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희'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05.26 '시티헌터' 김상중의 섬뜩한 카리스마, 첫회 사로잡은 히어로 (7)
  2. 2011.03.11 '싸인' 최악의 방송사고에 끔찍한 결말, 무리수에 의한 타살 (38)
  3. 2011.03.10 '싸인' 마지막 반전, 최후의 부검대 위에 오를 시신은 누구? (34)
  4. 2011.02.18 '싸인' 이명한의 선택, 죽음을 암시했을까? (14)
2011.05.26 10:48




임재범이 부른 드라마 OST '사랑'으로 드라마 방영전부터 화제를 모은 시티헌터가 베일을 벗었는데요, 첫회를 본 소감은 다소 뒤죽박죽입니다. 잘하면 대박 대작이 될 것같고, 못하면 원작 이름을 차용해서 신불사나 개와 늑대의 시간, 대물, 아이리스 등의 큰 얼개가 되었던 출생의 비밀과 복수, 국가관, 그리고 달달한 로맨스를 적당히 짜집기한 작품이 될 듯하더군요. 황은경 작가와 진혁 피디의 능력을 믿기에 후자보다는 전자가 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싶지만요.
첫방송은 강렬한 어필을 위해 대작의 향기를 풍기며, 큰 스케일과 스피디한 전개로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20분 정도 상영하는 영화를 본 느낌처럼 빠르게 휙휙 시간을 건너 뛰면서도, 주인공의 성장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인간적인 모습도 섬세하게 터치하면서 드라마의 색깔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간적인 모습, 용서를 배워야 한다는 이윤성(이민호)의 모든 대사에 드라마의 결말까지도 함축시켜 버린 셈이죠. 
오랜만에 아픈 역사가 조국이라는 이름과 뒤엉켜 감정적 혼란을 느껴야 했습니다. 1983년 버마 아웅산 폭발사건, 너무나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사건이었기에, 역사의 한자락을 들춰보는 것은 다소 고통이 필요했습니다. 광주민주화 항쟁이 있었고, 전두환 군부독재정권이 들어선 시기라, 민심과 여론은 군사정권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를 태세였습니다. 총으로 잡은 정권이었기에 총으로 억압받던 시대였지요. 의식있는 국민의 분노는 매일같이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대학가가 술렁였고, 학원 내에 전투경찰이 대치하던 평화 속의 전쟁, 전쟁 속의 평화가 지속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박제당한 민주화의 열망을 가두시위로 이어가던 때였습니다. 대학가 주점에서는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운동가가 울먹임과 흐느낌으로 새어나오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민주주의의 분수령이 되었던 어수선한 한국 현대사 80년대, 한쪽에서는 조국의 민주화를 목놓아 울며 투쟁으로 쟁취하고자 젊음을 불꽃으로 산화한 학우도 있었고, 정권을 지키기 위해 총으로 억압하는 것을 국방의 의무로 수행하던 젊은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젊은 피가 있었습니다. 조국을 위해 상명하복의 명령을 목숨처럼 여기고, 북파공작원이라는 이름으로 임무수행을 하던 이름없는 이들입니다. 이미 영화 실미도에서 북파공작원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기에, 이런 소재가 드라마로 다뤄진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드라마 시티헌터는 주인공 이윤성의 출생과 청와대로 탱크를 몰고 진입한 전두환이 장충체육관에서 벼락치기 선거를 치르고, 대통령에 당선되고 버마 순방길에 올라 아웅산 국립묘지 폭발사건으로 17명이 순직한 사건에서 시작됩니다.
대통령 수행원으로 아웅산에 갔던 이진표와 박무열, 천신만고로 목숨을 건지고 돌아온 이들에게 임무가 하달되지요. 북한공작원의 소행이었음에 응징에 나서야 한다는 이른바 5인회의 싹쓸이 계획이었습니다. 21명의 대원과 함께 평양에 진입한 이진표와 박무열은 임무를 수행하고, 약속된 잠수함을 타기 위해 바다에서 대기중,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단 잠수함에서 날아오는 사수의 총격에 경악합니다. "왜? 왜?? 왜??? 우리편이..." 
대통령의 재가없이 5인회 단독으로 추진되었던 싹쓸이 계획은 북한에 어떠한 보복성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체육관 대통령 각하'의 한마디로 폐기처분돼 버리지요. 21명 대원도 그렇게 함께 폐기처분돼 버린 것입니다. 갓 태어난 아들에게 이름도 지어주지 못하고, 아내 경희(김미숙)에게 기다리라고, 꼭 돌아와서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던 박무열(박상민)은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바다에 수장당하고 맙니다. 친구 이진표를 구하기 위해 몸으로 이진표(김상중)을 안고 총을 맞은 박무열, 바다 속에서 말없이 주고받던 그들의 대화는 눈시울을 적시게 했던 명장면이었습니다.
목숨보다 진한 우정, "넌 꼭 살아서 내 아내랑 내 아이를 부탁한다, 사랑했다 친구야". 조국은 친구와 대원을 버렸지만, 거수경례로 친구를 보내는 이진표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흐릅니다. 분노와 복수의 눈물이 되어 가슴에 새겨지죠.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복수를 하겠다며, 이진표는 박무열의 갓난아이를 데리고 동남아로 숨어들어가, 마약을 제조하며 복수의 칼날을 갈며 세월을 기다립니다. 박무열의 아들 이윤성이 자랄 때까지...
어린 윤성은 철저하게 이진표에 의해 킬러로 길러집니다. 그리고 윤성의 인생을 바꿔놓은 사건이 벌어지죠. 우연히 만난 한국인 배식중(김상호)을 구해주고, 배식중을 쫓던 도박장 깡패들에게 이진표의 아지트가 습격당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 와중에 어린 윤성에게 젖을 물려준 엄마나 다름없었던 아줌마(외국이름이라 표기를 못했어요;;)가 총을 맞고 죽는 것을 본 윤성이 깡패들을 쫓다 지뢰를 밟게 됩니다. 윤성을 구하러 온 이진표는 다리를 잃게 되고, 이진표는 윤성의 친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유도 모른채 조국에 의해 버림받은, 아니 정확히는 대원 20명을 개죽음으로 바다에 수장시켜 버린 5敵에 대한 분노, 증오, 복수해야 할 이유를 윤성에게 이해시키지요.
"17년전 조국의 배신을 당한 20명의 목숨이 있었다. 작전중 네 아버지가 날 살리겠다고 대신 죽었다. 내가 악착같이 산 이유는 네 아버지와 그들의 복수를 위해서다. 윤성아, 넌 살아서 네 아버지와 내 원수의 심장에 총알을 박아라".
그로부터 다시 7년,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이윤성은 처음으로 아버지를 버린 조국, 어머니가 살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으로 돌아옵니다. 복수를 위해... 그리고 사진으로만 대화를 나누던 처음으로 본 한국여자 김나나를 만나기 위해... 김나나(박민영)은 배식중의 딸이라고 한 것같은데, 성이 다른 이유는 나오지 않아 김나나와 배식중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지는 아직 모르겠어요.ㅎ
배식중이 가지고 있던 김나나의 사진을 보며 사춘기를 보낸 이윤성에게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그녀가 알든 모르든 말이지요. 한국으로 들어온 이윤성이 광화문에서 한국의 매케한 공기(?ㅎㅎ)를 마실때, 운명처럼 사진속의 김나나가 그곳에 있더군요. 만날 운명은 그렇게 꼭 만나지게 되는 건가 봅니다. 아무튼 두 사람이 알콩달콩 설레이는 사랑을 쌓아갈 듯 보이는데, 두 사람의 로맨스가 어떤 그림으로 나올지 아직은 감이 오지 않네요.

이민호와 박민영은 예전보다 샤방한 분위기로 변신한 듯해서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민호는 다소 터프한 캐릭터로 변신을 했는데,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에서 워낙 액션이 화려한 연기자들에게 눈이 단련되었는지, 액션연기가 눈을 사로잡을 정도는 아니어서 조금 아쉽더군요. 액션신에서 동선을 잡는 카메라 워크가 루즈해서 긴박감도 떨어지고, 이민호이 매력을 덜 잡아내 준 것같아 아쉬운 연출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민호의 샤방스러운 표정이 벌써부터 여심을 흔들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얼굴이 더 잘생겨진 것 같아요ㅎㅎ.
성균관 스캔들에서 남장여자로 인기를 얻은 박민영이 현대극에서는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그 연기력이 다소 불안하기도 하고, 두터운 팬층에도 연기력에서는 발연기 지적을 받았던 이민호가 극의 캐릭터에 얼마나 녹아들지 역시도 불안한 요소입니다. 더구나 카라의 구하라가 대통령의 딸로 캐스팅이 되었다고 하는데, 신인급 연기자들이 드라마의 줄기를 잡아주기에는 조금은 역부족이지 싶은데, 다행스럽게 이 드라마는 명품조연들로 도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년연기자들의 캐스팅이 돋보입니다.
첫회는 주연들보다는 단연 조연들의 연기가 빛났습니다. 짧은 분량으로도 강렬한 카리스마와 심금을 울리는 눈빛연기로 눈시울을 적시게 한 박상민은 중견연기자로서의 연기가 물이 올랐는데, 첫회 사망으로 처리해 버려서 너무 아쉽더군요. 혹시나 바다에서 총상을 입고 떠내려와 기억을 잃고 살다가 훗날 등장하게 된다든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짧은 출연이 아쉬웠습니다. 

차가우면서도 매서운 눈빛으로 화면에 분노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김상중의 야성미 넘치는 연기는 오금을 저리게 할 정도로 소름돋더군요. 이윤성의 길러준 아버지이자 복수극의 보스로 이윤성의 그림자가 될 김상중, 말이 필요없는 배우 천호진 등은 드라마의 기대치를 높여주는 완벽한 캐스팅입니다. 김상중과 천호진은 감정절제와 냉철함이 뛰어난 배우지요. 양미간을 한 번 찌푸리는 것만으로도 내면심리를 묘사하는 배우들입니다.
특히 이번 첫회 날카로우면서도 비정한 카리스마를 폭발시킨 김상중은 극의 분위기를 압도하고도 남습니다. "아무도 사랑하지 마라, 네 정체가 드러나면 너와 네 주변은 핏빛으로 물들거야...". 드라마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복수라는 주제를 묘사하는 음울한 분위기를 이 한 대사로 처리하더군요.
죽어가면서 친구에게 전하는 박무열의 우정은 그가 사라져갔던 바다보다 깊고 넓게 가슴을 울렸습니다. "사랑했다, 친구야". 홀로 살아남은 이진표가 최응찬(천호진)에게 이런 말을 남겼지요. "우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는 있어도, 정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는 없습니다". 과거 독재정권이 총칼로 위협했던 조국애는 조국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권력에 대한 충성요구였습니다. 날카롭게 한마디로 정리해 준 충성에 대한 정리였습니다. 명대사로 가슴에 와닿더군요. 첫회 최고의 명대사 명연기 명장면이었습니다. 
조국, 복수라는 무거운 주제때문에 이 드라마를 가볍게 시청하기는 어렵겠지만, 원작에서 다중적인 료의 캐릭터를 이민호가 잘 보여준다면, 톡톡 튀는 재미도 느낄 수는 있을 것같은데, 원작과는 시대적으로나 배경이 다르기에 전혀 다른 작품처럼 생각되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원작에 대한 기본틀을 버리고 보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비교하면서 보기보다는 새로운 작품으로 보자고 생각하니, 작품에 대한 욕심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드라마의 태생이 된 배경이 정치 수뇌부들, 청와대라는 배경때문에 정치를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정의에 대한 물음, 단죄의 당위성, 과거사에 대한 역사적 정리 등등의 질문에 얼마나 작가와 감독이 솔직하게 그려갈 수 있을 지는, 걱정도 되고 기대도 큽니다. 드라마에 대한 외압의 손길이 미칠까봐 잠시 염려되기도 했거든요.

복수를 다짐하는 사건의 기점을 80년대로 잡은 것은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아픔, 치유받지 못한 상처와 절망에 대한 단상들때문일 겁니다. 이윤성이 처단할 5적은 을사 5적이래 바로잡아야 하는 역사의 한 단면처럼 묘사되는 단어지요. 시티헌터에서의 5적은 그런 점에서 민주화를 가로막은 민주5적, 지금도 국민 위에 군림하는 다양한 5적들의 실체들과도 오버랩됩니다. 숙청시키지 못한 채무의식, 내지는 분노의 상징처럼 말이지요. 이윤성이 시티헌터로 변화되어 이들을 처단해 가는 과정이 통쾌한 씻김굿이 되는 한편, 희망을 전달해 주기를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상중, 천호진, 김미숙 등 명품배우들의 극중 존재감은 드라마의 퀄리티의 한 축이 될 듯합니다. 가장 잔인한 복수를 하게 될 거라며, 섬뜩하리만치 무시무시한 대사를 아무 표정의 변화없이도, 목소리의 톤만으로 전달해 버리는 대사장악력은 김상중의 존재감에 방점을 찍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이민호와 박민영의 달콤 쌉싸리한 사랑을 키워가는 에피소드들도 기대가 크네요. 대본과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3박자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시티헌터는 명품배우들의 포진만으로도 기대감 상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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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1 08:49




최고의 수제맞춤 양복을 만들어 온 장인의 실수, "이런, 단추를 안달았네!"였습니다. 최고급 원단과 최고의 봉제사, 그리고 최고의 디자이너가 신개념의 수트 한 벌을 내놓았을 때, 때깔나는 작품에 탄성을 질렀죠. 한 벌 한 벌 옷이 배달될 때마다, '오! 이런 디자인도 있었어?'라고 감탄하기도 했고요. 마지막으로 샾을 정리하며, 그동안 누구도 보지 못했을 대단한 작품이 반전의 이름으로 배달될 것이라고, 소문이 자자해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스포일러로 나왔던 추측이 그대로 들어맞아서 반전은 없었다고 봐야 할 듯 싶습니다. 싸인 마지막회는 방송사고까지 이어져, 단추가 안달린 옷을 배달받은 느낌이었네요. 그나마 국과수의 모토가 적힌 액자에 점 하나를 찍어,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굿 아이디어 디자인이었습니다.

연쇄살인범보다 지독한 윤지훈의 죽고싶어 안달난 시나리오
국과수로 이송된 윤지훈의 싸늘한 시신 앞에 눈물과 오열조차 할 수 없는 고다경, 윤지훈이 남긴 마지막말을 듣기 위해 과거 윤지훈이 그랬던 것처럼, 윤지훈의 시신을 빼돌려 단독 부검을 합니다. 이를 막지 않은 이명한의 최후의 선택은 첫째도 국과수, 둘째도 국과수를 지킨다는 신념이었고, 마지막 윤지훈의 유언처럼 죽은자의 몸에 남긴 말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윤지훈이 알리고자 한 진실이 아니라, 그것이 국과수를 지키는 방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윤지훈이 알리고자 한 진실, 즉 서윤형을 죽인 진범이 강서연이라는 것을 이명한도 알고 있었기에 새로운 진실은 아니었죠. 다만 시신이 되어 국과수의 모토, 법의학의 양심을 지켜달라는 윤지훈의 마지막 말을 지켜줬을 뿐입니다.
강서연을 집으로 유인해 범행을 자백받는 윤지훈, 몰래카메라에 담긴 윤지훈의 죽음과정은 서윤형 살해의 현장재현이었고, 치밀하게 강서연을 잡으려고 했던 윤지훈은 미세섬유로 타살의 증거를 남겼고, 증거물 인멸을 우려해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녹화해 증거조작의 가능성까지 대비했습니다. 윤지훈의 커피에 독극물을 탈 것까지도 예견하고 있었던 윤지훈이, 커피에 청산가리(?)를 타는 강서연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보고 있던 장면은 가장 쇼킹한 장면이었죠.
그리고 일부러 죽기 위해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까지 보여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손바닥에 강서연의 반지문양을 남기는 치밀함까지 보여주었죠. 19회에서 총에 맞아 죽었던 살인게임 연쇄살인범 이호진(김성오)의 게임시나리오보다 지독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던 것이죠. 이렇게 죽고싶어 안달난 지독한 인물은 처음 봤다지요;; 
윤지훈의 사망의 종류 - 무리수에 의한 타살
이에 대해 시청자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지훈이 무엇때문에 자신의 목숨과 강서연에 대한 응징을 바꿨는지를 말입니다. 윤지훈이 주선우의 부검케이스 공개토론회가 끝나고 국과수를 떠나면서 했던 말이 있었지요. "예상했지만 너무 썩었어. 시체보다 더 썩는 냄새가 진동해."
윤지훈의 말은 국과수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고, 사회를 향한 독설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윤지훈은 자신의 죽음을 결심했는 지도 모릅니다. 스승 정병도 원장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옥상으로 올라가 자살을 시도하려 했던 윤지훈을 잡았던 것은 스스의 목소리였습니다. "지훈아, 한없이 사랑한다"는...
길거리 법의관으로 가방 하나 달랑 메고 방황도 했지만, 여전히 사회는 시체보다 썩은 냄새가 진동했고, 권력은 승자의 야비한 웃음만을 지었을 뿐이었죠. 강서연의 섬뜩한 웃음처럼 말입니다.
윤지훈은 자신의 몸으로 사회의 썩은 환부를 향해 메스를 대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명한이 마지막 양심과 소신을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지요. 결과는 강서연과 법과 권력의 힘을 이용해 비호했던 장변호사, 아버지 강중혁 의원의 대통령 후보사퇴라는 윤지훈의 승리로 나왔지만, 왜 이렇게도 찝찝한 지 모르겠습니다. 죽음으로 진실에 하소연할 수 밖에 없는 사회인지, 과연 윤지훈의 죽음이 값진 희생이었는지 조차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드라마적인 감동은 윤지훈의 죽음으로 충분히 거뒀을 지는 모르지만, 리얼리티가 생명이어야 할 의학수사드라마의 리얼리티는 실종된 듯한 아쉬움이 큽니다.
싸인은 우리 드라마에서 새로운 장르의 시도에서 성공적인 실험작이었습니다. 윤지훈이 죽음을 불사하고 진실을 규명하려고 했던 것자체는 숙연하게 했고, 국과수에 실려와 부검대 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감동으로 뭉클하게도 했습니다. 하지만 윤지훈의 죽음은 무리수였다고 보여집니다. 만약 윤지훈의 썩은 내가 진동하는 이 사회에 대한 분노를 내면적으로 깊게 드러냈더라면 충격결말도 무리가 없어 보였지만, 이 부분에서 충분히 묘사를 하지는 못했지요.
또한 강서연이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도 과장적인 면도 많았고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물고 나온 권력형 사이코패스 강서연은 90년생으로 이제 갓 성인의 나이인데, 살인의 동기나 방법은 태어나면서 살인에 대한 연구만을 해온 인물처럼 용의주도하게 만들어서, 현실성은 떨어지는 인물이었죠. 하루만 지나면 퍼스트 레이디가 될거라는 강서연, 30여년 전에도 어떤 공주 한 분이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가 되기도 했었지만, 암튼 두 공주때문에 잠시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을 대놓고 그린 것인가???ㅎ;;; 
윤지훈의 죽음에 예의 취하지 않은 최악의 방송사고
스포로 유출된 윤지훈 사망설과 고다경 부검설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던 싸인 최종회는 마지막 몇분간 대형방송사고만 없었다면, 그 죽음의 무리수에도 불구하고 잔잔한 울림을 주면서 감동도 남았을텐데 아쉽습니다. 특히 최이한의 집에 있던 정우진이 최이한 아빠의 기습방문에, 옷장 속에 숨어있다가 들키는 코믹한 장면에서, 잠깐 추억의 화면조정바까지 나오는 사고가 있었지요. 그것보다 심한 것은 마지막 긴 여운으로 정리해야 하는 장면에서, 듣기 불편했던 음향소음에 음소거 사고까지, 옥에 티라고 봐주기에는 심각한 사고들이 이어졌죠. 시간에 쫓긴 편집이 빚은 대형사고였지만, 시크릿가든 최종회에 이어 드라마 제작에서의 문제점들을, 생방송 사고처럼 앉아서 보고 있어야 했던 시청자로서는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제작진 역시 같은 심정이었겠지만, 제작진보다 우스꽝스럽게 돼버린 배우들도 착잡한 마음이었을 것같고요. 이명한마저도 국과수 직원들에게 "시신 부검에서 눈을 떼지 마십시오. 그게 고인 윤지훈선생에 대한 예입니다"라며 고인에 대한 예를 취했는데, 편집과 음향팀은 고인에 대한 예는 커녕 감동마저 떨어뜨리는 타살행위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인 마지막회가 주는 울림은 서글펐고 강렬했고, 그리고 분노해야만 했습니다. 드라마 싸인에는 권력과 싸우는 두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윤지훈의 방법과 이명한의 방법이었죠. 이명한의 마지막 말처럼 둘 다 맞을 수 있지만, 둘 다 틀릴 수도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비록 진실과 정의의 이름으로 싸웠다지만, 힘이 없었기에 이길 수 없었고, 권력에 야합해서 힘을 가지고자 했지만, 결국은 권력의 발 아래 있을 수 밖에 없음을 확인했을 뿐이었죠. 산 자의 거짓말에 죽은 자의 진실이 은폐되고 조작되는 현실은, 비단 서윤형의 죽음만이 아닙니다. 故 장자연의 죽음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드라마 싸인은 우리에게 강렬한 싸인 하나를 남겼습니다. 윤지훈이 죽음으로 경종을 울려야 할만큼, 우리 사회가 누군가 죽음으로 까지 싸워야 할만큼 썩었는지, 아니면 썩어가고 있는지, 이 씁쓸한 현실 앞에 마음 속에 작은 소용돌이가 일고 있습니다. 사회의 썩은 환부를 도려낼 메스를 댈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제2의 윤지훈이 있을까? 윤지훈을 부검대 위에 올려야 하는 슬픈 현실에 대한 물음, 드라마가 남긴 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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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0 09:35




살인게임 연쇄살인범 이호진(김성오)의 죽음으로 큰 사건 하나가 마무리되고, 싸인의 출발점이자 봉합점이 될 서윤형 살해범 강서연으로 돌아온 싸인, 이제 마지막회 한회를 남기고 제작진이 밝힌 충격적 반전이 무엇인지 관심이 뜨겁습니다. 특히 윤지훈의 사망설에 무게가 실리면서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명한 원장의 자살 혹은 타살에 무게를 두고 추측해 왔었는데,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겠네요.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충격받은 듯 앉아있는 윤지훈을 향해 강서연이 죽음의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들이대는 장면은 윤지훈의 죽음이라는 강한 복선을 암시하고 있어서 혼란스럽네요. 예고장면처럼 보였던 윤지훈과 고다경의 눈속 데이트 장면을 보면서 윤지훈의 죽음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반전 1-윤지훈의 죽음
마지막 행복한 두 사람의 데이트장면을 보면서, 이번회 처음으로 공원데이트를 하며 고다경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는 모습도 나왔고, "회 싫어"라며 술주정하는 귀여운 박신양, 게다가 장항준감독의 센스넘치는 한예슬 소주가 등장하면서 마지막까지 깨알같은 재미를 놓치지 않았지요. 핑크빛 무드로의 진전을 보여준 것을 생각하며, 사건이 끝나고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다정한 연인들처럼 빨간 머리띠를 하고 데이트 하는 두사람의 모습으로 해피엔딩도 상상을 했는데, 그동안 싸인 방영분을 돌려보면서 미공개 영상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네요.
언젠가 본 듯한 의상이어서 보관중인 동영상들을 찾아보니, 두 사람이 입은 의상은 고다경이 처음으로 부검한 날의 의상과 일치하더군요. 미군총기 사건에서 죽은 조폭의 시신을 고다경이 검사의 영장없이 부검했던 날이었죠. 윤지훈은 핸드폰으로 고다경에게 부검을 가르치던 날 말입니다. 부검이 끝나고 윤지훈은 고다경을 데리고 나갔고, 고다경은 영장없이 집도를 했다는 이유로 국과수에서 짤리고 시신에서 나왔던 탄알도 증거물로 채택되지 못했었고요. 예고편처럼 보였던 데이트 장면은 그날 윤지훈과 고다경이 머리를 식히기 위해 놀러갔던 장면이겠지요. 이말은 윤지훈의 죽음에 대한 복선인 셈이고, 죽은 윤지훈을 추억하는 고다경의 회상장면이라는 가능성이 큰 것이고요ㅠㅠ. 정말 윤지훈을 죽여버린 것일까요? 사실이라면 제작진 너무 하십니다.
서윤형이 죽은 날 없어진 9번 CCTV 테이프를 빼돌렸던 정문수, 서윤형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알고 있는 증인 한 사람이었지요. 우연히 고다경의 집에서 불에 탄 CCTV를 본 윤지훈은 정문수가 입원중인 요양원을 찾게 되었고, 진실을 듣지는 못했지요. 병세가 악화된 정문수는 죽음을 직감하고 윤지훈을 찾았지만, 시력을 잃은 정문수 앞에 나타난 사람은 장민석 변호사였습니다. 정문수는 숨을 거두고 장변호사는 문제의 9번 테이프 복사본을 손에 넣었지요. 이로써 모든 증거와 증인들이 사라진 셈입니다. 최후의 증인 이명한 원장을 남기고 말이지요.
그러나 싸인에 숨겨진 반전 하나가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용의주도한 정문수가 또다른 복사본을 딸에게 맡겼고, 자신이 죽으면 경찰에 전하라는 말을 했던 것이지요. 정문수의 딸을 만난 윤지훈은 또다른 복사본을 손에 넣고, 마지막으로 강서연(황선희)를 집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고다경에게도 한통의 문자를 남기지요. 한 시간쯤후에 자신의 집으로 와달라는...
모든 증거가 사라지고 정석훈의 어머니도 이민준비를 하고 있다며, 여유만만하게 웃어보이는 강서연에게 윤지훈이 결정타를 날립니다. "복사본은 하나가 아니었다. 분장실에 서윤형을 죽이기 위해 들어갔다 나온 장면이 선명하게 잘 찍혔더라". 대선선거일 이틀을 남겨두고, 아버지 앞에서 체포되는 꼴을 보이지 말고 범행을 자백하라는 윤지훈의 말에 강서연이 당황하는 기색이었지만, 이내 또 다른 반전을 예고하며 19회는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끝났습니다. 마지막에 윤지훈의 충격먹은 표정과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키스를 하려는 듯이 다가서는 강서연의 모습이 불길해 보여서, 가슴이 콩닥거리기만 하네요. 윤지훈의 죽음이 너무나 강하게 암시되어서 말이지요.
그럼, 제작진이 말한 20회 오프닝에서의 충격적인 장면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는데, 우선 윤지훈의 주검이 부검대 위에 놓여있고, 고다경 혹은 이명한이 부검 메스를 드는 장면일 가능성입니다. 윤지훈이 강서연을 자신의 집에 부른 것은 죽음을 각오하고, 강서연의 범행을 자백받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테이프를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검찰에게 재수사를 요청하지 않고 강서연을 부른 것은, 살인을 했다는 과학적 사실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여자에게 맥없이 당할 윤지훈은 사실 아니지요. 몸싸움을 하더라도 강서연에게 질리도 없고요. 강서연의 입에서 자신이 살인을 하고, 다른 살인들을 사주했다는 완벽한 증거를 담기위해 모험을 걸었던 게지요. 강서연의 입에서 살인에 대한 증언이 나와야 했고, 윤지훈이 계속해서 보던 국과수의 모토 "우리는 오직 과학적 진실만을 추구한다"는 과학적 진실을 찾기 위해서 였던 것이죠. 이를 암시하는 장면이 강서연이 도착하자마자 서랍에 넣었던 카메라입니다. 
혹시 강서연에게 당할 지도 모를 일에 대비 정도는 했지요. 고다경을 부른 이유가 그 대비책입니다. 강서연이 오기전 윤지훈은 카메라를 보고 있었고 책상서랍에 넣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는 강서연과의 대화 혹은 윤지훈의 방을 찍는 몰래카메라였던 것이지요. 윤지훈이 강서연과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도 책상 속 카메라와 가까운 곳이었지요. 강서연을 부르기전 책상에 구멍을 뜷어 촬영을 했을 수도 있고, 음성녹음만을 증거로 남길 수도 있는 일이고요. 이를 고다경이 발견해서 윤지훈의 사인(죽었다면)과 강서연의 범행을 밝히는 증거품으로 제시할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그 카메라에는 강서연이 서윤형을 죽이고 나오는 장면이 녹화된 9번테이프가 복사되어 있을 가능성도 큽니다. 강서연이 독극물을 살포하는 방법으로 윤지훈을 맥없이 만들고 테이프를 손에 넣었을 수 있지요. 이런 경우의 수까지 대비해서 윤지훈은 책상속 카메라에 복사본을 촬영해서 넣어뒀을 것이고요. 윤지훈의 말처럼 복사란 아주 쉬운 일이니까요. 결말반전 1은 윤지훈의 죽음과 강서연이 살인범이었음을 이명한원장이 밝히면서 권력의 뒤통수를 친다는, 다소 씁쓸한 해피엔딩이자 새드엔딩입니다.

반전 2-이명한의 죽음
또다른 반전은, 마지막 장면에서의 윤지훈은 강서연의 어떤 말에 충격을 받아 휘청이는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일종의 제작진의 귀여운(?) 속임수일 수 있습니다. 국과수에 들어온 이호준이 고다경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아무 일 없이 가버렸던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다면 윤지훈이 큰 충격을 받고 휘청였다는 의미인데, 만약 강서연의 입에서 이 모든 일들을 국과수 이명한 원장이 조작 은폐해줬다고 직접적으로 들었다면, 비록 심증적으로 이명한이 권력과 야합했다는 것은 의심하고 있었지만, 법의학자로서의 소신과 양심을 저버린 이명한의 부패에 환멸을 느끼는 표정이었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말에 충격을 먹었을 가능성에 저는 더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강서연을 통해 이명한 원장의 살해를 암시하는 말을 들었을 가능성입니다. 이명한은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서윤형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증인이며, 차후에 벌어진 살인사건들에 대한 진실도 모두 알고 있는 핵심인물이기 때문이죠. 강서연과 강중혁 의원, 장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암살대상 1호입니다.

강서연은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을 참을 수 없는 소시오패스의 성향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 점은 이명한 원장과도 닮았지만, 강서연과 이명한의 마지막 만남을 기억해보면 강서연이 이명한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강서연이 서윤형을 죽인 이유는 너무도 단순했습니다. "감히 날 배신하고 무시했다"는 이유였지요. 그런데 이명한은 강서연에게 대놓고 무시하는 행동을 취했고, 경고까지 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국과수는 이제 독립기관이 될 것이고, 이를 위해 서연양을 도왔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다시는 서연양을 만날 일 없을 겁니다". 강서연을 바라보는 이명한의 표정은 마치 벌레를 바라보는 듯한 경멸의 눈빛이 있었고, 상종하기조차 싫다는 기색이 역력했죠. 강서연이 이명한을 제거하고 싶은 이유가 또 하나 생긴 것이죠. 증인이자 자신을 무시한 사람이라는...
여기서 저는 이명한의 죽음이 해피엔딩을 위한 슬픈 반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명한은 대선을 이틀 앞두고 강중혁 의원 선거캠프를 찾아가, 국과수의 독립을 다시 약속 받습니다. 그러나 이명한은 강중혁을 만나고, 또 장변호사의 추궁전화를 받고 그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와서의 마음이 손바닥 뒤집기처럼 쉽다는 것,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이 희생해야 할 때도 있다는 말은 국과수의 희생을 의미했던 것이죠.
국과수를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독립수사기관으로 만들고 싶어했던 이명한, 강한 국과수를 위해 이명한은 양심과 소신을 버려야 했고, 선배 정병도 원장의 자살과 동료의 죽음을 봐야 했지요. 강한 국과수를 위해서라면 구정물을 뒤집어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권력에 굴하지 않기 위해 권력이 침범할 수 없는 강한 독립권력을 가지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권력의 배신뿐이었고, 자신의 모든 부도덕한 일들이 역으로 공격당하고, 국과수는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국과수의 독립이 자신의 과오로 더 멀어질 뿐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는 국과수를 위해 자신의 명예와 목숨을 버릴 각오를 했을 겁니다. 강중혁 의원이 당선되는 순간,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통해 국과수를 더 강하게 지배하려 들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여기서 이명한의 선택은 양심고백과 함께 법의 처분 혹은 자살을 택할 결심을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명한이 결정적으로 남기고 갈 증거는 하늘로 날려버린 줄 알았던 미세섬유 샘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은표에 의해 빼돌려진 미세섬유샘플을 다시 바꿔치기하고, 가짜를 날려 버렸을 수도 있지요. 정문수가 원본을 복사해 둔 이유와도 같은 의미였을 겁니다. 이번회 정은표의 표정을 보니, 정은표가 미세섬유 샘플 진짜를 보관하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어 보였습니다. 윤지훈이나 이명훈 원장 중 누가 죽더라도 범인이 강서연으로 의심된다면, 정은표가 진짜 샘플을 내놓으면서 반전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고요. 에고고... 암튼 너무 많은 반전들이 있어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이 드네요. 아무튼 분명한 것은 마지막에 이명한 원장은 권력에 반기를 들 거라는 것입니다.

자살과 함께 혹은 양심고백과 함께 법의 심판을 받으려 했던 이명한이 살해될 가능성은 정문수의 죽음때문입니다. 이명한은 분명히 경고했고, 기획사 매니저 주선우의 죽음이 마지막이라고 했었지요. 그런데 요양원에 있던 전 국과수 직원 정문수의 죽음은 병세악화로 인한 자연사였든, 장민석 변호사에 의한 타살이든, 강서연과 관련된 죽음이었다는 죄책감과 분노를 떨치지 못하게 할 거라는 거죠. 강중혁 의원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거라는 배신감과 연이은 전 국과수 직원의 죽음은 이명한을 분노하게 하고, 양심고백 선언을 결심하게 할 겁니다. 그리고 이명한은 장변호사가 되었든, 강서연이 되었든 "너희들 끝이야"라는 경고를 했을 가능성이 크죠.
한줌 바람에 날아가버린 미세섬유 샘플처럼 권력이라는 것도 그렇게 덧없고 부질없는 것이거늘...
이명한의 경고에 강서연 혹은 장민석 변호사에 의해 이명한은 살해당하고, 강서연으로부터 이명한의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들은 윤지훈이 충격으로 휘청거렸을 가능성이 크죠. 고다경과 윤지훈이 이명한 시신을 부검하거나 죽은 이명한의 모습이 20회 오프닝이 되는 거죠. 윤지훈이 강서연에 의해 치명타를 입고 병원에서 의식이 깨어나지 못한 상태에 놓여있다면, 고다경 혼자 부검을 하고 있겠고요. 윤지훈이 의식을 되찾고, 진실을 밝히면서 강서연과 장민석 변호사 인생도 쫑나고, 강중혁 의원 대통령도 물건너 가겠지요. 국과수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이명한 원장의 죽음이라는 씁쓸한 슬픔은 남지만, 정의가 살아있는 해피엔딩입니다. 마지막 엔딩장면이후 나왔던 고다경과의 데이트 장면은, 지훈이 다경에게 고백하고 함께 데이트 하는 장면이 되겠지요. 제 바람은 반전 1보다는 반전 2였으면 싶습니다.
눈 쌓인 놀이공원에서의 데이트가 고다경의 슬픈 회상이 될지, 사랑으로 이어지는 행복한 데이트가 될 지는 마지막회에서 확인해야 겠네요. 저는 윤지훈의 죽음보다는 이명한의 죽음에 무게를 더 싣고 있는데요, 고다경이 윤지훈에게 준 파워레인저 무적카드가 윤지훈이 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명한이 최후의 고백을 통해 권력에 분노하면서 국과수의 살아있는 양심과 진실을 지키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명한이 죽은 자가 전하는 진실에 귀를 막은 것은 비록 국과수를 위해서였지만, 그 방법은 정의롭지도 명분을 가지지도 못했습니다. 그 어떤 이유와 명분에 의해서도 진실은 은폐되거나 조작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의 마지막 말을 듣는 부검실, 이명한이 윤지훈의 마지막 말을 듣게 될 지, 혹은 죽은 자의 몸으로 이명한 자신이 진실을 들려줄 지, 마지막회에서 확인해야 겠습니다. 최후의 부검대에 오를 시신은 누구이며, 죽은 자의 마지막 말(싸인)은 누가 들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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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8 10:49




거짓말은 그 종류에 따라 생각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흔히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는 관대한 편입니다. 윤지훈이 시골마을 민박집 노인의 죽음은 법의관으로서는 진실에 눈을 감았고,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을 위해서는 선의의 거짓말로, 산 자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윤지훈은 많이 변했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 윤지훈은 이번 사건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었지요. 가족들에게 보험금을 주기 위해 한 가장이 자살을 했을 때, 고다경이 죽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자는 말에도 그는 냉정했어요. 과학적 진실앞에 거짓을 말하지 않았고, 죽은 가장이 진실로 남겨진 가족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만을 전했습니다. 누구보다 가족들을 사랑했다는 말이었습니다.

윤지훈의 휴머니즘을 눈감아 주고 싶은 이유
시골마을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노인은 중금속 탈륨 중독에 의한 자연사였지만, 윤지훈은 노인의 사체를 부검하지 않습니다. 대신 남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환경부에서 실사를 하게 하고, 이동 보건소의 진료를 받게 해서 더 이상의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했습니다. 산자의 거짓말을 들어 준 셈입니다. 수상한 노인 양택조가 자신의 보험금으로 마을의 손자와 손녀를 키우고 싶어했던 마음과 마을 주민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인간 윤지훈의 모습이었죠..
과학적 진실만을 신조로 삼은 윤지훈을 보면서 잠시 흔들렸습니다. 윤지훈의 소신이 변질한 것일까를 두고 말이죠.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의 질을 누려야 함에도,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세상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대방리 마을 주민들과 먹을 것이 없어 죽어야 했던 젊은 여작가 故 최고은의 모습이 같은 무게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윤지훈의 휴머니즘에 손을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선의의 거짓말조차도 윤지훈에게서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는 잣대를, 이번 사건만은 들이대고 싶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지역주민과 생태계를 생각하지 않는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문제를 좀더 밀도있게 담아 주었으면 싶었지만, 수박겉핥기의 메시지만 전달했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윤지훈은 시나리오 작가? 강서연의 죽음의 키스추리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서윤형 의문사로 드라마 싸인은 미해결 사건의 최종 봉합을 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치정관계와 권력, 은폐와 음모, 진실과 거짓, 인간관계의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기에 가장 흥미로운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사건들과는 달리 서윤형의 사건은 진범을 알고 있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진범의 배후에 있는 막강한 금권과 권력 앞에 대립하는 윤지훈과 이명한의 마지막 싸움이기도 합니다.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수정이 감전사하면서, 누가 이수정을 죽였는지가 아닌, 앞으로 누가 죽게 될 것인가가 더 궁금하지요. 연쇄살인 사건에서 가장 궁금한 것이 누가 범인인가?지만, 범인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음 희생자가 누구냐에 더 관심이 쏠립니다. 다음 희생자를 통해 범인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죠. 서윤형의 죽음에 관여했던 인물은 최종적으로 세 사람이 남았습니다. 진범이 강서연과 소속사 대표, 그리고 보이스 멤버였던 정석훈이죠.
윤지훈은 과감하게 정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진범인 강서연을 찾아가 범인이 당신이라는 것을 밝히겠다고 선전포고를 합니다. 공연장에서 서윤형의 행보가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3분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를 추리하는 윤지훈, 가상 시나리오였을지라도 허를 찌르는 추리였지요.
강서연이 서윤형에게 마지막 죽음을 키스를 하고, 입술에 청산가리를 묻혔을 거라는 말이 신빙성이 있어 보이더군요. 입술에 묻힌 청산가리는 쉽게 서윤형의 몸에 흡입되었을 것이고(많은 사람들이 혀로 입술을 핥는 습관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서윤형이 신체적 반응을 일으켜, 의식이 혼미해지고 저항할 힘이 없을 때, 쿠션으로 질식사 시켰다는 가능성도 커보이고요. 20대의 건장한 남자를 강서연이 쿠션 하나로 죽일 수 있었던 이유였지요. 미동조차 하지 않고 미소까지 흘리며 듣는 강서연이었지만 말입니다.
"평생 증거만을 믿으면 살았지만, 이번 사건에 증거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증인을 믿어볼 생각이다"라는 말을 남기지요. "겨우 두 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조소를 하는 듯 잡을테면 잡아보라는 강서연, 그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과 자만심이 어디서 나오는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강서연의 자신감은 아버지의 권력이 가진 무서우리 만큼 강한 신념에서 나온 것이지요.
서윤형 사건의 진범을 찾아 나선 윤지훈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칼끝이 권력의 심장부를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도 경찰도 국과수 원장 이명한도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 야합해 버렸기에, 이 시대 누구 한 사람은 진실의 수호자가 되어 싸워주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일 겁니다. 해빙하는 저수지의 울음소리가 의미하듯, 정의와 진실이 이기는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때문이고요.

윤지훈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윤지훈은 강서연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밖에 없습니다. 든든한 보호막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비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강서연의 치명적인 약점은 쫓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그녀의 정신병적인 집착도 한몫 거들고 있지요. 강서연은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며,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완전범죄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완전범죄를 위한 첫걸음은 그녀를 대신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이수정을 죽인 것으로 시작되었지요. 샤워 중 뇌진탕으로 인한 사고사로 위장하려 했지만, 이수정은 억울한 죽음의 싸인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녀의 손가락과 발가락에 남겨진 감전사의 흔적이었죠.
대부분의 증거가 인멸되었고, 사망의 종류까지 조작했지만 강서연은 자신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남기고 다닐 뿐입니다. 꼬리가 길면 밟히듯이 강서연의 꼬리도 잡힐 수 밖에 없습니다. 윤지훈이 자신만만하게 경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수정을 죽였듯이 남은 증인들도 강서연이 제거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권력의 하수인을 통해서 겠지만 말입니다. 강서연이 서윤형을 직접 살해한 증거를 잡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당사자는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빠져나가고, 피래미들만 잡히는 현실이 통탄스러워서 말입니다.

윤지훈이 이번에는 증인을 믿어볼 생각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는데요, 이는 두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증인들을 설득해서 진실을 증언하게 하는 방법이 되겠지요. 그러나 두 증인이 증언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은 아직은 희박합니다. 자신들은 입을 꾹 닫고 무덤까지 진실을 안고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강서연이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수정처럼 당하지 않으면, 범행을 감추려는 자가 얼마나 집착적으로 완전범죄를 꿈꾸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음 희생자는 보이스 멤버인 정석훈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대표이사보다는 덜 독종이기에 비밀을 폭로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겠지요.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대표이사가 죽었으면 좋겠지만요; 스텝이 보관하고 있었던 스텝복에서, 이수정이 비타민 음료에 청산염을 타지 않았다는 사실도 나왔고, 뇌진탕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감전사했다는 증거가 확보되었으니, 다음 수순은 서윤형 사망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입니다. 재조사권을 정우진 검사 혼자의 힘으로 얻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이에 대해 드라마는 밑밥을 깔아 두었습니다. 야권에서 제기된 여권핵심인사의 딸이 서윤형을 죽였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의문제기지요. 미군총기 살인사건을 인터넷에 유포시켜 여론을 이용하기도 했던 정우진(엄지원)검사의 활약이 다시 등장하게 될지 눈여겨 볼 대목이지만, 권력도 여론을 이기지는 못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싶기도 합니다. 
윤지훈으로서는 강서연을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더 많이 쥐고 있는 셈입니다. 산 입으로 진실을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보이스 멤버 정석훈이 되었든, 대표이사가 되었든, 죽은 몸으로 타살의 증거로 진실을 말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말이지요.

이명한(전광렬)의 마지막 선택, 죽음이라는 강한 암시
제가 추측하고 있는 것은 이수정 외에 또 살인이 일어날 것이라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이명한과 윤지훈의 대립이 마지막 진실게임으로 압축되면서 드라마가 마무리될 듯싶은데요, 정석훈과 대표이사중 하나겠지만 그보다는 극의 흐름상 이명한이 죽음을 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이명한의 국과수 사랑은 미워하기에는 그의 권력욕마저도 이해가 되는 명분과 이유를 가집니다. 서윤형 사망사건의 증인 이수정을 죽인 것을 알고 이명한은 "나도 죽일 것이냐?"며, 장민석 변호사의 행동을 질책했습니다. 사인은 조작했지만, 희생자를 내는 것은 이명한으로서도 분명히 반대입장이었지요. "나에겐 협박 따위는 통하지 않습니다"라며, 이명한 원장도 장변호사가 윤지훈이 모든 사실을 밝혀내면 파멸이라는 말에 잠시 흔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다시 장변호사를 찾아간 이명한은 얼핏 장변호사와 야합하는 모습처럼 보였지만, 저는 그 이면에 다른 결심을 읽었습니다. 윤지훈에게 이명한 원장이 정병도 원장의 자살은 명예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말을 했었지요. 누구나 목숨을 버리면서도 지키고 싶은 한가지는 있는 것이라면서요. 이명한에게 국과수는 그런 존재입니다. 친구이자 동료였던 강치현이 과로사를 맥없이 지켜봐야 했던 이명한, 그는 국과수가 명실상부한 최고 과학기관으로서 독립적인 기구이길 원했습니다. 권력이 침해하지 못하는 기관, 국과수 직원들이 과로로 죽어나가지 않는 처우를 받는 직장, 그리고 국과수 시스템 정비를 위해 소신과 양심을 버려야 했던 정병도 원장이 다시는 나오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국과수의 위상에 목숨을 건 이명한과 과학적 사실에 목숨을 거는 윤지훈의 국과수에 대한 다른 신념이기도 합니다.
장변호사를 찾은 이명한은 두 가지를 요구하면서, 강중혁 의원의 행보에 협조하겠다며, 범행에 공조를 하는 분위기를 풍겼지요. 이명한이 요구한 조건은 행안부에서의 국과수 독립과 지속적인 예산지원이었습니다. 국과수를 위해서는 범죄를 묵인하고 은폐해 주겠다는 이명한의 선택은 결코 환영할 수는 없습니다. 그가 강치현의 묘를 찾아 "너만 이해해 주면 된다"고 백번 천번을 울며, 자신의 선택에 이유와 명분을 만들어도 말이지요.
윤지훈과 고다경, 정우진, 최이한이 찾은 결정적인 단서와 증거들은 시시각각 이명한을 조여올 겁니다. 이명한이 두려워 하는 것은 그의 권력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에요. 사인을 조작한 국과수, 국과수의 믿음이 추락하는 것입니다. 국과수의 명예는 이명한 자신의 명예보다 소중합니다. 강중혁 의원과 장변호사는 국과수의 지원을 무기로 이명한을 더 압박해 갈 것이고요. 이명한은 누구보다 진실의 힘을 잘 아는 인물입니다. 윤지훈이 서윤형을 죽인 진범을 입증할 것이라는 것도 느끼고 있을 거라는 거지요.
마지막까지도 그는 국과수를 택할 것 같더군요. 정병도 원장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했지만, 이명한은 국과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명예를 버릴 것이라는 말이죠. 윤지훈은 증거와 범인을 찾을 것이고, 윤지훈의 승리는 국과수의 명예외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겠지요. 이명한은 끝까지 윤지훈과 대립하겠지만요.
이명한이 목숨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것은 국과수의 명예입니다. 윤지훈의 승리는 결국 국과수가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조작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결과이기 때문이에요. 실추되는 것은 이명한과 죽은 서윤형을 재부검했던 당시 국과수 원장 정병도의 명예일테고, 이명한은 강중혁 의원과의 거래가 있었음을 공개하고 정병도 원장과 친구 강치현의 뒤를 따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명한은 서윤형의 죽음에 대한 은폐 조작의 끝이 파멸임을 알고 있습니다. 장변호사도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마지막 순간 이명한은 국과수와 자신의 명예를 바꿀 것 같은, 즉 죽음으로 국과수의 명예를 지킬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은 친구에게 "치현아, 거기 좋냐?"라며, 씁쓸하게 읏으며 묻는 이명한에게서 죽음의 냄새가 느껴져서 말이지요.  한가지 바람은 강중혁이라는 막강한 권력에 이명한이 지는 결말은 아니었으면 싶습니다. 만에 하나 이명한이 죽어야 한다면 말입니다. 권력에 파멸되는 것보다는, 권력을 파멸시키고 자신도 파멸하는 것으로, 비록 방법적으로는 잘못되었지만, 이명한이 국과수를 얼마나 지키고 싶어했는지, 그의 국과수 사랑만은 이해해 주고 싶어서 말입니다. 먼저 간 친구 강치현과 함께 말이지요.
"겨우 두 명 밖에 남지 않았죠" 라며, 증인을 먼저 죽여 보일테니 잡아보라는 듯 조소를 날리며 살인예고를 한 강서연, 증거는 없지만 증인을 믿어 볼 생각이라는 윤지훈의 싸움, 과연 누구의 손이 빠를지 기대가 되네요. 이번에도 강서연이 한 발 빨리 움직일 거라는 예상은 되지만 말입니다. 강서연(황선희)이라는 인물은 이 시대 또 하나의 권력형 싸이코패스를 보는 듯한 섬뜩함이 느껴집니다.  남아있는 두명의 증인은 진실에 대해 입을 열까요? 아니면 거짓말을 반복할까요? 죽은자의 몸이 되어 진실을 알려줄까요? 참 아이러니한 질문입니다. 왜 산자들은 살아서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 할까요?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겠죠. 잃을 게 더이상 없는 죽은 자들과는 달리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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