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에 해당되는 글 55건

  1. 2009.12.12 '하이킥' 지훈과 정음의 돌발키스, 진심 혹은 술김? (31)
  2. 2009.12.05 '지붕뚫고 하이킥' 술취한 황정음의 첫눈사연, 배꼽 빠지다 (24)
  3. 2009.11.21 '지붕뚫고 하이킥' 해리의 빵꾸똥꾸, 어른의 책임이 크다 (33)
  4. 2009.11.14 '지붕뚫고 하이킥' 해리가 심술꾸러기가 된 이유 (27)
  5. 2009.10.24 '지붕뚫고 하이킥' 잊고싶은 기억 vs 잃어버린 기억 (39)
2009.12.12 06:16




지붕뚫고 하이킥 66화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어요. 긴가민가 의심스러웠던 지훈의 마음이 정음을 향해 무한질주를 하고 말았네요. 분위기였는지, 술김이었는지, 아니면 진심이었는지 알송달송한 지훈과 정음의 키스신을 보고 지훈과 세경의 러브라인을 지지하고 있었던 제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허탈해졌답니다.
김자옥 선생님네 하숙생들 유산슬을 먹고 단체로 배탈이 났어요. 버스를 기다리던 정음에게도 신호는 오고 배에서 부글부글 전쟁이 났지요. 참을 수 없었던 정음은 인근 호텔로 볼일을 보러가고, 거기서 우연히(?) 지훈을 만나게 됩니다. 지훈과 식사를 하려던 분이 급한 약속이 생겨 자리를 뜨고, 먹보 정음은 지훈과 임자없는 밥을 먹게 되었어요. 정음은 오늘이 지훈이를 만나고 가장 좋은 날이라고 공짜밥을 정신없이 먹습니다. 재수뿡 지훈과 먹보 정음을 위해 이번회 무슨 일을 꾸며줄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지훈과 정음이 키스를 하게 되기까지 눈물겹도록 억지로 엮어 주었네요.
셔틀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정음은 배탈과의 전쟁에서 사색이 되어, 국도 중간에 내려달라고 합니다. 하긴 차에서 큰 일을 볼 수는 없었겠지만, 여하튼 운전사 아저씨는 정음을 깜깜한 국도변에 내려 주고 쌩 가버렸어요. 그렇게 다급한 생리적 현상이라면 버스가 기다려 주지 않았을까요? 승객들도 다 이해해 줬을 거고요.
때마침 지훈은 지방에 선배 대신 세미나에 참석하고 오는 길이었지요. 그런데 지훈의 네비게이션이 의도적(?)인 고장을 일으키면서 하필 정음이 볼일을 보고 있던 장소가 목적지라며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말았어요. 이런 상황은 아무리 시트콤이라지만 너무 작위적인 냄새가 나서 쓴웃음이 나오기도 했지만, 볼일보고 있던 정음의 당황연기를 보니 그저 웃을 수 밖에요.
에고, 계속 지훈차의 네비게이션이 문제가 있나봐요. 네비게이션이 무용지물이 돼버리자 지훈은 정음에게 길을 안내해 달라고 하는데, 정음이 지훈의 차에서 우연히 와인을 발견하지요. 술보 정음이 벌써부터 침을 꼴깍꼴깍 삼키는 소리가 들리지요. 지훈이 와인취향이 아니라고 정음에게 가지라고 하자 정음은 빛의 속도로 핸드백에 쏘옥 집어 넣었어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차까지 고장이 나고 맙니다. 밖으로 나온 지훈은 고장 신고를 하고 정음도 궁금해서 따라 내렸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 자동차문이 자동으로 잠기고 말았어요. 꼼짝없이 길박닥에 오들오들 떨면서 서비스 센터 출동팀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요.
날씨는 춥고 몸은 얼어가고, 마침 지훈과 정음은 와인을 생각해 내고 술기운으로 추위를 녹이자며 와인을 나눠 마십니다. 옷을 얇게 입은 정음이 계속 이빨까지 딱딱 부딪치며 떨자 지훈은 신사도를 발휘해 정음에게 목도리를 벗어 둘러 주었지요. 그나마 다행이에요. 목도리를 보니 지난 번 세경이가 떠 준 목도리는 아니더라고요. 만약 세경이가 떠 준 목도리였으면 전 분노폭발할 뻔했어요. 그리고 옷까지 벗어주려는데 지훈도 얼어죽기는 싫었는지 코트 자락을 벌여 함께 체온으로 몸을 녹이자며 정음에게 자기 옷 속으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쭈뼛쭈뼛 처음에는 정음도 다가서지 못하다 지훈의 옷속으로 들어 갔어요. 그리고 목도리도 함께 둘르자며 지훈에게 목도리를 둘러 주었지요.

두 사람 눈길이 마주친다 싶더니 삐리리~~ 10000볼트 전기가 찌릿하고 두사람을 감전시켜 버렸어요. 청춘남녀 찌릿하고 감전됐는데 안봐도 비디오지요. 정음과 지훈이 드디어 키스를 했어요. 정음도 분위기에 취해 입술을 내밀기는 했는데 퍼뜩 놀래서 입술을 떼버리지요. 술에 취했나 보다며 어이 없다는 정음을 끌어당겨, 진짜로 뜨겁게 키스를 해주는 지훈.. 띠융! 여자에게 관심도 없어 보이고, 시크하기만 한 지훈에게도 이런 박력적인 모습도 있었네요. 
이렇게 두 사람 러브라인이 정리된 걸까요? 지훈, 정음, 세경, 준혁의 러브라인이 자꾸 얽히고 설켜서 어떤 커플 하나는 결판을 냈으면 싶었는데, 지훈, 정음 커플이 탄생한 건가요? 커플탄생이라면 축하할 일이지만, 글쎄 아마 한시적 커플일 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워낙 제작진이 애정 비틀기를 즐기니까요.
그런데 지훈이 정음에게 키스한 게 지훈의 진심이었을까요? 술김이었을까요? 처음 키스장면은 분위기와 술김에 한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훈이 정음을 와락 끌어당기고 한 두번째 키스는 왠지 지훈의 진심같아 보이던데 말이에요. 두 사람이 사실 닭살커플이 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정음의 애교를 지훈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지훈은 너무 담백한 성격이잖아요. 정음의 엉뚱하고 닭살스러운 애교를 지훈이 무덤덤하게 받아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이 생길 것 같지만, 혹시 나중에 지훈이 이렇게 말해 버리면 어떡하지요?
"아, 정음씨... 그 날은 제가 못 마시는 와인을 너무 마셔서... 아, 미안해요... 사과할게요. 서로 잊읍시다" 
정음도 "저도 그날 너무 취해서 생각이 안나요... 저야말로 그쪽(지훈씨가)이 잊어줬으면 좋겠어요.. 서로 재수 없었다고 생각하기로 하죠" 이렇게 다시 원점으로 돌려버릴 것 같은 불길한 생각마저 들거든요.
그나저나 그 시간 감기몸살로 끙끙 앓던 세경이를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무거워요. 짝사랑하는 마음도 힘든데 오늘따라 신애가 계속 말썽을 부렸거든요. 해리랑 살면서 나쁜 물이 들어버렸나 봐요. 심지어 세경에게 언니 밉다며 해리의 전용특허 '빵꾸똥꾸야'라며 대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어요.
신애는 세경에게 학교 친구가 놀러오겠다고 했다며 김치전을 부쳐달라고 했지요. 그런데 신애의 친구가 오는 게 불편했던 세경은 밖에서 떡볶이 사먹으라며, 나중에 아빠랑 함께 살면 그 때 데리고 오라고 해요.
친구도 마음대로 집에 데리고 오지 못하게 하는 세경에게 신애는 단단히 화가 났지요. 그리고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고 세경 마음을 힘들게 해요. 신발도 어지럽혀 두고, 블럭도 쏟아버리고, 세경이 힘들어서 누우려고 하자 방바닥에 대자로 누워 세경에게 쉴 공간도 만들어 주지 않아요.
반항하는 신애의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늘 해리 가족들 눈치를 봐야 하고 큰소리도 내지 못하고, 친구도 마음대로 데려오지 못하는 어린 신애가 안됐고, 불쌍하고, 안쓰러워서요. 세경에게도 마찬가지에요. 남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으니 동생 신애에게 하라는 것보다는 못하게 하는 일이 더 많을 거고, 그 나이 아이들의 철없는 모습보다는 눈치를 먼저 배우게 하고, 철든 애늙은이가 되게 하고 있으니 세경의 마음도 신애에게 늘 미안하겠지요.
기침을 하는 세경을 보고 준혁이 기특하게 약을 사다 주었어요. 속 깊은 준혁의 잔잔한 마음 씀씀이를 보면 세경이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 이 커플 진도는 잘 모르겠어요. 단지 마음 써주고 싶어하는지, 팬티사건에서 보여준 것처럼 준혁이 세경을 이성으로 생각하고 있는지...사실 팬티사건은 그 만한 나이에 다 그럴 거에요. 나이차가 한참 나는 엄마나 아줌마도 아닌데 세경이 손빨래를 한다니 부끄럽고 감추고 싶었겠지요.ㅎ
다행히 신애는 잠시의 반항기를 끝내고 착한 신애로 돌아왔어요. 끙끙대며 식은 땀을 흘리며 잠든 언니 세경을 보고 신애는 언니를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어린 마음이지만 대견스럽고 고와서 저도 눈믈이 막 나더라고요. 세경에게 물수건을 대주고, 설겆이도 다하고 청소까지 세경 대신 한 신애는 자고 있는 세경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울다 세경 옆에 누워 함께 잠이 들었어요.
세경옆에서 잠든 신애는 행복한 꿈을 꾸지요. 신애의 꿈은 행복하면서도 슬픈 꿈이었어요.
신애는 옷도 허름하게 입고 집안일에 치이고, 쇼파에 편하게 앉아 보지도 못하는 언니 세경이 마음에 항상 걸렸나 봐요. 신애는 꿈속에서라도 언니가 예쁜 옷을 입고 편하게 쇼파에 기대어 TV도 보고, 신애도 여느 아이들처럼 쇼파 등받이에 앉아 간식도 먹고,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떠들고, 친구도 마음대로 데리고 와서 노는 꿈을 꿉니다. 잠깐이었지만 신애와 세경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하루 빨리 신애의 꿈이 이루어기를 저도 바랬습니다.
꿈에서 깨고 나면 다시 해리의 집에 얹혀 사는 신애로 돌아와야 하기에 한편으로는 슬픈 꿈처럼 보였지만, 행복하고 즐거운 신애를 보니 비록 꿈속에서라도 오래도록 신애의 행복이 계속되기를 바랬어요. 더도말고 덜도 말고 남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아빠랑 함께 살 수 있는 신애와 세경의 집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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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5 06:33




지붕뚫고 하이킥 61화 지훈과 정음의 첫눈 오는 날 울며겨자 먹기(?)데이트 장면을 보고 많이 웃었네요. 누구에게나 첫눈 오는 날 기억나는 것 한가지씩은 있겠지요. 저에게도 첫눈이 왔던 날(?) 웃지못할 사연이 있답니다. 지훈과 정음의 첫눈 오는 날 에피소드 요약하고 저의 재미있었던 일들 중 한 가지 들려 드릴게요.
친구와 약속이 있는 지훈이 서둘러 나가는데 세경이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고 지적해 주는 것으로 쿨가이 지훈은 등장을 했어요. 전 시트콤도 참 많은 의미를 두고 보는지라 이 단추 장면이 예사롭게 넘어가지 않더라고요. 이부분은 리뷰 말미에 언급할게요.
지훈이 운전을 하고 가는데 저만치서 정음이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오들오들 떨면서 걸어가고 있는 걸 보게 돼요. 지훈은 차를 후진시켜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정음을 태웠어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립니다. 첫눈이라네요. 지훈과 정음의 핸드폰이 동시에 울리고 두 사람은 솔로남녀의 비애를 겪지요. 각각 친구들이 첫눈 오는 날이라며 데이트를 할 거라고 약속이 취소된 거에요.
지훈이 첫 눈 오는 날 그냥 들어가기 아깝다며 약속깨진 기념으로 바람이라도 쏘이자고 제의를 합니다. 음,,,이거 수상한 냄새가 납니다. 아이처럼 좋아하며 눈을 맞는 정음을 보며 지훈이 응큼하게 미소 한방 날려주셨는데 물론 정음은 못 봤지요. 그런데 두사람 급 어색해져 버립니다. 그저 정음이 "첫눈이에요" 라는 말만 되풀이 할뿐이에요. 머쓱해진 정음은 첫눈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겠다고 급기야 기상청에 전화까지 해서 첫눈인지 확인사살 들어갔지요.
다시 어색해진 지훈이 밥이나 먹고 가자는 데 첫눈 오는날이라 레스토랑마다 자리가 없어요. 결국 두 사람 밥도 못 먹고 서울로 돌아오는데, 정음이 맨정신으로 첫눈을 본 게 처음이라고 합니다. 첫눈 오는 날은 대부분 술을 마시고 뻗었던(?) 기억밖에 없다고요. 한번은 술취해 넘어져서 무릎이 깨졌고, 한번은 길거리에서 춤추다 넘어져 엉덩이를가 깨졌다고 하지요. 

때마침 라디오에서는 첫눈에 대한 멘트가 흘러 나왔어요. "첫만남, 첫사랑, 첫키스,그리고 첫눈. 처음이라는 단어는 왠지 모르게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첫눈 오는 날은 누군가를 만나서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같은 게 생기죠? 잔뜩 들뜬 마음에 누구라도 좋으니까 무작정 같이 눈을 맞으러 나섰다가  어색해 하신 분들은 없으세요? 들뜬 마음은 눈처럼 쉽게 가라안고 할 얘기도 없고 할 것도 없고 좀 무안하셨죠? 하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것도 다 추억이 되더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때로는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추억이 되곤 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누구와 첫눈을 맞으셨나요?"

두 사람 방송멘트를 듣고 서로를 슬쩍보며 멋적게 웃고 말았지요. 방송멘트에서 나온 그 의무감에서 뭔가를 하러 무작정 눈을 맞으러 간 어색커플이 두 사람 얘기였지요. 방송 멘트를 들으며 정음도 지훈도 생각에 잠기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지훈이 배고픈데 동네에서 저녁이나 먹고 가자며 어색한 분위기는 없어졌지만, 나중에 두 사람 가끔씩 추억처럼 꺼내서 생각해 보게 될 것 같아요. 
무드없는 남자 지훈은 첫눈 오는 날 관심도 없고, 기억에 남는 일도 없다면서 작년에는 뭐했느냐고 물어요. 정음은 작년에는 여의도에 있었다며 그날 역시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겼다고 합니다. 지훈이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자기도 여의도에 그날 약속있어서 갔는데, 길거리에서 미친여자 하나 봤는데 혹시 정음씨 아니였냐고 물었네요. 그리고 지훈이 작년 첫눈 오는 날을 회상하는데 정말 왠 미친(?죄송)여자가 로데오상에서 푼수를 떨고 있었어요. 역시나 정음이었어요.

인사불성의 정음이 로데오상에 올라가 가방을 돌리며 심지어 로데오상 뭔가를 만지는데, 지훈의 표정은 진짜 미친여자 보는 듯이 고개를 젓고 시크하게 웃으며 지나갔지요. 지훈은 그날 그 미친여자가 정음이었음을 기억해 낸 것일까요? 지훈의 마지막 웃음이 묘했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술취한 정음이 로데오상 아래로 기어가 뭔가를 잡았는데....그게  글로 쓰기가.. 허참... 보다가 아주 뒤집어 졌답니다.ㅋㅋㅋ. 정음이 필름이 끊겼다니 그냥 웃으며 패스~
그런데 세경이 지훈의 첫단추가 잘못 채워진 걸 지적해주는 장면은 왜 나왔을까요? 혹시 첫눈 오는 날과 첫단추를 관련시켜서 나온 장면은 아니었을까요? 전 사실 지훈과 세경 라인을 응원하고 있어서인지 그냥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첫눈 오는날 지훈이 데이트를 한 사람은 공교롭게도 정음이었는데, 그게 첫단추를 잘못 끼운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나 하는 억지스러운 생각이지만요. 세경이 지적해 주는 장면이 왠지 나중에 지훈과의 애정라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했답니다. 자꾸 제가 원하는 커플을 응원하고 싶어져서 말이에요.
그나저나 지훈, 세경, 정음, 준혁은 이번회도 또 꼬이네요. 첫눈 온다고 세경에게 문자도 날리고, 친구 만나러 가다 뒤돌아 서서 세경의 장바구니를 집에 까지 들어다 주고, 준혁의 시선도 자꾸 정음과 세경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니 정신을 못차리겠네요.ㅜㅜ
그럼, 저의 첫눈 왔던 날 에피소드 한가지 들려드릴게요. 30년도 훨씬 지난 일인데 기억이 너무나 선명해서 잊을 수가 없는 일이랍니다. 제가 어렸을때 자란 곳은 남쪽지방의 작은 중소도시에요. 따뜻한 곳이라 겨울에 눈이 내리는 날이 극히 드물었지요. 어렸을때 가장 부러운 곳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었어요. 뉴스에 서울에 눈이 몇센치가 내렸다거나, 길거리에 수북하게 쌓인 눈을 보면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라고요. 어려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눈싸움이었고, 정말 사람만한 눈사람을 만들어 보는 것이 해마다 겨울이면 품어보는 소원이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눈이 내렸어요. 눈치고는 너무 가벼웠고, 쌓이지도 않고 이리저리 날리는 그런 눈이었어요. 눈이 내리는 곳은 저희집 옥상 위였답니다. 다른 곳은 전혀 눈이 내리지가 않았지요.
사연인즉 어느날 큰 가전제품을 새로 산 일이 있었어요. 가전제품을 사면 충격방지를 위해 스티로폼이 겹겹이 들어 있잖아요. 그것을 큰 비닐 봉투에 넣어 하루종일 잘게 부수었답니다. 그걸 집 옥상위로 가져가서 눈처럼 뿌려댄 거에요. 아무일 없을 리가 없지요. 동네에서 난리가 났어요. 스티로폼 가루 그것 잘 쓸리지도 않고, 사방에 날라다녀서 모으기도 힘이 들어요. 그걸 한자루 뿌려댔으니..ㅎㅎ

철없던 시절이라 어른들께 꾸중만 듣고 넘어갔지만, 그때 저희 아버지께서 "야, 우리 딸 OO가 첫눈을 내려줬구나!" 하시면서 허허 웃으시던 기억이 납니다. 제 친정 아버지는 팔순이 다 되어 가시는 데도 아직도 농담도 좋아시고, 풍류를 즐기시는 분이신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저처럼 눈을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 어머니는 '아주 동네 망신스럽게 했다'고 "말만한 계집애가 장난칠게 따로 있지, 속이 있는 거냐" 하시면서 무지 혼내셨지만요.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캐나다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눈치우는 것이 겨울의 가장 큰 일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아줌마가 된 지금도 제가 만들었던 남쪽지방 작은 마을의 첫눈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선명합니다. 들려드린 이야기는 어린 시절 장난쳤던 추억이지만, 첫눈은 저 같은 아줌마 마음도 여전히 설레게 하고, 추억 속의 시간으로 돌아가게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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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1 07:03




해리의 빵꾸똥꾸 비밀이 밝혀졌어요. 지붕뚫고 하이킥 52화를 보면서 해리의 비뚤어진 인성은 '무심하게 내뱉은 어른들의 잘못된 칭찬 한마디 때문에 만들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고, 마땅히 책임져야 할 부분도 생기기 마련지요. 이번회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해리를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해리의 인성에 책임이 큰 보석과 현경이 해리의 문제를 처음부터 생각하는 것을 보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해리는 오늘도 현경에게 혼이 납니다. 학교에서 돌아 온 해리가 집에 놀러온 친구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무례하게 굴었기 때문이에요. 현경친구가 버릇없는 해리 이마를 손가락으로 건들자, 급기야는 현경친구에게 까지 "왜 때려 이 빵꾸똥꾸야"라고 대듭니다.
현경과 보석은 나름대로 해리의 입에서 빵꾸똥꾸라는 못하게 하겠다는 작전을 세우지요. 해리가 빵꾸똥꾸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해리가 가지고 싶어하는 줄리의 성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한 것이지요. 줄리의 성이 너무나 가지고 싶었던 해리는 TV를 보고 있는 신애를 보고도, 줄리엔 아저씨한테 온 전화를 건네면서도 튀어나오는 빵꾸똥꾸를 참는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오랫동안 습관처럼 입에 밴 말을 하루아침에 끊기는 어렵지요. 급기야 해리는 금단현상까지 보입니다. 식욕도 떨어지고,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이 온통 빵꾸똥꾸로 보일 지경이에요. 애연가들이 금연을 선언하고 금단현상을 겪는다는데, 해리도 빵꾸똥꾸 절언선언에 따른 금단현상과 싸우느라 힘이 들지요. 하지만 해리는 줄리의 성이 너무나 가지고 싶었기에 꾹꾹 참고 며칠동안 그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지요. 인간승리, 해리승리입니다. 보석은 약속대로 해리에게 백화점에 가서 장난감을 사주겠다며 나가자고 하는데, 주방에서 나는 익숙한 냄새에 해리는 몸을 돌리고 말았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 신애가 갈비를 먹고 있는 장면을 봐 버렸어요. 입에서 막 나오려는 해리의 빵꾸똥꾸는 신애의 미안하다는 사과와 밖에서 해리를 부르는 아빠때문에 잘 넘기는가 싶었어요. 그런데 남비옆에 수북히 쌓여있는 갈비 뼈다귀를 보고, 해리의 노력은 물거품이 돼버리고 맙니다. 결국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서 나오는 "빵꾸똥꾸야!!!"
놀라서 들어 온 보석에게 "나 인형 필요없어. 나 빵꾸똥꾸 없이는 못살아" 라고 해버립니다. 해리의 빵꾸똥꾸 절언선언이  작심삼일, 허사가 돼버린 순간이었지요.
보석은 현경에게 전화를 걸어 인형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말을 하는데요, 보석과 현경의 전화 통화로 드디어 해리의 빵꾸똥꾸 비밀이 풀렸네요. 해리가 빵꾸똥꾸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은 해리가 말을 배우던 어린 아기때로 거슬러 갑니다. 캠코더로 해리를 찍고 있는 보석에게 현경은, 또래 아이들보다 말문이 늦게 트인다고 걱정을 늘어놓습니다. 보석이 현경에게 조금 느릴 수도 있다고 걱정말라고 하지만, 현경은 벌써부터 다른 애들보다 뒤쳐진다며 불안해 하지요. 이때 방귀쟁이 할아버지 이순재가 해리에게 방귀 한방을 선물(?)해 주는데, 현경은 그런 아버지가 못마땅합니다. 그리고 순재와 현경의 대화에서 해리의 트레이드 마크 빵꾸똥꾸가 탄생됩니다.

"아버지는 왜 그렇게 애 앞에서 똥꾸를 들이대고 방귀를 뀌세요?" 
"너야말로 애비한테 똥꾸가 뭐냐?"
"애한테 방귀 먹이시니까 똥꾸라 그러죠."
"방귀 먹인다고 똥꾸라 그래?

그때 귀여운 해리가 아주 어려운 단어를 말합니다. "방고 똥꼬" 아직 어려서 발음이 부정확하지만, 차츰 "빵꾸똥꾸"라는 정확한 발음이 구사되었겠지요. 해리의 입에서 "빵꾸똥꾸"라는 말이 나오자 순재, 현경, 보석 좋아서 난리법석이에요. 말이 더디었던 해리 입에서 "방고똥꼬" 라는 단어가 나오니, 대견하고 기특하기도 했겠지요. 거의 동네잔치할 기세더라고요.
해리의 빵꾸똥꾸라는 말이 시작된 계기가 이거였더군요. 생각없이 한 칭찬이 해리에게 독이 되고, 결국은 해리가 인성적으로 못된 아이로 자라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요.  해리는 비록 말은 잘 못하는 어린 아기였지만, 가족들이 칭찬해주고 좋아하며, 웃어주는 모습이 좋았을 거에요.
세상에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단 한사람도 없을 거에요. 그때부터 어린 해리에게는 빵꾸똥꾸라는 말을 하면 엄마, 아빠, 할아버지가 칭찬해 주고, 좋아하는 말이라는 것으로 각인되었을 겁니다. 작고 앙증맞은 입에서 발음도 부정확하게 "방고 동구"라고 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귀여울 수 있지요. 그런데 해리가 말문이 다 트이고, 의사소통을 하게 된 이후에는 그말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사용하지 못하게 했어야 했는데, 순재네 가족은 일상생활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해 왔어요. 현경의 입에서 똥꾸라는 말이 이후로도 수십, 수백번은 반복되었을 거고, 이순재 역시 그랬을 거고요.
그러다 언제인가부터 해리는 빵꾸똥꾸라고 해도 가족들이 칭찬해주지 않는 것이 이상했을 거에요. '어, 이 말하면 좋아했는데...'. 하지만 가족들 모두 하지말라고만 했지, 좋은 말이 아니라는 걸 가르쳐주지 않았을 거에요. 해리는 점점 짜증나고 심술스럽게 변해가지요. "빵꾸똥꾸라고 하는데 왜 예전처럼 칭찬 안해줘" 라면서요.  어느 날 해리도 좋지않은 말임을 알게 되었겠지요. 현경이 순재에게 똥꾸라는 말을 할때는, 아버지가 아무데서나 방귀를 뀌는 것이 싫다는 의미였다는 것도요.
어릴 때는 가족들이 좋아하고 심지어 칭찬까지 해 준 말이었지만, 나중에는 싫은 감정의 표현임을 알게 되고, 해리는 해리만의 욕을 만든 거지요. "너 싫어"의 의미로 말이지요. 해리가 "너 싫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것은 자기에게 칭찬과 관심이 가져달라는 것이에요. "빵꾸똥꾸라는 말을 했을 때 좋아하고 칭찬해 줬을 때처럼, 저에게 관심 좀 가져주세요" 라고 말하고 있는 거에요.
그리고 해리에게 빵꾸똥꾸는 해리의 성격이 돼버렸어요. 입버릇처럼 '너 싫다'라는 욕을 달고 자라다보니,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있는 거지요. "이 빵꾸똥꾸야" 라고 생글생글 웃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 해리의 얼굴은 늘상 짜증과 불만이 가득하고, 그런 해리를 보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수가 없지요. 빈곤의 악순환처럼 해리의 입에서 빵꾸똥꾸가 튀어나올 때마다, 해리는 점점 못된 아이로 인식되는 거고요. 해리가 불쌍하고 안스러운 것은 물질적인 보상만으로 해리의 마음을 치유하려는 가족들 때문이에요. 인형을 사주겠다고 조건을 걸기 전에, 먼저 해리의 마음을 들여다 지 못한 가족들의 책임이 가장 크겠지요.
예전에 저희 아이들과 함께 읽었던 다소 끔찍한 동화가 생각납니다. 삯바느질로 근근히 생활을 꾸려가던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였는데요,  어린시절 학교에서 짝꿍 연필을 훔쳐온 아들에게 엄마가 "잘했다" 라고 칭찬을 했답니다. 어린 소년은 이후에도 친구들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도둑이 되었고, 나중에는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 되었어요. 형사들에게 끌려가면서 아들이 어머니에게 한마디만 하게 해달라고 했대요. 살인범이 된 아들이 엄마 귀에 대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더랍니다.
"제가 살인범이 된 것은 어머니때문이에요. 왜 그때, 짝꿍 연필을 훔쳐왔을때 저를 나무라시지 않으셨어요?" 그리고는 어머니 귀를 물어버렸다는 얘기에요. 잘못한 것을 듣고도 나무라지 않았던 어머니가 원망스럽다면서요. 
또 이런 얘기도 있어요. 어린 꼬마아이가 할아버지가 오실 때마다 할아버지 얼굴을 때렸대요. 조막만한 손으로 할아버지 얼굴을 때리는데, 가족들은 하는 짓이 귀엽다고 그냥 내버려 두었답니다. 아이 손이라 아프지도 않았겠지요. 그 아이는 할아버지가 자기한테 뺨을 맞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줄 알고, 유치원에 들어가서도 할아버지 뺨을 때리더랍니다.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줄 알고 했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되는 일이지요. 그런 경우에는 말로 안되면, 때려서라도 그러면 안된다고 가르쳐야 겠지요.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아이들은 어른들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해리라는 캐릭터는 아이들에게도, 부모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인물이에요. 해리를 보면 아이들의 말한마디, 행동하나를 보고 어른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인생과 인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행인 것은 보석과 현경이 어디서부터 해리가 잘못되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거에요. 비록 아빠 보석이 다정다감하게 얘기도 잘 들어주고, 사랑을 보여준다고 해리가 하루 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을 거에요.
해리의 잘못되고 비뚫어진 마음을 치유하고, 치료해 줄 사람은 해리의 가족들이에요. 해리가 점점 더 못된 아이로, 그리고 아무도 사랑해 주지 않는,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로 자라지 않도록 가족들이 함께 노력을 해야겠지요. 해리의 잘못된 인성에는 가족들의 책임이 크니까요. 언젠가는 해리도 "빵꾸똥꾸, 너 싫어" 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되겠지요? 아니 그렇게 되도록 해리의 가족들이 노력해야겠지요.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 칭찬, 그리고 올바른 꾸짖음만큼 좋은 인성교육은 없으니까요. 관심과 칭찬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 외로운 해리를 지켜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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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4 14:17




지붕뚫고 하이킥 47화를 보면서 해리가 불쌍하면서도 정서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리는 단순히 못된 아이, 욕심많은 아이가 아니라 환경적으로 문제가 많은 아이에요. 해리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아주 강한 아이지요. 세상의 중심이 자기라고 생각하는, 그래서 자기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서슴없이 못된 일을 하는 그런 아이지요. 물론 지금은 아이이기 때문에 대인관계나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아마 지금처럼 자란다면 친구관계도 원만하지 않을 뿐더러 사회생활에도 문제가 많을 그런 아이에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신애, 해리 두 아역 캐릭터는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아이들 인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47화 방송을 보면서 해리가 왜 심술꾸러기 못된 아이로 자랐는지, 그 이유는 해리의 가정환경에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47화는 신애없는 하루를 보내는 해리의 행동에 관한 에피소드였지요.
학교에서 해리가 그린 그림을 똥이라고 말한 짝꿍 팔뚝을 물어 버립니다. 신애가 집에 와서 고자질을 할까봐 걱정되었던 해리는 신애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담임선생님이 현경에게 전화를 하는 바람에 알려지게 되었지요. 물론 해리는 늘 그랬듯이 머리통을 쥐어 박히고 엉덩이도 맞아야 했지요. 해리는 신애가 고자질을 했다고 오해를 하고 신애에게 앙갚음을 해주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어요. 그런데 신애는 아버지가 떠나버려 울적해 있었지요. 주말에 인나 아버지의 별장에 놀러 가기로 한 줄리엔이 신애를 함께 데리고 갔지요.
세경에게서 신애가 다음날에 돌아온다는 말을 들은 해리는 이 후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인형놀이를 해도 재미가 없고, 아빠가 놀아주겠다고 해도 시큰둥하기만 합니다. 심지어는 식탐마저 사라지져 칼국수도 안 먹겠다고 젓가락을 던지고 나가버렸지요. 친구들이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고 전화해도 안간다고 합니다. 해리의 머리속은 온통 신애 생각밖에는 없지요. 문소리만 들려도 신애인줄 알고 달려가고, 심지어는 헛것이 보기도 합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계단에 앉아 신애를 기다리기 까지 하지요. 세경이 신애가 오후 쯤에나 올 것라는 말을 들은 해리는 왜 그렇게 늦게 오는 거냐며 화를 냅니다.
밖으로 나간 해리는 줄리엔 차에서 내리는 신애를 보고 짧은 순간 너무나 예쁜 웃음을 지었는데, 금세 처키처럼 돌변해서 "야, 이 빵꾸 똥꾸야! 어디갔다 이제 오는 거야" 라며 예전의 해리로 돌아가 버렸지요. 이후에 벌어진 일들은 뭐 말도 안되는 궤변으로 신애에게 화를 내는 상황으로 이어졌겠지요.
그런데 이번 에피소드를 보면서 저는 왜 해리가 못된 아이로 성장할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어요. 해리가 심술꾸러기 미운 처키인형처럼 못된 아이로 자란 이유는 가족들의 무관심과 가정 환경에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해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가정에서 자라고 있지요. 가족들이 해리에게 관심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대가족 사이에서 해리는 이보다 더이상 못될 수 없는 행동을 보여줍니다.
해리가 그렇게 못된 아이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들 중 누구도 해리의 눈높이에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에요. 해리는 현경과 보석의 늦둥이 딸이에요. 회사 CEO인 할아버지, 직장생활을 하는 부모, 함께 놀기에는 너무 터울이 큰 고등학생 오빠, 집에 자주 들어오지 못하는 의사 삼촌은 해리에게는 함께 기거하는 가족구성원들일뿐이지요. 해리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말이지요. 현경과 보석은 나름대로 부모로서 해리에게 사랑과 관심을 많이 쏟아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해리의 눈높이에 있지 않다는 거에요.
해리가 어렸을 때 아마 가족들은 해리에게 폭발적인 애정공세를 보여주었을 지도 모릅니다.  대개 위의 형제와 터울이 큰 늦둥이를 본 가정이라면 늦둥이가 얼마나 예쁜지 이해되실 거에요. 웃는 모습은 천사가 따로 없고, 화내는 모습도, 떼쓰는 모습까지도 귀여워 보이기도 하지요. 제 아는 분 중에는 "응가" 까지도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는 집도 있더라고요. 애정결핍도 아이의 성장에 문제를 끼치지만 과도한 애정도 사실 아이 인격형성에 해가 될 수도 있어요. 애정이 지나쳐서 잘못하다가는 "오냐, 오냐" 가 돼버릴 수도 있거든요. 아마 해리도 어느 순간부터 그런 아이로 변해 갔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다가 해리가 스스로 앞가림도 하고, 친구들도 생기고, 학교에 다니면서 어느 순간 가족들은 해리에 대한 관심도 적어졌을 거구요.
모든 늦둥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늦둥이들에게서 보여지는 비슷한 성향이 있어요. 혼자 크는 아이에게서 많이 보여지는데 독점욕과 소유욕이 형제들이 있는 아이들보다 강하다는 거에요. 해리가 "다 내꺼야" 하는 이유도 이런 독점욕과 소유욕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아마 해리는 어렸을 떄 부터 모든 것이 자기 것인 아이였을 거에요. 다 큰 오빠 준혁이가 인형을 달라고 조르지도 않었을 거고, 장난감을 서로 내꺼라고 싸울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해리의 집에서는 해리의 눈높이에 맞는 모든 물건들의 주인은 해리였을 거에요. 그래서 해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함께 가지고 노는 법을 집에서는 배우지 못했겠지요. 준혁이나 삼촌 지훈이 인형을 달라고 해리와 싸우지도 않았을 거고, 설사 있었더라도 어린 애하고 싸우는 것도 우습고 모양새 빠지는 일이니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그래, 너 가져라" 무심히 말을 했던 경우가 다반사였을 거고요. 
그런데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자라왔던 해리에게 낯선 침입자, 경쟁자가 나타납니다. 동갑내기인 신애의 출현이었지요. 이때부터 해리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내것을 저 아이에게 빼앗길 지도 몰라. 내 것을 지켜 해". 이런 생각이 강해졌겠지요. 그런데 신애는 착하고 예의 바른 모범생이기 까지 합니다. 어리광 부리고, 떼쓰기 잘하고, 욕심꾸러기 해리와는 당연히 비교되지요. 가족들도 그런 자기와 비교하며 신애를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일테고고요. 해리가 공격과 방어에 강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요.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아동심리지만 해리는 아직 어린아이잖아요.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절제보다는 욕심에 길들여져 있는 그런 아이라는 것이지요. 

해리가 신애를 공격하는 방법은 신애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것, 잘난 것들을 자랑하는 것이에요. 가난뱅이 식모 동생이라고 놀리는 것이나 많은 장난감들을 자랑하는 것들 대부분이 이런 심리변화에서 나온 일종의 자기 과시욕이라고 할 수 있을 거에요. 
이번 방송을 보면서 해리가 왜 못된 아이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몇가지 생각을 하다보니 해리라는 아이가 결코 과장된 캐릭터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신애와 해리, 특히 해리같은 아이는 단순히 시트콤에서 만들어진 아이들은 아니에요. 우리 주변에서, 아니 가까이 우리 가정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일 수 있어요.
한편으로는 해리도 착한 아이,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도 엿보여서 좋았어요. 하루종일 신애를 기다리는 해리를 보면서 해리는 화풀이 대상이 아니라 자기 눈높이에 있는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깐이었지만 돌아온 신애를 보며 웃음을 지었던 해리에게 필요한 것은 눈높이 사랑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부족함없이 풍족한 해리지만, 해리의 눈높이에 맞는 관심을 가져주는 하는 가족이 없다는 것에 해리가 불쌍하고 안스럽더군요. 아마도 눈높이 친구 신애를 통해서 해리는 많이 변하게 되겠지요. 자기 것을 나눌 줄 아는 그런 아이로 말이에요. 해리는 화풀이 하려고 신애를 기다린 것만은 아닐 거에요. 아마 함께 놀고 싶은 친구 신애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 컸을 거에요. 해리네 집에서 해리만큼 외로운 아이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신애를 보고 좋아하는 해리의 웃음에서 착한 해리의 희망이 아주 많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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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4 06:54




지붕뚫고 하이킥 32화는 기억에 관한 에피소드였어요. 이번회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세호와 해리에요. 두 사람은 공통적인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사랑 받지 못한다는.,. 세호는 짝사랑으로 아픈 소년이고, 해리는 사랑을 몰라서 아픈 여자아이지요. 기억을 소재로 보여 준 이번회는 기억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역설적인 아픔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세호와 해리의 기억에 대한 짧고 긴 고민:
세호(옷장속):  "어둡고 좁은 옷장 속을 들어온 지 세 시간째다. 겨우 이곳을 벗어났다고 생각했었는데, 겨우 잊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되돌리지 말았어야 할 기억을 나는 되돌리고 말았다"
해리(책상앞): "정말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과연 그 애(신애)와 친구일까? 모르겠다. 잃어버린 내 기억들을 완전히 되돌리고 싶다. 처음처럼".

세호와 해리의 기억에 대한 고민은 3일이라는 시간차가 있어요. 세호의 벽장 속 생각은 3일 후의 것이고 해리의 책상 앞 장면은 3일전 장면이지요.
3일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세호와 해리에게 일어난 일로 거슬러 가보지요.

기억하지 말아야 할 기억<세호편>
#1 (타이핑)
과외를 온 정음이 과 조교로부터 레포트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는다. 정음에게는 한시간의 여유밖에 없다. 파일을 삭제해 버린 정음은 출력해 둔 레포트를 다시 타이핑해서 한 시간 안에 과 사무실로 보내야 한다. 독수리타법의 느려터진 정음에게 20페이지 분량의 레포트를 한 시간 안에 타이핑해서 보낼 수 있는 가능성은?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즉 불가능하다. 그런 정음을 본 세호는 정음의 레포트를 대신 타이핑해 주고 정음은 시간내에 전송을 성공한다. 적어도 F학점은 아닐 거다.
고마운 마음에 정음은 세호 어깨를 주물러 준다. 어깨를 주물러 주는 말랑말랑한 정음의 손길에 세호는 다시 누나와 여자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세호 마음 속의 천사와 악마의 유혹이 재 가동된다. 누나로 대하면서 정음과 겨우 친해지고 편해졌는데 여자로 보면 안돼~~~ 1라운드 천사 승

#2 (떡볶이)
마트에서 양손 가득 장을 보고 오는 정음은 중간에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지훈과 만나게 된다. 반바퀴만 더 돌면 되겠다며 데려다 달라는 정음에게 시크도도한 지훈은 해리가 다쳐서 집에 빨리 가야한다며 슝~가버린다. 섭섭한 정음앞에 뿅하고 나타난 세호는 정음의 짐을 받아 집까지 들어다 준다. 세호의 도움이 고마웠던 정음은 떡볶이를 만들어 세호 입에 넣어주는데, 이런 저런 떡볶이 고추장이 입가에 묻어버렸네~
정음이 고운 손으로 새호의 입가를 닦아주는데 세호의 마음이 다시 흔들린다. 저주스런 천사와 악마의 유혹. 하지만 역시 편한 관계를 택해야 해~~~~ 2라운드 천사 승

#3 (도배)
방분위기를 바꾸려고 정음은 가구랑 짐을 몽땅 마당에 내놓고 도배를 하기로 한다. 물론 강수오빠가 도와주기로 했다. 그런데 강수는 뷔페 쿠폰 두 장이 있다는 인나의 전화를 받고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도망가 버린다. 이를 어째. 일은 벌여놨는데...혼자하기는 도저히 힘들 것 같은 정음은 생각없이 세호에게 도와달라는 전화를 한다. 한걸음에 달려 온 세호 살판났다. 전문가 뺨치는 수준으로 도배를 하는 세호에게 "너 진짜 볼매다(볼 수록 매력있다)"라며 마음을 다시 흔든다. 다시 시작되는 천사와 악마의 속삭임, "대시해" vs "아니야. 이제 겨우 누나랑 편해졌잖아"
정신차려 이 친구야~~~ 근사하게 도배가 된 방을 보고 정음은 고맙다며 세호를 와락 안아준다. 
천사? 저리 비켜~~~3라운드 악마 승
정음을 좋아하는 마음이 사실 악마의 유혹은 아니에요. 세호가 정음을 누나로 보자고 결심하며 그렇게 스스로에게 단정지었을 뿐이지요.

#4 (외전 - 따귀)
세호: 누나, 저...(머뭇머뭇) 사실 나, 누나 사랑해...
(키스를 시도하는 세호)
정음: (세호를 메주 패듯 밀치며) 짝! 이게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게, 너 지금 뭐하는 짓이여! 나가!!!
세호: 오마이갓! 내가 지금 뭔 짓을 한 거야!!! 신이시여, 제발 시간을 돌려주시옵소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까요?


잃어버린 기억 <해리편>
#1 (분풀이)
숙제장에 "참 잘했어요"를 받아 온 신애와 "분발하세요"를 받아온 해리. 엄마 현경에게 혼나고 화간 난 해리가 화풀이 할 곳은 역시 만만한 신애밖에 없다. 넌 내 밥이야, 이 똥꾸 빵꾸야!!!
숙제를 하고 있던 신애를 보니 화가 더 치밀어 오르고 치고 받고 싸움질...

#2 (부상)
미니홈피에 사진 올려두었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은 해리는 컴퓨터를 하기 위해 쪽구멍으로 들어가다 마침 나오는 오빠 준혁과 머리를 부딪친다. 이런, 이번에는 충격이 꽤 컸다. 해리가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걸려버렸다. 쉬운 말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만 잠재적으로 기억을 봉인해 버린다는 부분 기억상실증이다. 해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은 세경과 신애 두사람에 대한 기억...

#3 (착한 해리)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해리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른께 존대말하고, 착하고 이해심 많고 친구에게 자기 물건도 마구마구 퍼주는 착한 공주가 돼버렸다. 누구보다 사이가 좋아진 사람은 신애다. 신애와 블럭쌓기 놀이도 하고 해리가 가진 장난감들도 주고 천사가 따로 없다.
그런데 이 불쾌한 기억은 뭐지? 해리 머리 속에 떠오르는 "빵...꾸...." 이런 단어들... 아! 도저히 해리 머리 속은 뒤죽박죽 연결이 안된다.

#4 (돌아온 기억)
신애 방에 해리가 준 장남감이 한가득하다. 언니 세경에게 해리가 다 준거라며 다 내꺼라고 했어.. 하는데 이때 신애방을 들어 온 해리의 기억을 깨우는 말, "다 내꺼야!!!"
해리는 신애에게 주었던 장난감을 다 빼앗아 가며 집이 떠나가라 소리지른다. "다 내꺼야!!!" 해리의 3일공주 시간이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장난감을 안고 들어 가는 해리와 밖에서 돌아 온(도배를 마치고) 세호가 잠시 한장면에 잡히고 세호는 옷장속으로 자신을 걸어 잠그기 위해 들어 간다. 벌써 세시간째 옷장 속에 들어가 있지만 세호에게 거꾸로 가는 시간이란 없다. 그래도 세호는 옷장 속에서 외친다."신이시여! 시간을 3일전으로 돌려주소서"

참 재미있지요? 세호와 해리의 기억에 관한 에피소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과 기억해야 할 것에 대한 것이에요. 세호가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이란 정음을 짝사랑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런데 악마와 정음의 의도하지 않은 유혹에 세호는 넘어가 지금 창피함에 옷장 속으로 숨었지요.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으로요. 
그런데 해리는 어찌보면 역설적인 기억이에요. 해리는 기억을 잃은 3일간이 정말 행복하고 착해보였어요. 3일공주로 끝난 해리의 기억상실증이지만, 해리가 착한 아이이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에게는, 아니 누구보다 신애에게는 영원히 기억을 찾지 말기를 바랬을지도 모를테지요.

저는 지붕뚫고 하이킥 이번회를 보면서 우리가 기억하는 삶의 편린들이 얼마나 부질없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봤어요. 가끔은 기억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동아줄처럼 잡고 살아가는 피곤한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기억들을 깊은 잠재의식 속에 꽁꽁 묶어두고 있지는 않는지...
세호의 마음은 비록 깨지고 다치더라도 한번쯤 내보여도 좋을 기억들일지 몰라요. 누군가에게 끌리는 마음을 감추기가 사실 쉽지는 않지요. 세호가 옷장으로 들어가는 것은 다시 마음을 닫겠다는 것, 즉 마음을 봉인하겠다는 의미지만, 그래도 저는 세호가 옷장을 열고 다시 나와 주길 바라고 있어요. 나이차가 나더라도 한번쯤은 용기를 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해리가 잃어버린 기억은 반대로 영원히 기억하지 말았으면 했어요. 물론 해리가 기억을 못해 버리면 시트콤이 재미없겠지만요. 해리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했던 짧은 3일간 친구 신애의 사랑을 받았고, 가족들에게도 다른 해리의 모습으로 기쁨을 주었어요. 너무 달라져서 의아해 했지만, 심술쟁이 해리를 바라는 가족은 없을테니까요. 그런데도 해리는 기억을 잃었던 3일 동안 얼마나 자신이 사랑 받았는지를 깨닫지 못해요. 시간이 좀 지나면 해리도 알게 될까요? 기억을 잃은 3일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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