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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8 12:01




1박2일을 허락한 울릉도의 절경은 신이 허락한 선물이라고 밖에 할말이 없었습니다. 쉽게 가지 못하는 곳이기에, 구석구석 울릉도가 품고있는 아름다움을 다 보여주지 않은 것이 못내 섭섭해질 정도입니다. 인형배달 잠자리복불복 미션은 엎치락 뒷치락 끝에 엄태웅이 승리하고, 새벽에 이수근과 한 약속을 잊지 않고 이수근을 선택해 강호동을 실망시켰지만, 약속을 지키는 엄태웅은 울릉도와 같은 때묻지 않은 남자였습니다(아직까지는요ㅎ).
하나 남은 실내 취침권을 위한 한치요리경연 복불복에서 1위를 차지한 이수근이 선택권을 양보하자, 엄태웅은 주저없이 강호동을 택하면서 호동빠임을 인증했지요. 그러면서도 곁에 있는 승기에게 계속 팔짱을 끼고, 호동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설레는(?) 마음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승기가 "호동이형이 좋으면 저리로 가세요"라며, 말따로 몸따로인 엄태웅에게 농담하는 모습에 빵 터지기도 했답니다. 엄태웅이 얼굴까지 빨개지면서 "형이 다 옳은 것 같아요. 호동이 형이 맞는 것같아요"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수줍은 봄처녀같기도 했답니다. 태웅씨, 강호동 임자있는 몸이라구요. 아들도 있고요.ㅎ
인형배달 미션이 끝나고 최종 베이스캠프인 나리분지로 이동한 멤버들과 제작진, 아침 점심을 거른 탓에 심하게 허기가 진 상태였습니다. 라면이라도 달라는 이수근의 요구에 간단한 미션으로 제안을 허락했는데요, 지난번 승기와 수근이 만든 목이 긴 강호동 눈사람에 이어, 산다라박 헤어스타일 눈사람이 탄생했지요. 줄자로 재는 과정에 산다라박 머리가 무너지는 바람에 정확한 높이는 나오지 않았지만, 3미터에 미달되었다는 수근의 양심고백에 따라 라면도 얻어먹지 못한 멤버들이었습니다. 라면은 날아갔지만 동심으로 돌아가 눈을 굴리고 눈사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찰칵 한방 남기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아쉬웠던 한치요리대결, 잭팟을 버린 실책
베이스캠프에 여장을 푼 멤버들, 저녁복불복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제작진이 복불복 벌칙과 김종민에 대한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벌칙을 보니 음모론이라고 생각하실 분도 많겠지만, 제작진의 깊은 고뇌 혹은 노력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벌칙은 꼴찌를 한 멤버는 다음 번 촬영지 사전답사에 함께 참여하고, 회의도 참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벌칙이 공개되자마자 저는 김종민부터 떠올렸습니다. 방송에서 수차례 말해왔듯이 김종민은 "스케줄없어요. 2주간 쉬었어요" 라는 말들을 해왔고, 사전답사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는 멤버는 김종민밖에 없는 듯 보였거든요. 살인적인 스케줄때문에 하차설까지 나왔던 승기를 보내겠어요, 강호동을 보내겠어요. 신입멤버로 현장분위기를 빨리 파악해야 하는 엄태웅을 위한 복불복이라고 해도 무리고요. 얼마전에 영화촬영에 들어간다는 기사를 읽었고, 제작진이 최대한 배려를 해주겠다는 약속도 있었는데, 엄태웅도 따로 스케줄을 잡기는 무리지요. 가장 한가한 김종민이 강력한 후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밥차 아주머니가 한치 페스티벌 심사위원으로 나와서 요리에 대한 말씀을 했는데, 요리평만큼이나, 맛깔나면서도 감동적인 요리철학을 들려 주었지요. 이번회 최고로 뽑고 싶은 명언이었습니다. 엔딩에서 죽도에서 바라 본 울릉도에 대해 "황금만 있다고 보물섬이 아닙니다"라는, 이수근의 말 역시도 청출어람 강호동의 뒤를 이을 명언이었지만, 우 셰프님의 "요리는 친정엄마다"라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어려서는 엄마가 필요하고, 커서도 엄마가 필요하고, 나이들어도 엄마가 그립다. 요리도 먹고 먹고 또 먹어도 먹고 싶잖아요. 그래서 요리는 친정엄마다".

밥차아주머니의 심사결과는 예상을 뒤엎지는 않더군요. 결과는 한치쌈밥 샤브샤브를 만든 김종민, 한치비빔국수를 만든 강호동과의 접전끝에 꼴찌를 차지했지요. 밥차아주머니 우셰프님이 사전에 요리의 주인공을 알고 있었는지, 제작진의 설명처럼 전혀 모르고 계셨든지, 진실을 가리자고 하면 한도 끝도 없는 조작설이 또 불거질 겁니다. 저는 그냥 순진하게 제작진의 말을 믿고 싶습니다. 육수를 내는 과정이나 보기에도 맛없어 보이는 양념장을 보니, 꼴찌를 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멤버들도 김종민의 요리에 손을 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면 말이지요. 그럼에도 김종민이 꼴찌인 이유에 제작진의 숨은 고뇌가 있는 것이 아닌가 갸우뚱해집니다. 사전답사라는 벌칙이 김종민을 위한 특훈프로그램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치대결 복불복이 아쉬웠던 것은, 1박2일의 나태함이 엿보였기 때문입니다. 울릉도편은 여러가지면에서 실패였습니다. 나리분지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1박2일이 활용을 못했다는 것은, 1박2일 제작진의 게임 아이디어 고갈에 대한 의심까지 들게 했습니다. 무릎 깊이로 쌓여있는 천혜의 게임 노다지 밭에 널린 황금을 보지 못한 거예요. 식객편을 찍고 싶었다면 다른 촬영지에서도 충분히 요리경연을 할 수 있었는데, 잭팟을 버린 실책을 한 것입니다. 눈사람 만들기 미션만을 하고 끝내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눈이었습니다. 눈밭을 이용한 게임이 얼마나 많습니까? 하다못해 베이스 캠프를 칠 삽질 미션을 걸고 다른 게임을 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제작진은 아침기상미션에서 조차 황금알을 캐지 못했어요. 눈을 뜨자마자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게 만들어 버린 것이었죠. 1박2일에서 했던 숱한 게임들 한가지를 가져다 쓰지 못한 것이 아쉽게 여겨지네요. 
김종민 특훈, 댓가가 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제작진이 가장 큰 고민거리가 김종민이라는 것이 또 느껴졌습니다. 저는 김종민이 예능감이 부활했다거나, 폭발했다는 언론기사를 읽을 때마다 김종민이 더 안쓰러워집니다. 시청자가 보기에는 예능감이 폭발할 정도도, 김대세니 김뉴스로 부상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오히려 김종민측의 과한 언론플레이가 김종민에게 독이라는 생각을 더 합니다. 김대세니 김뉴스니 하는 말은, 언론에 지나치게 과장해서 띄우는 김종민 언플의 비아냥거림처럼 여겨졌을 정도였습니다.
김종민은 확실히 열심히 하려는 중이고, 그 모습을 시청자들도 서서히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김종민이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솔직히 제작진과 멤버들의 공이 더 큰 결과입니다. 김종민에 대한 비난의 핵심은 예능감도 없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도 없다는 것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에 대한 반성과 노력을 보였던 것이 인형배달 미션이었습니다. 살아남은 엄태웅과 김종민의 해안산책로 레이스를 보며, 김종민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누구도 말하지 못할 겁니다.
촬영날에 가장 일찍 방송국 앞에 온 멤버도 김종민이었고, 중간휴게소와 울릉도를 향하는 배에서 방송분량을 가장 많이 뽑아준 멤버도 김종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지만, 울릉도편에 나영석 피디가 김종민과 동행한 것은 우연은 아니었을 겁니다. 나영석 피디도 지금 당장은 엄태웅효과로 1박2일의 위기가 당분간은 잠잠해지겠지만, 여전히 김종민 불씨를 해결하지 않고는 또 위기론이 나올 것임을 모르지 않을 겁니다.
기대도 되고, 우려도 되었던 엄태웅 예능나들이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엄태웅만 띄울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겨우 정비된 6인체제를 강화하고 정비시킬 필요를 제작진은 느끼고 있고, 시청자가 엄태웅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 때를 잘 이용하면, 김종민도 함께 살릴 수 있을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 제작진입니다. 시청자도 의도적이 되었든 김종민을 끌고 갈 수밖에 없다면, 제 역할을 해내주기를 원합니다.
엄태웅 합류와 함께 제작진이 든 카드가 김종민 특훈입니다. 이번 울릉도편에서 김종민은 인형을 업고 뛰고 또 뛰었습니다. 운동으로 단련된 날쌘돌이에다, 처음 예능에 들어와서 무조건 열심히 하려는 엄태웅을 김종민이 달리기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김종민은 저질체력 은지원보다 못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종민이 인형을 업고 뛰는 모습은, 최선을 다하는 종민을 위한 좋은 배려였고, 김종민도 이에 부응하기 위해 중도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지요. 1박2일에서 배달한 인형, 그거 실제로 들어보면 상당히 무겁습니다. 인형이라고 짚단처럼 절대 가볍지 않은 크기였습니다.
누가 뛰어도 다큐가 되었을 배달레이스였지만, 김종민은 게임을 다큐로 만들어 가는 것에 일가견이 좀 있죠. 김종민을 위한 지리산 둘레길에 이어, 광역시투어와 섬특집에서도 김종민이 자신의 분량을 살려내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만 들어야 했던 것을 상기하면, 제작진이 방향을 바꿨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김종민에게 멍석을 깔아줘 봤는데 제대로 놀지를 못하는 것을 보고, 제작진은 방법을 바꿨습니다. 그것이 울릉도편입니다. 김종민을 뛰게 한 겁니다. 더 나아가 다음주 촬영지 사전답사에 동행을 시키는 방법도 내놓았습니다. 이는 제작진에게나 김종민에게 좋은 일이고, 잘한 일입니다.
문제는 그 과정을 만들어가면서 게임이나 방송의 긴장감, 그리고 예능부분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긴장감과 웃음이 줄어든다는 것은 예능에서는 아킬레스건을 다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무리에도 불구하고 김종민의 구멍을 막기에 돌입한 이유는, 굴곡이 심한 김종민으로 인한 6인체제의 균형붕괴 위험성이 1박2일이 여전히 안고있는 숙제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김종민은 하나 이상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일정부분의 재미를 포기하면서까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6인체제의 정비에, 김종민이 보다 능동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는 말입니다.
혹자는 이제 김종민이 감 좀 잡고 걸음마하려는데, 100미터 계주하라고 채근한다고 말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달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나는 가수다의 돌풍에 대해 제작진이라고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1박2일 팬으로서 김종민이 자리를 잡아야 1박2일이 전체적으로 산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필요하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시기적으로 어수선한 이 때, 다시 김종민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 저는 좀 우려가 됩니다. 다큐가 아니라 배꼽쥐는 요절복통이거나, 눈물을 한대접 쏟을 만한 강한 감동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하든지, 특단이 필요할 것같아서 말이죠. 지금은 김종민 특훈보다는, 김종민을 업고 뛰어서라도 추격해 오는 상대방과 거리를 떨어뜨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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