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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9 '1박2일' 지나친 조작설 비난, 씁쓸한 이유 (73)
2011.01.29 08:48




지난 주 강원도 홍천으로 떠난 산장여행이 조작, 리얼버라어어티의 실종, 편집실수 등등의 뭇매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런 기분 이해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내자식 내가 혼낼 때는 애정이 기본으로 깔려있다는 생각을 하기에 심하게 때려도 마음이 덜 아픈데, 남이 내자식을 때리면 눈에서 불똥 튀는 심정말입니다. 솔직히 그랬어요. 평소 1박2일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은 분들은 이때다 싶어 까기 바빴고, 심지어 1박2일을 잘 시청하지 않는다는 분들도 열나게 댓글 성토를 하더라고요. 예능 관련글을 올린 것들을 보시면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로 1박2일과 무한도전을 같은 저울추에 올리고 보고 있습니다. 1박2일을 비판한 적도 있었고, 무한도전을 비판한 적도 있었고, 칭찬한 적은 더 많았습니다.
1박2일 비판글은 주로 김종민에 대한 부분과 편집실수, 예컨대 은지원과 이수근의 흡연장면 혹은 김종민 띄우기의 부작용 등에 관한 내용이 많았고,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말실수 혹은 느슨한 기획태도 등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기대치가 높아진 눈높이 때문이겠지요. 처음 무한도전을 비판했을 때는 소위 댓글로 폭풍까임을 받았습니다. 반말은 예사였고, 보지말라는 댓글들도 많았고, "1박빠구만, "1박이나 쳐보셈" 등등의 댓글들이 달렸지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댓글이 달리지 않습니다. 무한도전 달력프로젝트 11월은 심지어 실패했다는 제목을 올렸는데도, 제 글에 공감을 하지 못하겠다는 댓글을 다신 분들도 경어로 달고 가셨는데, 제가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글에서 읽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지난주 방송이 나가고 1박2일 리뷰글을 올리면서 승기가 가평휴게소에서 음식값을 지불한 것을 언급했었는데, 그때는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을 때라 글속에서 지적내용도 조용히 묻혀버리더니, 며칠후에 말 그대로 난리가 나버렸더군요. 며칠 사이에 올라온 기사와 글들을 보면 1박2일 죽이기라고 생각될 정도로 조작이라는 단어가 대부분 들어간 제목들이었습니다.
지난 글에 저도 조작, 설정이라는 단어를 글속에서 분명 썼지만, 이는 승기의 음식값을 조작했다거나 결과를 조작했다는 말이 아니라, 제작진이 큰 밑그림을 그려주고 멤버들이 세부적인 그림들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리얼과 잘 버무려져, 결과적으로 좋은 그림이 나왔다는 의미였습니다. 김종민 캐릭터 잡아주기를 위한 밑그림이었지만, 김종민이 활약을 잘 해주었고, 강호동이 김종민을 표나지(?)않게 리드했기에 어색하지 않은 그림이 완성되었고, 웃음이 쉴새없이 터져서 그야말로 예능이라는 코드를 제대로 그렸던 것입니다.
승기의 만원으로 돈까스 정식과 닭갈비 정식, 그리고 껌을 산 것은 편집과정에서의 생략이 빚은 오해였다고 제작진이 해명에 나섰지만, 비난은 멈추지 않은 것 같더군요. 이번주에 편집되어 오해를 산 부분을 인증장면으로 내보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오프닝에서 나피디가 멤버들에게 용돈을 얼마를 주겠다는 말은 없었고, 원하는 점심을 사주겠다고 말했기에 멤버들에게 불평등 대우를 했다거나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제작진이 준 1인당 점심값 만원은 그간 1박2일 제작진이 주었던 5천원 내외의 점심값보다는 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 이유도 오프닝을 자세히 보면 수긍이 가는 대목입니다. 이번 여행은 그동안 멤버들을 너무 혹사시켰다는 것에 대한 휴가차원의 즐거운 여행이 되게 하겠다고 분명히 말을 했었고, 혹한기 캠프를 연상할 만큼 추운 날씨가 반전의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그래서 점심값도 일종의 연말보너스 100%를 합산해서 지급했던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문제는 은지원이 미션을 실패했다고 멤버들과 제작진을 속이고, 승기에게 점심만 얻어먹고 튀자는 초딩전락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착한 승기였는데 졸지에 다른 멤버에 비해 용돈을 두배로 쓴 승기가 되었고, 조작설까지 불거지게 했던 것이지요. 지원과 승기는 신세대적인 입맛 소유자들입니다. 아마 휴게소에서 만원으로 2인분을 사기에는 럭셔리 점심이 되지 못할 것이라 판단, 제작진이 원하는 점심을 사주겠다는 말을 기억한 승기가 지원의 점심값까지 자신의 점심비로 청구를 했던 것이고, 용돈을 정하지 않았던 제작진으로서는 승기의 요구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승기는 만원을 더 획득할 수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이 과정이 편집되어서 승기와 제작진은 조작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던 것이고요.
조작설 사태라고 까지 표현할 정도로 홍수를 이뤘던 승기점심값 의혹을 보며, 타블로가 생각이 나더군요. 타블로가 방송에서 강남의 한 어학원에서 강사를 했다는 말을 했었는데, 미국에 있어야 할 그가 강사를 했다는 것이 시기적으로 아귀가 맞지 않아서, 일파만파로 의혹으로 번졌던 일이었습니다. 타블로가 이 의혹에 대해서 해명한 것이 기억나는데 "방송에 나와서 길게 말할 수가 없다. 몇월에 들어와서 몇개월 강사하고 다시 들어갔다가, 방학하고 다시 와서 강사하고... 구구절절 얘기하면 바로 편집된다". 그래서 강사를 했었다는 말만 했었다고 했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편집이 매끄럽지 않았던 이유 역시 비슷한 이유였을 듯 하더군요. 제작진이 승기가 지원의 점심값까지 청구하는 장면을 삭제하고, 지원의 밥을 사준 것만 내보낸게 실수였습니다. 지난 주 방송은 워낙 멤버들 모두가 방송분량을 많이 뽑아줘서, 살려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고요.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도 카메라와 스텝이 4팀으로 나뉘어서 움직여야 했잖습니까? 김종민마저 혼자 차를 타고 갔더라면, 5팀으로 나뉘어야 했을 것이고요. 물론 바보 아닌 다음에 실패한 종민이 혼자 차를 타고 베이스캠프를 찾아갈 일은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제가 화가 났던 것은 승기의 점심값으로 1박2일의 진정성과 프로그램 한계까지 들먹이는 침소봉대형의 기사들때문이었습니다. 1박2일은 여전히 내우외환의 문제를 명쾌하게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으로는 김종민과 새로 온 이동희 CP가 시청자와 한 호흡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고, 밖으로는 새멤버 영입에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송창의와 윤계상이 바쁜 스케줄을 이유로 1박2일 합류를 고사할만큼, 1박2일 새멤버 자리는 뜨거운 이슈임과 동시에 부담감의 자리입니다. 터지면 대박, 못하면 쪽박의 양날의 칼같은 자리지요. 저는 누가 오더라도 김종민보다만 잘하면 대박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아들이 나가도 잘 할 것이다"라는 식의 농담을 할 정도입니다만..;;. 그러니 너무 골머리 싸매고 고민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모든 것은 본인하기에 달렸습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은 먼저 사랑하고, 예능감은 멤버들과 적응하다보면 배우기도 하게 될 겁니다. 멤버들의 대화에 적극 참여하려는 태도만 보여도 반은 성공이라는 의미입니다. 웃기지 못한다고 면박을 받아도, 그것이 캐릭터가 되기도 하고 대기만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수근이 초창기에 말은 죽어라고 치고 들어왔지만, 한 박자 늦은 그놈의 타이밍때문에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와 현재의 모습만 비교해도 알 겁니다.
1박2일과 무한도전 팬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처럼 양다리를 걸치고 팬도 있지만, 여튼 애정과 비판이라는 두개의 시선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애정과 비판의 이유가 같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장수프로로 오래도록 봤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햇수로 6년이 된 무한도전과 5년이 된 1박2일, 예능프로로서 대단한 장수프로그램입니다. 이유는 고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해 주는 시청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률 한자리로 몇개월만 지속된다면 당장 폐지 수순을 밟습니다. 요즘 방송생태계의 유행입니다.
그런데 두 프로그램은 시청률 상승과 하락의 반복은 있지만 고정시청률은 유지합니다. 이 현상이 단순히 빠순이 빠돌이가 리모콘을 점령하고 있기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프로라고 해도, 아무리 좋아하는 배우라고 해도 재미가 없으면 사심은 사심이고, 시선은 다른 데로 돌리게 됩니다. 그럼 시선을 고정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를 화나게 했던 바로 그 '진정성'때문입니다. 그리고 '웃음'입니다.
두 장수프로의 생명은 진정성과 재미입니다. 물론 기획에 따라 재미가 없었던 편들도 있었습니다. 매일 쌀밥만 올라오지는 않는 일이죠. 나영석 피디와 김태호 피디, 방송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이 대단한 분들입니다. 자기가 맡은 방송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있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두 프로의 리더인 강호동과 유재석, 대한민국 최고의 MC라는 칭호를 그들의 말빨과 진행스타일만으로 얻은 것이겠습니까? 아니에요. 방송중에 보여주는 그들의 진정성이 시청자를 움직이기 때문이에요.
1박2일 멤버 김C의 하차에 왜 그렇게 서운해 하고 아직도 김C의 복귀를 바라는 걸까요? 그의 진정성때문입니다. 왜 김종민이 뭇매를 맞는 것일까요? 최선을 다하지 않고 방송을 놀고 먹는 것쯤으로 대충 자리나 지키고 있는 불성실한 예능감때문이에요. 특히 예능감은 고사하고, 실내취침과 미역국을 먹은 장면은 김종민과 제작진에게는 두고두고 욕먹을 일이었습니다. 1박2일 생명코드인 복불복을 어긴 대형사고였으니까요.
김C와 김종민의 차이는 여기서 갈렸던 겁니다. 예능감은 둘 다 도토리 키재기입니다. 김종민에게 예능감이 있었는지 조차도 기억이 가물가물하게 하는 부적응은 김C의 꿔다놓은 보릿자루와 같은 모습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코드로 사랑과 비난을 받았습니다. 성실한 예능감(김C) vs 불성실 예능감(김종민)으로 말이지요. 둘다 웃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비춰진 두 사람의 진정성은 성실과 불성실로, 애정과 비난이라는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화가 났던 부분은 진정성을 조작했다는 일각의 시선입니다. 진정성을 조작하는 순간 방송은 한 방에 훅가버리는 사태까지 이릅니다. 패떳의 옥돔사건이 대표적인 예일 겁니다. 그런데 승기의 음식값과 김종국의 옥돔사건을 같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승기의 음식값은 뭐가 조작이라는 것인가요? 뭐가 리얼이 아니었다는 것인가요? 만원으로 2인분을 살 수 없는 것은 분명 리얼가격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뒷돈의 의혹은 있었지만, 조작이나 리얼이 상실되었다는 잣대를 대기에는 침소봉대 어거지입니다.
밥타령하는 강호동, 배고파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조작같나요? 굶겨야 배고프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고, 배가 고파야 미션을 위해서 리얼로 뛰는 것입니다. 배고픔도 진정으로 리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실지로 배가 고픈 상태여야 하는 것이고, 멤버들은 실제로 매 방송에서 배가 고픈 상태입니다. 배고픈 척을 할 수 없는 상황, 이것이 리얼입니다. 배고프지 않은 멤버들에게 제작진이 배고픈 척을 하라고 설정으로 시켰다면, 이는 분명 리얼이 상실된 조작입니다. 그동안 제작진이 용돈을 앞에서는 5천원을 주고, 뒤에서 돈을 더줘서 멤버들을 카메라 밖에서 배불리 먹였다면, 그것은 분명 조작입니다. 그들이 연기하는 배고픔도 리얼이 아닌 것이고요. 조작이나 리얼리티 상실은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승기의 점심값 편집 실수로 조작과 리얼리티의 상실, 프로그램의 한계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침소봉대의 시선같아 씁쓸합니다. 1박2일이나 무한도전 같은 예능버라이어티 프로에서 100% 리얼이 가능할까요? 리얼만으로 프로를 끌고 간다면 굳이 몇명이나 되는 작가들이 필요없습니다. 제작진이 멤버들에게 방송컨셉만 던져주고 알아서 찍으라고 해야 맞을 겁니다.
지난 산골여행편에서 제작진없이 멤버들이 카메라를 돌리고 방송을 했던 일 기억하실 겁니다. 나피디 빙의놀이로 승기가 웃음분량 대부분을 뽑았던 여행편이었지요. 마지막 클로징에서 강호동의 모습 또한 기억하실 겁니다. 클로징 멘트를 하면서 강호동이 땀삐질 거렸었지요. 방송을 보면서 모든 대사를 강호동이 혼자 다 생각하고 한다면, 그야말로 오산입니다. 어느 정도의 대사는 작가 손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고, 이는 100% 리얼만으로 방송을 제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멤버들이 베이스캠프로 이동하면서 차에서 나누는 대화나 순간순간 터지는 돌발상황들은 모두가 리얼이죠. 조작이 불가능한... 물론 큰 설정을 하고 들어가기는 합니다. 이번 산장여행처럼 김종민 배신캐릭터를 위해, 상황들을 설정했을 수는 있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부분이 조작이고 설정이었음에도 티안나게 리얼을 가미해서 좋은 그림이 나왔다는 표현을 했지만, 김종민 살리기 방송분중에 가장 성공적인 방송이기도 했습니다.
승기의 점심값이 제작진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 것은 제작진의 편집실수에서 비롯된 오해였기에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번처럼 제작진이 불쌍하게 보여진 적은 없었습니다. 저도 1박2일을 좋아하기에,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으로 오래도록 시청자에게 웃음비타민이 돼주길 바라는 마음에 제작진에게 쓴소리도 하지만, 왠지 이번 일은 잘된 밥에 코빠뜨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95점 맞은 시험지를 들고 온 아이에게 잘했다는 칭찬도 잠시, 왜 한 개 틀렸어? 하며 2개, 3개 틀렸을 때보다 회초리를 세게 때리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예전에 시집살이 하는 며느리는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소나기 눈물밥을 먹으며, 가족들 식사에 맞춰 숭늉이나 누룽지를 들고 들어가야 했고, 어른들이 밥상을 물리면 설거지를 해야 했습니다. 배불리 먹지 못하는 시절이었기에 밥먹을 때마다, 어른들이 누룽지를 찾을까봐 조마조마해 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나마 누룽지라도 배불리 먹고 싶었던 며느리의 설움 시집살이인 게지요.
조작설을 보며 시청자에게 큰웃음 주고도 욕만 잔뜩 들은 제작진이 그 시절 며느리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청료를 받아 운영하는 제작진이기에 시청자의 비판도 감수해야 겠지요. 그래도 한사람은 밥 잘지었다고, 맛있었다고 토닥이는 가족이 있어야 며느리도 시집살이 설움도 이겨내는 것 아닐까 싶어요. 가끔은 탄밥도 올리고, 진밥도 올리고, 된밥도 올리는 1박2일이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시청자에게 감동밥상, 웃음밥상, 여행밥상, 별미밥상을 준 1박2일과 멤버들을 저는 사랑합니다. 사랑하니까 반찬투정도 계속 할 겁니다.
이번 조작설 비난들도 대부분은 그런 반찬투정이었다고 여기고 의기소침하지 말았으면 해요. 앞으로 맛있는 밥상을 차리려고 더 노력하면 되잖아요. 지금 1박2일에 필요한 것은 반찬들의 맛을 제대로 살린 밥상을 차리는 겁니다. 식상한 반찬, 맛없는 반찬에 대해서는 열심히 요리연구를 해서 요리변화, 메뉴변화도 추구하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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