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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1 '거상 김만덕' 장사는 안하고 변죽만 울리는 드라마 (17)
2010.04.11 12:23




폭풍으로 인한 제주의 심한 기근에 구휼미를 풀어 제주민을 살려 칭송을 받아 정조를 알현했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손꼽히는 김만덕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거상 김만덕, 실존인물을 드라마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위험부담도 따른다는 게 사실입니다. 실존인물을 모델로 드라마를 만들다보니 재미있는 허구의 옷을 입히기가 힘들기 때문일 겁니다. 그럼에도 거상 김만덕은 기대했던 작품이고 지금까지 빠뜨리지 않고 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거상 김만덕에 대한 궁금함보다는 이미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아역에서 성인으로 바뀐 이미연은 솔직히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절제하다 못해 아예 보여주지 않는 듯한 감정신은 둘째치고, 이미연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팔청춘 꽃다운 나이의 홍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은 홍이가 나이가 더 든 김만덕으로 변할 때까지는 벅차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스무살의 홍이와 마흔의 이미연은 아무리 억지로 보려고 해도 좀처럼 실제 나이의 간극을 무시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이미연이 감정을 절제하는 듯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이유도, 어린 홍이를 연기해야 하는 부담감때문일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이미연은 데뷔시절부터 좋아하는 골수팬인지라 이미연의 출연작품은 거의 다 봤습니다. 드라마에서 영화에 이르기까지요. 많은 작품들은 그녀의 출연만으로도 빛이 났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지요.
이미연의 실제 나이가 부담스러워서도 거상 김만덕의 홍이에게 몰입하는 것이 힘든데, 더 큰 문제는 드라마는 여전히 재조명하고자 한 거상 김만덕이라는 인물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진행이 삼분의 일을 넘어섰는데, 이제 겨우 홍이가 생부 김응렬을 만나 이름을 얻는 것으로, 김만덕이라는 이름자 석자가 드디어 등장했을 뿐입니다. 더구나 별 공감도 되지 않는 애정라인을 죽도 밥도 아니게 계속 보여주고 있는 것도 짜증스럽습니다. 홍이를 일편단심 좋아하는 강유지의 병적인 집착도 불쌍하지만, 신분의 차이를 넘을 수 없는 정홍수와의 사랑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정홍수와의 애정도 무덤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김만덕은 혼인을 하지 않고 홀로 살았다고 하니, 홍이의 주변에 있는 세남자는 아무도 홍이의 남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다음회 문선이 정홍수의 부친에게 정홍수가 제주 기녀였던 홍이와 연애질이나 하고 있다며, 정홍수의 혼인을 서두르라는 편지를 보내는 것을 보니 정홍수와 홍이의 애절한 이야기가 몇회 더 다뤄질 모양입니다. 홍이를 사지에 몰아넣고 무고죄로 관비로 떨어진 기생행수 묘향이 문선과 짜고 어떤 계략으로 다시 홍이를 궁지에 빠지게 하겠지요. 묘향의 반격으로 또 몇회가 흘러갈 것이고, 묘향과 문선의 계략, 정홍수와 홍이와의 연애신, 질투하는 강유지와의 갈등 등등 이 드라마가 앞으로 흘러갈 방향은 너무 쉽게 보입니다.
그렇게 종방을 향해 몇회씩 방송분은 늘어나는데, 드라마가 보여주고자 하는 거상 김만덕은 언제 나올지 궁금할 뿐입니다. 어려서는 난전에서 쌀을 내다파는 홍이의 모습도 있었고, 제주에 와서는 향낭주머니를 만들어 파는 모습도 있었어요. 양성소에서 할매(고두심)에게 꾸지람을 받아가며 장사의 도에 대한 가르침도 받으며, 미래 홍이가 거상으로 성장해 가는 밑그림도 그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제주에 온 홍이, 구체적으로 성인 이미연으로 바뀐 다음에는 도대체 이 드라마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주제를 잊어버리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홍이가 장사를 배워가는 과정,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게 되는지, 그리고 서문객주와 상도에 대한 차별성들을 부각시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모습들을 보여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핵심에는 다가서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겨우 출생의 비밀을 풀게되어 제대로 된 이름을 얻은 홍이 이야기는 다시 사랑이야기로 몇회분을 끌게 될 것 같고요.  
홍이가 자신과 은홍사이에서 낳은 딸임을 알게 된 김응렬이 홍이를 자신의 딸로 인정하면서 김만덕이라는 이름을 적어 주는 장면은 정말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더군요. 이제서야 딸을 알아 본 아버지 김응렬의 딸에 대한 미안함이 절절하게 와 닿았던 장면이었어요. 은홍이 자신을 위해 임신한 것도 숨기고 죽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홍이를 만난 김응렬의 가슴은 찢어집니다. 김응렬이 아버지로서 줄 수 있는 것은 김만덕이라는 이름 석 자 뿐이었습니다. 이제서야 딸의 존재를 알게 되었지만, 유배 당시 아이를 가진 사실이 밝혀지면 김응렬은 멸문지화의 죄를 받게 되고, 홍이 역시 죄인의 딸이 될 수 밖에 없기에 딸임에도 당당하게 딸로 인정하지 못하지요. 김응렬의 안타까운 부성애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이보다 더 애틋하더군요. 최재성의 깊은 연기가 돋보였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응렬과 홍이가 부녀지간이라는 것이 들통나면, 두 사람 모두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지나치게 억지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홍이의 거처에서 만나도 될 일을 무슨 간첩들이 접선하는 모양으로 밤중에 만나고, 그 뒤를 서문객주에서 쫓고, 강유지가 이를 쫓고, 정홍수가 이를 막고, 여하튼 이렇게 억지스러운 미행과 방패막이 남자들이 짜고 약속이나 한 듯한 만남으로, 홍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계속적으로 같은 그림으로 보여주다 보니 이제는 그런 설정이 짜증나네요.
김응렬의 딸 김만덕이라는 이름을 받은 홍이 앞에 시련은 끊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스무살의 홍이와 마흔살의 이미연은 너무 거리감이 커서 캐릭터에 몰입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정홍수와 홍이의 로맨스도 공감이 가지 않고, 강유지의 짝사랑이 강유지만이 불쌍해 보일 뿐이에요. 이미연과 홍이의 이미지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은 저만이 갖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김만덕이라는 이름도 얻었으니 이미연과 어울리는 나이의 김만덕이 빨리 되었으면 좋겠네요. 한 두회 어린 홍이는 과거 회상씬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불혹의 이미연과 댕기머리 스무살 홍이는 아무래도 거리감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드라마 전개가 핵심에서 겉도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매번 사건은 일어나는데 긴장감이 떨어지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짜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인물들과 사건들이 입체적이라기 보다는 평면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유는 김만덕이 어려운 환경에서 여성이라는 신분의 굴레를 벗고, 천인이라는 신분에서도 배포 큰 거상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그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고, 드라마 중반이 다 되도록 장사하는 김만덕, 상인으로 성장하는 김만덕이 아니라, 김만덕이 이러저러한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만 만드는데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억지스러운 사건들만 남발되고 있다보니 언제 장사를 하게 될지, 이러다가는 장사하는 방법도, 돈을 벌게 된 것도 동문객주의 주인이 되었다는 나레이션으로 끝내버릴지 심히 걱정됩니다.
돈이란 무릇 다른 사람에게서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김만덕의 상인으로서의 됨됨이나 탁월한 수완보다는 과거사에 얽힌 중상모략에 치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상이 되어가는 김만덕의 일대기에 핵심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홍이가 돈을 벌기는 버나요? 거상이 되기는 되나요? 거상 김만덕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았을진데, 이제 김만덕이라는 이름 석자 얻은 홍이가 언제 장사를 시작해서 돈을 벌게 될지 모르겠네요. 구휼미를 풀었다는 것은 결과적인 훌륭한 일이고, 김만덕에게 있어서 돈은 어떤 의미인지, 김만덕이 돈을 어떻게 버는지 그 과정을 이제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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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7
  1. 2010.04.11 12:5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달려라꼴찌 2010.04.11 14:10 address edit & del reply

    하하...그러게요...언제 돈버나 어떻게 돈버는지 빨리 보고 싶습니다. ^^

  3. 2010.04.11 14:3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빵꾸똥꾸 2010.04.11 15:17 address edit & del reply

    미모와 젊음은 별개이건만 제작진이 예쁘면 젊다고 생각하시나봅니다 . 20대를 연기하기엔 너무 무리가 있어요 로맨틱 코메디나 시트콤이야 그게 더 장점일수 있지만 정통드라마 그것도 사극에서 20대를 연기하는 40대의 이미연씨는 정말 부담스러워요 ..

  5. 백두 대간 2010.04.11 16: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는 기대 이하 수준 이하 함량 미달인 것 같습니다.
    이전 드라마 명가에 이어 이 드라마도 다른 목적을 갖고 제작되는건지
    연이어 수준 떨어지는 내용으로 제작되고 있네요.
    고두심씨는 차라리 김만덕 알리기에서 손 떼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녀의 행보는 도저히 동의해주기 어렵군요.

  6. 파비 2010.04.11 19:17 address edit & del reply

    김만덕이 원래 기생이었으므로, 기생 시절을 다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사료에도 제주 기생 김만덕이... 구휼했다... 하는 식으로 기록되었다 하더군요.
    이제 기생 신분을 벗었으니 동문객주로 가서 돈을 벌겠지요.
    윗분 말씀처럼 부자들의 일대기를 연속해서 편성한 kbs의 의도는 분명히 있겠지만...
    좀 더 지켜볼 일이라 사료되옵니다만. 저도 워낙 이미연을 좋아하니깐요.

  7. 탐진강 2010.04.11 20: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사는 안하고 언제 거상이 되느냐 는 질문이 인상적이네요^^

  8. 2010.04.11 20:2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촌스런블로그 2010.04.11 20:57 address edit & del reply

    거상이되어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직 변죽만을 울리는 상황같네요^^

  10. 하얀 비 2010.04.11 22: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솔직히..저 이 드라마 살짝 보다가 그냥 텔레비전 자체를 꺼버렸답니다.ㅎㅎ.
    아예 관심조차 가지 않는 드라마랄까요.^^.

  11. pennpenn 2010.04.12 09: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가 워낙 많다보니
    거상은 미처 짬이 나질 않아요~

  12. Iam정원 2010.04.12 09:19 address edit & del reply

    장사로 성공하는 드라마는 상도(이재룡 주연 이병훈감독 연출)랑 해신이 짱인듯 싶어요. 개인적으로 두 드라마 다 재미있었고 내용도 휼륭했죠.

  13. 카타리나^^ 2010.04.12 09: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악!!!!!!!!! ㅋㅋㅋㅋㅋ
    저도 기대하면서 보기시작했는데
    아...이젠 그만 시청을 해야겠어요
    너무 지루해요 ㅡㅡ;;

  14. 2010.04.12 09:3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5. 못된준코 2010.04.12 10: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정확하게 짚어주셨네요.기대감에 전혀 못미치더군요.~~
    제목과 전혀...어울리지 않는 드라마!!!!!!!

  16. 건강천사 2010.04.12 11:31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글과 .. 댓글 보니..
    거상은 잠시 미뤄둬야 할 것 같네요 흘흘..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너무 많아서...
    정신없는 저에겐 하나도 제대로 챙겨보기가 힘듭니다. 흐흐
    하지만 초록누리님 뜰에는 자주 와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

  17. 영 아니다 2010.04.16 01:20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제작진들 도대체 시청자들을 뭘로 보고 어울리지않는 억지 배역에 어떻게 몰입 할수있나 묻고싶다.20대도 옛날 20대의 순수함이 나와야하는데 40대중년 아줌마 그것도 이혼 경험 까지있는 연기자에게 어찌 그런 연기를 기대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이렇게 계속 드라마를 할건지도 의심된다 완전 전혀아니다
    이분 말데로 이미연에게 미안하지만 얼굴과모든것이 너무 안맞는다 어리게 보이려해도 나이는 나이 어쩔 수없다 그리고 이미연씨는 코가 너무 커서 화면이 부담스럽다 남자코도 저정도면 큰코에 속하는데 여자가 그것도 풋풋한 20대 코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