마주친 무녀, 액받이 무녀로 들어온 장녹영의 신딸정도로 알고 있지만, 계속해서 연우에 대한 찜찜함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요. 연우가 과거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던 그 허연우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은 시간문제, 아마도 훤과 비슷한 시기에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가올 시련, 능동적이고 강한 연우를 기대하는 이유
연우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은 대왕대비 윤씨, 대비, 중전 윤보경, 그리고 윤대형입니다. 대왕대비 윤씨가 연우를 마주할 기회가 한 번 있었지만, 긴장된 순간에 도무녀 장씨가 가로막아 위기의 순간을 넘기기도 했지요. 훤과 양명, 그리고 상선 형선도 연우의 얼굴을 알고는 있지만, 자신의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연우를 닮은 무녀 월로 알고 있을 뿐이지요.
의금부에서 고문을 받던 연우의 당당한 눈빛과 마주한 윤대형은 그냥 넘어갈 리는 없을 듯합니다. 예동시절 궁궐의 온실수에 대해 한나라 공강의 고사를 인용해 성조대왕을 흡족하게 했던 모습을 기억해 낼 것은 시간문제, 당시 함께 있던 윤보경은 학문의 깊이가 깊지 않다며, 쪽팔림을 당했던 일이 있었으니 좋지않은 기억은 오래가는 법이니 말입니다.
혼령받이 무녀로 은월각에 들여 보냈으나 살아있었던 연우, 예정대로 서활인서로 다시 내쫓길 듯한데 연우가 어떻게 궁으로 들어오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왕친을 미혹했다는 이유로 음탕할 음(淫)자를 새겨 죄인된 몸으로 내쫓겼으니, 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궁으로 불러들이기는 힘들 일이지요. 보쌈이라도 해야 할 듯싶은데, 그 계기가 윤대형이 연우의 정체를 눈치챔과 동시에 진행되지 않을까 조심스런 예측을 해봅니다. 물론 이때는 훤도 월이 연우라는 것을 알게 된 후의 일이겠고요. 괴짜 수사관 홍규태가 열심히 연우의 의문사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고, 훤이 연우를 흑주술로 죽였으리라는 눈치도 챈 상황이니,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흑주술이라면, 죽은 듯 보이는 주술 또한 있음을, 통밥으로도 알아채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가인의 오열과 함께 기억을 잃어버린 연우가 돌아왔는데요, 한가인이 그동안 연우에 대한 끊어진 감정선을 잘 연결시켜 줄 지에 대한 기대감 증폭과 함께, 연우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나올지 또한 궁금한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련하고 애틋한 연우의 이미지를 한가인이 굳이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보다는 똑똑하고 지혜로운 연우로 재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한가인의 감정연기에 대한 불안감때문도 있지만, 연우라는 캐릭터가 단지 애틋한 그리움의 대상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기억상실증으로 얼빵한 연우에 질리다 보니, 이제는 수동적인 연우보다는 능동적이고, 지혜를 겸비한 연우가 되었으면 싶네요.
연우의 운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은 혜각도사와 장녹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혜각도사보다는 장녹영의 캐릭터가 제게는 마음에 더 와닿습니다. 혜각도사의 경우는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운명론적인 주장을 펼치는 일이 많이 하지만, 신을 모시는 장녹영은 무녀임에도, 인간의 의지가 하늘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믿음 또한 견지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에요. 
툭 까놓고 훤과 연우가 맺어져야 하는 것이 하늘이 정한 뜻이라면, 인간이 어그러놓은 잘못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일 겁니다. 하늘의 뜻을 어긴 사람들에게 싸그리 벼락을 내려버리면 될 일 아니겠습니까?  
 "운명을 어찌 사람의 힘으로 막겠는가?"라는 혜각도사의 말에서 작은 바늘 하나도 들어가지 못할 듯한 철저한 운명론을 엿보게 한다면, 장녹영은 하늘의 뜻과 함께 인간의 의지 또한 항상 덧붙였던 인물입니다. 연우를 무덤에서 꺼낸 후 배를 타고 떠나면서도 연우를 보며 이런 방백을 했었지요. "국모의 자리를 되찾든 무녀로 살아가든 이제 저 아이의 몫이다".
장녹영이 옥사에서 연우에게 전했던 말도 같은 맥락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장녹영이 연우에게 절을 올리고는 이렇게 말을 했지요. "아가씨께서는 또다른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 지 그 답을 알고 있는 분은 아가씨뿐입니다. 어떠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시든 한가지만 명심해 주십시오. 아가씨는 누구보다 강한 분이십니다. 아가씨의 지혜가 옳은 선택으로 이끌 것입니다. 아가씨의 강한 의지가 이겨내게 할 것입니다. 허니 아가씨 자신만 믿고 따르십시오". 
장녹영이 옥사에서 연우에게 당부했던 말은 연우가 기억을 찾은 후의 대사에서도 앞으로 어떤 캐릭터로 거듭날 지를 보여 주었지요. "그 소녀는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관상감 나대길에게는 은월각에게서 들리는 여인의 흐느낌이 멈출 것이며, 그 혼령을 받아냈다는 무녀의 말로 들렸을 터이지만, 연우에게는 다른 의미였습니다. 자신을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함축된 말이었으니 말이죠. 수동적이었던 과거 월과는 다른, 능동적이고 의지가 강한 연우로 돌아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가인(연우)의 돌아온 기억, 왜 은월각이었을까? 은월각의 비밀
그런데 왜 연우의 기억이 돌아온 곳이 하필 은월각이었을까요? 연우의 기억이 돌아올 것이라는 복선으로 여겨졌던 봉잠, 그리고 악몽들을 제쳐두고 말입니다. 봉잠이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게 할 열쇠였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작가에게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는데, 여러가지들을 종합해보니 그 의미가 감탄스럽더군요. 
은월각에서 들리는 여인의 울음소리의 정체는 장녹영이나 혜각도사의 주술일 수도 있고, 죽어서도 뱃속의 아기씨만큼은 지켜주겠다고 했던 아리의 혼령일 수도 있지만, 그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닌 듯하고요, 중요한 것은 혼령받이라는 무속적인 장치를 통해 은월각에서 연우의 기억을 찾게 한 것은, 은월각에 작가가 숨겨둔 비밀과도 관계가 있었습니다.

은월각은 연우가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궁에서 쫓겨나기 전까지 기거하던 곳입니다. 연우에게는 행복과 아픔이 공존하는 곳이었고, 훤에게도 그러합니다.
그런데 은월각에는 특별한 것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악몽을 꾸고 일어난 훤이 운과 함께 바람을 쐬러 나간 곳이 은월각이었는데, 그때 훤이 운에게 은월각에 대해 물었지요. 운이 "숨을 은(隱) 달 월(月), 숨은 달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하자, "비슷하지만 완전히 맞추지는 못하였다"며 훤이 말을 이었지요. 
"아바마마가 연못위에 비친 달이 너무 아름다워 영원히 간직하고 싶으셨다 한다. 달이 뜨지 않는 밤에도 언제든 꺼내 보고 싶으셨다고 하셨지. 해서 이곳을 은월각이라 이름 하셨다. '연못 위에 비친 달을 몰래 숨겨두었다가, 달이 뜨지 않은 밤에 가만히 연못 위로 꺼내어 놓는다'. 그것이 정확한 은월각의 뜻이다. 나 또한 오래전 이곳에 달 하나를 숨겨놓았다. 그리워지면 언제든 꺼내볼 수 있도록 말이지. 보거라, 해와 달이 한 하늘에 담길 수는 없어도, 이 연못에서 만큼은 함께 있지 않느냐?".
연우의 죽음과 함께 은월각은 폐쇄되었고, 조선의 달이 숨어버렸듯 연우의 기억도 봉인되어 버렸지요. 연우가 무녀 월로 궁에 들어오지 은월각에서는 괴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은월각 앞에 선 연우에게는 어렴풋 봉인된 기억들이 풀려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연우는 훤의 아픈 기억이라고 신기로만 생각해 버렸지만 말이죠.

은월각에 감금된 연우, 이는 은월각의 주인이 돌아온 것과 같은 의미였습니다. 두 사람에게 은월각은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연우와 훤의 추억과 기억이 있는 곳이면서, 훤이 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숨겨둔 장소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혜각도사가 했던 말이 기억나는데요. 강한 그리움만큼 강한 주술은 없다는 말입니다. 
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은월각에 숨겨둔 훤, 그 그리움은 강한 주술이 되어 오래 잠들어 있던 연우를 깨어나게 합니다. 같은 하늘에 해와 달이 떴던 그 시각에 말이지요. 해를 품은 달인지, 달을 품은 해인지, 해와 달이 만나는 그 순간, 봉인된 연우의 기억이 풀렸지요. 은월각에 숨겨둔 달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지요. 해와 달이 함께 들어있는 연못이라는 은월각의 숨은 뜻을 보여주듯이 말입니다. 연우의 기억을 회복한 곳이 은월각이었던 이유는, 단순히 연우가 머물렀던 행복과 아픔의 장소 이상의 의미가 숨어있었던 것이에요.
사방천지가 암흑일지라도 그 안에 달이 차면 그 밝음을 가릴 수 없듯이, 훤이 월에게서 연우를 본 것은 그저 닮아서가 아니었어요. 아픈 연우를 보러 왔던 세자 훤이 말했지요. "나를 알아 보겠느냐? 상관없다. 내가 알아보면 그 뿐이니...", 비록 기억을 잃어버린 무녀였지만, 연우를 알아 본 훤, "내가 알아보면 그 뿐이다"고 했던 그 말이, 이제와서 생각하니 그냥 했던 말이 아니었어요. 햇빛과 달빛과 별빛이 다르듯이, 은월각의 주인 달빛을 알아 본 훤이었으니 말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4
2012.02.17 09:10




연우가 드디어 기억을 찾았네요. 너무 길게 끌어서 분노폭발 일보직전이었는데, 맥아리없는 연우와는 끝났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억상실증이라는 족쇄에 갇혀 연우라는 캐릭터도, 연기력도 갈팡질팡 혼란스럽기만 했던 한가인에게는 중대한 전환점이 된 듯한데요, 이제부터 한가인의 연기가 더 중요해 졌습니다.
한가인 개인적으로는 연기력에 대한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가 오기도 했고, 시청자에게는 실종된 연우캐릭터와 연우에 대한 아련한 감정선을 이어줘야 한다는 책임까지 막중해졌으니 말이죠. 그동안은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때문에 띨빵한 연우에 대한 불만을 어느 정도는 감수해 왔지만, 기억을 찾은 후에도 같은 모습이라면, 그야말로 한가인은 발연기의 오명을 벗지는 못할 것이기에 말입니다.

마음에 없는 훤의 거짓말, "내게서 멀어져도 좋다"

양명군의 증언으로 무고의 혐의는 벗었지만, 종친을 현혹하려 했다는 죄명으로 도성밖 서활인서로 축출당하는 연우, 가슴에는 음탕할 음(淫)자를 새겨달아야 하는 치욕스런 삶을 살아야 합니다. 혜각도사가 날린 살은 큰 파장을 가져왔습니다. 물론 어그러져 버린 것들이 제자리를 찾기 위한 시련의 과정이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훤은 자존심을 굽혀야 했고, 연우는 '음'자를 새기고 축출당해야 했으며, 양명군은 자택구금이라는 대외적인 징벌을 받게 되었지요. 정국의 기선을 잡은 대왕대비 윤씨와 외척, 모두를 살리기 위해 훤이 내어준 것은 자존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의문은 살을 날린 사람이 누구인지는 관심밖이더라는 것. 감히 왕에게 살을 날렸는데 조사가 흐지부지되더라죠.

지밀나인들과 내관들도 물리치고, 운만 데리고 의금부 옥사를 찾은 훤, 연우와의 작별은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하나를 묻고 하나를 답하기 위해 왔다. 혼란을 잠재울 때까지,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까지, 내게서 멀어지지 말라했던 것을 기억하느냐? 그 답을 찾았다. 과인은 너를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너를 통해 그 아이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허니 이제 내게서 멀어져도 좋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원망이 있느냐는 물음에, "없습니다"라고, 짤막한 대답으로 훤을 더 아프게 하는 월(연우)이었지요. 차라리 궁를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억울하다는 말이라도 했더라면, 그리 가슴이 찢어지지는 않았을텐데, 연우는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도, 감히 전하를 마음에 품었다는 고백도 들려주지 않습니다.
의금부 옥사를 나와, 휘청이는 몸을 운에게 의지하고 눈물을 한웅큼 쏟아내는 훤이었지요. "내게 따뜻한 말을 해줬던 아이에게, 나는 한마디 다정한 말조차 못했다. 이토록 큰 상처를 주었는데, 이것도 지킨 것이라 할 수 있겠느냐. 꺼이꺼이".
우는 훤을 부축하는 운, 묵묵히 훤을 지켜주는 운이 요즘들어 점점 눈에 들어오더군요. 머리를 묶더니 대사도 근사해지기 시작했고요. 서활인서가 아닌 어디론가 월이 끌려갔다는 말에 칼을 들고 나가려는 양명을 막은 운, 양명과의 한 판 검술 또한 멋졌지요. 물론 신의 검술은 아니었지만, 양명에게 전하는 벗의 충고가 운답게 그 운치 또한 그윽스럽더군요. "분노로 잡은 검은 위험합니다. 연심으로 잡은 칼은 더 위험합니다", 분노인지 연심인지 양명의 혼란스런 칼을 받아 준 운, 양명은 정말 운도 지지리도 없고, 되는 일도 없더라죠.
여자도 빼앗겨, 검으로도 쪽팔려, 분노의 명분도 없어...자칫하면 찌질남 대열에 오르게 생겼습니다. 훤이 그토록 지켜주고자 하는데도, 가택연금을 훤의 어명이라 오해하고, 훤탓으로 돌리고 있으니 말이죠. 또한 연우에게 몇번을 채이고도 그 연심을 내려놓지 못하니, 자칫하면 진짜 집착남되겠어요. 왕의 그릇이 다르다는 말을 성조대왕이 했었는데, 왕의 재목이긴 하나, 역시 2%부족한 그릇인가 봅니다. 연심때문에 반역하면, 진짜 찌질남에 집착남 낙인입니다. 권력에 대한 야망이라면 그 배포라도 인정을 하고 싶지만 말이죠.

시청자 울린 한가인 오열, "그 소녀는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서활인서로 축축되는 연우는 서활인서가 아닌 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지요. 관상감과 대왕대비 윤씨의 계략때문이었지요. 혼령받이라는 비책을 쓰자는 관상감의 말에 연우를 제물로 삼으라는 대왕대비 윤씨였지요. 대왕대비와 중전 윤보경, 심기가 약한 사람들에게 오는 불안증이라지만, 역시 죄지은 놈은 두 다리를 뻗고 자기 힘든가 봅니다. 윤보경의 거울에 비치는 여린 연우(김유정), 자꾸 반복되니 전설의 고향이 되고 있어서 음산스럽더군요. 김유정을 전설의 고향 분위기 귀신으로 등장시키다니, 제작진 살짝 미워지기 까지...
거울에 나타나는 연우의 모습에 기겁한 중전 윤보경이 경대를 깨버리고, 손을 베이는 사고를 입기도 했지요. "전하의 연심만 아프십니까? 신첩의 연심은 하찮으십니까? 신첩에게는 전하가 첫연심이었습니다. 상처를 입은 연심이 얼마나 아픈지 잘 아시는 전하께서, 어찌도 이리 잔인하십니까? 동냥받는 걸인도 신첩보다 비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흑흑", 윤보경이 우는데 정말 짠하더라고요.
우는 중전을 안아주는 훤, 마음이 동하지 않은 중전에게 마음을 줄 수 없는 훤도 아프고, 연심을 받아주지도 마음을 내어주지도 않은 훤바라기만 하는 중전도 아프고, 양명도, 그리고 제 명을 살지 못하고 가버린 연우도 아픈 사람들입니다.  
천기의 흐름이 바꼈음을 알게 된 장녹영, 옥사를 찾아 연우에게 절을 올리며, 연우가 자신의 정체를 곧 알게 되리라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지요. 또한 앞으로 시련이 닥칠 것임을 예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세자빈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궁궐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조선의 진짜 달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암시하면서, 기억을 찾은 연우에게 '고생끝 행복시작'이 되지 않을 것임이 예고되기도 했지요.
"아가씨는 또 다른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 지, 그 답을 알고 있는 분은 아가씨뿐입니다". 장녹영의 방백은 그녀에게 닥쳐올 시련 또한 암시하는 것이었기에 섬뜩하기도 합니다. '결코 소인을 용서치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장녹영도 모르게 은밀히 대왕대비의 사주를 받은 관상감 나대길에 의해 연우는 은월각에 감금되고 말았는데요, 은월각에서 들리는 혼령을 받아내라는 것이었지요. 혼령을 잘못 받으면 미치거나, 죽음에 이른다는 부작용 사례에도, 눈도 깜짝않고 연우를 혼령받이 제물로 쓰라는 대왕대비 윤씨였습니다.
연우와 대왕대비 윤씨는 전생에 무슨 악연이었기에 두 번씩이나 연우를 죽이려 했는지, 아무튼 대왕대비 윤씨 패악만 쌓여가니, 곱게 명을 다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대왕대비 윤씨와 중전 윤보경에게만 들리는 여인의 흐느낌 소리, 정말 심약한 불안감때문에 들리는 환청인지 괴이한 일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은월각에서 들리는 괴이한 울음소리를 잠재울 혼령받이로 다시 궁으로 들어간 연우는 세자빈때 입었던 옷옆에 쓰러져 잠이 들고, 어린 자신의 혼령을 만나는 꿈을 꾸고는 폭풍처럼 휘몰아 쳐오는 과거의 기억들과 맞닥뜨리지요.
어릴 적 모습의 연우가 희미하게 웃어주자 잠에서 깨어나는 연우, 폭풍우처럼 기억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누구의 기억, 신기도 아닌, 연우 자신의 기억들이라는 것에 경악하는 연우였지요. 아버지 어머니, 신모 장녹영, 그리고 세자저하.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느냐?" 자신이 훤이 그리워하는, 많이 아주 많이 좋아했노라는 고백을 받을 세자빈 연우였음을 알게 되는 연우, 기가 막히고 믿기 힘든 사실에 말도 나오지 않는 연우였지요. 가슴에 얹혀지는 슬픔과 아픔에 눈물만이 흐를 뿐입니다. 얼마나 충격이었을까요? 죽었는데 살아있다는 것이 혼란스러울 연우, 8년이라는 긴 시간을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지못하고 살아왔음에 연우는 오열하고 맙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르며 오열하는 한가인, 과거의 회상씬들을 적절하게 편집해서, 과거 연우와 교감하고 있는 시청자와의 감정선이 연결되면서, 시청자도 함께 울었습니다. 어머니라고 울었으면 좋았을텐데, 어린 연우도 한번도 그렇게 부르지 않았는데, "엄마"라는 말이 감정선을 해치기는 했지만 말이죠. 왜 이 절절한 대목에서 엄마라는 단어를 썼는지 잘 이어진 감정선에 초를 치더라는;;
"그 소녀는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연우의 모든 혼란을 정리시킨 마지막 대사가 길게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차오르기 시작한 달, 장녹영이 설에게 그랬지요. "아무리 사방이 꽉막힌 암흑천지라 해도, 그 안에 달이 차면 그 밝음을 가릴 수는 없는 법, 스스로 차올라 빛을 발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긴 암흑 속에 숨었던 달이 제 빛을 내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기억찾은 한가인 이제부터가 중요한 이유, 연우가 될 수 있을까?
연우가 기억을 찾은 것은 스토리 전개에서도, 한가인 개인으로서도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그동안 시청자들이 연우라는 캐릭터에 상실감과 허탈감을 느꼈던 이유는 연우와의 아련한 교감때문이었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 지켜주지 못한 아이, 세자에 대한 사랑만을 가슴에 품고 눈물 한줄기로 생을 마감한 어린 소녀, 그 소녀를 8년이 흘러서도 가슴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보슬비에 촉촉히 눈시울이 적셔지는 훤의 그리움을, 시청자는 같은 감정으로 교감을 해왔었지요.
그런데 기억상실증에 걸린 성인 연우에게서 그 아련함과 애틋한 그리움이 박살나는 순간, 허탈감에 화까지 나버렸지요. 이는 한가인의 뚱한 감정연기와 대사처리, 읽어내기 힘든 표정연기가 크게 한 몫했고요. 또한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으로 연우에 대한 감정까지도 끊어져 버리는 것이 시청자는 못마땅했지요.
기억이 돌아오는 순간 한가인의 폭풍오열(?)은 좋은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가인의 오열씬으로 시청자가 눈물을 쏟기는 했지만, 발연기를 극복한 명연기까지는 아니었고, 한가인이기에 가능한 연기도 아니었습니다. 연우와 연결되었던 감정들이 처음으로 연결되었기에, 시청자가 함께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도 컸지요. 물론 연기가 나빴다는 말은 아니에요. 문제는 한가인에게는 극복해야 할 표정연기, 감정연기, 감정을 담아내는 대사처리 등,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한가인이 이 감정선을 어떻게 연결시키는가가 앞으로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14회를 보면서 한가인의 장면이 상당히 짧았고 대사가 많지 않았는데, 오히려 드라마 몰입은 더 좋았습니다. 주변인물들의 장면이 더 많았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한가인보다는 주변인물들을 통해서, 연우와의 교감이 더 매끄럽게 연결되기도 했고요.
저만 느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연우라는 캐릭터는 한가인이 아닌 주변인물들에게서 오히려 살고 있었죠. 장녹영이 아리의 무덤을 찾은 장면이나, 옥사를 찾아와 아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장면, 그리고 절을 올리는 장면, 대왕대비의 음모, 훤이 연우 의문사의 핵심(흑주술)을 찾는 장면, 아역 김유정과 여진구의 적절한 회상씬 등에서 연우와의 감정선을 더 크게 잇게 했습니다.
이는 한가인을 보면 아직 연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라는 이유가 크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리뷰를 쓰면서도 좀처럼 캐릭터의 이름과 배우의 이름을 스토리 요약에서 같이 언급을 하지 않는 편인데, 해품달은 연우보다는 한가인이 먼저 튀어 나옵니다. 아직 제게는 한가인이 연우로 다가오지 않아서 인듯 합니다.

한가인이 연우가 되느냐,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뽀샤시 눈 동그란 한가인이 될 것이냐는, 기억을 찾은 연우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렸겠지요. 한가인이 연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본격적으로 등장한 7회부터 지금까지 한가인이 보여준 실망스런 연기를 비추어 보면, 연우라는 인물을 끌어낼 지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한가인이 정말 연우라는 캐릭터에 흠씬 빠져들어 캐릭터를 분석하고 감정을 이어주지 않으면, 연우캐릭터는 실패할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다음주부터 기억이 돌아온 한가인의 연기가 더 중요한 것이고요. 
한 두장면의 연기를 보고 연기력논란을 극복했다고 단정짓는 것이 섣부른 판단이 되게 하는 것이, 7회부터 14회까지 지켜 본 한가인 연기였습니다. 좋은 점만을 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지만, 한가인은 같은 회에서도 연기가 줄기차게 널뛰기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지요.
다행히 기억을 찾아 진짜 연우가 되었으니, 이제는 한가인이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줘서 시청자와 교감하는 진짜 연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기억을 찾은 한가인의 무표정 연기는, 시청자가 기대하는 연우라는 인물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같은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가인의 무표정에는 백지에서 시작하겠다는 듯 새로운 연우, 한가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말이죠. 도루묵되지 않기를 정말 바라고 또 바라네요.  

울다가 빵터져 버린 한가인의 두목포스
달과 해가 만나는 순간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고, 훤 역시 구식례가 행해지던 근정전에서 세자빈의 죽음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찾게 되지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 타살의 흔적도 없다, 체온이 남아있는 시신 등의 단서에서 훤은 흑주술을 떠올렸지요. 성수청의 국무를 들이라는 명을 내렸으니, 훤도 연우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연우가 이 연우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말이지요.
한편 은월각에 감금했던 연우의 생사를 확인하러 온 관상감 나대길과 병사가 기절초풍하고 넘어가는 일이 생겼으니, 혼령받이 무녀가 살아있다는 사실이었죠. 왠만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일이라 죽었으리라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고개를 들어 "그 소녀는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섬뜩한 말까지 했으니 놀라 자빠질 일이었고 말이지요.

그런데 관상감과는 다르게 시청자 또한 그야말로 놀라 자빠질 뻔했는데, 은월각의 방문을 열자 눈에 들어온 한가인의 모습때문이었네요. 피떡칠이 되게 맞은 다리가 신통방통 자연치료가 번개처럼 빠른 신비의 몸 연우. 게다가 양반다리 묵중하게 하고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한가인의 두목님 포스는 어쩔겨? 옆에 칼 하나 두었더라면, 구월산에서 산채 하나는 운영할 법한 두목감이더군요. 옷까지 누비로 된 두툼한 누더기 옷을 걸쳐입고 있으니 딱 어울리더라는...
해서 연출팀의 자린고비 정신에 한 마디 보태려고요. 월을 은월각에 들인 것은 누구였지요? 대왕대비와 관상감이었죠. 소임은? 혼령받이 무녀역할. 액받이무녀가 되어 훤의 침소에 들일때 연우는 목욕재계하고 옷까지 깔끔한 소복을 입혀들였는데, 혼령받이 무녀를 옥사에서 나온 차림으로 은월각에 그대로 들였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더군요. 아무리 제물로 쓰였다 할지라도, 일종의 무속적인 의식은 둘째치더라도 정갈함을 갖춰서 들였어야지 싶더군요.
방문을 열었을 때 나름대로는 깜짝쇼로 연출진이 시청자를 놀래키고 싶었겠지만, 두목포스 넘치는 모습에 허걱 하고 웃게(?) 만들었으니, 시청자와 함께 울었던 연우가 또다시 연기처럼 사라질까 말까 고민하게 만들더이다. 물론 한가인의 대사처리는 좋았고, 표정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진한 감동으로 울린 상선 형선, "전하, 눈사람을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이번 14회에서 좋았던 장면은 연우의 오열씬과 함께 이 사람을 꼽고 싶습니다. 상선형선(정은표)의 눈사람대사였습니다. 의금부 옥사에 갇힌 연우가 서활인서로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형선, 어린 세자시절부터 훤을 그림자처럼 지키고 있었기에, 누구보다 훤의 아픔을 이해하는 인물이지요.
궁에서 쫓겨나는 연우에 대한 훤의 마음을 어찌 상선 형선이 헤아리지 못하겠어요. 먼발치에서라도 연우의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할 훤, 그 마음을 헤아려 준 이가 상선 형선이었지요. "전하, 소인이 눈사람을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허나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봄이 오면 눈은 녹아 없어질 것입니다. 허니 사람 발에 밟히지 않은 희고 깨끗한 눈으로만 모아, 마지막으로 눈사람을 만들어 올리겠사옵니다".
눈사람을 만들어 올리겠다며 모른척 할테니, 훤에게 잠행을 나가서 보고 오라는 상선의 깊은 속마음은 정말 감동이었답니다. 봄이 오면 눈도 녹아버릴 것이라며, 월(연우)을 보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것을 에둘러 돌려 말하는 상선, 아픔도 세월이 약이 될 것이라고 위로하는 마음까지 담았지요. 잠행을 허락하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고요. 연우를 의금부에서 추포했다는 말에, 당장이라도 윤대형을 베어버릴 기세로 나가려던 훤을 눈물로 막아서기도 했던 형선, 훤의 무녀에 대한 연심을, 왕이 아닌 한 남자의 연심으로 보듬어 준 참 따뜻한 사람, 그 마음씀씀이가 눈처럼 희고 고운, 귀요미 상선형선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2 Comment 27
2012.01.20 09:39




국무 장녹영의 흑주술이 연우가 아니라 성인연기자들에게 씌워진 모양입니다. 우려되었던 아역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던 성인연기자들의 첫 등장을 보고, 한숨만 내쉬고 있었던 적은 짝패이후 처음인듯 싶습니다. 아역의 열연으로 웰메이드 작품으로 급부상중이었던 짝패가 성인연기자로 바꼈을 때의 그 허탈감과 실망이란 충격스러웠지요.
장안의 화제 '해를 품은 달'이 같은 길을 걸을까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매치안되는 아역연기자와 성인연기자의 괴리감을 어떻게 메꿀지, 연기력으로 커버를 한다면야 큰 문제가 될 것은 아닐 듯하지만요.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연기력에 대한 언급은 가끔 하는 편이지만, 솔직히 연기자의 외모를 평가하는 일을 극히 드뭅니다. 인신공격적인 일이라 생각되기에 말이죠. 잘 생겼다 못생겼다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것으로 캐릭터를 평가하는 것은 실례되는 일이라 생각되기에 말입니다.
허나 워낙 소개를 강렬하게 했던 캐릭터들이었기에, 어느 정도의 싱크로율은 맞춰서 캐스팅을 했겠지 싶었지요. 그런데 고작 몇년이 흘렀는데 노화가 너무 심했군요. 김수현이 그나마 가장 덜 자라기는 했지만, 여진구의 인상이 워낙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었기에, 여진구의 부리부리한 눈매와는 대조되는 김수현의 눈매때문에, 우선 첫인상부터 매치시키기가 힘들었습니다. 발성도 다르고, 연기력이야 인정은 받았지만 사극에서의 어색함을 첫회부터 지우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율이 이는 김수현의 연기를 보고는 다행이다 싶었네요. 김수현의 연기를 보며, 정말 다부진 각오를 하고 있다는 비장함까지 보였으니 말이지요. 남자주인공에 대한 걱정은 크게 되지 않을 듯합니다. 한가인과의 매치가 아직은 불안요소로 남아있지만요. 그럼에도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김수현의 매력이 폭발해 갈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캐릭터를 소화하는 능력이나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니 말입니다.

충격이다 못해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했던 인물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장안의 남자들도 쓰러진다는 '완벽한 선비의 이상형,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로, 일명 마성의 선비로 불린다'는 초천재 허염의 변화였습니다. 이렇게 급노화해도 되는 겁니까?ㅠㅠ 조각같은 외모는 어디로 사라지고 우락부락하기 까지한 아저씨로 변하다니, 믿고 싶지 않은 폭풍성장의 부작용이었답니다. 연기력은 일단 접어두고, 아역연기자 임시완과 100% 어긋나버린 외모를 어쩔겨? 송재희씨 못생겼다는 말이 아니라 외모가 너무 다르다는 말이니, 혹이라도 이 글을 읽는다면 상처받지 마시고, 연기력으로 보여주시길...자세히 보니 이목구비가 반듯하게 잘생긴 선비타입이기는 했지만, 카메라 각도에 따라 인상이 확확 달라 보이더라고요.
그나마 양명군의 성격 싱크로율은 대충은 맞는듯 싶었습니다. 삼촌뻘쯤으로 변해버리기는 했지만, 양명의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듯 보였고요. 정일우는 상투트니 나이 들어 뵈더군요. 상투튼 모습이 정일우에게는 썩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서리....뽀송뽀송 양명군도 노화하기는 했지만, 허염과 함께 있는 장면으로 부작용도 자연치료가 돼버리더군요. 두 사람 함께 있는 장면에서, 대사는 안들어오고 염의 얼굴만 보며 한숨쉬며 허탈해 했습니다.

염과 혼례를 치른 민화공주(남보라), 그리고 새 중전이 된 윤보경(김민서), 음...처음 두 사람보고 동갑내기였음을 까맣게 잊고 민화공주가 딸인가 싶었답니다;;. 김민서와 김수현 역시 이모와 조카의 분위기도 느껴져서 난감했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연배도 맞지 않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는지...김민서의 차분한 연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민화공주 남보라, 자칫 잘못하면 답이 안나오는 민폐캐릭터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더군요. 민화공주 남보라는 어린 진지희처럼 천방지축 철부지 모습은 세월이 비껴가 버린 정지상태더군요. 설마 드라마에 연기 연습을 하러 나온 것은 아니겠죠?
외모적인 싱크로율이 가장 일치해 보이는 인물은 김제운 역의 송재림인 듯합니다. 찬찬히 뜯어보니 아역 운과 외모나 분위기가 비슷한 점이 있던데, 처음 등장한 모습에 기겁하고 놀라기는 했습니다. 왕 훤의 침소에서 머리를 산발하고 어둠 속에 앉아있어서, 허걱 귀신인가 싶었답니다. 남는 끈 있으면, 머리라도 어떻게 멋진 무사처럼 매는 것이 나을 듯, 여튼 외모 치장이 조금 필요한 캐릭터...
은월각에 나온 두 사람, 달빛에서 보니 아역 운과 이미지도 비슷하고 발성과 대사를 치는 것은 훨씬 낫더군요. 솔직히 상상하고 있었던, "외모, 학식, 무예 어느 것하나 빠지지 않는 이기적인 유전자"와는 쪼매 거리가 있어 보여서 기대감 폭락.... 목소리는 묵직하고 발성도 좋은 것같아, 그것 하나는 마음에 들더이다.
그런데 편집을 왜 이모양으로 했는지, 이번회는 심히 불만스럽더군요. 아역연기자와 성인연기자가 전반전 후반전을 뛰었는데, 이런 편집으로 아역연기자와 성인연기자의 괴리감을 크게 느끼게 한 듯 싶습니다. 마지막에 성인연기자들로 변하면서 기대치를 높였어야 했는데, 이건 축구경기 보는데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에 전원이 선수교체되어서 다른 경기를 보고 있었다는 느낌이었네요. 미스캐스팅이 더 도드라지게 보인 것은 편집의 치명적 실수였습니다.

한가인은 쓰개치마 살짝 내리고, 김유정에서 한가인으로 변화한 모습만 맛보기로 보여줬는데요, 참말로 제작진들 내보이기 아까우신가 봅니다. 입도 뻥긋하지 않아서 다음주를 보고 판단해야 겠지만, 외모가 그리 폭삭 노화하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유부녀, 연상이라는 선입견때문에 손해보는 면도 있겠지만, 저는 외모보다는 한가인이 입을 열 때만을 기다리고 있네요. 대사치는 순간, 한가인의 드라마 여주인공으로서의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해서 말이죠.
김수현과 한가인, 여전히 뛰어넘기 어려운 나이차라는 넘사벽이 존재하지만, 연기력만이 드라마를 살리는 길이다 이렇게 외치고 있답니다. 제발 한가인의 무색무취 무맛의 대사에 양념 좀 쳐주시길, 제발~~~ 감칠맛나는 극본을 쓰는 진수완 작가의 필력에 한가닥 희망도 걸쳐두고 있지만, 스멀스멀 불안감이 올라오고 있어서 쩝...
워낙 사건급에 해당되는 성인연기자들의 등장이어서 사설이 매우 길었습니다. 드라마 내용리뷰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차디 찬 땅에 묻힌 연우, 한밤중에 연우의 묘를 파헤치는 사람이 있었지요. 예상했던 대로 국무 장녹영이 낯선 남자를 데리고 와서 관을 꺼냈지요. 낯선 남자는 소격서에 근무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이 분도 연우의 운명에 큰 역할을 할 비밀스런 인물로 보이더군요.
배를 타고 멀어져 가는 연우를 보며, "달이 숨었으니 이 나라의 어둠이 짙어지겠구나. 허나 차면 기울고, 기울면 다시 차오르는 것이 달의 속성, 언젠가는 제모습을 찾을 날이 올 것이야"라는 말을 흘리는 것을 보니, 이분도 장씨처럼 천기를 읽는 직업에 종사하는 분일듯 합니다.
깨어난 연우는 기억을 잃은 모습이라 충격이었는데요, 심지어 설이조차 알아보지 못하지요. "국모의 자리를 되찾든 무녀로 살아가든 이제 저 아이의 몫이다"라는 장녹영의 방백과 함께 연우의 운명에 변화의 조짐이 보였지요. 천기의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혜각도사의 서찰이 장녹영에게 전달되고, 두 사람이 회동날짜를 잡았지요. 처음으로 허연우 역의 한가인 등장, 그리고 땡 끝났습니다.

한편 궁궐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세자 훤은 윤보경을 중전으로 맞이했고, 왕의 자리에 올랐지요. 세월은 물살처럼 빠르게 흘렀으나, 오직 한 사람에게는 시간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왕이 된 훤, 여전히 연우를 그리워하고 잊지못하는 훤에게는 모든 것이 어제와 같을 뿐입니다.
 비만 오면 연우를 그리워하고, 악몽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왕 훤입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차갑고 무섭게 변해 버린 훤이었습니다. 신하들 면전에서 비웃어주고, 윤대형 일파에게 냉소와 독설을 날릴 줄 아는 늠름한 왕으로 변했지요.
워커홀릭이라 부르고 싶은 정도로 국사에 전념하는 훤, 그것만이 고통을 잊는 방법이었습니다. 연우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 연우를 궁에서 내쳐버린 대비와 외척들과 맞서고, 정이 가지 않는 중전 윤보경에게서 멀어지는 방법이었지요.
그런데 훤의 건강에 이상이 있나 봅니다. 강인해 보였지만 때때로 찾아오는 심통때문에 왕실과 조정신하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대비윤씨의 걱정은 훤의 건강보다는 후사를 잇지 못하고 비명횡사할까봐 그게 더 노심초사입니다. 왕이 후사를 두지 못하고 죽는다면, 다음 보위는 양명군이 1순위 후계자일텐데, 외척의 힘이 와해될까 그게 더 불안합니다.
윤대형(영의정으로 승진)의 여식 윤보경이 교태전의 주인이 되기는 했지만, 보아하니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고 독수공방을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쌤통!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법, 합방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니, 종묘사직은 위태롭고 몸이 단 윤대형과 대비윤씨는 억지로 합방을 치뤄줄 구실을 찾느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합니다. 해법이 하나 나왔지요. 주상 훤을 행궁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국사는 잊고 여행가서 편하게 놀다오라는 것이지만, 진짜 이유는 가서 애 하나 만들고 오라는 깊은 뜻이 숨어있었지요(컥). 합방날만 되면 어환이 생겨 합방이 불발되고, 국사를 너무 열심히 챙기는 훤때문에 이만저만 골치가 아니거든요. 자기들 입맛대로 국사를 휘두르면서 이것저것 딴주머니 좀 챙겨도 물컹물컹 넘어갈 어린 왕이라고 무시했는데, 훤은 호락호락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숨겨 둔 매의 발톱, 호랑이 이빨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말이지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던 세자 훤은 그렇게 무서운 왕으로 커버렸습니다.
왕이 된 훤은 여전히 운동을 좋아합니다. 격구장에 신하들을 불러모으는 훤, 나이스 샷! "주상전하의 타구감각이 너무 높아서 하늘을 찌를 듯 하옵니다", 격한 칭찬에, "호판의 아첨이야 말로 하늘을 찌를 듯 하오", 한 방 시원하게 일갈해 주시고, 내친김에 격무에 바쁜 공직자들 골프장에서 노닥거리는 모습까지 일침을 가하지요. 조선과 현대를 오가느라 바쁜 훤이지만, 나쁘지 않았던 타임머신 이동이었답니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잊지 않는 훤이었고요. 매관매수, 착복, 비리, 횡령, 은닉, 성상납까지 두루두루 살피는 훤, "이곳 승정원이 바로 백성들과 과인의 소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구멍이란 말이다". 
훤이 국사를 이리도 예리하게 휘젓고 다니니, 윤대형과 대비윤씨가 좌불안석 불안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윤보경의 몸에서 왕자라도 나온다면, 바로 훤을 폐위해 버릴 태세더군요. 그래서 이 분들이 중전 윤보경의 잉태를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는 것 같고 말이죠. 그래야만 계속해서 조선을 쥐락펴락할 것이니 말입니다. 
중전의 잉태가 한시가 급한 윤대형과 대비윤씨, 훤을 불러 요양차 행궁으로 휴가를 가서, 떡 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원자도 만들어 오라고 하지요. 완강하게 거부하는 훤에게, 대비윤씨는 단식투쟁으로 맞서지요. 노친네가 곡기를 끊겠다고 하니, 어마마마 달려와서 설득하고, 중전은 석고대죄를 청하고 있다니, 훤도 고집을 한풀 꺾었지요. 석고대죄를 하고 있는 중전, 마음이 무겁습니다. "할마마마께 용서를 빌고 행궁으로 거둥할 것입니다", 그만 일어나라는 다정한 말에 감동먹은 중전, 눈에 눈물이 다 그렁그렁할 정도입니다. 
'드디어 전하께서 나를~', 기우뚱 비틀거리며 훤의 품에 쓰러지는(다분히 고의적이더구만) 중전이었지요. 착각은 거기까지!!
훤의 소름끼치는 말에 그만 얼음땡돼버린 중전, "안으로는 할마마마를 움직이고 밖으로는 영상(윤대형)을 움직인다? 아주 든든한 뒷배를 둬서 좋겠소. 내가 했던 말 기억하시오? 잊었다면 다시 한 번 말해주지. 그대와 그대의 가문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이나, 내 마음까지 바라진 마시오. 절대로 가질 수 없을 것이니...". 그럼 이만 총총. 참고로 내 특기는 쌩까기요. 찬바람 쌩하니 가버리는 훤.
김수현의 연기력은 이 장면으로도 충분히 안심시켰습니다. 차갑고도 날선 카리스마, 소름돋는 이 장면을 보고, 얼른 김수현에게로 애정을 이동시켜야 겠다고 마음 먹었답니다. 아역 진구를 보내기가 사실 힘들지만, 정말 멋진 연기를 보여준 여진구를 격하게 아낀다는 말과 함께 이별을 해야겠네요.

훤에게는 누구에게도 말못하는 병이 있었으니, 그리움이 사무쳐 생긴 병입니다. 보슬비는 왜 그렇게도 자주 내리는지 말입니다. 그래도 비만 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훤입니다. 연우가 느껴져서 말이지요. "연우라는 이름은 보슬비라는 뜻이냐? 허면 안개비라는 뜻도 되겠구나. 예쁜 이름이다".
새중전을 맞고도 마음도, 몸도 주지 못하는 이유를 아무도 모릅니다. 그림자처럼 묵묵히 훤의 곁을 지키는 운만이, 조정을 농단하는 썩은 권력에 대한 훤의 분노와 병이 돼버린 그리움을 읽을 뿐입니다.

한줄요약
***양명의 분노, 처음으로 너(저하)를 미워해 보았다.
"저하께서는 무얼 하셨습니까? 주상전하의 성심도, 대제학의 충심도, 혈육같았던 허염의 우의도 모두 가지신 저하가 아니십니까? 하나 쯤은, 단 하나쯤은 제 것이면 안되는 것이었습니까? 제게는 간절히 원했던 단 하나였습니다. 저라면 지켰을 것입니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켰을 겁니다. 저하께서는 지키지 못하셨습니다".
훤의 눈에서 눈물이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흘러내리고, 양명도 울었습니다. 훤은 몰랐습니다. 양명형님과 같은 여인을 연모했다는 것을 말이지요. 가슴 아팠던 양명의 슬픈 분노였지요.
에필로그1--'다음 생에는 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다음 생에는 반드시 제가 지킬 것입니다. 허연우...'
에필로그2--'그 날 그 말을 뱉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너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했다. 조선의 왕세자였으나, 너에게 그런 힘이 없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구나.... 그래서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내 아우야'. 

***마성의 선비 허염의 실종사건
미안해지는 성인연기자 염의 외모 싱크로율은 참 많이 아쉽다. 염과 양명군의 치명적 단점은 갓을 벗으면 미모(?)가 무너진다는 점. 염의 급격한 노화에 충격은 컸지만, 구석구석 뜯어보니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반듯한 이미지의 선비타입이어서 연기력만 좋으면 극복가능한데, 염과 민화공주가 아버지와 딸로 비춰질까 걱정 한가득...
***운의 외모는 재정비가 필요할 듯, 산발한 머리 좀 어떻게 해주면 안될까...
***국무 장녹영, 주술을 걸어주시오. 드라마를 외면하지 않도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