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5.28 '신데렐라 언니' 작가나 제작진은 안 보는 드라마? (18)
  2. 2010.05.21 '신데렐라 언니' 감동적인 효선의 복수, 시청자 울렸다 (11)
  3. 2010.05.07 '신데렐라 언니' 효선, 강숙에 대한 복수의 시작? (24)
  4. 2010.04.29 '신데렐라 언니' 서우, 제대로 변신해야 드라마 살린다 (9)
2010.05.28 10:24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보면서 12,3회 정도 되었을 때 들었던 생각이 '언제 이 드라마가 끝날까' 였어요. 은조의 우는 장면과 감정과다로 은조뿐만이 아니라, 시청자도 파김치가 되는 느낌이 들게 했었지요. 은조라는 캐릭터는 상당한 끈기와 인내심을 요구하는, 막연하게 사랑해 주지 않으면 안될 것같은 의무감까지 들게 했었어요. 물론 은조역을 문근영이 연기하기에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어요. 문근영이기 때문에 끝까지 의리와 애정을 놓으면 안될 것 같았거든요. 철저히 은조가 되었던 문근영의 연기는 훌륭했고, 특히 구대성의 영정 앞에서 "아빠,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라며 통곡했던 장면은 드라마 전체에서 문근영이 흘렸던 눈물 중에 최고로 감정을 끌어 올렸던 것 같습니다. 8년만에 돌아온 기훈이 "은조야" 라고 부르는 장면에서 눈물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렸던 수정같았던 눈물도 있었네요.
그러나 이후의 은조의 눈물은 슬픈 은조만을 위한 눈물이었고, 은조의 캐릭터는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은조의 캐릭터가 방향을 잃어가더니 드디어 17회에서는 기훈이나 은조나 은조의 나레이션처럼 미쳐 버리더군요. 우는 은조보다 보핍보핍에 맞춰 어색한 춤을 따라하는 모습이나 핑크색 머리띠를 하고 오랜만에 다리를 드러낸 은조가 예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았을 듯합니다. 우는 문근영보다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문근영은 보기 더 나은 것은 사실이었고, 좋았습니다.
그러나 은조는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우는 은조에게 짜증도 났지만, 16회까지 애정을 놓지 않았던 은조라는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그래서 낯설기까지 한 은조가 어느 별에선지 뚝 떨어져 나온 듯하더군요. 게다가 포항제철을 열 네덧번을 다녀왔음직한 기훈의 해맑은 소년같은 표정은 사진캡쳐용 혹은 보도자료용 표정들이었고,  드라마 기훈이라는 캐릭터와는 너무나 판이하게 달라져서 황당스럽기 까지 했습니다. 두터운 철판을 깐 기훈이도 민망스러웠는지, 스스로 뻔뻔해지겠다는 말로 변명까지 늘어놓더군요(아, 작가가 그렇게 변명을 했다는 뜻입니다). 배우들의 아름답고 멋있는 표정만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에게는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팬서비스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 혹은 제작진께 묻고 싶습니다. 기훈이 죽도록 사죄해야 할 사람이 은조뿐입니까? 기훈이는 분명히 구대성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죄를 은조에게만 사죄를 하고, 다 털어놨다고, 이젠 아주 마음도 몸도 새털처럼 가볍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기훈이의 죄의식은 은조에게뿐이었고, 죽은 구대성이나 효선, 심지어는 어린 준수와 송강숙에게는 그다지 느낄 필요도 없었다는 건지... 아픈 효선이에게 눈감고 자라는 장면에서는 무슨 효선이가 어린 애도 아니고 "착하지" 대사까지 하더군요. 아직도 효선이를 고등학생쯤으로 보고 있다고 변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은조에게 다 털어놨다고 시도때도 웃는 통에 면상이라도 한대 때려주고 싶더군요. 잘못을 까발리면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고(물론 속으로야 하겠지요), 마음이 편하다고 말하는 제 편할 대로 생각하는 단순한 기훈이는 준수랑 친구 먹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그동안 구대성의 죽음과 효선에 대한 죄의식으로 주구장창 울고 짜던 은조까지 단순해져서, 어안이 벙벙하고 배신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은조의 캐릭터를 변질시켜 버렸는지, 중간에 연출자가 바뀐 게 아니라 작가가 바뀐 것 아닌가요?
도대체 작가나 제작진은 피드백이라는 것은 하는지 모르겠네요. 시청자들 중에는 신데렐라 언니를 두번씩 세번씩 봤다는 분도 있더군요. 그런데 제작진은 대본에 따라 촬영, 편집, 방송만 내보낼 뿐 드라마는 전혀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시청률이나 드라마에 대한 반응만 체크하시지 마시고, 드라마를 시청자와 함께 제대로 봤으면 싶네요. 드라마를 제대로 보지 않으니 은조나 기훈의 지난회 감정선같은 것은 안중에 없습니다. 심하게 얘기해서 그날 그날 생각나는 대로 작가는 대본을 쓰고, 제작진 역시 찍고 편집하고 방송으로 내보내기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싸잡아서 은조와 기훈이를 공감되지 않는 사랑에 집착하게 하고, 그러다 보니 캐릭터의 감정선까지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스토리 라인까지 버려가면서 변해야 하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솔직히 은조와 기훈의 캐릭터는 변한 것이 아니라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성장해야 할 캐릭터들이 변질되고 있을 뿐입니다. 변질과 성장은 다른 것입니다. 은조가 냉소적이고 독기나 펄펄 날리는 모습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말은 아니에요. 도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니 술로 치면 막걸리가 맥주로 변했다는 비유를 하고 싶네요.
그러고보면 작가는 구대성네 가족은 문근영을 눈물근영으로 서우는 엄마잃은 천사로 만들어 가면서 지키려 하고, 홍주가는 쓸만한 인간은 하나도 없는 구성원들로 만들어 작정하고 파탄내려고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은조와 기훈이라는 캐릭터, 저는 기훈이라는 캐릭터는 홍주가 아버지와 형을 만나고 대성도가에 형을 자빠뜨리겠다는 심산으로 잠입했을 때부터, 이렇게 처절하게 부숴질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천정명의 연기력과 함께 기훈의 캐릭터는 도저히 수습불가입니다. 기훈의 캐릭터는 그렇다쳐도 은조는 뭔가 싶습니다.
은조의 캐릭터는 변했고, 변질되어 솔직히 기훈의 캐릭터보다 엉망이 돼가고 있습니다. 기훈이야 워낙 오락가락 정신없이 널을 뛰어서 이제는 어떤 모습이 기훈인지 헛갈리기까지 하지만, 은조를 이렇게 망가뜨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작진에게 묻고 싶군요. 네, 저는 정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문근영은 확실히 연기의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왜? 더 이상 보여줄게 없으니까요. 더 이상의 스토리도 없고, 은조를 새장에 가둬두고 눈물이나 짜라고 하고, 이제는 그것도 안되니 춤이나 추고 노래나 시켜보자고 드는 느낌입니다. 문근영의 뛰어난 감정선과 연기력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더 큰 새장을 만들어 주어야 함에도, 마치 독수리를 참새 새장에다 가둬버린 느낌입니다. 기훈이랑 그동안 16회까지 보여 주었던 은조의 모든 눈물과 번민, 지긋지긋할 만큼 우려먹엇던 구대성에 대한 죄의식과 사랑마저 잊고 알콩달콩 사랑이나 해보라고 멍석을 깔아줍니다. 
엄마 못 찾았다고 동동거리는 은조를 껴안고 토닥토닥 한번 해주니 그 동안 피눈물을 흘리던 일들은 다 잊고 싶다고요? 기훈의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기훈이 대성도가를 이용해 형에게 복수하고 싶었던 심정까지 동정하고 눈물까지 흘려 버립니다. 구대성을 위해 흘린 눈물과 대성도가를 살리겠다고 불철주야 몸이 부서져라고 일하던 은조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무너질 수, 아니 변할 수 있는 아이였느냐고요.
* 요즘들어 문근영과 천정명을 보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근영의 연기도 힘이 많이 빠진 듯 보였고, 천정명은 제 개인적으로는 본인이 연기하면서도 기훈의 그런 행동과 대사들을 납득했을까 싶어서, 갑자기 힘없는 연기자들이 불쌍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천정명의 경우는 살짝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찍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대본에만 충실한 모습이더군요. 은조를 안고 있어도 무념무상, 자기 어머니에 대한 아픔을 얘기할 때도 무념무상이더군요. 연기력인지, 자포자기인지... 은조와의 애틋한 감정신이 차라리 한 두회 전에 나왔더라면, 천정명도 좀 폼나게 감정을 잡을 수도 있었을텐데, 이건 뭐 애 토닥거리는 심정으로 러브신을 찍어야 했으니 무슨 맛이 났겠냐 싶기도 하고요.
문근영의 초반 연기를 보고 저는 문근영이 성장이 무서울 정도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지만, 이제는 작가나 제작진이 문근영의 성장을 어디까지 막을지 두렵다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이쯤되니 작가나 제작진이 문근영과 천정명의 안티로까지 보입니다. 천정명의 연기에 대해서는 저는 지금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고 보지만, 연기력을 떠나 캐릭터의 비호감을 극대화시키는 이유는 뭔가 싶네요. 아마 작가는 대본만 쓰고, 제작진은 작품만 만들고 있나 봅니다. 제발 본인들이 만든 작품을 제대로 감상해 보라고 충고하고 싶네요. 시간에 쫓긴다고 변명만 하지말고, 작품의 완성도, 개연성, 산으로 가는 스토리, 연기자들의 감정선 등등을 시간내서 1회부터 검토하는 시간을 가져 보라고 충고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시청자의 눈으로, 마음으로 드라마를 다시 돌려보기를 하다보면 산으로 간 캐릭터들과 스토리의 원인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2회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정말 다행입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란 틀렸지만 벌여놓은 일 수습이라도 잘 하고. 더 이상 배우들을 망가뜨리지나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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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1 12:22




신데렐라 언니 16회는 그동안 터져야 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시간이었어요. 은조의 '아빠, 잘못했어요'에 이어 효선의 '엄마 가지마'가 또 다시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효선이 진심으로 엄마를 부를 시간이 오리라 예측은 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온 것같습니다. 그런데 은조가 오열하며 불렀던 '아빠'처럼 효선이도 허공을 항해 엄마를 부르는 것을 보고, 어쩜 이렇게 어긋나는 것도 닮았을까 싶더군요. 약속이나 한 듯 서로에게 다가서는 순간이 어긋나기만 하는 구대성의 가족들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는 이 사람들을 가족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송강숙이 나타나기만 한다면, 정말 행복한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준수가 구대성이 나온 잡지를 들고 웃는 모습과 함께 말이지요.
기훈의 비밀을 알고 산산조각 나버린 은조의 가슴(솔직히 이부분은 공감이 가지 않아 굳이 사랑이라는 말을 쓰기도 싫습니다. 배신감 정도로 표현하고 싶네요;;), 털보장씨를 찾아가 아빠에게 진심의 사죄를 받은 효선, 그리고 또다시 없어져 버린 엄마를 부르는 효선의 절규는, 가슴이 먹먹하다 못해 기도를 막아버린 듯 숨조차 쉬기가 버거울 정도였어요. 효선이때문에 많이 울었는데, 독기와 연민의 감정선을 넘나들었던 서우의 연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효선의 복수방법이 감동적이었어요.

효선이가 아버지를 위해 한 복수방법이 효선이다웠고, 구대성의 딸다웠다는 생각에 효선이가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효선의 복수는 인간의 파멸이 아니었어요. 아버지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었지요.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보셨더라면, 효선이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줬을 것 같아요. 아버지는 인간의 본성을 믿는 분이었고, 사람을 내치는 사람이 아니라 품는 사람이었어요. 자신에게 칼을 들이 댄 사람일지라도, 그 칼을 스스로 쥐어 자신을 찔러버린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해서라도 다른 사람의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지요.

세상에서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단 한사람

아빠를 기만한 털보장씨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받은 효선은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할 엄마가 없어져 버린 것을 보고, 끝내 진심을 드러냅니다. "엄마, 가지마"라고요. 효선은 엄마를 붙들고 싶었어요. 새엄마가 생지옥에 살더라도, 그로인해 효선 역시 생지옥이 되더라도 효선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를 잃고 싶지 않았어요. 첫눈에 반해버린 한 여자, 그 여자를 엄마로 만들고, 아버지의 아내가 되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보면서, 아버지가 행복하는 모습이라면, 자신을 대하는 마음이 진심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던 효선이었어요. 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또한 엄마도 아버지를 사랑하면 그것으로 충분했어요.
효선에게 아버지 구대성은 은조에게 구대성이라는 존재 이상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 가장 따뜻하고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 그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이 너무 감사한 효선입니다. 그런 아버지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 효선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아내라는 자리, 그 시린 가슴 한자락을 새엄마 송강숙이 채워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그런 송강숙이 아버지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그것을 아버지가 알고도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는 것을 효선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불결한 새엄마, 그런 엄마를 끝까지 품어준 가엾은 아버지에게 효선은 진심으로 사죄시키고 싶어합니다. 털보장씨의 사과를 받은 효선은 그제서야 눈물을 흘립니다. 털보장씨 쿨한 사람으로 보이더군요. 진심은 통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효선이는 엄마 송강숙이 진심으로 후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음을 알고 있어요. 버스를 잡기 위해 뛰어 온 자신을 보고, 맨 처음 송강숙의 눈길을 멈춘 곳은 효선의 맨발이었어요. 버스에서 내린 새엄마는 또 효선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했어요. 효선이 발이 피투성이가 될때까지 뛰어도 엄마는 도망치려고 했어요.
효선이는 엄마가 왜 도망치려는 지를 알았어요. 효선이의 피투성이 발을 보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엄마의 표정, 그 눈은 언젠가 손가락에 가시가 박혔을 때, 가시를 빼주며 바라보던 안쓰러운 눈빛과 같았어요. 동수에게 문자 씹혔다고 울며 돌아왔을 때, "우리 애기 어쩌나"하며 안아주던 계산없는 모습과 같았어요. 효선이 처음 송강숙을 만났던 날, 물벼락을 뒤집어쓰고 효선의 돌아가신 엄마의 옷을 입고 효선을 처음으로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그 모습이었어요. 
"정말 예쁘세요. 아줌마 황신혜 닮았어요"라자, "어머 그럴리가 있니? 난 정윤희 닮았어, 얘"라며 정색을 하던 새엄마였어요. 효선이가 우리 엄마는 황신혜 닮았는데 하자, 금세 "나도 황신혜 닮았다는 소리도 들어" 라며 효선을 웃게 만들었던 새엄마였어요. 엄마 생각에 우는 효선을 새엄마는 따뜻하게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어요. 마치 '우리 애기 효선이 울지 마' 라고 말하듯이요. 비록 송강숙은 고래등같은 운학루를 보고, 다른 마음으로 효선이에게 맞장구를 쳐줬지만, 어린 효선은 그런 어른의 계산은 몰랐어요. 그냥 엄마 옷을 입은 아줌마가 예뻤고,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나게 해줬던 예쁘고, 좋은 냄새가 나는 아줌마였을 뿐이에요. 엄마같은 좋은 냄새...
효선이가 첫눈에 반한 한 여자의 모습은 8년이라는 시간 속에 변질되고, 진심이 아닌 부분들도 보게 해 버렸지만, 처음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우는 효선일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손가락에 박힌 가시를 빼주던 강숙은 진심이었어요. 같은 진심을 효선은 피투성이 자신의 발을 보던 엄마의 표정으로 또 확인합니다. 
효선은 엄마가 뉘우치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엄마가 도망쳤기 때문에 알았어요. 인두겁을 뒤집어 쓴 여우라면, 모든 것이 들통났더라도 도망치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어떻게라도 둘러대고 효선이를 구박했을 지도 모르지요. 그렇게 독하고 모질었던 새엄마가 자신을 귀신보다 더 무서운 년이라며 도망치려고 합니다.
송강숙은 더 이상 운학루를 지킬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망치려 했던 것이에요. 효선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자신이 효선이와 아버지 구대성에게 한 짓이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천하의 송강숙도 죄값을 치르려고 했어요. 효선이는 엄마가 도망치려고 한 것을 보고 송강숙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음을 보았던 거예요. 그런 엄마를 효선은 아버지처럼 품고 싶어합니다.
업히라며 처음으로 내밀어 준 등, 효선이 송강숙의 등에 업히는 순간 효선은 이미 새엄마를 용서하고 있었어요. 그 등이 사라질까봐, 반지를 돌려받은 날, 몰래 떠나버린 그날처럼 새엄마가 사라질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앙탈을 부리고 눈엣가시가 되어서라도, 엄마의 치부를 들어 협박해 가며 엄마에게 족쇄를 채우더라도, 엄마를 붙들고 싶은 효선이에요. 이 세상에서는 유일한 엄마니까요. 이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더 이상 효선에게 또다른 엄마는 있을 수가 없어요. 사진 속의 돌아가신 엄마가 효선의 마음 속에 살아 있는 엄마라면, 세상에서 엄마라고 소리내어 부를 수 있는 단 한사람이 송강숙인 거예요. 

효선이 찍고 싶은 가족사진
털보장씨에게 사과를 받으면, 효선은 은조랑 준수, 그리고 송강숙을 가운데 앉히고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효선은 강숙에게 가족사진 찍어 각자 방에다 걸고, 지갑에도 넣고 다니자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지만, 효선은 정말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을 거에요. "이 여자가 우리 엄마다. 세 아이의 엄마다. 이렇게 예쁜 여자가 우리 엄마다" 라고 세상에 다 알리고 싶었을 지도 몰라요. 효선에게 유일한 가족이니까요. 아빠의 표지모델 사진을 준수에게 들고 하고 함께 찍어서 아무도 엄마를 꼬드기지 못하게 말이지요. 엄마가 진심으로 자신을 안으려 했었다는 것을 알기에, 효선은 뒤늦게 엄마에게 못되게 군 것이 후회스럽기까지 할 정도에요. 
아빠의 술이 다시 생산되어 가게에서 팔리고 있고, 이제 일이 다 해결된 것 같았는데, 엄마를 진심으로 가슴으로 안아주고 싶었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는 덜 아플 것 같았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하나 뿐인 엄마가 다시 효선을 버리고 가 버렸어요. 아니 은조와 효선, 준수를 버리고요. 대합실을 나와 엄마를 부르는 효선의 모습은 시장에서 엄마 손을 놓친 미아처럼 처절하고 불쌍합니다. 사방을 두리번 거려봐도 어디에도 없는 엄마 모습, 그렇게 효선은 엄마잃은 아이가 되어 엄마를 찾습니다. 구대성이 새엄마의 불륜을 알고도 함께 했던 시간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했던 그 두려움에 떨면서요. "엄마, 가지마" 라는 효선의 절규가 그래서 더욱더 가슴을 먹먹하게 하네요.
가엾은 아버지를 위한 효선의 복수와 분노가 멈추려는 시간, 신데렐라 언니 이 뒤틀린 동화 속 효선이와 송강숙은 엇갈리는 시계바늘과 같아집니다. 송강숙은 어디로 갔을까요?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수배광고지라도 붙이고 싶네요. "송강숙 여사님! 예쁜 두 딸이랑 아들이 엄마를 애타게 찾습니다. 두 예쁜 딸들이 지금 무지 아파요. 죽을 듯이 아파요. 효선이는 미각을 잃었대요. 엄마가 해 주는 엄마의 밥상을 그리워 하고 있어요. 얼른 운학루로 돌아와서 딸들을 안아주세요!!! 더 이상 두 딸들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게 해주세요. 당신은 하느님, 부처님하고 맞짱떠서 이긴 여자잖아요, 송강숙이 이긴 게 아니라 엄마라는 이름이 이겼다는 것을 지금은 알고 있을 듯 싶은데 얼른 돌아가세요" 이런 광고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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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7 07:30




지난 회부터 신데렐라 언니에 흐르는 알 수 없는 불안한 기운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하나 봅니다. 신데렐라 언니는 기발한 스토리나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보는 드라마라기 보다는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따라 동화되어가는 일종의 읽는 드라마입니다. 책을 읽듯이 말이지요. 그런데 지난 회 그 감정선의 읽기는 새로운 그림이 펼쳐지면서 조금은 혼란스럽게 끌고 가고 있습니다.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한 은조와 울음을 숨기기 시작한 효선, 그리고 극 초반의 조금은 로맨틱한 햇살왕자 기훈으로 돌아간 듯 간간이 웃음을 뿌려주는 기훈때문에 드라마의 그림은 봄꽃같이 화사했어요. 은조와 효선의 화해하는 듯한 모습과 3천배를 하는 심정으로 공주의 아버지 역할을 하겠다는 기훈, 예비군 훈련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일거리 없는 도가를 떠나 공사장에서 은조 밥값(?)을 벌러 간 정우, 그리고 활기를 찾은 도가 사람들까지 이대로 드라마가 끝나도 좋을 모습이었지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송강숙만 해결되면 말이지요. 저는 그런 평온이 오히려 불안했고, 특히 효선이 불안했어요. 
그런데 그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은조에게 버리지 말아달라고 말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 온 효선이 가슴을 치며 우는 장면이 께림칙했거든요. 그리고 그 불안감이 꼬리 아홉개 달린 송강숙마저도 불안하게 하는 것 같았어요. 신데렐라 언니는 송강숙의 행보는 거의 예측이 가능한 지라 얼마나 간악하고 속물적으로 본성을 드러내 보일까에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는데, 이번 회 여실히 그 다중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연기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속물성을 표현하는 이미숙이라는 배우의 다채로운 변신은 후반부를 이끌어 가는 중심인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인간상을 펼치고 있습니다.

효선 안의 또 다른 효선
저는 효선이는 본성이 착한 아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 아이가 변화하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효선이를 보면서 드러낼 일이 없었기에 효선이도 몰랐던 독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입니다. 어찌보면 은조보다도 더 독한 감정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효선이가 내보이는 모습은 너무나 어눌하고 바보같아서 그 모습에 속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회 효선이를 보면서 또 놀랬어요. 지난회에도 효선이에게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서늘함에 몸이 곤두섰는데, 이번회는 더 정도가 심해서 저는 자꾸 효선이에게 눈길이 가네요.
대성도가의 누룩고사를 지내는 날, 은조가 대성도가의 주인 자격으로 축국문을 읽지요. 이는 물론 효선이 결정한 일이었고요. 그런데 축국문을 읽는 은조를 바라보는 효선의 시선은 기쁨도 슬픔도 없는 무감정의 표정이었어요. 평소의 효선이라면 나뭇잎이 굴러가는 모습만 봐도 꺄르르 웃거나 생명을 다한 나뭇잎이 불쌍하다고 큰 눈망울에 수심이 가득했을 지도 모르는데, 아버지의 자리에 앉은 은조를 보면서도 무서울 정도로 담담한 표정이었어요. 마치 감정을 잃은 아이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놀라운 일은 새엄마에게 고사떡을 가져다 주고 벌어진 일이에요. 도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꼭 먹어야 한다며 거들떠도 보지 않고 나가버린 송강숙의 뒤를 쫓아가 입에 기어이 떡을 넣어주는 효선이에요. 효선이 떡을 어떤 심정으로 들고 나갔는지 효선의 막간의 표정이 생략되었기에 참으로 효선의 감정이 참으로 답답하지만, 저는 자꾸 효선이 송강숙을 고의적으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효선의 순수하고 착하기만 해 보이는 맑은 눈과 겁먹은 표정때문에 좀처럼 효선의 정확한 감정을 읽기가 힘들기는 하지만요.
송강숙이 입에 넣어준 떡을 흙바닥으로 던져버지자 효선은 "엄마, 먹는 것 갖고 이러면 안되는데..." 라며 흙이 잔뜩 묻은 떡을 효선이 송강숙의 눈앞에서 오물오물 먹어 버리더라고요. 간 큰 송강숙도 효선의 그 같은 행동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마치 도망치듯 부억을 나가 버리지요.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송강숙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저거 여우네. 순진한 척 하더니 완전 불여우였어..." 눈치 100단쯤 되는 송강숙이 효선의 무엇을 보고 불여우라고 했을까 싶어요. 물론 나쁜 마음으로 보면 모든 사람이 나쁘게만 보이고, 착한 마음으로 보면 착하게 보일 수 있어요. 송강숙이 효선의 호의를 고운 눈으로 보지 않기에 효선의 일거수 일투족이 아니 말소리까지 듣기 싫을 수도 있겠지만, 송강숙은 사람을 볼 줄 아는 예리한 눈이 있다는 것도 무시는 못하지요.
흙이 잔뜩 묻은 떡을 입에 넣는 효선이 그 순간 은조보다 독해 보였던 것은 저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순간 섬뜩했어요. 효선이 생락한 "먹는 것 갖고 이러면 안되는데" 그 다음 말 때문에 더더욱이나요. 그 다음 말은 지옥간다에요.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지옥간다고들 하잖아요. 불가에서는 밥 한알만 흘려도 지옥간다고 하는 말도 있고요. 효선이 삼켜버린 말을 송강숙이 모를리가 없지요. 흙투성이 떡을 집어 먹는 효선때문에 놀라기도 했지만, 송강숙은 효선의 말때문에도 흠칫하고 놀라 버리더라고요. 지옥간다는 말은 지난 밤에도 은조가 했던 말이었어요. "효선이 아빠가 다 알고도 엄마를 사랑했었다구. 지옥에 떨어져도 모자랄 엄마를 사랑했었다구..." 라며 효선이에게 잘하라라고 했었지요.
부엌할머니와 아줌마가 도가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송강숙이 팔을 걷어부치고 도가로 가서 한바탕 난리를 했을 때도 효선이 한가지 이상한 행동을 취했어요. 효선의 외삼촌까지 나가지 않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강숙이 "누구때문에 우리 준수아빠가 그렇게 됐는데..." 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효선은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가슴을 쥐어 뜯었어요.
효선은 외삼촌의 잘못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은조때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구대성의 장례일에 항아리째 술을 마시며 기훈의 품에 안겨 울 때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요. 효선은 어쩌면 이 모든 일이 새엄마가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새엄마를 불러들인 자신에게 모든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효선은 너무 답답합니다. 마음대로 울지 못하니 가슴에 울음이 얹혀있어요. 

효선, 꼬리 아홉 달린 새엄마에게 복수 시작하다? 
강숙의 효선에 대한 매운 구박은 은조의 기지로 일단 멈춤이에요. 효선에게 뜯어 먹을 게 많으니 잘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한거지요. 대성도가의 지분도 구씨 문중 어른들이 공동소유라 구박한 것 알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고, 선산이며 임야를 팔려고 해도 효선이 도장을 찍어주지 않을 수 있다고 강숙을 협박을 하지요. 협박은 아니고 사실이기도 하고요. 은조의 말을 들은 강숙은 효선을 대하는 태도가 급변하지요. 효선이 당황할 정도로 말이지요.
효선이 은조가 그런 말을 새엄마에게 했는지 알지는 못하겠지만, 새엄마의 태도가 급변한 데에는 은조가 어떤 말을 했을 것이고, 새엄마의 계산된 행동에서 나온 것일 거라는 것쯤은 효선도 다 알 겁니다. 효선의 마음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 또 있었어요. TV를 보다가 효선이 송강숙에게 지나가는 말처럼 장택근이라는 남자를 아느냐고 묻지요. 강숙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을 보니 아마 털보장씨의 이름같습니다. "어떤 남자가..." 하고 말을 하려다 말고 TV로 눈을 돌려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깔깔대고 웃습니다. 애가 타는 송강숙은 TV를 꺼버리고 효선에게 어떤 남자에 대해 물었고요. 그러자 효선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는 듯이 "이 집이 장택근씨 친척 누이 송강숙씨가 사는 집이냐고 물어서 우리 엄마는 친척이 없다고 말했어" 라고 강숙을 안심시켰지요.
과연 효선이 그 낯선 남자에게 그렇게 말했을까 싶어요. 새엄마인 송강숙이라는 이름을 정확하게 댔는데 효선이 우리 엄마는 친척이 없다고 말했을 리가 없다는 거죠. 한 두살 먹은 어린 애도 아니고 말이죠. TV를 보면서도 지나가는 말처럼 장택근이라는 운을 떼면서 효선은 강숙의 표정을 살폈을 겁니다.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듯이 "어떤 남자가..." 라고 운을 떼다가 TV로 눈을 돌려 과장되게 웃기까지 하고 말이지요. 애간장이 타는 듯한 송강숙의 표정을 아무리 눈치없는 효선이라고 모를리가 없었을 겁니다. 효선이 은조에게 말했듯이 효선은 엄마가 자신의 손을 뿌리치고 어렸을 때도 가식으로 대했다는 것도 알았던 아이에요.
강숙의 당황한 표정을 보면서도 효선은 강숙을 안아줍니다. "엄마한테 내가 별로 이쁘지 않은 거 알아. 그래도 나한테 잘해줘서 고마워. 나중엔 정말 마음으로 내가 이뻐서 안을 수 있게 내가 잘할게 엄마" 효선은 강숙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 줍니다. 자신의 입으로 말이지요. 엄마가 나 싫어하는 것 알아라고요. 그럼에도 내가 더 잘할게 라고 은조에게 "내가 엄마 좋아하니까 상관없어" 라고 했듯이 구대성과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그래서 효선이에게 혼란이 느껴집니다. 효선의 마음이 반은 진심이고 반은 복수심같아 보이거든요. 효선이 왠지 이 꼬리 아홉개 달린 여우 송강숙을 상대로 싸움을 걸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이 의심스럽고 불안한 마음이 저만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효선이의 기본적인 착한 심성이 악한 마음으로 가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 생각하지만요. 무엇보다 효선이가 은조의 진심을 믿고 있다는 것이 효선에게서 느껴지는 불안감을 덜어주지만, 만약 효선이 복수를 시작한다면 그것은 화해를 위한 과정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꼬리 아홉개 달린 여자 송강숙을 연기하는 이미숙의 표정은 대사보다 더 정확하게 송강숙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캐릭터의 무게감 하나로도 극을 끌어가는 이미숙, 정말 대단한 연기력에 감탄하게 합니다. 사람의 속마음을 표정만으로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배우 이미숙의 앞으로의 변화가 신데렐라 언니의 공주들보다 더 흥미로울 정도네요.
* 어제 약속드린 대로 조금 후에 11,12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은조의 변화에 대한 글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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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9 15:09




구대성의 죽음은 신데렐라 언니로서는 큰 희생입니다. 구대성은 유일하게 신데렐라 언니의 밝음을 담당하던 축이었어요. 은조와 효선, 그리고 송강숙을 변화시키는 가장 건강한 효모였으니 그의 죽음은 대성도가의 대들보가 무너진 것과 같은 큰일이지요. 극중 구대성의 죽음은 은조와 효선의 갈등을 위한 장치였지만, 탄탄한 중견연기자로 더구나 인기급상승이었던 구대성 역의 김갑수의 하차는 일종의 모험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김갑수의 극중 무게감이 컸기 때문이에요. 이제 송강숙 역의 이미숙과 문근영, 그리고 서우가 김갑수가 담당하던 부분까지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감 또한 클 것고요.
구대성의 죽음은 애초부터 예정된 일이지만 제작진으로서는 구대성이라는 인물의 무게를 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해요. 이유는 아쉽게도 시청자에게 기훈왕자님 신드롬에 빠지게 했어야 할 천정명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왕자캐릭터와 서우의 제자리 걸음때문일 겁니다. 기훈 역의 천정명에 대한 부분은 이미 글로 쓴 적이 있어서 여기서는 별도로 언급하고 싶지는 않고, 극 중 성숙하지 못한 서우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번 글은 은조와 효선. 그리고 은조와 기훈의 감정정리에 한 방점이 찍힌 이야기가 전개되어 세사람의 감정선을 중심으로 한 리뷰글을 올리려 했는데, 드라마에 대한 걱정으로 서우의 캐릭터변화와 엮어서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서우의 변신이 신데렐라 언니를 살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서우는 드라마 초반 어리광이 심하다, 앵앵거린다, 오버한다 등으로 소위 연기력 논란에 휩쓸렸어요.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엄마의 사랑의 부재에서 온 성장하지 못한 효선이라는 캐릭터는 이해되었고, 8년이 지난 후 서우는 한차례 변신을 했습니다. "거지꺼져"라는 말로 시작된 반격은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너 같은거"라는 감정신으로 그 내면적인 이중성을 드러내 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처음 신데렐라 언니에서 서우의 고등학생 연기가 오버스럽지만 캐릭터와 맞다는 분석을 했었어요. 연기력에 대한 것은 차후의 문제였고, 캐릭터자체는 어리광에 미성숙한 효선을 제대로 표현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8년이 지난 후 서우는 변화는 했지만 성숙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서우는 목소리와 모양만 바뀐 고등학생 효선같아 보입니다. 천정명의 건조한 감정신때문에 사실 서우가 같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것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 뿐, 솔직히 서우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 걸음 가까워진 은조와 효선, 그러나 두 걸음 멀어지다
이번 회 은조와 효선의 대화신이 유독 길었지요. 기훈이 준 편지를 전해주지 않았다는 것도 은조가 알게 되었고, 효선에게 유치하고 끔찍하다는 말을 하며, 은조가 기훈에 대해 가졌던 마음을 효선에게 눈물로 전했어요. "세상에서 처음으로..." 뒷말조차 잇지 못할 정도로 은조에게는 절실한 감정이었고, 효선에게 그 독한 은조가 눈물을 보일 정도였으니, 효선은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라는 자책감에 빠질 수도 있게 한 대목이었지요. 잡았던 은조의 팔을 놓는 효선의 감정이 그것이었어요 .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기조차 못할정도로, 그래서 서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은조의 눈물은 효선에게 충격적이었던 것이에요.
그 미안함에 효선은 은조에게 널 보는 것이 끔찍스럽다고 말한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술에 취해 "너 우리집에서 나가주지 않을래? 정말 널 죽일 것같아. 니가 싫어 죽겠어. 집에서 공장에서 도가에서 매일 너 얼굴 보는 것 끔찍해"" 라는 말은 효선의 미안함에 대한 반어적 고백이며 사과였던 것이지요.
"싫어. 해 보자며?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며? 왜, 질게 뻔해서 갑자기 싸움 걸기가 싫어졌지? 너 자꾸 이러면, 나 니것 다 뺏어 버린다. 대성도가도 네 아버지도,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그 사람도 내가 다 가져 버릴거야"라며 반어적으로 되받아치는 은조의 말은 두 소녀에게 일종의 화해를 위해 비밀번호 한자리를 풀어준 것이었어요. 술의 긍정적인 기능은 진실을 말하게 하고 사람을 가깝게 한다는 것입니다. 효선은 은조가 절대로 그런 마음을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효선은 은조가 더 싫은 거예요. 차라리 대놓고 욕심을 부린다면 "거 봐, 너 그런 애잖아"라고 욕해줄 수도 있겠지만, 은조라는 아이는 제 몸이 부서지는 것도 모르고 대성도가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을 효선이 모르지 않습니다. 은조가 코피를 쏟고 병원에 누워있을 때 효선의 나레이션은 그런 은조에 대해 미움과 사랑에 혼란스러워 하는 효선의 감정을 보여주었던 것이었고요.
"처음부터 그게 진심이었잖아, 나중에 떼어갈 몫이 많아져야 하니까 회사 살리려고 발버둥치고 있잖아?" 라고 비아냥 거려도 은조는 이제 대놓고 "그래볼까" 라고 말하지요. 이러니 효선으로서는 이길 수가 없는 아이입니다. 효선이 아는 은조는 그렇게 겉다르고 속다른 말을 하는 아이에요. 처음으로...라며 은조가 삼켜 버린 말 "마음을 주었던 사람"은 어느 날 CF광고를 찍으며 "너 꽤 예쁘다"라고 말해준 것에 이어 두번째로 들었던 은조의 진심이었어요.
그렇게 비밀번호 하나가 풀렸는데 구대성이 죽어버렸습니다. 효선에게는 아빠, 은조에게는 부르고 싶었던 아버지라는 존재가 없어져 버린 것이지요. 그간 은조와 효선의 끈은 구대성이었어요. 강숙이 효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었다면 구대성의 죽음이 은조와 효선의 끈은 어쩌면 더 견고해졌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불행히도 강숙에게는 구대성과 같은 마음이 없었어요.
구대성의 죽음이 몰고 올 파장은 은조와 효선이 생각하는 것보다 큽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도 힘든 아이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금전적인 압박은 두 아이를 극단으로 치닫게 할 것입니다. 우선 대성도가는 유령회사의 주문으로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제2금융에서 대출받은 돈은 대성도가를 인수하려는 홍주가 홍회장의 돈이니, 홍회장의 수중에 대성도가가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일터. 이쯤해서 대개의 드라마에서는 왕자님의 눈부신 활약이 이루어지지요.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의붓자매가 되었든 이복형제가 되었든 주인공들은 일단은 합심하고 살리고 보자로 나가고요. 하지만 신데렐라 언니는 여기서부터 더 이상 잔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을 비틀고 꼬기 시작한다는 것에서 상식적인 스타일에서 과감히 벗어나 버립니다. 이 예측불허의 긴장감이 신데렐라 언니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것일 테지요. 
이 비상식적인 드라마의 일탈은 송강숙의 행보와 효선의 감정이에요. 사실 은조의 경우는 다 보여 주었기에 은조가 어떻게 나갈 것인지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다만 은조가 겪는 감정의 풍파가 안스러워 함께 아파할 수 밖에 없겠지만 말입니다. 은조에게 구대성의 존재가 어떤 사람이었고, 구대성이 "나를 버리지 마라"는 말은 은조의 금과옥조가 될 것이라는 것은 천지가 개벽한다해도 변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다시말해 은조는 사건처리 반장직을 맡았고, 우직한 형사반장 역할을 박봉에도, 잠복근무도 마다않고 할 인물이라는 것이에요.


효선의 성숙으로 극 중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
송강숙의 변화 역시 너무 기대되는 부분이라 가슴이 떨릴 지경이지만, 송강숙은 어떤 변신 혹은 변심을 한다해도 믿는 구석이 생깁니다. 이미숙의 연기력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고, 제아무리 상식밖의 선으로 튕겨져 나간하고 해도 송강숙이니까 그럴 수 있다로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미숙의 거침없는 막가파 연기가 기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서우에요. 그동안 서우의 모든 연기를 꼼꼼하게 모니터를 해봤는데 1회를 빼고는 매일같이 틀면 수도꼭지 우는 역할에 천진난만하게 보이려는 눈 동그랗게 뜨기, 그리고 어려서의 애교보다는 조금 덜 닭살인 애정연기가 대부분입니다. 기훈과의 감정신도 받아주는 기훈이 너무 뚱해있으니 서우의 들이댐이 무색해져 버리고 마치 고등학생이 헌병초소 앞을 지나다 멋진 군인아저씨에게 홀랑 반했다며 사랑고백하는 듯한 어색함이 연출돼 버리고 말았습니다. 받아주는 상대방과의 연기교감도 중요하지만, 서우의 변화되지 않은 미성숙도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서두에서도 지적했듯이 서우는 목소리만 바뀐 고등학생 효선의 모습에서 한달 정도 성숙한 모습입니다.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은 20대인데 표정과 대사 수준은 고등학생의 모습이니 서우는 여전히 미성숙 단계일 수 밖에 없고, 은조와 기훈에게 칭얼대는 무늬만 어른인 아이같아요.
솔직히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효선의 유아기적 사고방식과 대사는 서우의 변신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아버지의 죽음으로 계모 송강숙의 구박을 받게 된다면 서우의 수도꼭지는 잠기지 않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착하고 동정받아야 할 신데렐라의 눈물은 가슴이 아프지 않고, 독하디 독한 은조의 눈물에 가슴이 아픈 걸까요? 그것은 문근영이 감정을 있는 힘껏 압축했다 순간에 빵하고 터트리는 것을 적시에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서우의 경우는 모든 감정을 산만하게 뿌려댑니다. 그래서 효선의 웃음도 효선의 눈물도 별 감정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대성의 죽음은 은조와 효선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사건입니다. 8년의 시간이 흐른 후의 변화 그 이상의 감정을 폭발시켜야 하는 지점에 왔다는 뜻이에요. 이 감정의 도화선은 송강숙과 효선이 담당할 부분이고, 기훈은 원인제공자로 처단해야 할 범인이라고 볼 수 있을 테고요. 그런데 걱정이 앞서는 것은 효선이 여전히 유치찬란한 아이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듯한 예고편이었어요. 효선이는 이제 좀 성숙해져도 될 것 같습니다. 이는 제작진에게 드리는 말씀이지만요. 또한 서우는 표정에서부터, 분위기 또한 아버지의 죽음 이전과 이후로 제2의 변신을 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여전히 어리아이같은 조금은 유치한 대사와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면 시청자는 애늙은이 은조의 골치덩어리 의붓동생을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할 듯합니다. 애정라인을 포기하다 보니 저는 솔직히 은조와 효선의 감정대립이 더 흥미롭습니다. 물론 두 사람의 내적 갈등의 한 축인 기훈이라는 왕자님의 존재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요.

기훈의 스페인어 편지, 왜 바뀌었을까
이런 점은 제작진에서도 어느 정도 염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회를 보니 기훈의 스페인어 편지가 바뀌어 버렸더군요. 그 이전의 내용을 번역도 했었는데, 효선의 손가락에 가렸던 부분은 아마 초본과는 다른 내용으로 다시 쓴 것으로 짐작됩니다. 기훈이 기차에 타기전의 방백이 편지 내용이라고 공개가 되었는데, 제 추측이라면 초본은 기훈이 제대 후 은조를 데리러 올테니 어디서 기다려 달라는 말이 쓰여있었을 듯 싶더군요. 그래서 기훈이 은조에게 8년만에 나타나서 "내가 널 얼마나..."하고 말을 했었던 것이고요. 물론 은조가 입닥치라며 말을 막아버렸지만요.
왜 제작진이 편지를 바꿨을까 생각하니 은조와 기훈을 아예 틀어 버리려고 작정한 것 같습니다. 대신 정우의 비중을 늘일 것 같기도 했어요. 구대성의 죽음 앞에 은조가 다가서지도 못하고 넋이 나간듯 멍하니 있을 때, 놀랍게도 구대성이 은조의 어깨를 감싸주었던 것처럼 정우가 은조에게 다가서더라고요. 이런 장면 하나로 애정라인까지 섣부르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나마 은조의 빈가슴에 정우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 같아 보였어요. 구대성의 죽음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는 것을 은조가 알게 된다면 은조가 기훈에게 남아있는 감정마저 분노로 바꿔버리겠지만, 은조와 기훈의 애절한 애정신보다는 효선과의 갈등을 비중있게 다루겠다는 의도처럼 보였습니다. 이말은 효선, 즉 서우가 구대성의 자리를 대신할 만큼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고, 은조와의 팽팽한 대립이 긴장감있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서우의 변신과 극중 성숙함이 은조와의 갈등에서 중요한 이유이고요.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준비되지 않은 슬픔은 은조와 효선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기에 재미있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것을 꼽으라 한다면 시간과 저울인 것 같아요. 1초의 속도와 1그램의 무게는 계산단위상 한치의 가감도 없이 정해진 규칙으로 계산되니까요. 그런데 신데렐라 언니를 보면  견디는 시간과 아픔의 무게만큼은 이 두 공주들에게는 예외처럼 느껴집니다. 은조와 효선에게는 1초가 1시간처럼, 1그램이 천근은 되보입니다. 두 아이의 성장통 시간이 그리고 깊은 상처의 무게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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