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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4 '1박2일' 1인2역 은지원. 예능귀신 다 됐다! (28)
2010.10.04 13:04




MC몽의 하차 이후 처음 5인체제로 촬영에 들어간 1박2일 서울 당일치기편, 1부를 특유의 친화력으로 강호동이 살렸다면, 2부는 은지원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너무나 성실한 이승기는 이승기의 캐릭터에 200%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고, 의외로 큰 형님들이라 할 수 있는 강호동과 이수근이 위축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래동안 함께 했던 MC몽이 없는 첫방송부터 아무일 없던 것처럼, 빈자리마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웃고 즐겨 버리면 그 또한 야박해 보일 터, 아마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있던 것으로 보이더군요. 이수근이 서울특집에서 몸개그와 애드리브를 유독 아꼈던 이유도 아마 그런 이유때문이었을 것 같더군요. 저 역시도 워낙 1박2일을 오래동안 봐오다보니, 멤버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는 선무당이 된 듯합니다만ㅎ.
당일치기로 둘러보기가 가장 힘든 곳이 서울이기도 할 것입니다. 역사, 사람, 먹거리, 볼거리, 갈 곳 등등 서울 탐구생활을 제대로 하자면 몇박몇일을 해도 모자라는 곳이지요. 대한민국에서 인구수도 가장 많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바쁜 도시 서울, 메트로 폴리스 서울을 1박2일 방송사상 처음으로 시행한 당일치기로 돌아본다는 것이 무리수라면 큰 무리수일 겁니다. 제작진은 역사와 먹거리, 그리고 외국인 친구와 함께 하는 글로벌이라는 컨셉으로, 서울에서 종로로, 종로에서 북촌마을로, 그 범위를 좁혀가는 영리한 전략을 선택했지요.
5명 멤버라지만 실질적으로는 4명의 멤버로 보이는 휑한 1박2일을 메꿔주었던 것은 나영석 피디와 외국관광객들이었고, 그중 독일인 조라는 분의 자연스러운 예능감이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이 분은 그림을 보고 몸으로 설명하는 게임에서도 재치있었고, 오히려 몸개그의 달인 이수근이 밀리기도 했지요. 
1박2일의 핵심멤버이자 사령관인 나영석피디가 던지는 썰렁개그 역시 1박2일의 휑함을 살렸던 최고 재미였습니다. 낮잠을 자라는 억지미션 방해공작을 하는 귀여운 나피디의 모습도 재미있었지만, 멤버들의 잠버릇까지도 세심하게 살펴서 진짜 잠을 자는지, 자는 척하는 지를 비교분석하는 모습은 재미있는 편집의 묘미였습니다. 이번 서울편에서 멤버 보다 큰 활약을 한 나피디, 마음 고생이 심한 듯 조금 야윈 모습이더군요. 암튼 힘내시고요!
이번 서울 여행편에서 1박2일 분위기기를 업시킨 멤버는 은지원이었어요. 썰렁해진 분위기를 강호동과 아귀찜을 두고 티격태격하면서 은지원의 대활약은 시작되었지요. 1박2일은 단합과 화합이라는 주제 못지않게, 강호동이라는 호랑이의 수염을 건드리는 역할도 누군가는 해줘야 하거든요. 그동안 이 역할을 MC몽이 해왔었지요.
그런데 서울편을 보니 은지원이 MC몽의 역할까지 1인2역의 캐릭터로 변신하는 노력이 보여지더군요. 은지원은 초딩으로서의 캐릭터는 물론, YB팀의 대장으로서도 역할을 충실히 했고, 무엇보다 New YB팀의 한 멤버였던 MC몽의 역할까지 무리없이 해냈습니다. 마지막 클로징 멘트에서는 어른스러운 메시지까지 전달해 주었습니다. "도심속의 자연을 체험해 보니, 개발보다 보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새 컨셉이 가장 시급한 멤버는 김종민이었는데, 김종민은 여전히 실망스럽더군요. 이번 서울편에서도 김종민의 혼자 주절거리기는 계속되었어요. 제작진도, 시청자도, 본인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혼자서 웅얼거리는 모습만 보였을 뿐이에요. 방송내내 김종민이 뭐라고 말은 하는데, 혼자서만 중얼거리더군요. 제작진은 물론 곁에 있는 멤버들까지도 김종민의 말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고요. 유일하게 하나 터진 말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였어요. 그것도 평소의 김종민의 어눌한 말도 아니고, 더듬거리는 말도 아닌 완벽하게 속사포로 말이지요. 웃음은 주었지만, 김종민이 아예 맞추지 않으려고 작정하고 준비한 듯도 보였는데, 의도적이었든 즉흥멘트였든, 김종민이 살아 남으려면 김종민 스스로가 만들어 가야 합니다. 
김종민의 문제는 이제는 본인이 알아서 따라가 주어야지, 언제까지 멤버들이 뒷수습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마지막 엔딩멘트에서는 뜸들이는 김종민을 보다못해 강호동이 멘트를 자르는 비호감 행동도 나왔지요. 강호동이 아차 싶었는지 다시 기회를 주었지만, 역시 살려내지 못하고 '정말' 이라는 말만 하다가 시간에 쫓겨 '끝' 이라는 말만 해버리고 말았지요. 이 장면에서 강호동이 또 욕먹지 않았을까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감싸도 욕, 호통쳐도 욕. 아무튼 제작진과 강호동이 이래저래 욕은 두배로 먹고 있는 듯하네요. 김종민에게 부족한 순발력이 아쉬운 장면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자기자리는 자기가 만들어 간다는 말이 있듯이, 은지원이나 이승기가 자기자리를 만들기 위해 배의 노력을 한다는 것이 보여졌습니다. 섭섭당의 멤버 하나가 빠지고 두명뿐인 황당이니, 새로운 컨셉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두 사람의 시급한 과제였겠지요. 서울편에서는 환상의 호흡으로 섭섭당이 아닌 황당으로 황당하게 자리를 굳혔고, 포도당은 MC몽 공백의 여파에 수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의를 상실한 모습처럼 보였지요.
이번 서울편에서 발군의 노력으로 분위기를 살린 멤버를 꼽으라면 저는 은지원을 꼽고 싶습니다. 외국인과의 몸동작으로 그림맞추기 게임에서는 은지원의 새로운 모습을 엿보기도 했습니다. 이수근과 MC몽에게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은지원의 재주를 보는 듯도 했어요.
인어공주의 퀴즈에서는 바닥에 누워 인어공주의 파닥거리는 꼬리를 보여주었고, 터미네이터를 표현하는 동작에서는 박수감이었습니다. 터미네이터가 마지막 엄지 손가락을 세우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완벽하게 설명을 했으니 말이지요. 자유의 여신상 설명은 책을 들고 있는 모습까지 추가했고, 개구리를 표현함에 있어서는 표정까지 개구리 볼을 만들기도 했지요. 이런 몸동작은 이수근과 MC몽의 주특기였는데, MC몽의 빈자리를 은지원이 완벽하게 메꿔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은지원은 초딩으로서의 본인의 컨셉을 살리는 것은 물론, 그동안 강호동을 약올리고 겁없이 도전해 왔던 MC몽의 역할까지도 도맡아서 했어요. 특히 야식복불복에서의 은지원과 강호동이 서로 좋아하는 취향의 음식을 사수하려는 모습에서, 은지원은 초딩 은지원과 강호동에게 대드는 MC몽의 역할까지 1인2역의 역할을 했지요. 흥분하는 강호동의 모습을 이끌어 내는 것 역시도, 1박2일 웃음 포인트 중 하나지요. 
12시 촬영 종료를 30분 앞두,고 풍성한 야식에 이성과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결국 하나도 성공하지 못함으로써 맹물 한 잔도 못먹고 말았지만, 야식을 향한 강호동과 은지원의 기싸움에 웃음 빵빵 터졌습니다. 음식 앞에서는 이성을 잃는 야생 호랑이를 자극하는 멤버가 야생몽키였었지요. 그 과정에서 소위 강호동의 퍽치기에 나가 떨어지기도 했고, 보이지 않게 한대씩 쥐어 박히기도 했었지요. 이수근은 대놓고 때려주십사를 연출하기도 해왔고 말이지요. 강호동에게 들이대기의 역할을 은지원이 하더군요. 
은지원의 편식성향과 까다로운 입맛을 익히 알고 있던 시청자들은, 은지원이 음식 투정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워 지기도 했는데요, 야식복불복에서는 강호동에게 정면 도발 행위도 서슴지 않았지요. 강호동이 좋아하는 음식을 낼름 제작진에게 반납함으로써, 야수 강호동의 모습을 이끌어 내면서 재미를 만들었고요.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나요? 저는 이런 말을 추가 하고 싶네요. 예능밥 삼년이면 은지원된다. 은지원의 1박2일에서의 모습을 돌아보면 이 말의 의미가 와닿을 거예요. 1박2일에서 가장 뺀질거리고, 틱틱거리고, 잔꾀부리고, 요령피우고, 어리광부렸던 멤버가 은지원이었어요. 게다가 4차원의 사고방식까지 은지원은 한마디로 1박2일에서는 외계인이었지요.
1박2일 멤버들 중 가장 발전한 멤버를 꼽으라면 저는 은지원을 꼽습니다. 새해맞이 박찬호와의 입수에서 가장 먼저 꽁꽁 언 얼음물 속에 입수를 했던 멤버가 은지원이었어요. 멤버들 중 가장 늦게 들어가거나, 혹은 끝까지 버팅기고 안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멤버였는데 말이지요. 은지원이 은대장으로 YB팀의 수장이 되면서, 방송태도가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매 방송에서 느껴집니다.
멤버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1인2역을 하는 멤버가 은지원과 이승기입니다. 김C의 성실함, 몸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이승기가 더 강화하고 있고, MC몽 사건이후에는 은지원이 MC몽의 캐릭터까지도 채우는 1인2역까지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은지원과 이승기가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 1박2일의 위기타계책의 모범답안입니다.
노련한 승부사 강호동이 무너지지 않는 한 1박2일의 아성이 무너질 일은 없겠지요.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1박2일은 다수의 멤버가 유기적으로 그 관계를 형성해 가야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천하의 강호동이 버티고 있다고 할지라도, 메인MC의 역량만에 의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강호동의 1박2일이나, 유재석의 무한도전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프로의 특징이지요.
1박2일이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지만, 1박2일의 문제점인 매너리즘마저 흠으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멤버들의 변화일 것입니다. 강호동이라는 거대한 산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지만, 그 산을 채워주고 있는 나무들이 튼튼하게 받쳐주지 않으면 산사태가 날 수도 있을 겁니다. 서울편에서 은지원의 적극적인 변화는 산사태를 막기 위해 나무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은지원이 진짜 방송을 아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능 귀신 다된 은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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